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전 손택이 1966년 쓴 `보르헤스에게 보내는 편지` (p.19)라고 한다. 출근 길에 읽는데 정말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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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16-01-05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타인의 고통 부터 읽으려해요 :-) 사진에 관하여가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다락방 2016-01-05 16:44   좋아요 1 | URL
저는 타인의 고통을 읽다가 포기한 적이 있어요. (시무룩)
 













2016년 첫 책은 배혜경의 수필집 『앵두를 찾아라』를 골랐다. 어제 오전, 『마담 보바리』를 다 읽긴 했지만, 그건 2015년부터 넘어온 책이었다. 새로 잡고 시작하는 건 이 책이 처음. 어제 몇 꼭지를 읽다가 잤고 오늘 출근길에 이어서 읽기 시작했는데 <두번째 사진> 꼭지를 읽는 순간 친구 한 명이 생각났다. 일전에 어머님을 모시고 꼬리찜을 먹으러 갔다가 어머님으로부터 좀 서운한 감정을 느꼈다고 했던 터라, 갑자기 그 일이 생각나 부랴부랴 출근길에 이 책을 그 친구에게 선물로 보냈다. <두번째 사진>을 읽으니 네 생각이 나더라, 하면서. 우리 같이 읽자, 고 보냈다.


선물을 보내고나서 다시 읽기 시작한 이 책에서 이런 구절을 만났다.


화안(花顔)의 글벗이 전해 주고 싶은 것은 가지가 아니라 뿌리라고 믿는다. 씨앗이 품고 있던 꽃의 꿈을 받아 지상으로 올려 주고 혼곤한 잠에 빠져 있는 뿌리, 그것을 깊숙이 흙에 남겨 두고 널리 목숨을 전도한 당신의 따스한 손가지를 떠올리면 내 어머니가 함께 떠오른다. (p.63)



아... 뿌리, 씨앗, 꽃, 그리고 누군가에게 전해주는 것. 이 아름다운 문장들에서 나는 뜬금없이 거친 영화 『매드 맥스』를 떠올리고 있었다. 아, 이것은 무슨 조화인가. 아마 이 책의 저자조차도 뜬금없다 할테지만, 이 고요한 수필집에서 나는 매드 맥스를 떠올린 것이다! 전사와 전사 사이, 화분을 전달하던 장면. 그 장면이 생각이 났던 것이다. 그러자 갑자기 미래가 활기차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 책 속의 꽃을 전달하는 마음은 고요하고 아름다움 그리고 따스함이었겠지만, 내가 느낀 것은 꺾이지 않는 희망과 활기찬 미래였던 것이다! 크- 내가 너무 앞서나가고 있구나. 그렇지만, 이게 다 시작이 좋았기 때문이다. 나의 1월1일은 시작이 좋았다.



1월 1일, 영화를 두 편 보았다. 자, 이제부터 영화 [그녀에게] 의 스포일러가 와장창 쏟아질테니, 그 영화를 볼 예정이고 방해받고 싶지 않으신 분은 읽기를 멈추시길 권하는 바이다. 그 영화에 대해 할 말이 아주 많기 때문에 나는 거침없이 끝까지 줄거리를 다 언급하고 말것이다. 불친절한 글이 될 수 있겠다.
















남자는 여자가 무용하는 모습을 우연히 보고 '혼자'사랑에 빠졌다. 그래서 그녀를 무작정 따라가고 그렇게 그녀의 집을 알게 된다. 그녀의 방까지 몰래 들어가서는 그녀가 사용했던 머리삔을 몰래 들고 나온다. 그러다 샤워하고 욕실에서 나오던 여자와 마주쳐 여자는 화들짝 놀란다. 남자는 서둘러 도망간다. 여기에서 일단 1차 빡침이 온다. 남자가 여자에게 반했다고 한들, 자신은 나름대로의 사랑을 열렬히 하고있다 한들, 그녀의 방에 허락도 없이 몰래 들어가다니, 이건 개놈이 아닌가. 만약 내가 샤워하고 내 방으로 가려다가 내 방에서 나오는 남자를 마주친다면? 정말 끔찍하고 무섭다. 이게 다가 아니었다.


여자는 빗길에 교통사고를 당해 식물인간이 된다. 여자의 아버지는 최고의 전속 간호사를 병원측에 요구하고 병원에서는 정말 잘하는 간호사라며 이 남자를 추천한다. 어머니 병간호를 20년간 했던 남자는 최고의 간호사임엔 틀림없다. 섬세한 배려로는 누구도 따라잡을 수가 없다. 식물인간이 된 여자를 깨끗이 씻기고 생리하면 타월을 대주고 손톱까지 다듬어주고 맛사지까지 잊지 않는다. 게다가 그녀가 혹시라도 깨어났을 때 자기 자신을 보고 놀라면 안된다며, 헤어스타일도 처음 사고났을 당시로 유지해주고자 정기적으로 머리카락도 잘라준다. 여자의 아버지는 간호사가 '남자'라는 것에 좀 찝찝하지만 이 '남자'간호사가 자신은 '남자'를 좋아하는 성적 취향을 가지고 있다고해서 받아들인다. 물론, 남자의 거짓말 이었다. 이렇게 정성스럽게 간호하는 그는 여자를 사랑하고 있다. 너무나 사랑하고 있다. 자신의 친구에게 '그녀와 결혼할거야' 라고 해서 친구를 경악케 만드는데, '우린 정말 잘 맞아' 라는 말에 나는 '아, 이 남자는 답이 없구나' 했다. 도대체 어떻게 잘 맞는다는 것인가. 게다가 결혼이라니. 그녀의 의사는 손톱만큼도 반영이 안된 결혼이라니. 그들 사이에 결혼하고자 하는 대화가 오고갈 수가 없었는데, 어떻게 그녀와 결혼하겠다는 생각을 하는가. 이것만으로도 짜증이 났는데, 하아, 



여자가 임신을 했다.


