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를 설립한 환경운동가의 일원이었던 왓슨이 공격적이라는 이유로 그린피스에서 퇴출당한 후 설립한것이 그린피스보다 더 급진적이고 공격적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한 시셰퍼드라고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그린피스와 시셰퍼드 모두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고 보며.
해적은 해적으로 잡는다는 단체의 신조에도 자경정신이 담겨있다...

*****

환경운동가들이 점점 더 과격해지고 있다는 느낌이었지만. 그들에게는 지금이 전쟁과 같은 위기의 시기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대한 이해가 되기시작하고있다. 지구의 역사에 있어 인류문화의 유산이란것 역시 보잘것 없는 것 일수있으니.








샘사이먼호의 선원 몇 명이 서류판을 들고 천둥호의 어획량을 계산했다. 시셰퍼드가 이렇게 작성해 최종적으로 인터폴에 넘긴기록에는 자망의 포획 실태가 상세히 실렸다. 어망에 걸린 해양생물 중 이빨고기는 4마리 중 1마리 수준이었으며 나머지는 살아있어도 아무도 찾지 않는 부수 어획물이었다. 시셰퍼드 요원들은 거의 전원이 베지테리언이나 비건이었고 동물권 문제는 이들 다수를 움직이는 동기였다. 죽었거나 죽어가는 가오리와 대문어,
용물고기, 대게 등의 야생동물들을 그물에서 풀어내는 일은 감정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힘든 작업이었다. 몇몇은 눈물을 흘렸고 몇몇은 구토를 했지만 보통 하루 열두 시간씩 이어지는 작업을 멈추지는 않았다. 양망 작업이 2주차에 접어들었을 땐 선원들가운데 3분의 1이 등허리의 통증 때문에 진통제를 먹고 있었다.
진 빠지는 작업에 더해 종종 구역질나는 상황도 발생했다. 이빨고기의 무게는 마리당 110킬로그램이 넘는데, 샘사이먼호 선원들이 배 위로 어망째 끌어올린 이빨고기가 썩기 시작한 것이다. 부패 과정에서 사체 내부에는 가스가 쌓였고 팽만한 몸으로어망에 눌린 물고기가 갑판에 내던져지면서 일부가 터져버렸다. - P36

왓슨은 1970년대 초에 환경운동가 20여 명과 함께 그린피스Greempace를 설립했다. 그러나 그린피스 이사회는 뉴펀들랜드에서일어난 사건으로 인해 1977년에 왓슨을 제명했다. 바다표범 사냥에 항의하는 그린피스 활동가팀을 이끌게 된 왓슨이 한 사냥꾼의모피와 몽둥이를 물에 던져버리며 상대와 격하게 맞붙었던 것이다. 그린피스는 왓슨이 취한 행동이 지나치게 공격적이라고 보고그를 단체에서 퇴출했다. 왓슨은 곧장 시셰퍼드를 설립해 그린피스보다 더 급진적이고 공격적인 단체라는 이미지를 구축했다.
두 단체의 역사에서 내가 매력을 느낀 부분은 비록 차이는 있을지언정 무법의 바다에서 이들이 모두 독보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정부 기관이든 다른 기관이든 그 어떤 단체도그들처럼 공해를 정기적으로 순찰하며 위법 행위를 단속하는 일을 하지 않았다. 정도의 차이는 있었으나 그린피스와 시셰퍼드모두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고 보았다. 범죄자를 저지하기 위해서라면 법의 테두리 밖에서 활동할 용의가 있었다. 유일한 문제는 그 테두리에서 얼마나 멀리 벗어날 생각이냐는 것이었다. - P41

