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는 곳은 대구광역시 서구입니다. 불명예스럽게도 서구는 대구 자치구 중 가장 보수적인 곳입니다. 다음 주에 하는 전국 지방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걱정됩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서구는 섬유산업의 중심지였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된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산업시설의 노후화로 인해 섬유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면서 인구도 줄고, 지역 소득도 줄어들었습니다. 속된 말로 서구는 ‘대구에서 제일 못사는 자치구’입니다.
서구와 근접해 있는 자치구 중 하나가 달서구입니다. 서구와 이름이 비슷해서 혼동하기 쉽습니다. 1988년에 서구의 일부 지역(내당동 일부, 성서)이 달서구로 편입되면서 서구 면적은 현재의 모습으로 확 줄어들었어요. 이때부터 서구는 흙길을 걷기 시작했죠. 달서구에 있는 공공도서관은 총 세 곳입니다. 도원도서관, 성서도서관, 본리도서관입니다. 저는 달서구에 가면 세 곳만 꼭 갑니다. 그 외에는 달서구의 랜드마크에 가지 않아요. 달서구 면적이 꽤 넓어서 달서구 동네 이름도 잘 몰라요.
이번 지방선거에 기초의원 비례대표를 뽑는 지역 자치구가 있습니다. 비례대표 서구의회의원 선거에 후보자 4명이 출마했는데 2명은 더불어민주당, 나머지 2명은 자유한국당 소속입니다. 정의당, 녹색당 소속 후보가 없는 게 아쉽습니다.

비례대표 달서구의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는 총 8명입니다. 저는 서구에 살고 있지만, 비례대표 달서구의회의원 선거 결과가 제일 궁금하면서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아는 분이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했기 때문입니다.
알라딘 블로그를 개설한 이래 처음으로 특정 정당 후보자를 지지하는 글을 쓰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솔직히 이런 글을 어떻게 써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너무 성의 없이 글을 쓰게 되면 후보자를 지지하는 호소력이 줄어들 것 같고, 그렇다고 구구절절 정성을 다해 호소하면서 쓰면 사족(蛇足)이 늘어날까 봐 신경 쓰입니다. 그냥 후보자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듯이 쓸려고 합니다.

제가 지지하는 배수정 후보는 정의당 소속이며 추천순위 1번으로 출마했습니다. 후보자의 약력 및 경력은 인터넷에 검색하면 확인할 수 있으므로 생략하겠습니다. 배 후보가 내세운 공약은 다음과 같습니다.

* 여성안심도시 실현
* 달서구가 함께 책임지는 아이 돌봄 교육
* 미세먼지 및 대기환경 개선 조례 제정
* 관변단체 보조금 등 특혜 폐지
* 업무추진비 사용내역 공개
제가 배 후보를 알게 된 계기는 ‘페미니즘 북클럽 레드스타킹’이었습니다. 올해 초에 이 독서 모임에 참석하기 시작하면서 배 후보를 만나게 됐습니다. 배 후보는 오래전부터 레드스타킹에 활동하면서 여성 문제, 사회적 약자 문제에 늘 관심을 가져왔던 페미니스트입니다. 비록 소규모 독서 모임이지만, 배 후보는 모임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갔습니다. 그녀는 확고한 생각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그 생각을 행동으로 표현할 줄 아는 실천력도 지녔습니다.

지난 4월에 경북대학교 교수가 대학원생을 성추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대구 여성단체들이 진상조사를 촉구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진상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배 후보가 참석했습니다. 저는 그저 생각만 하는 사람(제가 이런 유형의 사람입니다)보다 직접 목소리를 내면서 행동하는 사람이 더욱더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실천력이 겸비된 준비된 행동을 할 줄 아는 배 후보야말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갈 젊은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다고 믿습니다.

대구가 보수 아니 자유한국당의 텃밭이라는 오명을 벗고 ‘젊은 대구’로 도약하려면 ‘젊은 정치인’들이 많아져야 합니다. 그러려면 젊은 정치인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밀어주는 정당에 투표해야 합니다. 불행하게도 서구에 출마한 후보자 중에 30대 후보자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저는 달서구 주민이 아니라서 배 후보에게 한 표를 줄 수가 없어요. 배 후보가 지인이라서 지지하는 건 아닙니다. 배 후보가 지향하는 정치가 늙어서 힘 빠진 대구를 살리는 데 필요한 에너지이기 때문입니다.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날씨 변화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나비 효과’라고 하죠. 배 후보가 달서구 비례대표로 당선된다면 서구를 포함한 다른 자치구에 영향을 줄 것이고, 자치구 주민들은 ‘젊은 정치’의 필요성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배 후보의 작지만 힘찬 날갯짓은 달서구뿐만 아니라 대구 전역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나비 효과가 될 수 있습니다.

이 글을 보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영향력 있는 사람이 아니라서 이 글은 오늘 하루 지나면 잊힐 것입니다. 특정 후보자를 지지하는 글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배 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남겨 봅니다. 이번 주 일요일까지 블로그에 새로운 글을 등록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저는 시간 나는 대로 배 후보를 돕기 위해 선거운동에 나서려고 합니다. 달서구 주민 여러분의 소중한 한 표, 정의당 달서구 비례대표 후보 배수정에게 부탁드립니다.
대구가 아닌 다른 지역에 사는 여러분들에게 부탁드립니다. 대구의 민심에 대해 욕만 하지 말고, 대구가 정신 차릴 수 있도록 대구에 사는 가족 또는 지인들에게 ‘젊은 정치인’을 지지해달라고 말씀해주세요. 이제는 선거구에 상관없이 정치인 또는 후보자를 지지할 수 있습니다. 지지하지 못하더라도 대구에도 젊은 후보들이 있다는 사실을 SNS로 널리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