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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갈라진다. 유년의 빈 공백은 어디서 다시 찾을 것인가?
어두운 공간에 갇힌 일그러진 태양은? 허공에서 전복된 길은 어디서 되찾을 것인가? 계절들은 의미를 잃었다. 내일, 어제, 그런단어들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현재가 있을 뿐. 어떤 때는 눈이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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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을 위한 시>

한 시인이 어린 딸에게 말했다.
착한 사람도, 공부 잘하는 사람도 다 말고
관찰을 잘하는 사람이 되라고.
겨울 창가의 양파는 어떻게 뿌리를 내리며,
사람들은 언제 웃고, 언제 우는지를.
오늘은 학교에 가서도시락을 안 싸온 아이가 누구인지 살펴서 함께 나누어 먹으라고.

- 활주로가 있는 밤》(문학동네,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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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히 프롬 - 사랑의 혁명을 꿈꾼 휴머니스트 클래식 클라우드 15
옌스 푀르스터 지음, 장혜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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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어떻게 수천 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절대 빠져나올 수 없는 카스트와 계급과 강제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을까? 중세시대 독일에서는 제빵사의 아들로 태어나면 평생 빵을 구워야 했고, 백작의 아들은 절대 하녀와 결혼할 수 없었다. 이와 같이 엄격한 사회질서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역사의 실수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프롬은 그런 유연하지 못한 굳은 구조가 인간에게 안정감을 선사하여 완벽한 선택의 자유를 불가능하게 만든다고 주장 했다. 대장장이로 태어나 평생 대장장이로 살 것이라는 사실을 안다면, 신이 나를 사랑할지 안 할지를 안다면, 평생 빵 가격이 변치 않을 것이고 똑같은 레시피로 구울 것이라는 사실을 안다면, 현대인은 야망과 충족감 대신 권태와 소외감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다른 경우의 수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자기 틀 안에서 벌어지는 모든것이 통제가 가능하고 안정감을 준다. 자신이 어디 소속이며 무엇를 하고 말지를 아는 것이다.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해야 하고 자신목을 자기가 책임져야 하는 갑작스러운 자유는 그에게 오히려 혼란만 일으킬 것이다.

<에리히 프롬(클래식 클라우드 15)>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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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감옥의 나쁜 공기가 차츰 쥘리엥에게 견딜 수 없게되었다. 다행히 쥘리엥의 사형 집행이 통고된 날에는 찬란한 햇빛이 만물에 즐겁게 내리쬐고 있었고 쥘리엥도 굳건한용기가 솟았다. 그에게는 대기 속을 걸어 나가는 것이 오랫동안 바다에 나가 있던 항해자가 육지를 산책하는 것처럼상쾌한 느낌이었다. 자, 만사가 잘되어 나간다, 나도 조금도 용기를 잃지 않았고, 그는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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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선문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6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지음, 송영택 옮김 / 문예출판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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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어린 시절의 말을 썼다. 너무 쇠약해서 다른 말은 할 수가 없었다. 라비크는 생명이 없어진 그녀의 두 손을 잡았다. 그의 내부에서 그 무엇이 찢겨 나갔다. "당신은 나를 살게 해주었어, 조앙." 그는 멍한 눈을 한 그녀의 얼굴에 대고 말했다. "당신은 나를 살게 해줬어. 나는 돌멩이에 지나지 않았어. 그런 나를 당신이 살아나게 해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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