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부터 컨디션이 너무 안좋았다. 몸도 정신도 엉망이었는데 몸이 안좋아서 영혼도 안좋은건지 영혼이 안좋아서 몸이 안좋은건지 모르겠지만 컨디션이 너무 엉망이었다. 그런데다 읽는 샐리 루니의 책은 정말 짜증스러웠다. 사실 샐리 루니라는 젊은 여성작가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분명히 있고 그 지점이 나는 너무 좋다. 이 책에서는 '억압적인 백인 남성'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이게 지금의 젊은 여성작가가 아니라면 어떻게 책 속에 넣는단 말인가. 게다가 나이든 여성이 결혼을 빨리하라고 조언했을 때 책 속 등장인물 '보비'는 '전 게이에요' 라고 바로 말한다. 이런 지점도 무척 좋다.

일부일처제가 부조리하다고 보비는 주장하며 일부일처제를 옹호하는 친구와 논쟁하는데, 유부남과 불륜관계에 있는 프랜시스 역시 당연하게도 보비의 편을 든다. 나 역시 결혼 제도라는 것이 부조리하다고 오래전부터 생각해왔던 바, 그들이 그렇게 주장하는게 틀리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러나 프랜시스가 연애중인 유부남이 자신의 아내와도 잠자리를 같이한다고 고백했을 때 너무 화가나는 프랜시스 읽으면서, 좀 짜증스러운거다. 인간이란 무릇 모순된 존재인것을.. 네가 아내를 두고 나와 바람피는 건 알지만 그래도 너랑 아내가 섹스하는 건 화가 나, 나는 일부일처제가 부조리하다고 생각하지만, 네가 나랑도 자고 아내랑도 자는 거 짜증나.. 이러는 거... 나였어도 당연히 겪었을 감정이지만 사실 나는 프랜시스에게 이입을 잘 못하겠다. 나 자신을 자꾸 바닥으로 내팽개치고 그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게 분명해, 라고 자꾸만 생각하게 만드는 연애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람을 보는 것은 나로서는 좀 스트레스다. 여하튼 이번주면 이 책은 끝난다.


사실 가장 짜증스러운 건 이 책의 내용이 아니라 이 책을 읽는 나였다. 그러니까 원서를 지금까지 읽어오면서(이번이 네 번째다) 나는 머리가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 중학교 때는 단어 외우는 게 세상 쉬웠는데 최근엔 단어 외우는게 아주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모르는 단어를 마주하면 찾아보기도 하고 귀찮으면 그냥 넘기기도 하는데, 자주 나오는 단어라면 알아두는 게 나을 터. 그러면 찾아보고 그 단어의 뜻을 책에 써둔다. 그렇다면 다음에 그 단어를 다시 만났을 때 당연히 뽝- 그 뜻이 떠올라야 할텐데 그게 안되는거다. 하아- 계속 이러했지만 지난 주말은 내가 컨디션이 안좋은 탓인지 너무 짜증이나서 미쳐버리겠는거다. 내가 대체 이걸 왜 하고 있는지 모르겠는거야. 분명 지난번에 몰라서 찾은 단어라는 것은 기억나는데, 그런데 그 단어의 뜻은 기억나지 않는 거다. 이런 일이 지금까지 네번째 원서를 읽으면서 빈번하게 발생했는데, 지난 주말에는 뭔가 견딜 수 없을만큼 화가 나고 짜증스럽고 다 집어던져버리고 싶어졌다. 나도 모르게 하아- 한숨을 쉬었더니 거실에서 콘샐러드 드시던 엄마가 "왜, 안외워져?" 하셨다.


"응, 찾은 단언데 기억이 안나네."


이러면서 좌절하다가 또 그 다음 문장을 읽는데 번역서를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문장이 해석이 너무 안되는거다.


"뭔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어."


나는 또 이렇게 덧붙이면서 도대체 이걸 읽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실력 향상이 1도 안되는 것 같은데.. 하면서 짜증이 나버려가지고 책을 태워버리고 싶었다. 그러나 태우진 않았다. 귀찮아... 에휴.....




아무튼 토요일에는 점심 먹고 재난지원금으로 책을 사러 나갔다. 나가기 전, 에밀 졸라를 살 계획인데 혹시 에밀 졸라 내가 모르게 사둔거 있나 싶어 책장 앞에 섰다가, 아, 나는 놀라운 광경을 보게 된다.




아니, 문동 전집에 죄와 벌.. 니가 거기 왜있어? 내가 널 샀어? 나는 대혼란에 어쩔줄을 모르겠다.


얼마전에 친애하는 알라디너 님의 서재에서 문학동네 죄와벌 백자평을 보고 내가 분명히 거기에도 댓글을 달았다. 열린책들 죄와벌로 이십대에 읽었는데 문동으로 사서 다시 읽어야될지 갈등된다, 라고. 게다가 며칠전 내 페이퍼에도 내가 친히 문학동네의 죄와벌을 링크하며 나 열린책들 것으로 가지고 있는데 문동 사고 싶다 어쩌지.. 하는 댓글을 달았던 거다. 그러다가 재난지원금이 들어와 이걸로 책사겠다! 하면서 사고자 하는 책들의 목록을 적어두었는데, 거기에 문학동네의 죄와벌이 당당히 이름을 올려두었던 터다. 그런데 서점에 가기 전 확인해보니, 아니, 문학동네 죄와벌이 있는거에요... 돌아버리겠네. 나는 너무나 미칠것 같은 심정이 되어서 대체 너를 내가 언제 샀냐, 기억이 1도 안난다...  하게 되는 것이다. 휴.. 그래도 확인해서 다시 사지 않을 수 있으니 다행이다 가슴을 쓸어내렸다. 만약 내가 내 책장을 확인하지 않았다면 나는 분명 죄와벌 사 들고 왔을 것이고, 문학동네 전집 있는데에 꽂다가 아니 쉬벌 이거 뭣이여??? 했을테니까.


나여, 잘했어..




그리고 나는 보았네, 내 책장에서, 에밀 졸라를... 응??



인간 짐승.. 너 언제부터 거기 있었던거야????????????????????????????????? 세상에.... 나에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것인가..


아무튼 내게 있는 죄와벌과 졸라를 확인한 뒤 서점으로 갔다.


아아, 그러나 슬프게도 제법 큰 서점이었는데도 내가 찾는 책들의 대부분이 없었다. 에밀 졸라의 책들중 내가 사고 싶은 건 없었고 내가 가진 것들만 있었다. 그밖에 목록 적어간 것들중에 있는게 별로 없어, 하는 수없이 그동안 사려고 생각해왔던 것들중에 그 서점에 있는 것들만 골라 가지고 왔다. 백팩에 넣고 오느라 진짜 넘나 힘들었지만..



찾는 책들이 없어서 그렇다면 필립 로스 살까, 검색했더니 다른건 다 없으면서 세상에 필립 로스의 《사실들》이 있는거다. 세상에나 네상에나.. 얼른 빼가지고 왔다. 《스토너》는 예전에 친구가 커피였나 뭔가 쏟은 책을 줘서 그걸로 읽었었는데 좋아서 늘 '다시 사야지' 하던 참이었지만 '다시' 이기 때문에 늘 뒤로 미뤄졌는데, 그래 이번참에 사자, 하고는 충동적으로 뽑아들었다. 《파친코》는 예전부터 사야지, 읽어봐야지 했지만 역시나 늘 뒤로 미뤄졌던 책이다. 그런데 이 서점에서 너무 눈에 딱 띄길래 빼들었다. 맨스필드 파크 생각보다 두껍네요... 네.....


아무튼 이거 들고 와서 너무 피곤했어..



그리고 서재방 저기 한구석에 두었는데, 늘 이걸 어떡하나 정리가 안돼 어떡하나 부끄럽기 짝이 없었는데, 며칠전 공쟝쟝님이 올리신 페이퍼 를 보고 아직 괜찮다고 안심하게 되었다. 그 페이퍼는 조르주 뒤메질에 대한 것이었다. ☞ https://blog.aladin.co.kr/jyang0202/12967775


뒤메질 책상 보고나니 뭐 나 따위, 더해도 되겠는데? 난 고작 이정도거든.





나는 아마도 한동안 더 책을 사도 되겠지만, 뒤메질에 비하면야 한참 더 사도 되겠지만, 그런데 저 책들 대부분이 읽지 않은 거라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좀 그만 사고 이제 읽어야겠다.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만 재난 지원금 좀 남아있지롱? 그건 책 사는거 말고 다른데 써야겠다. 요긴하게.... 배부르게......

















댓글(46) 먼댓글(0) 좋아요(3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21-09-27 10: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 프랜시스에 대해 좀 복잡한 기분을 계속해서(책을 펼때마다 느낀다는 점에서) 혹 샐리 루니가 좋은 소설가인가 하고 생각합니다.

2. <죄와 벌>은 모르겠지만 다락방님 <인간 짐승> 가지고 있는거 나는 알고 있었어요. 페이퍼로 샀다는 거 본 기억이 납니다.