병원측에서 이상을 느껴 검사를 했을 땐 벌써 임신2개월 째였다. 여자는 사고를 당하기 전에 무성영화와 무용 공연을 좋아한다고 했다. 남자는 이에 자신이 시간 날 때마다 무용 공연을 보고 또 무성 영화를 보고와서는 여자를 간호하며 다정하게 이야기해줬다. 이야기해주던 어느날 밤, 그는 그녀를 임신 시킨 것이다. 식물인간인 여자가 임신을 했단 말을 들었을 때의 그 끔찍함이란!



강간이다.



백번 양보해서 여자가 설사 의식이 있어 남자가 하는 말을 다 듣고 있었고 그래서 여자도 남자를 사랑하고 있었다한들, 이 임신에 여자의 의사는 없었다. 여자도 같이 자자고 말한 게 아니다. 남자는 그녀가 그렇게 말했다고 생각한 것만으로, 자신의 감정만으로, 자신의 일.방.적. 사랑으로(그것이 사랑이라면!) 그녀를 임신하게 했다.


결국 남자의 강간이 드러나 남자는 감옥에 갔고 여자는 아이를 사산한 채 의식을 찾는다. 자신의 아이를 사산했다는 소식은 알지만 여자가 의식을 찾았다는 소식을 모르는 남자는, 여자가 없는 세상은 의미 없다며 자신의 생을 마감한다. 그 무덤에 찾아간 남자의 친구는 그에게 꽃다발을 주며 '네가 그녀를 깨어나게 했어' 라고 한다. 하아- 이게 무슨 말이야, 지금..... 이게 말이야, 소야... 미쳤어? 



자막이 올라가는 걸 보면서 너무 불쾌해서 같이 본 친구에게 물었다. 나 이거 너무 기분 나쁜데, 너는 어때? 친구는 자신도 너무 기분이 나쁘다고 했다. 내 왼쪽 옆에는 여자사람이 혼자 와서 이 영화를 보고있었는데, 그 여자분께도 물어보고 싶었다. 이 영화 어떠셨어요? 라고. 난 진짜 너무 기분이 나빴으니까. 나 이 영화의 평을 굉장히 좋게만 들었던 것 같은데... 아닌가? 싶어서 이 영화의 평을 검색해봤다. 하나같이 이 영화를 칭찬하고 있었다. 감동적이고 좋은 영화라더라... 


'페도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영화는 [귀향]과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을 보았고, 두 편 다 괜찮게 보았다. 그래서 [그녀에게]를 보러 가는 것에 단 1초의 고민도 없었는데, 이 영화에서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나름의 사랑' 혹은 '사랑의 여러가지 방식'등, 뭐였어도, 내게는 불쾌함만이 와 남았다. 게다가, 




연달아 봤던 이 영화, [마담 보바리]는 재미없었어.. -_-

마담 보바리 책 읽고 있었는데 주인공도 좀 안어울리고...여튼 재미도 없고....

새해 첫날 본 영화 두 편이 어쩜 다 이래....


어제는 마침 이 책을 다 읽었고, 일자산에 다녀오면서 주인공으로는 누가 어울릴까 계속 생각해보았다. 그러자 갑자기 클라라의 이미지가 딱! 떠오르는 거다. 오, 클라라! 클라라가 보바리 부인에 잘 어울릴 것 같다. 아, 나는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나...그런데 뭐랄까, 클라라만한 사람이 없는 것 같아... 







영화 두 편은 별로였지만, 영화를 보러 가기 전, 다정한 이와 통화를 해서 서로의 목소리를 다정하게 들려주고 들었으므로 다행이다, 시작이 좋았어, 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영화를 다 보고 친구들을 만나러 갔다. 나를 포함해서 여자 다섯명이었다. 우리는 커다란, 그렇지만 특가로 싸게 나온 호텔방을 잡아두고는 술과 안주를 먹었다. 치킨에 피자에 연어 회까지.. 정말로 즐거운 시간이었는데, 내가 영화 [그녀에게]를 얘기하며 빡쳤고 거기에 연달아서 이 얘기 저 얘기 꼬리에 꼬리를 물고 했다. 사랑과 연애에 대한 얘기도, 페미니즘에 대한 얘기도, 이렇게 빡치는 영화 얘기도, 그리고 19금 얘기까지.. 이야기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중간에는 흥에 겨워 런던에 있는 친구와 페이스타임 영상으로 서로에게 인사를 하기도 했다. 크- 좋구먼. 여기서 저 멀리 있는 사람과 얼굴을 보며 해피 뉴 이어! 할 수 있다니! 집에 돌아가는 발걸음이 정말 신이 났다. 시작이 좋았다. 영화 두 편은 영 꽝이었지만, 아침에 다정한 목소리와 저녁에 이어진 술자리의 친구들, 시작이 좋았다고 말하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연휴동안 너무 먹는다며 남동생은 아차산 산행을 제안했고, 그래서 토요일에는 엄마와 남동생과 함께 아차산에도 다녀왔다. 새해 첫 산행이 아차산이라니, 좋구나, 했다. 시작이 좋았다.



2016년의 굵직한 계획도 세워두었으니 계획을 실천하기 위해 내가 움직이기만 하면 된다.

새해 첫 출근에 상사의 엿같은 행동으로 빡이쳤지만, 아니야, 시작이 좋았으니 이쯤은 가볍게 무시하자, 하고 나를 다독인다.



