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모 포털 사이트 블로그에 작성한 모 님의 국가장학금제도에 대한 글을 읽게 되었다. 역시 필자처럼 국가장학금제도의 문제점에 대해서 쓴 글이었는데 필자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일단 환영했지만 그것보다는 그 분이 지금 처한 상황이 너무 안타깝게 느껴졌다.
모 님은 신청기간을 잘못 알아버리는 바람에 인터넷 접수로만 가능하는 신청를 하지 못했던 것이다. 국가장학금 인터넷 신청기간은 1월 4일까지였다.
'국가장학금 미신청 시 모든 교내장학금 수혜대상 제외'라는 조건 아래 국가장학금 신청을 '의무화'하는 학교의 홍보가 비단 필자가 다니는 학교에서만 하는 줄 알았는 데 생각보다 전국 곳곳의 대학교에서도 학생들 사이에서 강요성(?) 있는 홍보를 하고 있었다. 아마도 모 님이 다니는 학교도 그런 규정이 있다면 75만 원 정도 주는 국가장학금을 신청하지 못해서 교내장학금 200만 원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다.
공부 열심히 해서 우수한 성적을 받아 과에서 1등을 했는데도 국가장학금을 신청하지 못해서 전액 장학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 누구나 이런 입장의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너무나 억울하고 분할 것이다..
며칠 전에 쓴 국가장학금 관련 글에서도 밝혔지만 국가장학금 신청기간이 끝난 지금도 필자가 다니는 모 대학교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여전히 성적우수장학금 제도 변경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는 학생들이 오히려 더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가끔 학교 게시판을 읽곤 하는데 어느 학생이 남긴 글이 지금 성적장학금 변경 제도에 대한 학생들의 심정을 대변해주고 있다.
아 진짜 공부할 의욕 안생긴다..........
1등했는데 기쁘지가 않다.......
아 열심히 해서 받는 장학금이랑 소득이랑 뭔 상관인지 ........ 어의없네요
필자도 처음에 교내성적우수장학금 변경 제도 소식을 접하면서 한순간에 기분이 맥 빠졌다. 거의 3년 만에 과 학년 내 1등을 해서 전액 장학금을 받을 수 있을거라고 장담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제도가 바뀌는 바람에 전액이 아닌 70%만 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국가장학금을 신청해서 수혜를 받는다면 나머지 30%는 받을 수 있지만 아직 수혜대상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장담할 수가 없다.
어떻게 보면 재수 없는 소리일지도 모르겠지만... ^^;;
성적 잘 나오는 사람들에게는 국가장학금 제도 도입으로 인한 교내장학금 변경 규정을 반기지 않고 있다. 특히 정말 며칠 간 집에 안 들어가고, 밤을 새가면서까지 도서관에서 공부를 열심히 했던 학생들에게는 정말 의욕 떨어지게 만드는 규정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며칠 전에 쓴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존 롤즈의 정의의 제2원칙의 내용을 생각하면서 학교의 입장을 어느 정도 이해하려고 한다.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해서 등록금 재원을 확충하기 위한 목적으로 교내장학금 범위를 축소하는 정책 규제의 일환이라고 생각하련다.
다만...
국가장학금 사연을 쓴 모 님의 사례처럼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학생들을 위한 국가장학금 본연의 의미가 퇴색될 우려가 있다.
(1) 만약에 cyrus가 국가장학금을 신청하지 못해 교내 성적우수장학금 300만 원을 받지 못했다고 가정하자.
(2) 그렇게 된다면 국가장학금을 지원하는 정부 입장에서는 제정비용비가 감소되어지고 대학교 입장에서는 cyrus에게 지급되어야 할 300만 원을 회수하게 됨으로써 이득을 볼 수 밖에 없다.
(3) 그렇다면... 결국 국가장학금제도의 목적과 다르게 cyrus는 300만 원의 비용부담이 생기게 되어 그 적지 않은 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적은 시급의 알바를 해서라도 말이다.
좀 웃긴 상황이지만.. 국가장학금 신청 한 번 안한 것 때문에 좋지 않은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글에서 정작 말하고 싶은 것은 국가장학금 제도 내용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보다는 신청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구제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접수를 하지 못한 학부생들을 위해서 인터넷 접수 기간을 늘리던가 가능한 한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 내에서라도 오프라인 접수가 할 수 있도록 접수창구의 기회가 확대되어야 한다.
필자의 개인적 경험상 '한국장학재단' 사이트에서만 가능하는 인터넷 접수도 문제점이 있었다. 신청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이름으로 된 공인인증서를 만들어야 한다. 공인인증서는 USB나 본인 컴퓨터 내 폴더에 따로 저장할 수 있지만 개인 휴대폰 메모리카드에도 저장할 수 있다.
필자 같은 경우에는 USB가 구비되지 않아서 개인 휴대폰에 따로 저장했다. (휴대폰에 공인인증서를 저장하면 이와 관련된 어플이 설치된다) 그런데 국가장학재단 내 보안 프로그램 때문인지 몰라도 휴대폰에 저장된 공인인증서로는 인터넷 신청을 할 수가 없었다. 이런 방식으로 신청을 하면 프로그램이 강제로 종료되곤 했다. 그래서 휴대폰에 저장된 공인인증서로도 접수가 불가능한 점이 아쉬웠다.
그리고 전국의 수많은 학생들이 신청하는 국가장학금제도라는 것을 감안해서 고객센터 전화상담서비스도 확대되어야 한다. 오늘도 필자는 국가장학금에 대해서 궁금한 부분이 있어서 고객샌터에 세 번을 전화를 했는데 통화량이 많아서 받을 수가 없었다.
지난 주 인터넷 접수 기간에도 필자의 친구가 고객센터에 전화를 한 적이 있었는데 통화량이 많다는 이유로 전화를 받지 못했다고 들었다. 사실 접수 기간에는 통화량이 폭주하여 민원접수를 하지 못하는 경우는 당연하다. 그런데 인터넷 접수 기간이 끝난지 5일이 지났는데도 통화량이 많아서 민원접수를 하지 못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3월 달부터 올해부터 대학교를 다니게 되는 신입생을 대상으로 하는 국가장학금 신청 기간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이번에 드러난 국가장학금 제도의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고 학생들의 민원을 고려하여 좀 더 내실 있는 장학금제도로 발전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