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생과 연애하던 시절, 우리는 툭하면 다퉜다. 치고박고 싸웠다는 게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이해시키는 데 애를 먹었는데, 나는 그게 참 좋았더랬다. 그가 나를 답답해하는게. 뭔가 괴롭히는 맛이 있달까...(응?)


그는 다른 나라에 살았고, 다른 계절에 살았다. 내가 있는 곳에서는 풀벌레가 울지 않았던 계절에, 수화기 너머로는 그가 있는 곳에서 풀벌레 우는 소리가 들렸다. 풀벌레로구나, 하다가 그렇지만 개구리 우는 소리 같기도 한데, 라고 내가 말했는데, 그때 그가 그랬다. 이 더위에서 개구리가 바깥에서 살 수 없다, 개구리는 양서류고 피부로 호흡하는데, 이 땡볕에 어디 풀밭에 나와 노래를 하냐, 개구리가 아니다, 하는 게 그의 요지였다. 아니, 풀밭에 나와서 노래를 할 수도 있지, 이 땡볕을 견디는 개구리가 있을 수도 있지! 라고 내가 대응하고 그는, 내가 이 계절에 개구리를 바깥에서 본 적이 한 번도 없다니까, 하며 으르렁 거렸고, 나는 그런 그에게, 아니, 당신이 못봤다고 개구리가 없다고 어떻게 말하냐, 풀숲 깊은 곳에 숨어 있을 수도 있지, 라고 말했고, 아니 이 문과생이 왜 개구리가 이 더위에 살 수 없다는데 자꾸 우기냐, 고 하길래 나는 그에게 말했다.



당신은 왜 개구리가 되어 보지 못하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에 그는 진정 빡침이 찾아와서 나에게 버럭버럭 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는 이렇게 종종 그를 버럭버럭하게 만들었다. 괴롭히는 깨알재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답답해 미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기에서 느껴지는 묘한 짜릿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그렇지만, 어떻게 그렇게 장담하나. 여태 그러지 않았다고 앞으로 그러지 말란 법이 어디있으며, 풀숲이 너무 좋은 어떤 특별한 개구리는, 호흡법을 강하게 익혀서 어딘가에서 햇볕을 쬐며, 조금만 더 있다 물로 들어가자, 할 수도 있는 것이고, 어떤 개구리는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할 수도 있을것인데, 왜 개구리의 입장이 되어보지 않고 개구리가 지금 없다! 고 단정하는 것인지, 나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이 공대생이여....내가 개구리라면 어떻게든 끈질기게 살려고 노력했을 것이여.....



그러다 나는 '마사 누스바움'의 『시적 정의』를 읽게된 것이었다.





달의 분화구를 얼굴로 생각하는 것, 별에게 대화를 건네는 것, 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등은 경제학의 사실적이고 객관적인 상상력이 하기 싫어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소설이 말하듯, 거기에는 사실적 증거 너머의 것들에 닿고자 하는 의지 속에 담긴 너그러움이 있고, 이 너그러움은 더 큰 삶의 너그러움을 위한 준비이기도 하다. (p.93)








이제 알겠나, 헤어진 공대생 애인이여... 달의 분화구를 얼굴로 생각하는 것, 별에게 대화를 건네는 것, 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들은, 사실적 증거 너머의 것들에 닿고자 하는 의지 속에 담긴 너그러움 이라는 것을. 개구리가 되어서 땡볕의 풀숲에서 울고자 하는 것은, 나의 너그러움이다, 그말이다. 응? 나의 이 너그러움, 개구리가 되어보고자 하는 이 너그러움, 이 너그러움은, 삶의 너그러움을 위한 준비이기도 한것이며, 나에게 이 너그러움이 엄청나게 풍부해서 내가 당신하고 연애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 말이다. 알겠는가.


누나에겐 너그러움이 있어.



나의 이 너그러움은 풀이 되어 풀숲에서 가만히 앉아 당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도 하고, 나의 이 너그러움은 개구리가 되어 풀숲에서 숨을 쉬고, 나의 이 너그러움은 나비가 되어 가만가만 당신 창가에 날아들고, 나의 이 너그러움은 모기가 되어 당신의 피부에 들러붙어 피를 빨고...


까지는 너무 나갔나...




각설하고.


요즘 나는 빨간색에 완전 꽂혀서 빨간 구두를 사고 빨간 립스틱을 바르고, 그것도 모자라 어제는 퇴근 후에 빨간 네일을 하러 갔다. 꺅 >.<






내가 네일을 받은 곳은 강남역에 위치하고 있었고, 알라딘 중고샵과도 가까웠다. 나는 네일을 끝내고는 룰루랄라 알라딘 중고샵으로 향했다. 보관함과 장바구니에 있던 책들중 무엇이 있으려나, 검색해보다가, 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득템하게 된것이다. 고등학생 때 읽고는 감흥 1도 안받았었는데, 며칠전 알라디너 T님의 페이퍼를 보고는, 오, 이 나이에 다시 읽으면 내게도 어떤 다른 느낌이 찾아들까, 싶어서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다.


싼값에 득템했군, 좋았어, 하고는 더 구경하고 싶었지만, 너무 추워서 벌벌 떨었다. 아아 너무 추워 더는 구경을 못하겠어, 하고는 그 한 권만 사가지고 나왔는데, 얼마 안가 예스24 중고샵이 보인다. 그래서 에라이, 하고는 또 들어갔다. 거기는 오오, 들어가자마자 포근하고 따뜻해..얼마든지 있을 수 있겠어..게다가 도서검색 컴퓨터가 크고 좋아...키보드 눌리는 감도 좋아..그렇게 검색했더니 사고 싶은 책이 세 권이나!! 있어. 그래서 그 세권을 사가지고 계산하는데, 무슨 프로모션 이벤트라고 10프로 할인도 해준다..무슨 이벤트에 나는 걸려든 것인가...어쨌든 그렇게 중고책 네 권을 어제 저녁에 사게 된건데, 통장에 있는 돈을 탈탈 털어 사느라 밥도 굶었어...




어쨌든 그래서 집에 와가지고 후다다닥 바나나를 먹고 스크램블 에그를 해먹다가, 아아, 안되겠군, 하고는 밥통에서 밥을 퍼서 후다닥 먹고, [누구나의 연인]을 읽다가 잠들었는데,


언제나 그렇듯이 새벽에 두 차례였나 세 차례 깼다. 마지막으로 깼을 때는 네 시가 넘은 시간이었는데, 으응, 하고는 하릴없이 북플 들여다봤다가, 메일 들여다봤다가, 인스타 들어가봤는데, 아아아아아아아아, 나는 그제야 내가 뭘 샀는지 알게 됐다.





아니, 잠깐만, 인스타에 아까 알라딘 중고샵에서 샀다고 올린 이 책, 뭐야? 매디슨 카운티의 추억이라고? 추억?



추......................

억.......................??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제목이 바뀐건가? 아니, 다리는 영어로 뭐지? 이게 그거 맞나? 이게 뭣이여 지금? 하고 후다닥 알라딘에 들어가 검색해보니 아아, 이 책은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그 다음 이야기란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니, 내가 사고 싶었던 건 다리야 다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추억이 아니라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니 근데 왜 그때는 몰랐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왜 이걸 새벽에 알았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멘붕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직 다리도 못읽었고 못샀는데 추억이 있으면 어떡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 뭐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아- 넌 언제부터 추억이었니, 난 분명 다리를 샀는데... 아아 Orz

다리로 다시 사야겠네. 새벽에는 다리가 영어로 뭔지 너무 생각이 안났는데, 아까 검색해서 원제를 보니 브릿지 였다. bridge......다리.....................