2016년 첫 책으로 사고 싶은게 여러권이지만, 어디 한 번 안 사고 버텨보자, 고 다짐해본다. 룰루~ 라라라~



라고 썼는데 10:21 현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제기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라딘 머그가 나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머그 많아서 무시하고 싶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라에몽 머그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떡하지 내 조카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라딘 도라에몽 머그 바로가기

 


그렇지만 해당도서에 내가 사고 싶은 책은 한 권도 없네. 제기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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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쥐 2016-01-04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좋아하시는 분이 맘에 드는 책을 안 사고 버틴다는 건 알콜중독자가 술을 보고 참을 수 있는 정도의 인내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다락방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락방 2016-01-04 11:16   좋아요 0 | URL
하핫. 안그래도 머그컵 두 개 받기 위해 장바구니에 책을 담아두었습니다. 하하하하하. 저는 책도 좋아하고 술도 좋아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 좋아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꼼쥐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비연 2016-01-04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카인>을... 주문... 도라에몽머그컵...

다락방 2016-01-04 11:56   좋아요 0 | URL
다시 찬찬히 살펴보니 해당도서가 있어서 저도 도라에몽머그컵을 두 개.... 조카들 줘야 되니까...( ˝)

뽈따구 2016-01-04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용이 심각(?)-생각을 많이하게 하는데-한데 도라에몽 머그컵에서 빵. ㅋㅋㅋㅋㅋ
기승전 도라에몽이에용~ ^^

나를 모르는, 나만 아는 여자에게 깊이 반해 혼자서 짝사랑을 하다가, 혼자서 의식이 없는 그 여자의 몸을 닦고 옷을 갈아입히고 뒤처리를 해 주고 그 여자를 위해 무성영화와 무용을 보고 열심히 이야기해주고 최선을 다하다가...... 혼자 사랑을 하고 임신을 시키고 남자는 자살하고 여자는 깨어나고...........

식물인간이라 하더라도 의식은 있다고 하지요. 몸은 못 움직이는 상태에서 나를 간호하는 얼마전에 내 방에 무단침입한 그 남자. 꺅 날 씻기고 옷을 갈아입히고 내 뒤처리를 하고.... 으악........ ㅠㅠ 어느날 내가 좋아하는 무성영화와 무용을 보고와서 열심히 이야기하더니 꺅 날 만져. 날....... 꺅.....

역시.... 간략하게 정리하고 대입해봐도........ 기분이 참.............. 더럽네요 ㅠㅠ

사랑이라는 건, 관계라는 건 역시....... 상호적인거예요. 그거 지극한 호의든, 지극한 악의든....

다락방 2016-01-04 13:55   좋아요 0 | URL
본인은 극진한 사랑이라 정의한다한들 그토록이나 일방적인 거라면 폭력이죠. 아무리 선의로 그랬다한들, 그 선의는 누구를 위한 선의인가요. 본인의 감정, 본인의 사랑, 본인의 생각에 한한건데 그건 사랑이란 이름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정말 너무나 사랑해, 그래서 의식 없는 너를 임신시켰어.. 이게 무슨.. 어휴, 저는 진짜 너무 화가 나가지고 .. 하아- 정말 끔찍했어요. 그런데 그 남자의 친구는 식물인간 여자가 깨어날 걸 `네 덕`이라고 생각하니, 참.. 할 말이 없더라고요. 사랑이란 이름만 갖다 붙이면 뭐든 다 용서할 수 있고 용납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봐요. 하아-

마키아벨리 2016-01-04 12: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영화 <그녀에게>를 아주 좋아하는데, 영화 본 내용보다는 영화 속의 4개의 소품 때문입니다. 피나 바우쉬의 무용극 카페 뮐러, 흑백 무성영화 ˝shringking lover˝, 카에타노 벨로소(Caetano Veloso)가 직접 출연, 부른 쿠쿠루쿠쿠 파로마(Cucurucucu paroma), 그리고 마지막의 바우쉬의 무용극-˝마주르카 포고(Masurca Fogo)˝ . 특히 쿠쿠루쿠쿠 파토마 장면에서는 페드로 알마도바르 영화의 단골 출연자들이 모두 모여 있는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다락방 2016-01-04 14:00   좋아요 0 | URL
이 영화를 좋다고 말하는 아주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저는 정말 충격이었어요. 그런데 앤드류대디님의 댓글을 읽어보니, 어쩌면 그분들도 소품 때문에 좋다고 말하는 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설사 소품이 아니라도 다른 무엇으로 좋은 감상을 가질 수 있겠죠. 이것 때문에 좋았어, 라고 할만한 게 저마다 다르게 느껴질테니까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도 역시 다를테고요.

저는 말씀하신 무용도 무성영화도 인상깊지 않았어요. 제게는 남자 주인공의 일방적 감정만이 고스란히 와 닿았습니다.

마노아 2016-01-04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미 머그컵 두개를 주문했습니다. 책 적게 사자는 결심은 결국 작심삼일로 밝혀져...;;;;

다락방 2016-01-04 15:15   좋아요 0 | URL
그 컵은 혹시..도라에몽 입니까? @.@

아무개 2016-01-04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놔 왜!!!! 19금 이야기가 기억이 안날까요...킁!
다음달에 또 만나요. 줄것도 있으니 ^^:::

머그컵은 좀 기다렸다가 1월 말쯤이나 사볼까 생각중입니다.
저는 DON`T PANIC 연겨자 색 머그잔이 마음에 드네요.


