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부터 다시 태어나기로 했다. 이번에 도대체 몇번째 다시 태어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다시 태어나야겠다.
다시 태어나기로 결정하고서 결심한 것은 세 가지인데, 다음과 같다.
1. 주 3회 이상 요가 가기
2. 주 3회 이상 간헐적 단식
3. 책 안사기
이렇게 써놓고 나면 세상 쉬워보이는데 저게 왜저렇게 안되는가 모르겠다. 요가는 막상 가면 그렇게나 좋아서 행복하다 진짜 너무 좋아 요가 만세야 세상 사람들 다 요가 했으면... 이러면서도 요가를 안간다. 가기까지는 왜그렇게 힘이드는지.. 아 내일부터 가자, 이러면서 안가게 된다 에휴. 간헐적단식도 마찬가지. 매일도 아니고 일주일에 세 번만 저녁 한 끼 굶는건데 도대체 그게 뭐라고 못하는건지...
그리고 3번 책 안사기.. 이번주에 산 책들 쌓아놓고 한숨이 나왔다. 대체 뭐하는 짓인가 나여. 그래, 그렇지만 이번달에 연말정산 환급 받았잖아. 그러니까 괜찮아, 내가 나를 쓰다듬어 본다. 아마 백프로 환급 받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나는 주민세 포함 90만원 환급 받았다. 이게 어디야. 눈누난나 만세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 백프로 환급 받는 사람들 부럽지만 그래도 전 90만원에 만족합니다. 그러니까 책 좀 사도 나를 용서할 수 있어. 그렇지만 이제 다시는 안사겠다. 그러니까 2022년의 마지막 책 구매는 아래 사진과 같다.

아오 어떡해 너무 많아 제기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러분 저는 어떡하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매거진 흄세, 그 백원짜리 작은 잡지 읽고 거기 실린 책 다 산 사람 누구? 나다.. 매거진 흄세의 마케팅에 호구된 사람 누구? 나다. ㅋㅋ 그게 바로 나다. 그나마 전5권인데 <프랑켄슈타인>을 내가 이미 가지고 있기 땜시롱(이 책은 문동에서 내 리뷰를 추천사로 쓰기도 했다. 엣헴-) 다행스럽게 다섯권을 사지 않을 수 있었으나, 그럼 뭐해 네 권 샀지롱. 내가 그 작은 흄세 읽으면서 이거 뭐하러 준담, 누가 이거 보고 책 산다고.. 했는데, 내가 샀다. 역시 사람은 앞 일을 알 수 없어.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그리고 다른 사람을 향한 비난도 함부로 해서는 안된다. 왜냐면 내가 욕하는 바로 그 행동을 내가 하게 되므로. 리뷰 실린 잡지 읽고 거기 나온 책 다 사는 사람이 바로 나다.

게다가 나는 게으르므로 ㅋㅋㅋ 이 네 권을 한꺼번에 사면서 친애하는 알라디너 분께 땡투 했는데 ㅋㅋㅋ 그러니까 한번에 네 권에 대한 적립금이 그분께 쌓였을 것이고, 방금전에 <땡스투의 달인> 들어가보니 그 분이 1위가 되어 있더라. ㅈ ㅈ ㄴ 님.. 님의 1위는 제가 드린 겁니다. ㅋㅋㅋㅋㅋ
애거서 크리스티의 저 시리즈는 한 번 모아보고 싶어져서 한권씩 사두고 있다. 도대체 왜 모으고 싶어지는건지, 그러면 안되는건데.. 책장에 자리도 없어서 지금 책상 위에 난리났는데 이렇게 모으겠다고 사대면 어떡하는지. 어떡하려고 그래, 나야? 대답 좀 해봐, 나야...
<누군가는 알고 있다> 는 요즘 핫한 정호연 배우가 출연하는 드라마의 원작이라길래 읽어보고 싶어져서 충동적으로 구매했다. 나는 장안의 화제 <오징어게임>을 안봐서 그 배우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고 연기도 본 적이 없지만, 덕분에 소설 한 권은 읽게 되었네. 줄거리가 흥미로웠다. '캐서린'이 우연히 발견한 소설책 안에서 자신이 숨기고자 한 비밀을 맞닥뜨리게 되고 그래서 그 소설의 작가를 찾아가는 내용이란다. 아 너무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
<조용한 희망>은 청소를 하며 아이를 키운 싱글맘의 작가가 되기까지의 삶에 대한 기록이라고 한다. 이번주 시사인에서 이 책의 소개를 보게됐고 보자마자 장바구니에 넣었고 넣자마자 질러버렸다. 나란 여자.. 언제나 행동이 잽싼 여자.. 망설임이라고는 없지!
<죽은 등산가의 호텔>은 이 책을 읽을 사람들만이 알 수 있는 이야기가(물론 모든 책이 그렇지만) 담겨있다고 해서 읽고 싶었고, <시와 산책>은 읽은 사람들이 모두 좋다고 해서 어디 나도 한 번, 이러고 샀다. <아이들의 계급투쟁>은 예전부터 장바구니에 들어 있었는데 왜인지 잘 모르겠어서 읽어볼라고 샀다. 읽어보면 왜 사고 싶었는지 알겠지(이게 말이 되나?).
