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의 노래 중에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어> 가 있다.
나는 수지의 이 노래를 가끔 듣곤 하는데, 특히나 후렴구의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어~' 에서는 흐느끼는 표정으로 따라부르곤 한다.
올리는 영상은 가사가 포함되어 있어 다들 듣거나 가사를 본다면 알게 되겠지만, 가사의 주된 내용은 현재의 애인에게 '나 다른 사람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내용이다.
노래에서는 수지가 상대에게 너는 정말 좋은 사람이고 나한테 잘해줬지만, 그런데 나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 고 말한다. 그래서 정말 미안하다고.
이 내용 자체도 상대가 듣기에는 참 가혹하지만, 정말 잔인한 가사는 뒷부분의 이 가사다.
'(너를)걱정하다가도 까맣게 다 잊을만큼 (다른 사람을)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어'
ㅋ ㅑ -
다들 소주 한 병씩 장착하자. 눈물 없이 술 없이 들을 수 없는 가사가 아닌가.
그러니까 너한테 미안한데, 사실 그 미안함 같은 거 안중에도 없을만큼 나는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는 거다. 너에게 아무리 미안해봤자 우선 순위가 너가 아니야... 널 까맣게 잊곤 한다니까?
아아 상대의 마음 찢어짐 어쩔 것이야.
나는 이 부분에서, 그러니까 너를 까맣게 잊는 나의 입장이 아닌, 너에게 까맣게 잊혀진 나의 입장에서 '실레스트 잉'의 [작은 불씨는 어디에나] 가 생각이 났다.
'무디'와 '펄'은 단짝이었다.
펄은 다른 여자아이들처럼 자신의 잘나가는 형인 '트립'을 따라다니는 게 아니라 무디랑 친했다. 무디는 펄이 너무 좋았고 펄과 더 친해지고 싶었다. 둘은 친한 친구사이었지만 무디는 그보다 더 가까워지기를 바랐다. 펄이 여가시간에 무얼 하는지를 아는 무디는, 그런 펄에게 펄이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는 몰스킨 노트를 선물해준다. 네가 쓰고 싶은 걸 써, 라면서. 아니 그런데,
다른 여자아이들과 달랐던, 다르다고 생각했던 펄이, 세상에 자신의 형인 트립과 만나는 사이가 된게 아닌가. 뭐라고? 다른 여자아이도 아니고 펄이? 어떻게 펄이 그럴 수 있어? 무디는 너무나 속상하고 너무나 화가 난다. 왜 그 멍청한 내 형 트립이냐고! 왜 그 바람둥이 트립이냐고!! 너무너무 화가 난다. 너무 속상하다. 너무 분한 마음에 트립은 복수를 결심한다. 그건 자신이 선물한 몰스킨 노트를 다시 되찾아오기로 한 것!
무디는 자신이 누구보다도 펄에게 가장 실망했다고 생각했다. 결국에는 펄도 하고 많은 사람 중에 트립을 택할 정도로 경박했다. 물론 펄이 자기를 택하리라고 기대하지는 않았다. 자신은 여자아이들이 반할 유형이 아니었다. 하지만 트립이라니, 그 점은 용서할 수 없었다. 깊고 맑은 호수로 알고 뛰어들었다가 그것이 무릎까지 차는 얕은 연못이라는 사실을 발견한 것 같았다. 그래서 무엇을 했나? 그래, 일어섰다. 진흙이 묻은 무릎을 씻고 진창에서 발을 빼냈다. 그 뒤에는 더욱 조심했다. 그때부터 무디는 세상이 예상보다 작은 곳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대수학 수업 중에 펄이 화장실에 가자 무디는 아무도 보지 않는 틈을 타 펄의 책가방을 열고 몇 달 전에 자신이 펄에게 준 조그마한 검은색 몰스킨 수첩을 꺼냈다. 