노병(老兵)은 죽어도 종이책은 죽지 않는다


                                                                              한 달 전에 e-book 이벤트에 당첨이 되어서 공짜로 전자책 기기인 < 크레마 카르타 > 를 얻을 기회가 생겼는데 어영부영 미루다가 결국에는 제품 수령을 포기했다. (상품 수령 시, 내야 하는 세금) 3만 원의 비용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전자책에 대한 흥미'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하면 어리석은 < 짓 > 인 것 같다. 내게는 필요 없지만 누군가에게는 이 기기가 필요할 것이 아닌가 ? e-book 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선물로 주면 되는데,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지 못한 까닭이다. 땅을 치며 후회했다. " 시바, 나는 참...... 멍청하구나 ! 이기적인 새끼야...... "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p-book보다 e-book 의 가치를 인정하는 쪽이다.

편리성, 가독성, 보관성, 가격 경쟁력 따위를 모두 종합하면 e-book 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좁은 집구석에 책을 만리장성처럼 쌓아놓은 경험이 있는 자'라면, 혹은 책 때문에 짐을 나르는 노동자에게 신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 자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자책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먼저 든다. 왜 그럴까 ?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은 공교롭게도 한국일보 양승준 기자'가 작성한 << 여성은 CD, 남성은 LP ? >> 라는 기사에서 찾았다. 무릎 팍, 치고 아, 했다. " 유레카 ! " 여성은 미래 가치'에 방점을 두고, 남성은 과거 가치에 대한 향수에 방점을 찍는다. 다시 말해서 여성은 " 앞날에 대한 걱정 " 을 많이 하고,  남성은 " 뒷날(왕년)에 대한 향수 " 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성향은 고스란히 LP 판매량과도 연결된다. LP 판매량 가운데 80% 이상이 남성 구매자'라는 사실은 남성의 " 레트로 지향적 성향 " 을 잘 보여준 사례'이다. LP를 구매한 소비자의 소비 성향을 놓고 보자면 여성은 CD를 사고 남성은 LP를 산다. 대표적 인물이 무라카미 하루키'다. 잘 알려지다시피, 그는 음악 애호가'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LP 애호가'이기도 하다.

 

“ 현 40~50대가 음악을 한창 듣기 시작했던 10~20대에 즐겨 들었던 게 LP입니다. 점점 잃어가고 있는 순수함과 열정을 찾을 수 있는 상징적인 매체가 LP인 거죠. 이 추억을 중년 남성들이 LP에서 찾는 겁니다. LP는 턴테이블과 LP도 관리해야 하고 손이 많이 가는 취미잖아요. 조립식 장난감을 남성이 좋아하는 것처럼, 중년 남성들이 여성보다 LP를 더 취미로 선호하는 거라 볼 수 있죠.”

 

- 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 원장


LP로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디지털 음원으로 음악을 감상하는 것에 비해 여러모로 " 불편 " 을 감수해야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좋은 음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레코드판을 주기적으로 닦아야 하고, 텐테이블 관리도 필수적이다. 텐테이블 바늘 카트리지가 닳으면 교체도 해야 한다. 그뿐이 아니다. 디지털 음원은 필요한 노래 한 곡'만 선택해서 반복적으로 들을 수 있지만, 레코드판은 앨범 전체를 들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 디지털 음원 시대에 접어들며 음악은 일회용품(스트리밍)으로 전락했다. 편리하다는 이유로 앨범이 음원으로 쪼개져 유통되다 보니 앨범에 담긴 맥락은 휘발됐다. 이와 달리 LP는 턴테이블에 올려 놓으면 순서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야 해 분절된 음원과는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1 "

전자가 문고판 << 전쟁과 평화 >> 라면 후자는 톨스토이 완역판 << 전쟁과 평화 >> 인 셈이다. LP가 남성에게 매력적인 이유는 레코드판과 턴테이블'이 가지고 있는 외형도 한몫했다. 무채색을 기본으로 하는 턴테이블은 남성적이다. 내부는 외부로 모습을 드러낸다. 우리는 음원이 재생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그것은 디지털 음원이 가지고 있는 < 볼 수 없음 > 과는 전혀 다른 아날로그적 시스템'이다. 종이책(p-book)과 전자책(e-book)이 맺는 관계는 LP와 디지털 음원'이 맺는 관계와 같다. p-book은 e-book에 비해 여러모로 불편하다. 관리는 필수'다. 주기적으로 먼지를 닦아야 하고, 종이가 물을 먹지 않도록 신경도 써야 한다. 그뿐인가 ? 현실에서는 " 검색창 " 이라는 편리한 찾기 기능이 없으니 분류와 배치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다시 말해서 전자책 대신 종이책을 사용한다는 것은 불편을 받아들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과학적 진보는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불편한 과정들은 생략되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편리를 위해 불편이 사라졌는데, 동시에 " 아우라 " 도 사라졌다. 전자책도 마찬가지'다. 전자책은 종이책이 가지고 있는 불편한 과정을 생략했지만 동시에 아우라도 delete 했다. 종이책에는 있지만 전자책에는 없는 것, 그것은 바로 손때2다.




 

 

 

                                                  

 

1.  [ 복고 접해볼래! 2030 LP에 빠져들다 ] 한국일보, 양승조 기자

2.  새정치의 아이콘인 안철수는 새책'이다. 그에게서는 인간적인 스크레치'가 없다. 물 얼룩도 없고, 밑줄 친 페이지도 없고, 책을 읽다가 졸려서 잠시 페이지 모서리를 접어 놓은 흔적도 없다. 안철수라는 책은 깨끗하고 청결하다. 하지만 이 결벽은 정치가에게는 치명적이다. 좋은 정치가는 물 얼룩이 남아 있고, 밑줄 친 문장도 있으며, 접힌 모서리도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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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6-02-11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에서 판매 중인 전자책은 결코 독자를 위한 책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공급자 위주로 체계를 갖추다 보니까 표준이 없이 업체마다 제각각이고, 전자책 규격을 따르지도 않고, 특정 단말기가 아니면 책 내용을 볼 수 없고, 전자책을 구입해도 구매자가 소유하지 못하고, 공유를 허용하지 않는 등 문제가 있어요. 그래서 저는 전자책이 분명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전자책을 거들떠보지 않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2-11 15:35   좋아요 0 | URL
결정타가 전자책 중 읽고 싶은 책은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소설은 전자책으로 읽자 했는데... 그냥 모니터 들여다보는..
왜 인터넷 소설 있잖습니까. 그런 거 읽는 느낌이 들어서 감동은 개뿔.. 아무것도 안 느껴지더라고요..

표맥(漂麥) 2016-02-11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전 복고파가 아닌 듯 합니다. 집에 있는 턴테이블... 버리진 못하고 먼지와 함께 소유만 하고 있을 뿐이랍니다...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2-11 15:33   좋아요 0 | URL
글은 이렇게 썼지만, 저는 텐테이블 내다버렸습니다.. ㅎㅎ.

cyrus 2016-02-11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편을 잘 알고 있는데다가 자기 나름대로 그 불편함을 감수하는 사람이 진정한 애서가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렇고 종이책 좋아하는 사람들은 늘 항상 실수를 반복하죠. 책을 팔고 또 사오고. 오늘 《책장의 정석》을 알라딘 매장에 가서 팔았습니다. 이 책의 저자가 강조한 말을 그대로 실천했어요. 책장에 보관하기가 애매하거나 불필요한 책은 팔 것.

곰곰생각하는발 2016-02-12 13:22   좋아요 1 | URL
확실한 거는 꼭 필요한 책만 사고 나머지는 다른 방식으로 읽자, 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그래서 소설은 잘 안 사게 되네요.. 고전 소설은 사는데 현대 소설은 안 사게 됩니다. 소설을 두 번 읽고 이러는 경우는 별로 없거든요.. 소설만 읽으려고 이북 리더기 구매할 까도 생각했었는데.. 체질적으로 전 모니터를 그닥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루종일 모니터만 보는데 책 읽을 때마저도 모니터로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끔찍합니다..

samadhi(眞我) 2016-02-11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넌 나보다 구식이야˝라고 했던 아날로그의 대명사나 다름없던 선배의 말대로 촌스러워서(?) 종이책 아니면 못 보겠어요. 남편은 전자책에 길들이라고 재촉하는데 손에 착 감기는(?) 종이책이어야 눈에 들어오는 걸 어떡한답니까. 종이책이 없어지지 않는 한 종이책만 보다가 죽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2-12 13:20   좋아요 0 | URL
레코드판이 다시 살아나는 것처럼 종이책도 죽지는 않을 겁니다.
적당한 불편은 좋은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필름 카메라처럼요.
필름 카메라 같은 경우는 ( 흑백인 경우 ) 여러가지 불편한 과정을 겪습니다.
도때기로 필름 잔뜩 사다가 암백(빛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보따리 비스무리한 것)에서 필름통에 필름 담는 맛도 있고, 현상, 인화할 때의 고역도 경험하고.. 전 제 집에 암실을 차렸었는데..
암실에 오래있다 보면 인화물질에 취해서 구토 증상이 나기도 합니다..

