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해왔던 교리교사를 때려치울때, 맘이 좀 씁쓸하긴 했지만 반년동안 주일에 미사 한시간만 하고 집으로 돌아와 퍼지게 자거나 어머니와 함께 미사참례하고 집으로 돌아와 쉬는 기분도 꽤 좋았기에 이제는 그 옛날에 어떻게 그리 오랜 시간을 교리교사하며 살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주임신부님께 뱉어놓은 말도 있고, 중등부교리쌤이 애들이 많아 혼자 하기 힘드시다고 해서 이번학기부터 보조교사로 도와주기로 했다. 대표교사에게도 미리 말을 해 놨는데 개학이 되어가는 시점에도 아무런 얘기가 없어 - 성당에서 2주전부터 마주쳤음에도 불구하고! - 오늘 주일학교 개학이라고 해서 그냥 나갔다. 사실 아무런 연락이 없으니 잠정적으로 내 도움이 필요하지 않은가 라는 판단을 하고 가지 말까..싶기도 했지만 그래봐야 욕들어 내쳐질 것은 나일뿐이니 그냥 나갔다. 

내가 먼저 얘기하기 전에 대표교사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아무튼 오늘 참 할말이 많았는데.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니까. 

교사회합도 끝나고 꼬박 반나절이 다 지나가버렸고 그냥 돌아오려는데 마침 보좌신부가 들어온다. 평소 인사성없는 나와 또 마찬가지로 인사성 없는 보좌신부는 인사를 할리가 없고 한발 더 나아가 아예 없는 사람처럼 쌩무시다. 교사회합이 막 끝나고 그 자리에 못보던 사람이 있으면 대부분 누군지라도 물어볼텐데. 거기에다 대표교사도 보좌신부와 농담이나 하고있다. 

내가 뒤쪽에서 손짓으로 나를 보좌신부에게 인사시키라고 세번이나 눈치를 줘야 말을 꺼낸다. 그건 우리 두린 대표교사의 성격이려니..치고 넘어갈 수 있지만. 대뜸 보좌 신부의 입에서 나온 소리는 좀 기분이 나쁘더라. 아니, 교리교사를 하기 전에 실무자와 면담을 하는건 어쩌면 당연한거다. 하지만 '실무자'라고 한다면 그건 교사이지 보좌신부는 아니지. 

면담을 하고, 내부적으로 교사들이 회의를 하고. 그런것은 다 이해를 하겠다. 아무나 교리교사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인데, 문제는 내가 오랜 경력이 있는 교사임에도 불구하고 자질논의를 하겠다 라는 표현을 '아무나' 하고 싶다고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표현했다는 것에 내 기분이 화악 상했다는거다.  

어쩌면 그 이전에 '아무때나 나가고 싶다고 나가고 아무때나 들어오고 싶다고 들어오고 아무나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그런게 아니다'라는 표현을 해서 더 기분이 나빴는지도 모르겠어. 그냥 통상적으로 교사를 받아들이기 전에 면담을 하고 교사회에서 내부논의를 하여 교사의 자질을 이야기하거나 교사회의 화합을 깨뜨리지 않을 사람인지 얘기한다는 느낌이었다면 그리 기분나쁘지는 않았을것이다. 

새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이미 개인사정으로 교사를 못한다고 얘기를 했고 행사계획과 예산안까지 다 올려놓고 대표교사선출까지 다 끝내고 교사를 관둔건데. 아무때나 나가고 싶다고 나간 교사가 되어있다는 것이 불쾌해진것이다. 수도자나 사제는 자기 맘에 안드는 평신도를 쉽게 짜르면서, 평신도는 맘에 안드는 수도자나 사제와 일하기 싫다고 하는게 잘못이냐,라는 일차적인 생각을 넘어서 주일학교 교사회의 의견과 기존의 방식을 거부하면서 자기 뜻대로 하는 보좌신부가 '아무나' 운운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오랜만에 만난 아이들은 변함없이 지난주에 만난 아이들처럼 그냥 웃으며 인사를 하고 평소와 다름없이 인상쓰며 툴툴거리고 학교성적 얘기하고... 그렇게 똑같은데 상관없는 사람들이 막 걸고 넘어뜨리고 있다. 이미 사명감 같은 건 헌신짝처럼 내던진지 오랬으니 굳이 할 필요 없어,라고 생각하니 맘이 편하기는 하지만. 

