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주산겐도. 내부촬영은 금지라 밖에서 건물만 찍었는데... 마당 한귀퉁이에 사진촬영금지 푯말이 있었다. 내부촬영금지를 뜻하는 것인지 건물 자체를 촬영하면 안된다는 것인지 모르겠더라. 어쨌든 사진은 다 찍고 난 후 발견한건데 어쩔꺼야. 

확실히 산주산겐도는 볼만했고, 좀 더 천천히 살펴본다면 더 많은것을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는데 잘 알지는 못하겠더라. 워낙에 일본 문화에 대한 정보는 만화를 통한 것이 많아서 같이 간 친구가 원피스에 나오는 천둥신 그림에 그려진 것과 똑같은 형상의 불상을 가리키면서 그 뜻을 얘기해주고...우린 그저 그렇게 간헐적으로 알고 있는 상식수준의 지식을 나눴을뿐.

 

  

박물관 한곳쯤은 가보고 싶었는데, 한친구가 쓰루패스를 분실해서 그거 찾느라 또 못찾아서 다시 구입하러 교토역을 댕겨오느라 시간이 없어서...라는 핑계도 있었지만 한참 보물전에다가 특별전은 추가 가격도 있고.. 박물관 입장료가 너무 비싸서 쉽게 들어가질 못했다. 제일 시간이 많았던 나라 박물관의 특별전은 입장료가 천오백엔. 어찌보면 그리 비싸지 않은건지도 모르지만... 기본적으로 일본의 보물이 우리의 보물보다 나을 거 하나 없다는 우리의 통일된 의견으로 박물관은 이렇게 스치며 통과. '박물관(건물)을 보긴 봤어'라는 것으로 서로를 위로했.....었나?

 

 

  

 

 

 가장 가보고 싶은 곳 한곳만 꼽으라고 했을때 얘기했던 키요미즈데라. 그곳에서 바라본 교토의 전경은... 역시! 

그리고 그곳 무대에서는 죽을 각오를 하고, 라고 했지만 교토 천년의 여행에서 읽은 것처럼 뛰어내린다고 다 죽지는 않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정도의 용기는 분명히 필요할만큼의 높이이기는 했어. 

우스개처럼 올라가는 길에 키요미즈데라의 무대에서 죽을 각오를 하고 뛰어내리는 것이 아니라 죽을각오로 올라가야 하는 거 아니냐며 헉헉거리며 올라갔다. 전날 나라 고베지역을 엄청나게 걸어다녔고(집에 돌아왔더니 발바닥에 군살이 박여있을만큼이었다 ㅠ.ㅠ) 쿄토에서 조금이라도 더 보기위해 아침부터 서둘러 뛰어다녀서 조금 지치기도 했고, 너무 더워서 땀을 길바닥에 뿌리며 다니기도 해서 힘들었단 말이지. 

사진... 찾기가 귀찮아서 같이 안올리는데, 나는 키요미즈데라에서 세줄기의 물을 다 마셨다. 역시 욕심이 많은게다. 책에는 그 물마저 돈을 받더라..라고 했는데 돈 안받더라. (다른곳으로 착각하고 있는건가? 책 찾아보고 글 쓰려고 했는데, 역시 정리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올리니... 이런 부정확한것이. 흠, 흠흠,,,)
아무튼 친구녀석은 같이 사진찍으려고 나를 옆에 두고 한줄기만 마시고 내려가려고 하는 걸 내가 붙잡고 '물줄기마다 다른 뜻이 있을걸?'했더니 굳이 또 세줄기의 물을 다 받아마셨다. 물이 시원하지 않았다면 그냥 시늉만 내고 갔을텐데 일단 물이 시원했고, 물 맛도 비슷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세번째 물줄기의 맛이 제일 좋았던 것 같다. 올라가면서 흘린 땀을 보충하느라 물 한바가지는 마신듯.

 

 

덤으로 키요미즈데라를 내려오다가 이곳에서 빵과 빙수를 사 먹었다. 수많은 가게가 있었지만 빙수 가격은 대부분 삼백오십엔인데 친구가 '저 밑에  이백오십엔 하는 곳 있었어요!'라고 외쳐서 그냥 내려가다가 발견한 가게. 점심도 못먹은 상태라(키요미즈데라에서 내려온 시간이 거의 다섯시쯤?인지라) 배가 고프기도 하고 맛있어 보이기도 하고 그냥 들어가서 사 먹었는데, 먹고 나서 보니 꽤 알려진 맛집인 듯. 아무튼 우리가 가게 바로 앞에서 맛있게, 정말 맛있게 먹어줘서 우리 앞에는 손님이 하나도 없었지만 우리 뒤로 갑자기 사람들이 줄을 서며 사 먹기 시작했다..라고 믿는다. 정말이다! 

