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번 학기에 듣고 있는 강의들 중에서 <행정통계학>이라는 과목이 있다.  지난달에 <행정통계학> 강의 첫 시간에 대한 페이퍼에서도 언급했지만 일단 ' 통계 ' 라는 단어가 들어있는 과목의 내용은 쉽지가 않다.   다행히 수학 과목처럼 계산하는 일은 없고 간단히 컴퓨터를 통해서 통계분석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제대로 공부를 하면 별거 아니다.  하지만 통계학을 처음 접한 학생, 거기에다가 컴맹에게는 여간 쉽지 않은 강의이기도 하다.    

통계분석을 하거나 표를 만들 때 사용하는 컴퓨터 프로그램 중에 SPSS라는 것이 있다. <행정통계학> 강의 때 실습 학습으로 주로 사용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최근까지 Ver. 18까지 나왔으며 간단히 입력하기만 하면 통계분석뿐만 아니라 표도 만들 수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SPSS는 엑셀의 기능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이번 강의를 통해서 SPSS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이번에 처음 사용하게 되었는데 수업시간에 바로바로 교수님 말씀을 듣고 이해하자니 프로그램 사용 방식을 이해하기가 쉽지가 않다.  게다가 이 강의 시간에는 교재도 없어서 난감하기만 하다.   이 프로그램 역시 엑셀처럼 다양한 도구들이 많아서 상황에 맞게 잘 써야지 제대로 된 통계분석을 할 수 있다. 만약에 단추 버튼 하나라도 잘못 눌렀다거나 숫자 한 개라도 잘못 입력했다가는 통계분석 결과가 ' 뻥 ' 날 수 있다.  즉, 오류가 나온다는 것이다.  

얼마 남지 않은 중간고사 때 SPSS 실습 시험을 치루게 되었는데  하는 수 없이 SPSS 프로그램 관련 전공 책으로 따로 공부하기로 하였다.  어떻게든 좋은 성적을 받아야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전공 책을 구하기 위해서 어제, 집에서 먼 학교 도서관에 찾아가게 되었다. 

최신형 버전을 사용하고 있는만큼 SPSS Ver. 18에 대한 전공 책을 구해야했다.  무엇보다도 대학교 도서관이기 때문에 최신형 버전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 소장하고 있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도서관에 와보니 SPSS Ver. 18에 대한 책을 한 권이라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도서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SPSS 관련 책들은 다 옛날 버전이었다.  대부분 Ver. 10이 많았고 그나마 최신 버전이 6년 전 쯤에 출간되었던 Ver. 14 프로그램에 대한 책이었다.  

 

  

 

 #2

최근에 뉴스에서 우리나라 대학교 도서관의 장서 보유에 대한 썩 좋지 않은 기사를 접한 적이 있었다.   

서울의 어느 시립대 도서관이던데 수업 시간에 지정된 전공 도서가 단 한 권도 소장되어 있지 않았다고 한다.  전공 도서 같은 경우에는 시대적 상황의 변화에 따라 매 년 새로운 내용을 추가한 개정판이 나오기 마련인데 대학 도서관에 들어오는 최신판 전공 도서의 수는 극히 적은 반면에 예전에 나온 구판 도서의 수는 많다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최신판 전공 도서를 원하는 학생들에게는 책 한 권 빌리기가 하늘의 별 따기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서가에 먼지 쌓인 채 남아 있는 구판 도서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심각한 것은 지방대 학교 도서관의 장서 수준과 도서 구입 예산 비용이 수도권 대학교 도서관보다 낮다는 점이다.

뉴스에서 듣던 대학교 도서관의 실태를 눈 앞에서, 그것도 지방대인 우리 학교에서 보게 되다니 한편으로는 씁쓸하다.  

한 번은 우연히 과학도서가 소장되어 있는 ' 과학기술자료실 ' 에 들린 적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많이 드나들지 않는 서가 구석 쪽에는 생물학, 생명공학 관련 책들이 꽂혀 있다.  그런데 유독 생명공학 관련 전공 도서가 꽂혀 있는 서가는 텅텅 비어 있다.    

아무래도 학생들이 많이 드나들지 않는 위치에 서가가 있다보니 그럴 수 있겠지만 생명공학 분야가 요즘 대두되는 학문인만큼 시대의 변화와 유행에 걸맞는 최신 정보를 담고 있는 도서가 없는 도서관은 과연 대학생들을 위한 도서관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3

하지만 더 심각한 사실은 올바른 교양을 습득하기 위한 학문의 장인 도서관이 오늘날에는 취업을 위한 스펙을 쌓는 장소로 변질되었다는 점이다.  오늘날 대학생들에게 ' 도서관 ' 이라는 공간은 그저 읽고 싶은 책을 읽을 수 있는 독서의 공간이 아닌 취업을 하기 위한 스펙쌓기 공간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심각한 취업난으로 대학생들이 토익이나 자격증 공부에 몰두하다 보니 독서의 중요성이 잊혀지게 된다. 