일전에 친구들하고 1박2일 대전에서 먹고 마시고 떠들면서, 공부가 너무 재미있다, 알아가는 거 너무 재미있어서 책읽기를 멈출 수가 없다, 라는 얘기를 한 적이 있었다. 친구들은 네가 재미있어하는 게 눈에 보인다, 라고 내게 대답했더랬다. 그런데 얼마전에 사주를 보러 갔을 때 그 분은 내게 시간이 지날수록 더 공부하는 사람이라고 하셨다. 계속 계속 공부하고 생각한다고. 그래서 오오, 나 요즘 그러고 있는데, 라고 생각했는데, 얼마전 들은 정희진 쌤 강연에서는 우리가 이틀 일하고 이틀 놀고 이틀 공부하며 살아야 한다, 공부를 멈추면 보수적이 된다, 고 말씀하시는 게 아닌가. 공부를 하고 싶고 공부가 재미있다 생각하고 있는 때에 맞춰 모두들 내게 공부 얘기를 한다. 공부 얘기가 더 잘 들린다. 내가 영어단어를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 외국어를 공부하는 것도 아니지만, 지금처럼 열심히 책을 읽고 생각하고 얘기하며 더 많이 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아주 강하게 한다. 그리고 이렇게 공부를 하면서 사람들과 대화를 많이 많이 하고 싶다. 그런 면에서 알라딘은 아주 적당한 공간이란 생각이 든다.


공부를 계속하면 나처럼 너그러워질 수도 있고...

좋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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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소오 2016-11-01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 ㅋ ㅋ ㅋ ㅋ ㅋ ㅋ 다리의 추억이군요. 덕분에 또 한참웃었어요.
다락방님 덕분에 저 오래 살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

다락방 2016-11-01 10:20   좋아요 0 | URL
우리 오래오래 책 읽으면서 글 쓰면서 이야기 나누면서 삽시다. 많이 웃으면서 말이죠. 으하하하하

시이소오 2016-11-01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즘 자기전에 읽은 책이긴 하지만 <독서 공감, 사람을 읽다>를 야금야금 읽고 있습니다. 책을 사니 확실히 좋군요.
다락방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여 한참을 웃다 편안한 마음으로 잔답니다. ^^
오래오래 이야기 나누자는 말 좋네요.
시국이 지롤같지만 많이 웃고 사는 하루 되시길 ^^

다락방 2016-11-01 13:39   좋아요 0 | URL
아니, 지구에서 제일 재미있는 책을 자기전에 읽고 계시는군요! ㅎㅎㅎㅎ 편안한 잠자리를 보장해주는 책이죠. ㅋㅋㅋㅋ
네, 시국은 엿같지만, 우리가 해야할 일을 하면서, 싸울 것에는 싸워가면서, 그렇게 잘 지내 봅시다.

조선인 2016-11-01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ICT 컨퍼런스에 갔다가 뜬금없이 이응노 화백에 대한 특강을 듣게 되었어요. 순간적으로 모드전환이 안 되는 바람에 강의가 머리에 들어오지 않아 결국 꾸벅꾸벅 졸았답니다. 그런데 저만 그런 게 아니라 참석자 대부분이 다 그랬다는.... 하나같이 너무 어렵고 추상적이라 이해를 못 했다고 꼽았다는...

다락방 2016-11-01 13:39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런데 그 강의는 제가 들어도 졸았을 것 같은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강연을 잘 안들으러 다니는게 졸까봐....졸면 너무 부끄럽잖아요. 하하하하하.

yureka01 2016-11-01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빨간색 매니큐어가 빨간색 포인트가 되었네요.책까지 이뻐보입니다.~

다락방 2016-11-01 13:41   좋아요 1 | URL
아하하하. 제 친구도 요즘 빨간 립스틱에 엄청 꽂혔던데, 이 가을은 빨강의 계절인가 봅니다. 훗

얼룩말 2016-11-01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저도 읽고 `엥? 뭥미..?`했었는데^^...네일아트는 언제나 진리입니다. ^^

다락방 2016-11-01 13:43   좋아요 0 | URL
저고 고딩때 읽고 읭??? 했었는데, 이십년도 더 지난 지금 읽으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요. 뭔가 다른게 훅- 올지, 아니면 여전히 읭?? 할지. 그렇지만 제가 산 게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아니라는 게 함정...하아- 다시 사야지요. 흙 ㅜㅡ

얼룩말 2016-11-01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사지 마요..뭔가 운명인 것 같지 않아요? 안 읽어도 된다는..다시. 그 시절 읽었던 다락방의 꽃들같은 책들만 읽고 살기에도 인생은 짧아요. 저도 다락방님도 읭??? 했던 책이라면 역시 별로가 아닐까요. 전 그 줄거리 자체가 마음에 안들어요. 뭐 어쨌다는 거야!!하는 느낌. 왜 그 후로 연락을 주고 받지 않았죠? 그 남자는 왜 다시 찾아오지 않았죠? 계속 불륜관계를 유지했어야죠. 그게 사랑이죠! 그 둘..전 마음에 안들어요.

다락방 2016-11-01 17:58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 그 둘 , 마음에 안드십니까. 저는 그 뭐랄까, 일생에 아주 강한 사랑, 영혼에 싸대기를 날리는 강한 사랑이 어느 때고 찾아올 수 있다는 게 좋아요. 누군가에게는 이십대 초반에 오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오십대에 올 수 있다는 가능성이 너무 좋아요. 그 둘이 더이상 만나고 있진 않지만, 그건 그 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모르는 바니까요. 그래서 저는 곧 도전해봐야겠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뭐, 이런 책이 아주 많아서 나중엔 결국 까먹을지도 모르지만요. ㅠㅠ

아무개 2016-11-01 15: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늘 너무나도 제 자신에게만 너그럽습니다....


다락방 2016-11-01 17:58   좋아요 0 | URL
저는 개구리에게도 너그럽고... 에또...... 뭐 그렇습니다. ㅋ

clavis 2016-11-02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 좋아요 다락방님ㅎㅎ너그러운 락방님ㅎㅎ

다락방 2016-11-02 10:01   좋아요 0 | URL
히히히히히 ♡

건조기후 2016-11-02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신은 왜 개구리가 되어 보지 못 하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대생 편견이 자꾸 심해질 것 같지만.. 제가 알았던 공대생들도 어쩐지 알맹이 빠진 껍데기 대하는 기분이었던 것 같아요. 얘기하다가 한계를 느꼈던 적이 수도 없이 많네요. 뭔 노래를 하나 들어도 가사에 꽂히거나 멜로디가 좋거나 진짜 좋아해서 듣는 게 아니라 그냥 유행하는 노래니까 뒤처지지 않으려고 듣고.. 어휴, 공대생 생각하니까 왜 이렇게 가슴이 답답.. ㅋ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저도 읽은 지 오래됐는데 그 나이에도 중년의 사랑에 어찌나 감정이입을 했던지 ㅋㅋㅋ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나요. 영화 보면서도 펑펑 울고 영화 끝나고서도 메릴 스트립의 표정과 몸짓이 내내 생각날 정도로 빠졌었어요. 근데 어쩌다 책이 다리가 아니라 추억 ㅋㅋ 책은 인연이 아닌 것 같으니 영화로 보셔도 ^^