다음 주 면담을 하자고 했으니 무슨 말을 꺼낼지 기대가 된다. 주임신부님께 약속한 일이기 때문에 온 것이기도 하고, 중등부쌤이 도와달라고 개인적으로 요청하기도 했으니 왔을 뿐 굳이 내가 교사회에 들어가는 것이 탐탁치않다면 기꺼이 관둬줄 수 있다고 시니컬하게 얘기해주고 싶지만 보좌신부 성격을 보아하니 내가 그런 말을 꺼내기도 전에 먼저 짜를듯한 분위기다. 별로 알고 지내고 싶지도 않아. 보좌신부에게 나에 대한 선입견이 있다면 나는 그보다 더한 선입견이 있으니 말이다. 빈첸시오회보다 경제인회를 더 좋아하고 아이들에게 관심이 없으며 본인은 기억못하겠지만 우리 사무실에 와서 대뜸 돈도 없냐면서 비품구입 좀 하고 낡아빠진 사무실 좀 뜯어고치라는 말을 내뱉았을 때 뭐 저런게...라는 생각을 했었어. 댁은 돈이 많고 부족함이 없어서 쉽게 다 바꿔버리라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우리도 돈이 없어서, 새것이 좋은 걸 몰라서 그냥 참고 사는게 아니거든. 아, 구질구질하게 왜 이런 글을 쓰고 있는걸까. 

자질을 논할 자격이 없는 자가 자질 운운하는 것이 정말 심각하게 기분나빴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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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내년엔.. 잊을 수 있는가
    from 놀이터 2010-09-05 23:56 
    세월이 약..이라고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희미해지는 기억이 있는것과 비례하여 세월의 흐름에 더욱 또렷해지는 기억도 있기 마련이다.  에둘러 얘기하기는 했지만, 예상대로 - 너무 예상대로 흘러가서 오히려 우스워진, 교리교사 건은 무산됐다. 짧게 줄여서 한마디로 하자면 '교리교사는 필요없다'의 뜻인데 그 뿌듯해하는 신부의 얼굴이란.  오늘 오전의 기분으로는 앞으로 더이상 교리교사를 하면 안되겠구나 였다. 이 더러운 기분으로, 열심히
 
 
 

 

 

 

 

 

 

 

점심먹고 사무실에서 졸다가 잠도 깰 겸 물을 한 잔 마시고 있었다. 차가 오히려 몸의 수분을 줄인다는 얘길 누군가에게 들은 후 굳이 차를 마시고 싶은 기분이 아닐때는 그냥 생수를 맹숭하게 마시고 있는데... 
갑자기 내게 '책 주문할 것 없어요?'하고 묻는다. 얼떨결에 그냥 '당분간 책 주문 안할건데요'라고 대답하니 '세 잔의 차'를 읽었는지 묻는다. 읽지도 않았고 갖고 있지도 않다고 하니 자기가 읽고 싶다며 책 주문할 일이 있으면 같이 해달라고 한다. 

그러고보니 엊그제 책주문 한 이후 당분간 어느정도의 책을 다 읽기전에는 이제 신간도서는 구입하지 않겠다고 결심을 했지만 바로 어제도 새로나온 책을 둘러보면서 뭘 보관함에 담을까 궁리한 것이 생각났다. 나의 기억은 시시때때로 내 맘대로 변하는가보다. 이제는. 

 

내가 낭기열라의 책을 이야기하는 것이 조금 꺼려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쩔건가. 그들이 펴낸 책이 나를 실망시킨적은 없다. 나는 낭기열라만이 아니라 신간도서가 나오면 왠만한 내 취향이 아닌 도서를 제외하고는 그냥 구입하는 편이다. 당장 급하게 읽어야할 필요가 없다고 하더라도 이 세상의 좋은 책들을 제대로 집어내어 번역하고 출판해주는 낭기열라나 아고라나 북스피어 같은 작은 출판사들이 계속 살아남아 있어줘야 내가 더 좋은 책을 읽을 수 있을 것 아닌가. 사실.. 책이 나오자마자 환호하며 구입했지만 3년은 묵혀두고 있는 책도 있지만 그리 후회...할 일은 아니다. 책을 사두기만 하고 읽지 않고 있다는 걸 부끄러워할뿐. 

