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 클래식 독서 모임에서 시작된

서울 독서 모임

<달의 궁전>

since 2011










필립 K. 

남명성 옮김

높은 성의 사내

폴라북스

2011





2026년 3월 14일 토요일, 오후 2시~4시

장소: 투썸플레이스 을지로입구역점











[진행]

삽하나



[큐레이터(도서 추천)]

마욤, 헤르메스



[발제]

마욤



[서평]

레삭매냐


<신들의 황혼에 대한 환상>

202495일 작성

https://blog.aladin.co.kr/723405103/15828942



[사진]

최해성












[간식]

(화이트데이의 사탕을 맡은) 시진

(파이 π 데이의 파이를 맡은) 최해성




[북클럽투르기윤색]

최해성



[<달궁> 독자]

삽하나, 마욤, 헤르메스, 시진,

숨, 습습, 자렛, 최해성

 


 


※ 북클럽투르기(bookclubturgy, bookclubtur+)

 

독서 모임 후기 엮은이.

북클럽투르기는 공연 제작을 위해 희곡과 연극을 전체적으로 분석하는

작업 또는 이러한 작업을 하는 사람을 뜻하는

드라마투르기(dramaturgy)’에서 따온 말입니다.








높은 성의 사내상상력과 생각의 확장을 동시에 넓혀주는 대체 역사소설(Alternate history fiction)입니다. 이 소설을 쓴 작가 필립 K. (Philip K. Dick)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 아서 C. 클라크(Arthur C. Clarke), 로버트 A. 하인라인(Robert A. Heinlein)과 동시대에 활동한 SF 문학의 거장입니다.


높은 성의 사내1963년 휴고 상(Hugo Award) 최우수 장편 부문 수상작입니다. 휴고 상은 네뷸러 상(Nebula Award)과 더불어 매년 가장 잘 쓴 과학소설 작품들에 수여하는 문학상입니다. 도대체, 대체 역사소설이 권위 있는 SF 문학상을 받았을까요?


대체 역사소설은 SF소설의 하위 장르입니다. SF소설은 작가의 상상력이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장르입니다. 역사소설이 역사적 고증을 거쳐서 만든 장르라면, 대체 역사소설은 역사적 고증과 허구가 버무려진 장르입니다. 역사소설과 SF소설의 교집합이 대체 역사소설입니다.

















[절판] 마크 트웨인, 김영선 옮김 아서 왕 궁전의 코네티컷 양키(시공사, 2010)




대체 역사소설의 시초를 어느 작품으로 봐야 하는지 연구자들의 의견이 분분합니다. 높은 성의 사내는 최초의 대체 역사소설이 아닙니다. 1889년에 발표된 마크 트웨인(Mark Twain)[주석]아서 왕 궁전의 코네티컷 양키SF 요소가 강한 대체 역사소설입니다코네티컷에 사는 미국인이 소설의 주인공인데, 우연히 아서 왕(King Arthur)과 기사들이 누비는 중세 영국으로 시간여행을 합니다. 주인공은 거꾸로 돌아간 과거의 타국에서 과학 기술을 전파하여 중세 영국을 근대 문명 수준으로 발전시킵니다.


높은 성의 사내2차 세계 대전 종전 이후의 역사를 뒤집은 이야기입니다. 이 소설에서 전쟁 승전국은 일본 제국, 독일 나치의 제3제국, 이탈리아입니다. 일본과 독일이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를 지배합니다.


부실한 대체 역사소설은 역사를 파()하는 파격적인 이야기만 돋보이고, 역량이 부족한 작가는 역사적 고증과 문학성을 내다 버립니다부실한 대체 역사소설을 다 읽고 나면 얼빠지게 만드는 이야기만 남습니다. 이렇다 보니 대부분 독자는 대체 역사소설이 상상력의 비중이 제일 큰 역사소설로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높은 성의 사내는 재미있게 잘 쓴 대체 역사소설이라서 유명해진 것이 아닙니다.