다락방 2016-11-02 17:48   좋아요 2 | URL
아 이 남자는 그런 답답한 남자는 아니었고요. 저랑 같이 영화보다가 울기도 하고 그랬어요. 뭣보다 사람 감정과 기분을 되게 잘 캐치하는데, 언제나 제 머릿속에 들어와있는 것 같았달까요. 크- 좋은 시절이었죠. 개구리가 되어보진 못하지만, 개구리가 되어볼 순 없지만, 좋은 남자사람이었습니다. 아...쓰다보니까 가슴이 아파서 ㅠㅠ 못쓰겠네 ㅠㅠ 오늘은 술없이 잘거에요. ㅠㅠㅠㅠㅠㅠ 이제 그만 얘기해야지 ㅠㅠㅠ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저도 곧 읽고야 말겠어요! 중년의 사랑 너무나 궁금. 궁금하다기보다는 저는 사랑이란 게 이 세상 누구에게든 찾아들 수 있다는 걸 확인하는 게 참 좋아요. 올리브 키터리지도 결국 무지개가 뜬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되었잖요, 일흔 살에.

여러가지 이유로 마음이 참 거시기하고 멜랑콜리하고 그러네요....

집에 가다가 짬뽕이나 먹을까봐요...

2016-11-02 1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2 2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3 08: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6-11-03 08:14   좋아요 0 | URL
꺅>.<
건조기후님, 지금 여기 있네요?!!!!!!!!!!!!!!!!

감은빛 2016-11-02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메디슨카운티의 다리는 별로 였어요. 근데 페이퍼 읽으면서 이 사람은 왜 `추억`을 사고는 `다리`를 샀다고 한거야? 하고 궁금해 했는데, 결국 그걸 새벽에 깨서 알았군요. ㅎㅎ

`추억`은 또 뭔 내용일까요? 일단 속편은 궁금하긴 한데, `다리`가 별로여서 전 패쓰예요

다락방 2016-11-03 08:1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저는 추억이 있는 줄도 몰랐기 때문에 매디슨..만 보고 당연히 다리인줄 알았죠. 사람이 이렇게 덤벙대면 안되는 겁니다. 꼼꼼하게 끝에 제목까지 다 읽어야지, 성급하게 내가 아는 것만 진실인줄 알았으므로 이런 실수가....

그나저나, 아무개님 서재 보내까 12일 집회 오신다고요? 오오오오. 뵐 수도 있겠네요??

다리는 제가 한 번 다시 읽어보고 말씀드리겠습니다. 훗.

2016-11-02 2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3 08: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11 23: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14 08: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15 0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15 09: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이 2022-03-16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락방님 왜 책은 안 들어오고 빨간색 메니큐어만 눈에 들어오죠;;; 역시 강렬한 사람이었어 그대는!!!! 저 빨간색 메니큐어 로망 있는데 아직도 그 로망을 못 이루었답니다. 제 주변에 빨간 메니큐어 칠한 이들 둘이 있는데 그 중에 한 분이 바로 그대!!!!

clavis 2022-10-03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오랜만이에요. 한 알라디너님 덕분에 시적 정의를 읽어보려고 하는데 다락방님이 쓰신 글이 있어서 들어와봤어요. 제가 남긴 답글도 있네요 ㅎㅎ
 
누구나의 연인
플로리앙 젤러 지음, 박명숙 옮김 / 예담 / 2006년 10월
평점 :
절판


언제나 독립적으로 살겠다고 스스로에게 다짐을 했던 그로서는 설명할 수 없는 일이었다. 모든 여자들을 욕망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그가 특정한 한 여자와 산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아멜리만이 예외가 되어야 한단 말인가? 그녀는 지금까지 그가 가졌던 확신에 혼란을 야기했다. 그녀에게 점차적으로 그의 삶 속으로 들어와 자리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허용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스스로의 원칙에 어긋나게 행동하도록 했던 것이다. (p.16)



사랑의 속성은 그 '예외'에 있는 게 아닐까. 사랑은 수많은 '예외'를 허용하는 게 아닐까. 그동안의 나는 이렇게 행동하지 않았지만, 당신을 만나고난 후의 나는 이렇게 되지, 다른 사람들에게는 이러지 않았지만 당신에게만은 이렇게 돼. 수많은 예외를 만들고 스스로의 원칙에 어긋나게 행동하도록 만드는 것이 사랑이 아닌가. 


트리스탕은 끊임없이 여자를 만나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려고 했는데, 남자 경험 한 번 없던 아멜리가 그의 삶에 찾아와 그와 동거를 하게 된다. 이 모든 설정은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떠올리게 만드는데, 그렇지만 '플로리앙 젤러'의 [누구나의 연인]은 밀란 쿤데라의 책처럼 재미있거나 공감할 수가 없다. 이 작품을 작가는 23세에 썼다고 했는데, 나는 이미 그보다 두 배 정도의 나이를 더 살았기 때문인지, 여자 경험 많은 남자가 남자 경험 없던 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면서 구속력을 느낀다...는 설정은 지나치게 진부하고 뻔하다. 게다가 이즈음의 나는 '남자 경험 없는 여자'가 사랑에 절절 매며 이 남자가 언제 나를 떠날지 몰라, 다른 여자들을 만나고 다니는 건 알지만 추궁하면 나를 떠나겠지, 하고 참고 사는 것도 너무나 바보 같아서 짜증이 난다. 이 책속의 남자는 한마디로 머저리 같고 여자는 멍청이 같다.



사랑이 구속력을 갖는 건 사실이다.

나는 한 사람을 사랑하는 순간, 바로 그 구속 안으로 들어간다. 그 구속은 단지 네가 몇 시에 어디에 가있느냐, 를 묻는다거나, 네가 오늘 누구를 만나느냐, 를 묻는다는 등의 실질적인 구속이라기 보다는, 나 스스로 그 안에 걸어들어가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를테면,

언제 그가 불러낼지 몰라 긴장한 채로 전화기만 쳐다본다든가,

그가 전화했을 때 혹여라도 받지 못할 상황이 되는 게 싫어 만나던 남자들을 다 정리한다던가 등등.

시키지도 않은 구속 안으로 터벅터벅 걸어들어가는 것이다.

게다가 한 때의 나는, 언제 우연히 어딘가에서 그를 만날지 몰라 허구헌날 예쁘게 하고 다니려고 노력해서, 매일매일이 힘겨웠다. 매일 예쁜 구두를 신고 다니는 것은 발 아픈 일인지라, 아아, 이 남자를 갖다버리자...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던 거다. 그가 나를 구속하기 이전에, 내가 그 구속안으로 풍덩 빠져버려서.




