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행복해지거나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야.” 낮은 자존감 때문에 괴로운 사람들이 흔히 하는 생각이다. 상대방의 말 한마디에 쉽게 상처받거나 다른 사람의 시선이 신경 쓰여 눈치 보일 때, 스스로 초라하게 느껴진다. 자존감이 바닥까지 내려가면 숨이 막힌다.

    

 

 

 

 

 

 

 

 

 

 

 

 

 

* 너새니얼 브랜든 자존감의 첫 번째 계단(교양인, 2018)

* 너새니얼 브랜든 자존감의 여섯 기둥(교양인, 2015)

    

 

     

2014년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40여 년 동안 자존감(self-esteem)을 연구한 캐나다 출신의 심리학자 너새니얼 브랜든(Nathaniel Branden)은 자존감의 정의를 자신에게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는 믿음이라고 말했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상대방에게 휘둘리지 않는다. 상대방보다 못하다고 주눅 들지도 않으며 상대방보다 많이 잘났다고 자만하지도 않는다. 어제보다 성장한 오늘의 자신을 자랑스러워하고, 오늘보다 나아질 내일이 오길 기대한다. 브랜든은 건강한 자존감이 유지하도록 받쳐주는 두 가지 요소로 자기 효능감(self-efficacy)자기 존중(self-respect)을 꼽는다. 자기 효능감이 능력에 대한 믿음이라면, 자기 존중은 자신의 가치에 대한 확신이다.

 

브랜든은 자존감을 결정짓는 여섯 가지 실천 방식여섯 기둥(또는 계단)으로 비유한다. 그중 첫 번째 실천 방식은 의식하기(consciousness). 의식하며 산다는 것은 자신이 어떤 능력을 갖췄든 간에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목표를 이루기 위한 삶을 말한다. 이런 사람들은 내면을 관찰하고 들여다본다. 자신의 가치관과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 행동을 하면 스스로 개선한다.

    

 

 

 

 

 

 

 

 

 

 

 

 

 

 

* 김태형 가짜 자존감 권하는 사회(갈매나무, 2018)

 

    

 

반면 경계해야 할 자존감이 있다. 그게 바로 가짜 자존감(pseudo self-esteem)이다. ‘가짜 자존감은 겉으로는 자기 효능감과 자기 존중을 꾸며내지만 정작 그 실체는 없다. 그렇다면 자기를 속이는 가짜 자존감은 개인의 행동에서 비롯된 일탈인가? 오로지 개인의 내면을 의식하는 데 초점에 맞춘 자존감 높이는 연습을 한다고 해서 낮아진 자존감이 회복될 수 있을까? 가짜 자존감 권하는 사회는 자존감 문제로 고통받는 이유를 개인이 아닌 사회에서 찾는다. 가짜 자존감 권하는 사회는 낮아진 자존감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으며 이 문제를 반드시 고쳐야 할 인 것처럼 떠들어댄다. 아무래도 자존감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하는 세상의 조언을 따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강박마저 느낀다. 날마다 거울 앞에 우두커니 서서 혼잣말로 나는 행복해, 나는 정말 좋은 사람이야라고 중얼거린들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사라지지 않는다. 실제로는 자신의 사회적 가치가 높지 않은데도 그것을 높게 평가하는 것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 권력, 건강 등의 가치가 행복한 삶을 위한 객관적인 기준으로 강조하는 지금 이 사회에서 개인 스스로 자존감을 지켜내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사람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본적인 사회적 가치관이 변하지 않는 한 자존감을 높이려는 개인적인 노력은 헛된 수고에 불과하다.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건강한 자존감을 가질 수 없다.

    

 

 

 

 

 

 

 

 

 

 

 

 

 

 

* 김진영 아침의 피아노(한겨레출판, 2018)

 

    

 

자존감 문제를 환자장애인에게 적용하면 자존감 연습은 그들을 위한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픈 환자의 몸은 장기 근무를 피하는 게으른 몸으로 낙인찍히고, 늘 노동시장에서 배제된다. 암 투병 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몸과 정신을 관통하는 크고 작은 외부의 시선들을 단상 형식으로 기록한 김진영 철학아카데미 대표암 환자로서 살아가는 자신의 무기력한 정체성을 의식하는 듯한 글을 남겼다.

 

 

이런 무기력 상태는 어리석다.

무엇이든 노동이 필요하다.

 

(아침의 피아노, 19)

       

자꾸 사람들을 피하게 된다. 위안을 주려는 마음을 알면서도 외면하게 된다. 병을 앓는 일이 죄를 짓는 일처럼, 사람들 앞에 서면 어느 사이 마음이 을의 자세를 취하게 된다. 환자의 당당함을 지켜야 하건만…‥

 

(같은 책, 30)

 

 

아프고 장애가 있는 몸은 정상/비정상을 구분하는 사회 체계안에서 타자로 살아간다. 국가와 사회는 온전한 몸을 가진 건강한 비장애인을 (노동력과 재생산 능력을 모두 갖춘) 국민에 부합하는 정상의 표준으로 만든다. 이로 인해 환자와 장애인은 이등 국민’, ‘비정상적인 타자’, ‘문제 있는 타자가 된다. ‘정상의 표준에 맞지 않는 그들은 경제적 자립 생활이 불가능하고, 재생산 능력이 없는 무기력한 존재로 차별받는다.

 

 

 

 

 

 

 

 

 

 

 

 

 

 

 

 

 

 

 

 

 

* 비사이드 콜렉티브 퀴어 페미니스트, 교차성을 사유하다(여성문화이론연구, 2018) / 전혜은 아픈 사람정체성수록

 

* 장애여성공감 어쩌면 이상한 몸(오월의봄, 2018)

 

    

 

거대한 의료 시스템은 질병이나 장애 유무 여부에 상관없이 개인에게 건강이라는 이름으로 몸의 정상화를 요구한다. 비장애인은 의료기술에 의존하면서 자신의 몸이 정상임을 인정받고 싶어 한다. 의료 시스템을 주도하는 의사와 의학 전문가들은 환자와 장애인에게 조금 더 나아질 수 있을 거라는 기약 없는 희망, 조금 더 노력하면 정상인(건강한 비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심어준다. 그들의 위안은 장애를 고유한 삶의 방식으로 인정하지 않고, ‘정상인의 범주로 편입시키려는 위장 수사에 가깝다. ‘의 위치에 있는 의료 전문가는 장애 문제를 소외하고, 환자와 장애인은 의 위치가 되어 결핍된 존재’, ‘거부되어야 할 존재로 남는다. 장애를 극복하는 장애인 서사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장애인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 같지만, 이 역시 장애를 개인의 문제로 규정하는 인식을 불러일으킨다. ‘장애 극복인 장애인의 몸이 의 비장애인의 몸과 비슷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인간의 한계를 극복한 장애인서사의 이면에는 장애인의 몸을 비정상적인 을로 바라보는 의 시선이 전제되어 있다.