어쨌거나 그래서 낭기열라에서 드.디.어 버림받은 천사들이 나왔다. 책을 당장 주문..하려고 했지만 나 역시 덤을 좋아하고 이벤트 상품을 좋아하는지라 금요일부터 이벤트를 시작한다고 하니 기다리고 있다. - 이렇게 기다리고 있건만 당분간 책 주문을 할 일이 없을꺼라니. 이런 거짓말쟁이가 따로 없다.  

 

일단 보관함에 담아뒀지만 그림수다는 나중에 읽을 기회가 생길 것 같고 다른 두권은 조만간 받아서 읽게 될 책이다.
집에 있는 읽지 못한 책을 다 읽고 신간도서를 읽는 것은 절대적으로 무리라고 생각하지만, 어느 정도는 자제를 하고 일단 소장하고 있는 책의 반쯤은 허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어쩔껀가. 새로운 책의 속도는 나의 느린 책읽기 속도로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다. 그러니 이쯤에서 솎아주는 책읽기가 필요할텐데 아직까지는 그럴 능력과 자제심이 없다. 어릴때는 ... 아마 새로운 책을 살 돈이 없어서였겠지만 집에 있는 책을 다섯번 열번 계속 읽어도 재밌기만 하던데 이제는 정말 재미있는 책을 두번 읽기가 힘들다. 그래 책읽기에 대해 스스로의 정화작업이 필요한데 아직까지는 정신없이 같이 달려가고만 있는것이지. 

가끔은 책읽기말고 다른 놀이를 찾아보자..싶지만 그래봐야 영화, 드라마 보기. 아, 그러고보니 누군가에게 블러디 먼데이 시즌2가 나왔단 얘길 듣고 요즘 날마다 보고 있다. 만화책...이 있던데 이것도 원작이 만화일까? 가볍고 코믹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소재로한 일드만 봐서 그런지 블러디먼데이를 처음 봤을때 상당히 새롭..던데 이것 역시 만화가 원작이라면...음.... 

집에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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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0-08-27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분간 책 주문 안할건데요' 당분간은 사실이잖아요^^
 

 

 

 

 

 

 

 

 

뭐.. 노벨상을 탔다고해서 그닥 관심을 갖게 되지는 않았다. 원래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품은 재미는 없..으니까. 아니, 파리대왕은 재미있었어. 책을 다 읽은 다음 몇년이 흐르고 나서야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는 걸 알았을뿐이지만. 

어쨌거나 헤르타 뮐러. 그녀의 글은 오히려 '노벨상'이라는 것 때문에 좀 더 손해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그녀의 방한 일정에 맞춰(서겠지?) 문학동네에서 책을 우르르 쏟아냈다. 물론 이 책들을 진즉에 주문했어야 하는건데, 제주도 당일배송이 새로 생겼길래 아침 열시전에 주문하려고 용을 쓰다가 결국은 오늘도 놓치고... 내일은 기필코 시간내주문을 해야겠다. 나도 책 주문하고 하루만에 좀 받아보자고...ㅡㅡ;;;  

여름이라..(사실 뭐 봄에는 춘곤증, 여름엔 무기력증, 가을엔 식곤증 등등등으로 항상 핑계는 많지만) 낮시간에 책읽기는 거의 졸음을 넘은 단잠의 상태에 빠져드는지라 사무실에 혼자 있는 걸 기회로 책 정리를 시작해봤다. 