트리스탕은 아멜리를 사랑하는 것 같다가 아닌 것 같다가, 자신이 늘상 여자를 바꿔가며 만났던 과거를 그리워하다가, 지금이라고 안될게 뭐야, 하고는 아멜리와 동거를 시작한 후에도 여자들을 '후리고' 다닌다. 책 속에서 트리스탕의 나이는 29세인데, 갑자기 오래전에 봤던 프랑스 영화 [미스트리스] 생각이 난다. 거기에서 여자주인공을 보며 주변 사람들이 속삭였더랬다. '서른 여섯, 남자를 후리기엔 늙은 나이지' 라고. 스물 아홉은 괜찮냐..그렇다면 서른 여섯을 넘긴 나는 남자를 후리고 다닐 수 없냐... 어쨌든 트리스탕은 그렇게 여자들을 만나서 자고 다니는데, 그렇다고 예전의 그 기쁨과 쾌락이 고스란히 찾아들질 않는다. 예전엔 이렇지 않았는데...왜 이렇게 기쁘지 않지... 트리스탕이 다른 여자랑 아무리 자고 다녀도, 집에서 자기를 기다리는 아멜리가 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의식하고 있다. 그가 다시 예전처럼 기뻐지려면, 아멜리로부터 떠나야 한다. 아, 그러나 이 부서질듯 연약한 여자(라는 설정도 너무 똥같다..)에게 상처를 주는 건 너무 고통스러워, 차라리 네가 나를 떠나줘, 라며 끊임없이 그녀의 신경을 자극하는데...



아아, 이 머저리와 멍청이의 사랑(인지 아닌지)을 보는 건 딱히 유쾌한 일은 아니었다. 사랑하는 여자를 자꾸 어린아이에 비유하는 것도 짜증나고..



옮긴이는, 옮긴이의 말에서 마지막에 이렇게 말한다.


플로리앙 젤러. 다음에도 그를 작품 속에서 다시 만나고 싶다. (p.175)



스물 셋의 나이에 이런 책을 쓰다니, 재능도 있다고 생각하고 또 대단하다고도 여겨지지만, 그렇다고 좋은 건 아니다. 젊은 나이에 데뷔한 이 잘생긴 작가가 하도 유명해서 '젤러주의자'도 생겼다는데, 나는 아니올시다, 플로리앙 젤러, 당신은 이제 그만 만나도 되겠다.


안녕.





그녀를 떠날 것인가? 어쩌면 그것이 해결책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 하지만 누군가를 고통받게 하는 것은 스스로에게 두 번의 고통을 가하는 것이다. 다른 이를 실망시키는 자신을 받아들이는 데는 많은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p.56)

아멜리는 그와 함께 지내기 시작한 초기 몇 달간의 기억을 떠올려 본다. 몹시 행복했던 그녀는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면서 종종 자신이 누구인지를 기억하지 못하곤 했다. 아주 짧은 시간동안 두 개의 세계, 막 떠나온 꿈속의 세계와 이제 다시 절실하게 마주해야 할 현실의 세계 사이에서 머무르곤 했던 것이다. 그 감미로운 불확실성 속에서 수많은 불안들이 서로 부딪치고 있었다. 그리고 갑자기, 현실은 더 이상 자신으로부터 달아나지 않게 되었다. 자신의 옆에는 트리스탕이 있었고, 안심이 되고 형언할 수 없는 행복감이 느껴졌다. 이처럼 행복할 수 있으리라고는 지금까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이제 그녀에게 그를 제외한 세상은 아무 의미가 없었다. 세상이 다 죽어 버린다 해도 상관없었다. (p.104)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처음으로 자신이 보이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더 이상 들지 않았다. 아니, 그와 반대로 누군가 자신을, 그의 팔짱을 끼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봐 주기를 원하게 되었다. 함께 산책할 때마다 그녀는 자신들이 서로 사랑하고 있으며, 그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임을 사람들이 분명히 봤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그들을 뚫어지게 바라보곤 했다. 누군가 그녀에게 행복을 믿느냐고 물어 왔다면, 그녀는 단 일 초도 망설이지 않았을 것이다.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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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적 정의 - 문학적 상상력과 공적인 삶
마사 누스바움 지음, 박용준 옮김 / 궁리 / 201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주말에 조카네 식구들과 함께 텔레비젼을 시청했다. 우리나라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가족을 한국으로 초대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내가 봤을 때는 동티모르 남자가 나왔는데, 주변에 동티모르 사람이 거의 없어서 주말이면 집 안에서 혼자 휴식을 취한다고 했다. 그의 다른 가족들은 동티모르에서 남자가 보내주는 돈으로 생활을 한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 남자가 외국에 나가 돈을 벌 수 밖에 없었고, 이에 그의 아내와 아이들은 동티모르에서 아빠와 남편이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아직 열 살도 되지 않은 아이들 셋과 여자는 나름대로 밥벌이를 찾아가며 일하고 있었는데, 아이들을 재워두고 여자는 혼자서 밥먹으며 울기도 한다. 삶이 너무 힘겨워서.


외국에서 외롭게 혼자 일하는 남자도 삶이 결코 쉽지 않다 느낄것이다. 몸은 몸대로 힘들지, 환경은 낯설지, 아는 사람은 없지, 사랑하는 사람들은 멀리 있지, 외롭지..

고국에서 남편 없는 삶을 사는 여자도 힘들것이다. 생활은 나아지질 않지, 아이들 셋을 돌보는 건 온전히 혼자의 몫이지. 그녀에게 하루는 얼마나 길고 고될까.


이런 삶은 대체 어떤 의미가 있을까, 프로그램을 보는 내내 생각했다. 제부는 생활이 어렵다면 다른 나라에 가서 돈을 벌 수밖에 없지 않나, 자기도 가족들을 먹여 살리려면 저런 결정을 내릴 것 같다고 했다. 나 역시 그 점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한다. 그런데 그게 궁극적인 답인지는 모르겠다. 함께 행복하자고 한 사람과 다른 한 사람이 만나 결혼을 했는데, 그리고 아이를 낳았는데, 그 생활을 도무지 유지할 형편이 안되어서 이렇게나 멀리, 오래 떨어져 있어야 하다니. 그들이 결혼하고 함께 살기로 한 이유는 다 무엇일까. 게다가 그렇게 떨어져 사는 것에 기약도 없지 않나. 3년 일하고 고국에 돌아가면 형편이 나아지고 다 괜찮아졌을까? 아이가 셋인데, 3년 외국에서 일한다고 상황이 달라질까? 남자가 외국에서 3년을 일하거나 13년을 일해도 이 가족의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진 않은 거다. 우리는 알고 있지 않나. 가난하게 태어나서는 결코 부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그렇다면 이렇게 떨어져서 그 가족이 살고,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 힘들어하면서, 우리는 언제 함께 살까, 우리는 언제 넉넉해질까, 같은 것들만 희망고문으로 간직하고 있어야 하는건가. 게다가 얼마만큼의 시간이 흘러 아빠가 돌아오고 아이들도 성장했다고 하면, 그 아이들은 어떤 삶을 살게 될까? 남동생과 나의 결론은 같았다. 그 아이들은 자기 아빠와 비슷한 삶을 살게 될 거라는 것.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떻게든 함께 살면서 일상 속에서 작은 기쁨을 억지로 찾아내며 사는 게 답일까? 아니면 조금이라도 먹고 사는 것이 편안해지도록 낯선 땅에 와서 열심히 일하며 떨어져사는 게 답일까. 가난한 자에게는 궁극적인 답 같은 것은 없는 게 아닐까. 어떻게 살아도, 어떤 결정을 해도 힘든 게 아닐까.



