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품격

 

 

 

 

사과의 품격




                                               노인 한 명이 죽으면 거대한 도서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같고 청년 한 명이 죽으면 작은 우주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 문학적 표현으로  과장이 팔 할이지만 노인의 지혜와 청년의 우주'라는 비유가 틀린 말은 아니다. 선량한 시민이 억울하게 죽어나가는 것은 자본주의적 시각으로 해석해도 큰 손해'다.  조선일보는 5월 31일 자 신문에서 안전문과 전철 사이에 끼여 분골/粉骨 되고 쇄신/碎身 된 청년의 죽음을 두고 " 작업 도중 딴짓(사적 통화) " 을 하다 죽었다며  훈계하는 기사를 전송했었다. 애도는 없고 책임만 추궁하는 기사였다. 이 < 픽션 > 은 다음날 바로 반박되었다. < 팩트 > 는 조선일보가 작성한 소설'과는 전혀 달랐다. 삼 일 뒤,   정정 보도 기사'가 작성되었다.  인상적인 구절이 있다.  " 작년 8월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정비업체 직원 조모씨도 휴대전화로 약혼녀와 통화를 하다 지하철을 부딪혀 숨졌다고 보도했습니다. "  나는 이 짧은 문맥에서 전체적인 맥락을 놓쳤다. 왜,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를 이야기하면서 강남역 스크린도어 사고를 끼워넣은 것일까 ?    그렇다면 강남역 스크린 도어에 대한 팩트'도 픽션'이었다는 소리일까 ?   그런 것 같다.  맥락을 보면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와 강남역 스크린도어 사고는 모두 사고 당시 노동자의 부주의( 휴대 전화 사용 )에 의한 사고는 아니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방귀가 잦으면 똥을 싸듯이, 기사를 작성할 때 팩트 체크가 생명인 기자가 잘못된 정보를 연쇄적으로 이어붙였다면 ?  사실과는 다른 추측성 기사는 대문짝만하게 쓰지만 정정 보도는 소문짝만하게 써내는 수법은 조선일보 특유의 레이아웃.  여전히 빛난다. 변방의, 꾀죄죄한, 쥐꼬리만한, 한모퉁이 조각 기사(오보 정정 기사)를 읽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 당연히 독자는 잘못된 정보는 기억에 남고 바른 정보는 보지 못한다. 노동자에 대해 적의를 품은 귀족 신문의 자세가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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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애니비평 2016-06-03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좃선일보의 위증.

곰곰생각하는발 2016-06-03 16:27   좋아요 0 | URL
어제 오늘의 위증이 아니니...

2016-06-03 13: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6-03 16:28   좋아요 0 | URL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지만 항상 열받는군요...

stella.K 2016-06-03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정말 똥을 싸다 짖뭉개 놓은 꼴이군요.
사과할 짓을 뭐하러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ㅉ

곰곰생각하는발 2016-06-03 16:27   좋아요 0 | URL
프레임 선점 효과를 노린 거겠죠. 노동자 과실로 몰고가려는....

무해한모리군 2016-06-03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나쁜 신문입니다. 저 기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등 인용이 아니라 확정적으로 말했습니다. 사람이 죽었는데 사실 확인도 안하고 주워들은 이야기로 추정된다고 기사를 쓰다니요... 그건 기자가 아니지요.. 그냥 범인도 남의말을 그런식으로 하면 안되는거 아닙니까.

곰곰생각하는발 2016-06-03 16:27   좋아요 0 | URL
최소한의 양심도 없고
최소한의 의무도 없고
최소한의 성찰도 없는...

삼박자 고루 없는...

마립간 2016-06-03 14: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https://www.youtube.com/watch?v=pKCXHVES4RY

기회되면 이 동영상도 한 번 보세요. (이 동영상이 사실인지 아닌지도 확인을 해 봐야겠지만.)

곰곰생각하는발 2016-06-03 16:26   좋아요 0 | URL
언론 정말 무서운 것 같습니다. 최민수 얘기네요..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얘기지만
문제는 각인 효과죠...

푸른희망 2016-06-03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욕밖에 해줄게 없는 조선일보

곰곰생각하는발 2016-06-03 16:25   좋아요 0 | URL


조선일보에게ㅔ 바치는 노래

예쁜 목걸일 사주고 싶지만
멋진 차를 태워주고 싶지만
예쁜 옷을 입혀주고 싶지만
오 난 좋은 곳에 데려가고 싶지만

주머니에 넣은 손엔 잡히는 게 없는데
어떻게 널 잡을 수가 있어
내 생활은 너에게 어울리질 않는데
그래도 내 곁에 있어주겠니

**
너에게 줄 수 있는 게 이 욕밖에 없다 ( 시바라마 ! )
가진 거라곤 이 욕밖에 없다 ( 시바라마 ! )
이게 널 웃게 만들 수 있을진 모르지만
그래도 불러본다


cyrus 2016-06-03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임에 갇히지 않기 위해서 눈을 부릅뜨면서 신문을 읽어야 할 시대가 온 것 같습니다. 한 사건을 서로 다른 입장으로 보는 신문 두 세 개 이상은 봐야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구별할 수 있을 텐데, 이게 번거로운 일이죠.

수다맨 2016-06-04 0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해 보면 남진우/이문열/유종호 같은 사람들이랑 궁합이 참 잘 맞는 신문이지요. 요즘은 뜸해진 감이 있지만 이 양반들 글이 문화면에 자주 게재될 때가 있었지요.
예전에 공선옥 작가는 아이 분유값이 없는데 고료가 센(!) 조선일보에서 칼럼 청탁이 와서, 부득이 써준 적이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 사실을 지금도 부끄럽게 여긴다고 합니다. 깐깐하기로 소문난 영화평론가 박평식도 조선일보랑 어울리지 않는 걸 신조로 삼더군요.
양심적인 글쟁이라면, 조선일보 같은 신문에 글쓰는 거 재고해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13.67
찬호께이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 이었다고 생각하기엔 너







                                                                                                            지금 사귀고 있는 여자와는 나이 차이'가 띠-동갑을 넘어 13살이나 차이가 난다. " 도둑놈 " 이라고 욕해도 할 말은 없다. 내게 그녀는 어린 아가씨가 아니고, 그녀에게 나는 늙은 아저씨'가 아닐 뿐이다.

