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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뭐가 두려워?"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거요." 내가 말했다.
이제 하늘은 거의 주황색으로 물들었다. 버니의 장미는 빛을 발하는 것 같았다.
"그들을 덜 사랑하는 게 해결책은 아니란다." 빗시가 말했다.
"우리들은 대부분을 잃게 될 거야. 결국에는 너나 나나 그건 어쩔 수가 없어. 그런 법이니까. 하지만 그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게 낫지 않겠니?"
빗시의 솔직함이 가슴속에 밀려드는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을 진정시켰다.
"사랑은 항상 용감한 행동이란다, 얘야." 

- P562

"아무것도 영원한 건 없는데, 넌 영원한 결정을 하려고 하지.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세월이 보이기 시작하면, 가장 두려운 일은 충분히 열심히 사랑하지 않은 것이란다. 사랑이 잘되면, 우리는 안녕을 고할 때를 선택하지 않아. 그건 그냥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이지. 그러니 네게 가능한 건 사랑하는 사람들을 죽어라 사랑하는 것뿐이야."
빗시는 주근깨가 앉은 손으로 내 팔을 꼭 잡았다.
"어쨌든 넌 영혼은 늙은이잖아. 늙은이처럼 사랑하렴."
빗시는 머그잔을 들고 후 불었다.
"지금 우리는 커피를 마시지. 버니의 장미향을 맡을 수 있고, 내 생각을 네게 나눌 수 있고, 네 생각을 들을 수 있어. 나는 널 사랑하고, 네가 날 사랑하는 걸 안다. 간단하지? 이 순간은 그러기만 하면 돼."
- P563

"삶이 무작위라고 해서 좋은 걸 즐기기를 포기할 순 없어."
빗시가 말했다.
"나는 일흔다섯이란다. 난 곧 죽을 거야. 바라건대, 너보다. 한참 먼저 죽겠지. 너는 나를 잃게 될 거고, 나는 좋은 사람이니 그건 슬프겠지. 하지만 이 순간이 좋지 않니? 내가 어떻게 죽을 건지만 생각한다면 우리는 이 순간을 얻지 못해. 이 순간을 좋게 만들려면, 이 순간을 살아야지."
"하지만 어떻게 그러죠?"
내 머릿속에서 나는 이미 빗시의 최후에 대한 온갖 시나리오를 떠올리며 그 속에서 그녀를 구하려고 애쓰고 있었다.
"나쁜 일을 실패라고 생각하지 말고, 과정이라고 생각하는거지. 그 일이 있었을 때 내가 거기 있었더라도 버니를 구할수는 없었을 거야. 하지만 나는 버니를 열심히 사랑했어. 버니는 멋진 아침을 보냈고, 상실에서 우리가 구하는 위로는 그거란다. 우리가 계획할 수 있는 부분은 그거뿐이야."
빗시는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괜찮아지는 것도 노력해야 하고, 화학적인 부분과 물리적인 부분이 필요하고, 긴 싸움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알아. 하지만 가치 있는 싸움 아니니? 버니와 내가 함께한 화려하고 대단한 삶을 봐!"
- P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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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나를 좋아했으면 하는 바람이나 내가 그녀를 좋아하는 척해야 한다는 마음을 버리고 나니, 그제야 루스의 참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그녀가 시끄러운 까닭은 칠 남매 틈에서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 목청을 높여야 했기 때문이었다. 키가 가장 크지 못하면, 목소리라도 가장 커야 했다. 옳지 않으면 틀린 사람이 됐다. 가엾은 어린 소녀인채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었다. 나는 어쩌면 세상 사람들은모두 제대로 된 사람이 되는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애쓰고 있는 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정답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는 친절해지기 위해 누군가를 반드시 좋아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 P414

"네가 강하다는 걸 몰랐구나." 할머니가 말했다.
"나는 네가 패닉에 빠진 모습도 봤고, 어떤 말을 하면 네가 무너지는 건지도 알았어. 하지만 네가 바크를 구하려고 헤엄치는 걸 보니, 빗시가 무슨 말을 한 건지 알겠더구나. 네가 정말 사자처럼 용감하게 행동하는 걸 봤다. 두려워한다는 사실이 중요한 게 아니란다. 너는 겁에 질렸지만, 그래도 뛰어들었어. 바크가 물에 빠졌다고 생각하고 구하려고 헤엄쳤지. 내아들을 구했던 것처럼 말이야."
"구하지 못했어요."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도 않았다.
"아빠를 구하지 못했어요."
"오, 케이." 할머니가 말했다.
"죄송해요." 할머니의 아들을 구하지 못했으니까. 할머니에게 중요한 날을 망쳤으니까. 내 걱정을 하게 만들었으니까.
"정말 죄송해요."
"케이." 할머니는 침대에 누워 나를 감싸 안았다.
"네 아빠를 위해 그 누구도 그 이상은 하지 못했을 거야."
할머니의 몸이 떨리는 것이 느껴졌다. 할머니는 흐느끼고 있었다.
"어른이라고 해도, 의사라고 해도, 그 누구도 구하지 못했을 거야."
나는 눈물을 삼키느라 숨을 참아야 했다.
할머니가 말했다.
"이제 알겠구나. 네가 그러는 거, 염려하고 두려워하는 거,
그건 네가 가진 용기의 대가야. 항상 사랑하는 사람들을 구하려고 경계하고 있는 거지?"
나는 할머니 손을 잡아 내 가슴에 댔다.
"우리도 모두 너를 구할 거란다." 할머니가 말했다.
"그걸 잊지 마라."
- P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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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생각없이 책을 장바구니에 담다가 문득.