 

  

 

 

 

 

   

 

 

 

 

 

 

간사이 지역에 대한 정보는 그냥 인터넷으로 뒤지기도 했고, 오사카 주유패스 정보를 살펴보면서도 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가장 맘에 들었던 건 역시 교토에 대해 수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책인데, 일본에서 만난 지인이 3주동안 교토를 봤지만 다 못봤다고 하는 말을 끄덕이며 이해할 수 있었다. 

 

 

 

 

 

 

 

  

 

 

 

안도 다다오의 빛의 교회, 우키요에 미술관, 데즈카 오사무 월드... 역시 오사카에 있다.
지붕뚫고 하이킥으로 인해 '글로 배웠습니다'가 엄청 웃긴 코미디가 되었지만 나는 이 모든 것을 글로 알게 되었다. 안도 다다오의 빛의 교회는 좀 외각지역으로 가야하는데 우리가 가려고 한 날이 마침 수요일이라 개방하지 않는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포기했던 곳. 데즈카 오사무 기념관은 교토역에도 있고 오사카 지역에도 있다고 하는데, 역시 그곳도 교토역에 쓰루패스를 사러 가면서 잠깐 들려 기념촬영만 하고 나왔다. 데즈카 오사무의 산문집 아톰의 슬픔을 읽다보면 블랙잭이 무척 궁금해진다. 여유..가 생기면 블랙잭을 꼭 읽어볼꺼다. (마침 카드 청구서가 날아왔는데 여행경비에다가 지난 달에 구입한 컴퓨터 기타등등등... 담 달까지 어떻게 살아가나..걱정이다 ㅠ.ㅠ)

 

아무튼 우키요에 책을 읽어서 오사카의 우키요에 미술관에도 가볼 수 있었다. 나를 뺀 나머지 일행은 모두 우키요에라는 말을 처음 듣는다더군. 조금 기대를 했는데 작품이 그리 훌륭하지는..... ㅠ.ㅠ
그래도 직접 작품을 보니까 많이 봤었던 거라 알겠다면서 일본의 판화를 우키요에라고 부르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하니 소득은 있었지. 고급 일본어를 공부중이라는 신부는 작품설명을 읽더니 한자가 너무 어려워 잘 모르겠다며 공부가 많이 모자라다는 걸 깨달았다 하니 역시 배움의 길은...... 

========== 더 많은 사진과 더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약속시간이 되어가니 이쯤에서 끝내야겠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다른 사진과 이야기와 책으로.... 

아아, 어쨌거나 이번 여행에서 새삼 생각하게 된 건, 환율이 좋을 때 면세품 실컷 사고 이박삼일정도 오사카로 먹거리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많겠구나 싶더라. 나는 교토에만 정신이 팔려 다른 곳의 정보를 제대로 모르고 갔는데 좀 더 알았다면 싶을때가 많았다. 나라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었고, 명품거리가 즐비했던 고베는 왜 관광지일까 싶었는데 역시 쇼핑과 패션.
제주도 사람이 많다는 오사카가 시끌벅적한 민생이 보이는 곳이라고 한다면 고베는 깔끔한 거리가 왠지 권력을 누리던 자들이 치외법권 지역을 만들어내어 경계선을 지어놓은 듯한. 그래서 고베의 옛 건물과 옛 영사관 어쩌구..하였던걸까 싶어 그냥 할일없이 헤매다 오사카로 휭하니 돌아와버렸다. 여유롭고 우아하게 야경을 즐기며 식사를 할만한 돈도 없는 가난한 민생은 그저 오사카로... (물론 저녁에 오사카에서 약속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어쨌거나 교토는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다. 

 

======참! 교토여행에 많은 도움을 주신 알라디너 친페이님,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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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0-08-14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교토 댕겨오셨군요~~ 세 물줄기 다 마셨으면 물배가 쫌 더 나왔겠당. 나두 가구 싶다...가구 싶다.

하늘바람 2010-08-14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전 이번주 수요일까지 제주 있었는데 님 생각 많이 났어요
교토 다녀오셨군요

ChinPei 2010-08-16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사히 다녀오셔서 다행이었어요. 저도 님덕분에 페이퍼의 테마를 얻을 수 있어 감사해요. ^^

pjy 2010-08-16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쿄토 댕겨오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