왓슨은 미국 시셰퍼드의 수장 자리와 단체의 대표 선박인 스티브어윈Steve Irwin 호의 선장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나 있었다."
그렇지만 도망자 신분인 탓에 일이 계속 꼬였다. 왓슨을 재구속하는 대로 관할국에 인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일본이 시셰퍼드의 재원을 다 써도 모자란 어마어마한 액수의 법정 공방을 개시해둔 상황이었다. 2017년 10월 기준 왓슨 앞으로는 일본과 코스타리카 경찰이 제기한 혐의와 선박 충돌 건으로 두 건의 국제체포 영장이, 그러니까 인터폴의 적색 수배서가 발부되어 있었다. 왓슨이 천둥호를 추적하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었다. 인터폴 적색 수배자가 바다의 자색 수배자를 쫓고 있었으니말이다.
단체로서 시셰퍼드의 관심은 미묘한 법률상의 문제보다는 세계의 해양 생태를 보전하고자 자신이 ‘직접 행동‘이라 명명한 수단을 활용하는 데 있었다. 불법 어획을 일삼는다고 판단되는 일본 포경선을 비롯한 여러 선박을 지난 수십 년에 걸쳐 수십 차례들이받아온 단체였다. 이들은 그림을 고친 해적기와 해양용 위장, 2차 세계대전 때 사용됐던 폭격기를 닮은 뱃머리의 상어 아가리로 만천하에 열의를 드러냈다. ‘해적은 해적으로 잡는다‘라는단체의 신조에도 자경정신이 담겨 있었다.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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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무해한 이슬람 이야기 - 천의 얼굴을 가진 이슬람 문명의 위대한 모험
황의현 지음 / 씨아이알(CIR)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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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무해한'이라는 표현에서 왠지 모를 신뢰가 생기기 시작하는 마음은 이미 편견에 사로잡힌 것일까?

뜬금없는 이야기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이 물음을 마음에 담고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 오히려 이슬람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이슬람 그 자체에 대한 이해를 하기 위해 집중하게 된다. 


'대체로 무해한 이슬람 이야기'는 이슬람의 탄생에 대한 역사적인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아니, 지금까지 오랫동안 알려져 온 확실한 역사의 기록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수정주의 역사학자들의 이야기로 시작을 하고 있다. 이슬람이 종교화 되는 시기와 이유가 명확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수정주의 역사학자들의 주장이 다 맞는다고도 하지 않는다. 이렇게 모호한 이야기로 시작을 하고 있다는 것 때문에 처음 이 책을 읽기 시작할 때는 저자가 도무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알 수 없었는데 책에 집중해 읽기 시작하면서 그 두리뭉실함이 조금씩 명확해지는 느낌이다. 

실례로 한가지를 언급하자면, "'이슬람의 평화적 정복, 이슬람의 폭력적 본질' 이라는 두 문구의 형용모순"(100)이라는 표현을 언급할 수 있다. "정복이 전적으로 평화적이고 관용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쪽이나 정복을 위해 굶주린 광신도들의 일방적 파괴와 학살로 규정하는 쪽이나 모두 정복이라는 다면적이고 복잡한 사건을 지나치게 단순화한다는 점에서는 서로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101)

그 위대한 인류의 문화유산이라 일컫는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이슬람이 파괴했다는 것조차 순니파의 정치적인 이용이었는데 현대에 와서는 오히려 기독교의 공격대상이 되는 일화라는 글은 우리가 역사를 바라볼 때 자신의 관점에서 자신이 보고싶은 것만으로 보려하는 오류에 빠지는 위험을 떠올려보게 한다. - 사실 일제의 역사왜곡에 대해서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알 수 있으리라.


새로운 이야기들을 곱씹어보면서 이슬람에 대해 또 다른 관점과 폭넓은 이해를 할 수 있어서 좋았던 책이다. 나의 경우 - 많은 사람들이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보지만 - 한손에는 칼 한손에는 쿠란,이라는 표현을 많이 들어왔었고 이슬람으로 개종을 하면 관용을 베풀어 목숨을 유지할 수 있다,는 식의 단편적인 내용만 알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는 농담처럼 인용하고 있지만 쿠란은 오른손으로 들어야 하는데 이슬람이 모두 왼손잡이가 아닌 이상 왼손에 칼을 들고 어떻게 싸움을 할 수 있단 말인가,라는 글을 읽으면서는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개종에 대한 강요 역시 종교적인 것뿐이 아니라 세금부담, 탄압과 차별에 대한 부분까지 생각을 해 봐야 하는 부분임을 깨달으면서 나름대로 이슬람에 대해 조금은 안다고 생각했었다는 착각에 빠져있었음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이제야 책의 표지에 적혀있는 "천의 얼굴을 가진 이슬람 문명의 위대한 모험"이라는 부제가 눈에 들어오는데 정말 모두가 한번쯤은 이 위대한 모험이야기를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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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2023-12-07 17: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니. 넘나 오랜만이어요!
저 지금 이 책의 북토크에 와 있어요. ㅎㅎㅎ 저자 쌤이 언니의 리뷰를 읽으셨대요 ^^

