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번 달에 딱 서른 살이 됩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성년의 날 선물, 대학 입학 선물을 받아본 적 없었습니다. 생일 선물로 받은 것이 있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생일 선물이라고 해봤자 그냥 아껴둔 비상금으로 책을 많이 샀던 것이 전부였습니다. 나 자신에게 주는 셀프 선물인 거죠.

올해 제가 복이 많은 건지 이웃님들의 선물을 많이 받았습니다. 오늘 마녀고양님의 선물을 받았습니다. 푸짐한 양의 선물을 받게 돼서 깜짝 놀랐습니다. 택배 배달원 아저씨께서 중간 크기의 상자를 건네줬습니다. 제 동생 택배 물건인 줄 알았어요.


원래 보르헤스의 《상상동물 이야기》만 받기로 했는데, 책 두 권과 일본 패션 잡지, 배트맨 카우치, <빙과> 표지 그림 퍼즐 그리고 마녀고양이님의 손편지를 받았습니다. 절대로 잊지 못할 최고의 생일 선물입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이미 지난 일이지만, 제가 대학교 복학했을 때 마녀고양님이 책 선물과 손편지를 보내주셨습니다. 이때가 2011년이었습니다. 어느새 시간이 금방 흘러갔군요. 저는 지금까지 마녀고양님에게 선물을 준 적이 없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제가 선물을 줬던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알라딘 굿즈가 나오기 전에 알라딘에 화장품, 과자 등을 구입할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특히 임페리얼 버터 쿠키는 최고였죠. 저는 마녀고양이님이 읽고 싶은 책 한 권과 코알라 양을 위한 버터 쿠키를 주문해서 전해줬습니다. 그때 알라딘 서재 분위기가 훈훈했습니다. 그런데 옛날 흔적들을 보면서 한순간 슬퍼졌습니다. 버터 쿠키의 달짝지근한 맛을 다시 맛볼 수 없어서 슬픈 게 아닙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때 그 시절의 분위기를 느낄 수 없어서 슬픈 것도 아닙니다. 소소하면서도 즐거운 기억들이 점점 잊히고 있어서 슬펐습니다. 예전에는 인증사진을 찍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저도 나이가 먹고, 알라딘에 많은 사람과 함께 지내면서 인증사진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