어제는 그녀가 사는 집에서 하루를 보냈다. 낡은 빌라'였는데 생활 소품에 신경을 써서 그런지 낡은 공간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사실, 나는 그녀의 과거를 잘 모른다. 몇몇 질문을 던진 적이 있었는데 그녀가 슬픈 듯 " 두 분 다 돌아가셨어요...... " 라고 말하는 바람에 당황했던 적이 있었다. 그 이후로는 그녀에게 과거를 묻지 않기로 했다. 그녀 또한 내가 살아온 날들에 대해 자세히 묻지 않았다. 혼자 살기에는 넓은 집이었다. 네 개의 책장을 이어붙인 서재에서 << 13.67 >> 이란 책을 꺼내들었다. 오늘은 그녀의 침대에서 이 책을 읽어보리라. 어릴 때부터 친구 집에 놀러가면 제일 재미있는 구경이 책장과 앨범 구경이었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책장 속에 꽂힌 책을 구경했다. 그녀가 앨범을 들고 나타났다. 매우 낡고 두꺼운 앨범이었다. 내 예상과는 달리 첫 번째 앨범의 첫 장은 칼라 사진으로,  비교적 최근에 찍힌 사진들로 구성되었다. 의외였다. 왜냐하면 가족 앨범은 대부분 연대순으로 사진을 나열하기에 흑백 사진이 앨범의 첫 번째 페이지를 장식하기 때문이다. " 구성이 재미있네 ? " 앨범은 뒤로갈수록 칼라 사진에서 흑백 사진으로 변했고, 그녀는 점점 어린아이로 퇴화하고 있었다.   툭, 눈물 한 방울에 내 눈에서 떨어졌다.  오빠, 울어요 ?  그녀가 말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ㅡ 

로 시작되는 단편소설이 내 머릿속에서 번개처럼 지나갔다.  사진을 시간의 역순으로 배치한 앨범. 페이지를 넘길수록 칼라에서 모노톤으로 바뀌는 설정. 사진 속 주인공인 그녀가 앨범을 넘길수록 점점 아이가 되어가는 과정-들. 그 이미지들. 이런 생각들은 순전히 찬호께이 장편소설 << 13.67 >> 을 읽다가 내 머리 속에서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이 갑자기 생겨난 상상'이었다. 소설 << 13.67 >> 은 사진을 시간의 역순으로 배치한 앨범처럼 구성된 소설이다. 6편의 단편을 모은 연작 소설인데, 2013년으로 시작해서 1967년으로 끝나는 소설이다. 색깔로 표현하면 칼라에서 흑백으로 끝나는 독특한 소설인 셈이다.

트​릭이 신선하지는 않았다. 첫 번째 단편 << 1장 - 흑과 백 사이의 진실 >> 에 나오는 트릭은 어느 정도 추리소설을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설마하는 의심이 사실로 판명나자 기대보다는 실망이 앞섰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내용이 탄탄하다. 오늘의 사건은 어제의 사건과 연결이 된다. 마지막 장인 << 6장 - 빌려온 시간 >> 은 묵직한 감동을 준다. 인기 시리즈 영화의 프리퀄'을 보는 맛이 있다. 이 소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 이 책을 읽지 않은 가상의 독자 " 에게는 스포일러'일 터이니 여기서 간략하게 마무리하기로 하고, 내가 구상한 상상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기로 하자. 번갯불에 콩 구워먹은 이야기 한 번 들어보실라우 ?

ㅡ 오빠, 울어요 ?  그녀가 말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앨범의 마지막을 장식한 것은 동네 사진관'에서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가족 사진'이었다.  엄마로 보이는 여자가 갓난아이를 가슴에 앉고 있다. 그 뒤에는 남편으로 보이는 남자가 다정한 미소를 보이고 있다. " 당신은 엄마를 닮았군... "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사진 속  갓난아이는 아마도 그녀이리라.  " 저에요. " 그녀가 사진 속 갓난아이를 손가락으로 툭툭 치며 말했다. 젊은 부부 옆에는 앳된 남자가 서 있다. " 누구 ? "  내가 그녀에게 묻자 그녀가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바라본다.  나는 사진 속 앳된 남자를 다시 본다.

이목구비, 어디서 본 듯한 얼굴.  눈부신 외모. 나를 닮았다. 아니.... 그 남자는 나'다.  " 그 남자는 내 오빠예요. 어릴 때 기억은 없어요. 이 사진을 끝으로 행방불명이 되었다고 해요.  그러고 보니  이 오빠...  오빠를 많이 닮았어요 _  여기까지 !   캬. " 막장 오브 막장 " 이라는 헤어진 오누이의 사랑 이야기'라니. 내 상상력은 항상 엉큼하고 시큼하구나. 자극적인 설정으로 싸질러놓긴 했는데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 ?   뭐, 간단하다. ㅡ  눈을 떴다, 악몽을 꾸었다. " 꿈이구나. " 나는 침대 옆에 누운 그녀의 등골을 어루만졌다.  꿈이었구나, 그래... 시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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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애니비평 2016-06-03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일은 막걸리!

곰곰생각하는발 2016-06-03 13:22   좋아요 0 | URL
곰곰발, 수다맨, 만애비 삼총사로 구성된 막걸리 파티 한 번 합시다. 날씨 검색하니... 막걸리 마시기 무지 좋은 날씨입니디ㅏ...

만화애니비평 2016-06-03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다맨은 삼년전 안경낀분입니까,

2016-06-03 1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만화애니비평 2016-06-03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일 보면 알겠죠 ㅎ

표맥(漂麥) 2016-06-03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 귀절 읽으면서... 우와~ 대단하다... 하지만...^^

곰곰생각하는발 2016-06-04 14:32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우와 대단하다로 시작해서 니가 그럼 그렇지 로 끝나죠..ㅎㅎㅎㅎㅎㅎ

corcovado 2016-06-04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 시작되는 단편소설이...˝
라는 부분부터 무릎을 탁-쳤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6-04 14:32   좋아요 1 | URL
무릎 탁 쳤으면 곧 아, 하게 되겠군요..

나와같다면 2016-06-05 0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를 알고.. 온전히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나다는 것은 축복이죠..

곰곰생각하는발 2016-06-05 11:53   좋아요 0 | URL
축복이자 행운이자.... 뭐.. 다 인 것 같습니다..
 

 

 

 

 









기자의 품격 





                                                                                   

                                                                                                     검색창에 분골쇄신(粉骨碎身)이라는 사자성어를 입력하고 뉴스를 검색하면 대부분 거대 조직 밑에서 기득권을 행사하는, 혹은 부패한 조직의 무리'가 영혼 없이 내뱉는 상투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 일파만파 " 라는 사자성어가 없었다면 조선일보는 조선 쪽파 신세가 되지 않았을까_ 라는 군걱정을 한 적이 있었는데,  " 분골쇄신 " 도 부패한 권력 집단'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사자성어'라는 생각이 든다.  

粉骨碎身 ㅡ 뼈를 가루로 만들고 몸을 부순다는 뜻으로 고통을 감내하더라도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다짐'이다. 여기에 뼈를 바꿔 끼우고 남의 (아기) 태를 빼앗아 뒤집어쓰겠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 환골탈태(換骨奪胎) " 라는 말을 곁들이면 그로테스크하며 호호호, 호러블한 결기'가 엿보인다.  " 분골쇄신의 마음으로 환골탈태하겠습니다 ! "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  배울 만큼 배운 사람들, 한국 사회에서 최상위 리더들이 즐겨쓰는 표현이다.  또한 언론이 사설이나 논평을 통해 정치권에 변화를 주문할 때 자주 쓰는 표현이기도 하다.  남성 문화가 강한 조직일 수록 이런 " 막가파 언어1) " 를 즐겨 사용한다.