chika 2023-12-07 22:38   좋아요 0 | URL
헉. 딸기님의 오랜만이라는 인사가 반가운데, 저자님이 책리뷰를 읽으셨다고 언급하셨다니. 급 부끄러워짐 ㅜㅠ 부디 나쁜말은 아니었기를. ^^;;
 

지하드 ˝신의 길에서 행하는 투쟁˝


지하드Jihad, 즉 신의 길에서 행하는 투쟁jihad fi sabil allah˝ 은 항상 논란이 되는개념이다. 쿠란에서 말하는 지하드는 예배와 인내, 경건하고 신실한 삶 등 신을 위해 헌신하는 모든 행위를 의미하지만, 적과 불신자에 맞서 싸우는행위가 특히 강조된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중세 무슬림 법학자 대부분은 지하드를 물리적인 전투와 전쟁과 관련하여 이해했다. 지하드는 정복전쟁을 단순한 약탈이 아니라 신에 대한 의무를 수행하는 성스러운 행위로 만들었고 목숨을 잃더라도 천국에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약속을 주었다.
지하드는 아마도 알카에다와 이슬람국가 등 오늘날의 극단 이슬람주의 무장조직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개념일 것이다.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적인 테러는 그들에게는 성스러운 전쟁이다. 비무슬림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불신자로 규정한 무슬림들에 대한 테러 또한 신의 길에서 수행하는투쟁으로 정당화된다. 지하드에 관한쿠란 구절, 불신자에 대한 전쟁을 지하드로 규정한 법학자들의 전통적인 해석이 극단 이슬람주의 무장조직의행위를 정당화하는 근거가 된다는 점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내면의 악과 싸우고 선행을 추구하는 지하드, 즉 대 지하드를 무력을사용하는 지하드인 소지하드와 구분하기도 한다. 이에 따르면 ‘진정한지하드는 대 지하드이다. 따라서 극단주의 무장조직이 말하는 지하드는
‘진정한 지하드에서 벗어난, 지하드의 왜곡된 형태다. 하지만 이 주장 역시 대 지하드‘라는 개념이 10세기 이후에야 등장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무함마드가 전투에서 돌아온 무슬림에게 ˝소 지하드에서 대 지하드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는 이야기는 알바이하키Al-Bayhaqi (1066년 사가 수집한 전승에서 처음 나타나며, 수니파 법학자 대부분은 이 전승을받아들이지 않는다. 데이비드쿡David Cook은 대 지하드와 소지하드의 구분과 비폭력적인 수단을 통한 지하드라는 개념이 역사적으로 존재하기는했는지 의문을 던진다.
그러나 군사적 지하드가 곧 무분별한 폭력과 끝없는 전투를 의미하는2728것은 아니었다. 이슬람 법학이 정립되는 과정에서 지하드를 포함한 군사행위에 관한 규범도 점차 정립되었다. 지하드는 언제 선포되어야 하는가?
지하드는 곧 이슬람의 땅을 넓히기 위한 공격 행위를 말한다고 보는 학자들도 있었지만, 수프얀 알사우리Sufiyan al-Thawri (778년 사망), 말리크 이븐 아나Malikibn Anas (795년 사망)와 같이 무슬림 공동체가 외부의 위협을 받을 때에만 지하드가 무슬림의 의무가 된다고 보는 법학자들도 있었다. 극단 이슬람주의 조직의 이념에 큰 영향을 미친 이븐 타이미) Ibn Taymiyyah(1328년 사망마저도 지하드는 불신자들이 먼저 공격할 때 방어를 위한 전쟁이라고 규정했다. 쿠란에서도 무슬림은 공격을 받을 때만 맞서 싸워야 하며, 그럴때도 결코 선을 넘어서는 안된다고 말하는 구절이 있다(2장 190절). 쿠란주석학자들은 이 구절을 무슬림이 먼저 공격하는 것을 금지하는 의미로 이해했다. ˝무슬림이 먼저 비무슬림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키는 것을 금지하는구절들이 폐기되었다는 견해도 있지만, 모든 학자가 이에 동의하는 것도아니었다.