동티모르 가족의 삶을 화면에서 보고 주말 내내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여기에서 내가 문학적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단순히 다른 사람의 삶을 보고 아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 사람들의 삶이 얼마나 힘들지에 대해 생각하면서, 그러나 완전히 그들이 되지는 않고 떨어져 사는 삶. 이것이 마사 누스바움이 말했던, 우리에게 필요한 문학적 삶, 문학적 상상력, 그리고 분별있는 관찰자의 자세가 아닌가. 




소설을 읽음으로써 우리는 이 특정한 세계를 상상하기 위한 일련의 구체적인 이미지들을 얻을 뿐 아니라, 보다 중요하게는 세계에 접근하기 위한 보편적인 마음의 자세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p.104)



분별 있는 관찰자라는 장치는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주목하는 분노, 공포 등의 부분을 걸러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만일 나의 친구가 부정의한 상황을 겪고 있다면, 나는 그를 대신하여 화가 날 것이다. 하지만 스미스에 따르면, 그 분노는 그에게 가해진 그릇된 행동에 대한 분노의 복수심에 불타는 강렬함을 갖지는 않는다. 또 만일 나의 친구가 실연의 아픔에 슬퍼하고 있다면, 나는 그의 비탄을 공유할 것이지만, 눈앞에 보이지 않고 견디기 힘든 그 슬픔의 깊이는 헤아리지 못한다. 스미스가 보기에 이러한 구분은 우리로 하여금 시민의 자질을 생각하는 데 도움을 준다. 즉, 타인의 행복을 위해 애쓰지만, 우리가 타인을 위해 고려한 상황 속으로 스스로를 집어넣지 않는 능력 말이다.

이러한 논의를 통해 이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스미스가 분별 있는 관찰자의 입장과 감정을 묘사하기 위해 문학 작품 읽기(그리고 드라마에서 관찰자의 입장 되어보기)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그는 도덕적 길잡이의 원천이 되는 문학 작품에 중요한 역할을 부여한다. 이러한 중요성은 문학 작품을 읽는 것이 사실상 우리로 하여금 좋은 시민이자 재판관에 걸맞은 태도를 자연스럽게 기르게 하여 분별 있는 관찰자적 태도를 정립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작품을 읽음으로써 사건에 몰두하고 또 깊은 관심을 가진 참여자가 되지만, 우리 앞에 놓인 장면의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고 있지는 않다. 예를 드어, 우리가 루이자와 스티븐 블랙풀 모두에게 관심이 있고, 어느 정도 우리를 그들과 동일시하기도 하지만, 이러저러한 상황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이것이 진정 우리 자신의 삶이라는 생각에서 생기는 특수하면서도 때론 혼란스러운 감정의 격렬함은 결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우리는 당사자인 루이자와 스티븐보다 균형 잡힌 형태로 그들을 바라볼 수 있는데, 이는 엄밀히 말해 우리가 그들이면서 동시에 그들이 아니라는 사실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다양한 삶의 경험을 가진 수많은 독자들이 있으며, 분별 있는 독자들은 자신의 삶의 경험에서 건져 올린 지식을 통해 사건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상적으로는 독서의 과정이 독자들 사이의 대화를 통해 완성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p.163-164)




마사 누스바움은 이 책에서, '문학적 상상력'을 이용해 판결을 내린 판사들의 예를 든다. 그들에게 그것이 있었기 때문에 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음을 예로 들면서, 우리가 살면서 문학적 상상력을 가져야만 하는 이유를 말해준다. 얼마전에 읽었던 김영란의 책에서도 마찬가지로, 김영란은 그동안 자신이 읽었던 문학작품들이 자신의 업무(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음을 얘기했었고, 정혜신 역시, 자신이 치유상담을 하는 과정에 문학 작품이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를 말했었다. 영화배우겸 탤런트인 김혜수 역시 마찬가지. 사람들은 왜그렇게 책을 읽냐고 자신에게 말하지만, 자신의 삶과 일에 책읽기가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책을 읽는 사람들은 그것이 자신에게 도움이 되었음을 이미 알고 있었고, 그것이 자신의 삶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고 있었음을 충분히 깨닫고 있었다. 특히나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얼마나 도움이 되는 일인지. 나는 소설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쓸모없다고 생각하며 말하는 사람들은, 소설읽기를 잘 하지 않아서라고 생각한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고, 아는 만큼 행할 수 있는 것이고, 접했으니 알 수 있는 것인데, 소설읽기야말로 하면 할수록 삶을 좀 더 긍정적으로 그리고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게 아닌가.


마사 누스바움은 이 책에서 총 세 권의 책에 대해 언급을 계속 한다. 찰스 디킨스의 『어려운 시절』, 리처드 라이트의 『미국의 아들』, 포스터의 『모리스』가 그것인데, 어려운 시절에서는 논리적이고 계산적인 삶을 사는 사람, 즉 소설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사는 사람의 대한 이야기를 보여주며, 미국의 아들 에서는 흑인으로 사는 한 개인이 겪어야 했던 어려움과 그의 범죄를 판단한다는 것에 대해 얘기한다. 모리스에서는 동성애자인 소수자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에 대한 소설의 역할을 보여주는데, 아, 정말이지, 소설은 너무나 중요한 역할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잘 해내고 있지 않은가. 몇해전에 미국의 아들을 읽으면서,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죽였다는 살인이란 행위에 대해, 그 이면에 아주 많은 것들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충격적으로 알게 됐었고, 그것이 단순히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죽인 것이 아니라, 그동안의 사회적 구조와 환경이 그렇게 만든 것일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해 굉장히 놀라며 깨달았던 기억이 났다. 소설이 아니었다면 누가 내게 그런 강한 충격과 깨달음을 주었을까.



물론 마사 누스바움은, 이토록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도움이 되는 아름다운 독서라는 행위에 있어서, 문학 작품 자체가 완벽하거나 완전하지 않다는 것도 충분히 얘기해준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으면서, 그런데 왜 디킨스는 프랑스 혁명에 대해 이토록 부정적일까, 왜 이사람은 이런 시선으로밖에 보지 못할까, 하는 의문을 가져서 좀 찜찜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에 대해 마사 누스바움이 어려운 시절에서의 시선 역시 그러했음을 얘기해주는 거다.



첫째, 문학 작품은 역사적·과학적 사실을 거짓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는 디킨스가 노동조합 운동을 상당 부분 잘못 묘사한 것이나, 많은 소설가들이 여성 혹은 종교적·인종적 소수자들의 가능성에 대해 왜곡된 묘사를 한 것에서 알 수 있다. 둘째, 문학 작품은 다양한 형태의 고통과 피해의 중대성을 우리로 하여금 그것을 실제보다 조금 더 심각하게 또는 가볍게 여기도록 하면서 잘못 표현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디킨스가 노동자들은 오직 기분 전화을 하고 여가 시간을 주면 잘 지낼 수 있다고 주장했을 때, 그는 계급적 위계 자체에 내포된 피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 할 수 있다. 디킨스는 또한 그가 살았던 시대에 팽배했던 결혼과 고질적으로 결부된 권리의 불평등이 여성에게 가한 피해를 파악하는 데도 실패했다. (p.165)



그러나 우리는 그렇기 때문에 비판적 책읽기를 해야하고 또 그럴 수 있다고 얘기해준다. 내가 왜 이 작가는 이 혁명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을까, 라고 생각하고, 최근에는 많은 문학 작품에서 여성에 대해 비하한 것에 대해 분노하기도 하고 지적하기도 하면서 책을 읽는 것 모두, 비판적 책읽기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잘못 쓰여진 것은, 또 그런대로 우리에게 나름의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은가.