이 독한 표현 앞에서 아아, 하게 된다.  뼈를 가루로 만든다고 하질 않나, 뼈를 바꿔 끼우겠다고 하질 않나, 몸을 부수겠다고 하질 않나, 아기 태를 뒤집어쓰겠다고 하질 않나.......  자해공갈단이나 정육점 발골사'가 작성한 작업 일지 같다.  살벌한 표현이다.  이처럼 허세 작렬하는 최상위 불알후드(brotherhood)의 카니발적 폭력성 앞에서는 할 말을 잊게 만든다.  더군다나 아기 태'를 빼앗아 뒤집어쓰겠다는 굳은 다짐에는 영화 << 텍사스 전기 톱 살인마 >> 에 나오는 살인마의 모습이 보인다.  얼굴 가죽을 벗겨 뒤집어쓰고는 전기톱으로 사람을 죽이는 레더페이스(leather face) !  

내뱉는 말이 그 사람의 품격을 드러낸다는 점을 감안하면 분골쇄신과 환골탈태를 즐겨 사용하는, 살벌한 입말의 장관'을 엿볼 수 있다.  열 아홉살 청년이 안전문과 전철 사이에 끼여서 몸이 분골(粉骨)되고 쇄신(碎身)되는 사건2)이 발생했다.  분골되고 쇄신되는 고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통증이 몰려오는데 열 아홉 청년은 얼마나 아팠을까 _ 라는 생각을 하면 숙연해진다.  정작 분골쇄신해야 될 대상은 따로 있는데_  라는 독한 생각도 든다.  조선일보 05월 31일 자 사회면 기사'는  사고 당시 수리공이 개인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고 있었다는 기사를 전송했다.  구조적 문제라기보다는 노동자 과실로 이 사건을 해석한 것이다. 

일하는 시간에 노동자가 "  딴짓 " 을 하다가 전동차가 진입하고 있다는 안내 방송을 듣지 못했다는 것이 주요 논조'다.  하지만 다음날,   메트로 측은 cctv를 통해  안전 도어 수리 노동자는 사고 당시에 전화 통화를 한 적이 없었다고 최종 확인했다. 하루만 지나도 뒤집어질 픽션을 팩트로 이해하는 기자 정신.  그러니까 조선일보 기사는 100% 오보인 것'이다.  오보라면 정정 보도와 함께 피멍 든 피해자 가족에게 사과를 해야 마땅하지만 그런 낌새는 보이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1등 신문인 조선일보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신문의 품격이다.   

설령, 그가 작업 도중 " 딴짓 " 을 했다는 것이 " 팩트 " 라고 해도 뼈가 부서지는 고통 속에서 죽어간 청년에게 < 네 탓 > 이라고 지적할 필요가 있었을까 ?  꼬리에 꼬리를 무는 낙담. 애도보다 책임부터 따지는 언론. 왜 그렇게까지 모질 게 죽은 자를 질책해야 했을까 ?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 기자는 사회적 약자의 불행한 고통은 외면한 채 자신이 속한 조직'을 위해 그들 편에 서서 기사를 작성한 것처럼 보인다. 이것이 보수의 품격인가 ? 열아홉 청년의 죽음을 보자 켄 로치 감독이 연출한 영화 < 내비게이터, 2001년 > 가 떠올랐다.


이 영화는 " 영국 철도 민영화 이후 " 를 다룬다. 대처가 후계자로 지목한 존 메이저 총리'는 철도 민영화'를 1995년에 시작해서 1997년에 마무리했지만 결과는 재앙이었다. 1997년 급행열차와 화물열차가 충돌해 7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1999년에는 래드브로크 그로브에서 열차 충돌이 일어나 31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사고 원인은 민간 철도 기업인 " 레일 트랙 " 이 비용 부담을 이유로 자동안전장치를 설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구의역 안전문 사고도 핵심은 " 사람보다는 돈 " 이라는 사고 방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비용 절감을 위한 외주업체의 노동자 인원 감축이 주요 원인'이다.

영국 철도 민영화 이후의 흑역사를 보더라도 대형 참사'에는 인건비 절감을 위한 노동자 감축이 있었다. 이 시기에 철도 노동자는 16만 명에서 1997년 9만 2000명으로 줄어든 상태였다. 국민 생명과 관련이 있는 안전 부문의 외주화가 위험한 이유'이다. 끼니를 때울 시간마저 주지 않는 노동 환경은 외면하면서 근로자의 근태를 직면하며 쓴소리를 내뱉는 기자에게 묻고 싶다.  밥은....... 먹고 다니니 ?  너, 착한 놈인 거 안다. 그러니까 내가.......3)

 

 

딴소리      ㅣ      마음에는 없는데 인사치레'로 하는 말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하는 말이 대표적이다. " 왜 벌써 가시려구요 ? " 눈치가 없는 시어머니라면 며느리의 말에 주저앉겠지만 대부분은 빈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어쩌다 오면 손님이 되지만 자주 오면 진상이 된다. 박근혜를 보면 한편으로는 부럽고 한편으로는 부끄럽다. 남들은 내 돈 내고 여행을 하는데 박근혜는 국민 세금으로 세계 여행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국내보다 국외에 머무르는 나날이 더 많은 것 같다. 이 정도면 타자(他國)에 대한 민폐가 아닐까. 명색이 한 나라 대통령이니 오지 말라 할 수는 없는데 허구헌날, 참새가 방앗간 찾듯이 뻔질나게 귀빈이라는 이름으로 찾아오니 난처할 것이 분명하다. 부끄럽구요, 부끄럽구요. 네네.

 

​                        

1)      우리가 아무 생각없이 사용하는 < 단도직입/ 單刀直入 > 도 " 칼 들고 난장 부리겠다 " 는 뜻이다.

2)      1시간 이내에 사고 현장에 도착하지 못하면 하청(계약 乙)은 원청(계약 甲)에게 약속 위반에 따른 손해 배상을 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고 한다.  열 아홉 청년이 서둘러 안전문 밖으로 뚜벅뚜벅 걸어나간 이유에는 그 계약 조건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문득 당일 배송을 하지 않았다고 항의를 하던 내 모습과 오버랩되었다. 혹시,  내 불평이 담당 택배 노동자에게 불이익이 주어진 것은 아니었을까?  소비자로서 당연한 권리'가 누군가에게는 불이익이 되는 구조. 생각해 볼 문제'다

3)      " 너 착한 놈인 거 안다. 그러니까 내가 너 죽이는 마음 이해하지 ? "  영화 << 복수는 나의 것 >> 동진(송강호)이 유괴범 류(신하균)에게 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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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과의 품격
    from 새빨간 활 2016-06-03 13:20 
    사과의 품격 노인 한 명이 죽으면 거대한 도서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같고 청년 한 명이 죽으면 작은 우주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 문학적 표현으로 과장이 팔 할이지만 노인의 지혜와 청년의 우주'라는 비유가 틀린 말은 아니다. 선량한 시민이 억울하게 죽어나가는 것은 자본주의적 시각으로 해석해도 큰 손해'다. 조선일보는 5월 31일 자 신문에서
 
 
2016-06-02 09: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6-02 09: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6-02 0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6-02 10: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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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02 10: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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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02 10: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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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02 10: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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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02 10: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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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6-06-02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혜 누님이 체력이 좋은가 보다 해요. 적은 나이도 아닐 텐데...
이명박 보다 더 자주 나라를 비우는 것 같더군요.
아버지는 나라 비우면 안 된다고 재임 기간 어디 순방했단 소리 못 들었는데 말임다.