의심했던 대로 책등은 갈라진 자국 없이 말짱했다. 그날 저녁, 무디는 방에서 홀로 수첩을 한 움큼씩 찢어내 꼬깃꼬깃 구긴 다음 휴지통에 던져 넣었다. 휴지통이 구겨진 종이로 수북해지자 무디는-옥수숫대에서 벗겨낸 겉껍질처럼 이제 속이 텅 비어 축 늘어진-수첩의 가죽 표지를 맨 위에 떨어뜨리고는 휴지통을 발로 차 책상 밑으로 집어넣었다. 펄은 수첩이 없어진 사실을 알아채지도 못했는데, 왠지 그것이 무디 마음을 가장 아프게 했다. (p.407)
하아-
나름 마음 아프게 하겠다고, 복수 하겠다고.. 그래서 선물한 몰스킨 노트를 몰래 다시 가져왔건만, 정작 펄은 몰스킨 노트가 없어진 걸 알아채지도 못했다 ㅠㅠ 그게 자기한테 있는지 없는지도 몰라 ㅠㅠ 애초부터 그렇게 소중한 선물도 아니었고 소중하게 생각한 것도 아니었고 심지어 거기에 적은 것도 없다는 거잖아. ㅠㅠㅠㅠㅠㅠ
무디야, 펄은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어~ 너를 까맣게 다 잊을만큼 다른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어~ 하아- 무디야 이리와, 같이 울자. 내가 울어줄게. 누나는 이 세상 모든 사랑에 실패한 사람들의 편이야. 흐느끼자. 수지 누나가 부른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어~
어휴 촉촉하게 감상에 젖는다..
지난 노동절에는 부모님과 함께 집에서 영화 한 편을 봤다. 크하하하. 5월에 개봉이라고 인스타에서 봤는데 어째써 OTT 떠버린거죠? 아무도 안 볼 것 같아서 그랬나요? 나는 보는데요? 기다렸는데요? 그거슨 바로바로 재이슨 스태덤의 <비키퍼> !!!!
'비키퍼'는 이름처럼 벌을 지키는 사람이지만, 영화 속에서는 비밀기관을 뜻하기도 한다. 그 비밀기관에서 일하는 요원 비 키퍼는 정부 요원들 몇십명과 사설 용병 몇 십명이 덤벼도 감히 싸워 이길 수가 없는 막강한 인물이다. 당연히 여기서 비키퍼 가 재이슨 스태덤이고. 아니, 내가 그럴 줄 알고 봤지만 너무 그래도 우리 재이슨 히어로 만드는 거 아니에염? 나는 보기에 좋았지만 ㅋㅋㅋㅋ
전직 비키퍼였던 '애덤 클레이'는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엘로이즈' 라는 전직 교사의 헛간 한 켠을 빌려 지내고 있다. 자신에게 잘 해준 유일한 친구. 그 날도 저녁 초대를 받아 소중하게 꿀을 한 병 챙겨서 엘로이즈의 집에 가는데, 어라 이게 뭐야 집이 왜케 어둡지? 애덤은 엘로이즈가 자살한 걸 보게 된다. 엘로이즈의 딸도 마침 그곳에 왔다가 엄마의 시체를 목격하는데, 켜진 노트북을 보니 엄마의 계좌가 모두 잔고가 0이었던 것. 엄마는 자선단체를 운영하고 있었고 그 기금의 통장도 엄마가 가지고 있었는데 피싱에게 다 털려버린 거다. 도대체 어느 새끼들이냐, FBI 인 딸도 정보를 모으기 시작하는데, 전직 비키퍼 인 우리의 애덤 클레이 ㅋㅋㅋ 이쯤은 아무것도 아니긔!! 휘발유 들고 피싱 단체로 찾아가 니네 딱 죽었어, 감히 내 친구를 건드려? 게다가 너네 하는 짓이 약자의 등쳐먹는거잖아? 나는 참지 않는다 으르렁!! 그 큰 회사를 폭파시켜버리는데, 이렇게 끝나면 영화가 아니쥬~ 이것은 사실 더 큰 조직의 새끼였을 뿐이고 더 큰 조직은 명목상 보안 프로그램 만드는 졸라 큰 회사인데다가 거기 경영자가 세상에 어마어마한 사람의 아들이야. 건드릴 수 없다!!! 이때 우리의 뽀대작렬 애덤 클레이는 '건드릴 수 없는 사람은 없어!' 하면서 나쁜놈을 응징하려고 찾아가긔!!!