 

퀴어 이론과 페미니즘 장애학을 연구한 전혜은환자장애인이라는 호칭이 아프거나 몸이 불구인 사람들의 정체성을 온전히 설명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그녀는 자신의 글 아픈 사람정체성에서 퀴어 이론과 장애학 이론을 접목시켜 아픈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탐색하는 시도를 선보인다. 그녀가 제안한 아픈 사람정체성은 장애인과 환자들이 받는 차별 및 부정적 낙인 이미지를 덜어내고, ‘정상이라는 표준에 가려져야했던 그들의 질병 · 장애 경험을 한층 더 부각시켜준다. 따라서 아픈 사람정체성은 자신의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 악셀 호네트 인정 투쟁(사월의책, 2011)

* 이현재 악셀 호네트(커뮤니케이션북스, 2019)

* 철학아카데미 처음 읽는 독일 현대철학(동녘, 2013) / 문성훈 악셀 호네트의 인정 이론과 병리적 사회비판수록

    

 

 

아픈 사람정체성을 가진 사람들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으려면 아픈 몸장애의 몸을 그대로 인정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한 사회로 발전하게 되면 아픈 사람정체성을 가진 사람은 질병 · 장애 경험을 마음껏 이야기할 수 있으며 타인과 관계를 맺는 주체가 된다. 독일의 철학자 악셀 호네트(Axel Honnet)가 주장한 대로 내 경험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삶은 개인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사회적 존재로서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받을 때 건강한 자아가 형성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긍정적 자기의식과 정체성, 그리고 건강한 자존감을 가지기 위해 인정 투쟁(recognition struggle)을 한다. 장애인들이 몸을 차별하는 권력과 크고 작은 편견들에 도전하여 자신들의 경험 서사를 알리는 것 또한 인정 투쟁의 한 방식이다. 장애인을 소외시키는 차별과 배제의 권력은 그들의 삶과 목소리를 은폐하고 침묵시킬 뿐만 아니라 그들의 정체성과 자존감마저 박탈시킨다. 장애가 자존감이 될 수 있는 가치가 되려면 장애인들에게 어떻게 나를 사랑한 것인가[]를 묻는 자기의식을 강요해선 안 된다. 바꿔야 할 사람은 장애인이 아니라 비장애인이다. 비장애인은 다양하고 복잡한 장애인의 정체성과 경험 서사가 어떤 것인지 의식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 너새니얼 브랜든의 책 자존감의 여섯 기둥의 부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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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8 1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9-03-18 16:12   좋아요 0 | URL
돈의 힘 앞에 장사 없습니다... ^^;;
 
우리는 처녀성이 불편합니다 - 젠더불평등을 만든 처녀막의 무의미성
조너선 앨런.크리스티나 산토스.아드리아나 슈파르 지음, 이혜경 옮김 / 책세상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주로 프로이트(Freud)의 정신분석학을 이야기하면 ‘리비도(Libido)’라든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Oedipus complex)’와 같은 것을 많이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에 못지않게 알아두어야 할 개념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남근 선망(penis envy)이다. 프로이트는 리비도, 즉 성적 충동이 유아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인간의 중요한 본능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했다. 그는 유아기와 유년기에 일어난 사건이 평생을 좌우하며 남자아이는 어머니에게 성욕을, 여자아이는 남근 선망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나 ‘남근 선망’은 다음 세대 정신분석학자들에 의해 비판받았다.

 

프로이트의 ‘남근 선망’은 여자의 성적 만족이 남자에 의존한다는 의미인데, 오늘날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오히려 여자는 클리토리스에서 오르가슴을 느낀다. 프로이트와 그의 추종자들은 클리토리스의 중요성을 축소했다. 클리토리스를 무시한 프로이트에서 볼 수 있듯이 남성들은 클리토리스로 오르가슴을 느끼는 여성, 즉 자위하는 여성은 ‘남근을 가진’ 남성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불감증 환자로 간주해 왔다. 클리토리스가 여성 쾌락의 중심으로 우뚝 서면 성적 파트너로서의 남성은 필요가 없어진다. 그리하여 클리토리스는 남근 중심의 남성성을 위협하는 ‘이빨 달린 질(vagina dentata)신화와 결부되어 드러난다.

 

남성들은 지난 수천 년간 여성성을 둘러싼 각종 금기를 설파하느라 무수한 말을 쏟아냈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 월경에 대해 말하는 것에 대한 금기와 터부 문화가 남아 있다. 여성이 생리를 하면서 나오는 피는 불결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처녀와 처녀 아닌 여성을 구분하게 만드는 처녀성(처녀막, 처녀 혈)은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처녀성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우리는 처녀성이 불편합니다》는 처녀성에 둘러싼 ‘문화적 환상’들을 분석한 8편의 논문을 모은 책이다. 이 책의 원제는 ‘처녀 선망(Virgin Envy)이다. 대부분 남성은 순결한 처녀를 애정의 대상으로 원한다. 또 어떤 여성은 좋은 남성과의 첫날밤을 위해서 처녀성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성은 처녀성, 처녀막 없이 살면 안 되는가? 그게 꼭 있어야 할까? 이 말에 처녀 선망에 사로잡힌 남성과 여성들은 놀라움과 의심이 반반 섞인 반응을 보일 것이다. 처녀막이 없는 여자는 ‘섹스를 밝히는 여자’, ‘헤픈 여자’라는 말을 듣게 된다. 처녀막 존재 여부는 ‘처녀 감별법’ 또는 ‘헤픈 여자 감별법’의 기준이 된다. 처녀성과 처녀막에 대한 편견을 믿는 사람들은 이성과의 첫 성 경험, 신혼여행의 첫날밤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다. 여성에게 남성이 페니스를 집어넣으면 질 입구에 있는 처녀막이 찢어지게 되는데 그때 나오는 피가 여성이 처녀임을 증명해준다. 그래서 보수적인 성 문화에 영향을 받으면서 자란 사람들은 여성이 결혼 전까지 반드시 처녀성을 지켜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다. 만약 처녀성을 상실하면 결혼의 결격 사유가 되기도 한다. 이렇듯 처녀 선망은 남근 선망 못지않게 어디서든 발견할 수 있는 ‘문화적 환상’이다.