나는 주변에서 책을 잘 읽지 않는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책을 잘 읽을 수 있는지에 대해 물을 때, 가장 기본적인 것이 독후활동이라고 말한다. 책을 읽고나면, 그걸 반드시 주변 사람들에게 말해주거나 혹은 기록하라고 얘기한다. 사람들에게 책 읽은 것에 대해 얘기하고 거기에 대해 의견을 말하면서, 그 책이 그제야 내 것이 된다고. 또한 기록하면서 내것이 된다고. 읽고나서 책장을 덮고 끝- 이 아니라, 그 후의 활동들을 하라고. 글을 쓰는 게 힘들다면 친구나 가족에게 단순히 그 책의 줄거리를 얘기해주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실질적으로 나는 아직까지도 사람들에게 내가 읽었던 좋은 책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곤 한다. 



이는 우리가 소설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도 비판적인 판단을 연습할 필요가 있고, 책을 읽는 과정에서도 다른 독자와의 대화를 통해 이 비판적 판단 과정을 지속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웨인 부스는 이러한 과정을 '공동-추론'이라 불렀다. 즉, 이 과정은 본성상 타인과의 협력을 통해 진행되는 빈연역적이고, 비교를 통한 실천적인 추론이다. 공동-추론의 과정에서 문학 작품에 대한 우리의 직관은 윤리 이론과 상호 간의 조언에 대한 비판을 통해 정교해지며, 이는 우리가 독자로서 가질 수 있는 감정적인 경험을 엄청나게 바꾸어 버릴 것이다. (p.165-166)



요컨대 나의 견해는 문학 작품에 대한 순진하고 무비판적인 의존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문학적 경험에 근거하여 내리는 결론들은 도덕적·정치적 사유, 우리 자신의 도덕적·정치적 직관, 타인의 판단 등에 근거하여 지속적인 비판적 검토가 필요하다. (p.166)




아아, 문학 작품의 역할을 잘 아는 사람들은 그것을 활용하는 방법도 참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그토록이나 문학적 상상력을 중시하고 그것이 삶에 있어서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비판적 읽기가 가능해야 한다고 덧붙이지 않나. 아, 진짜 문학작품을 읽고 또 그것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한없는 애정을 보내고 싶다.



 

더 많은 사람들이 지금보다 더 많이 소설 읽기를 했으면 좋겠다. 

나는 소설 읽기의 쓸모를 알고, 믿는다.




소설은 이성을 무시하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이면서 진실한 능력으로 여겨지는 공상에 의해 생명력을 얻은 이성을 활용하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p.105)




소설 읽기가 사회정의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들려주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소설 읽기는 정의의 미래와 그 전망의 사회적 입법 사이에 다리를 놓아줄 수는 있을 것이다. (p.46)

달의 분화구를 얼굴로 생각하는 것, 별에게 대화를 건네는 것, 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등은 경제학의 사실적이고 객관적인 상상력이 하기 싫어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소설이 말하듯, 거기에는 사실적 증거 너머의 것들에 닿고자 하는 의지 속에 담긴 너그러움이 있고, 이 너그러움은 더 큰 삶의 너그러움을 위한 준비이기도 하다. (p.93)

오직 움직이는 물리적 대상으로만 신체를 보는 것은 빈곤한 성생활을 낳는다. 바로 이것이 `대상화objectification`에 대한 페미니즘적 비판의 근본에 놓여 있는 사유이다. 대상화란 성적 파트너를 사물과 같이 바라보는 경향으로 결국 개인의 특수성과 자율성을 고려하지 않도록 만든다. (p.97)

내가 비판하는 것은 자신이 진리와 이성을 드러낸다고 주장하는 특정한 과학적 접근 방식이다. 이에 대해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이들이 독단적으로 인간 존재와 인간 삶의 복잡함을 교조적으로 잘못 드러내는 한, 진리를 구현하는 데 실패할 것이라는 점이다. 또한 그것이 불충분한 인식과 조악한 심리학 이론을 무비판적으로 신뢰한다면 이성을 구현하는 데도 실패할 것이라는 점이다. 소설은 이성을 무시하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이면서 진실한 능력으로 여겨지는 공상에 의해 생명력을 얻은 이성을 활용하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p.105)

소설 속에서 묘사되고 함양된 능력들이 사실 경제학 및 도덕·정치 이론 없이는 불완전하다는 점은 명백하다. 물론 이러한 능력의 함양 없이 추상적 이론은 맹목적인 것이 되기 쉽고, 동기를 부여하는 데 있어서도 무력해지기 쉽다는 점 또한 사실이다. 소설 읽기의 경험은 함축적으로 인간의 어떤 활동이 가장 중요한지, 어떻게 다양한 종류의 정치적 활동이 그러한 활동을 뒷받침해주는지 혹은 그렇지 않은지 등에 대한 성찰을 내포한다. 이는 소설이 우리로 하여금 비판적으로 사유하도록 유도한다는 뜻이다. (p.106)

다시 말하지만 이러한 통찰력은 그것 자체로는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이론적 논거에 의한 확증이 필요하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장르로서의 소설은 그것의 기본 구조와 목적의식에 있어 모든 인간 삶의 평등과 존엄에 대한-무비판적 전통주의의 옹호자가 아니라-`계몽적`이상의 수호자이다. 이는 경제학의 영역에서 유사 과학적pseudoscientific 접근법이라는 이름으로 그러한 이상을 왜곡하는 것에 반대하고, 또한 이야기가 갖는 구체적인 역사적 맥락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이를 무감각하게 적용하는 것에도-이상 그 자체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반대한다. (p.108)

소설 익기는 인간적 가치에 대한 감각을 생생하게 일깨워주며, 우리를 온전한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가치 판단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p.110)

소설은 삶의 질을 평가하는 데 필요한 형태의 정보를 제공해주며, 독자로 하여금 평가를 내리는 과정에 참여하도록 이끈다. 그리하여 이는 이후의 양적인 평가에 근거한 단순화된 모델이 형성되어야 할 범위 내에서, 공적인 업무에 적합한 종류의 상상력의 틀을 보여준다. 동시에 이는 공적인 삶뿐만 아니라 사적인 삶에서도 그러한 평가를 현명하게 하기 위해 필수적인 상상력의 능력을 길러주면서 동시에 그 한 예를 제시한다. (p.119)

소설이 주장하는 바는 시민의식의 이론과 실천 모두에 있어 문학적 상상력이 필수적인 부분이라는 것이다. (p.120)

씨씨는 공리주의자인 자신의 선생님으로부터 100만 명이 사는 "거대한 도시"에서 길에서 굶어 죽는 이는 오직 25명밖에 되지 않는다고 듣게 된다. 맥초우컴차일드 선생은 씨씨에게 이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다. 응당 이는 낮은 수치라며 안도하는 대답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씨씨는 "굶어 죽는 사람에게는 다른 사람들이 100만 명이든, 100만 명의 100만 배이든 마찬가지로 견디기 힘든 일"이라고 답한다. 또한 일정 기간 동안 10만 명의 선원이 장거리 항해를 떠났는데 그중 500명만이 익사했다는 사실을 듣고, 씨시는 이러한 낮은 퍼센트 따위는 "죽은 사람들의 친척들과 친구들에게는 아무 의미도 없다"고 말한다. 두 가지 경우 모두에서, 숫자로 표시된 분석은 우리를 안도하게 만들고 사건으로부터 거리를 두게 한다. 즉, 맥초우컴차일드가 말하듯 이 얼마나 정상적이고 낮은 퍼센트인가. 그러니 분명 이에 대한 어떠한 행동도 필요치 않다. 감정이 없는 지성은 가치를 보지 못한다고 말할 수 있다. 여기엔 감정에 내재하는 판단이 제공해주는 사람 목숨에 대한 가치와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재한다.(p.150-151)