아 역시 우리의 재이슨 액션은 믿고 봅니다. 너무 재미있게 봤네. 넘나 뻥 심했지만.. 왜냐하면 수십명의 훈련받은 요원들이 몰려와도 우리의 재이슨 하나 당하질 못하거든요. 샤라라랑~ 그렇지만 나는 그거 볼라고 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가 저 사람은 왜 한 번도 안다치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렇지만 엄마 아빠도 넘나 잼나게 보셨다. 엄마 아빠 둘다 입을 모아서
"파묘보다 이게 훨씬 재밌다"
하신거다. 마침 나는 음주 중이었고(와인-사케-맥주로 이어지는..), 화장실이 넘나 가고 싶었지만, 보느라 참고 있는데 아빠가 '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 하셔가지고, '그럼 멈추고 다같이 갔다오자' 이러고 멈추고 화장실 다녀옴 ㅋㅋ 한 장면도 놓칠 수 없다!!
아무튼 재이슨이 짱입니다.. 너무 좋아요. 세상에 근데 이 영화에 제레미 아이언스 나온다? 전직 CIA 국장이 나오는데 비키퍼 언급하면서 "그가 널 죽인다고 했으면 널 죽일거야" 이런 대사 쳐준다. ㅋㅋ 아니 제레미 아이언스 님 너무... 약하게 나오셨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재이슨 스태덤 만세다 만세!!
아 페이퍼 길어져서 그만 써야 되는데, 내가 또 할말이 있어가지고..
아니 그러니까 내가 어제 요가를 갔단 말이에요? 갔는데 내가 좋아하는 쌤이 음악을 틀어놓고 앞에서 수련을 지도하시는데, 아, 이 음악은 그간 요가시간에 한 번도 틀어준 적 없는 음악이지만, 나는 이 노래를 안다, 아 근데 왜 알지, 이거 영화 음악인데, 아 근데 이 음악이 어디서 나온거지, 이거 분명 끈적한 장면에서 나온 음악인데, 최근에 내가 본 끈적한 영화가 뭐였지, 아, 이거 진짜 끈적한 장면에서 나온 영화인데... 하다가 퍼뜩! 생각나버렸다. 이거, <빌로우 허> 음악이다!!
음악은 이것이었다.
<빌로우 허> 배우가 너무 잘생겨서 예고편만 보고 너무 좋아서 이 영화도 보게 됐는데, 하아- 일단 수위가 너무 높아서, 어딘가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다운 받아온 이 영화 보다가 중간에 멈춰야 했다. 이런 데서 볼 영화가 아니야... 여하튼 나중에 끝까지 보긴 했는데, 하아-
재미없다 ㅠㅠ
주인공들 너무 멋있고 예쁘고 그런데 내용이 넘나 후져 ㅠㅠ 게다가 내가 멋지게 본 배우는 영화 속에서 넘나 허세가 ㅠㅠ 그러니까 그 배역이 그렇다는 거다. 그래서 이야기상으로 넘나 재미가 없고 지루했다 ㅠㅠㅠ 아무튼 내용은 약혼자도 있는 여자 '재스민(나탈리 크릴)' 에게 좀처럼 사랑을 믿지 않는 여자 '달라스(에리카 린더)'가 첫눈에 반하게 되고, 재스민 역시 약혼자에게 만족을 느낄 수 없고 안된다고 하면서도 자꾸만 달라스에게 빠져들어가.... 그러다 둘이 사랑하는 내용이다. 달라스 진짜 넘나 멋지게 생겨서 예고편 보고 넘나 사랑에 빠졌는데 본영화를 보고서는 식어버렸다. 역시 나는 외모가 중요한 사람은 아닌 것 같다..... 외모로 사랑에 빠지지 않는 다락방 입니다.....
예고편 올리고 싶지만 각자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19금... 아무튼 에리카 린더 너무 반할만한 미모의 소유자다.
아니 그리고 어제였나 그제였나 요상한 제목의 신간을 알게 되었다...
'편견과 오해, 목적과 의도라는 수많은 옷을 겹겹이 입고 뒤뚱거렸던 엉덩이의 이력을 낱낱이 파헤치'는 책이라는데, 흐음... 한 번 읽어볼까 어쩔까?
자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