요런 맛도 있어야 필름 현상하고 났을 때의 묘한 쾌감 같은데 있는데
디지털은 니미.... 그런 맛이 없죠.....

(

yamoo 2016-02-12 00: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아는 지인이 e-북 몇 천권을 그냥 준다고 제게 애플 테블릿 pc도 줬습니다. 우선 몇 백권을 담아 줬는데, 한 권도 제대로 못 읽고 있다는..
별 희한한 책이 다 있더만요..ㅋ 아마존은 공짜로 다운 받는 책의 종류가 수백권이 되더이다..ㅎ 신세계..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2-12 13:17   좋아요 0 | URL
저도 친구가 사용해 보라고 며칠 빌려줬는데.. 전, 영 못 읽겠더라고요..그냥 모니터 댓글 읽는 맛이 나서 영 몰입이 안 되러라는 것이죠...

 

 

 

 

 

 




 

 

 

 

 

 


 

 

 


 

 

 


 

1. 바닷마을 다이어리 : 그래서, 뭐 ?! 어쩌라고 ?

                                                                                            내가 극장에 도착한 시간은 정오가 지난 1시 무렵이었다. 광화문 씨네큐브 극장은 의외로 한산했다. 문제는 영화 << 캐롤 >> 첫 회' 상영이 16 : 40분'이었다는 점이다. 4시간의 공백. 광화문 근처 " 다방 " 을 찾았으나 문을 연 곳은 없었다. 아, 어찌하오리까 ?   궁리 끝에 두 시 상영작인 << 바닷마을 다이어리 >> 와 << 캐롤 >>  티켓을 끊었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영화 상영이 끝나면 바로 캐롤 상영 시간이었다. 그 옛날, 동시상영관이 있을 때에는 하루에 영화 6편도 본 적이 있던 내가 아니었던가 !  하지만  바닷마을 다이어리에 대해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불편한 마음이 앞섰다.  이 대책 없는 " 선한 믿음 " 이 과연 최선일까 ?   누군가가 말했다. 나쁜 나라에서 예쁜 말은 위선이라고, 지옥에서 생을 긍정하는 말은 희망이 아니라 절망이라고. 이 영화는 풍경도 예쁘고, 사람도 예쁘고, 마음도 예쁘다. 모든 것이 < 다 > 예쁘다. 그런데 영화를 보다 보면 반감이 생기기 시작한다. " 그래서 뭐 ??! 어쩌라고 ? "  좋게 말하면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따스한 시선'이라 할 수 있지만,  내가 보기에는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현실을 외면한 것처럼 보인다. 이 영화는 밥 위에 얹은, 가시를 바른 생선살 같다. 목구멍에 가시가 걸릴 염려도 없고, 손으로 생선 뼈를 발라낼 필요도 없다. 위험이 제거된 안전'은  갈등이 제거된 가족 드라마와 같다.

갈등이 없으니 이를 해소할 카타르시스'도 없다. 물론 이 영화에서 갈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갈등은 소품처럼 소비된다.  착한 가족 서사 앞에서 감동하기에 이 시대는 피도 눈물도 없는, 동정 없는 세상'이 아닐까 ?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게 다시 묻고 싶다. " 그래서, 뭐 ? 어쩌라고 ??! "





2. 캐롤  :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자연스럽게 우는 연기보다 어려운 연기는 자연스럽게 웃는 연기'다. 눈물을 짜내는 것은 쉽다. 누구나 가짜 - 눈물을 흘릴 수 있으니까.  그 사실은 박근혜가 증명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진짜 웃음'은 어렵다.  입꼬리'를 사용해서 웃는 표정을 만들 수는 있으나, 이 표정이 가짜라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 눈은 웃지 않는데 입만 웃고 있기 때문이다. 진짜 미소와 웃음을 관장하는 근육은 눈 주위의 근육에 집중되어 있다. 그렇기에 연기력이 부족한 배우는 입은 웃고 있으나 눈은 웃지 않는다. 당연히 부자연스러운 표정을 연기할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입으로 연기하는 배우보다는 눈빛으로 연기하는 배우가 한 수 위'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훌륭한 배우에게 눈은 제 2의 입'이요, 눈빛은 화려한 대사'다. 영화를 연출해야 하는 감독 입장에서는 말하지 않아도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배우야말로 넝쿨째 굴러온 < 복 > 과 같다.   영화 << 캐롤 >> 에서 케이트 블란쳇( 캐롤 에이드 役 ) 과 루니 마라 ( 테레즈 役 ) 는 대사로 의미를 전달하기보다는 시선으로 욕망을 표출한다. 두 배우는 말보다는 응시와 마주 보기 그리고 어긋남과 회피'만으로 자신의 감정을 오롯이 쏟아낸다.  관객은 그들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눈이 보내는 시선은 발화의 메시지'보다 강력하다.  내가 이 영화에 대해 관심을 가진 이유는 영화 원작자인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와 이동진 영화평론가의 구설수 때문이다. 일단, 범죄 심리 스릴러의 대가가 말랑말랑한 멜로 소설을 썼다는 데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

 

더군다나 양성애자'였던 하이스미스가 쓴 레즈비언 퀴어 멜로 소설'이니 더욱 그렇다(자전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또한, 내 호기심에 불을 지핀 것은 이동진 영화평론가와 듀나 사이에 오고간 뾰족한 말풍선(들) 때문이다. 이동진은 영화 << 캐롤 - 라이브톡톡 >> 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제가 느끼기엔, 테레즈한테는 동성애적인 사랑이 필요한 게 아니고 캐롤이 필요한 겁니다.   근데 하필이면 캐롤이 여자였을 뿐이라는 거죠. 그러니까 어떤 동성애를 다루는 영화에서는 상대방이 여자라는게 핵심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동성애적인 정체성에서 내가 여자를 사랑하는 사람이야라는 것이 그사람을 말하는 가장 중요한 정체성이 될 수 있는거잖아요. 최근에 개봉을 앞두고있는 대니쉬걸같은 바로 그 영화가 그런 영화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아닌 것 같아요."

 

 

그러자 얼굴 없는 검객인 듀나'가 반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얼마 전 페미니즘 이슈와 연관해서 트위터에 돌았던 잭슨 카츠의 테드 강연을 떠올려 보시길.    사람들은 " 인종 " 문제라고 하면 당연히 흑인, 라티노, 아시안을 떠올리지 백인을 떠올리지 않고, " 젠더 "  문제라고 하면 여자만 떠올리고 남자는 떠올리지 않음. 비슷하게 " 섹슈얼리티 " 이슈라고 하면 그게 당연히 성소수자 집단의 문제일 것이라 생각하지 이성애자 집단의 문제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 나 "  들이 존재함. " 나 " 가 그런 무지를 갖고 있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특권층으로서의 "나"의 지위를 보여주는 것. 이성애자는 평소에 이성애자로서의 정체성을 인식해야 하는 상황이 많지 않으니까 별 생각없이 한 말이 차별발언이고 호모포빅 발언이 될 가능성이 너무나 높다.  그게 욕먹으면 아 그렇구나 하고 고치면 되는거지 " 그런 뜻이 아니거든 ! "  하고 땡깡부릴 일이 아님.  비슷한 논지였던 마이클 키멜의 테드 강연에서도, " 특권을 가진 사람에게는 인종, 젠더, 계급이 보이지 않는다 " 라고 얘기함.  백인 여자는 거울을 볼 때 " 여자 " 를 보고 흑인 여자는 "흑인 여자"를 보지만 백인 남자는 " 인간 " 을 보죠. 이성애자도 마찬가지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  " 하필 캐롤이 여자였기 때문에 ~ "  퀴어 영화가 되었다는 지적은 이성애 가부장 중심 시선이다. < 하필 > 이라는 부정적 부사의 사용'이 그 사실을 증명한다. 그는 동성애적 코드 대신 사랑이라는 보편성에 방점을 찍는 것처럼 보인다. 그것은 일종의 매끈한, 흔적 없는, 이음매가 보이지 않는, 안전한, 깨끗한 봉합'이다. 이 무심(혹은 무관심, 아무 생각 없이 던진 연못에 이는 파문)이 때론 소수자에게 폭력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듀나가 지적한 것처럼 이동진의 발언'이 호모포비아와 연결된다는 지적은 과장이 아닐까 싶다.  이동진의 실수는 애티튜드의 문제이지 혐오의 문제가 아니지 않은가 ?  그럼에도 불구하고 듀나의 이 지적은 옳다. 이동진에게는 다소 억울할 수도 있지만 이 오지랖은 정치적으로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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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6-02-09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로그에서 난리났던데 그게 그 문제였군요.
근데 곰발님은 이동진의 견해가 옳다는 말씀인 거져?
하필 그 하필이 문제였어요.
하지만 이동진 그 사람이라면 오히려 성적소수자들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나
비위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우회적으로 말을하려다 보니 그렇게
되지 않았나 싶네요. 그걸 듀나가 자기식으로 확 까발리려다 보니 그런 사단이 난 건 아닌지...
사실 말이라는 게 한끗으로 갈리는 경우가 많잖아요.