법학자들은 민간인을 공격하지 않고 고의적인 파괴와 약탈을 금지하는규범에 따라 이루어지는 정당한 전쟁인 지하드와 무차별적인 파괴와 폭력을 수반하는 히라바hirabah를 구분했다. 이에 따르면 지하드는 오직 적법한절차를 거친 통치자만이 선포하고 엄격한 규칙에 따라야 하며, 그렇지 않31은 전쟁은 히라바에 불과했다. 이런 의미에서 오늘날 극단주의 조직이 자행하는 테러 공격은 이슬람법 샤리아의 기준에서도 정당한 지하드가 아니라 불법적인 히라바인 것이다.
쿡의 주장과는 다르게 인내하고 올바른 삶을 살아가는 행위도 지하드라는 인식이 무슬림 사이에서 존재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대 지하드‘라는 말은 없었을지 몰라도 ‘칼로 수행하는 지하드jihad al-say‘와 구분되는 ‘영혼으로 수행하는 지하드ihad al-nats‘ 라는 개념도 중세 이슬람권에 존재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신학자 알가잘리Al-Ghazali (1111년 사망), 법학자 알자우지Al-Jawziyyah 1350년 사망)는 내면의 싸움과 인내를 최상의 지하드로 보았다.˝
이슬람은 폭력을 조장하는 종교인가? 쿠란은 비무슬림에 대한 폭력과적의를 말하는가? 지하드는 무슬림이 비무슬림을 상대로 벌이는 끝없는전쟁인가? 어떤 점에서는 맞다. 쿠란과 이슬람 전통 내에는 분명히 타자에대한 폭력과 적의를 정당화하기 위해 이용될 수 있는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간과하고 극단주의와 테러를 ‘진정한 이슬람‘에서 벗어난 왜곡된 모습으로 치부하는 것은 이슬람을 폭력과 야만의 종교로 단정하는 것만큼이나 위험한 해석이다. 결국 두 관점 모두 이슬람 내부에 존재하는 다양한 성격과 해석 중 원하는 것만을 선택해서 그것이 이슬람의 ‘본질‘
이라고 주장한다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이슬람의 방대한 전통에는 알카에다와 IS의 테러를 정당화하는근거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종교 간 평화와 공존, 관용과 대화를 가능하게하는 해석과 견해도 있다. 이슬람에 대한 편협하지 않은 이해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이슬람 내에 다양한 해석과 견해, 관점이 존재함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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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마시는 보이차 - 북촌 다실 월하보이의 차생활 이야기
주은재 지음 / 시공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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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는 종류를 가리지 않고 마시는 편이다. 물은 차가운 상태로 마셔야 속이 개운해지는 느낌이 들지만 차를 마실때는 따뜻하게 해서 마실 수 있고 카페인에 대한 걱정이 없다면 조금 과한 양을 마셔도 되는 것이 차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 나는 딱히 좋은 차의 맛을 잘 안다고 할 수 없는, 그러니까 물 대용으로 차를 마시곤 할 뿐이어서 큰 관심을 갖지 않았었다. 그렇지만 아무리 비루한 미각을 가졌다고 해도 역시 좋은 차는 마실 때 그 향과 맛과 목넘김조차 다르다는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어서 한번 좋은 차 맛을 느끼고 나면 그걸 쉽게 잊지는 못한다. 그래서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시간을 마시는 보이차'는 북촌에서 월하보이라는 다실을 운영하고 있는 주은재님의 차와 관련된 일상의 이야기를 곁들인 차 에세이라고 할 수 있다. 차의 종류나 맛있게 우리는 방법, 다관의 종류뿐 아니라 부록으로 사계절에 맞춰 계절에 어울리는 티 큐레이션을 담고 있어서 일상의 에세이뿐만 아니라 보이차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 차에 대한 접근을 쉽게 할 수 있는 길잡이 책으로도 좋은 책이다. 