씨씨의 감정적 대응은 죽은 이들에게 인간성의 가치를 부여한다. 배고픈 자들에게 굶주림이란 무엇이며, 비탄에 빠진 자들에게 상실이란 무엇인지를 느끼며 씨씨가 타당하게 지적하길, 낮은 수치는 그들의 죽음을 되돌릴 수 없으며, 낮은 수치에 근거한 안일함은 올바른 대응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녀는 죽은 존재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느 ㄴ것을 잘 알고 있었고, 항해를 책임지던 사람들이 더 최선을 다해야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숫자를 다루게 되면 "이 수치라면 괜챃아"라고 말하기 쉽다. 왜냐하면 이러한 숫자들 중 어떤 것도 심오한 의미를 갖지 않기 때문이다. (p.151)

비극적 실패로 끝나는 루이자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말해준다. 즉, 성장 과정에서 감정에 근거하는 교육은 사실상 어른이 되고 나서의 삶에 있어서 위험한 형태의 욕구나 취약함을 제거해준다는 것이다. 감정이 충만한 교육은 루이자의 삶의 방식에서 형성된 인격보다 훨신 안정된 중심을 가진 성품, 즉 균형 잡힌 감정의 발현을 가능하게 하고 따라서 균형 잡힌 실천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의식을 만들어준다. 반대로 유년 시절의 감정에 대한 억압은 분명 감정을 보다 파괴적이고 극히 비합리적인 형태로 후퇴시켜놓을 것이다.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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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16-10-31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젯밤 김영하 팟캐에서 권여선의 `이모`를 듣다 잤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했어요. 나름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작가인 것 같은데 저는 그 글에서 문학적 상상력을 자극받지 못했어요. 이럴 때마다 생각해요. 요즘 내가 부쩍 현실적이 되어버린 것일까, 문학적 상상력 또는 감수성 따위 애저녁에 사라진 것일까, 아니면...조심스럽지만 우리나라 작품 중에 정말 읽을 만한 소설이 드문 것일까.
그래서 독서의 여왕 다락방 님께 또 여쭙니다. (맨날 추천해달라 해서 좀 지송;;) 이런 저도 눈이 번쩍 뜨일 만큼 푹 빠져 읽게 될 한국 소설, 뭐가 있을까요!?

다락방 2016-11-01 08:14   좋아요 0 | URL
제가 이 댓글 읽고 아아, 어쩐담, 하면서 아무리 아무리 생각해봐도, 추천할 만한 작품이 생각나지 않아요, 치니님. `문학상 상상력`이란 단어 앞에 진짜 한국 소설 하나도 생각이 안나네요. 제 개인 취향을 물으신다면, 죽으나사나 이승우 지만, 이승우를 치니님이 좋아하실지는...모르겠어요. 저는 이승우가 가지고 노는 언어가 너무 좋거든요. 이참에 이승우를 한 번 읽어보시면 어떨까요? 아, 혹시 벌써 읽어보셨는데.. 별로 셨을까요? 저는 [지상의 노래]를 추천해보겠습니다.
음..아닌가........ 음.........

이승우 말고는 한창훈을 좋아하는데, 한창훈도 어쩐지 치니님 스타일은 아닐 것 같고...요즘 핫한 [쇼코의 미소]는 보셨던가요? 최은영도 좋고요. 음.....

치니 2016-11-01 09:29   좋아요 0 | URL
오, 이승우는 좋아합니다. 잊고 있었네요. 지상의노래는 읽었을 텐데 이젠 전혀 기억이 안 나요 ㅜ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한창훈은 음, 맞아요, 그닥 제 취향이 아닌 듯.
최은영도 나중에 한 번 읽어 볼게요. 우선은 이승우. :)

다락방 2016-11-01 10:14   좋아요 0 | URL
네, 치니님은 한창훈보다는 최은영이 맞을 듯요. ㅎㅎ

AgalmA 2016-10-31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밑줄긋기 4번째와 관련하여...
최근 들어 과학이 절대시되는 경향이 있는데, 토마스 쿤의 유명한 저서 <과학 혁명의 구조>에서도 지적하고 있지만, 요즘 읽고 있는 훌리안 마리아스 이 표현은 생각할 거리를 주죠.
˝과학은 하나의 대상물로부터 구축되며, 특정 시기에 그 대상물에 적용되었던 앎으로부터 구축된다˝
우리의 잣대는 자신의 확신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지요.

다락방 2016-11-01 08:13   좋아요 1 | URL
사람이 아는 만큼 보이고 또 아는 만큼 발언할 수가 있잖아요. 제가 과학적인 것에 대해 정말 너무나 무지해서, 하나도 몰라서, 어떤 입장 표명을 할 수가 없어요. 다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성에 비해 감성을 무시하고, 감성적인 사람은 논리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는 것만 알아요. 그렇지만 그 논리를 들이미는 것도 감정적으로 건드렸기 때문이 아닌가 싶고요. 결국 우리 모두에게 가장 처음 영향을 미치는 것, 반응을 끌어내는 것은 감정인데, 왜 그걸 인정하는 걸 죽기보다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인정할 건 인정하면서 살아야되는데..

아갈마님, 저도 제 확신이 가장 무서워요. 제가 아는 것도 없으면서 확신할까봐 무서워요.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또 의심하자 라고 생각합니다.

시이소오 2016-10-31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디킨스에 대한 마사 누스바움의 비판은 다소 논쟁적이네요. 19세기에 디킨스만큼 가난한 사람들 입장을 지지한 소설가도 드물텐데요.

제가 디킨스 소설을 다 읽어본건 아니라서. 디킨스 소설에 악인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들의 발언을 디킨스의 주장이라 해석한건 아닐지.

이래저래 궁금한 책이네요^^



다락방 2016-11-01 08:10   좋아요 0 | URL
악인들의 발언을 그렇게 주장한 건 아닐거라 생각해요. 제 경우에 [두 도시 이야기] 읽으면서 디킨스가 프랑스 혁명에 대해 굉장히 비판적이란 생각을 했는데요, 혁명이 추구한 것 보다는 혁명이 가져온 나쁜 점들만 부각시켰달까요. 저는 그 책 읽으면서 디킨스가 가난한 사람, 약자의 편에 서려고는 했지만 진보적인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어요. 아마 마사 누스바움이 느낀 것도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해요.

일전에 빨간 책방이었나, 출처는 불분명한데요(기억이 잘 안나요) `찰스 램`과 `찰스 디킨스`에 대해 비교해준 적이 있거든요. 디킨스도 램도 모두 글을 잘 썼고, 가난한 사람들을 대변했고, 글로 성공했는데, 여기까진 공통점이고 그 후에 차이가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램은 자신의 입장을 바꾸지 않았는데, 디킨스는 성공한 후에 약자를 무시하고 업신 여겼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올리버 트위스트]를 쓴 작가가 그랬다는 것에 사람들이 많이 실망했다고요. 제가 그래서 [올리버 트위스트]도 사두고 아직 읽지 않았네요.