<공포의 권력>은 몇해전 처음 <여성 괴물> 읽을 때부터 사고 싶어 벼르던 책이었는데, 아니 책 너무 재미없고 지루하게 생기지 않았나. 그래서 그 때도 사려고 장바구니에 넣었다가, 아니 그런데 너무나 지루하게 생겼다.. 하고는 자꾸 미뤘다. 다른 출판사에서 좀 새로운 표지로 나와주면 좋겠는데 그 후 몇 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공포의 권력은 이 출판사의 것이 유일하고, 하는수없이 나는 사버렸다. 책 표지 뭐가 중요해, 내용이 중요하지.. 라고 나는 언제나 생각해왔으니까. 그래, 읽어보면 역시 표지는 껍데기에 불과하다 으르렁-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언제 읽을지 모르는게 함정. 설마 내가 읽기 전에 다른 출판사에서 다른 표지로 나오는 건 아니겠지?
위의 두 권은 어제 만난 친구로부터 선물 받은 책. <SUMMER AND THE CITY> 너무 예쁘지 않나요? 호호. 그런데 안에 글씨 너무 쪼꼬매.. 노안에게 힘들것 같은 책이다. <혐오와 수치심>은 마사 누스바움의 다른 책들이 꽂힌 옆에 나란히 꽂아두어야겠다. 물론, 언젠가는 읽을 것이다. 혐오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들에서는 어김없이 마사 누스바움이 소환된다. 이 책 역시 오래 내 보관함에 머물렀던 책.
어제 만난 친구는 글쎄 우리들 주겠다고 이 책을 세 권이나 들고 왔다. 본인것까지 나란히 두고 사진 찍겠다고. 이거 한 권만 해도 엄청 무거운데 세 권이나 들고.. 얼마나 무거웠을까.

저기 꽈리고추.. 도대체 뭐지? 하는 사람들을 위해 클로즈업한 사진을 공유한다.

꽈리고추 효도치킨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맛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들과 나 셋은 오랜만에 만나 낮 열두시부터 맥주, 소주, 와인을 마셨는데, 아니 1차로 간 치킨집에도 손님이 없었고(너무 좋아!) 2차로 간 삼겹살집에도 손님이 없어서 ㅋㅋ 너무 좋았다. 만나기 전에도 친구와 나는 어떡하지 만날까 말까 코로나 좀 쫄리는데 이런 대화를 하면서 그런데 그 쫄림보다 만나고 싶은 마음이 더 커, 하면서 나간것이데 ㅋㅋ 음식점마다 사람이 우리밖에 없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만세만세 했다. 한 친구는 부산에서 온 친구인데, 나는 텅 빈 식당을 가리키며 내가 너를 위해 전세냈다,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 옛날사람 ㅋㅋ 이거슨 옛날 농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1차로 치킨에 골뱅이 먹고 2차로 삼겹살, 제육, 계란말이 먹었습니다. 배터짐. 어제 너무 추웠고 ㅠㅠ 친구가 나 추워 보인다고 외투 벗어줘서 그거 덮고 있다가 ㅠㅠㅠ 여튼 집에 왔는데 넘나 추워서 손만 씻고 침대에 쏙 들어가 전기장판 켜고 잤다. 휴...
친구들 오랜만에 만나 너무 좋았고 심지어 낮에 만나 환한데 술 마시는거 너무 좋아서 내가 연신 낮술 너무 좋아, 낮술 짱이야! 했더니 다른 친구 한 명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그게 너무 좋다고 했다. 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
사실, 이 책에 대해 얘기를 하고 싶다.
왼쪽은 원서 가운데 번역본 종이책 오른쪽 번역본 이북. 나는 이중에 원서랑 번역본 이북을 갖고 있는데, 원서는 친구들과 함께 읽기로 해서 이제 막 처음 부분에 들어갔다. 이번주는 챕터3까지 읽기로 했는데, 와 역대급으로 어려운거다. 문장이 긴 건 아닌데도 모르는 단어가 천지라서 나는 번여본 먼저 읽어보았다. 번역본으로도 3장까지 읽고서 원서를 보는데도 역시 모르겠는거다. 그동안 번역본 없이 원서 읽었던 친구들도 이건 안되겠다며 다들 번역본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왜이렇게 어려운거야 대체. 로맨스 소설이 이렇게 어려운 단어가 수두룩할 일인가...