대학 도서관의 장서 수는 학문 경쟁력을 위한 기초 체력과 같은 것인데 열악한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학술 정보가 국력이라는 원칙에 따라 도서관의 양과 질에 대한 체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그동안 학생들에게 거둬 들인 수많은 등록금만으로도 충분히 도서관 장서를 늘릴 수 있는 예산에 투입할 수 있는데도 그 쌓아 두었던 등록금들은 도대체 어디로 사용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그 많던 도서관의 책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대학생들에게 올바른 인성을 형성하기 위한 교양과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는 영양가 있는 책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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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거핀 2011-04-02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는 말씀입니다. 도대체 그 등록금들은 어디다가 쌓아두는지 원..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혹시 원하는 책이 있다고 해도, 워낙 수가 적어서 거의 항상 대여중이라 볼 수가 없지요. (예전에 어떤 얌체 학생들은 장기대여를 못하니까, 필요한 책을 도서관 자기만 아는 구석에 꽂아놓고 필요할 때마다 보는 방법도 쓰더군요.)
흠..SPSS..많은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의 애증의 프로그램..;;

cyrus 2011-04-03 10:11   좋아요 0 | URL
ㅎㅎ 저도 예전에 간혹 그런 수법을 쓰곤 했었어요,, ^^;;
그래서 나중에 숨겨 놓은 책을 빌려가곤 했지요.
교수님 말씀으로는 SPSS 기능만 잘 익혀두면 쉽다던데,,
아무래도 전 컴맹이라서 그런지 기본적인 내용을 배우는데도 쉽지 않네요 ^^;;

마녀고양이 2011-04-02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제가 다닐 때 생각해도... ^^
요즘은 등록금도 엄청나던데, 몽땅 어디갔을까요?
SPSS, 끄응, 그거 저도 공부해야 하는뎅.
그냥 엑셀로 안 되겠니? 하고 묻고 싶어요.. 그거라면 매크로도 좀 쓰는뎅. ㅎㅎ

cyrus 2011-04-03 10:14   좋아요 0 | URL
마고님, 한번은 제가 다니는 학교에 지난 주 금요일에 총학생회 출범식
이랑 새내기문화제라는 것을 했었는데,, 그 날 출연한 특별가수들만 해도
몇 명인지 모르겠어요,, 한편으로는 학교 축제하는 줄 알았어요,,
작년에 등록금 문제와 결부시켜서 학교 축제 때 가수 출연 하지 말라는
말이 있었는데,, 총학생회하는데 굳이 가수들을 초청할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 들었어요,, ^^;; 가수들을 초청하기 위한 비용에도 학생들의
등록금이 포함되어 있을텐데 말이죠.


저도 액셀이라면 할 수 있는데, SPSS는 아직,,, ^^;;

비로그인 2011-04-03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 대학 다닐때 SPSS 힘들게 공부해서 그때 공부하던 자료 막 챙겨왔는데 지금 생각으로는 앞으로는 쓸일이 있을까 싶습니다. 요인분석,, 또 뭐가 있더라 기억도 잘 안나네요~

아주 가끔 졸업증 들고 도서관 들릴 때가 있는데 열람실에는 거의 취업을 위한 책들이, 휴게실에서는 얘기들로 가득하더라고요. 다들 똑똑하고 당차 보이기는 한데, 시대에 따른 것이겠지만 여유가 없는 것 같아서 한편 안타까운 눈으로 보게 되네요.

cyrus 2011-04-03 22:59   좋아요 0 | URL
생각보다 SPSS를 알고 계신 분들이 있으시군요, 저는 SPSS가
단순히 통계분석 전문가들이 애용하는(?) 프로그램인줄 알았거든요^^;;
요인분석,, 다음 주 강의시간 때 배워요,, -_-;;

저희 도서관 같은 경우에는 아예 대놓고 취업 준비를 위한 책을 따로
비치해놓은 서가코너도 있어요, 취업 준비를 위한 책도 읽으면 좋긴 하지만,
그래도 수많은 장서가 소장되어 있는 도서관에는 이보다 더 좋은 책들이
많이 있는데 말이죠. 저도 젊은 세대들에게 독서의 여유마저 사라지고 있다는게
안타깝기도 합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04-03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신서적을 신속히 구비하는 것과 함께 오랜된 책들도 보관할 공간을 확보해야겠습니다.공간이 모자라다며 도서관마다 명저들을 내버리는데 아까운 책들이 정말 많더군요.

cyrus 2011-04-03 23:00   좋아요 0 | URL
가끔 헌책방에 들리게 되면 도서관에서 소장되었던 책들도 종종 보곤해요,
그래서 무엇보다도 오래된 책들들도 보관할 수 있는 공간 확보도 도서관 예산 설정
기준에 중요한 사항인거 같습니다.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4-03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공감해요. 대학 도서관은 책 찾아보는 사람보다 각종 시험 공부하는 사람이 더 많고..
가끔 들르지만, 최신 서적들도 베스트셀러 위주일 때는
대학풍경이 아쉽기만 해요.

cyrus 2011-04-03 23:29   좋아요 0 | URL
ㅎㅎ 저도 현맘님처럼 공감은 하지만,, 제가 도서관에 시험 공부하는
요즘 젊은이들 중의 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 그래도
가끔은 도서관에 비치되는 책들에게도 눈길을 주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