다락방 2016-01-04 16:35   좋아요 0 | URL
콘돔 얘기..랄까요. ㅋㅋㅋㅋㅋ

한 달에 한 번 만나서 5만원 쓰며 호텔에 먹고 마시는 거라면 할만하지요? ㅎㅎㅎㅎㅎ

저는 무조건 조카들을 위한 도라에몽. 룰루랄라~

건조기후 2016-01-04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그컵땜에...... 미추어버리겠어요 ㅜㅜㅜㅜㅜ

다락방 2016-01-04 16:35   좋아요 0 | URL
미치지마요, 건조기후님. 새해부터 미치면 됩니까. 그냥 질러버려요~ 얼쑤~ ㅎㅎㅎㅎㅎ

hellas 2016-01-04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그머그 ㅡㅡ 으으 정말 어째야하나. 두개는 갖고 싶은데. 전 이미 컵 부자. 알라딘 진짜. 굿즈가 너무...;ㅂ;

다락방 2016-01-04 16:46   좋아요 0 | URL
저는 조카들 줄 거니까 지르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6-01-04 17: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05 09: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04 18: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05 1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04 2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05 1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스텔라 2016-01-07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전에 봤던 ˝그녀에게˝를 다시 떠올려 보게되네요. 저도 영화 보는 내내 뭔가 불편함을 느꼈었더랬죠. 저도 다락방님 처럼 영화평 검색도 해봤던거 같아요. 그래서 다락방님 후기가 완전 공감가네요^^

다락방 2016-01-08 08:58   좋아요 1 | URL
스텔라님도 불편하셨군요. 저는 이 불편함은 대부분의 여성이 느끼는 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요. 그런데 호평이 그렇게나 많이 달리다니.. 저는 정말이지 이건 뭐지..했더랬어요. 영화 자체가 준 불쾌함에 더해서 다른 사람들이 그토록이나 많이 이 영화를 좋다고 말하는데 .. 거기에서 오는 저와의 어긋남이 좀처럼 정리가 안되더라고요. 어쩌면 너무나 호평이 가득해서 거기에 `난 반댈세` 하는 표현을 하기가 저어됐는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어요. 제가 그 영화 불편했노라고 말하고나니 사실 나도 그랬다, 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그나저나 금요일이네요. 주말 즐겁게 보냅시다, 스텔라님!! 힛 :)
 

'하지마'는 부정의 언어인데, 살면서 이 말을 너무 많이 하고 있다고 느낀다. 부정의 언어여서일까, 이 말을 하는 것은 극도의 피곤을 준다. 성추행 하지마, 성폭행 하지마, 여성비하 하지마, 몰카 찍지마, 하지마, 하지마, 하지마...


어제는 회식이었는데 나보다 나이 많은 부장이 나보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나에게 '오빠'라고 부르라고 하더라. 하아- '싫다'고 했더니 자기 나이 또래랑 사귀다 크게 상처 받았냐고 한다... 뭐래, 이 병신이.. 하아- 회사에서 업무적으로 만난 사람들에게 어리다는 이유로 호칭이나 반말을 강요하고 싶지 않다고 말을하고 마찬가지로 당신에게도 그렇게 취급 당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음에도 말귀를 못알아들어.. 그래서 결국엔 화를 냈다. 싫다는 데 왜 자꾸 강요하냐고. 그러다보니 내게 곤조있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맏딸이라 그런가보다며 자기 나름의 타당한 이유를 생각해내고자 한다. 내가 자기를 오빠라고 부르지 않는 타당한 이유... 싫어서다, 그냥 싫어서라고, 싫어!!


20대의 젊은 남직원은 내게 누나라고 부르더라. 그렇게 부르지 말랬더니 누님이랜다. 말귀 못알아쳐먹는 놈이 하나 또있네. 그렇게 부르지 말라구요, 라고 하자 '그럼 뭐라고 불러요?' 이런다. 내가 그런 거 알려줘야 하냐... 하아.... 한숨났지만 알려줬다. '차장님이라고 불러요'...................


며칠전에는 회사 행사에 일 많아 참석 못하는  여직원들을 서빙하라고 임원들이 부르는 걸 보고 행사 참석하는 남직원들 있으니 남직원들 시키자고 말해야 했다. 이런 거 일일이 알려주고 아니라고 말해야하고 하지 말라고 말해야 하는 게 진짜 극도로 피곤하다. 어제 회식자리에서도 젊은 남직원이 '제가 원샷하면 절 예뻐해주시나요?' 이런 개드립 치고 있길래, 아니라고 그걸 왜 원샷하냐고 먹고 싶은 만큼 먹으라고 말해줬다. 자꾸 몇학번이냐고 물으면서 내동생이 너보다 나이 많다 이런 말을 하는 부장에게 그래서 뭐 어쩌라는거냐 자꾸 말하는 것도 피곤. 즐거운 자리여서 즐겁게 먹으려고 안간힘을 썼는데 결국엔 극도의 피곤이 몰려오더라. 왜 나는 여러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여러 사람에게 하지마, 그러지마, 싫어, 를 말해야 할까. 피곤해..


2차를 파하고 나오려는데 다른 여직원 하나가 내게 달려와서 나를 막 안는다. 차장님, 저 차장님하고 언제 또 술마실 수 있어요? 이러면서 막 안아. 피곤에 쩔어있던 나는 **씨가 술 살 준비 되면 불러, 라고 했는데 이에 그 여직원은 '차장님께 술은 언제든지 살 준비가 되어있어요' 라더라. 술집에서 나와 걷는 길에는 여자과장1이 옆에서 걸으며 말했다. 저 남자부장은 술만 마시면 저러는데, 그나마 차장님이니까 함부로 못하는거지 우리끼리만 있었으면 벌써 달랐을 거에요, 한다. 요즘엔 여자들하고 이야기하는 게 좋고 여자들하고 술마시는 게 좋다. 

내가 했던것처럼 싫다고 끊임없이 말하고 곤조 있게 행동해야만 말귀 알아듣는 척 하는 남자들 사이에서 직장생활을 한다는 건 진짜 피곤하다. 어제는 2차를 나오면서, 아, 이놈의 직장생활 더럽게 피곤하다, 생각했다.