3. 동네 서점 가기전에 책장만 살피지 마시고 꼭 알라딘에서 구매 코스(샀나 안 샀나 확인 코스) 돌려보시길 ㅎㅎㅎㅎ

4. 월요일입니다. 27일이고요. 허걱 ㅠㅠㅠㅠ

다락방 2021-09-27 11:23   좋아요 2 | URL
1. 단발머리님, 저는 샐리 루니가 좋은 소설가인지에 대해서는 사실 딱히 생각해보진 않았지만 똑똑하게 잘 쓴다는 느낌은 받았어요. 음, 그런데 똑똑하게 잘 쓴다면 좋은 작가인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제가 등장인물들에 대해 짜증나고 답답하다고 해서 그게 작가가 글을 못썼다거나 나쁜 작가라는 것은 결코 아니니까요. 프랜시스에 대해 좀 복잡한 기분이라는게 뭔지 알겠어요. 저도 그렇거든요. 그건 보비나 닉에 대해서도 그렇고요. 프랜시스가 외모나 재산에 대해 열등감을 가지고 있고 그걸로 인해 상대를 우러러보는 것도 사실 우린 이해할 수 있잖아요. 저는 이 소설에서 좋은 점을 몇가지 찾을 수 있고 샐리 루니가 똑똑하다고 생각하지만 제가 샐리 루니를 좋아할 순 없을 것 같아요. 저는 이 책 읽으면서 에밀 졸라 읽었잖아요. 저는 에밀 졸라의 다른 책을 더 읽고 싶다고는 생각하지만 샐리 루니의 다른 책을 더 읽고 싶다는 생각은 안하게 돼요. 물론 또 읽게 될 수도 있겠지만요.

2. 저는 인스타에 책 구매하면 사진을 올리곤 하는데, 저의 책장에서 인간짐승 보고 얼른 인스타 주루룩 올려봤어요. 있더군요, 거기에, 인간짐승이...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도 기억 못하는 걸 단발머리 님이 하셨네요 ㅠㅠ

3. 제가 알라딘 구매 코스를 확인하고 싶어도 다른 계정으로도 사고 다른 서점에서도 사기 때문에 너무 귀찮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미치겠어요. 이거 너무 멍청한 방법이에요. 여러 계정으로 책 사는거. 정말 비추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 27일인데 페투 230 이라서 너무나 너무나 너무나 초조합니다... 휴

잠자냥 2021-09-27 11: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사진 보고 저도 모르게 이런 뒤메질! 했습니다요. ㅋㅋㅋ 뒤메질 뭔가 입에 착착 붙는 욕스런 느낌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9-27 11:24   좋아요 3 | URL
뒤메질 너무 좋아요! 입에 착착 붙는 욕스런 느낌도 좋고 저보다 더 지저분해서 좋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1-09-27 11:52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 덮어높고 사다보면 뒤메질을 못면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 뒤메질보다 무서운 건 엄마의 등짝 뒤지게 매질 ㅋㅋㅋㅋㅋㅋㅋ
뒤메질 책상 더 찾아봐야겠어여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9-27 11:59   좋아요 4 | URL
우리는 한계를 정한다. 선을 정한다. 그것은 뒤메질! 뒤메질까지는 가지 말자, 가 제가 정한 한계선입니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blanca 2021-09-27 11: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죄와 벌>과 <인간짐승>에 빵 터졌어요. ㅋㅋ 그럴 수 있죠. 샐리 루니.. 저는 <노멀피플>까지만 좋았어요. 그리고 왠지 짜증나는 지점이 있어요. 그게 참 뭐라 콕 집어 말하기 힘든데 인터뷰 영상 봐도 뭔가 어떤 지점을 간파해서 그곳만 계속 맴돈다는 이상야릇한 느낌. 그리고 저는 이제 인내심을 필요로 하는 독서는 웬만하면 안 하려고요. 단발머리님처럼 구매 코스 보면 놀랍니다. 너무 생소해요. 난 읽은 적도 없는 것 같은데 이미 샀던 이력이...

우리의 책 구입은 정당합니다. 읽을 수 있을 때 많이 읽어야죠. ^^

다락방 2021-09-27 11:28   좋아요 1 | URL
저 진짜 블랑카님의 죄와벌 구매자평에 댓글 달았던 거 기억한단 말입니다. 그런데 이미 사놓고 그런 고민을 한거였어요. 진짜 어처구니가 없어요 ㅠㅠ
샐리 루니 노멀 피플은 나쁘지 않았는데 지금 책은 읽으면서 이제 샐리 루니 그만 읽자 싶어져요. 블랑카님이 언급하신 왠지 짜증나는 지점 때문인지 여러권 읽을 작가가 제 취향에는 아닌 것 같아요. 세상에 숱하게 많은 게 불륜 이야기인데(세상에, 안나 카레니나도 불륜이잖아요!) 그런데 이 불륜은 왜이렇게 짜증나나 모르겠어요. 막 신경줄이 팽팽해지는 느낌이고 그만두라고 잔소리하고 싶어져요. 젊은이들의 내면을 너무 잘 그린건지도 모르지만 그래서인지 저와는 세대차이가 있는건가 싶고요.

블랑카 님, 맞아요. 읽을 수 있을 때 많이 읽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사야 합니다. 만세!!

수이 2021-09-27 11: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젊은이들도 복잡다단한 마음으로 샐리 루니 읽을까요? 아 스트레스 지수가 나날이 높아져만 갑니다. 영어단어는 저는 포기했어요. 찾고 찾고 찾아도 외우지 못하니 또 찾게 되더라구요. 똑같은 단어 스무번 정도 찾으니까 좀 익숙해지던데요. 샐리 루니도 저 아래 페미니즘의 투쟁도 모두 아직 한참 남은 저는 아 어쩌나 오늘이 벌써 27일이라는 소식에 그저 암담함만을 느낄 따름입니다....... 스토너는 저리 보니 역시 아름답네요. :)

다락방 2021-09-27 11:31   좋아요 2 | URL
비타 님, 바로 그거에요. 스트레스 지수가 너무 커져요. 이건 완전한 로맨스 소설인, 로맨스만 나오는 브리저튼 읽을 때도 받지 않았던 스트레스인데 샐리 루니 소설에서는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요. 별 거 아닌 이야기인것 같으면서도 인생이란 게 원래 그래놔서인지 왜이렇게 스트레스 받나 모르겠어요. 그 또래의 젊은이들이 본다면 스트레스를 안받으려나.. 잘 모르겠어요. 아 스트레스.. 그것도 이번주면 끝납니다!!
늘 반복되는 모르는 단어와의 만남인데 이번엔 왜이렇게 짜증이 나는지. 컨디션이 너무 안좋아서 더 심하게 스스로에게 짜증스러웠던 것 같아요. ㅠㅠ

스토너 예전에 읽었고 그 땐 좋아했는데 지금 다시 읽는다면 여전히 좋을까.. 의심되긴 합니다... 이 꼰대 늙은이 교수 이야기를 지금도 좋아하게 될까요? 심지어 젊은 여자랑 바람피우는 꼰대 남교수 이야기를....

수이 2021-09-27 11:35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 글 보고 젊은이들이 읽는 샐리 루니는 뭘까 싶어서 좀 찾아보았는데 열광하는 젊은이들의 리뷰를 몇 편 훑어보고난 후에 역시 세대차라는 건 어쩔 수 없는건가 음. 노멀 피플의 드라마화 후 친구들과의 대화도 곧바로 드라마로 만들어진다고.... 아니 이걸 갖고 어떻게 드라마로 만들겠다는 건가? 암담함을 느끼는 엑스 세대와 제트 세대의 차이일까요.......

스토너는 저도 다시 읽어보려구요. 음 다시 읽으면 어떨지......

- 2021-09-27 11:53   좋아요 1 | URL
왤케들 짜증들이 나셨어요? 그렇다면 이 책을 읽고 젊은 제가 공감을 해보이겠습니다!!!!!!!!!!!!!

다락방 2021-09-27 13:56   좋아요 2 | URL
진짜 궁금하다, 쟝님은 이 책 읽으면 어떨지. 안나 카레니나 라든가 에미는 이렇게 스트레스 안줬는데 프랜시스 어쩔거야 진짜 어휴... 쟝님 꼭 읽고 소감 들려줘요! 사실 나는 쟝님도 이 책 짜증났으면 좋겠긴 하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무슨 심뽀?)

그레이스 2021-09-27 11: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
다락방님 페이퍼는 웃으면서 읽게됩니다^^
어째 책꽂이 앞 책들이 저를 생각나게 하는...^^

이틀전에, 저도 오래 전 사놓기만 하고 안읽은 <올리브 키터리지> 봐야해서 온 책더미를 뒤지다가... ‘나한테 이 책이 있었네!‘ 하는 여러번의 순간을 만났습니다.^^
아마 ‘그 느낌 아니까! ‘ 재미가 더하는 것일 수도 있겠네요.

다락방 2021-09-27 13:55   좋아요 2 | URL
저기 책장 밖으로 나와 있는 책들을 책장 안으로 넣을 수 있기 전까지는 책을 더 사진 말아야 할텐데 말입니다. 어휴.. 저도 정말 깜짝 놀라요. 아니, 내가 이건 또 언제 샀어? 이러면서요. ㅋㅋㅋㅋㅋㅋㅋㅋ아 웃긴데 슬프고 슬픈데 웃기고 그러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파랑 2021-09-27 11: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맨 밑에 사진보고 동네 중고서점인줄 알았어요 😆 책이 워낙 많으셔서 햇갈리실수도 있을거 같아요 ㅎㅎ
문학동네 저렇게 모아놓으니 멋지네요~!!

다락방 2021-09-27 13:54   좋아요 3 | URL
제 책은 폴스타프 님이나 잠자냥 님이 가진 거에 비하면 지극히 적은 양입니다. 전 정말 적은 양을 가지고 있다고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

Falstaff 2021-09-27 12: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읽다보니 제가 다 어질어질 혼동의 도가닙니다. (뒤메질 검색해 본 1인 --;;)

다락방 2021-09-27 13:53   좋아요 2 | URL
아니, 폴스타프 님. 제가 저기 링크를 걸어두었는데 말입니다. 뒤메질 책상 보실 수 있도록 똭-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라딘 공쟝쟝님이 뒤메질 책상 올려두셨어요. 저도 그 분 덕에 뒤메질 처음 알았습니다. 처음엔 뭐 되새김질 이런건줄 알았어요. 되새김질 우라질 뭐 이런..