전 이동진이 언어를 참 잘 쓰는 사람 중의 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재적소에 뽞!!
그런 사람도 나무에서 떨어지는 날도 있네요. 과연 무림의 고수들입니다.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2-09 16:04   좋아요 1 | URL
아닙니다. 듀나의 지적이 옳다는 거죠. 하지만 여기서 옳다는 정치적으로만 옳다는 뜻입니다.
이동진이 보기에는 넓은 의미에서 오롯이 ˝ 사랑 ˝ 이라는 것에 집중해서 보았고, 사랑이라는 틀 안에서 영화를 해석한 점이 있씁니다. 하지만 이 영화 보다보면 계급적 갈등과 차이도 보여집니다. 단순히 사랑 그 감정만 이야기하는 영화는 아니라는 점이죠.

그런데.. 영화를 해석하는 몫은 평론가의 자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른 시선으로 영화를 본다는 것은
나쁜 자세가 아니죠. 단 여기에는 조건이 있어야 합니다. 약자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능..

전 듀나가 정치적으로 옳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너무 거칠게 대응한 게 문제죠.
영화 보세요. 좋은 영화입니다만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뛰어난 것 같지는 않고 그냥 좋다 ! 요 정도만...

stella.K 2016-02-09 16:17   좋아요 0 | URL
그뜻이었군요. 이런이런...ㅠㅋㅋ

혹시 듀나를 보신적이 있으신가요?
곰발님은 듀나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뭐 그다지 아는 것이 없어서리.
개인적으로 신비주의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라이브 톡인지 뭔지에서 이동진과 썰전을 했다면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나요? 아니면 얼굴 가리고 했나..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2-09 16:27   좋아요 0 | URL
이동진이 라이프 톡톡에서 한 말을 듀나가 나중에 트윗에서 반격을 가한 거죠..
아직, 듀나가 어떤 인물인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말 그대로 진짜 수수께끼 인물임.. ㅎㅎㅎ...

스텔라 님이 이해력이 딸리는 게 아니라 제가 개같이 문장을 써서 그렇습니다.
다시 고쳤음.. 아, 과음을 했더니 아.. 머리가 아파서 문장에 집중을 못하겠네요...

설, 연휴 좀 맛있는 게 마니 잡쉅습까 ?

아무 2016-02-09 18: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동진 평론가의 블로그를 보니 이번 논란에 대해서 장문의 글이 올라와 있더군요. 저는 영화도 소설도 아직 보지 않아서 어떤 판단을 내리기는 어렵지만, 참고가 되셨으면 합니다. 남은 설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http://blog.naver.com/lifeisntcool/220619949004

곰곰생각하는발 2016-02-10 14:40   좋아요 1 | URL
네에. 읽어보았씁니다. 이동진도 억울한 측면이 있을 겁니다.
전 개인적으로 이동진 글을 그닥 좋아하지 않습니디만... ㅎㅎㅎ.
하튼. 아무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십시오..

yamoo 2016-02-12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캐롤을 봐야겠군요..

근데, 듀나가 누군지 겁나 궁금하군요. 소개에는 소설가와 평론가라는데...이동진 블로그를 가 본적이 없는지라...이 논쟁에 대해서 더 들어댜 볼 건던지가 없군요. 전 개인적으로 이동진을 싫어해서뤼..

곰발 님, 새해 건강하시고, 건필하시길 빕니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2-12 13:25   좋아요 0 | URL
저도 이동진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두리뭉실하잖아요. 회색인간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야무 님이나 저나 지랄을 해도 딱 부러지게 말하는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습니까..
이동진이나 신형철은 일종의 대중인기영합주의자 같더군요.. 니미, 시바.. 예쁜 말은 어찌나 그리 잘하는지..
뭐 여성들은 두 사람 엄청 좋아하지만 개인적으로 질색입니다.
예쁜 말이 가지고 있는 함정을 간파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나와같다면 2016-02-19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에게 캐롤은 퀴어영화가 아니고 사랑영화 였어요..
우리가 사랑할때의 모습이 그대로 나와서 가슴이 아팠던..

곰곰생각하는발 2016-02-20 19:50   좋아요 0 | URL
해석의 독자의 자유입니다. 나와같다면 님이 사랑영화로 읽으면 사랑영화인 거죠...
문득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정희진에 의하면 캐롤이라는ㄴ 책이 끝내준다고 하네요..
읽어보아야겠습니다...

북깨비 2016-06-30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닷마을 다이어리를 사볼까 어쩔까 지금 몇주째 고민중인데 선뜻 손이 안가요. 다들 입을 모아 좋다고 하니 왠지 실망할 거 같은 불길한 예감.. 혹시 만화도 읽어보셨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6-30 15:01   좋아요 1 | URL
만화는 좋습니다. 만화만이 가지고 있는 순정이 있으니깐 말이죠. 만화 좋게 보신 분들은 많습니다. 보세요 ~
 

 

 

 

 

 

 

 

 

 

 



 

 

 


 

 

 


B급 취향에 대한 C급 논평  :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초기 영화(S)                 





                                                                                          < 괴물 > 은 내 " 취향저격 " 이다.   괴물'이 등장하는 영화'라면 가리비도 아니면서 가리지 않고 보았고,  피조개도 아니면서 피하지 않고 보았다.  아무리 " 호오~  러블 " 하다 해도 잘근잘근 씹어주마. 허세와 과장을 덧대자면   :    김한길도 아니면서 한길만 팠다고나 할까( 이런, 제길......  평생, 샛길로 빠진 인간에게 한길이라는 이름이란) ?  제이슨 1프레디 크루거 2,  한니발 렉터 3 와 베트맨 그리고 엑스맨도 내가 좋아하는 괴물(들)'이다. 가리비 생활과 피조개 생활을 한 지 어언 10년.   척 보면 아, 하게 되는 경지에 이르게 되었다. 괴물 중'에서도 나를 사로잡는 괴물은 여성 - 괴물'이다.

여성 괴물의 특징은 주로 이빨 달린 질(Vagina dentata) 신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 말 그대로 여성 성기에 이빨이 달려서 성교 시 남근을 잘라버린다'는 신화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다양한 지역에서 전해지는 서사'다.  이 민담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영화가 바로 << 티스 Teeth, 2009 >> 이다. 이 영화를 10자평으로 기술하자면 " 이빨 까는 영화 " 되시것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십 대 소녀'는 질 속에 핵이빨을 장착한 여자다. 드루와 ~ 드루와 ~ 오호츠크해, 새우젓 같은 시밤바 오빠들 !  이 영화는 바기나 덴타타가 노골적으로 등장하지만 예술적 승화(昇華)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직유(直喩)는 은유(隱喩)보다 한 단계 낮은 수준.  그렇기에 이 영화는 그다지 흥미롭지는 않다. 이빨 달린 질 - 괴물'은 대중 문화 속에서 다양한 변형과 이형적 존재로 등장한다.

​▶ 지랄같은 취향인지는 모르겠으나, 드라큘라의 입을 보면 자꾸 이빨 달린 여성 성기 괴물 이미지'가 떠오른다. 다리 사이에 있는 성기를 얼굴에 옮겼다고 본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 다크 나이트, 2012 >> 에서 히스 레저'가 연기한 조커의 입은 상처 입은 여성 성기'처럼 보인다. 조커는 사생아'이다. 찢어진 성기는 남성 폭력을 상징한다. 조커'가 세상을 향해 날리는 빅-엿'은 남성 세계를 향한 증오'다.


누누이 하는 말이지만  :  드라큘라 백작은 남성이라는 외피를 두른 암컷'이다. 그(남성)의 입은 이빨 달린 질에 대한 은유'이다. 그가 거처하는 곳인 < 관 > 은 자궁을 이미지化한 주거 공간'이다.   또한, 그가 빨대를 꽂는 목 neck 이라는 단어는 " 좁고 기다란 것 " 을 뜻하기도 하며 해부학 용어로 자궁과 관련이 있다. 바기나 덴타타'가 흥미로운 점은 바기나 덴타타가 남근의 대체자'인 모성적 남근'이라는 점이다. 여기서 모성적 남근이란 아이가 어머니에게 있을 것이라 상상하는,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남근'을 뜻한다.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초기작들을 보면 괴물은 대부분 팔루스적 남근의 변형'인 바기나 덴타타'를 가진 존재로 묘사된다.

​▶ 영화 << 열외인간 >> 의 한 장면, 지금 보고 있는 장면은 겨드랑이에 난 상처'다. 겨드랑이'에 생긴 갈라진 상처는 여성 성기를 닮았다. 틈 사이로 촉수가 튀어나와 피를 수혈한다. 