 

이 책을 추천한 마욤 님은 이 작품의 매력이 단순히 기발한 설정에 있지 않다고 말합니다. 앞서 제가 언급했듯이 높은 성의 사내는 상상력과 생각의 확장을 동시에 넓혀주는 소설입니다. 생각의 확장이란 독자가 끊임없이 생각하는 행위를 뜻합니다. 높은 성의 사내는 독자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소설은 독자를 향해 질문을 연거푸 던집니다우리가 사는 현실을 견고한 진실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가? 진실과 거짓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진실과 거짓을 가르는 기준은 누가 정의하는가? 마욤 님은 높은 성의 사내장르적 상상력과 철학적 사유가 밀도 높게 결합한 소설로 평가했습니다.


저는 작가가 독일 나치의 군인들을 꼼꼼하게 조사했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래서인지 승자가 된 이들의 행보가 재미있었습니다. 소설에 언급된 괴벨스(Joseph Goebbels), 괴링(Hermann Göring), 힘러(히믈러, Heinrich Himmler), 마르틴 보어만(보르만, Martin Bormann),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Reinhard Heydrich), 발두어 폰 시라흐(Baldur von Schirach), 알베르트 슈페어(Albert Speer)히틀러(Adolf Hitler)에게 충성한 정치가들입니다.







 













* 알베르트 슈페어, 김기영 옮김 알베르트 슈페어의 기억(마티, 2016)





알베르트 슈페어의 직업은 건축가였습니다. 나치당에 가입하여 히틀러의 최측근이 된 그는 나치의 영광을 기념하고, 정권 숭배를 유도하는 건축물을 만들었습니다. 슈페어는 히틀러와 함께 유럽을 지배하는 나치의 청사진을 구상했는데, 베를린을 게르만 제국의 수도, ‘거대 도시 게르마니아(Welthauptstadt Germania)’로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슈페어는 아주 사소한 것까지 메모하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2차 세계 대전 패전 이후 그 역시도 뉘른베르크 전범 재판에 넘겨져 20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슈페어는 감옥에서 자신이 남긴 메모와 일기를 토대로 회고록 <Erinnerungen>(기억)을 씁니다. 이 회고록은 알베르트 슈페어의 기억이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슈페어의 회고록은 그가 감옥에 풀려난 1966년에 발표되었습니다. 높은 성의 사내가 출간된 지 4년 후에 나온 책입니다. 딕은 슈페어의 회고록을 참고하면서 소설을 쓰지 않았어요. 그래도 독일 나치 정치인들의 면모를 꽤 자세하게 쓴 책이라서 소설에 언급된 독일 나치의 권력자들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참고문헌입니다.









제 바로 옆에 앉은 헤르메스 님은 딕의 모든 소설에 누구나 한번 살면서 생각해 볼만한 철학적 질문들이 녹아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가방 안에 있던 책 한 권을 불쑥 꺼냈습니다! 헤르메스 님이 가져온 책은 절판된 SF 단편 소설 선집 마니아를 위한 세계 SF 걸작선이었습니다.

















* [절판] 정영목 · 홍인기 편역 마니아를 위한 세계 SF 걸작선(도솔, 2002)

 

* [절판] 정영목 · 정태원 편역 마니아를 위한 세계 미스터리 걸작선(도솔, 2002)




마니아를 위한 세계 SF 걸작선》은 단편 추리소설 선집 마니아를 위한 세계 미스터리 걸작선과 함께 나온 책입니다. 지금만큼 장르문학이 익숙하지 않던 시절에 나온, ‘가뭄의 단비와 같은 책이었습니다마니아를 위한 세계 SF 걸작선》에 딕의 단편 소설 두 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제목은 두 번째 변종(Second Variety)사기꾼 로봇(Impostor)입니다. 두 번째 변종 누가 인간이며, 누가 인간인 척하는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사기꾼 로봇 나는 인간인가? 아니면 인간이라고 믿도록 프로그램된 존재인가라는 질문을 주제로 한 작품입니다. 두 편의 작품 모두 작가가 평생 스스로 되물었고, 독자들에게 던진 철학적 질문이 담겨 있습니다.



















