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먹고 사무실에서 졸다가 잠도 깰 겸 물을 한 잔 마시고 있었다. 차가 오히려 몸의 수분을 줄인다는 얘길 누군가에게 들은 후 굳이 차를 마시고 싶은 기분이 아닐때는 그냥 생수를 맹숭하게 마시고 있는데... 
갑자기 내게 '책 주문할 것 없어요?'하고 묻는다. 얼떨결에 그냥 '당분간 책 주문 안할건데요'라고 대답하니 '세 잔의 차'를 읽었는지 묻는다. 읽지도 않았고 갖고 있지도 않다고 하니 자기가 읽고 싶다며 책 주문할 일이 있으면 같이 해달라고 한다. 

그러고보니 엊그제 책주문 한 이후 당분간 어느정도의 책을 다 읽기전에는 이제 신간도서는 구입하지 않겠다고 결심을 했지만 바로 어제도 새로나온 책을 둘러보면서 뭘 보관함에 담을까 궁리한 것이 생각났다. 나의 기억은 시시때때로 내 맘대로 변하는가보다. 이제는. 

 

내가 낭기열라의 책을 이야기하는 것이 조금 꺼려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쩔건가. 그들이 펴낸 책이 나를 실망시킨적은 없다. 나는 낭기열라만이 아니라 신간도서가 나오면 왠만한 내 취향이 아닌 도서를 제외하고는 그냥 구입하는 편이다. 당장 급하게 읽어야할 필요가 없다고 하더라도 이 세상의 좋은 책들을 제대로 집어내어 번역하고 출판해주는 낭기열라나 아고라나 북스피어 같은 작은 출판사들이 계속 살아남아 있어줘야 내가 더 좋은 책을 읽을 수 있을 것 아닌가. 사실.. 책이 나오자마자 환호하며 구입했지만 3년은 묵혀두고 있는 책도 있지만 그리 후회...할 일은 아니다. 책을 사두기만 하고 읽지 않고 있다는 걸 부끄러워할뿐. 

어쨌거나 그래서 낭기열라에서 드.디.어 버림받은 천사들이 나왔다. 책을 당장 주문..하려고 했지만 나 역시 덤을 좋아하고 이벤트 상품을 좋아하는지라 금요일부터 이벤트를 시작한다고 하니 기다리고 있다. - 이렇게 기다리고 있건만 당분간 책 주문을 할 일이 없을꺼라니. 이런 거짓말쟁이가 따로 없다.  

 

일단 보관함에 담아뒀지만 그림수다는 나중에 읽을 기회가 생길 것 같고 다른 두권은 조만간 받아서 읽게 될 책이다.
집에 있는 읽지 못한 책을 다 읽고 신간도서를 읽는 것은 절대적으로 무리라고 생각하지만, 어느 정도는 자제를 하고 일단 소장하고 있는 책의 반쯤은 허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어쩔껀가. 새로운 책의 속도는 나의 느린 책읽기 속도로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다. 그러니 이쯤에서 솎아주는 책읽기가 필요할텐데 아직까지는 그럴 능력과 자제심이 없다. 어릴때는 ... 아마 새로운 책을 살 돈이 없어서였겠지만 집에 있는 책을 다섯번 열번 계속 읽어도 재밌기만 하던데 이제는 정말 재미있는 책을 두번 읽기가 힘들다. 그래 책읽기에 대해 스스로의 정화작업이 필요한데 아직까지는 정신없이 같이 달려가고만 있는것이지. 

가끔은 책읽기말고 다른 놀이를 찾아보자..싶지만 그래봐야 영화, 드라마 보기. 아, 그러고보니 누군가에게 블러디 먼데이 시즌2가 나왔단 얘길 듣고 요즘 날마다 보고 있다. 만화책...이 있던데 이것도 원작이 만화일까? 가볍고 코믹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소재로한 일드만 봐서 그런지 블러디먼데이를 처음 봤을때 상당히 새롭..던데 이것 역시 만화가 원작이라면...음.... 

집에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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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0-08-27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분간 책 주문 안할건데요' 당분간은 사실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