영화 << 열외인간 Rabid, 1977 >> 에서 여성은 교통 사고 후 타인의 피부를 이식받는데 그 부작용으로 겨드랑이에 상처가 생기면서 그 상처에서 촉수가 튀어나와 사람을 죽인다(정확히 말하자면 흡혈귀로 전염시킨다). 겨드랑이에 난 상처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여성 성기를 닮았다는 점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니까, 데이빗 크로넨버그는 바기나 덴타타 신화를 " 우라까이 4 " 해서 무릎과 무릎 사이에 있는 성기를 겨드랑이로 옮긴 것이다. 이 정도는 되어야 전복적 상상이요, 진정한 창발성이 아닌가 싶다. 그런가 하면 뜻밖의 걸작'인 << 브루드 brood, 1979 5 >> 에서는 거대한 남근(혹은 거대한 불알)을 닮은 종양(혹은 혹)을 단 여성이 등장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종양이 단순한 혹이 아니라 아기집(자궁)이라는 점이다.

 영화 << 브루드 >> 의 한 장면. 이 장면 보다가 똥 쌀 뻔했다. 처음에는 거대한 남근인 줄 알았다.

 

이 자궁은 몸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몸 밖으로 적출된 형태라는 점에서 남성적 형태(남성 성기와 여성 성기'의 차이는 기관이 밖으로 노출되었는가, 아니면 감추어졌는가에 있다)와 여성적 형태를 동시에 표출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여성 히스테리'가 종양을 생성한다는 영화 속 설정이 암시하듯이, " 새끼들(brood) " 은 가부장의 억압이 낳은 기형'이다. 영화 제목 << brood >> 의 의미가 화가 나는 일을 되씹다라는 뜻을 가진 낱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영화는 여성 히스테리와 깊은 관련이 있다. 참고로 히스테리의 어원은 자궁이다. 이 영화에서 히스테릭한 그녀가 주렁주렁 달린 알집을 이빨로 뜯은 후 피에 젖은 새끼를 혀로 핥는 장면은 명불허전'이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 이 새끼, 진짜다 ! "

렇다, 데이빗 크로넨버그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 크레이지 보이 > 이다. 자, 이제 크로넨버그 초기 프로필의 화룡점정이라 할 수 있는 << 비디오드롬 Videodrome, 1983 >> 을 들여다보자. 이 영화에서 이빨 달린 여성 괴물은 노골적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크로넨버그는 미디어'야말로 새로운 시대의 진정한 이빨 달린 여성 괴물이라고 주장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모니터 속 이빨 달린 질'은 남성을 삼킨다. 드루와 ~ 드루와 ~ 시밤바들아, 앙 ~  이처럼 이빨 달린 여성 괴물은 다양한 변형과 변주로 새롭게 태어난다. 크로넨버그 영화 초기작(들)에서 여성-이미지'는 감염균의 모체이면서 다산성(多産-)의 주체'다. << 브루드 >> 에서 여성 괴물은 아기집을 주렁주렁 매달고 산다. 반면, << 열외인간 >> 에서 여성은 사람 몸에 촉수를 박아 흡혈귀로 감염시킨다.

<< 비디오드롬 >> 도 마찬가지'다. 주인공은 모니터 화면을 들여다보는 순간 세뇌당한다. 모니터링(monitoring)의 주체는 시청자가 아니라 모니터 화면'이다. 모니터 화면이 시청자를 모니터링하는 것이다 6. 이처럼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의 초기작은 가상의 모성적 남근'에 대해 탐구한다. 이 모성적 남근이 팔루스적 남근'보다 위협적인 이유는 퀸에이리언(대생산성)이면서 감염의 근원지라는 점이다.



 

​▶ 영화 << 비디오드롬 >>,  남성의 몸에 이식된 바기나 덴타타. 그가 자궁 속에서 꺼낸 것은 아기가 아니라 권총이다 !  



▶바기나 덴타타는 남자의 몸통을 잘라먹는다.









​                                                           



1. << 13일의 금요일 >>

2. << 나이트메어 >>

3. << 양들의 침묵 >> 

4. 업계 용어로 '베껴쓰기', 혹은 'ctrl+c&v'

5. brood'는 되씹다는 뜻과 함께 한배에서 난 새끼들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 남성의 언어로 구성된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들의 말은 언제나 미끄러진다. 자신을 충분히 드러내거나 표현할 수 없는 여성들은 종종 몸을 통해 자신들의 고통을 드러내 왔고, 그것은 ‘히스테리’ 즉 ‘자궁의 병’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기괴한 영화 중 한 편인 ‘브루드’에서는 히스테리로 아이를 낳는 여성 괴물 ‘노라’가 등장한다. 영화는 모계의 언어를 히스테리의 언어로 치환하고, 남성 없이 생식하는 여성을 괴물로 만든다. 여기에서 소개하는 모든 공포영화가 그렇지만, 특히 더, 여성주의적인지 반여성주의적인지 논쟁적이고 흥미로운 영화 " 라는 논평.

- 손희정, 여성이론 편집위원

 

6. 조중동 종편이 가짜 여론을 만들어내는 것과 같다. 모니터 화면 뒤에는 데스크'가 있고, 데스크 뒤에는 사주(社主)가 있다. 이들은 민의를 반영하지 않는다. 회장님의 1人 메시지'만 전할 뿐이다. 이제는 시민이 권력을 감시하는 사회는 지났다. 권력이 시민을 조종한다. 모든 소비 형태는 권력을 위해 이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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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6-02-07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러블을 늘여서 읽으니.러블리하네요 ㅋㅋㅋ
예전에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 영화가 틀림없다 기억하는 기괴한(?) 영화를 봤는데 곤충들이(?) 주인공으로 나와요. 그 영화 독특해서 제가 발이 많이 달리거나 아예 안 달린 짐승(곤충)을 지나치게 무서워하는데도 무척 재미나게 봤던 기억이 있어요. 근데 그 감독이 만든 작품을 검색해봐도 그 영화를 찾을 수가 없네요. 제가 잘못 기억하는 건지.

곰곰생각하는발 2016-02-07 13:01   좋아요 0 | URL
그 영화 제목이 플라이`입니다. 순간 이동 장치에 파리가 들어가는 바람에 인간이 파리로 변하는 영화죠.. 무시무시한 영화임.... 전 이상하게 초기작들이 좋더군ㅇ.. 당연히 제작비가 저렴해서 만듦새가 후지긴 한데.. 그게 은근 매력이 있습니다. 플라이는 할리우드 예산으로 만들어진 꽤 제작 규모가 있는 영화였습죠... ( 모처럼 아는 영호가 나와서 아는 척 좀 했슴돠.. )

곰곰생각하는발 2016-02-07 13:02   좋아요 0 | URL
호러블을 늘리면 호오, 러블리`가 되죠. 종종 써먹던 수법입니다.. ㅎㅎ//

samadhi(眞我) 2016-02-07 16:48   좋아요 0 | URL
더 플라이는 알고 있어요 그게 아니고 각종 곤충들이 의인화되는 거였는데 그게 뭔 영환지 기억이 안나요. 타자기도 나오고...
더 플라이, 아주 어릴 때 봤는데 정말 공포스러웠죠. 비현실적인데도 굉장히 실감나서. 남주인공이 커피에 설탕을 계속 넣던 장면이 떠올라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2-07 17:35   좋아요 0 | URL
하긴 플라이는 워낙 유명한 영화이니..
근데 그거 크로넨버그 영화 맞습니까 ?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런 영화는 없는 것 같은데 말입니다.
흠흠... 뭘까요 ?

samadhi(眞我) 2016-02-07 17:3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데이빗 크로넨버그 영화 아닌가봐요. 근데 굉장히 공포스러우면서 독특하고 크로넨버그 느낌이어서 제가 잘못 기억하고 있나봐요. 그 영화 다시 찾고 싶은데.

곰곰생각하는발 2016-02-07 17:39   좋아요 0 | URL
곤충이 의인화된 캐릭터라...
금시초문인데요.. 허어. 이거참..
참, 오늘 전 좀 부치시겠네요 ?

samadhi(眞我) 2016-02-07 17:40   좋아요 0 | URL
원래 전 잘 안 부쳐요 . ㅋㅋ 좀 부담없는 시댁이라 저는 가볍게 설거지 정도만 합니다. 에헤헤

곰곰생각하는발 2016-02-07 17:44   좋아요 0 | URL
진짜 완전 좋은 시댁이네요..
저희는 각자 집에서 조금씩 해옵니다. 올해는 전, 다음에는 갈비찜..
요렇게 각자 한 파트 책임지고 집에서 각자 해오면
그닥 요란스럽지 않아서 좋더군요..

samadhi(眞我) 2016-02-07 17:46   좋아요 0 | URL
곰발님댁이 더 좋은데요. 굉장히 합리적이고 아름답습니다. 저야 개기는 인생이라 그렇지만 ㅋㅋ

길손 2016-02-09 02:45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데이빗 크로넨버그, 곤충, 타자기... 윌리엄 S. 버로그스 원작 각색한 `네이키드 런치`입니다.

samadhi(眞我) 2016-02-09 11:19   좋아요 0 | URL
우왓 맞는 것 같은데요. 지식인에 물어 본 기분. 이 영화 다시 찾아보고 싶었는데 제목을 못 찾아서 답답해하고 있었는데. 고맙습니다. 지식인에 룰루랄라하는 멜로디 나오는 노래 제목 뭔가요? 했는데 그 노래 알려주는 진짜 웃긴 지식인 질문글과 답글 보는 기분. 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2-09 12:54   좋아요 0 | URL
우와, 감사합니다. 아, 벌거벗은 점심이군요. 옛날에 이 책 사서 제 군 후임에게 선물한 적 있습니다. 이 영화 함 보아야겠군요. 무지 재미있ㄴ겠는데요..

stella.K 2016-02-07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라큘라가 그렇게 해석되는군요.
벰파이어도 그렇고, 여자가 목덜미를 물리면 오르가슴을 느끼잖아요.
전 그게 사디즘이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티스>는 정말 이야기 자체는 황당한 것 같은데 보는 힘이 느껴지더라구요.
그거 보면서 전 쾌감을 느꼈습니다.
그래, 맞아. 잘난 것도 없으면서 남근만 살아있는 넘들 싹 다 물어줘야 돼!
이러면서 말입니다.ㅋㅋ
근데 남자는 물리면 그냥 아프다고 난리치지 드라큘라에서 여자들이 물리는 것하고는
달라요. 여자는 아픔을 잘 참고 거기서 쾌감을 느낀다고 남자들은 기본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스므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2-07 17:37   좋아요 0 | URL
티스... 재미있죠 !