우리나라 거지 근성 뭐라고 하지만 갑질 근성은 정말...ㅠ

곰곰생각하는발 2016-06-02 16:15   좋아요 0 | URL
체력 나빠도 전혀 상관없죠. 비행기 안에 주치의 있겠다.
비행기 내리면 알아서 기사들이 숙소 데려다주겠다.
여행 시 신경 쓸 일 비서들이 다 하겠다..
뭐 물 한 잔 마시는 것도 다 시중 드는 사람이 하겠다..
손가락 움직일 일만 있으면 일년 내내 여행해도 불편한 점 없을 겁니다.
이걸 국민 세금으로 쑤셔박는다는 게 문제..

수다맨 2016-06-02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켄 로치 같은 사람들이 든든하고 미덥더군요.
제 친구는 켄 로치를 가리켜 매일 비슷한 얘기만 하고, 사실주의에만 완강히 얽매인 사람이라 비판을 하던데, 그럼에도 켄 로치의 작품이 지니는 위의나 가치는 절대로 얕보기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래도 야만과 억압의 시대에 살다 보니, 켄 로치 같은 사람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6-02 20:29   좋아요 0 | URL
노동 문제. 자본 착취의 형상은 각 나라마다 다를 것 같지만 사실 전세계적으로 모두 공통점 형태를 취합니다.노동문제에 집착하는 감독이니 매일 비슷한 이야기처럼 보일 것은 분명합니다. 전.. 켄로치 영화 보면서 단 한번도 그게 그거 같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늘 새로운 이야기였죠.
 
피로사회
한병철 지음, 김태환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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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 건너 빌 보듯 :

물불 안 가리고


 

                                                                                                

                                                                                                1970년 강건너 빌보드 차트 1위 곡은 사이먼 앤 가펑글의 <<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 >> 라는 팝송이었다.   피로하고 지친 당신이 작게만 느껴지고 /

당신의 눈에 눈물이 고이면 / 내가 닦아 줄게요 / 험한 물살 위에 다리가 되어 드릴게요 / 견디기 어려운 밤이 찾아올 때 / 내가 당신을 위로해 드릴게요 / 네가 당신 편에 서 드릴게요...... 한국에 << 여러분 >> 이란 가요가 있었다면 미국에는 <<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 >> 라는 팝송이 있었다. 1970년이면 오일쇼크로 전세계가 휘청거렸던 시대이니 남성 듀엣이 부르는 달달한 하모니에 피로한 대중이 응답한 모양이다. 가사를 음미하면서 듣다가 문득 19살 수리공의 죽음이 떠올랐다. 우리는 과연 험한 세상에 필요한, 야곱의 사다리를 만들 수 있을까  _  그런 낙담. 이 글은 힘과 불에 대한 이야기다.

추운 겨울에도 런닝을 하고 나면 땀이 난다. 몸은 힘(力)을 쓰면 열(火)이 발생하기 마련. 발열 현상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한자 勞 : 일할 노/로'는 이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노동자란 결국 자신의 심지(心-)에 불을 붙여 열-에너지'인 노동(勞動)을 파는 직업군'이다. 그것은 촛불과 같아서 힘(力)과 불(火)을 팔아 재화를 얻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노동자의 운명이다. 노동이 몸을 움직여서(動:움직일 동) 힘과 불을 만들어낸다는 측면에서 노동에 의한 열 에너지 생성은 운동 에너지이면서 위치 에너지의 성격을 띤다.

반면 근로(勤勞)는 노동자의 유한한 힘과 불을 최대한 착취하려는 형국이다. 한자 근(勤)에서 음에 해당되는 菫 : (노란)진흙 근'은 동물 가죽을 불에 말리는 모양으로 건조 과정에서 가죽에 바르는 흙과 불이 결합된 글자'다.  즉, 근로'라는 조합은 노동자의 힘과 불을 강화하는 성격이 짙다. 한자의 형국만 봐도 앙상한 가죽이 될 때까지 노동자의 노동을 착취하려는 모습이다.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꼴.  勞와 勤의 사전적 의미만 보아도 그 차이는 분명하다.  勞의 뜻은 < 일하다 > 이고, 勤의 뜻은 < " 열심히 " 일하다 > 이다. 기득권 세력인 자본가가 노동자를 악착같이 근로자'로 바꿔부르는 이유이고 노동자의 날을 근로자의 날로 강제하는 이유'이다.

그들이 보기에 노동자가 " 일하는 것 " 은 일하는 게 아니다. 하는 일도 없으면서 꼬박꼬박 월급만 받아간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노동자가 " 땀 흘리며 부지런히 일해야 " 노동자'답다고 생각한다.  철학자 한병철은 한국 사회를 << 피로 사회 >> 로 규정했다. 疲 : 피곤할 피에 勞 : 일할 로'이다. 한자 疲의 부수가 : 병들어 기대다' 이니 피골이 앙상한, 가죽만 남은(皮 : 가죽 피) 몸으로 병실에 누워 있는 사회'란 말이다. 근로자의 미래는 피로 사회'인 셈이다. 피로 사회는 곧 과로 사회이며 과열 사회'이다. 철학자 한병철이 과로 사회나 과열 사회'라고 명명해도 될 것을 굳이 피로 사회'라고 한 데에는

앙상한 가죽만 남은 채 병실에 누워 있는 상징성 때문에 선택한 결정이 아닐까 싶다. 근로(勤勞), 피로(疲勞), 과로(過), 과열(過), 열심(心), 열정(熱情)의 공통점은 불기운'이다. 이들 한자의 부수는 모두 불(火, 灬 ) 이다. 곰곰 생각하면 한국 사회를 작동시키는 에너지는 불기운'이다. 노동의 가치는 폄하되고 근로의 가치가 숭앙받는 사회이며, 삶의 목표는 열심히 하는 것이다. 또한 열정은 올바른 청년을 상징하는 키워드'이다. 우리는 단 한번도 < 열심히 살아야 된다 > 거나 < 열정을 불태워라 > 라는 문장을 의심한 적이 없다. 삶은 열심히'라는 부사가 수식해야 가치가 있고 열정은 불태워야 멋있다.

하지만 그것은 소진일 뿐 생성이 아니다. 차가운 물은 떨어지면 위치 에너지(수력발전소)를 발생하고 뜨거운 불은 화력 에너지(화력발전소)를 발생하지만, 전자는 재생이 가능하지만 후자는 재생이 불가능하다. 다 타버린 불쏘시개는 재생산되지 않고 재로 남는다. 19살 수리공은 끼니를 챙길 시간도 없어서 연장을 담는 가방 속에 컵라면과 숟가락을 챙겼다고 한다. 끼니를 챙길 시간도 없이 땀 흘려 일을 하니 자본가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모범적인 근로자상'이다. 그에게 돌아온 것은 쇄신(碎身)이었다. 뼈를 가루로 만들고 몸을 부순다는 뜻으로,  정성으로 노력한다는 의미인 (분골)쇄신은 역설적으로 문자 그대로 쇄신'이 된 것이다.