Falstaff 2021-09-27 14:29   좋아요 3 | URL
에이, 사람 이름 한 번 듣고 기억할 수 있나요.
저도 다락방 님처럼, 이건 분명 무슨 심오한 뜻이 있는 우리 고유말일 거디다, 싶어서 얼른 검색해봤더니 조르주 뒤메질이 나오더라는 거였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정확한 우리말은 뒈지다지만 뒤지다로 조금 순화시켜, 뒤지다가 메다 꽂을, 뭐 이런 뜻일 줄 알았더니 ㅋㅋㅋ

다락방 2021-09-27 14:30   좋아요 3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아니, 뒤메질 이 사람 이름인줄 어떻게 알겠어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런데 책상과 책장 지저분한 사람이라 너무 좋습니다! 이제 안까먹고 외워야겠어요. 제 책상이랑 책장 볼 때마다 뒤메질보다 낫다.. 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후훗. 뒤메질 너무 좋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1-09-27 18:56   좋아요 2 | URL
이거 저희가 유행어로 밀어봐야겠습니다? 읽을 책이 높아만 지지만 계속 높아지다가 옆으로 쌓기 시작하지만 읽지도 정리도 하지않고 그 옆에 또 책 탑을 쌓는다 = 뒤메질 하다 ㅋㅋㅋ
다락방님은 오늘도 뒤메질 하셨다 ㅋㅋㅋ

다락방 2021-09-27 20:10   좋아요 2 | URL
아놔 ㅋㅋㅋ 매일 뒤메질 중이네요 저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뒤메질러 입니까? 🤣🤣🤣🤣🤣

- 2021-09-27 21:18   좋아요 1 | URL
누구도 말릴 수 없는 프로뒤메질러 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 아 웃고잇디만 눈물이난다 ㅋㅋㅋㅋ

다락방 2021-09-27 21:23   좋아요 1 | URL
뭐든 시작하면 프로가 돼야해! 뒤메질러도 물론이고! 😤😤

syo 2021-09-27 13: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누차 말하잖아요😊 정리를😊
정리를 잘하면😊 위험할 일이 없다😊

다락방 2021-09-27 13:53   좋아요 1 | URL
그래서 내가 이제 진짜 정리 하기 전에는 책 안살라구요. 흠흠. =3=3=3=3=3

망고 2021-09-27 15: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원서읽기 다락방님과 책이 잘 안맞아서 짜증나시는것 같아요 다음엔 훨씬 재밌는 책으로 하시면 단어 스트레스 덜 받아실듯요^^ 경험상 책내용이 싫으면 단어 찾기도 싫고 외워지지도 않더라구요ㅜㅜ

다락방 2021-09-27 15:31   좋아요 1 | URL
아, 책이 짜증나서 더 그런 걸수도 있겠네요. 저는 괜히 또 제 컨디션 탓만 하고 있었어요.. 다음 책은 부디 더 즐겁게 읽을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그래도 단어가 잘 외워질것 같진 않아요. 인생에서 가장 총명했던 시절은 이미 예전에 지나가버린 것 같아요 ㅜㅜ

독서괭 2021-09-27 15: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돼요 안돼.. 다락방님 밑에 쌓인 책들 정리해드리고 싶네요. 밑에 있는 책 꺼내다가 우르르 무너져서 다치실까 ㅜㅜ
다락방님은 서점가거나 온라인 서점 주문하시기 전에 책장 점검이 필히 필요하시군요 ㅎㅎ 확인하고 가셔서 얼마나 다행입니까.
그리고 단어 안 외워지는 건, 20대 이후에는 당연한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흑흑..

다락방 2021-09-27 16:00   좋아요 1 | URL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밑에 있는 책을 꺼낼 일은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꺼내지는 않고 쌓기만 할듯요 ㅋㅋㅋㅋㅋㅋㅋ(안돼!!) 저 이제 연말까지 책을 안사려고 합니다. 연말까지 책 안사도 읽을 책이 충분하니 연말까지 참아보렵니다. 할 수있겠죠?

단어 안 외워지는 건.. 제가 특별히 더 머리가 나빠서 그런건 아닌거죠?(눈물이 그렁그렁)

독서괭 2021-09-27 15:47   좋아요 1 | URL
절대 아닙니다!! 다락방님의 세상똑똑함은 알라딘에서 공지의 사실 아닌가요?ㅎㅎ 단어는.. 원래 외워지지 않는 겁니다.. 전 가끔 한글 단어도 첨 보는 게 있는데 그것도 그렇게 안 외워지던걸요..
연말까지 참는 거 할 수 있겠죠? 라는 말씀에도 저의 답은 단호하게 아니오라고.. .ㅋㅋㅋ

다락방 2021-09-27 16:01   좋아요 3 | URL
아아 이렇게나 다정한 댓글로 시작하시다가, 단호히 ‘아니오‘ 라뇨. 저를 한 번 믿어보십쇼! 2021년 12월 31일까지 저는 책 안삽니다. 안 살겁니다!! 으르렁-
저도 저를 믿지 못하지만 그러나 저를 믿어보도록 해보겠어요! 불끈!

- 2021-09-27 21:43   좋아요 1 | URL
노노~~ 락방님에게 맞는 별칭을 제가 찾아드렸는 데 안사면 뒤메질러 흐름이 끙긴다규!! 사라 사!! 사자 사자 🤗🤗🤗🤗🤗 응? 딱 두번만 사자 ㅋㅋㅋㅋ

다락방 2021-09-28 08:33   좋아요 1 | URL
사실... 사고싶은 책이 있긴 해요.. 흠흠.. 어쩌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1-09-28 09:43   좋아요 0 | URL
어쩌긴 뭘 어째요~ 인생은 언제나 예측불허... 샤라랑..* 명분을 만들라고! 당신은 그분야에서 천재잖아!!!!

책읽는나무 2021-09-27 20: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마전에 페소아 불안의 서 책 사서 읽다 아....언제 다 읽니? 그럼서 벽돌책 읽다가 어딜 한 군데 쳐다 보다 비슷한 글자가 보여 가까이 다가가 읽어 보니 다른 출판사꺼 불안의 서를 사다놓고 꽂아 놨더라구요??ㅜㅜ
정말 구매했던 기억이 하나 안날때 내가 더 불안했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ㅋㅋㅋ
저도 이 정도인데 다독가에 독서왕이신 다락방님은 더 헷갈리실 수도 있죠^^
뒤메질 사진 저도 그 페이퍼 읽고 엄청 웃었는데...다락방님이 뒤메질 그 사람에게서 용기를 얻었대서 더 크게 웃었네요.
상황이 이해가 가니깐요ㅋㅋㅋ
저도 늘 내 책상(8인용 식탁을 책상으로 사용중이네요ㅜㅜ)이 세상 지저분한 줄 알고 살았었는데 뒤메질 그분께 큰 감동 받았었잖아요ㅋㅋㅋ

- 2021-09-27 21:42   좋아요 1 | URL
뒤메질 페이퍼는 제가썼는데 뒤메질러 간증글은 왜 이 곳에서만 넘쳐나는 가… 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1-09-27 22:05   좋아요 1 | URL
앗!! 제가 공쟝님 페이퍼에 댓글을 안달았던가요?ㅋㅋㅋㅋ
어젯밤 뒤메질님 사진 보다 웃다가...철학 얘기 읽다가 웃음 갑자기 끊기고 그리곤 의식도 끊겼었다는 게(배깔고 누워 읽다가 한참을 졸았다는 거 아닙니까!!밤잠을 이길 수가 없다 보니....지금도 스멀스멀 눈꺼풀 감기려고 하네요ㅜㅜ)
함정이었죠!!!
소회를 오늘에서야 푸네요ㅋㅋ
공쟝님은 그 사진을 어디서 보시공??ㅋㅋㅋㅋ
8인용 식탁 뒤메질 못지 않게 빈틈없이 책과 물건으로 널브러져 있는 제 책상을 보셔야 할텐데요~~ 그래도 뒤메질님이 윈하셨네요ㅋㅋㅋ

다락방 2021-09-28 08:37   좋아요 1 | URL
아, 불안의 서는 저도 그랬어요. 저는 불안의 서 책 나왔을 때 오 사야지 하다가 집 책장에서 우연히 다른 출판사의 불안의 서를 보고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동공 지진 왔더랬죠 ㅋㅋㅋㅋ 불안의 서는 원래 불안한 책인가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8인용 식탁을 책상으로 사용중이시라니, 그거 너무 좋은데요? 책상이 엄청 크겠어요! 저도 40평대 아파트 사서 이사가게 되면(응?) 8인용 식탁 사서 책상으로 쓸래요. 책상은 자고로 커야 맛이죠! 제가 책상을 지저분하게 쓰는건 그것이 작아서임이 틀림없어욧!!

이라고 쓰고 싶었는데 커도 뒤메질 하게 되나요? 흠흠..

붕붕툐툐 2021-09-27 21: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컨디션 안 좋고 짜증나는 상황에서도 사랑스러움을 뿜뿜하시는 다락방님!!
한 때라도 영단어를 잘 외우셨다니 멋지십니다~
‘뒤메질하다‘ 저도 널리 사용해 보도록 하겠습니다!ㅎㅎ

- 2021-09-27 21:42   좋아요 1 | URL
가자 툐툐님 가자~!!! 돈벌어서 뒤메질러 되는 것이야 말로 우리의 자유!

