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순위는 독자의 책 선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출판사들은 자사 책을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리려고 자사 책을 대량으로 구입하여 판매 부수를 높입니다. 그게 바로 ‘사재기’입니다. 베스트셀러를 조작하는 사재기 수법은 독자를 속이는 사기 행위입니다. 그러나 일부 출판사들이 아직도 사재기를 통한 베스트셀러 목록 진입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베스트셀러 순위 조작 또 덜미…'무료 증정 이벤트'로 사재기]
뉴시스 (2016년 12월 21일)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3&aid=0007665534

 

 

오늘 네이버 메인 화면에 출판사 사재기 관련 소식이 떴습니다. 이번에 덜미가 잡힌 출판사 사재기 수법의 경우, 마케팅 업체가 가담한 신종 수법입니다.

 

사재기에 가담한 출판사와 마케팅 업체는 SK텔레콤의 대표 멤버십사이트 T월드에 무료도서 증정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무료 증정에 혹한 고객들은 이벤트에 응모하게 되고, 출판사와 마케팅 업체는 손쉽게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고객들의 개인정보로 온라인 서점 여러 곳에 비회원 주문을 했고, 주문한 책을 이벤트 당첨자들에게 전달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사재기 주문으로 인해 인터넷 서점 베스트셀러 순위가 급상승했고, 출판사는 사재기 도서의 판매대금 60%를 다시 받을 수 있었습니다.

 

SK텔레콤을 포함한 이동통신사에 가입하려면 ‘개인정보를 마케팅에 활용한다’는 내용에 대해 동의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이에 대해 사후처리 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렇다 보니 개인정보가 고객이 모르는 사이에 다른 용도로 사용될 우려가 있습니다.

 

 

 

 

[마케팅업체 통해 책 사재기 신종수법…출판사 대표 등 입건]
뉴스원 (2016년 12월 21일)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421&aid=0002464624

 

 

뉴시스 보도문에는 책 사재기 혐의를 받은 문제 출판사와 출판사 대표 그리고 책 이름이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뉴스원(News 1) 보도문에 사재기 도서 이름이 공개되어 있습니다. 혹시나 보도문 내용 일부가 수정될 수 있으므로 관련 내용을 따로 캡처했습니다. 사재기 도서는 《졸업하고 뭐하지》입니다. 출판사는 ‘라임위시’입니다.

 

 

 

 

 

 

 

 

 

 

 

 

 

 

 

 

 

이 출판사의 정체가 뭘까요?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라임위시’를 입력해봤습니다.

 

 

[공익마케팅 컨설팅그룹 '라임위시' 론칭]
머니투데이 (2007년 11월 28일)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08&aid=0000857685

 

 

 

2007년 머니투데이 보도문에 따르면 ‘라임위시’는 사회공헌 전문컨설팅사 '라임글로브'가 런칭한 국내 최초의 공익마케팅 컨설팅그룹이었습니다. 라임글로브 대표는 최혁준 씨입니다. 이 사람이 《졸업하고 뭐하지》의 저자입니다. 좀 구린 냄새가 납니다. 책 사재기에 가담한 마케팅 업체가 ‘라임위시’일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뉴시스 보도문에 사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마케팅 업자 최 모 씨’가 언급되던데, 라임글로브 대표인지 확실치 않습니다.

 

 

 

 

 

 

 

 

 

 

 

 

 

 

 

 

《졸업하고 뭐하지》 이외에도 최혁준 씨가 라임위시에서 펴낸 책은 《일 안 해도 되는 직업》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2012년 ‘디프넷’이라는 회사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즉 ‘디프넷’에서 펴낸 책은 구판이고, 2014년 라임위시에서 새로 나온 책이 개정판이죠. 두 권 다 안 읽어봐서 내용상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라임위시 같은 정식 출판사인 것처럼 운영하는 회사는 출판 일을 단순한 돈벌이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재기로 독자를 속이는 것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독자들의 불신이 커져 결국 출판계 전체에 손해를 끼칩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응모자의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무료도서 증정 이벤트나 출판사 서평단 이벤트의 진행 실태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합니다. 악마의 유혹에 넘어간 출판사들도 마음만 먹으면 고객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사재기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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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1 14: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12-21 14:48   좋아요 1 | URL
저도 티월드입니다. ㅎㅎㅎ 저도 저런 이벤트가 있는 줄 몰랐어요. ^^;;

이번 사재기 사건이 심각한 게 개인정보를 이용했다는 것인데 가면 갈수록 사재기 수법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이러면 출판사가 법적 제재를 교묘히 피할 수 있어요.

서니데이 2016-12-21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정이 복잡하네요.;;;

cyrus 2016-12-21 15:13   좋아요 1 | URL
사재기 과정을 표현한 그림이 조금 복잡하게 보이는 게 함정입니다. 보도문만 읽어봐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

꼬마요정 2016-12-21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부터인가 이벤트 응모 안 하게 됩니다. 고객정보제공동의 체크해야 되면 말이죠. 온갖 곳에서 전화가... ㅠㅠ 참 사람들 잔머리가 장난 아니네요. 씁쓸합니다.

cyrus 2016-12-21 16:58   좋아요 0 | URL
저도요. 출판사가 제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를 아는 것 또한 조금 찝찝하게 느껴져요. ^^;;

stella.K 2016-12-21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판사가 얼마나 어려우면 이렇게 할까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만 그래도 이건 아니지.

cyrus 2016-12-21 16:59   좋아요 0 | URL
사재기 범죄에 가담한 출판사가 두 개 더 있는데, 실명이 밝히지 않는 이상 어느 회사인지 알 수 없어요. 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6-12-21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혁준?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이네요... 흔한 이름이기는하지만...

cyrus 2016-12-21 17:04   좋아요 0 | URL
저는 처음 들어보는 이름입니다. 최혁준으로 검색하면 사진도 나옵니다.

감은빛 2016-12-21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통신사를 이용한 건 처음 보는 것이긴 하지만,
저렇게 업체를 끼고 이벤트를 통해 독자들에게 책을 뿌리는 수법은 꽤 오래된 흔한 방법입니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출판사는 책 배포하고 초기에,
직원들에게 가족이나 지인 명의로 주문하게 만드는 짓도 많이 한다고 들었어요.

cyrus 2016-12-22 09:03   좋아요 0 | URL
사재기에 대한 법적 처벌이 강화돼도 악습이 완전히 철폐되기 힘들어 보입니다. 법의 감시망을 피하려고 사재기 수법은 새롭게 진화할 것입니다.

코발트그린 2016-12-22 0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엊그제 이벤트 당첨 도서를 받고 좋아했는데... 신청도 안한 이벤트 였어요 쩝 이런..

cyrus 2016-12-22 09:08   좋아요 0 | URL
황당한 일을 겪어서 속상하셨겠군요. 예전에 저는 응모 안 한 이벤트에 당첨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알라딘 신고센터에 연락해서 당첨 사실을 취소시켰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