확실히 남근만 살아 있는 놈을 물어뜯어야 하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뱀파냐는 확실히 성적 코드가 있죠.
목이 자궁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니, 흡혈은 즉 성교입니다.
뭐, 그런 식으로 생각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네요..

cyrus 2016-02-08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발님의 글을 읽으니까 남자라는 동물의 취향은 알다가도 모르겠어요. 각 문화마다 차이가 있지만, 옛날에는 ‘다리 사이에 있는 성기’에 나오는 월경혈을 생명에 해로운 물질로 여겼거든요. 물론, 월경혈을 긍정적으로 보는 문화도 있습니다. 고대 로마인들은 월경혈이 밭을 풍요롭게 해주는 물질이라고 생각했고, 프랑스에서는 월경혈을 피부에 좋은 약으로 만들기도 했어요.

남은 설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6-02-09 12:53   좋아요 0 | URL
사이러스 님도 설 연휴 잘보내셨는지요 ^^
옛부터 여성`은 재산의 일부분이었습니다. 성경을 보다보면 소, 돼지보다 못한 취급을 받기도 합니다.
성경 읽다 보면 깜짝깜짝 놀라게 되죠.. 그러다 보니 월경혈에 대해서 부정적일 수밖에 없는 듯합니다.
하지만, 조금 더 오래된 시원으로 돌아가면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다시 한번.. 설 연휴 편안히 보내십셔 ~

yamoo 2016-02-12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로넨버그 광팬 1인. 비드오드롬 한 편 보고 걍 빠가 돼기로 했다능~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2-12 13:26   좋아요 0 | URL
반갑구만 ~ 반가워요 ~ ( 요즘 유행어 따라해봐씀 )
비디오드롬 다시 봤는데... 정말 압권임... 역시 명작은 세월이 흘러도 당대와 소통하는 무엇이 있습니다.
80년에 만들어진 영화는 21세기의 시대 상황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어서 깜짝 놀라게 되더군요..
 

 

 

 

 

 

 

 

 

 

 

 

 

 

 

 

 


 


코미디의 1

ㅡ 오래전에 폐간된 잡지 kino를 들추다가 문득 이 글을 쓴다

       

                                                                       21세기 이탈리아 막장 정치'의 아버지는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다. 그는 총리 시절, 10대들과 붕가붕가 섹스 파티'를 열어서 이탈리아 사회를 충격에 빠트렸다. 그뿐이 아니다. 그와 관련된 세금 포탈, 직권 남용, 뇌물 수수 따위로 열린 심리(審理)만 2500번이 넘는다고 한다. 진보 진영에서는 그를 " 엄마 뻐꾹 " 이라고 부른다. 엄마 뻐꾹'이 무슨 뜻이냐고 ?! < 엄마 뻐꾹 > 에 대한 질문은 할리우드 배우 사무엘 잭슨 형님에게 물어보시라. 그가 누구인가, 미국판 김수미'가 아니었던가.  입만 열었다 하면 " 마더 퍼커. " 를 날려주시니, 그를 키운 건 팔 할이 마더 뻐꺼'였다. 영화계 악동 타란티노 감독이 연출한 << 재키브라운2 >> 에서 사무엘 잭슨은 엄마 뻐꾹을 쉴 새 없이 내뱉는다.  

엄마 뻐꾹, 엄마 뻐꾹, 엄마 뻐꾹, 엄마 뻐꾹, 엄마 뻐꾹, 엄마 뻐꾹, 엄마 뻐꾹......  듣다 보면 무릎 탁, 치고 아, 하게 된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아프로 아메리칸(AFRO-American) 엄마 뻐꾹이다.   " 욕보셨습니다, 행님. "   진보 진영에서 보자면,  베를루스코니'가 이탈리아 엄마 뻐꾹이라면 이명박은 헬조선 아빠 떡국이요, 박근혜는 엄마 떡국 같은 존재'였다. 둘 다 언론을 장악했다는 점과 사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정치를 이용했다는 점에서 그들은 닮은 구석이 있다. 민주주의는 위기에 빠졌다.   2013년, 붕가붕가 왕 베를루스코니가 다시 정계에 진출하려고 하자,  이탈리아 지식인 그룹에서 붕가붕가 정당의 붕괴를 위해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때,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정치를 이야기하는데 느닷없이 똥파리가 날아든 것이다.

그의 이름은 광대 베페 그릴리'다. 그는 실제로 유명한 코미디언으로 전국을 돌며 강연 정치를 펼친다. 그는 베를루니코스는 물론이고 기존 정당을 신랄하게 비판해서 젊은이들에게 열광적 호응을 얻었던 인물이다. 그의 등장으로 표는 분산되었다. 과반수 득표를 얻은 정당은 없었다. 좌파 연합의 득표율은 31% 였고, 붕가붕가 당은 30.5%를 얻었다. 스파게티 뷔페(부패)의 왕, 붕가붕가 씨는 당당하게 재입성에 성공한 것이다. 한쪽에서는 나라를 팔아먹어도 " 나는 박근혜만 찍어예 ~ " 라고 말하는 콘크리트 지지율 30%가 있는가 하면,  지구 반대편에서는 " 나라를 팔아먹어도 나는 베를루니코스만 찍어스파게띠 ~ " 라고 말하는 마카로니 스파게티 지지율 30%가 있었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   붕가붕가 섹스 파티의 제왕인 베를루스코니를 증오했던 베페 그릴리는 역설적으로 베를루스코니를 살려준 인물이 되었다. 그는 좌파, 우파, 대파, 쪽파, 실파, 양파 까니 눈 아파 모두 까기 전략을 펼쳤다. " 모든 정당에 반대한다 ! " 그는 기존 정당에 대한 혐오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모든 정당에 반대한다고 외쳤다. 그의 정책 목적은 반-정당'인 셈이다.  그가 내세운 정강정책은 하나도 없고, 오로지 국회의원 수 감소와 의원 세비 감축을 주장했다. 쉽게 말해서 기성 정치는 개판이니 국회의원 수를 줄이고, 월급을 삭감하겠다는 주장이었다. 아빠 떡국도 싫다, 엄마 떡꾹도 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그를 지지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이 대목에서 어떤 기시감을 느낀다면 당신은 정치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다.

2012년 대선 당시에 안철수가 내세운 공약이 바로 국회의원 수와 국회의원 세비 감축'이었다. 의회 정치를 불신하는 대중의 심리를 이용한다는 측면에서 안철수와 베페 그릴리는 포퓔리스트'요, 국민의당은 베페 그릴리가 급조한 정당인 오성운동과 같다. 둘 다 총선을 노린 신생 정당이다. 베페 그릴리가 붕가붕가 왕의 재림을 도왔다면, 안철수는 여당의 대선 후보를 돕고 있다. 김무성이 국민의당'을 향해 극찬을 했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배철수의 음악캠프보다 못한 안철수의 안심캠프는 약자를 위한 정치 대신 약자를 이용한 정치에 골몰하는 것처럼 보인다. 안철수는 야권이 분열되면 필패라는 비판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 뭉치면 다 죽습니다 ! " 그런 그가 이승만 묘지를 찾아가 참배를 드린 것은 참으로 웃기는 짬뽕이 아닐 수 없다. 이승만의 그 유명한 어묵, "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 "

뭉치면 다 죽는다고 엄살을 부렸던 놈이 뭉쳐야 산다고 엄포를 놓았던 놈을 숭배하니 이상한 일'이다.  다당제를 선택한 나라에서 야당 연합은 매우 자연스러운 전략'이다. 연합을 이상하게 보는 국가는 없다. 그러니까, 야당 연합을 이합집산이라며 맹비난하는 것은 여당 프레임이라는 소리이다. 안철수는 바로 이 프레임을 가지고 야당을 공격한다. 국민의당은 정당이라기보다는 숭그리당당 숭당당'에 가깝다.  그가 지향하는 중도에 대한 판타지'는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정치란 기본적으로 편애와 편견의 반영이다.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것이 정치'이다. 중도 우파와 중도 좌파는 중도라는 말이 아니라 " 라이트한 우파 혹은 라이트한 좌파 " 라는 뜻이다. 그걸...... 모르나 ?