붕붕툐툐 2021-09-27 21:49   좋아요 0 | URL
가자!! 꼬, 꼬!! 뒤메질러~~~~~💃
와~~~~~~~

다락방 2021-09-28 08:37   좋아요 2 | URL
뒤메질로 대동단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1-09-28 08:44   좋아요 1 | URL
인생 뒤메질이지 ㅋㅋㅋㅋ 책장을 어지르고 35개국을 돌아다니며 사는 거여 가자 ㅋㅋㅋ 대 ㅋ 동 ㅋ 단 ㅋ 결 ㅋ 뒤매질 ㅋㅋㅋ

그레이스 2022-04-15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책 찾다가 다른 박상영의 대도시의사랑법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ㅋ
그 외에도 많은 책을 찾았어요.
두권씩 있는 책도 발견했습니다 ㅋ
 















페미니즘 투쟁과 개입에는 대략 네 가지 주요 영역이 있다. 노동, 섹슈얼리티, 건강, 그리고 폭력이다. 그런데 좀 더 면밀히 살펴보면 이 영역들은 모두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다. 여성의 섹슈얼리티가 어떻게 타인을 위한 출산 및 재생산 노동의 기능으로 왜곡되었는지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여성의 섹슈얼리티는 가사노동의 중심 과업을 이루고 있었고, 가사노동이 대가 없는 노동이었으므로 폭력은 그런 노동을 훈육하는 최고의 수단이었다. -p.171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따는 가사노동 분야의 여성학자라고 대략적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 책 《페미니즘의 투쟁》을 읽노라면 그녀가 다룬 것이 비단 가사노동뿐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또렷하고 날카롭게 페미니즘 전반에 대해 언급하는데, 그건 위의 인용문에서 보듯이 여성의 노동과 섹슈얼리티 건강 폭력 모두가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부불노동에 대해서 투쟁하는 여성들에 대한 흐름을 짚어주면서 결혼과 출산을 거부하고 시골에서 도시로 이주하는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면서 또한 지금 읽는 2부에서는 에코페미니즘에까지 닿는다. 자본주의는 필연적인 것도 아니며 우리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되는 것도 아니라고, 우리는 그것을 거부해야 한다고 마리아로사 는 말하는거다. 그러다보니 기존에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에서 함께 읽었던 반다나 시바와 실비아 페데리치에 대한 언급도 이 책에서 보게 된다. 그리고 나는 재생산을 마주한다.



여성은 또한 재생산을 대대적으로 거부함으로써, 이 글에서 논의한 전반적인 문제 상황을 풀 수 있는 해답을 요구한다. 삶이란 견딜 수 없는 성적 위계질서 속에서 온통 노동하는 시간 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리고 인간의 재생산은 이와 같은 삶의 개념과 구조의 일부로서, 여성의 지속 불가능한 희생 위에서 구축된다. -p.189



자, 일단 재생산 이란 무엇인가.


우선 두산백과가 말하는 재생산은 이것이다.




그리고 맑스 사전이 정의하는 재생산은 아래와 같다.



노동을 하러 가기 위해서는 내가 먹고 입고 자는 과정들이 필요하다. 임금노동하는 자가 임금을 받기 위해 외부로 나갔을 때 집이 제대로 굴러가게 하는 것, 임금노동자가 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을 준비를 하는 것, 아침에 일어난 임금 노동자가 출근하도록 아침을 차리는 것 모두 임금을 받지 않는 가사노동자의 몫이다. 여성이 여성이기 때문에 하는 재생산들이 분명히 존재하고, 위의 페미니즘의 투쟁 인용문처럼 재상산을 거부한다고 했을 때, 그것이 가사노동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이 책을 여기까지 읽어오면 알 수 있다. 결혼과 출산 육아를 거부하는 것도 재생산 거부에 포함된다. 이에 대해서는 국내 여성학자 나영의 말을 가져오겠다.




출처: 낙태죄 폐지가 말하는 '재생산권'이란 무엇인가



나는 이 재생산에 대해 읽다가 문득 출산이라는 재생산에 대해 이야기했던 책이 떠올라 책장 앞으로 가 책을 꺼내왔다.
















재생산에 관하여 다룬 책에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이름은 짐작할 수 있듯이, '슐라미스 파이어스톤'이다. 우리가 이미 《성의 변증법》으로 만난 이름. 자, 《재생산에 관하여》에서는 파이퍼스톤과 성의 변증법에 대해 어떻게 말하고 있을까.



1970년이 되어서야 급진적 페미니스트 슐라미스 파이어스톤이 인공수정, 시험관 수정, 인공 태반, 단성 생식(파이어스톤은 『성의 변증법』[Dialetic Sex]에서 이를 '처녀 출산'[virgin birth]이라고 불렀다)이 여성을 재생산으로부터 해방시켜줄 미래를 상상했다.

그녀는 인공 자궁과 그 외의 재생산 기술이 이성애 위주의 가부장적 성 역할을 해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기술들을 이용하면 임신이라는 힘들고 단조로운 일-입덧과 극심한 피로, 진통과 분만, 산후 회복과 산후 우울증, 수유와 24시간 계속되는 육아-이 아이를 낳고 돌보는 여러 방법 가운데 하나의 선택 사항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문제는 파이어스톤이 판단했듯이 재생산 기술에 대한 연구가 여성의 이익은 부차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수행된다는 점이었다. 예컨대 인공 자궁은 단지 임신에 딸려 오는 일들을 원하지 않는 여성의 고생을 덜어주는 장치가 아니라, 조산아의 생명을 구하는 장치로 정당화되었다. 파이어스톤은 "아이를 낳지 않겠다거나 인공적인 방법으로 낳겠다는 결정이 기존의 출산처럼 합법화될 때까지 여성은 여성의 역할을 강요당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경고했다.

새로운 재생산 기술에 대한 파이어스톤의 열정은 많은 급진적 동료 페미니스트들 사이에서도 불신과 조롱, 격분의 대상이 되었다. 어떤 페미니스트들은 기술이 유토피아를 불러올 것이라고 믿는 그녀의 천진난만함을 비판했고, 또 다른 페미니스트들은 기술의 인간성 말살에 대립해 '자연적 방식'을 더욱 강하게 주장했다. -《재생산에 관하여:낳는 문제와 페미니즘》, 머브 엠리, 12~13



재생산 기술에 대한 연구를 할 수도 있고 그것에 발전을 가져올 수도 있지만, 그것의 의도가 파이어스톤이 처음 기대한 것처럼 임신이란 것을 고통스레 경험하는 여성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여성이기 때문에 할 수있는 임신과 출산에 대해서도 여성은 언제나 가장 뒷전이 된다.

슐라미스 파이퍼스톤은 그렇다면 임신에 대해 어떻게 말했을까. 나는 책장에서 이번에는 《성의 변증법》을 꺼내든다. 그리고 수많은 북마크중 하나를 찾아 읽는다.



나는 직설적으로 말하겠다.

임신은 야만적이다. 나는 임신이 아름답지 않게 보여지는 이유가 많은 여성들이 현재 말하는 것처럼, 엄밀하게 문화적 왜곡 때문이라는 것을 믿지 않는다. "저 뚱뚱한 아줌마는 왜 저래?"라는 어린이의 첫 번째 반응, 죄책감에 기인한 남편의 성욕 감퇴, 그리고 8개월 때 거울 앞에서 여성이 흘리는 눈물 등은 문화적 간습이라고 간과되어서는 안 되는 본능적인 반응들이다. 임신은 종種을 위하여 개인의 육체가 임시로 기형이 되는 것이다.

더욱이 출산은 고통이 따른다. 그것은 당신을 위해 좋지 않다. 3000년 전 '자연적'으로 분만한 여성들은 임신이 진정한 경험이고 신비한 (꿈꾸는 듯한) 오르가슴인 척할 필요가 없었다. 성경은 임신이 고통이고 산고travail라고 말했다. 여성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에 성적 매력이 불필요했다. 그들은 감히 시끄럽게 불평하지 않았다. 그러나 적어도 진통하는 동안에는 그들이 원하는 만큼 시끄럽게 비명을 지를 수 있었다. 그리고 분만이 끝나거나 분만을 하고 있는 동안에 그들은 제한된 방식으로 용감성에 대한 존경을 받았다. 그들의 용기는 얼마나 많은 아이(아들)를 이 세계로 데려오는 것을 참을 수 있느냐에 따라 판단되었다. -《성의 변증법》, 슐라미스 파이어스톤, P.287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따는 이탈리아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여성들이 자신들을 위하여, 임금 노동자가 되고 더 나은 삶을 찾기 위하여 결혼과 출산을 거부한 것에 대해 얘기한다. 그리고 나라가 출산을 장려하고자 한것도. 마리아로사가 예로 든 때는 1960년대였는데, 그러나 2021년의 대한민국도 그때의 다른 나라들과 다르지 않다. 지금의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을 거부하는 것은 자유로운 삶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폭력을 피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차레씩 여성을 대상으로 한 남성폭력의 기사를 마주하게 된다. 하다못해 할인받기 위해 반납한 핸드폰의 사진도 복원돼 유출된다. 어린아이들까지 대상이 되어 디지털 성폭력이 일어난다. 헤어지자고 하거나 자신과 사귀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가며 여성들을 납치하고 감금하고 폭행하고 죽인다. 이런 세상에서 여성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이 위대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종을 위하여 기꺼이 임신을 선택하여야 할까? 더 나은 삶이 아닌, 살아남기 위해 결혼과 출산을 선택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



여성학 책을 읽다보면 그것이 오래전에 쓰여진 것이라도 지금에 와서 무용한 책이 아니라는 것에 대해 씁쓸함을 느끼게 된다. 마리아로사는 1960-1970년대에 대해 이 책에서 쓰고 있는데(물론 그 뒤의 이야기들도 있다), 와 옛날엔 이랬구나 쯧쯧.. 하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와 다를 게 뭐지? 하게 되어버리는거다. 그때 여성들이 했던 결심을, 그때 여성들이 했던 투쟁을 지금의 여기에서도 계속 해나가야 하는거다. 세상은 분명 조금씩 좋아지고 있지만, 그러나 너무 '조금씩' 좋아지고 그 속도는 매우 더디다. 바뀌지 않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이런식으로 수많은 백래시에 맞서 더디게 진행된다면 얼마만큼의 시간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여성들에게 평온한 삶이 찾아들지 알 수 없다.