 영원의 아이는... 리뷰를 써야겠어. 사실 추리소설 마니아들이 찾을만한 대단한 미스터리가 있는 책인가 싶었는데 아무런 정보가 없었던만큼 그 감동은 더욱 컸어. 십년전에 쓰여진 이 작품의 이야기들이 지금도 이 지구상 어딘가에서 되풀이되고 있을것이라 생각하니... 슬프다. 그 책을 읽고나니 다른 책을 선뜻 집어들기 힘들었는데 다치바나 다카시와 사토라는 인물의 대담으로 엮인 책 이야기, 지의 정원은 괜찮을 것 같아서 집어들었다. 그런데 생각했던 방향이 아니라 적잖이 실망.. 아니, 당황하고 있다. 어쩐지 이 책 읽기가 더 버거울 것 같아. 오히려 조선의 그림 수집가들을 먼저 읽을 걸 그랬나? 

 

왠지 재미있을 것 같아서 서평도서로 신청해 받은 책과 또 왠지 재미있을 것 같아서 읽고 싶어 이 책을 노리고 누군가를 등처먹듯이(ㅡ,.ㅡ) 받은 책이다. 특히 우울한 코브 마을의 모두 괜찮은 결말은 책표지가 생각보다 훨씬 더 맘에 들어서 괜히 빨리 읽고 싶어지는 책이지. 이번주내로 다 읽을 계획인데... 계획대로 될까? 

 

이책들은 지금 책상위에 쌓여있는 책들이다. 바야흐로 여름은 여행의 계절...이라지만! 휴가를 다녀온 나는 그저 책을 읽을 수 있을뿐이고! 겨울에 또 어딘가로 떠나고 싶지만... 물론 어딘가,에는 동유럽이 1순위를 차지하고 있고 어머니 모시고 가려면 가까운 일본으로(가까운 곳은 일본뿐이더냐 ㅠ.ㅠ) 갈수밖에 없는 처지이지만. 참말로 세상은 넓고 시간과 돈은 없는것이 현실이니.    

하지만 또한 넓은 세상에 책은 많고 책만큼은 그래도 조금 많이 읽을 수 있으니... 이 책들은 조만간 내게 들어올 책들. 그런데 여행책으로 이어지다가 뜬금없는 버스트와 카사노바 살인사건은 또 무엇인가. 흠, 흠흠,,, 

 

 

 

 

 
사무실 책상 밑에 있는 박스를 슬쩍 열어보고 타샤 할매의 크리스마스 이야기책을 발견하고 도대체 이 박스는 언제적부터 그냥 박혀있었던걸까...생각했다. 이제 이 박스도 묵혀놓고 1년이 지나가고 있는거 아냐, 라는 생각을 하는데 한순간 바람이 되어라가 한권밖에 없다. 아, 뭔가 이상해 라고 생각하며 아예 밑으로 주저 앉아 책상밑을 살펴보니... 박스가 세개나 있다!
으악! 

물론 다 읽고 누군가에게 주려고 놔둔 책도 있지만 분명 저 안에는 새 책도 있을꺼야,라는 생각을 하니... 뭔가 정리가 안된다. 어쩔건가. 박스를 그대로 못본척 슬그머니 밀어놓고 책상위에 꺼내놓은 저 8권의 책이라도 정리를 하기 위해 열심히 읽어야지. 사무실 정리는 이것으로 끝내고 지금부터 책읽기 시작. ;;; 

 

 덧. 책이 쌓였어도 주문할 수 밖에 없는 책들은... 이런 책들. 오늘 드디어 당일택배를! 오옷, 사뭇 기대된다,라고 하고 싶지만 어쩐지 당연히 오늘 내로 받지는 못할 것 같고. (배송장에도 퇴근시간 이후에는 그냥 내일 배달해 달라고 남겼으니..보시겠지?;;;)
그래도 책 주문하고 담날 바로 받는것도 어디냐. 목요일 주문했는데 재수없으면 그 담 주 목요일 책을 받기도 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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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0-08-18 1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무실 책상 밑에 있는 박스가 세개ㅋㅋㅋ 완죤 공감입니다~
요즘 회사가 택배를 과도하게 받는걸 제재하는 바람에 이젠 집에 박스가 막--;

chika 2010-08-19 11:21   좋아요 0 | URL
저는 택배회사, 우체국 아저씨들, 우리 동네 직원들...모두에게 소문나부렀어요 ㅠ.ㅠ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사무실로 받아야 해요. ㅉ
(사실대로 고백하자면 정말 커다란 박스 하나에 보통 일고여덟권 주문할 때 오는 박스가 세개에 댓권주문할때 오는 박스 하나 그리고 박스에 담아놓지 못한 책이 여섯권, 책상위에 열권, 뒤쪽 개인 책꽂이에 스무권정도...하하하하하하하하 사무실에 제 책이 수십권 있군요 ㅠ.ㅠ)