직원들과 지하철역까지 걸어가서 지하철을 타려다가 극도의 피곤함으로 실신할 지경, 스트레스가 폭발할 것 같아, 나 혼자 반대로 걸어서는 택시를 탔다. 택시를 타고서는 칠봉이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얼마나 피곤했는지를 하소연했다. 결국 나는 칠봉이에게, '아 이놈의 남자들 진짜 피곤해' 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전화를 끊자 택시기사님께서 웃으시면서 '그놈의 남자들 죄다 한강물에 빠뜨려버려요' 하신다. 같이 웃었다.



그나마 직장생활을 십년이상 해왔고 또 워낙에 싫다는 말 하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는 쎈성격이라서 이정도인데, 싫다는 말 하는 걸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겐 조직에서 여러 남자들과 함께 일하는 일이 더 피곤하겠다고 느껴졌다. 아니, 일일이 싫다고 말하는 내가 더 피곤한건가. 자기보다 어린 사람들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도 싫고 자기보다 약한 사람들을 막 대하는 사람도 싫다. 어리고 약한 사람들을 위한답시고 알고 있는 지식만 늘어놓으며 맨스플레인 하는건 더 꼴보기 싫고(걔네도 잘못했지만 너네들도 잘못했어! 라고 말하는 꼴이라니 -_-). 결국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려는 노력이나 의지 없이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인데, 그걸 계속 설명해줘야 하는 게 앞으로 남은 생을 살아가는 동안의 과제가 될 것 같다. 나는 앞으로 얼마나 많이 하지마, 싫어, 안돼, 를 말하며 살게 될까. 부정의 언어를 말하는 건 듣는 사람에게도 하는 사람에게도 몹시 피곤한 일인데.




요즘에는 벨 훅스 가 책에서 말했던 바가 자꾸 생각난다. 최근의 책에서 그녀는 '여자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결국은 여자와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고 했던 거다. 좀 극에 치달은 주장이 아닌가, 라고 책을 읽을 당시에 생각했던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날수록 정말이지 옳은 말을 했다고 생각된다. 아, 물론 모든 여자들이 다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말이다. 남자가 보는 시선에 길들여져 커피 사먹는 여자를 사치한다 욕하는 여자들이 있다는 것도 안다. 개념녀 프레임에 갇혀서 남자가 보기에 개념녀로 인식되고 싶어하는 여자들이 있다는 것도 안다. 얼마전에 친구가 여자는 나이들수록 남자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고 결국 여자를 원하게 된다는 뉘앙스의 말을 했는데, 나도 그럴 것 같다. 


















성적 관계 혹은 낭만적 관계를 이성애로 시작한 페미니스트 여성들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방식으로 상대 남자를 바꾸는데 지쳐 자연스럽게 자신과 비슷한 사람과 연인 관계를 유지하는 게 훨씬 쉽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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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5-12-30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자들이 저따위가 된것은 안돼 싫어 하지마 라는 이야기를 듣고 자라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정말 짜증나고 피곤하지만, 안돼 싫어 하지마 를 말할수 있는 사람은 꼭 말하고 살아야 할듯해요.
우리 토미들이 더이상 안돼 싫어 하지마를 피곤하고 짜증나게 말해야 하는 세상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요.




다락방 2015-12-30 14:26   좋아요 0 | URL
하지말라는 얘기를 되게 못받아들여요. 병신들 같아 진짜..
싫다는 걸 왜 자꾸 강요하고 억지쓰고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그러면서 많이 했던 말이 `남자들은 그런 거 있어, 남자들은 그런 거 좋아해` 이러면서 남자들은, 남자들은 하는 거에요. 남자라서 그러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이라서 그러는 거라고는 죽어도 생각 못하는 거죠.
시간이 지날수록, 나이 먹어갈수록 남자들이 점점 더 싫어져요.
남자들은 앞으로 더 알고 지내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_-

blanca 2015-12-30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막 다락방님이 이렇게 말하는 풍경이 상상되면서 아...너무 시원하고... 자꾸 옛날 생각도 나고...(저는 저 혼자 여자인적이었는데 다락방님처럼 그렇게 못하고 뒤에서 울부짖고 그랬던--;; ) 그런데 이제는 나도 싫다, 아니다,라는 말 시작하는 추세라 앞으로 더 많이 하고 싶기도 하고...

다락방님, 2016년에도 우리는 더 큽시다^^

다락방 2015-12-30 14:27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
우리 앞으로도 싫어, 안돼, 하지마를 더 말하고 다닙시다. 이 사람들은 싫다고 말하면 받아들이지를 못하는데, 싫다고 말하면 싫은 거라는 걸 분명히 알려줄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들어먹질 않아서 문제지만 ㅠㅠ
피곤해서 다 관두고 포기할까 싶어지기도 하는데, 포기하고나면 더 피곤해질것 같기도 해요.

블랑카님, 고마운 인사네요. 네, 우리 2016년에는 더 커지도록 합시다. 더 커지고 더 시끄러워지기로 해요!

유부만두 2015-12-30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다락방님께 술 살 준비가 되있어요.

다락방 2015-12-30 14:28   좋아요 0 | URL
으하하하하하하하.
저는 양재역 근처의 좋은 와인집이 없나 찾아보도록 할게요.
지금 한 군데는 좋은데 와인값이 너무 비싸고
다른 한 군데는 어제 가봤는데 와인값은 감당할만한데 메인 메뉴가 스테이크 밖에 없어서 안습이에요.
더 찾아볼게요!!