종종, 선택하지 않을 권리를 내세우며 그것 또한 정치적 의사 행위'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이 프레임은 틀렸다. 투표 행위는 개인의 권리가 아니라 시민의 의무'다. 버니 샌더스를 지지하며 후원금을 내놓은,  젊어서 가난한 유권자에게 누군가가 물었다. " 당신은 왜 남의 일(버니 샌더스)에 관심을 가지는가 ? " 그 청년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 " 그것은 남의 일이 아니라 내 일입니다 ! "

 

 

 

덧 ㅣ 어제 안철수가 " 버니 샌더스랑 나랑 비슷해... " 라는 식으로 말했다. 예언 하나 하련다. 국민의당으로 모인 국회의원 중 몇 명은 새누리당으로 당적을 옮길 것이다.






​                                           

 

1. 제목 코미디의 왕은 마틴 스콜세이즈 감독이 연출한 영화 제목(1983年) 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마틴 스콜세이지가 만든 영화 가운데 최고 걸작'은 아니지만 2000년대 이후의 스콜세이즈 영화(들)보다는 뛰어난 영화'다. 그는 이 영화를 그닥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이 영화를 좋아한다. 코미디언 지망생이자 백수 건달인 루퍼트 펍킨은 영화 속에서 다음과 같은 고백을 한다. "  Better to be king for a night than schmuck for a lifetime.. 난 평생 얼간이로 살기보다는 하룻밤이라도 왕이 되고 싶었소 ! " 폐간된 지 오래된 영화 잡기 kino에서 이 영화에 대한 글을 읽다가 문득 이 대사와 함께 안철수가 떠올랐다. 그는 똑똑한 " 쎌럽 " 이자 " 멘토 " 였지만, 정치권으로 발을 내딛자 바보가 되었다. 읊조리는 듯한 목소리는 웅변과는 거리가 멀었고, 주뼛거리며 망설이는 태도 또한 정치가의 자세는 아니었다. 그는 왕이 되고 싶은 광대'다.

 

 

2. 개인적으로 타란티노 감독의 최고 걸작은 재키 브라운'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타란티노ㅡ스럽지 않은 영화이지만, 불만은 없다. 악동은 이제 어른이 되기로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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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6-02-05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뻐국때문에 한참 웃었다는...

13년에 붕가붕가당이 재입성에 성공했다면 지금 저 양반은 어찌되었나요? 재판중인가요?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후진국 대접 받던데... 거기도 한국처럼 부패정권 지지하는 30%가 존재하나 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2-05 00:12   좋아요 0 | URL
뭐 돈 쳐바르면 다 무죄죠.. 붕가붕가 왕은 여전히 정치가로 잘 활동하고 있습니다. 참 신기합니다.
이탈리아와 한국은 굉장히 닮았죠. 가부장 사회인 것도, 가족주의인 것도... 나라를 팔아먹어도 우린 베를누리코스파게띠다잉... 뭐, 이런 분이 30%는 존재하죠. 서구 사회에서 가장 썩은 정치를 보여주는 나라가 이탈랴라고 하죠 ?


참고로 그릴리가 주장했던 것 중 하나가 주당 근무시간이 20시간입니다. 하루에 4시간 근무를 정치 공약이랍시고 .... 참.. 말세입니다. 말세...

또 하나, 젊은이에게 인터넷 공짜로 사용하게 하겠다고공약을 했다고 합니다... ㅎㅎㅎㅎㅎ

samadhi(眞我) 2016-02-05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기승전안 매우 마음에 듭니다. 저는 ˝국민˝을 붙였을 때부터 새똥2라고 생각하는데요. 이름이 아니어도 당색은 그냥 제2꼴통당이라고 봐요. 오죽하면 천원인가 만원인가 최소금액 내고 더불어민주당 당원가입 할 지 말 지 망설이고 있겠어요. 저도 그당 별로 지지하지는 않지만 덩어리 큰 이익단체(새무리와 새무리2?)를 견제하려면 그렇게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요.

그나저나 곰발님 책장 욕심나서 자꾸 침 흘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2-05 01:11   좋아요 0 | URL
책장 맘에 들죠 ? 앞뒤로 두 줄로 쌓을 수 있어서 결과적으로 책장 곱하기 2개의 역할을 해서 공간을 줄이고 책은 두 배를 넣을 수 있어서 좋더군요.. 그리고 시발.. 국민의당이 뭡니까 ? 국민의당이...
차라리 숭그리당당이라고 짓던가..

내가 하도 안철수 까니깐 민주당원인줄 아는데 전 민주당 지지하지 않습니다. 그냥 야권 지지자일 뿐이고 거의 대부분은 진보 정당 후보에게 투표한 1인입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더불어민주당이란 이름은 신의 한수라는 생각이 종종 드네요. 처음에는 이 무슨 개뼈다귀 가은 당명이냐 했는데 가만 보면 좋은 이름임..

민생은 더불어민주당.. 이런 식으로 같다붙이기좋잖습니까..
청년 일자리와 더불어민주당.. 이런 식...

기억의집 2016-02-05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보다 더 사진과 글을 보충하셨네요. 저는 작년에 이사 오면서 키노 다 버렸어요. 창간호 한권 있어요. 그리고 더불어당은 개구라당 싫어서 지지하는 거죠. 오죽하면 제가 당원이 되었겠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2-05 12:51   좋아요 0 | URL
읽다 보면 자꾸 사진을 넣어서 좀 그럴듯해이고 싶다는 강박이 원인인 것 같습니다.
어릴 때부터 책 읽을 때 삽화 들어가고 그러면 기분 좋더라고요..ㅎㅎㅎ...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개구라당만큼은 저지해야 된다는 생각입니다..

stella.K 2016-02-05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키노라는 잡지 아직도 가지고 계신가 봐요.
저도 어디 찾아 보면 있을 것도 같은데...
그거 폐간돼서 구하기 힘들다고 해서 기념으로 간직하고 있었는데
다시 찾으려면 먼지 땜에 쿨럭거려야 할 것 같아 거드리지도 못하겠네요.
사진 좋네요. 저 죽기전에 저런 책장에 책을 세워서 보관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하긴, 저 죽으면 기증해야지 세워둘 것까지야 뭐가 있겠습니까?

<코미디의 왕>은 못 본 것 같고, 오래 전 <특근>이란 영화 마틴이 만든 것 같던데
전 그 영화 정말 재밌게 봤어요. 두 번 본 것 같은데...

곰곰생각하는발 2016-02-05 12:52   좋아요 0 | URL
깍... 특근 보셨군요.... 이거 엄청 재미있죠. 저도 봤는데...
무척 독특하고 흥미롭고, 저예산 특유의 아기자기한 맛이 있죠.
이 영화 마틴 영화치고 거의 알려지지 않은 영화인데 어찌 아셨남유?

stella.K 2016-02-05 13:27   좋아요 0 | URL
주말의 명화에서 해 주던데요?ㅋㅋ
이 영화 하도 괜찮아서 예전에 공 비디오 테이프에
녹화 떴는데 지금은 볼 수가 없어요.ㅠㅠ

제가 그 사람 영화를 많이 본 건 아니지만,
<순수의 시대>가 그 사람의 필모 중 가장 독특하지 않나 싶기도 해요.
가장 마틴럽지가 않잖아요. 거의 대부분 마초 영환데.
전 첨에 딴 사람이 만든 줄 알았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2-05 16:07   좋아요 0 | URL
마틴의 숨겨진 수작이죠. 이 작품 참 좋스비다.
이 영화를 주말 영화에서했군요..
저도 다시 보고 싶네요...

하긴, 마틴이 순수의 시대 같은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납득이 안 가죠.
마틴이야말로 완전마초 영화만 찍었잖아요..
 

 

 

 

 

 

 

 

 

 

 

 

 


 

 

 

 


 

 


 

 

 

 


 홍어의 힘  :  끝에  독이  있다 


                    

  

                                                              2010년 12월 10일 오전 10시 24분,  미국 상원 전체회의장.  그는 연단에 올라 입을 열었다.“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가 정치적으로 타협한 고소득을 포함한 모든 계층의 감세 연장에 대해 몇 마디 하고 싶다. ” 로 시작한 < 의사당에서의 말문 > 은 연설이 끝난 후 연단을 내려오며 기자들에게  " 지쳤다...... "  는 말을 남기고 의사당을 빠져나오기까지,  그가 진행한 의사 진행 발언 시간은 총 8시간 37분이었다.  그가 연설을 하는 동안  동료들은 모두 떠났고, 보좌관과 입법서기 그리고 보안요원과 몇몇 방청객이 전부였지만 타는 갈증은 물 한 모금으로 달래며 쉬지 않고 말했다. 이 연설을 옮긴 책이 << 버니 샌더스의 모든 것 >> 이다. 