ChinPei 2010-08-19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악! 일 할 틈이 없어질 정도로 열심히 읽으셔야 되네요.

chika 2010-08-19 11:22   좋아요 0 | URL
네. 열심히 책 읽다가 틈틈이 일하겠습니다! 사무실에서 이거 알면 큰일인데요...^^;;;
 

컴을 새로 샀는데 이놈의 컴이 카드결제를 다 막아놨다. 

내일 영화본다고 지금 할인권을 넣고 예매를 하는데 안심클릭이고 안심결제고.. 카드를 바꿔가면서 프로그램을 재설치하면서 기를 쓰고 덤벼도 안된다. 짜증이 나서 컴을 부숴버릴 것만 같은. 

뭐가 문제지? 앞으로도 계속 카드 결제가 안되면 항공권 구매도, 도서 구입도, 이도저도 다 안되는데. 

도대체 이유가 뭐냐? 한시간 넘도록 같은 짓만 되풀이 하고 있는 중. 도저히 못참겠다. 

 

 

아니, 진짜 왜 안되는거예요? 아시는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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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10-08-15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화벽문젠가 싶어서 그것도 해제하고 했는데 여전히 안되네요. 왜 다른 컴퓨터에서는 안심클릭이 제대로 실행되는데 이건 안되는거지요?

Kitty 2010-08-15 0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윈도우 7인가요? 윈도우 7에서 처음에 꼬이면 그렇더라고요.
뭘 잘못만졌는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안심클릭 카드 결제가 안돼요.
방화벽 문제는 아닌거같고 카드 번호 넣으려면 그 번호를 encrypt??(암호화)해서 임시 저장해야 하는데 그게 권한 부여가 안된다나 뭐라나 (무슨 말인지 저도 모릅니다 ㅠㅠ) 회사 전산실에 맡겨도 잘 모르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컴 산지 6개월이 넘었는데 아직도 뭐 사려면 다른방에 있는 컴퓨터로 갑니다 ㅠㅠ

조선인 2010-08-15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당 프로그램 삭제하시고 레지스트리에 남아있는 거까지 다 삭제하셔야 해요. 카드사에 전화하면 알려줄 겁니다.

반딧불,, 2010-08-16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프로그램 에러나면 그러더라구요.
아마도 원8로 바꾸라고 압력넣는 겁니다. 저도 7쓰는데요.
몇가지 하면 되더라구요. 전 아예 하드 밀고 다시 깔았어요. 어차피 백업해야 할 시점이기도 했구요.
자바랑 무슨 프로그램이랑 충돌일어나면 그렇다고 누가 그러더이다ㅠㅠ;
 

  

산주산겐도. 내부촬영은 금지라 밖에서 건물만 찍었는데... 마당 한귀퉁이에 사진촬영금지 푯말이 있었다. 내부촬영금지를 뜻하는 것인지 건물 자체를 촬영하면 안된다는 것인지 모르겠더라. 어쨌든 사진은 다 찍고 난 후 발견한건데 어쩔꺼야. 

확실히 산주산겐도는 볼만했고, 좀 더 천천히 살펴본다면 더 많은것을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는데 잘 알지는 못하겠더라. 워낙에 일본 문화에 대한 정보는 만화를 통한 것이 많아서 같이 간 친구가 원피스에 나오는 천둥신 그림에 그려진 것과 똑같은 형상의 불상을 가리키면서 그 뜻을 얘기해주고...우린 그저 그렇게 간헐적으로 알고 있는 상식수준의 지식을 나눴을뿐.