불꽃 투혼(한화)이라는 말로 포장된 과잉 근로 예찬의 결과는 참담할 뿐이다. 김성근은 근로를 예찬하는 상징적 인물이다. 휴식보다는 훈련을, 실수에는 징벌을 내리는 감독이다. 이기기 위해서는 물불 안 가리는 감독으로도 유명하다. 그런 그가 한국의 모범적 리더'란다. 김성근이 박근혜와 악수를 나눈 장면은 상징적이었다. 병든 사회, 불 보듯 뻔한 결과'였다. 불보다는 물이 필요한 사회'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은 온실 가스'가 아니라 노동자를 한갓 불쏘시개로 생각하는 근로 사회'가 만든 결과가 아닐까 싶다.  물불 안 가리는 사람은 되지 말자.  불을 보면 강 건너 불 보듯 하지 말고 끄읍시다. 물과 불은 가립시다, 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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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01 09: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6-01 09: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syo 2016-06-01 11: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물이 필요한 사회ㅠ 정말 공감합니다. 물이라고는 온통 눈물밖에 없는 사회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6-01 16:17   좋아요 0 | URL
정말 물이 필요한 사회입니다. 피해자 어머니의 기자회견문 읽으면 정말...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만화애니비평 2016-06-01 13: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곰발님 보러 서울이나 놀러갈까나

곰곰생각하는발 2016-06-01 16:16   좋아요 0 | URL
놀러오시기 전에 연락주십시오. 막걸리 한 잔 해야죠..

2016-06-01 16: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6-01 18:15   좋아요 0 | URL
일정 조율되면 말씀하십시오. 장소는 뭐... 그때 그 막걸리집 아시죠 ? 유진식당 거기로 정하고... 시간만 조율하십시다요.. 저 핸폰은 정지된 상태여서 통화가 불가능합니다. -_- ; 요즘 날씨, 유진식당에서 한 잔 하기정말 좋은 날씨입니다... 대환영 ~~

cyrus 2016-06-01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 한화 광고 멘트가 ‘나는 불꼬치다(나는 불꽃이다)’라고 들려서 팬들이 조롱하던 기억이 납니다. 미운 놈 계속 보면 정드는 것처럼 요즘 한화 경기를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제 삼성 넥센 전 안 보고 한화 SK 경기를 봤어요. 사실 어제 삼성 선발 웹스터라서 이길 거라고 생각 안했거든요. SK 선발 김광현을 내리는 경기를 보면서 안 좋아할 수가 없더군요. 삼성 넥센 3연전 끝나면 한화와 3연전인데 이러다가 한화한테 스윕패 당할 것 같습니다. 롯데보다는 한화가 도깨비팀 같습니다. 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6-01 18:04   좋아요 0 | URL
아. 이 색휘들 갑자기 잘하네요. ㅎㅎㅎ
하지만저는 그닥 희망은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팀 평가할 때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팀 방어율인데... 한화가 연승을 달린 데에는 공격력 때문 아니겠습니까. 투수진은 붕괴된 것이 맞습니다. 선발진 붕괴된 팀이 잘된 거 전 보질 못해서.. 하튼.. 삼-한 경기 때 삼성 열렬히 응원하겠습니다..

yamoo 2016-06-01 17: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근로(勤勞), 피로(疲勞), 과로(過勞), 과열(過熱), 열심(熱心), 열정(熱情)의 공통점은 불기운`이다. 이들 한자의 부수는 모두 불(火, 灬 ) 이다. 곰곰 생각하면 한국 사회를 작동시키는 에너지는 불기운`이다.

정말 탁견이십니다!

하지만 그것은 소진일 뿐 생성이 아니다. 차가운 물은 떨어지면 위치 에너지(수력발전소)를 발생하고 뜨거운 불은 화력 에너지(화력발전소)를 발생하지만, 전자는 재생이 가능하지만 후자는 재생이 불가능하다. 다 타버린 불쏘시개는 재생산되지 않고 재로 남는다.

아, 참으로 맛난 문장들입니다.

역시, 곰발 님은 까는 글에 빛을 발합니다! 이런 글에는 촣아요가 몰빵으로 달려야 하는데 말이지욤^^


곰곰생각하는발 2016-06-01 18:07   좋아요 0 | URL
늘쌍 좋게 생각해 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좋게 말해서 불기운이지 국민을 석탄으로 생각하는 놈들입니다.
국가 동력을 국민 석탄으로 보충하려는....

조선일보 어제 기사 보셨습니까.
사고 원인은 19살 노동자가 전화 통화를 하고 있었다고.. 그래서 사고가 난 것이라고..
이거 오늘 반박 기사 나왔더군요.

통화는 사고 당시가 아니라 희생자가 사고 전에 회사와 연락한 것이라고..
명백한 오보죠. 사과의 말도 없네요. 죽은 사람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고 하다니...

2016-06-01 19: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6-01 19: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6-01 19: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6-01 19:56   좋아요 0 | URL
종로 2가에서 알라딘 중고 서점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시간을보내셔도 됩니다...

그럼 그때 뵙도록 하겠습니다..

2016-06-01 2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6-02 09:56   좋아요 0 | URL
올 사람도 없습니다. 네이버 이웃 거의 다 이웃 해제한 상태라...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 !

 



                                                                                                        화통을 삶아먹어야 기차는 달리고, 불이 있어야 쇠를 녹여 도구를 만들고,  태양이 있어야 꽃은 피고, 꽃이 피어야 꽃 핀다고 술 한 잔 하고, 꽃이 져야 꽃 진다고 술 한 잔 하다 보면 뜨거운 사랑이 싹 트는 법.   어머, 오빠 몸이 불덩이 같아요. 기승전열 ! 열이 있어야 에너지가 발생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36.5도의 항온성을 유지하는 불씨'를 몸에 담고 있어야 움직일 수 있다. 불씨가 있어야 불꽃이 되니까.

에너지 소모가 극심한 운동을 하고 나면 몸이 뜨거워지는 이유도 사람은 열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클래식 - 좀비'가 행동이 느린 이유1) 불씨가 꺼진 차가운 몸 상태(시체)라는 데 있다. 만약에 좀비가 땀을 흘린다면 그것은 더 이상 좀비'가 아니라 굴비'여, 그려 안그려 ?    불한당(不汗黨)이라는 재미있는 단어가 있다. 영화 << 넘버3 >> 에서 송강호(조필)가 자세히 설명해서 유명해진 단어다. 아니 불(不), 땀 한(汗), 무리 당(黨)으로 이루어진 낱말로 일은 하지 않으면서 남 괴롭히는 일을 일삼는 파렴치한 잔당들이라는 뜻이다.  사전적 정의에 의하면 유한계급(有閑ㅡ)도 불한당에 속한다.