 

이 책의 1부에 속한 첫 번째 논문과 두 번째 논문은 문학작품 속에 묘사된 ‘처녀성 검사’를 비판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처녀성이 귀한 대접을 받은 시기는 중세 유럽이다. 이 시기에 나온 로맨스 문학 작품들에서 처녀성은 여성의 으뜸 덕목으로 언급된다. 남성 작가들이 묘사한 처녀성 검사는 남성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해온 주제로만 그치는 게 아니다.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통제하게 만드는 편견으로 재생산된다. 문학에서만 표현 가능한 처녀 선망과 그에 따른 문화적 환상은 오늘날 서구 로맨스 문학의 한 장르인 ‘오리엔탈 셰이크 로맨스 소설(Orientalist Sheikh romance novel)로 이어진다. ‘셰이크’는 이슬람 사회에서 지위나 명망이 높은 남성을 일컫는 호칭이다. 오리엔탈 셰이크 로맨스 소설에 중동의 귀족이나 왕족을 만나 사랑에 빠지는 서양의 여주인공이 꼭 등장한다. 여주인공은 중동의 처녀성 검사를 받게 되는 일종의 시련을 경험하며, 자신이 사랑하는 중동 남자를 위해 스스로 처녀성을 바친다. 처녀성을 상실한 여주인공은 ‘아내’, ‘어머니’라는 정체성을 부여받게 된다. 첫 번째 논문은 오리엔탈리즘(orientalism)의 틀 안으로 구겨 넣은 현대 로맨스 문학작품의 처녀성이 ‘문화적 환상’이라는 점을 밝힌다.

 

두 번째 논문은 중세 로맨스 문학이 유행하던 시기에 만들어진 ‘처녀막 환상’과 처음으로 성 경험을 한 여성이 직접 기록한 ‘처녀성 상실 고백 장르’의 처녀성을 비교하여 분석한다. 문학작품 속 여주인공은 처녀성을 상실하는 순간, 처음으로 쾌락에 눈을 뜬다. 그러나 현실의 여성은 그렇지 않다. 첫 경험을 한 여성들은 평생 잊지 못할 고통을 느낀다. 문학작품 속 처녀성은 ‘쾌락의 세계로 초대하는 문’으로 묘사되지만, 그것은 실제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설명하는 데 전혀 관련 없는 남성 중심적 사고가 만들어낸 환상에 불과하다.

 

 

 

 

 

 

 

 

 

세 번째 논문은 영화로도 유명한 뱀파이어 로맨스 소설 《트와일라잇(Twilight)에서 구현된 처녀성과 그것에 관해 가치를 부여해온 미국 특유의 금욕주의적 성 문화를 분석한 글이다. 이 논문을 쓴 글쓴이는 《트와일라잇》에 ‘처녀성 상실’을 ‘혼외 성관계의 위험성’으로 보는 보수적인 성 문화가 반영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네 번째 논문은 텔레비전 시리즈 <트루 블러드(True Blood)>에 등장하는 뱀파이어 제시카 햄비(Jessica Hamby)의 ‘재생하는 처녀성’을 비판적으로 분석한 글이다. 글쓴이는 ‘뱀파이어 여성’의 재생하는 처녀성 역시 남성을 위해 종속되는 ‘생물학적 여성’의 처녀성의 운명과 비슷하다고 주장한다.

 

책 3부에 속한 두 편의 논문은 ‘퀴어 이론(queer theory)’의 관점으로 분석한 처녀성을 주제로 한 글이다. 처녀성은 ‘생물학적 여성’의 섹슈얼리티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시스젠더(cisgender) 남성, 동성애자, ftm(female-to-male) 트랜스 남성도 처녀일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의 3부 제목은 ‘남자도 처녀다, 퀴어 남성의 처녀성’이다. 이 책의 집필진들은 퀴어 이론적 관점으로 젠더퀴어(genderqueer, LGBT)의 처녀성 경험을 분석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레즈비언이나 mtf(male to female) 트랜스 여성의 처녀성에 대한 연구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국내 퀴어 연구가, 퀴어 페미니스트들이 관심을 가져볼 만한 주제이다.

 

《우리는 처녀성이 불편합니다》는 처녀성 신화에 대한 편견을 단숨에 날려버리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 그동안 미디어에 의해 생산 · 유통되어 온 처녀성 신화가 문학이나 예술이 만들어 낸 허상임을 확인할 수 있다. 처녀성은 ‘처녀막’과 전혀 관련이 없다. 그리고 처녀성과 처녀막은 처녀를 감별하는 기준이나 근거가 아니다. ‘처녀막’은 여성의 몸을 설명하는 남성 중심주의적 관점이 반영된 이름이다. 처녀막 대신에 ‘질 막’, 또는 ‘질 둘레 막’으로 써야 한다. 사실 바뀌어야 할 것은 여성의 몸 또는 섹슈얼리티에 대한 이 사회의 규정이다. 처녀성 신화는 여성의 몸, 섹슈얼리티 경험을 설명하는 서사가 될 수 없다. 그런데 이 사회, 특히 일부 남성들은 ‘처녀성 없는 여성’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처녀막이 상실되지 않은 여성이 ‘처녀의 정체성’을 유지해주는 정상적인 섹슈얼리티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처녀성 신화 자체가 남녀 모두를 자유롭지 못하게 한다. 애인이나 배우자의 처녀성 상실을 의심하는 남자들, 그런 남자들의 의심이 두려워서 ‘이쁜이 수술(처녀막 재생 수술)’을 하는 여자들. ‘실체가 없는 것’ 하나 때문에 서로서로 눈치 보는 관계가 계속되는 한, 남녀는 파국의 종착점을 향해 달린다. 이 파국을 피하는 길은 하나밖에 없다. 현실과 동떨어진 처녀성 신화를 폐기하는 일이다.