초딩 2015-12-30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대 남직원까지 읽다 댓글쓰네여. 정말 왜 그럴까여. --;

다락방 2015-12-30 14:29   좋아요 1 | URL
갈 길이 아주 멀게 느껴집니다, 초딩님.
앞으로의 직장생활에서 초딩님도 계속 진급하고 나이 많은 상사가 될텐데, 여직원들에게 `오빠라고 불러` 같은 말은 하지 않는, 그런 직장인이 되셔야 해요!! ㅠㅠ

2015-12-30 17: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04 1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니 2015-12-30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금 회사 첨 와서 몇 달 간, 전무님이 계속 문여사라고 불렀어요. 그냥 직급 붙여 불러달라고 몇 번 말해도 안 듣길래 무시하고 말았는데, 동료가 어느날 `왜 자꾸 싫다는데 그렇게 부르시냐며 그럼 자기도 전무님 말고 아저씨라고 부른다`고 하니 그건 또 펄쩍 뛰대요. ㅉㅉ 근데 그 말이 그래도 효과 있었는지 그 담부터는 직급으로 부르긴 해요. 에혀. 힘들어 힘들어.

다락방 2016-01-04 10:54   좋아요 0 | URL
나이가 많으나 적으나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혹은 하지 않는 많은 남자사람들이 머릿속이 머저리 같아요. 우리가 어려운 거, 힘든 거 부탁한 것도 아니잖아요. 응당 자신들이 해야할 일에 대해 말하는 거잖아요. 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하고 일하고 또 퇴근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지치는데 이런 일들까지 사소하게 일일이 말해줘야 하니, 얼마나 피로합니까. 피곤해요, 치니님. 요즘엔 종종 숲에 들어가 혼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비연 2015-12-30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정 짜증납니다. 전 `언니`라고 부르는 남자들이 제일 싫은데, ˝비연언니, 이거 해줘..˝ 라는 소리를 할 때마다 이단옆차기를 날리고 싶습니다. 내가 언니면 넌 뭐냐..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치솟는 걸 몇 번이나 꾸욱..하다가.. 결국 회사에선 직급으로 부르심이.. 라고 말해버린 사례가. 꿀럭. 앞으로는 뒷말 안 흐리고 제대로 말해줘야겠어요. 아니면 그냥 날려버리던가. (덕분에 그래서 까칠한 직원으로 취급받고 있긴 합니다만... 그래도 아닌 건 아닌 거죠)

다락방 2016-01-04 10:56   좋아요 0 | URL
저도 언니라고 부르는 거 싫어요. 저는 회사에서 여자가 여자한테 언니라고 부르는 것도 싫어요. 저는 저보다 나이 많아도 ~씨 라고 불렀어요. 언니라고 안하고. 딱히 까다롭자고 생각한 건 아닌데, 그냥 언니라고 부르는 건 싫더라고요. 아무데서나 만나서 나이 많으면 언니라고 부르고 또 언니라 부르길 강요하는 건 딱 질색이에요. -_-

절 어떻게 보든지간에(까다롭다, 싸가지없다 등등) 저는 그냥 네가 싫다고 생각하는 거 싫다고 말하면서 살거에요. 까칠한 직원이 되는 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비연님. 묵묵히 성격 좋은 직원이 되면 세상은 하나도 변하지 않고 여전히 병신같은 짓들을 일삼을테니까요.

몬스터 2015-12-30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일하다가 의식하고 둘러보면 , 거의 다가 남자 사람입니다. 많은 남자사람들 처럼 , 여자 사람들의 마음과 자세도 바뀌어야 할 부분이 아직은 많다고 생각합니다. 자꾸 교육하고 , 교육받고 해야 변하겠죠.

다락방 2016-01-04 10:56   좋아요 0 | URL
네, 여자사람들의 생각과 행동도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죠. 저는 제가 그래도 많이 변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얼마전에도 아, 나도 아직 편견에 사로잡혀있구나 하고 깨닫고 반성했어요. 이렇게 반성하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도 잘못을 고쳐나가자고 말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겠죠. 그 과정은 아주 길고 피곤하겠지만 말예요.

우리 기운냅시다, 몬스터님.

transient-guest 2015-12-31 0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o means No!를 못 알아듣는 인간들이 많아요. 이해하지도 못하고, 알아듣기도 싫고..-_-:

다락방 2016-01-04 10:57   좋아요 0 | URL
맞아요 ㅠㅠ 그래서 너무 힘들어요.
만나기 싫다고 말하면 만나기 싫다는 걸 좀 받아들여야 해요.
그렇게 부르는 거 싫다고 말하면 그렇게 부르지좀 말아야 하고요.
도무지 이 세상 인간들은 싫다고 말하는 걸 받아들이질 못해서 진짜 피곤해요 ㅠㅠ

Mephistopheles 2015-12-31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임마˝ 라는 근사한 호칭을 써야할 때가 온 것 같군요.

다락방 2016-01-04 10:57   좋아요 0 | URL
임마..로 해결될까요?
아, 진짜 발길질 한 번씩 하고 싶어요. 이럴 때 바다하리 내 친구 라면 좋겠어요. ㅠㅠ

2015-12-31 19: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04 1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16-01-03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멋지십시다. 존경합니다. 글구 전 님의 멋진 행동이 책에서 도움을 받은 점도 있다고 생각해요. 책을 통한 앎의 실천....이래서 책을 읽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다락방 2016-01-04 11:00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마태우스님.
마태우스님께서 존경이라 하시니 너무 과찬이십니다만,
네, 저도 그동안 꾸준히 책을 읽었기 때문에 예전과 조금 더 달라지고 또 조금이나마 나은 인간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제게 늘 좋은 말씀 많이 해주시고, 이렇게 반갑게 인사도 건네주셔서 고맙습니다, 마태우스님.
2016년에는 제가 더 잘하겠습니다!!

2016-01-02 19: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6-01-04 11:02   좋아요 0 | URL
비밀글님께 저는 멋지게 보일 수 있겠지만(그렇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ㅠㅠ), 아마도 남자 직원들은 자기들끼리 담배 피려고 모여서는 제 뒷담화를 하겠죠. 걘 뭐가 그렇게 까다로워..하면서. 하하하하하.
 