여기서 < 유한 > 은 有限 : 기한 한' 이 아니라 有閑 : 한가할 한' 이다.  이들이 땀을 빼는 곳은 일터가 아니라 사우나, 헬스장, 모히또'다. 시간은 많고 할 일(노동)은 없고 세계는 넓고 갈 곳은 많으니 " 모히또 가서 몰디브 한 잔 " 하는 족속이 탄생하게 된다.  땀 흘려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인 무산(無産ㅡ) 계급 입장에서 보면 속터지는 풍경2) 이다. < 열심 > 이라는 단어도 따지고 보면 " 열 " 과 관련이 있다,  더울 열(熱)에 마음 심(心)이니 말이다.  心을 불태우는 행위가 바로 열정'이다.  유한계급은 무산계급'에게 < 열심 > 을 강조한다. 기업 이미지 광고'를 봐도 < 열 - 찬양 > 이다(꼴마초 군대 문화의 전형을 보여주는 한화 기업'이 불꽃 투혼이라는 문구로 이미지 광고를 하는 것은 꽤나 상징적이다. 왜 한국 청년들은 불꽃처럼 투혼을 발휘하다 소멸되어야 하나).

열심히 일한 당신은 (여행을) 떠나도 좋다거나, 땀 흘린 당신이 아름답다거나,  아름다운 열정이 보기 좋다고 강조한다. 모히또 가서 몰디브 한 잔 하는 족속이 땀을 예찬하니 웃기는 꼴이다.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면 모히또 가서 몰디브 한 잔 하는 여유는 부리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 열심 > 이라는 단어가 참 엿같다.  노동자는 적당히 일한 권리가 있다.  불한당이 노동자에게 열정 따위 운운하며 땀을 예찬하니 괜히 불한당 소리 듣는 게 아니란 생각이 든다. 열역학 제1법칙에 따르자면 에너지는 형태가 변할 뿐 사라지거나 생성되지는 않는다. 즉, 열 에너지는 소모적이다. 열정을 태우는 것은 촛불을 태우는 것과 같아서 열을 많이 낼수록 심지는 그만큼 줄어드는 것,

 

열정적인 삶을 산 사람이 박명하는 이유도 어쩌면 열이 유한(有限)하다는 사실에 있는 것은 아닐까 ?   그래서 열심히 사는 것을 강조하는 사회를 볼 때마다 딴지를 걸고 싶다. 일해야 먹고 사는 사회이니 < 열심히 일해라 > 는 당위'에 딴지를 걸 생각은 없지만 < 열심히 살아라 > 라는 정언'에는 딴지를 걸고 싶다. 일은 일터의 영역이고 삶은 집터의 영역이다. 집에서마저 심지에 불 붙여 열정적인 삶을 살아야 할까. 집에서만큼은 불 붙은 심지를 끄고 모히또 가서 몰디브 한 잔 하는 상상을 꿈꾸며 여유를 즐길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행복도 부지런히 뛰어야 얻을 수 있는, 열과 관련된 결과'다.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좋은 남편이 되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좋은 아내도 마찬가지'요, 좋은 자녀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욕망을 타자에게 투영한 결과가 모범적 역할 대상'이다. 모범적 역할 놀이가 제대로 굴러갈 때 행복한 가정이 된다. 그런데 이상적인 행복을 얻기 위해서  상대에게 역할 모델을 강요하게 되면 역효과'가 발생하게 되리라는 사실도 계산에 넣어야 한다. 상대가 롤 모델에 실패하게 될 경우 옆집 남편은, 아랫집 아내는, 윗집 아들은, 친구 며느리는...... 으로 이어지는 잔소리가 시작되는 것이다.  열심히 살 필요 없다. 적당히 살아야 한다. 행복도 마찬가지'다. 

 

적당히 살아야 한다. 행복도 마찬가지'다.  열심, 열정, 투혼, 근로3), 행복 따위는 모두 열 - 에너지와 관련이 있다. 에너지는 생성되지 않는다. 한국 사회는 피로 사회'다. 노동을 무시하고 근로를 찬양하는 사회이다보니 과열/과로에 빠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인지도 모른다.  DON'T TRY. 애쓰지 마라. 찰스 부카우스키의 묘비명이다 ■

 





덧대기4)

 

 

구의역 희생자의 母

 

 

바쁘신 와주신 와중에 우리 아이 이야기를 들으러 온 기자들에게 감사한다. 제가 엄마이기 때문에 용기를 내야 한다고 해서 왔다. 한 가지 부탁한다. 동생이 있다. 동생이 상처로 다치지 않도록 사진과 목소리 변조 부탁한다. 원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뭐가 필요하겠는가. 아들이 살아서 제 곁으로 왔으면 좋겠다.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우리 아들을 살려 달라. 저는 지금도 우리 아이가 온몸이 부서져 피투성이로 안치실을 있다는 것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 회사 측에서 지킬 수 없는 규정을 만들어놓고 그것을 우리 아이가 지키지 않아 그 과실로 죽었다고 한다. 죽은 자가 말이 없다지만 너무 억울하다.

 

메트로 설비 차장이 저희를 찾아와서, 보고하지 않아서 우리 아이의 과실이라고 말했다. 전찰 운항 중에 작업하면 죽는다는 걸 가장 잘 아는 게 정비기술자인데 어느 정신 나간 사람이 키를 훔쳐서 규정을 지키지 않고 그 위험한 작업을 하겠나. 우리 아이는 입사 7개월의 20살이다. 우리 아이가 잘못한 것은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배운 대로, 시킨 대로 했을 뿐이다. 규정을 지키지 않아 개죽음을 당했다니요? 간절히 부탁하고 싶어서 이렇게 섰다. 제발 부탁한다. 힘이 없어서 저희가 여론에 기댈 수밖에 없다. 우리 아이 잘못이 아니라는 걸 밝혀 원한을 풀고 보낼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우리 아이를 확인하라고 해서 (안치실에) 들어갔는데 머리카락이 피로 떡이 져 있고 얼굴이 퉁퉁 부어 있고 뒷머리가 날아간 시체가 누워있었다. 20년을 키운 어미가 그 아들을 알아볼 수가 없다. 저 처참한 모습이 우리 아들이 아니다. 길을 가다가 뒤통수만 봐도 알아볼 수 있는 아이인데. 아무리 들여다봐도 알 수가 없다. 뒤통수가 날아가 있는 시체가 절대 우리가 아이가 아니라고, 절대 아니라고 믿고 싶은데, 짙은 눈썹과 옷가지가 있는데. 그날 입고 나간 옷이 맞다. 어느 부모가 아이를 잃고 살아갈 수 있겠는가, 우리 아이가 죽는 날 나도 죽었다. (울음)

 

 

눈을 감아도 아이 얼굴이 기억이 안 난다. 마지막에 봤던 처참한, 찢어진 모습만 떠오르고 전동차에 치이는 모습이 떠오른다. 제 심장이 저 지하철 소리같이 계속 쿵쾅거린다. 혼자 얼마나 두려웠을까, 무서웠을까. 3초만 늦게 문을 열었더라면. 그 얼굴을 볼 수가 있는데. 제 남은 인생은 숨을 쉬고 있어도 죽은 그런 삶을 살겠지만 그래도 부모로서 우리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명예회복밖에 없다. 간절히 부탁한다. 우리 아이 살아서 돌아올 수 없다면 우리 아이 잘못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히고 싶다. 저도 우리 아이를 보내주고 싶다. 하지만 이렇게 억울하게 보낼 수는 없다.