마리아로사가 고민하는 지점에 대해 누구와도 이야기를 나눌 수 없어 고통스러워하던 중에 다른 여성학자의 책을 읽고 반가워하던 부분을 읽을 때는 내가 다 감동했다. 마리아 로사는 반다나 시바와 마리아 미즈에 대해 언급하는데, 반다나 시바의 업적을 무척 높게 평가하지만 마리아 미즈가 주장한 것처럼 제1세계에서 소비가 일어난다는 생각은 맞지 않다고 지적하고 간다. 제1세계의 빈곤한 자들은 그 소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짚고 넘어간다.



얼마전에 내가 어떤 책들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고 읽은 책들을 기억하지도 못하는 것에 대해 얘기하자 친구는 읽고 리뷰쓴 책조차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왜 계속 읽는걸까? 에 대해 웃으며 대화했는데, 어제 페미니즘의 투쟁을 읽다가 책장 앞으로 가 이 책 저 책 한권씩 뽑아오면서, 이러려고 읽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읽은 책에 대해 기억하지 못하고 또 모든 내용을 까먹는다해도 아 이것은 어느 책을 찾아보면 알 수 있지, 아 이건 어느 책을 참고할 수 있겠군, 하는 정도라도 알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수확이 아닌가. 일전에도 한 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고등학교때 선생님이 그런 얘기를 하셨다. 어차피 대학 가서 배우는 건 중,고등학교때 배웠던 것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다만 우리가 수학을 배우고 화학을 배우고 국어를 배우면 나중에 무언가 찾고 싶어질 때 이건 어디에서 찾을 수 있겠군, 하는 걸 알수 있게 된다는 것, 그것으로 우리가 찾고 싶은 걸 찾을 수 있게 되므로 우리는 배우는 거라고 하셨던거다. 선생님들의 모든 말들을 당연히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 말은 당시에 딱히 인상깊었던 것도 아니고 그게 어쨌다는건지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최근에는 그 말에 대해 생각한다. 그래 어디에서 무엇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삶에 있어서 매우 유용하며 유리한 지점이다.

그래서 기억하지 못할지언정 계속 읽어야 하는 것 같다.




(어제 책장 앞으로 가 꺼내온 책들)



시초축적과 인클로저 때문에 캘리번과 마녀 생각나 꺼내왔는데 페이퍼가 너무 길어지니 이만 총총.

새로운 페이퍼로 찾아옵니다. 두둥-

시초 축적기, 즉 대대적인 강제수용이 이뤄지면서 임금이 있는 자유로운 노동자가 생겨난 시기에, 역사사 가장 거대한 집단 성性 학살 사례가 발생했다. 대마녀사냥, 그리고 명백히 여성을 겨냥한 다른 일련의 조치가, 노동력을 생산 및 재생산하면서도 임금이 없고 부자유한 여성 노동자를 만들어 내는데 핵심적으로 기여했다. - P185


댓글(7) 먼댓글(1) 좋아요(2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페미니즘의 투쟁] 내일
    from 마지막 키스 2021-09-30 09:32 
    그런데 무엇보다도 세계의 모든 거주민이 전적으로 돈에 의존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면, 우리는 자유를 얼마나 누릴까? -P.402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따의 《페미니즘의 투쟁》을 다 읽었다. 읽는 내내 그리고 다 읽고나서도 너무 좋고 뭔가 막 내 안에서 꿈틀거림이 느껴진다. 7월이었나, 주디스 버틀러 젠더 트러블 읽을 때는 도대체 이게 지금을 살아가는 여성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 어떤 도움이 되나 싶어 물음표 천개 되었었고 그래서 굳이, 부러 의미를 찾아야만
 
 
청아 2021-09-27 1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름돋았어요!!! 너무너무 멋진 페이퍼!👍👍👍👍 마지막 배움에 관한 이야기도 감동적이예요~♡ 페미니즘 투쟁 전반에 관해 알 수 있어서 귀중한 책, 다른 공부에 주요한 길잡이가 되어줄 책이 될 듯 합니다.🤭

다락방 2021-09-27 11:33   좋아요 2 | URL
아이고 감사합니다, 미미님. 소름돋았다니, 너무 좋은 칭찬이네요 ㅋㅋㅋㅋㅋ
이 책 그간 읽었던 책에 비하면 문장도 잘 읽히고 뜻도 어렵지 않아서 좋아요. 너무 늦게 시작해서 발등에 불떨어졌지만 그런데 읽는 건 재미있어요. 무엇보다 달라 코스따 님이 굉장히 명민하고 단호한 사람이란 느낌을 받게 되어서 좋아요. 똑똑한 여자들 책 읽는 거 너무 씐나요! >.<
기존에 읽었던 성의 변증법이나 캘리번과 마녀 생각나게 하는 것도 너무 좋고요. 우리는 계속 읽어야 합니다, 미미님!

그레이스 2021-09-27 10: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러려고 읽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 공감!
캘리번과 마녀, 성의 변증법에 급 관심.
미미님 찬사에 얹혀갑니다
👍

다락방 2021-09-27 11:36   좋아요 3 | URL
성의 변증법은 읽기는 읽었으되 정말 글자만 본 느낌이에요. 책 어려웠습니다, 그레이스 님 ㅠㅠ
그레이스 님께서 성의 변증법 읽으시고 리뷰를 써주시면 아주 근사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레이스 님의 리뷰 읽고 세계사 책도 샀고, 사실 저는 나쓰메 소세키 안좋아하지만 그레이스 님의 나쓰메 소세키 관련 글을 재미있게 읽고 있거든요. 그러니 성의 변증법도 리뷰 근사하게 쓰실 것 같아요. 그 리뷰를 읽고 싶습니다!!

찬사 감사합니다. 훗.

그레이스 2021-09-27 11:45   좋아요 2 | URL
^^;;;;;
암튼 저도 감사합니다 ~♡

- 2021-09-27 12: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우 정말 마음에 쏙 드는 리뷰입니다. 마리아 로사 기대되요~!! 제가 읽는 보부아르의 <제2의 성>이 그렇습니다. 분명 다시 읽고 있는 데, 왜 처음 읽는 것만 같지? 그러나 1949년에 보부아르 선생님께서는 출산과 재생산에 대해 여성이 ‘종‘에 매여있다고 하였다죠.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지만, 인류라는 종이 왜 계속 지구상에서 재생산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심각한 회의가 듭니다. 케이트밀릿과 파이어스톤 사상의 맹아(?)가 보부아르에서 보입니다. 저는 행복합니다. 오늘은 일하고..... 일단 제2의성 남은 부분 빨리 읽고 페투로 진격. (그것보다 중요한건 월요일 루틴회복용 다락방님 리뷰읽깈ㅋㅋ)

다락방 2021-09-27 13:58   좋아요 2 | URL
마음에 든다고 해주시니 저는 기쁩니다. 흑흑. 한 명이라도 재미있게 그리고 유익하게 읽어준다면 쓰는 사람으로서 너무나 기쁘지 않겠습니까? 음화화홧.
아 저 케이트 밀렛 성정치학 읽어야 되는데... 맞다... 그거 있지.... 아.... 그거 있다... 읽어야 한다... 흐음.. 벼락같은 깨달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쟝님 제2의 성과 곧이어 페투까지 화이팅!
 

 활동가들은 모임을 갖고 행동을 기획할 수 있는 안정적인 거처를 마련하는 데 더 관심이 있었다. 〈로따 페미니스파는 『레 오빼라이 델라 까싸』 (가사노동자)라는 신문을 발행하고, 투쟁에 사용할 목적으로 다수의 소책자를 만들었다. 이 외에도 핵심 쟁점을 다룬 더욱 분석적인 연구들을 내놓으며 일련의 이론을 구축했고, 이론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계속 발전했다. - P171 
















위의 부분을 읽는데 갑자기 우리도 간행물 만들면 어떨까 싶어졌다. 매달 여성주의 책 읽으면서 나오는 글들 한 데 묶어 다음달에 얇은 소책자로 만들고 판매도 하면..(아무도 안사려나? ㅎㅎ) 뭔가 좋을 것 같아. 짧은 평은 짧은 평대로, 밑줄긋기는 밑줄긋기대로 그대로 모두 모아 얇은 소책자 만들면.. 어떨까?


아니야, 일을 크게 벌리지 말자. 이번달 책 아직 완독도 못하고서.. ㅠㅠ



자, 페투페투 화이팅!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21-09-26 20: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은 생각이에요. 자세한 이야기는 완독하고나서 해보기로 해요. 헉헉 😅😅

다락방 2021-09-27 14:00   좋아요 1 | URL
이거 괜찮을 것 같긴한데 뭐가 괜찮다는건지 모르겠어요. 팔아봤자 팔리지도 않을 것 같은데 어느 지점에서 괜찮은것인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21-09-26 2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자, 저 이제 달립니다.
미미님, 외롭지 않게 해드릴게요. 빠샤!

