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책은 몰라도 일단 세계문학을 문동버전으로 구입하기 시작했고, 그래서 왠만하면 장바구니를 채울 때 - 그러니까 더 대놓고 말하자면 굿즈가 필요할 때 장바구니를 채우면서 문동세계문학책을 끼워넣어 구입하곤 했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굿즈를 심사숙고해 고르기 시작하니 저절로 지금 당장 읽지 않을 세계문학 책은 뒤로 밀리기 시작했는데 최근에 한꺼번에 책이 나오기 시작했다. 읽고싶은 책은 많고, 시간은 절대적이고. 집에서 책만 읽으며 빈둥거리고 싶지만 아흔이 되어가는 어머니 수발은 또 내가 들어야 하니. 어쩔수가 없네. 그냥 시간이 없는 것으로.
문동 세계문학에서 유난히 에밀졸라 작품이 많은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책을 다 읽지는 않았지만 갖고는...아니구나. 최근에 출간된 패주는 아직 없다. 격하게 읽고 싶기는 하지만.
에밀 졸라가 이야기하는 하층민과 절대 비교하면 안되겠지만 아무튼. 돈,을 보니.
최근에 농협에서 대출금지 공지를 한 것이 뉴스로 뜨고 여기저기서 대출이 안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나와는 하등 상관이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나 역시 최대한도로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아무리 연봉이 많다고 하나 이제 신입사원인 조카님이 대출을 받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고 - 처음 얘기와 달리 은행에서는 조카님의 1억 신용대출을 일주일도 안되어 재조정된다고 말을 바꿨다고 하는데, 애초에 조카님말고 내가 담보대출 받아서 빌려주기로 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뉴스가 신경쓰여 은행에 확인을 해 보니 오랫동안 거래해 온 신협에서는 별다른 얘기가 없다고.
조카님 직장이 강남의 코엑스바로 옆이라 직장 근처 전세집의 보증금도 억대가 되니 참 사는게 누구나 다 자기 나름의.
아무튼. 그래서 여차저차 당분간 내가 싫어하는 마이너스 인생이 시작될것이다. 그러면 지금보다 조금 더 쪼이게 되려나? 이제 바야흐로 새 책을 사는 것이 아니라 산 책 중에 골라 읽는 시기가 도래할 것인지. - 아마 그러지 못할것이라 예상하고는 있지만.
이토록 매혹적인 아랍이라니. "아랍인의 과거를 알고 그 바탕에 있는 것을 알아야 현재에 대한 올바른 해석이 가능하지 않을까?"
아랍 세계의 매혹적 역사와 문화에 빠져든 저자는 그들이 간직한 영광과 애환을 상세히 소개하는 책을 썼고 폭탄테러의 배경, 아랍인들의 사업 마인드, 정치체제에 대한 생각 등도 적었다. 단순한 기행문으로만 읽어도 흥미로운 책이라는데. 애초에. 아랍의 석유를 놓고 왜 영국과 미국이 자기들 것마냥 영역을 나누고. 그로인한 전쟁. 티비로 생중계되던 전쟁. 난 까마득히 잊고 있었는데 걸프전,이리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내가 살아가고 있는 현대 역시 미개의 시대구나라는 걸 새삼 또 깨닫는다.
밝은 밤, 식물과 나.
좋은 책 두 권을 이미 갖고 있다는 것에 위안을.
프루동. 아나키스트란 말이 경멸어린 표현이었던 시절, 처음으로 떳떳하게 아나키스트임을 자처한 사람. 오래전에 내게도 아나키스트적 성향이 있다고 했었는데 사실 난민 문제에 대해 현실적으로 아무런 대안을 내놓을 수 없다는 회의감은 나 스스로를 점점 보수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 같기도. 변화를 두려워하고 체제를 유지하려고 하는 건 내가 이미 기득권의 위치에 있기 때문일수있지않은가. 아니. 뭔말인가 하고 싶지만 내 형편을 보면 중산계층이라 할수는 없지만 그래도 상대적으로 기득권자로 보이기는해. 이정도면 가진게 많은거, 아닌가.
사소한 것들의 현대사. 김태권 만화가와 전문가 19명이 한국현대사를 키워드 36가지로 그려냈다,니. 역사책의 소재로 잘 다뤄지지 않았던 치킨, 피시통신, 김대중, 에스엠엔터테인먼트와 같은 키워드가 등장한다,니. 도서관이 가까운 곳에 있다면 바로 신청해서 읽어보고 싶은 책.
'아프다면서 병원에 가지 않으시고'는 적어도 우리 어머니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어머니는 오히려 누가 될까봐 더 나빠지기 전에 병원을 찾아가신다. 작년 말 피부암 - 흔히 그 나이되면 많이 나타난다고는 하지만 어쨋거나 암 아닌가. 냉동치료 한다고 다달이 서울을 다니다가 호전이 안되고 수술도 못하고 그래서 결국 돌고돌아 방사선 치료를 받았는데 내 경험상 방사선이 잠깐의 시간을 쪼이고 끝나는 것이라고는 해도 피곤하고 입맛이 없어지고 그냥 몸이 힘들다. 그 방사선 치료를 끝냈는데 여전히 잘 못드시더니 지금은 몸이 반쪽이 되어버리고 그러니 더 기력이 없고.
내과 선생님은 신장기능이 더 떨어지고 이제는 정말 와파린을 처방하면서 균형싸움이 될 것이라고. 그게 정말 미세하게 달라지는데 외국인들과는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내출혈의 위험이 더 큰건 사실이라고. 그런데 나날이 더 야위어가니...
신간얘기보다 내 얘기가 더 많은듯.
중구난방이지만 읽고 싶어서 쌓아둔 책들. 앗, 히가시노 게이고의 최근 소설은 아니구나. 읽고 싶은 책을 찾으려다가 엉뚱하게 애거서 크리스티 읽기,를 본 후 지금 쌓여있는 책을 끄집어내버렸다. ㅠㅠ
강화길님 소설은 조카님이 추석때 갖고와서 준다그랬다. 조카님 오기 전에 밝은 밤은 읽어둬야 할텐데. 그러고보니 어째 나는 읽고 싶은 책 순이 아니라 읽어야 하는 책 순으로 책을 읽고 있어서 정작 더 많은 것들을 놓치고 있는거 아닌가..싶기도 하고.
에라 모르겠다. 오늘은.
아, 요 네스뵈의 신작 킹덤 서평을 써야 해. 오랫만에 요 선생의 글을 읽었더니. 정말 누군가의 표현대로 징하다. 북유럽의 스릴러는 정말 지독하다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