 

 

제가 이 자리에서 뭐하는 것인지(울음) 아직 빈소도 마련하지 못했다. 차가운 안치실에 저희 아이가 있다. 제발 아이를 떳떳하게 보낼 수 있도록 도와달라. 힘도 없고 백도 없는 부모로서 이렇게 부탁하는 게 전부다. 죽은 아이에게 미안하지 않도록. 차라리 팔다리가 끊어진 것이라면 제가 수발을 들어주며 살 수 있다. 어미로서 할 수 있는 게 억울함을 풀어주는 것밖에 없다.

 

 

우리 아이를 기르면서 책임감 있고 반듯하라고 가르쳤다. 우리 아이 잘못 큰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둘째는 그렇게 가르치지 않을 것이다. 책임감 있고 반듯하게 키우지 않겠다. 책임자 지시를 잘 따르면 개죽음만 남는다. 산산조각난 아이에게 죄를 다 뒤집어 씌웠다. 둘째는 그렇게 할 수 없다. 첫째를 그렇게 키운 게 미칠 듯이, 미칠 듯이 후회가 된다.

 

 

우리 아이 겉모습은 무뚝뚝하지만 속 깊고 착한 아이였다. 그 나이에도 엄마에 뽀뽀하며 힘내라고 말하는 곰살맞은 아이였다. 대학을 포기하고 공고를 가며 돈을 벌겠다고 스스로 선택했다. 장남으로 책임감으로 공고를 가서는 우선 취업해 가정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했다. 대학은 나중에 가겠다고 했다. 그때 진짜 말렸으면 정말…. (울며 한동안 말을 못함)

 

 

취업을 하고 백만원이 조금 넘는 월급을 받고는 적은 월급 쪼개서 지난 1월부터 적금을 5개월, 백만원씩 다섯번 부었다. 동생 용돈을 주는 착한 아이였다. 끼니를 걸러가며 일하고 그걸 혼자 견디고 집에 와서는 씻지도 못할 만큼 지쳐 쓰러져 잤다. 힘든 내색하지 않고 그 직장에 다녔다. 안전장치도 하나 없는 환경에서 끼니를 굶어가며 일했다. 솔직히 얘기를 했다면 부모로서 당장 그만두라고 했을 것이다. 백만원이 뭐라고 당장 그만두라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장남으로 책임감이 있어서 부모가 걱정하고 그만두라고 할까봐, 조금만 더 참으면 공기업 직원이 된다는 희망으로 참았나보다. 차라리 책임감 없는 아이로 키웠다면 피시방을 가고 술이나 마시는 그런 아이였다면, 그런 아이였다면 지금 제 곁에 있을 것이다. 왜 책임감을 쓸데없이, 왜 그렇게 지시에 고분고분하라고, 회사에 들어가면, 회사 다니면 상사 얘기를 들어야 한다고 말했는지. 그렇게 안하면 잘리잖아요. 왜 그렇게 얘기했는지 그런 게 다 후회가 된다. 더 잘해주지 못한 게 한이 된다.

 

 

 

아이 친구들이 찾아왔다. 졸업하고 친구들끼리 여행갈 계획을 세웠는데 우리 아이가 주말에 일하니까 시간을 맞출 수가 없었다고 한다. 다음에 간다고 우리 아이는 못 간다고 했다고 한다. 그 내용도 저는 몰랐다. 친구들 내용을 듣고 보니까 또 부모를 위해 여행을 못 간 건가 싶고. 그런 이야기를 하면 제가 속상할까봐 말을 안 했을 것이다. 살아있다면 우리 아이가 속이 깊다고 표현하겠지만 가슴이 찢어진다. 사고가 난 다음날이 우리 아이 생일이다. 다른 날도 아니고. 태어난 날. 그날 잘 갔다오라고, 올 때 케이크라도 사서 식구들과 축하해준다고 말했는데. (울음)

 

 

이것은 말이 안 된다. 죽은 당일에도 보니까 하루종일 굶고 시간에 쫓기며 일했을 뿐이다. 근데 우리 아이가 잘못해서 죽은 거라니 너무 불쌍하고 억울하고 원통하다. 유품이라고 그 회사에서 갈색 가방을 병원에서 받았다. 가방을 처음 열었다. 학교 다닐 때만 검사한다고 가방을 열어봤지 처음 열어봤다. 왜 거기에 사발면이 들어있나. 여러 가지 공구와 숫가락이 함께 있다. 비닐에 쌓인 것도 아니고. 그 사발면은 한끼도 못 먹어서 그걸 먹으려고 했던 것인데. 나중에 정신 차리고 생각해보니 그것도 먹지 못하고 죽은 것이다. 그것도 먹지 못하고. 그냥 대기하다가 그것이라도 먹고 출동하려고 숟가락을 그 공구와 함께 섞어놓았다. (울음) 우리 아이가 무슨 잘못을 했나. 규정을 어겼다니요. 무슨 규정을 어겨서 배를 곯아가면서 왜 그렇게 했나. 19살짜리가 임의로 그렇게 했다는 게 말이 안된다. 시킨 것은 자기들인데 규정을 어긴 것은 우리 아이라니.

 

 

제발 억울함을 밝혀달라. 한창 멋 부리고 여자친구 사귈 나이에 죄를 뒤집어쓰고 원통하게 보낼 수 없다. 다른 사람들은 운이 좋아서 살아 있는 게 아니다. 동료가 안부를 물으며 전화해서, 제가 “정말 아줌마는 너 그만두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 시점에도 지하철은 돌아가고 2인 1조로 내보지 않고 혼자만 내보내고 누군가 계속 죽어가고 있다. 죽은 아이 잘못이라니. 정말 엄마가 용기 내서 이렇게 말한다. 간곡히 부탁한다. 다른 것 필요 없다. 살아올 수 없지 않나. 사흘 못 봤는데 너무 보고 싶다. 군대 가거나 유학 갔다고 생각하라고 한다. 그렇게 생각하며 몇 년 참을 수 있지만, 군대 가면 휴가라도 나오고 유학 가면 영상통화로 볼 수가 있다. 저는 평생 아이를 볼 수가 없다. 우리 식구를 모두를 죽여놓고 아이 원통함이라도 풀어달라.

 

 

우리 아이 잘못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저희 아이만 죽이는 게 아니다. 진실을 알아주고 원통함을 풀어달라. 우리 아이 얼굴만 보여줬지만 뒤통수 날아간 것이 아니라는 것 안다. 팔이 다리도 부서져서 없고…. 어제 구의역 사진이 인터넷에 나왔는데 저한테 안 보여주려고 하는데 언뜻 봤다. 유리창이 다 깨져 있고 피투성이더라 (울음) 제발요. 부탁 좀 드린다. 우리 아이 제발 차가운 데서 꺼내서 보내줄 수 있도록 제발 부탁한다. 저희 아이 잘못 아닌 것 알고 있지 않나. 정말 부탁드린다, 정말 부탁드린다. (울음)

 

 

 

 

 


 

​                                  


1)   개인적으로 행동이 재빠른 좀비물을 좋아하지 않는다.