시사IN 제432호 2015.12.26
시사IN 편집부 엮음 / 참언론(잡지) / 2015년 12월
평점 :
품절


시사인의 정기구독이 끝났다. 지난 2주간이었나, 정기구독이 곧 끝나니 다시 재구독 해달라는 전화가 여러차례 왔다. 낯선 번호라 받지 않았더니 문자로 남겨져서, 그래서 아 이 번호가 재구독을 권유하는 번호구나, 알았다. 


나는 텔레비젼을 보지 않고 몇 년간 보던 일간지도 구독을 끊은지 오래됐다. 인터넷으로는 뉴스를 보지 않는다. 그런 내게 세상 돌아가는 일을 알려주는 것은 시사인이었다. 물론, SNS도.

정기구독이 끝났다는 말에 친구는 1년 더 볼래? 물었고, 나는 아니, 그동안 고마웠어, 괜찮아, 라고 답했다. 그리고 이번 호를 서점에 가서 사왔다. 별책부록으로 해마다 그렇듯이 <2015 행복한 책읽기>가 딸려왔는데, 일단 시사인 보다 그 책을 먼저 봤다. 김명남 번역가를 보다가 너무 멋있어서 절망하고(!)-이런 근사한 사람은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을 거야, 라고 생각했는데 내 또래였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난 뭐했지 ㅠㅠ-, 몇 권의 책을 보관함에 담았다. 그리고 시사인을 읽기 시작했는데,


아, 나는 시사인이 좋구나, 생각했다.


독자들과의 대화가 소개되는 앞장도, 편집국장의 말도 어느것 하나 버릴 것이 없다. 이번 호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건 <강원국씨 인터뷰>였는데,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고, 그 글을 읽는데 하염없이 좋았다가 답답해졌다가 해서, 아, 내가 시사인이 아니라면 이런 것들을 어떻게 알겠는가 싶어지는 거다. 잠깐 인용해보겠다.



노무현 대통령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연설일 때는 직접 구술해줬다. 한번 올라가면 두 시간씩 얘기하는데, 녹음을 해도 사실 들을 시간이 없다. 구술하고 나면 빨리 다시 보고 싶어 한다. 바로 야마(주제)잡고 써야 한다. 한번은 전화로 구술받았다가 되게 혼난 적이 있다. 5년차 신년 기자회견이었는데, 대통령 콘텐츠를 이제 안다고 생각해서 나름 해석하면서 썼다. 대통령이 당일 아침에 보고 화가 났다. 하기 싫으면 그만하라고 했단다. 그걸 부속실장이 녹음해서 줬다. 마음이 참담했다.

(노무현)대통령이 실전에 강했다. 내가 실수했어도 실제로는 연설을 잘했던 거다. 잘하고 나니 화가 다 풀린다. 만약에 못했으면 '이 자식 때문'이라고 생각했을 텐데. 3.1절 때도 연설문 위에 메모해서 즉석연설을 후련하게 했다. 연설 원고에 본인이 메모지 붙인 걸 나중에 나한테 보내셨다. 공부하라고. 그만큼 임기응면에 강했다. 대통령이 연설을 잘 못한 거 임기 내내 딱 한 번 봤다. (시사인 인터뷰-강원국, p.37)



(위의 연설문에 대해)우린 그런 연설문 못 쓴다. 변호사 시절부터 자신이 절실히 겪은 문제기 때문에 나오는 거다. 노무현 대통령은 항상 연설 안에 자기가 있다. (p.39)






올해 최악의 인물로 김무성이 뽑힌 것에 대해서 크게 동의한다. <김형민 피디의 딸에게 들려주는 역사이야기>도, <학교의 속살> 코너도 나의 패이버릿이다. 다른 사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내가 알지 못했던 이야기,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는 것은 내게 꽤 중요하게 여겨진다. 더 많이 듣고 더 많이 알려고 들수록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데 한 걸음 다가서게 되는 게 아닐까.


지난주에 회사 동료와 밥을 먹는데, 동료가 내게 그런 말을 했다. '차장님 제가 처음 만났을 때랑 정말 많이 달라지셨어요'. 나는 그 말을 긍정적으로 들었다. 확실히 나는 그 동료를 만났던 십년전보다 더 나은 인간이 되어 있다고 믿는다. 극단적으로 싫다고 말하는 일도 줄었고, 저 사람에게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라고 생각하게 된 것도 늘어났다. 사소하게는 이 페이퍼 상에서 악플에 대처하는 자세도 유연해졌다. 세상일에 예전보다 조금 더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 모든 것들은 나를 예전보다 조금 더 나은 어른이 되게 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그런 내가 앞으로도 계속 멈추지 않고 나아가려면 시사인을 그만 봐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월1일이 되면, 새해 선물로 내가 나에게 시사인 정기구독을 신청해줘야겠다. 아니, 지금 신청해야겠다. 더 나은 인간이 되자는 격려로 이것 만큼 좋은 게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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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한엄마 2015-12-28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저도 재구독했어요.반갑네요.^^

다락방 2015-12-28 11:11   좋아요 1 | URL
네, 저도 재구독 신청 막 완료했어요! 반갑습니다! ㅎㅎ

꼬마요정 2015-12-28 11: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재구독 했네요.. 주간지는 자주 와서 다 챙기지 못할 때도 있긴 하지만요 ㅎㅎ

다락방 2015-12-28 16:28   좋아요 0 | URL
18만원이라니 큰 맘 먹어야 했는데, 이게 매달결제가 가능해서 15,000원이면 되더라고요. 신문 구독하는 것과 같은 가격이니 매달 결제로 선택하니 부담이 좀 덜하게 느껴졌어요. 앞으로도 계속 해야겠어요.