다른분들, 힘내요!
벌써 9/26 이에요!! >.<


댓글(13)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1-09-26 15: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흐음.. 졸리네? 🤔

수이 2021-09-26 15:22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두 졸려서 핫초코 만들어왔어요 아자!!!!!!!!

다락방 2021-09-26 15:40   좋아요 2 | URL
저는 커피 내려 마시고 있는데도 졸려요. 아놔 ㅋㅋㅋㅋㅋ

청아 2021-09-26 15: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옷👍다부장님!!!!고고씽!🙆‍♀️

다락방 2021-09-26 15:20   좋아요 2 | URL
저 발등에 불떨어졌어요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튼 달려요!!

다락방 2021-09-26 16: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들고 침대로 가고 싶군.. 그럼 망하는 거겠지? 🤔

다락방 2021-09-26 16: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침대로 왔다..

청아 2021-09-26 16: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헉...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9-26 16:34   좋아요 2 | URL
저 아직 안잡니다! 🙋‍♀️

단발머리 2021-09-26 17: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가즈아!!!!!

다락방 2021-09-26 17:18   좋아요 2 | URL
가는거얏!!!!! 아자아자!!

난티나무 2021-09-26 17: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침대 가면 잠 오던데유 ㅋㅋㅋ

다락방 2021-09-26 17:18   좋아요 3 | URL
침대에서 다시 나왔어요. 떡볶이 해먹을라고.. ㅋㅋ 아, 책 읽기 싫어서 산만해요 ㅋㅋㅋㅋㅋ
 

















'드니즈'는 부모님을 잃고 고향에서 파리로 온다. 파리에는 큰아버지가 계신데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적에 너희가 오면 내가 돌보아주겠다 말했던 걸 기억하고 살기가 힘들어 동생들을 데리고 온것이다.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큰아버지의 집을 찾아가던 도중, 그녀는 파리의 한복판에서 아주 커다란 백화점을 보게 된다. 그토록 크고 화려하고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곳을 처음 보는 터라 드니즈도 그리고 그녀의 동생들인 '장'과 '페페'도 넋을 잃고 그 건물을 바라본다. 그러다 정신을 차리고 간신히 큰아버지 집을 찾았을 때, 큰아버지가 운영하는 작은 옷감 가게가 자신들을 거두어줄수 있을만큼 잘되고 있지 않다는 걸 확인한다. 큰아버지는 그들을 반기며 자신이 했던 말을 기억하지만, 그러나 지금 형편이 너희들을 돌보아줄 수가 없다며 가게 앞의 화려한 '여인들의 행복백화점'에 대한 분노를 쏟아낸다. 저 백화점 때문에 우리 같은 소상공인들의 가게가 다 망하고 있다고, 저 백화점은 악마라고, 저 백화점은 망해야 한다고.


동생 '장'은 다른 일자리를 구하고 그곳에서 머물 수 있게 되었고 어린 페페는 아이를 봐줄수있다는 아주머니께 맡겨두고 드니즈는 일자리를 구하고자 한다. 큰아버지가 소개해준 다른 옷감가게에서는 더이상 직원이 필요치 않다하고 마침 백화점에 사람을 구한다고 하니 거길 가보라는 거다. 큰아버지는 자신이 그토록 원망하는 백화점에 드니즈가 가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러나 드니즈에게 네 뜻대로 하라고 한다. 드니즈는 사실 백화점 안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자기 옷차림이 너무 초라하고 한 번도 백화점에 가본 적 없어 두렵지만 설레이기도 하면서 일자리를 구한다. 그렇게 그녀는 백화점 안의 기성복 판매점 직원이 된다.


백화점에서는 갈 곳 없는 판매원들에게 허름한 숙소를 제공해주었다. 그녀는 낮에는 백화점의 유니폼을 입고 그 외에는 자신의 단벌옷과 구두를 수선해가면서 가난한 생활을 한다. 그녀의 차림이 너무나 초라하고 머리도 엉망인지라 백화점 사람들은 그녀를 모욕하며 따돌린다. 아직 수습이라 기본급도 없이 수당만으로 살아야 하는데 사람들이 따돌리며 수당을 받을만한 판매에 그녀를 내세우지도 않는다. 페페를 맡긴 아주머니께 매달 돈도 드려야 하는데 설상가상 동생 장은 자꾸만 누나에게 돈을 달라며 그녀의 밑빠진 독이 된다. 여자때문에 늘 문제를 일으키며 누나가 돈을 주지 않으면 자기는 곧 죽겠다는 거다. 하아- 나는 장이 얼마나 원망스러웠는지 모른다. 그녀가 백화점에서 자신의 낡은 신발로 일하고 숙소로 돌아오면 발이 퉁퉁 붓는데, 자기 신발 사는 것도 미루고 미뤄가며 가진돈을 다 털어 동생에게 줄 때마다 장을 데려다 흠씬 두들겨 패주고 싶었다. 너같은 밑빠진 독이 진짜 너무 싫다...



백화점 안의 사람들은 그녀에 대한 헛소문을 만들어내며 그녀를 괴롭힌다. 누구랑 잤다더라, 남자가 찾아왔다, 헤프다 등등. 그녀는 동생들을 돌봐야해서 결혼 조차 생각않고 누구보다 열심히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는데도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너무나 힘들기만 하다. 결국 그녀는 백화점에서 해고되고 다시 또 일자리를 구하며 동생을 돌보고 살아야 하는데, 어느날 밖에서 우연히 백화점의 사장인 '무레'를 만나 잠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그 대화를 통해 무레는 드니즈가 누구보다 백화점의 영향과 현재의 경제적 흐름에 대해 날카로운 시선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백화점 근처의 작은 가게들이 저마다 문을 닫아야 해서 괴로워하며 백화점을 욕할 때, 그러나 물건을 다양하게 갖추고 할인해서 저렴하게 판다면 사실 소비자들에게는 좋고 편하며 그곳을 찾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것이 드니즈의 생각이었다. 드니즈는 다시 백화점에 입사하게 되고 자신의 의견을 무레에게 계속해 얘기해 백화점의 환경을 바꿔나간다. 백화점안에서 자신이 일하면서 육체적으로 힘들었던 것들을 개선하게 하고 무엇보다 임신한 여자를 해고하던 것을 바꾼다. 그녀가 누구보다 성실히 일하며 다른 직원들에게도 친절하고 또한 직원들의 복지를 위한다는 걸 알게 되면서 백화점 직원들은 이제 그녀를 존경하게 된다.



'에밀 졸라'의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은 1883년에 출간됐다. 실제 백화점을 모델로 했다고 하는데 작품해설에 대해 읽어보면 에밀 졸라는 백화점에 근무했던 사람들에 대한 취재도 열심히 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백화점의 구조와 자본의 흐름, 그 안에서 일어나는 노동자의 낮은 위치에 대해 아주 잘 나와 있다. 극심한 노동을 시키고 질이 낮은 식사를 제공하고 비수기에는 무자비하게 직원을 해고하는 일같은 것부터 시작해서 재고조사는 어떻게 일어나는지, 설사 거의 마진 없이 제품 할인을 하더라도 그 제품으로 인해 다른 상품을 판매하며 자본을 계속 회전시켜가면서 운영되어가는 것, 매장의 배치를 부러 여기에서 저기로 떨어뜨려 그 사이사이 매장들에서 충동구매를 유도하는 것, 백화점 내의 매장이 아니라 외부 장사까지 입구에 허락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으로 보이게 하는 것까지. 백화점을 그렇게나 좋아하는 내가 사실 잘 알지 못했던, 관심조차 없었던 백화점의 운영과 자본의 흐름을 이 책을 통해 아주 많이 알 수 있었다. 백화점 점원과 사장의 로맨스를 보려고 읽기시작한건데(차인표와 신애라처럼!) 그 로맨스가 주를 이루는 건 아니었다. 비록 사장인 무레는 여성들을 정복하고 싶어하고, 백화점이 나요 내가 백화점이니 여성들을 굴복시키겠다! 하면서 여자들을 바꿔가며 만나고 그 여자들에게 물질적으로도 크게 보상하곤 하지만, 우리의 드니즈는 그런 그를 거절했다. 아니, 나를 거절해? 너처럼 형편 어려운 여자에게 나는 집도 제공해줄 수 있고 돈도 줄 수 있는데? 나를 거절한다고? 너같은 여자는 처음이야... 가 되어서 무레는 괴로워하는 로맨스가, 이 책 안에 있다.


백화점의 고객들이 주로 여성이고 그 안의 수많은 화려한 옷이나 잡화에 대해 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소비를 하는데에서, 그러면서 누구보다 절약하고 가난하고 정절을 지키는 드니즈를 주인공으로 내세워서 너무 한 명만 성녀화 시키는게 아닌가 싶은 느낌이 들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녀의 조언들을 받아들이는 사장에게 드니즈는 너는 여자들의 현명한 생각들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한마디 해주기도 한다.



백화점 이라는 곳이 어떤 곳인가를 아는 것도 흥미롭고 재미있었고 그 안의 다양한 인간들에 대한 것도 재미있었다. 그리고 신념에 대해 생각했다. 주변 소상공인들은 백화점에서 자꾸 확장하면서 자신들에게 협조하라는-백화점에서 일을 하거나 백화점에 물건을 대주거나 돈을 받고 건물을 팔거나 등등- 제안에도 꿋꿋하게 백화점이 망하기를 바란다며 손님 하나 들지 않는 가게를 접지 않는걸 보면서 신념이란 것에 대해 생각했다. 손님은 없고 돈은 있는대로 다 끌어썼고 이제 망하는 길은 뻔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목에 칼이 들어와도 절대 안돼!'를 외치는 것은 얼마만큼 유효하며 또 굳은 마음일까. 그 마음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그러나 그렇게 가족들이 집을 잃게 되고 먹을것도 떨어지게 되고 병약하여 지는 것은?