 

출판사 보도자료에 따르면  :  버니 샌더스는 " 오마바 대통령과 공화당이 부자 감세 등을 포함한 감세법안을 날치기로 합의한 후 그대로 통과시키려 하자, 이를 막기 위해 상원 회의장에서 8시간 37분에 걸쳐 필리버스터(의회에서의 의사 진행 방해)를 감행함으로써 유명해진 인물이다.  그는 연설을 통해 부자 감세를 해서는 안 되는 이유와 법인세를 비롯한 각종 영업세 혜택의 불합리함, 대기업의 탈세 현황, 긴급구제를 받은 월가의 탐욕, 대형은행 CEO들의 부도덕한 연봉 인상, 공화당의 사회보장제도 민영화 시도의 역사에 대해 낱낱이 밝혔다 " 고 한다.  이 지루한 연설은 예상 밖으로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트위터에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그의 연설을 듣기 위해 몰려들었다. 이 연설의 주인공이 바로 버니 샌더스'다.

 

​■

 


1.1% ㅡ 2.2% ㅡ 4.1% ㅡ 6.1% ㅡ 50.06%ㅡ 72%.
 미국 대선 민주당 예비 후보 경선에서 돌풍의 핵으로 떠오른 버니 샌더스'가 쌓아올린 득표율'이다. 1972년 의원 선거에서 그가 얻은 득표율은 고작 2.2%였고, 같은 해 주지사 선거 득표율은 1.1%'였다.  당연히 모두 낙선.

그는 이 악물고, 주먹 불끈 쥐며, 괄약근에 힘을 주었으리라. 또한 낮에는 곰 쓸개를 씹고 밤에는 바늘 침대에 누웠으리라. 심기일전하여 다시 1974년에 재도전한 그가 얻은 득표율은 4.1%'였다. 그는 무릎 끓고 일어설 수 없어서 주먹 쥐고 분연히 일어났다. 쿠아아아아아앙 ! 하지만 3수 끝에 얻은 득표율은 고작 6.1%(1976)였다. 그의 득표율이 저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가 공화당의 아성, 미국판 대구 달서구'에 속하는 버몬트주 벌링턴 지역에서 정치 생활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 우리는 나라 팔아먹어도 공화당만 찍어예 ! " 좋게 말하면 사민주의자요, 나쁘게 말하면 적으로부터 빨갱이'라는 소리를 듣던 그에게 버몬트는 황무지에 가까웠다. 하지만 두드리면 열린다고 했던가 ?

그는 1981년 벌링턴 시장 선거에서 득표율 50.06%로 당선된다. 상대 후보와의 표 차이는 불과 10표였다.  아, 스아슬했다. 기회를 잡은 이후 그는 승승장구했다. 작은 지역에서의 풀뿌리 민주 정치 실험은 성공을 거두었고, 2012년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는 72% 라는 압도적 득표를 얻는다. 1%가 뭐예염. 먹는 거예염 ?  그가 1% 로 시작해서 70% 를 얻는 데까지 걸린 세월은 40년'이었다. 그리고 지금......   그가 다시 민주당 대선 예비 후보 선거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노는 물이 달라서였을까 ?  무소속이었던 버니 샌더스가 민주당에 뛰어들어서 대통령 예비 후보 경선(2014.10)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당시 여론조사 결과 그의 지지율은 1%'에 불과했다. 돈도 없고, 조직도 없었던 그가 상대해야 할 선수는 산전수전공중전에 각종 모듬전까지 섭렵한 정치의 달인 힐러리 클린턴이었다.

사람들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당시, 힐리러 클린턴의 지지율은 60%를 넘었다. 역전은 가능할까 ?  이 이야기를 하기 전에 잠시 삼천포로 빠지자. 2011년 메이저리그에서 벌어졌던 어떤 기적에 대한 이야기'다.

이기는 날보다 지는 날이 많았다. 2011년 8월이 끝날 때까지 템파베이의 팀 성적’은 초라했다. 그해 템파베이’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가능성은 0.1%였고 보스턴은 87%’였다. 하지만 템파베이는 포기하지 않았다. 마지막 한 경기를 남겨놓은 시점에서 템파베이와 보스톤의 승패는 똑같았다. 리그 1위는 영원한 우승 후보 양키스’였다. 전체 2위에게 주어지는 와일드 카드’를 얻기 위해서는 두 팀은 마지막 남은 경기에서 사력을 다해 싸워야 했다.  나는 고민하다가 (평소 보스톤 레드삭스 팬임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으로 템파베이를 응원하기로 했다. 약자에 대한 본능적 지지가 발동한 것이다. 당시 보스톤은 꼴찌였던 볼티모어와 마지막 경기를 치뤘고, 템파베이는 영원한 우승 후보 양키스와 마지막 경기를 겨뤘다.

이미 템파베이는 양키스와의 마지막 3연전에서 기적의 2연승을 한 터였다. 당시에 메이저리그 최강 팀이자 리그 1위인 양키스는 3연패를 당한 경험은 있어도 같은 팀에게 3연패를 당한 기록은 없었다.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8회말까지)보스톤은 32로 이기고 있었고,  템파베이는 70으로 지고 있었다. 템파베이 0.1%의 기적은 여기까지였다 - 라고 판단할 때 일이 묘하게 꼬이기 시작했다. 7 0’으로 지고 있던 템파베이는 8회에 몸값이 가장 비싼 친구였던 상대 팀 투수에게서 무려 6점을 얻었고 9회엔 1점을 추가해서 동점을 만들었다. 아나운서는 기적이라는 말을 몇 번이나 했다. 그리고 연장 12회에서는 굿바이 홈런을 터트려서 승리를 거머쥐었을 때 아나운서는 또 다시 기적이라고 울부짖었다.

그 시각 보스톤은 9회에 2점을 헌납하고 역전패한다. 최종적으로 플레이오프에 오른 친구는 템파베이였다

2016년 2월 1일 아이오와 민주당 코커스(당원대회)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얻은 득표율은 49.8%였고, 버니 샌더스가 얻은 득표율은 49.6%였다. 힐러리 대선 예비 후보 입장에서는 0.2% 차 앞선 신승이지만, 이겼다고 해서 이긴 것은 아니었다. 버니 샌더스가 아이오와 민주당 코커스'에서 잃은 것은 없다.  졌지만 이겼다. 그는 선거에서 네거티브 전략을 구사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선거 토론회에서 힐러리가 예비 후보군으로부터 개인 e메일 사건으로 공격을 받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 I know it may not be good politics, but the American people are sick and tired of hearing about your damn emails. "  오소리깻잎 영한 사전'을 참고하여 저잣거리 입말로 번역하자면  :

" 아따, 시부랄 ~ 고만 하자잉. 남사스럽꼬롬 뭐시 그리 남의 편지가 고로코롬 궁금하당가 ~  으따, 시벌놈들......  정책으로 말합시다잉. 안 그렇소,  힐러리 여사 ?  "

힐러리 입장에서 보면 약점이 있으면 집요하게 물고뜯어야 할 정적이 오히려 방패가 되어서 자신을 두둔하니 기분이 좋을 수밖에 !  힐러리 여사, 입이 귀에 걸렸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이 장면은 오히려 힐러리에게는 좋은 장면이 아니었다. 저기, 변방의, 꾀죄죄한 시골 촌구석에서 온 듣보잡의 신선하며 너그러운 포지티브 앞에서 유권자는 마음을 열었다. 사람들이 그를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를 지지하는 유명인으로는 다니엘 크레이그, 마크 러팔로, 마이클 무어, 스파이크 리, 노엄 촘스키, 조 크라비츠(매드 맥스, 5인 여성 중 한 명)  and,  내가 숭배하는 레드 핫 칠리 페퍼스 ! ​ 버니 샌더스가 내건 공약은 다음과 같다. 무상등록금, 부자증세, 대형금융업체 제재. 미국의 문제는 고스란히 한국이 안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기에 미국 대선 결과가 흥미로운 이유이다.

 

조선 영조 때, 이익이 쓴 << 성호사설 >> 에 의하면 가오리는 " 꼬리 끝에 독기가 심한 가시가 있어 사람을 쏘며, 그 꼬리를 잘라 나무뿌리에 꽂아두면 시들지 않는 나무가 없다 " 라고 한다. 코뿔소가 앞뿔의 힘을 가진 동물이라면 가오리는 꼬리의 힘을 가진 동물이다. 템파베이의 토템이 바로 가오리'다. 가오리 팀은 0.1% 의 승률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버니 샌더스는 1%의 승률을 극복하고 힐러리 클린턴과 맞짱을 뜨고 있다. 꼴찌들의 반란인 셈이다. 그는 이런 말을 했다. " 넌 뭘 해도 소용없어, 난 포기할래. 이것이 바로 억만장자들이 우리에게 바라는 것이다 ! "  나는, 버니 샌더스를 지지한다. 그가 승리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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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6-02-03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우리나라 상황이랑 비슷한데 버니 아자씨 우리 나라로 귀화해주면 안 될지...