 

 

 

 

 

※ Trivia

 

 

* 책 19쪽에 글쓴이의 이름인 크리스티나 산토스(Christina Santos)의 영어 철자가 잘못 인쇄되었다. ‘h’가 빠진 ‘Cristina’로 적혀 있다.

 

 

* 역사 속 성인를 연상시키는 시각적 언어를 참조하여, 저먼은 세바스티안의 이야기를 재창조한 후 그를 종교적 금욕에 몰두한 인물로 변형시킨다. (22쪽)

 

‘성인을’로 고쳐야 한다.

 

 

* 제시카의 영원한 뱀파이어 처녀성은 ‘바람직한’ 여성이란 주로 외적으로 규제되는 존재라는 생각을 강화면서, 여성의 성적 정체성, 경험 혹은 욕망을 자유분방하고 솔직하게 표출하지 못하도록 억제한다. (123쪽)

 

‘강화하면서’의 오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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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에게 ‘재미있는 책’을 추천하는 일은 정말 어렵다. 상대방이 생각하는 ‘재미’의 조건이 무엇인지 잘 몰라서 책을 추천하지 못한다. 나는 책을 추천하는 것보다 책을 ‘추천받는’ 것을 좋아한다. 물론 상대방으로부터 추천받은 책들 전부 다 읽지 못했다. 그렇지만 그 책의 제목과 저자, 출판사는 꼭 기억해둔다. 꼭 한 번은 그 책을 읽어야 할 순간이 온다. 상대방이 계속 재미있는 책을 추천해달라고 조르면, 나는 진담 반 농담 반으로 이렇게 대답한다.

 

 

 “평소에 본인이 읽고 싶다고 생각한 책이 있어요? 정말로 그 책이 있다면 그게 당신이 원하는 ‘재미있는 책’이에요.”

 

 

‘재미있는 책’을 만난다는 건 ‘모 아니면 도(all or nothing)’다. 한 번 보고 책이 재미있으면 다행이고, 반대로 그렇지 않으면 주저 없이 책을 덮으면 된다. 간혹 상대방에게 책을 추천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나는 상대방에게 ‘서점이나 도서관에 직접 가서 책을 한 번 살펴보라’고 당부를 한다. 그러니까 내가 추천한 책을 온라인 서점의 ‘장바구니’에 담되, 바로 주문하지 말라는 것이다. 책 주문은 그 책이 어떤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난 뒤에 해도 늦지 않다.

 

 

 

 

 

 

 

 

 

 

 

 

 

 

 

 

 

* 하나다 나나코, 기타다 히로미쓰, 아야메 요시노부

《책방지기가 안내하는 꿈의 서점》 (앨리스, 2018)

 

 

 

최근에 알게 된 사실인데, 상대방에게 책을 추천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 있다. 그게 바로 ‘죽은 자’를 위해 책을 추천하는 일이다. 말도 안 되는 일로 보이겠지만, 실제로 이런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서점이 있다. 일본에 있는 ‘겟쇼쿠 서점(月蝕書店)’이다. 특색 있고 개성 있는 22개의 일본의 중소 서점을 소개한 《책방지기가 안내하는 꿈의 서점》이라는 책에 첫 번째로 나온다. ‘겟쇼쿠’는 ‘월식을 뜻한다. 이 서점 주인의 주 고객은 고인이다.

 

 

단도직입적으로 여쭤보겠습니다. 대체 ‘죽은 자를 위한 추천 도서’라는 게 무엇입니까?

간단히 말씀드리면, 돌아가신 분을 위한 책을 준비해서 제안하는 일입니다. 묘소나 불단에 꽃이나 고인이 좋아했던 음식을 올리잖아요. 그것을 책으로 대신하는 것이지요.

 

고인이 자주 읽던 책을 공양하는 건가요?

아니요. 그것과는 조금 달라요. 고인의 장서나 생전에 좋아했던 물건 등을 보고 그분이 살아계셨으면 분명 샀을법한 신간이나 장서와 관련 있는 책을 추천하는 겁니다.

 

 

(《책방지기가 안내하는 꿈의 서점》 9, 11쪽)

 

 

서점 주인은 고인의 장서나 유품을 확인한 뒤에 고인이 좋아할 만한 책을 고른다. 책은 고인을 위한 공양품(供養品)이다. 이 일이 쉬워 보일지 모르지만, 직접 해보면 전혀 다를 것이다. 자기 일을 충실히 하려는 서점 주인 입장에선 나름대로 생각을 많이 할 것이다. 서점 주인은 고인이 가지고 있던 장서나 유품을 통해서만 고인이 샀을 법한 책을 추정하는데, 고인의 장서가 아닌 책을 생전에 고인이 읽지 않은 책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책을 사지 않고도 서점 혹은 도서관에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바야시 서점(小林書店)을 운영하는 고바야시는 자신이 직접 쓴 서평으로 손님에게 판매할 책을 추천한다. 그가 쓴 서평도 상품이다. 서평 한 편당 300엔이다.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약 3,000원이다. 서평만 따로 살 수 있다. 그가 남긴 서평만 해도 수천 편이 넘는다. 나도 제법 서평을 많이 썼지만, 고바야시처럼 내가 읽은 책을 상대방에게 추천하기 위해서(내가 읽은 책을 구매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서평을 쓰는 건 아니다. 나는 ‘이런 책이 있다’는 식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알리고 싶어서 서평을 쓴다. 내 서평이 상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상품 가치가 어느 정도 있는 서평을 쓰려면 책 구매자들이 선호하는 책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고, 구매자의 관심을 끌도록 맛깔나게 잘 써야 한다. 나는 그런 글을 쓸 능력이 없고, 그렇게 쓸 생각은 없다.

 

나는 널리 알려지지 못한 채 독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책, 죽은 거나 마찬가지인 절판본을 알리는 서평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 즉 내 서평은 ‘죽은 책을 위한 글’이다. 서평을 쓰는 나 자신을 직업으로 비유하면 ‘묘비를 만드는 사람’이다. 죽은 책을 기억하기 위해 묘비명과 같은 글을 쓴다.