드니즈의 큰아버지는 자신의 딸을 자신의 가게에서 오래 일하는 남자랑 결혼시킬 생각이었다. 그러나 가게가 잘 되지 않는 상태에서 그 가게를 물려주는 것은 자식들에게 못할 짓이란 생각에 결혼을 자꾸 일년만, 일년만 미루게 되고, 그 가게 안에서 다른 세상을 일절 보지 못한 상태로 남직원과의 결혼만 기다리던 딸은 병약해진다. 이 때의 프랑스도 그렇고 일본도 그렇고 또 다른 나라들에서도 가업을 잇는 것을 보게되는데, 가업을 잇는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매우 안정적일 것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또 매우 답답한 게 아닐까. 아버지가 그러했으니 아들도 그러해야 한다는 것은, 어머니가 그러했으니 딸이 그러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 갇히는게 아닐까. 마음이 복잡해지는 것이다. 다른 남자도, 다른 세상도 모르는채로 그 가게 안에서 아버지랑 같이 백화점을 원망하면서 나는 이 남자랑 결혼할 것이다.. 라고만 생각하는 딸은 어떤 세상을 살고 또 어떤 삶을 살다가 죽는 것인가. 그런데 그 남자가 다른 여자를 바라본다면? 대환장 지점인 것이다.



신념에 대해서라면 '필립 로스'의 《네메시스》를 읽고서도 아주 오래 생각한 것이다.















정의롭고 언제나 바른 생활을 할것이며 약자의 편에 서고자 했던 바른 청년 '캔터'는 다른 사람들이 '저 지저분한 가게가 병을 옮겼어', '저 새끼들이 여기 와서 병을 옮겼어' 라는 말에도 '우리는 어떤 식으로 병이 옮는지 확실히 알지 못해요, 그런 식으로 혐오하거나 두려워해서는 안되는겁니다' 라고 말하며 그 가게를 가고, 그 사람들을 만난다. 동네에서 지적발달에 장애가 있는 사람에 대해서도 다른 학생들이 저렇게 늘상 씻지도 않고 다니는데 병을 옮기고 다닌다며 그의 곁에 가지 않으려고 하자, 캔터는 그러면 안된다고 하면서 그 씻지 않는 남자와 악수를 한다. 언제나 올바르게 살고자 생각하고 또 행동에 옮기는 사람이었지만, 그러나 그는 결국 병에 걸리게 되고 하반신에 마비가 오게 돼, 자신이 삶에서 가장 기쁘게 생각하는 육체적 활동을 평생 할 수 없게 되며, 그런 장애를 가지고 사랑하는 여자를 고통스럽게 만들 순 없다는 자신의 신념으로 여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한다.


병이란 것이 어떤 사람에게 찾아오는 것인지 모른다. 실제 캔터에게 그 병을 옮긴 것이 무엇인지 혹은 누구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그가 자신이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신체적활동을 할 수 없게 되었을때, 그의 남은 삶이 우울하게 진행되고 있을 때, 나는 자꾸만 어쩔 수 없이 생각하게 되는거다. 어쩌면 다른 사람들이 피하는 걸 그도 피해야했던 것은 아닐까? 그의 모든 말과 신념에 나 역시 동의하고 또 지지하지만, 그러나 그가 병에 걸리고나자, 어쩌면 다른사람들이 말하는 장소를, 사람들을 그가 피했더라면, 그는 여전히 건강하게 살 수 있진 않았을까? 그러면 안된다면서 올바르게 행동했던 그 모든 면면들이 결국 그를 병들게 한 건 아닐까? 신념을 가진다는게 그것이 아무리 옳은 방향을 향한다고 해도, 나에게 결국 해를 입히는 거라면, 그걸 그렇게 고집할 필요는 없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된거다.



백화점 주변의 고집스런 소상공인들의 신념, 캔터의 바르게 살고자 하는 신념 모두 나는 잘 알고 있고 또 나 역시 그들 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이해한다. 나로 말하자면 그렇게 신념을 가진 그들처럼 꼿꼿하다. 나는 바르게 살고자 하지만, 그러나 지나치게 고지식하고 융통성이 없어서 가끔은 이러면 안되는 것 같다는 순간을 마주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다른 사람이 되지는 않는다. 여인들의 행복백화점 앞에서 나는 백화점에 들어가 취업하고 싶은 마음을 안고, 그 화려함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깥에서 작은 가게를 하는 사람일것인데, 그러다가 결국은 굶게 되는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되는 것이다. 내가 가진 신념이 신념이랄 수 있을까. 내가 가진 건 어쩌면 똥고집인건 아닐까?




그리고 백화점 안의 노동환경을 생각한다. 에밀 졸라는 고증을 얼마나 잘했던지 그 안에서 일어나는 사람들과 노동환경에 대해서 잘 써냈지만, 그러나 지금의 백화점과 그리 다르지 않다는 것은 너무나 너무나 슬픈 현실이다.


2016년 대한민국에서 나온 백화점 관련 책을 보자.
















나는 백화점에 가는 걸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내가 가는 백화점의 화장실에서, 내가 이용하는 백화점의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에서 백화점에 근무하는 직원들과 마주친적 없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더랬다.


물건도 사람도, 그리고 CCTV도 참 많은 백화점에는, 좀처럼 찾아 보기 힘든 풍경들도 있었습니다. ‘앉아 있는 백화점 노동자‘, ‘안경을 낀 여성노동자‘, ‘고객용 화장실을 이용하는 백화점 노동자‘입니다. 앉지 못하는 것뿐만 아니라 앉을 의자조차 없다는 것이 못내 충격적이었습니다. 이렇게 직장 건물은 화려하고 근사한데, 알고 보면 ‘의자 하나 주지 않는 직장‘이라니 말입니다. 화장품이나 액세서리 매장이 많은 백화점 1층에서는 ‘안경 낀 여성노동자‘또한 찾을 수 없었습니다. 백화점은 시력이 좋은 사람만 뽑는 것도 아닐 텐데, 거짓말처럼 안경 낀 사람이 이렇게 없다니, 이상한 일 아닌가요? 물기 한 방울 없이 깔끔한 ‘고객용‘ 화장실뿐만 아니라,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에서도 우리는 백화점 노동자를 만나 볼 수 없었습니다. - P9



화장은 물론 액세서리와 손톱까지 관리 규정하는 지침은 실제로 창고를 오가며 육체노동을 하는 백화점 판매직 여성노동자에게 불편을 가져온다. 창고 일을 하고 매장을 오가면서 지저분해진 손톱을 의식하고 지적받으며 다시 손질하는 것은 일상적인 스트레스를 준다. 그녀들은 백화점의 보이는 곳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동분서주하며 타인의 시선에 비칠 외모를 거듭 확인해야 한다. 고객 응대 외에도 매장 청소, 재고 정리, 상품 진열, 전산 작업 등 다양한 일을 해야하는데, 딱 맞는 옷, 짧은 치마, 높은 구두 등은 일하기에 불편한 복장이다. - P91


(이미지는 책속에서)



드니즈도 그 안에서 자신이 입은 옷으로, 자신의 헤어스타일로 사람들로부터 지적을 당하고 모욕을 받았다. 진상 고객이 그녀를 모욕하기도 했고 사장으로부터도 외모 지적을 당하기도 했다. 이런 일들이 1883년에 쓰여진 소설과 2016년의 현실에서 달라진 바가 없다는 것은 무얼 뜻하는 걸까. 그나마 드니즈는 소설 속에서 사장과 대화하는 직원이 되어 여러가지 복지를 더 좋게 만들게 했지만, 실제 이런 일이 현실에서 일어나기는 얼마나 어려운가. 우리는 드라마 <사랑을 그대품안에> 에서의 차인표와 신애라의 사랑이 현실가능성이 없으며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는 것을,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았을지언정 단지 드라마일 뿐이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지 않나.



자, 그렇다면 드니즈와 무레의 사랑은 어떻게 될까? 그것은 이 책을 앞으로 읽을지도 모를 사람들을 위해 말하지 않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옷감 에 대한 얘기 너무 많이 나와서 각주가 너무 많고 그러므로 모르는 용어 많이 나오긴 했지만 진짜 재미있게 읽었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 에밀 졸라 만세이며 화이팅이고 나는 앞으로 에밀 졸라를 더 읽도록 하겠다. 에밀 졸라 목로주점은 겁나 재미있고 이건 남동생도 재미있게 읽었다. 그런데 에밀 졸라 나나는 넘나 재미없어. 지루하기 짝이 없더라. 여튼 나는 에밀 졸라 더 살거다. 아 재미있어. 졸라 좋다!


댓글(18) 먼댓글(0) 좋아요(3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 2021-09-24 10: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로운 정보 하나 알아갑니다. 샤랄랄라리리랄라 사랑을 그대품안에 라는 드라마가 백화점 주인과 직원의 사랑이야기 였다는 것을요. 제가 아는 잘나가는 백화점 사장님으로는 시크릿 가든의 현빈이 있습니다. 물론 길라임은 스턴트우먼이고요. 그 두 사람은 몸이 바뀌게 되면서 비호감이 었던 서로를... 이해게 되는데... ?? 이탈리아 장인의 한땀한땀... 가만있어봐 그 드라마가 벌써 10년 전 드라마인가...