곰곰생각하는발 2016-02-03 10:15   좋아요 0 | URL
꼴랑 하나 더 나은 게 있다면 의료보험일 텐데 이제는 뭐... 근혜 누님이 영리병원 하신다고 지랄하시니.. 어찌 될 지는 모르것네요..

기억의집 2016-02-03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저 포스터는 공화당에서 샌더스를 레즈로 비하하려는 만든 거 아녀요?

저도 버니 샌더스를 지지합니다~ 귀화하면 일베한테 엄청 당할 듯!

곰곰생각하는발 2016-02-03 16:02   좋아요 0 | URL
샌더스 포스터가 많은데 저는 이게 가장 마음에 들더군요. 아마 모택동주의자`란 의미가 담겨져 있는 것 같은데 말이죠.. 이 양반, 평소 태도를 보면.. 모택동이 어때서, 그래서 뭐??! 이러실 것 같습니다.

stella.K 2016-02-03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래서 어제 저의 댓글에 그런 답글을 다셨군요.
오늘 페이퍼 정말 재밌네요. 제가 우리나라 정치에 대해
아는 게 없는데 넘의 나라 정치를 알리 있겠습니까?
그나마 곰발님의 이런 페이퍼라도 접하니 좀 알겠더라구요.ㅋ

오늘 페이퍼는 저에게도 용기를 줍니다.
꼴찌들의 반란! 꼴찌 만세!

곰곰생각하는발 2016-02-03 16:05   좋아요 0 | URL
그 댓글 쓰고 이 글 쓴 것입니다.. ㅎㅎ.
샌더스 매우 독특한 사례입니다. 미국도 우리나라처럼 빨갱이라고 낙인 찍히면 그냥 죽는다고 하더군요.
미의회사상, 사회주의자가 상원의원이 된 경우는 처음이랍니다.
또한 무소속으로 상원되는 것도 특이한 경우라고 하더군요..
모오든 악조건 속에서 그는 힐러리와 맞짱을...
힐러리가 월스트리트의 막강한 자본 지원으로 유세를 합니다.
하지만 샌더스는 자본의 종속이 되므로 거부한다고. 그가 선거 모금을 한 것은
1인당 3만 원인가 합니다. 그 돈만으로 선거를 치르는 거죠..

stella.K 2016-02-03 19:25   좋아요 0 | URL
오, 제가 곰발님의 영감에 영향을 미쳤군요.
영광스러라...ㅋㅋㅋㅋㅋ
그런데 샌더스 그 옛날 링컨을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곰발님은 잘 모르시겠지만 작년에 <어셈블리>란 드라마가 있었는데
거기서도 빌리버스터가 나오던데 어쩌면 작가가 이 사람한테서
영감을 얻어 에피소드로 다뤘는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드네요.
힐러리 보다 1000배는 뛰어난 사람인가 봅니다.
곰발님도 지금부터 정계에 투신해 보시죠.
누가 압니까, 한국의 샌더스가 되시지...ㅋㅋㅋ
죄송합니다. 농담이었습니다.3=33=333

곰곰생각하는발 2016-02-03 19:14   좋아요 0 | URL
미스터 스미스 워싱턴에 가다라는 영화에서도 필리버스터 장면이 나옵니다.
그런데 말이 9시간이지, 쉬지 않고 9시간 동안 서서
말을 한다는 게 어디 쉬운가요. 한국 정치가 중에 이런 노력 하는 놈 하나 있으면
바로 대통령됩니다.

제가 국회 진출하면되면 동물국회가 돼요.. ㅎㅎㅎㅎㅎ

살리미 2016-02-03 13: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국 벌린턴 시의 포용적 성장사례를 감동적으로 읽은 적이 있는데 버니 샌더스가 네차례나 시장직을 역임했던 곳이더군요. 역시 리더가 바뀌니 도시 전체가 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버니 샌더스라는 사람에게 관심이 가더라고요. 연설하는 모습도 굉장히 열정적이고, 그런 리더에 목마른 우리는 감동적일 수 밖에요. 어제 간발의 표차로 힐러리한테 밀렸던데 앞으로 역전하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미국이라도 제발 좀 달라졌음 좋겠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2-03 16:06   좋아요 0 | URL
정치가 바뀌려면 정치가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벌린턴 시민을 알았을 것입니다. 리더가 바뀌면 정치가 바뀔 수 있습니다. 돈 없다, 재정 없다.. 이거 다 거짓말.. 해마다 보도블록 3,4번 갈아끼울 돈으로 사용하면 충분히 공공성 복원 가능합니다... 샌더스가 이겼으면 합니다.

2016-02-03 14: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03 16: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억의집 2016-02-03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과의 댓글 읽다가...
아마 저 풀뿌리 선거 자금은 엘리자베스 워렌때부터 본격적인지 않을까 싶어요. 워런이 월가에 맞서 메사추세츠 상원의원 선거에 나올 때 4200만달러를 모았는데 그 중 80% 이상이 50달러 이하의 소액 후원이었다고 해요. 심지어 토욜까지 학비를 벌기 위해 일하는 한 청년은 워런에게 후원하기 위해, 일을 더 하고 있다고 하자 워런이 괜찮다고 하자 그 청년이 자신도 선거에 참여하고 있다고 이 선거는 자신의 싸움이기도 하다라고 했다고 그녀의 자서전, 싸울 기회에 나오더라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2-04 13:31   좋아요 0 | URL
책 이름이 << 싸울 기회 >> 라는 거지요 ? 기회 되면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샌더스 지지자도 이와 비슷한 말을 한 적 있습니다. 이 친구는 후원금을 내기 위해 알바를 하나 더 뛰었나 그랬을 겁니다. 왜 그렇게 열심이냐고 묻자 청년 하는 말, 남의 일(샌더스)이 아니라 내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말을 했다고 하네요..

수다맨 2016-02-04 0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버니 샌더스의 주장이 아주 급진적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유럽의 관점(또는 남미의 관점)에서 보자면 샌더스의 주장은 잘해야 온건 좌파, 중도 좌파로 분류될 법하지요.
다만, 그가 (대통령 후보가 되건 안 되건) 미국 정치사에 크나큰 전환점 하나는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미국이란 나라는 자유의 가치는 숭앙하는 반면에 평등의 의미를 소홀하게 여기지요. 바로 그렇기에 자수성가하고 입지전적인 인간들의 위상은 높이면서, 사회의 부가 특정 계층으로 편중되는 모순적 구조에 대해선 절대 다수가 관대한 태도를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이 시점에서 샌더스의 지지율 상승은 `경제적 불평등이 개선될 수 없는 사회 속에서의 자유란 불완전한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이자 분명한 증거로 제게 보입니다. 저 역시 그의 생각과 행보를 지지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2-04 13:33   좋아요 0 | URL
가만 미국이 북유럽에 비해 무척 보수적인 나라입니다. 서구 사회에서 보면 보수 나라`죠. 그러니 지금의 샌더스 공약은 말 그대로 중도적 성향을 가지고 있는 거죠, 뭐... 온건 좌파`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하튼, 선거도 드라마처럼 흥미 진진핮네요.. 이런 흥행이 투표에 영향을 주리라 생각됩니다.

yamoo 2016-02-04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템파베이의 야그는 정말 흥미롭군요! 전 그 에피소드를 몰랐는데...정말 엄청난 역적이군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요번 샌더슨 vs 힐러리의 아이오와주 선서 판도는 수다맨 님의 말씀마따나 미국 정치사에서 큰 전화점이 될 듯합니다. 막판에 샌더슨 지지가 급상승 한 것은 미국 백인의 표가 샌더스 쪽으로 기울어서 일 거라 조심스럽게 추정해 봅니다. 미국 백인들은 힐러리를 무척 싫어한다고 하더군요. 권모술수와 각종 협잡에 능한 힐러리라서라는데...

어쨌거나, 앞으로의 구도가 무척 기대됩니다!

글 재밌게 잘 봤습니다!ㅎ 그리고 오늘부터 <모래의 여자>펼쳤습니다. 기대됩니다.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2-04 21:45   좋아요 1 | URL
템파 얘기 재밌죠 ? 실제로는 10000배는 재미있었슴돠. 제가 오죽했으면 보스턴 지지 철회하고 템파 지지했겠습니까. 8월까지 꼴찌였어요. 그런데 역전하더군요.. 신기해씁니다.

힐러리 같은 경우는 말바꾸기의 달인이라고 하네요.. 전 엘리트 중심 정치`가 과연 정치에 합당한가 의심이 듭니다. 모든 절차는 보좌관들이 하기 때문에 사실 초등졸만 되어도 정치에 뛰어들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열린 귀만 있으면 되니깐 말이죠. 엘리트 중심 정치가 결국은 한국 정치를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저 새끼, 저 좆대가리는 최악이네.. 인간이 아니야, 라고 하는 놈 프로필 보면 서울대는 기본이고 사싣도 기본이고, 유학도 기본인 놈 참 많습니다... 힐러리도 엘리트 중심 정치의 핵심이죠.


모래여자... ㅎㅎ 재미있을 겁니다. 카프카 냄새가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