 

 

 

 

 

 

 

 

 

 

 

 

 

 

 

 

 

 

* 천상병 《천상병 전집: 시》 (평민사, 2018)

 

 

 

 

 

 

 

 

 

 

 

 

 

 

 

 

 

* 크리스티나 로세티 《로세티 시선》 (지만지, 2013)

* [절판] 김천봉 옮김 《빅토리아 여왕 시대 2》 (이담북스, 2011)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픽션들》 (민음사, 2011)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픽션들》 (민음사, 1994)

 

 

 

 

만약에 내가 죽으면 공양품이 될 책은 어떤 것일까, 상상해본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젖는 종이책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주1] 하늘에 지내면서 읽을 만한 책이 뭐 있을까? 과연 이승 너머에 보르헤스(Jorge Luis Borges)가 단편 『바벨의 도서관』에 언급한 ‘천국’과 같은 도서관이 있을까? 어차피 사람은 죽으면 어떤 것을 ‘가질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리니 책 공양은 안 받는 걸로…‥.

 

 

 내가 죽거든, 사랑하는 이여,

 나를 위해 슬픈 노래 부르지 말아요.

 내 머리맡에 장미도 심지 말고,

 그늘 드리우는 책도 놓지 말아요.

 내 무덤 위에 있는 푸른 풀이

 소나기와 이슬방울에 젖도록 내버려 두세요.

 그리고 당신이 기억하고 싶으면, 기억해 주세요.

 또 당신이 잊고 싶으면, 잊어 주세요. [주2]

 

 

 

 

 

[주1] 천상병의 시 『귀천』 1연 구절을 변형했음. 원문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주2] 크리스티나 로세티(Christina Rossetti)의 시 「내가 죽거든, 사랑하는 이여」 1연 구절을 변형했음. 원문은 ‘내가 죽거든, 사랑하는 이여, / 나를 위해 슬픈 노래 부르지 말아요. / 내 머리맡에 장미도 심지 말고, / 그늘 드리우는 사이프러스도 심지 말아요. / 내 무덤 위에 있는 푸른 풀이 / 소나기와 이슬방울에 젖도록 내버려 두세요. / 그리고 당신이 기억하고 싶으면, 기억해 주세요. / 또 당신이 잊고 싶으면, 잊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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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9-03-15 23: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되도록 두껍지 않고 재밌게 술술 읽히는 책을 선호하고 이런 책을 추천하려고 합니다.
한 가지 조건이 더 있는데 깨달음을 주는 것. 게다가 문장까지 좋으면 금상첨화.
요즘 단편소설에 빠졌어요. 주로 장편을 많이 읽었는데 찾아보니 빼어난 단편이 많더군요.
단편 독서의 장점은 좋은 작품은 한 번 더 읽을 수 있다는 거예요.

고인이 좋아할 법한 책을 찾는 것, 쉽지 않겠습니다. 고인이 좋아하던 작가의 신간이면 되려나요?

죽은 책을 위한 님의 서평 쓰기. 의미있네요. 응원합니다!!!

cyrus 2019-03-18 11:58   좋아요 0 | URL
짧은 글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분량이 많은 책을 끈덕지게 읽지 못하겠어요. 책에 몰입이 되지 않아요. 그렇다 보니 저도 단편소설이나 짧은 분량의 책을 찾게 됩니다. ^^;;

고인을 위한 책을 고를 수 있는 쉬운 방법이 있었네요. 맞아요. 고인이 생전에 좋아했던 작가의 신작 도서를 공양품으로 바치면 되겠어요. ^^

카르페디엠 2019-03-17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책 아주 재미있게 보았어요. 일본의 서점문화가 이렇게 발전했나싶기도 하고..

cyrus 2019-03-18 12:00   좋아요 0 | URL
지난 달 모임에 도현 쌤이 <꿈의 서점>이 재미있다고 말씀하셔서 읽게 되었어요. 그 때 성은 쌤은 <아침의 피아노>를 추천하셨고요. 두 권 모두 좋았어요.

쌤 댓글을 보자마자 ‘우주지감’ 카페에 접속했는데, 이번 달 모임 신청 끝났더군요... ㅠㅠ

Angela 2019-06-18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억하고 싶으면 기억하고, 잊고 싶으면 잊으라는 말은 기억해달라고 매달리는것보다 더 강열하네요~^^
 

 

 

 

‘인간 같은 기계’ 혹은 ‘기계 같은 인간’이 등장하는 시대가 올까. 명확한 답변을 내리기 어렵지만, ‘가능하다’는 낙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확실한 것은 인공지능(AI)을 넘어선 초인공지능(Artificial Super Intelligence, 이하 ‘ASI’)의 등장은 시간문제라는 점이다. 초인공지능은 인간의 지적 수준을 넘어선 초월적인 지능이다. 그것은 생물공학과 결합해 생물 또는 기계의 형태가 될 수도 있고, 컴퓨터처럼 스스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인공두뇌로 구현될 수 있다. 미래의 인류는 우리 자신보다 더 영리한 존재와 마주치게 될 것이다.

 

 

 

 

 

 

 

 

 

 

 

 

 

 

 

 

 

 

* 닉 보스트롬 《슈퍼 인텔리전스》 (까치, 2017)

* 레이 커즈와일 《특이점이 온다》 (김영사, 2007)

 

 

 

자연선택의 틀 안에서 이뤄지던 진화를 인간이 직접 결정하는 날이 멀지 않았을지 모른다. 인류가 과학기술을 이용해 스스로 진화한다는 주장은 이미 20년 전에 등장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철학과 교수 닉 보스트롬(Nick Bostrom)이 주도해 주창한 ‘트랜스휴머니즘(transhumanism)이다. 《특이점이 온다》의 저자인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은 사이보그화된 트랜스휴먼(transhuman)의 등장을 예고하면서 급격한 기술 변화로 인류의 삶이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바뀌는 시점(singularity, 특이점)이 올 거라고 말한다.