대충 이번주 분량을 끝내고 다음주 분량을 번역본으로 좀 읽어보자 싶어 전자책을 금요일밤 자기 전에 펼쳤다가 다 읽어 버렸다. 너무 재미있어서. 여주인공 성격도 그렇고 남주인공 성격도 되게 싫은 지점이 있는데, 사실 그건 내 가족이나 내 친구들에게서도 보여질 수 있는 거 아닌가. 어떻게 모든 점이 다 장점이기만 한 사람이 존재할 수 있을까. 하다못해 내가 나 자신에게 마음에 들지 않는 지점들도 수두룩하지 않나. 어쨌든 내가 싫어하는 어떤 면들을 가진 등장인물들인데, 그런데 또 지독한 장점을 이들이 가지고 있더라. 남자는 여자에게 욕망을 느끼는데 한 번 자고나서 뒤돌아서는 관계를 원하는게 아니라 일단 다정하고 친밀하게 서로에 대해 알아가려고 하고, 여자는 욕망을 느끼기 때문에 그것을 적극적으로 남자에게 표현하는 거다. 이 책 읽고 되게 막 여러가지 감정들이 내 안에 쌓이고 또 폭발할 것 같아서, 아 역시 연애 소설은 재미있다... 했다. 이 책에 대한 얘기는 그러나 앞으로 읽으면서 차근차근 연재하기로 하고 ㅋㅋㅋㅋㅋㅋㅋ
I have a theory. Hating someone feels disturbingly similar to being in love with them.
나에게는 이론이 하나 있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은 그들과 사랑에 빠지는 것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라는 문장으로 이 책은 시작한다. 첫문장에서 알 수 잇는 것처럼, 이 책 속의 여자주인공 '루시'와 남자주인공 '조슈아'는 한 사무실에서 일하면서 서로를 증오한다. 서로 보면 으르렁대고 일에서도 경쟁하게 되는데, 아니, 그런데 너무 싫다고 생각하며 잠들다보니 5장에서 루시는 그의 꿈을 꾸는 거다. 로맨스 소설의 대부분이 그런것처럼, 남자주인공 조슈아는 설사 여자주인공이 그를 미워한다고 해도 그렇다고 못생기거나 재수없는 남자가 아니다. 그는 오히려 탄탄한 근육질 몸매에 키도 엄청 크고 심지어 어마어마하게 잘생긴 남자인 것. 그런데 그를 (싫다고) 자기전에 생각해서인지 꿈에 그가 나왔는데, 아니 야하게 나온거예요. 그가 그의 그 무게로 그녀를 뒤에서부터... 그녀는 어느 순간 이것이 꿈인줄 알면서도 깨고 싶지 않고 유지하고 싶은, 그의 호흡과 무게를 느끼면서 핫 해지는.. 뭐 아무튼 거시기한 그런 꿈을 꾸는데(자세한 내용은 책을 참고하세요!) , 자, 이렇게 야한 꿈을 꾼걸로도 나는 너무 재미있어서 꺅 좋아 좋아 꿈은 역시 야한게 진리야! 했건만, 루시에게는 더한 재미가 이제 곧 나타날지어니, 꿈에서 깨 회사에 출근하면, 바로 내 꿈에서 나와 에로틱한 장면을 연출했던 남자가 내 눈앞에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크- 재미지지 않나. 이 남자에 대한 음란한 꿈을 꾸었는데 이 남자가 내 눈앞에 있고 그래서 나는 지금 좀 약간 어.. 어.. 어쩔줄 모르겠는.... 어떤 낯섬과 홧함과 부끄러움과 얼굴 빨개짐이 잇는데...... 그런데 그 남자가 너 얼굴이 왜그러냐 무슨 일이냐 하니까 .. 꿈.. 얘기를 하게 됐고, 하다 보니까 야한꿈이라는 걸 말하게 됐고, 이 남자는 더 듣고 싶어하고, 그리고 그게 나였으면... 하고 속으로 바라게 되는데..... 응 너 맞아, 그렇지만 너라고는 말할 순 없지.. 여튼 그래가지고 그 날 어떻게 되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한꿈은 나도 종종 꾸는데, 그래서 야한 꿈을 꾼 것 자체는 부럽지 않은데, 아니 우리는 누구나 다 저마다의 야한꿈을 꾸곤 하지 않나요? 여튼, 가끔 어떤 야함꿈에서 깨고 나면, 오늘은 내 꿈에 등장한 상대도 나와 똑같은 이 꿈을 꾸다가 깼으면... 하고 바라게 되기도 하는것이다. 아마도 제일 베스트는 그런데 서로 야한꿈을 꾸고 으으 오늘 꿈에 그사람이랑 그랬지..하고 돌이켜보는게 아닌, 현실에서 그 사람을 눈앞에 두고 귓가에 속삭이는 거다. 오늘 꿈에 니가 나와서 나를, 뒤에서부터, 막 이렇게 얘기하면 상대도 아이쿠 뜨거워 그러면 우리 꿈은 현실로.. 드림스 컴 트루.. 이렇게 되는게 아마도 야함꿈이 가져올 수 있는 가장 베스트가 아닐까. 그것을, 그러니까, 우리의 주인공, 루시이자 루신다 인 그녀는, 할 수 있는 것이다. 가능성이 무한하게열려있는것이었던것이었다. 만세!
아무튼 그래서 내가 어제 친구들 만나러 가는 지하철안에서 책을 안읽고 이 책의 영화 클립을 유튭에서 찾아보았고, 그러다보니 꿈 장면 나왔고, 남자주인공의 얼굴은 책이 더 잘생겼지만, 그러나 육체만큼은 책에서 설명한 그대로인거라, 꿈장면.. 좋더라고요........
하아- 그만 쓸게요.
(갑자기 분위기 슬퍼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