* 필립 K. , 조호근 옮김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폴라북스, 2012)

 

* 필립 K. , 조호근 옮김 마이너리티 리포트(폴라북스, 2015)

 

* 필립 K. , 조호근 옮김 진흙발의 오르페우스(폴라북스, 2017)




현재 출간된 딕의 단편 소설만 모은 단편집은 총 3입니다.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 진흙발의 오르페우스입니다헤르메스님이 추천한 두 편의 작품은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실려 있습니다. 여기에 실린 사칭자사기꾼 로봇과 동일한 내용의 소설입니다.

















* 슈테판 츠바이크, 곽복록 옮김 어제의 세계(지식공작소, 2014)

 



삽하나 님은 높은 성의 사내와 같이 읽은 책을 언급했어요. 삽하나 님이 읽은 책은 오스트리아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Stefan Zweig)의 회고록 어제의 세계입니다. 이 책에 츠바이크가 실제로 만난 지식인과 예술가들의 목소리가 담겨 있습니다. 삽하나 님은 소설과 비소설을 번갈아 읽을 때마다 묘한 감정을 느꼈다고 했습니다. 유대인 출신 츠바이크는 나치 정권의 탄압을 피해 망명 생활을 합니다. 처음은 영국 런던에 갔지만, 히틀러가 유럽을 장악하자 미국으로 건너갑니다. 츠바이크는 전쟁으로 인해 지성과 인류애가 무너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했고, 불길한 마음을 떨치지 못한 채 브라질로 이주합니다. 결국 츠바이크는 아내와 함께 자살합니다. 그가 죽은 후에 나온 책이 바로 어제의 세계입니다. 전체주의 국가가 미국을 지배하는 세계관을 그린 높은 성의 사내츠바이크가 망명 생활을 하면서 두려워했던 암울한 미래상일 수 있겠어요.











 마크 트웨인을 언급한 김에 쓴 

cyrus의 주석









퍼시벌 에버렛(Percival Everett)제임스작년 12<달의 궁전> 지정 도서, <읽어서 세계문학 속으로> 올해 1월의 문학 작품이다. 작년 모임은 개인 사정이 있어서 참석하지 못했다.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 2026년 1월의 세계 문학]

[서울 독서 모임 <달의 궁전> 2025년 12월의 책]

퍼시벌 에버렛송혜리 옮김 제임스》 (문학동네, 2025)



 

제임스93쪽에 허클베리 핀과 제임스가 월터 스콧(Walter Scott)’이라는 이름의 부서진 배를 발견하는 장면이 나온다. 월터 스콧은 스코틀랜드 출신의 소설가로, 중세 영국을 배경으로 한 역사 소설을 남겼다
















* 마크 트웨인, 김건아 옮김 미시시피강의 삶(휴먼컬처아리랑, 2023)




마크 트웨인은 작가로 활동하기 전에 증기선을 운전하는 일을 했다. 미시시피강의 삶은 그때 당시의 삶이 반영된 회고록이다. 이 책에서 트웨인은 중세 기사도를 지나치게 낭만적으로 묘사한 스콧을 비판한다.



















[피터 박스올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 170번째 책]

마크 트웨인김욱동 옮김 허클베리 핀의 모험》 (민음사, 1998)




월터 스콧 호는 에버렛이 《제임스》를 쓰면서 참고한(풍자하고 비튼) 허클베리 핀의 모험 나온다. 망가져서 침몰하기 직전인 월터 스콧 호는 한물간 스콧의 문학을 상징한다.

 

아서 왕 궁전의 코네티컷 양키에서도 스콧이 잠깐 언급된다(번역본 48). 그리고 소설 주인공은 “great Scott!”이라는 비속어를 자주 말한다. 역자는 “great Scott!”우라질로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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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6-03-17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기억에 2천년대 초반 한창 필립 K딕의 영화들이 줄줄이 나올적에 집사재에서 주로 영화화돤 단편들 위주로 4권인지 5권인지 단편집을 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여기에 수록된 단편들이 폴라에서 간행된 3편의 단편집에 모두 수록되었는지 궁금해 지네요.

삽하나 2026-03-17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