 

 

 

 

 

 

 

 

 

 

 

 

 

 

 

 

 

 

 

 

 

 

 

 

 

 

 

 

 

 

 

* 유발 하라리, 재레드 다이아몬드, 닉 보스트롬 외 《초예측》 (웅진지식하우스, 2019)

* 유발 하라리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김영사, 2018)

* 유발 하라리 《호모 데우스》 (김영사, 2017)

*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김영사, 2015)

 

 

 

다른 한편에선 인간이 초인공지능에 밀려 무력한 존재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유발 하라리(Yuval Harari)는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의 시대는 끝나고, ‘호모 데우스(Homo Deus)의 시대가 될 것으로 예측한다. 진화 끝에 살아남은 호모 사피엔스가 스스로 그 역사의 막을 내리고 ‘신이 된 인간(호모 데우스)’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빛의 속도로 진보하는 기술은 인간을 더 이상 한계를 갖지 않는 신으로 만들어 버리고, 호모 데우스는 새로운 종교를 만들어 낸다.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인간을 완벽하게 통제하는 ‘데이터 교(Dataism)다. 하라리는 데이터를 신처럼 받드는 한편 인간 스스로 자유의지를 부정하고, 빅 데이터와 알고리즘의 분석 결과에 의존하는 미래 사회를 묘사하기 위해 이런 용어를 만들어냈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서는 모든 권위가 인간으로부터 빅 데이터와 알고리즘으로 넘어가는 ‘디지털 독재’를 우려한다. 최근에 나온 학자들의 대담집 《초예측》에서도 하라리는 인간과 기술의 진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인다. 인공지능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고 ‘쓸모없는 계층(useless class)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인류 3부작(《사피엔스》, 《호모 데우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서 누누이 밝힌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초예측》의 대담자로 참여한 닉 보스트롬은 트랜스휴먼의 시대는 필연적으로 등장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인공지능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로랑 알렉상드르, 장 미셸 베스니에 《로봇도 사랑을 할까》 (갈라파고스, 2018)

 

 

 

트랜스휴머니스트들은 생물학적인 인간은 기계에게 패배할 운명이라며 인간이 기계에게 추월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기술과 결합해 ‘증강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같은 급진적인 시나리오 때문에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특이점’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로봇도 사랑을 할까》는 트랜스휴머니스트와 트랜스휴머니즘을 비판하는 철학자가 열두 가지 주제를 놓고 벌인 (토론을 방불케 하는) 대화록이다. 트랜스휴머니스트 로랑 알렉상드르(Laurent Alexandre)는 트랜스휴머니즘의 흐름을 빨리 적응하는 나라일수록 세계 질서를 선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트랜스휴머니즘이 우리 삶을 편리하게 해줄 것으로 믿는다. 이렇다 보니 그는 트랜스휴머니즘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이고 안이한 인식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의 장밋빛 전망은 트랜스휴머니즘의 등장으로 서서히 부활하기 시작하는 우생학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인간은 인간의 역량을 뛰어넘은 인공지능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철학자 장 미셸 베스니에(Jean-Michel Besnier)는 이 트랜스휴머니스트의 낙관론에 적절히 제동을 걸어 트랜스휴머니즘으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윤리적 문제를 환기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나온 트랜스휴머니즘 찬반 입장들을 살펴보면 늘 반복되는 한계가 있다. 트랜스휴머니즘에 대해 고민하고 토론하는 장에 ‘여성’과 ‘장애인’, ‘노년층’, ‘성소수자’는 배제되어 있거나 ‘주변화된 존재’인 것처럼 언급된다. 대부분 트랜스휴머니스트와 그들을 비판하는 학자는 ‘남성’, ‘시스젠(cisgender)’이며, 그들이 트랜스휴머니즘 담론을 독점하고 있다. 트랜스휴머니즘을 비판적으로 보는 유발 하라리는 동성애자이지만, 그는 자신의 성 정체성을 공개했을 뿐, 트랜스휴먼의 시대가 성소수자의 삶에 미칠 영향에 대해 진지하게 언급한 적이 없다.

 

 

 

 

 

 

 

 

 

 

 

 

 

 

 

 

 

 

 

* 도미니크 바뱅 《포스트휴먼과의 만남》 (궁리, 2007)

 

 

 

《포스트휴먼과의 만남》은 트랜스휴먼, 더 나아가 순수한 생물학적 인간이 완전히 사라진 ‘포스트휴먼(posthuman)의 미래 사회 모습을 보여주는 책이다. 이 책의 부제는 ‘포스트휴먼 1세대로 살아갈 바로 지금 살아있는 세대를 위한 안내서’인데, 단점이라면 이 책은 ‘포스트휴먼 1세대로 살아갈 여성’에게 전혀 유익하지 않다는 점이다. 여성의 건강권에 대해서 단 한 줄도 언급 없이 ‘시험관 아기’ 시술을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리고 유전공학 기술로 만들어진 여성의 가슴을 ‘멋진 발명품’, ‘사춘기 남학생들을 위한 차세대 수음 보조기’라고 언급한다.

 

 

 

 

 

 

 

 

 

 

 

 

 

 

 

 

 

 

 

* [품절] 척 팔라닉 《질식》 (랜덤하우스코리아, 2009)

 

 

 

척 팔라닉(Chuck Palahniuk)의 소설 《질식》의 일부 장면을 인용하면서 포스트휴먼을 감각적 쾌락을 추구하는 존재로 상상한 내용은 불쾌감을 유발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삶으로부터 최대한의 흥분감을 맛보고 싶어한다”고 척 팔라닉은 자신의 소설 『질식』에서 단언하다. 그는 작품 속에 퇴폐적이면서 약간 정신이 돈 듯한 인물들을 등장시킨다. [중략] 『질식』에서는 비행기와 공항에서 자기들 시간의 대부분을 보내는 쿨하스적인(건축가 렘 쿨하스를 가리키는 말로 출장이 잦음을 빗대어 하는 말―역주) 국제적 사업가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러시안 룰렛에 비견할 수 있는 섹스놀이를 고안해낸다. 비행기 화장실에 들어가 문을 잠그지 않고 기다리다가 제일 처음 화장실 문을 밀고 들어온 승객에게 자신을 제공하는 것이 이들이 생각해낸 놀이다. 이들은 “아무 곳도 아닌 허공을 날아 히드로 공항에서 요하네스버그 공항에 도착하기까지 14시간 동안 적어도 10번 정도의 모험을 즐기며 자신이 살아 있음을 느낀다.” 이는 마치 낚시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당신이 남자라면 가장 좋은 방법은 화장실 변기에 앉아서 당신 거시기를 공중에 내놓은 다음 당신 거시기가 정오를 가리키게 될 때까지 열심히 혼자서 작업을 하라. 그런 다음 가만히 기다리면 된다. 더 이상 해야 할 일은 없다. 플라스틱 변기에 앉아 그럴 듯한 모험이 시작되기를 기대하면서 기다린다면 훨씬 기분이 나을 것이다.” “아예 문을 열고서 당신 마음에 드는 사람이 들어오면 그때 볼일을 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이 놀이에서 가장 흥미를 돋우는 대목은 도전과 위험 감수로 인하여 아드레날린의 분비가 왕성해진다는 점이다. [중략]

  척 팔라닉 소설의 주인공들은 인생에 어떤 의미가 있다는 생각을 버린 사람들이며, 자신들의 실존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보겠다는 생각을 단념한 지 오래다. [중략] ‘답이 없다는 게 정답’임을 알기 때문에 이들은 스스로의 삶을 가지고 끊임없이 채널 돌리기를 시작하는 것이다. 이들은 삶을 최대한 밀도 있는 순간들의 연속으로 만들 수 있는 놀이를 고안한다. 그러므로 이들의 삶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를 모델로 삼아 구축한 것이나 다름없다.