새파랑 2021-09-24 10:55   좋아요 1 | URL
여기서 세대차이가 발생 히는군요 ^^ 어릴적이라 드라마는 안봤지만 차인표 때문에 색소폰 유행했던 기억이 😅
아 이 책 너무 재미있을거 같아요. 일단 빨리 구매하러 가야겠습니다 😆

다락방 2021-09-24 12:46   좋아요 3 | URL
공쟝쟝님/ 아 맞다 시크릿 가든! 시크릿 가든도 현빈이 백화점 주인이었죠?! 저 그거 봤는데 저한테는 왜 사랑을 그대품안에 생각만 남아있을까요? 아마도 더 젊을 때 봐서 그런가봅니다. 재미있게 봤거든요. 차인표가 신애라한테 항상 향기 좋다고 무슨 샴푸 쓰냐고 물어보면 신애라가 말표 빨래비누요~ 이러는데, 그게 잊혀지질 않아요. 어느날은 차인표랑 데이트 하기로 약속하고 특별히! 세숫비누로 머리를 감기도 합니다. 하하하하하.
이탈리아 장인의 한땀한땀 그 트레이닝 복! 크- 기억합니다. 재미있게 봤었는데요, 그것도..


새파랑 님/ 맞아요, 새파랑 님! 그때 색소폰 유행했는데 저는 너무 싫었어요. 드라마상에서 차인표가 색소폰 립싱크하고 입에서 색소폰 떼는데 침 늘어나는게 보이더라고요. 그때 아 더럽다.. 그 생각만 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 2021-09-24 15:16   좋아요 2 | URL
침드럽.. 차인표 왜 침을 흘리고 그랬대.. 코로나 걸려 큰일나 ㅋㅋㅋ 🤣

다락방 2021-09-24 16:43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침 드러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색소폰 싫어 ㅋㅋㅋㅋㅋㅋㅋ

Falstaff 2021-09-24 11: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백화점 가면 등에 식은땀부터 줄줄 흘리는 무슨 공포증이란 게 있어서, 어질어질 현기증 나고 메스껍고 막 그래서 안 갑니다. 이 책도 백화점이라 읽어, 말어, 하다가 엣다 모르겠다, 읽어봤는데, 예상과 달리 을매나 재미나는지 말입죠.
읽어보면 졸라가 자본주의를 신봉하고 있는 거 같았는데, 하도 오래 전이라 가물가물 합니다. 대량생산으로 원가 낮춰서 좋은 물품을 보다 많은 사람에게 공급하고 너네들 즐기는 사이 나는 돈을 왕창 번다! 정말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긴박하게 돌진하는 백화점으로 기억합니다.

다락방 2021-09-24 12:48   좋아요 2 | URL
저는 백화점 사장과 종업원의 로맨스 기대하며 읽었다가 뜻밖에 백화점 얘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정말 아주 신나게 독서했습니다. 저는 자본주의를 신봉한다기 보다는 돈의 흐름과 어떻게 돈이 돈을 버는지에 대해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으며, 그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자는 도태된다, 로 읽었는데요, 흠 쓰고보니 자본주의 신봉일까요?

폴스타프 님 기억 정확합니다. 백화점에 사람 많고 사람들이 물건 사는거 보면서 백화점 사장인 무레는 아주 신나하죠. 여인들이 모두 내 발밑에 있다! 하면서요. 매일 벌어들인 돈을 보며 환호하고요. 하하하하하.

잠자냥 2021-09-24 11: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목로주점 천만년 전에 읽었는데 요즘 졸라 졸라붐 타고 목로주점부터 다시 읽어볼까 싶어지네요.
<나나>는 영화도 재미없어요. 소싯적 친구들과 모여서 본 <나나> 야한 거 왜 안 나오냐고 외치다가 보니 애들 다 졸고 있었다능.

다락방 2021-09-24 12:51   좋아요 3 | URL
저는 목로주점 천만년까지는 아니고 흐음, 그러니까 한 이만년전쯤 읽었던 것 같은데 정말 재미있었어요. 저는 제르베즈 남편이 성실히 살려고 하다가 부상을 입고 쉬기 시작하면서 그 뒤로는 쉬는거에 익숙해져 더이상 돈 벌지 않고 집에 눌러붙어 있으면서 술만 마시는거 보면서 와, 인간 진짜 뭐냐 싶고, 그래서 남의 돈 뜯어먹는 사람들은 계속 그렇게 사는건가 싶더라고요. 여인들의 행복백화점에서도 드니즈의 남동생이 자꾸 돈 뜯어 가거든요. 으... 아무튼 목로주점 재미나서 나나 읽은건데 너무 재미없어서 이게 뭥믜 했던 기억이 납니다. 한권짜린데 읽는 속도가 안나더라고요. 하하하하하. 저 졸라 읽어야 될거 많이 남아 있어서 너무 신나요.
잠자냥 님, 여인들의 행복백화점 이제 읽어보시죠. 정말 재미있어요! 으하하핫

책읽는나무 2021-09-24 13: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 가면 꼭 검색해봐야 할 책이네요^^
목로주점 쓴 작가였군요~
목로주점도 아직 안읽어 본 자 중에 또 제가 해당되네요ㅜㅜ
옛날에 대학친구 선배가 술집이었나?카페였었나? 뭘 오픈 했대요.그때 가게 이름이 목로주점으로 지었다면서 친구는 내게 무언가 기대에 찬 눈빛을 보냈었는데 전 그저 그래??? 그러면서 어떤 리액션을 더 해줘야 하나?고민하니까 그 친구가 책 제목이라고 말해 줬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ㅋㅋㅋ
그 선배가 그 책을 읽고 인상깊어 ‘목로주점‘으로 이름을 지었다는데...그때부터 그 책 읽어봐야지..한 게 벌써 27년이나 지났군요ㅜㅜ
이젠 정말 읽어야할 때인가 봅니다.
행복 백화점과 함께요^^

다락방 2021-09-24 16:45   좋아요 3 | URL
오, 목로주점 인상깊어 그 이름을 가게 이름으로 썼다니. 저는 지나다가 목로주점 이라는 상호를 보면 오오, 에밀 졸라를 읽으신 분? 하고 들어가보고 싶어질 것 같아요. ㅎㅎ
책나무님, 에밀 졸라 책 재밌어요. 목로주점이나 여인들의 행복백화점 선택하시면 후회하지 않으실거에요. 음. 그중 한 권이라면 저는 목로주점을 추천하겠습니다!!

blanca 2021-09-24 14: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것 정말 너무 재미있었어요. 리커버판 참 예쁘네요. 에밀 졸라 좋죠! <패주>는 왠지 안 끌려요.

다락방 2021-09-24 16:44   좋아요 1 | URL
저 리커버판 사고 싶은데 참고 있어요. 이미 두권짜리 구판으로 가지고 있는데 커버 예쁘다고 사는건 과소비다, 라면서 사지마사지마 제가 저에게 계속 이르고 있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9-24 22: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야 다락방님 글만 봐도 재미가 팍팍 느껴지네요!! 백화점의 노동환경 문제를 짚어냈다니 궁금하고, 같이 이야기하신 <백화점에는 사람이 있다>도 읽어보고 싶습니다.
사랑을 그대 품안에가 백화점 주인과 직원 사랑 이야기였다는 걸 저도 첨 알았네요 ㅎ 전 백화점 안 좋아합니다.. 일단 책쇼핑을 제외한 쇼핑을 싫어하고 사람 많은 것도 싫고 백화점 옷은 비싸서 살 것도 별로 없고요. 하지만 이 책은 담습니다ㅎㅎ

다락방 2021-09-26 14:54   좋아요 2 | URL
독서괭 님, 저도 쇼핑을 좋아하지 않아서 굉장히 피로함을 느끼는데요, 어쩌다 커다란 쇼핑몰에 도착해서 1층의 향수 냄새가 진동하는 그곳에 발을 들여놓으면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쾌적한 환경이 한목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해요.
저도 백화점에서 옷은 안사요. 거기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제 사이즈도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옷 쇼핑 제일 좋은 데가 미국이나 유럽의 저렴한 매장이더라고요. 저는 거기 가면 제 사이즈가 큰 사이즈가 아니어서 진짜 막 지르게 돼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사랑을 그대품안에는 사장과 직원의 사랑 이야기인데 진짜 말도 안되는 내용이에요. 그런데 엄청 재미있게 봤답니다. 그 작품으로 차인표와 신애라는 결혼까지 하게 됐죠. 하하하하하하하하.
아무튼 저 백화점에는 사람이 있다 역시 추첞합니다. 에밀 졸라의 책도요!!

독서괭 2021-09-26 16:23   좋아요 0 | URL
쾌적한 환경에 기분이 좋아진다는 건 저도요! 그러고보니 백화점에 있는 서점 가거나 식당 가는 건 저도 좋아하네요 ㅎㅎ

얄라알라 2021-09-25 20: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막시무스님 페이퍼에서 찐 전율, 이번엔 다락방님 페이퍼
에밀 졸라의 현대적 읽기! 백화점을 항상 ˝공간˝으로 먼저 인식하다가, 다락방님 페이퍼를 통해 에밀 졸라의 시선을 상상해보니 ‘사람‘이 먼저 보였어야 하는 거네요

다락방 2021-09-26 14:55   좋아요 2 | URL
사람을 보지 않은 채로 쇼핑했다는 생각을 저도 아주 나중에야 깨닫게 되었답니다.
와 북사랑님, 에밀 졸라 책 진짜 재미있어요. 이사람 뭐 이렇게 잘 썼나 싶다니까요? 하하. 로맨스를 좀 더 써줬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그러나 백화점 얘기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어서 좋았어요. 북사랑님도 조만간 큰 재미 느끼시며 읽어보시기를 바랍니다. 히힛.
북사랑님, 주말 잘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