 

  

박물관 한곳쯤은 가보고 싶었는데, 한친구가 쓰루패스를 분실해서 그거 찾느라 또 못찾아서 다시 구입하러 교토역을 댕겨오느라 시간이 없어서...라는 핑계도 있었지만 한참 보물전에다가 특별전은 추가 가격도 있고.. 박물관 입장료가 너무 비싸서 쉽게 들어가질 못했다. 제일 시간이 많았던 나라 박물관의 특별전은 입장료가 천오백엔. 어찌보면 그리 비싸지 않은건지도 모르지만... 기본적으로 일본의 보물이 우리의 보물보다 나을 거 하나 없다는 우리의 통일된 의견으로 박물관은 이렇게 스치며 통과. '박물관(건물)을 보긴 봤어'라는 것으로 서로를 위로했.....었나?

 

 

  

 

 

 가장 가보고 싶은 곳 한곳만 꼽으라고 했을때 얘기했던 키요미즈데라. 그곳에서 바라본 교토의 전경은... 역시! 

그리고 그곳 무대에서는 죽을 각오를 하고, 라고 했지만 교토 천년의 여행에서 읽은 것처럼 뛰어내린다고 다 죽지는 않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정도의 용기는 분명히 필요할만큼의 높이이기는 했어. 

우스개처럼 올라가는 길에 키요미즈데라의 무대에서 죽을 각오를 하고 뛰어내리는 것이 아니라 죽을각오로 올라가야 하는 거 아니냐며 헉헉거리며 올라갔다. 전날 나라 고베지역을 엄청나게 걸어다녔고(집에 돌아왔더니 발바닥에 군살이 박여있을만큼이었다 ㅠ.ㅠ) 쿄토에서 조금이라도 더 보기위해 아침부터 서둘러 뛰어다녀서 조금 지치기도 했고, 너무 더워서 땀을 길바닥에 뿌리며 다니기도 해서 힘들었단 말이지. 

사진... 찾기가 귀찮아서 같이 안올리는데, 나는 키요미즈데라에서 세줄기의 물을 다 마셨다. 역시 욕심이 많은게다. 책에는 그 물마저 돈을 받더라..라고 했는데 돈 안받더라. (다른곳으로 착각하고 있는건가? 책 찾아보고 글 쓰려고 했는데, 역시 정리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올리니... 이런 부정확한것이. 흠, 흠흠,,,)
아무튼 친구녀석은 같이 사진찍으려고 나를 옆에 두고 한줄기만 마시고 내려가려고 하는 걸 내가 붙잡고 '물줄기마다 다른 뜻이 있을걸?'했더니 굳이 또 세줄기의 물을 다 받아마셨다. 물이 시원하지 않았다면 그냥 시늉만 내고 갔을텐데 일단 물이 시원했고, 물 맛도 비슷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세번째 물줄기의 맛이 제일 좋았던 것 같다. 올라가면서 흘린 땀을 보충하느라 물 한바가지는 마신듯.

 

 

덤으로 키요미즈데라를 내려오다가 이곳에서 빵과 빙수를 사 먹었다. 수많은 가게가 있었지만 빙수 가격은 대부분 삼백오십엔인데 친구가 '저 밑에  이백오십엔 하는 곳 있었어요!'라고 외쳐서 그냥 내려가다가 발견한 가게. 점심도 못먹은 상태라(키요미즈데라에서 내려온 시간이 거의 다섯시쯤?인지라) 배가 고프기도 하고 맛있어 보이기도 하고 그냥 들어가서 사 먹었는데, 먹고 나서 보니 꽤 알려진 맛집인 듯. 아무튼 우리가 가게 바로 앞에서 맛있게, 정말 맛있게 먹어줘서 우리 앞에는 손님이 하나도 없었지만 우리 뒤로 갑자기 사람들이 줄을 서며 사 먹기 시작했다..라고 믿는다. 정말이다! 