 

(《포스트휴먼과의 만남》, 194~196쪽)

 

 

 

《포스트휴먼과의 만남》을 쓴 저자는 소설에 묘사된 ‘범죄 행위’에 가까운 섹스 놀이를 포스트휴먼의 시대에 일어날 법한 상황으로 제시한다. 심지어 포스트휴먼 시대의 ‘게이’를 ‘섹스에 혈안이 된 인간과 동물의 잡종’이라고 묘사한다. 동성애자를 ‘변태성욕자’로 보고 있다.

 

 

 신종 게이는 예전처럼 남자와 여자의 잡종이 아니라 인간과 동물의 잡종으로 섹스에 혈안이 된 자들이었다. 예를 들면 성인 남자(여자도 가능하다)와 카멜레온이 반반씩 섞여 긴 혀의 움직임이 매우 유연한 자들이 여기 속한다. ‘모피로 된 비너스’, 다시 말해서 온 몸이 모피로 덮인 여자들도 있다.

 

(《포스트휴먼과의 만남》, 228쪽)

 

 

동성애자는 도덕적으로 타락하여 쾌락만을 좇는 변태성욕자가 아니다. 유발 하라리가 이 대목을 본다면 무슨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 슐라미스 파이어스톤 《성의 변증법》 (꾸리에, 2016)

 

 

 

《로봇도 사랑을 할까》의 장 미셸 베스니에는 인공 자궁을 여성 해방에 기여하는 발명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던 철학자 앙리 아틀랑(Henri Atlan)을 언급한다. 그러나 1970년대에 이미 여성 해방을 위한 획기적인 수단으로 인공 자궁의 실현 가능성을 언급한 여성이 있으니 그녀가 바로 슐라미스 파이어스톤(Shulamith Firestone)이다. 1970년에 그녀는 자신의 책 《성의 변증법》에 인공 자궁에서 태아를 잉태해 남성도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있게 한다고 주장했다. 로랑 알렉상드르는 인공 자궁 기술을 예찬하면서도(그는 미래지향적인 모든 과학 기술을 찬양한다) ‘남자도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임신과 출산 경험이 없는 ‘남성’ 트랜스휴머니스트들은 ‘인공 생식’ 기술의 등장에 지나치게 열광한다. 그들은 인공 생식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여성의 몸’을 등한시한다. 그리고 ‘인공 생식’ 기술이 등장하면 ‘불임’을 ‘치료해야 할 문제’로 보게 만든다. 모든 인간에게 생식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불임은 무조건 치료해야 할 문제인가? ‘불임은 무조건 고쳐야 한다’는 식의 발상은 불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여성의 몸을 ‘열등한 몸’으로 규정하면서 배제한다.

 

트랜스휴먼 시대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하려면 우리 삶을 관통하는 젠더, 연령, 계층, 장애 유무 등의 여러 가지 사회적 · 문화적 배경들을 고려하는 포괄적인 합의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미래를 향한 기술 발전의 최우선 목표는 모든 인간에게 삶의 성취를 제공하는 일을 만들어내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특정한 인간을 주변화하고 소외하는 트랜스휴머니즘이 장악한 미래는 인간 존재의 존엄성 자체가 쓸모없어진 디스토피아(dystopia)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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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의 일생 - 탄생에서 죽음까지, 생명 활동의 무대에서 펼쳐지는 은밀하고 역동적인 드라마
나가타 가즈히로 지음, 위정훈 옮김, 강석기 감수 / 파피에(딱정벌레) / 2018년 11월
평점 :
일시품절


 

 

‘단백질 도둑’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모른다면 다행이다. 몰라도 될 말이면서도 절대로 써선 안 되는 말이기 때문이다. ‘단백질 도둑’은 성적 속어이다. 속어로 쓰이는 ‘단백질’은 정액을 뜻한다. 정액은 성관계나 자위(수음)를 통해 체외로 분출된다. 대개 남성들은 포르노 여배우의 과장된 연기를 보면서 자위를 한다. ‘단백질 도둑’은 남성에게 성적 자극을 주는 포르노 여배우, 특히 포르노에 중독된 남성들이 선호하는 포르노 여배우를 일컫는 속어이다. ‘단백질 도둑’을 처음 만든 사람은 정액이 고단백질로 이루어진 물질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정액의 90%는 수분이며 나머지 10% 정도가 단백질과 지방, 과당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단백질 도둑’은 여성을 성적 대상화한 혐오 표현이면서도 단백질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단어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필수 물질 중 하나인 단백질이 잠깐의 욕구 분출에 의해서 나오는 정액과 같은 의미로 알려진다는 건 단백질에 대한 모욕이다.

 

대부분 사람은 단백질의 장점보다 단점에 더 주목한다. 동물성 단백질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각종 성인병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렇다면 단백질의 장점은? 단백질은 근육의 재료일 뿐 아니라, 면역 세포를 구성하는 주성분이다. 그러므로 단백질을 너무 적게 먹는 것도 좋지 않다. 우리 몸의 생리적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데, 사실 문장 한 줄로 단백질의 장점을 언급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지금도 여러 가지 종류의 단백질은 24시간 내내 우리 몸의 구성이나 기능에 중대한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단백질의 일생》그냥 묻히기엔 아까운 과학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20여 년 동안 단백질 연구에 몸담은 일본의 생리학자이다. 책 제목인 ‘단백질이 일생’은 저자가 주도하면서 참여한 단백질 연구 프로젝트의 이름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 몸속에 있는 다양한 단백질이 어떻게 움직이고 상호작용하는지 ‘인간의 일생’에 비유하여 보여준다. 우리가 몸을 움직이는 것도, 지금 우리를 살아있게 하는 것도 모두 단백질 덕분이다. 몸 안에서 살아 움직이는 단백질의 눈부신 활약 덕분에 ‘인간’이라는 존재가 태어나고 만들어지는 것이다. 단백질도 인간의 일생처럼 ‘탄생’, ‘성장’, ‘성숙’, ‘노화’, ‘죽음’을 겪는다. 단, 인간의 일생과 단백질의 일생의 차이점은 ‘노동의 강도’이다. 인간은 하루 절반을 일하고, 나머지 시간에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그러나 단백질은 우리 몸을 유지하기 위해서 쉬지 않고 계속 일한다.