차를 마시는 여유로움과 몸의 피를 맑게 해 준다거나 몸을 따뜻하게 하여 건강에 좋다는 등의 이야기에 앞서 정식이라고 말하면 좀 그렇겠지만 차 예절에 포함이 되는 다구에 대한 설명과 중국의 골동다구와 일본에서는 최고품으로 인정받는 이도다완 - 우리나라의 막사발로 알려져있는 도자기인 이도 역시 골동품으로 그 가치가 높은 것으로 알고 있는 그 이도다완 같은 다구를 보고 있으면 소박한 아름다움 이면에 내가 선뜻 다가서기 힘든 고급스러움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 차 입문자들에게 최상의 도구는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다시백이라는 글을 읽고 현실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서 마음이 편해졌다. 사실 선물받은 보이차도 있고 아는분이 새로운 다관을 마련했다며 쓰시던 것을 주셔서 앙증맞은 자사호와 다기, 차판도 갖고 있지만 보이차를 마시려고 할 때 가장 편한 건 역시 다시백이었으니 나 혼자만의 감성이 아니라는 걸 알고 왠지 마음만은 같은 차동호회같은 느낌이 들어 좋았다. 


"와비사비라는 말이 있다. 완벽하지 않은 것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을 일컫는 말로 온전한 완벽함이 주는 아름다움이 있다면 이가 나가고 티끌이 묻은 다구도 저마다의 매력으로 내 눈을 사로잡는다. 곧게 뻗은 대나무도 아름답지만 자연에 순응하며 비틀어지고 굽은 소나무를 볼 때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동이 샘솟는 것처럼."(88)


보이숙차와 보이생차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것도 1년정도밖에 안되었고 보이차와 흑차의 맛도 구분할 수 없지만 그래도 좋은 차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맛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한 이후 계속 좋은 차에 대해 알고 싶은 욕심이 들고 있지만 차 세상은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을 해 보고 있다. 어린시절 차를 마시던 꼬마 이야기부터 할아버지가 차를 만들고 손주가 그 차 맛을 보게 되는, 오랜 시간의 이야기가 녹아있는 보이차는 경매에 올라가는 이득을 위한 재테크용이 아니라 오래 발효시켜 가족이 기념하며 마시는 그런 차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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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자사의 와비사비


내가 아끼며 소장하고 있는 자사호 중 요변으로 인해 호의곁면이 우둘투둘하고 색도 고르지 못한 데다 한쪽 면에 노란 큰 점까지 자리한 못생긴 자사호가 하나 있다. 겉모습만 보면 투박하다.
고 말할 법도 하지만 보랏빛을 띠는 이 요변자사는 뜨거운 물을 부으면 기공 사이에 숨은 공기들이 수면 위로 바삐 올라오는 모습이경이로워 자꾸 보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자사호가 살아 숨쉬듯 기공 사이의 공기가 밖으로 나오는데, 물을 붓고 귀를 기울이면 ‘샤아악 하는 기공이 내는 소리가 들린다. 대부분이 추구하는완벽한 아름다움에 반하는 자사호지만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이다. 장작가마에서 자사호를 소성을 하다 보면 뭉그러지기도 하고온도에 따라 색이 변하기도 한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우연이 빚어낸 아름다움 때문인지 그런 요변자사가 내 눈에는 예뻐 보이고 특별해 보이니 콩깍지가 쓴 것 같다. 그런데 이 콩깍지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벗겨지지 않는 걸 보면 사랑에 빠진 게 분명하다.
와비사비라는 말이 있다. 완벽하지 않은 것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을 일컫는 말로 온전한 완벽함이 주는 아름다움이 있다면 이가나가고 티끌이 묻은 다구도 저마다의 매력으로 내 눈을 사로잡는다. 곧게 뻗은 대나무도 아름답지만 자연에 순응하며 비틀어지고굽은 소나무를 볼 때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동이 샘솟는 것처럼.
이 주먹만 한 요변자사는 볼 때마다 가슴 뛰게 한다. 어느 면에서 감상해도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고 매끄럽지 않은 표면은 자꾸만져보고 싶게 만든다. 미운 오리 새끼가 사실 백조였듯이 작은 자사호가 나에게 우아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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