 

  

 

 

 

 

   

 

 

 

 

 

 

간사이 지역에 대한 정보는 그냥 인터넷으로 뒤지기도 했고, 오사카 주유패스 정보를 살펴보면서도 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가장 맘에 들었던 건 역시 교토에 대해 수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책인데, 일본에서 만난 지인이 3주동안 교토를 봤지만 다 못봤다고 하는 말을 끄덕이며 이해할 수 있었다. 

 

 

 

 

 

 

 

  

 

 

 

안도 다다오의 빛의 교회, 우키요에 미술관, 데즈카 오사무 월드... 역시 오사카에 있다.
지붕뚫고 하이킥으로 인해 '글로 배웠습니다'가 엄청 웃긴 코미디가 되었지만 나는 이 모든 것을 글로 알게 되었다. 안도 다다오의 빛의 교회는 좀 외각지역으로 가야하는데 우리가 가려고 한 날이 마침 수요일이라 개방하지 않는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포기했던 곳. 데즈카 오사무 기념관은 교토역에도 있고 오사카 지역에도 있다고 하는데, 역시 그곳도 교토역에 쓰루패스를 사러 가면서 잠깐 들려 기념촬영만 하고 나왔다. 데즈카 오사무의 산문집 아톰의 슬픔을 읽다보면 블랙잭이 무척 궁금해진다. 여유..가 생기면 블랙잭을 꼭 읽어볼꺼다. (마침 카드 청구서가 날아왔는데 여행경비에다가 지난 달에 구입한 컴퓨터 기타등등등... 담 달까지 어떻게 살아가나..걱정이다 ㅠ.ㅠ)

 

아무튼 우키요에 책을 읽어서 오사카의 우키요에 미술관에도 가볼 수 있었다. 나를 뺀 나머지 일행은 모두 우키요에라는 말을 처음 듣는다더군. 조금 기대를 했는데 작품이 그리 훌륭하지는..... ㅠ.ㅠ
그래도 직접 작품을 보니까 많이 봤었던 거라 알겠다면서 일본의 판화를 우키요에라고 부르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하니 소득은 있었지. 고급 일본어를 공부중이라는 신부는 작품설명을 읽더니 한자가 너무 어려워 잘 모르겠다며 공부가 많이 모자라다는 걸 깨달았다 하니 역시 배움의 길은...... 

========== 더 많은 사진과 더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약속시간이 되어가니 이쯤에서 끝내야겠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다른 사진과 이야기와 책으로.... 

아아, 어쨌거나 이번 여행에서 새삼 생각하게 된 건, 환율이 좋을 때 면세품 실컷 사고 이박삼일정도 오사카로 먹거리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많겠구나 싶더라. 나는 교토에만 정신이 팔려 다른 곳의 정보를 제대로 모르고 갔는데 좀 더 알았다면 싶을때가 많았다. 나라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었고, 명품거리가 즐비했던 고베는 왜 관광지일까 싶었는데 역시 쇼핑과 패션.
제주도 사람이 많다는 오사카가 시끌벅적한 민생이 보이는 곳이라고 한다면 고베는 깔끔한 거리가 왠지 권력을 누리던 자들이 치외법권 지역을 만들어내어 경계선을 지어놓은 듯한. 그래서 고베의 옛 건물과 옛 영사관 어쩌구..하였던걸까 싶어 그냥 할일없이 헤매다 오사카로 휭하니 돌아와버렸다. 여유롭고 우아하게 야경을 즐기며 식사를 할만한 돈도 없는 가난한 민생은 그저 오사카로... (물론 저녁에 오사카에서 약속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어쨌거나 교토는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다. 

 

======참! 교토여행에 많은 도움을 주신 알라디너 친페이님,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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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0-08-14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교토 댕겨오셨군요~~ 세 물줄기 다 마셨으면 물배가 쫌 더 나왔겠당. 나두 가구 싶다...가구 싶다.

하늘바람 2010-08-14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전 이번주 수요일까지 제주 있었는데 님 생각 많이 났어요
교토 다녀오셨군요

ChinPei 2010-08-16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사히 다녀오셔서 다행이었어요. 저도 님덕분에 페이퍼의 테마를 얻을 수 있어 감사해요. ^^

pjy 2010-08-16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쿄토 댕겨오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