테레사 2015-12-28 11: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 정말 재밌네요..시사인 구독을 은근 권유하는 글같아요..ㅎ 저는 한겨레21을 오랫동안 구독해 왔는데..시사인으로 갈아탈까..어쩔까..둘다볼까? 아냐 난 두개의 잡지를 볼 만큼의 형편은 안돼 했다가...암튼 아직도 결정 못내리고 있어요.

다락방 2015-12-28 16:30   좋아요 0 | URL
사실 저는 시사인 하나도 다 챙겨보지는 못해서 보고싶은 것만 보게 되거든요. 그러니 매주 두 개의 주간지를 받아보게 된다면 무척 힘들것 같아요. 막 밀리고... 테레사님, 잘 생각하셔서 결정하세요. 하핫;;

비연 2015-12-28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 최악의 인물로 김무성이 뽑혔다는 말에... 잠시 저도 구독할까 싶어지네요.
크게 동의고 또 크게 동의하고.. 사실 보기도 싫은 인간상입니다..ㅜ

다락방 2015-12-28 16:31   좋아요 0 | URL
김무성은 끊임없이 어처구니 없는 말만 골라하는 인물인데 최악의 인물로 그보다 더 적합한 인물이 없지요. 아무쪼록 내년에는 최악의 인물로 선정되지 않을 수 있도록 좀 더 나은 인간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_-

뽈따구 2015-12-28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울 아들이 매일 저보고 핸드폰 책 그만보고 종이책 읽으라고 잔소리 하는데, 저도 시사인 구독하고 아들책볼때 옆에서 시사인 종이책 봐얄까봐요. ㅎㅎㅎㅎ

근데,,,,, 악플이 있어요???! 몰랐네요, 그리고 놀랍네요. 이런 글들에도 악플이 달리다니..... >,.<

다락방 2015-12-28 16:33   좋아요 0 | URL
뽈따구님, 시사인 보시기를 적극 추천합니다. 저 위에 페이퍼에도 언급했지만 김형민 피디의 역사이야기가 정말 좋거든요. 저도 일 년 구독했으니 이제 되었다, 하려했는데 이걸 그만 볼 수 없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추천합니다!!

하하 네, 저에게도 악플이 달립니다. 왜 아니겠어요. 이런 글을 포함해서 제 다른 글들까지 되게 보기 싫고 짜증나고 화가 날 수도 있겠지요. 악플도 달리고 지적질도 달리고 그래요. 하핫.
그치만 이제 비난을 위한 비난은 그저 웃어넘길 수 있게 됐어요. 하핫.

책탐 2015-12-28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읽고 사러가는것도 일이네요. 매주 다 챙겨읽진 못해도 정기구독이 좋을꺼 같기도 하고..올해가 가기전에 결정을 해야하는데..ㅜㅜ

다락방 2015-12-28 16:34   좋아요 0 | URL
저도 새해에 재구독 신청하려고 했는데요, 새해부터 받기 위해서는 지금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페이퍼 쓰자마자 부랴부랴 재구독 신청했어요. 책탐님, 우리 정기구독 친구해요!! >.<

2015-12-28 15: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28 16: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15-12-28 1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윽 글쿤요ㅜ 좋은연말보내십시오

다락방 2015-12-30 10:04   좋아요 0 | URL
마태우스님도 한 해 마무리 잘 하셔요!!

보슬비 2015-12-28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재구독했어요. ^^

다락방 2015-12-30 10:04   좋아요 0 | URL
저도 재구독 했어요. 할 수밖에 없었어요. 흣.

transient-guest 2015-12-29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뽑은 최악의 인물은 2012년 12월 이래 꾸준히 `그녀`입니다. 이제 곧 다가오는 병신년, `그녀`는 변함없이 `그녀`가 하던 짓들을 이어갈 것이라 생각하니 갑갑하네요. 밤새 들어온 `위안부` `문제` 한일타결과 `그녀`의 담화에 빡쳐 하루 종일 화가 납니다. 시사인 계속 보세요.ㅎㅎ 주진우를 위해서라도.

다락방 2015-12-30 10:05   좋아요 0 | URL
진짜 토할것 같아요. 이 토할 것 같은 소식들을 알고 싶지 않다가도 그래도 알아야 뭘 해도 하지 않을까 싶어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계속 보겠습니다! 하아-

2016-01-02 19: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04 15: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03 14: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른 아침부터 조카들이 깨워서 일어나고 조카 밥 먹이고 남동생에게 애들 보라고 한 뒤 나와서 잠깐 쉰다 ㅎㅎ
민낯으로 버스타고 잠실 교보와서 사고 싶었던 두 권의 책을 샀고 커피를 주문해 놓았다. 십 분만 쉬다 가야지. 흣

짜릿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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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 2015-12-26 13: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보통 나같은 아이가 나올까봐 아이를 안낳았지 이러는데 ㅋㅋ

다락방 2015-12-27 17:59   좋아요 0 | URL
조금 읽었는데 시가 어렵네요...음... ㅎㅎ

세실 2015-12-26 13: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딱 십분만? 정말요? ㅎ

다락방 2015-12-27 17:59   좋아요 0 | URL
십분은 더 있었어요. ㅎㅎㅎㅎ 너무 달콤한 시간이었어서 말이지요. 하핫

2015-12-26 19: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27 18: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transient-guest 2015-12-27 08: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성탄 담날인 오늘 잠깐 서점에 나가서 커피 마시고 왔지요. 책이나 잡지는 별로 눈에 들어오는 새것이 없더라구요.

다락방 2015-12-27 18:00   좋아요 0 | URL
저는 제가 쓴 이 글을 보니까 지금 당장 나가서 또 커피 사마시고 싶네요. ㅠㅠ 그치만 일요일이니까 잠을 자기 위해선 참아야겠죠.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