한번 읽고 내보내는 책들을 굳이 사야할까? 라는 생각을 하다가 또 문득.

까페에서 차 한 잔 마시는 것 - 요즘은 한 석잔쯤 마셔야 책 한 권 값이 나오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렇게 한번 먹고 끝내는 것에 돈을 쓰는 것은 당연히 생각하면서 책에 쓰는 돈은 또 언제부터 그리 아꼈다고!

사실 아낀다기보다는 이제 더이상 집에 쌓아 둘 공간 여유가 없다는 것 때문에 신간을 구입하는 속도가 현저히, 아니 완전 차이나게 느려지고 있다. 오늘도 망설이다 하루가 지나가고 있는데, 주말에는 장바구니를 비우게 될까. 나도 나를 모르겠는걸.


나이듦. 우리는 늙기 싫어하며 늙음의 경험을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나이를 먹기만 하는 줄 알았는데, 어느새 늙기 시작한다. 늙음은 처음이다. 일상적인 두통, 복통, 감기부터 어느 날 새삼스럽게 나이 들어 보이는 얼굴과 주름을 발견하면 정신적인 충격을 받는다. 저자는 이런 나이 듦을 '유한성의 발견'이라고 말한다. 낭 듦의 풍경이 부정과 상실의 어휘로만 수식되는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나이 들어가는 자신을 관조하기 좋은 책. 

[흰머리 휘날리며, 예순 이후 페미니즘] "특히 늙은 환자, 늙은 몸은 내 삶의 모든 층위에서 첨예한 각성을 일깨운다." 

나이 듦은 일상 가까이 있는 경험인데도 나와 타인의 노화를 지켜보는 일은 늘 낯설다. 노년의 섹슈얼리티부터 치매, 노인요양시설과 코로나 재난, 성주 사드 배치 반대 투쟁에 나선 할매들의 이야기를 여성주의적 시선으로 다룬다.
















여름인데. 급 귀찮아지고 있다. 집에 가서 식물과 같이 살고 있습니다,를 읽어야겠어. 두어달쯤 전에 분갈이를 하면서 뿌리를 나눴던 스노우엔젤이 하나는 잘 크고 있는데 하나는 잎이 늘어지면서 죽어가고 있는 듯. 그녀석을 어찌 살려야할지...

다육이들도 집안에만 뒀더니 햇빛이 모자라 자꾸 웃자라고만 있고. 

아무래도 자주 못보더라도 옥상에 올려야하나 고민이다. 식물 키우는 것은 그저 물만 일정하게 주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섬세한 보살핌이 필요한건데 그걸. 감당할 수 있겠는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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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나이 든 여성은 눈여겨보지않아. 하지만 나는 아직 총천연색으로 빛나는 여성을 보여주고 싶어. 그토록 많은 산을 넘으며 스스로에 대해 강하다는 느낌을 받아야살 엄마, 그러니까 칼라가 마치 쇠퇴하는 존재처럼 취급 받으며 힘들어 하는 걸 봤어 - P368

"한번은."
모가 말했다.
"대학 때 사귀는 것 비슷하게 만났던 남자가 있었는데, 그남자는 캠퍼스 바깥의 주택에 살았거든. 근데 내가 그 집 변기에 탐폰을 버렸다가 하수도 수리업자를 불러야 했어. 나는 그 자리에서 꺼지고 싶었지. 그런데 그 수리업자가 뭐라고 했냐면, 그게 통에서 나오거나 당신에게서 나온 게 아니라면…..‘ 그래서 내가 이랬지. 뭐, 저한테서 나온 거 맞아요.‘
하지만 너무 창피해서 변명도 못했어."
나는 충격을 받았다. 모는 무엇에 대해서도 부끄러워하는 일이 없었지만, 이 일은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얼굴을 붉혔다.
"그리고 있잖아, 만약 남자들이 생리를 하면 말이야, 그냥 배수구로 탐폰을 처리할 수 있게 될걸. 무슨 말인지 알지?"

- P374

"내가 엉망이라는 걸, 네게는 늘 보여줘도 될 것 같았어."
모가 말했다. 모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그러니까 네가 가끔 무너진다고 해도, 아무 쓸모없는 존재라는 소리는 입에 담지도 마."
우리가 마침내 애슐리 마셜의 집에서 열리는 잠옷 파티에초대받았던 5학년 때가 떠올랐다. 모가 그때까지도 밤에 오줌을 쌌기 때문에 우리는 둘 다 초대를 거절했다. 자기 할머니가 걱정하지 않도록, 모가 젖은 시트를 배낭에 넣어 우리집에 몰래 가져올 때면, 내가 그 시트를 빨아주기도 했다.
어쩌면 다른 친구에게는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모는 보도를 부츠로 걷어찼다.
"내가 슬픈 건…… 넌 내 친구잖아. 그런데 왜 완벽해야 한다고 느끼는지 모르겠어."

- P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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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별점 적립금에 혹해서 책주문이 잦아지려나..하는즈음.
다른 광고는 알림에 그대로 남아있는데 이놈의 기대별점은 적립금 안내는 사라져버린다.
간혹 광고알림을 클릭해도 서너번 확인한 알림이 그대로 남아 사라지지않을 때도있건만.
괜히 얄미워진다. 그거 받으면 이 책 신간은 그냥 구입이 가능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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