2)   유한계급은 돈 주고 땀을 빼고, 무산계급은 돈 받고 땀을 빼는 계급이다.

3)   근로자(勤勞者)와 노동자(勞動者)는 같은 뜻을 가진 낱말이지만 다르다. 근로자는 " 땀 흘리며 부지런히 일(勤: 부지런한 근)해라 " 에 방점이 찍힌 단어이고, 노동자는 " 움직이다(動) " 에 방점이 찍힌 것이다.  노동자의 평균 노동량이 1이라면 근로자는 2'이다. 정부가 노동자의 날을 근로자의 날'이라고 고쳐쓰는 이유이다. 근로자는 불한당의 욕망이 투영된 단어'이다.

4)   우리가 믿어 의심치 않는 열정에 대한 가치'는 사실 자본가가 노동자에게 요구하는 가치'일 뿐이다. 열정이 미화되어서는 안 된다. 구의역 희생 노동자의 가방 속에는 컵라면 한 개와 숟가락 한 개가 여러 장비와 함께 뒤섞여 있었다고 한다. 밥 먹을 시간마저 주지 않는 노동 환경인 것이다. 마트 노동자도 마찬가지다. 캐셔는 화장실을 자유롭게 다닐 수 없어서 물을 최대한 마시지 않으려고 한다는 기사를 접한 적 있다.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조차 무시하는 자본가가 과연 열심히 일하라, 고 말할 자격이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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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31 1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5-31 12:02   좋아요 1 | URL
그 옛날 새마을 표어를 보십시오. 근면, 성실. 정직.... 이게 다 알고 보면 사장 입장에서 좋은 겁니다. 자기들은 불한당이요 유한계급이면서 노동자에게만 조낸 땀 흘려라. 얼굴이 못생겨도 땀 흘리며 일하는 모습 보면 조낸 멋있어.. 이러고 다닙니다. 근로자에서 한자 勤은 일하다에 방점이 찍힌 것이 아니라 ˝ 부지런하다 ˝ 에 방점이 찍힌 한자입니다. 그들 눈에는 그냥 일하는 것은 성에 안 차는 것이죠. 일하는 것의 2배 노동량. 즉 부지런히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그러니 노동절을 죽어라 하고 근로자의 날이라고하는 것이고.... 언제부터 근로자의 날이 되었나를 보면 답은 나오죠.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아마도 이명박 때부터 노동자의 날 대신 근로자의 날이라고 개정했을 겁니다. 얼마나 명백한 저의입니까..

마립간 2016-05-31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구성원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좋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이상적인 행복을 얻기 위해서 상대에게 역할 모델을 강요하게 되면 역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 적당히 살아야 한다.

제가 최근에 생각했던 `The imperfect could be perfect.`라는 명제가 `정상 우주론`이 불가능한 것과 같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유지되지 않고 찰나로 존재하는 상태 ...

곰곰생각하는발 2016-05-31 12:06   좋아요 0 | URL
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서로 완벽해지려면 그만큼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이게 꽤 피곤한 상태를 만듭니다. 어떤 완벽함에 대한 추구를 좀 버렸으면 합니다. 불행한 사람은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하는데 그럴수록 불행한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반면 행복한 가정에서 자란 사람은 굳이 행복해지기 위해 의식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일상이었으니 말이죠..

stella.K 2016-05-31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지 못한 열등감 때문에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선진국이 되지 못해도 좋으니 공기나 좋은 나라에서 살고 싶습니다.
우리나라가 공기의 질이 최하위라잖아요.
아직도 환경부와 산업자원분지 뭔지하고 계속 이 문제 땜에 싸우고 있고.
열을 내서 일하면 그만큼 공기는 더 안 좋은 건데 그걸 모르네요. 그죠?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5-31 14:04   좋아요 0 | URL
이번 구의역 희생 노동자를 보니 가방에 컵라면과 숟가락이 있었다고 하죠 ?
밥 먹을 시간도 없는 겁니다. 마트 노동자도 마찬가지`죠.
화장실을 갈 수 없어서 일부러 물을 안 마신다고 하죠.
기본 시간마저 지켜주지 않으면서 과연 이 사회가 노동자에게 열심을 강요해야 할까요.
한국 노동자보다 더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 있으면 나와보라고 하십시오.

우리는 열심, 열정 따위의 가치를 너무 숭앙하는 사회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16-05-31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답게 살고 싶습니다.... 잘때 자고, 해질때까지는 일하고, 제때 밥먹고, 내새끼랑 하루에 한시간이라도 놀아줄 수 있고, 가끔 이웃들이랑 노래도 부를 시간이 있었...... 아 눈물나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5-31 16:24   좋아요 0 | URL
글쎄 말입니다. 저녁이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에 항상 되돌아오는 것은 놀고 먹는다거나 경제가 어려운데 헝그리 정신이 부족하다거나.... 언제까지 이 짓을 반복해야 하는 것인지....

수다맨 2016-06-01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 노동과 거리가 먼 사람들 중에서 ˝근로 예찬론˝을 제창하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노동은 사실 외면하고 싶은, 통증에 다름아닌 것인데 말입니다.
구의역에서 사고 당한 청년의 명복을 빕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6-01 16:18   좋아요 0 | URL
오늘 , 어제인가요. 조선일보 기사 읽었습니까 ? 피해자가 사고 당시 전화 통화를 해서 기차가 오는지 몰랐다고
즉.... 구조적 문제보다는 개인의 과오 탓이라고.. 하지만 팩트는 사고 당시 전화를 통화한 기록이 없다고 하네요... 과연 조선일보가 이 오보에 대해 사과를 할까요 ? 궁금합니다..

수다맨 2016-06-02 19:48   좋아요 0 | URL
기사를 약간은 정정해서 내기는 했는데, 오보에 대한 사과는 없는 것 같습니다.
조선일보, 뱀 같은 신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론직필의 소임을 저버린지 너무나 오래이지요...

yamoo 2016-06-01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오늘 쓰신 글의 이번 버전이 여기 있군요!

이번 지하철 스크린 도어 사고는 일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사고인 거 같습니다. 병든 조직 속에 상시적으로 도사리고 있는 위험의 뇌관이 터진 것일 뿐...사고가 지금까지 안 나고 있었던 게 신기할 뿐입니다. 조만간 대형 사고가 터질 듯해서 지하철 타기가 좀 두렵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6-01 18:09   좋아요 0 | URL
네,, 아무래도 글이 좀 미진하다 싶어서 말이죠..
메뉴얼이 있으면 뭐합니까. 지킬 수 없는 메뉴얼이면 있으나 마나죠..
안그렇습니까? 안전 문제를 외주화해서 대형 사고가 난 경우가 바로 영국 기차 사건이죠...
대처가 대부분 국철을 기업에 팔면서 인건비를 줄였는데 여기에는 안전 문제도 외주화..
결국 대형 사고가 발생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