 

단백질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는 아미노산이다. 단백질은 20여 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되어 있다. 몸의 기능은 기본적으로 단백질의 아미노산에 의해 수행되며 이는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DNA에 의해 생성된다. DNA의 염기쌍(A-T-G-C) 중 3개가 조합된 아미노산이 DNA의 염기 서열에 따라 결정되어 단백질을 이룬다. 이른바 ‘단백질의 탄생’이다. 어느 정도 성숙기에 접어든 각각의 단백질은 신체 각 부분에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이 중 일부 단백질은 세포의 성장에 관여하는 반면 일부는 세포가 죽는 데 기여하기도 한다. 단백질은 몸 안의 나쁜 세포를 자살로 유도하는데, 이를 ‘아포토시스(apoptosis)라고 한다. 그러나 단백질이 항상 좋은 일만 하는 건 아니다. 단백질도 인간처럼 수명이 있으며 노화되면 저절로 분해된다. 이것이 바로 ‘단백질의 죽음’이다. 그런데 노화된 단백질이 분해되지 않은 채 우리 몸에 계속 남아 있으면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결국 단백질이 만들어져서 분해되는 과정에는 우리 인간의 목숨이 달려 있다. 인간의 삶이 완전히 멈출 때까지 몸속의 단백질은 셀 수 없을 정도로 탄생과 죽음을 반복하면서 살아간다.

 

단백질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단백질은 외부 반응에 민감한 편이다. 특히 단백질은 고온(열 충격)에 의해 변형되어 기능을 잃을 수 있다. 그래서 단백질 세계에서도 변성된 단백질이 제 기능을 다 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보호자’가 있다. 그것은 ‘보호자’를 뜻하는 프랑스어 ‘샤프롱(chaperon)이라는 별명이 붙여진 스트레스 단백질이다. 이 ‘샤프롱 단백질’은 연중무휴로 다양한 스트레스로부터 단백질이 변형되는 걸 막는 일을 한다.

 

우리 몸의 생성을 위한 세포 분열, 그리고 우리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죽은 세포를 분해하여 대체하는 세포 재생은 단백질이 종류별로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합성되어 활동해야 가능한 일이다. 고맙게도 단백질은 쉬지도 않고 신진대사를 촉진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 우리 몸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다양한 단백질의 이름을 다 외우지 못하더라도 단백질의 일생은 알고 있어야 한다. 단백질은 우리 몸속에 있는 존재이고, 우리 삶의 기본 단위다. 단백질의 일생을 잘 이해하면 우리가 그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은 명확하다. 그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우리는 스트레스를 잘 다스려야 한다.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단백질을 화나게 해선 안 된다. 그들이 분노하면 병이 생긴다. 단백질이 잘 살아야 우리도 잘 살 수 있다.

 

 

 

 

 

※ Trivia

 

 

* 179쪽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이야기라는 『나무꾼 이야기(竹取物語)(나무꾼 노인이 대나무 속에서 발견한 가구야 공주가 아름답게 성장한 뒤 5명의 귀공자와 천황의 구혼을 물리치고 달세계로 돌아간다는 이야기. - 옮긴이)에서도 구혼자들에게 가구야 공주가 명한 보물찾기의 하나는 ‘봉래의 보물 가지’ 즉, 불로불사의 선약이었다.

 

 

타케토리 모노가타리. 원래 이름은 ‘타케토리 오키나 모노가타리(竹取翁物語解)’다. ‘竹取翁’은 대나무를 주워 파는 노인을 뜻한다. 따라서 ‘竹取物語’를 ‘나무꾼 이야기’로 번역하는 것은 내용상 맞지 않다. ‘나무꾼’이 아니라 ‘대나무 장수’라고 번역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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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1 1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9-03-11 13:17   좋아요 1 | URL
단백질을 위협하는 외부 요인은 앞으로 더 많아질 거예요. 정확한 연구가 나와야겠지만, 미세먼지도 단백질 변성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어요.

2019-03-11 14: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3-11 14: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3-11 14: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3-11 14: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9-03-11 14: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백질 도둑은 책에선 다루지 않는 거지?
그런 건 또 어디서 알고...ㅎㅎ

이런 책이 있었구나.
나도 수년 전 엄마가 대장암 수술 받고
주위에서 몸을 추스리려면 단백질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고 해서 새삼 단백질이 그렇게 중요한 건가 좀 놀라웠지.
나름 파워 블로거인 네 덕분에 이 책이 주목 받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작년이 이런 책이 나왔을 거라곤 꿈에도 몰랐다.ㅋ

cyrus 2019-03-11 17:29   좋아요 2 | URL
남초 커뮤니티에 종종 보이는 속어에요. 당연히 책에 없는 내용입니다. ^^;;

가장 싸게 구할 수 있는 고단백질 식품이 닭 가슴살이에요. 다른 사람들은 닭 가슴살 특유의 퍽퍽한 느낌이 싫다고 하지만 저는 좋아요. 통풍이 생긴 이후로 튀긴 닭고기 대신에 삶은 닭 가슴살을 먹고 있어요. 나이가 들면 신체 활동량이 적어지고, 근육의 양도 줄어들어요. 그럴 때 많이 섭취해야 할 영양소가 단백질이에요. ^^

붕붕툐툐 2019-03-11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만으로 단백질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어요!!

cyrus 2019-03-11 23:08   좋아요 0 | URL
단백질을 제대로 알면 생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 기나긴 과정까지 이해할 수 있어요. 단백질은 우리 몸 안에서 정말 중요한 일들을 많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