저 역시 디킨스의 작품을 두 개 밖에 안읽어 본 것 같은데요, 그 재미있는 내용에도 불구하고 [두 도시 이야기] 보다는 역시 [위대한 유산] 쪽이 좋더라고요. 제 동료 한 명은 두 도시 이야기에 엄청 감동 받아서 어쩔 줄을 모르던데, 저는 프랑스 혁명에 대해 언급할때마다 너무 찝찝해서요... 위대한 유산 쪽이 훨씬 좋았어요.

이 책, 시이소오님도 아주 좋게 읽으실 것 같아요. 저한테는 다소 어렵기도 했지만...

시이소오 2016-11-01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위대한 유산이 너무 좋아서 필사했어요. ^^ 디킨스에 대해 더 알아봐야겠네요. 두 도시 이야기는 그래서 읽다 말았을까요? ㅎㅎ

다락방 2016-11-01 10:13   좋아요 0 | URL
저 위대한 유산 읽다가 마지막에 막 울었어요 ㅠㅠ 뭐랄까 너무 숭고하다고 해야 하나 ㅠㅠ 막판에 그냥 계속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런데 시이소오님은 필사까지 하셨군요!! >.<

시이소오 2016-11-01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너무 웃어서 눈물 났어요. ^^
필사하면서도 계속 한참 웃느라....ㅋ
마지막에 울진 않았지만 그 기분은 알것 같습니다. ^^
 

중간에 깨지 않고 자는 날이 거의 없는 편인데, 어젯밤엔 깨지 않고 잤던 것 같다. 분명 새벽이겠거니, 하고 눈을 떴더니 05:23 이더라. 아아, 그냥 깨지말지. 나는 매일 05:30에 일어나는데, 칠분, 이거 어쩌라고...ㅠㅠ 하는 마음이 되어서 눈을 감았다가, 알람이 울려 끄면서 시간을 봤더니 05:48 ... 


아아, 침대에서 딩굴할 시간이 없어, 일어나야해, 하고는 베개에 머리를 푹- 파묻고,



회사, 그만둘까...



생각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 짓, 이제 그만하고 싶어 ㅠㅠ 이럴때마다, 너 하나 먹여살리는 거 못하겠냐, 라던 엄마의 말이 자꾸 생각나고 거기에 기대고 싶어진다. 엄마, 나 좀 먹여살려 줘... 진짜 영혼을 팔고 싶다. '널 먹여살릴게' 라고 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시집가버리겠다....하는 심정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아- 그렇지만, 내가 원하는대로 잘 먹고 살려면, 내가 돈을 버는 수밖에 없지. 그래야 먹고 싶은대로 다 먹지. 다른 사람 돈으로 먹으려면 눈치 봐야 하잖아. 그리고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도 먹이고 싶은데. 우리 둘째 조카, 짜장면 사줘야지. 첫째 조카는 까르보나라를 좋아해. 아아, 일어나서 돈을 벌어라, 나가라! ㅠㅠ 

아니, 애들 아빠,엄마가 알아서 잘 먹이겠지. 굳이 나까지 뭐..... 드러누워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평소보다 늦게 일어났으므로 나는 아침밥을 먹을 시간이 없지만, 아아, 이대로 출근하면 나는 얼마나 배가 고플까, 그래서 그냥 밥을 먹었다. 열무김치와 고추장, 참기름을 넣고 슥슥 비벼 먹었는데, 아아, 쓰면서도 또 침나와. 어제 아침에도 이렇게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얼른 집에 가서 열무김치에 밥 비벼먹고 싶다'는 생각만 하루종일 한거다. 그래서 집에 가서 어제 저녁에도 씻지도 않고 또 그렇게 비벼 먹고 오늘 아침에도 또 비벼먹고.


그러니까 어제는, 빨래를 두 번 돌리고, 재활용 분리수거를 하고, 음식 쓰레기를 버리고... 바쁜 와중에 뉴스룸 챙겨보다가, 아아, 끝났구나, 하고는 채널을 돌리는데, 홈쇼핑에서 립스틱 셋트를 판다. 안그래도 빨간 립스틱 하나 더 사고 싶다고 생각하던 참인데, 빨간 립스틱이 다른 버전으로 두 개나 있네, 저 셋트 좋구먼, 나는 거침없이 전화를 걸어 자동주문을 한다. 


예전에 홈쇼핑에 빠져서 쇼핑한다는 사람들 얘기를 들으면, 참, 그런 것에 혹해서 물건을 주문하다니, 인간들은 왜이리 어리석단 말인가.... 생각했는데, 내가 그러고 있었다. 안봤으면 안샀을 것을, 보고 사버렸어..... 아아, 역시 회사를 다녀야 해.... 먹는 것만의 문제가 아니야. 빨간 입술을 갖고 싶다면 일어나서 돈을 벌어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제 회사 동료와 점심을 먹으면서 정희진 쌤의 강연 얘기를 해줬다. 공부를 멈추지 말라고, 나는 동료에게 말했다. 공부해야 돼, 안그러면 보수적이 된다고 정희진 쌤이 그랬어, 내 생각도 그래, 그럴 수밖에 없잖아, 멈추면 안돼, 라고 말했는데, 동료는 '책은 어려워서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는데 차장님이 알기 쉽게 머리에 쏙쏙 들어오게 설명해줘서, 저는 차장님이 계셔서 좋아요' 한다. 나를 칭찬하는 말이었고 고마워하는 말이었지만, 아아, 나는 너무 안타까웠다. 나한테 듣기만으로 공부를 했다고 생각하지마 ㅠㅠ 직접 공부해. 직접 책을 읽어 ㅠㅠ 나는 안타까워서, 일단 쉬운 책을 읽으라고, 페미니즘도 인문도 정치도, 일단 쉬운 책을 읽다보면, 나중에 조금 더 어려운 책을 읽을 수 있게 된다고 말햇다. 동료는 '차장님이 계셔서 다행이에요' 한다. 아니아니, 내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공부를 하라고 ㅠㅠ 


그렇지만 학창시절 나도 공부를 안하는 학생이었고, 공부라는 게 누가 시켜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안다. 나는 동료에게, 내가 아는 게 지금보다 더 많아지면, 또 아는 게 더 많은 사람과 대화가 가능해진다...라고도 했지만,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더이상은 하지 않기로 했다. 자기 삶은 자기가 사는 것이여.....



나는 공부하는 사람이 좋다. 끊임없이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자 하는 사람들.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고 또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듣고자 하는 사람들. 어제도 공부에 대한 책을 읽었다.




















자신이 이미 의사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내가 잘하고 있는지를 고민했다고 하는데, 나는 그런 부분들이 정말 좋았다. 자신의 병원을 찾아온 환자들에게 허락을 구해서 자신과 상담했던 내용을 다 풀어 적고는, 자신의 스승에게 '이거 이렇게 한 거 잘한거냐'고 물었던 삼십대 시절이었다고. 아, 너무 좋지 않은가. 이미 내가 어느 정도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면 '이정도 공부한 내가 이거 못할 리 없지' 라는 자기 확신에 빠지기 쉬운데, 끊임없이 자기에게 물었다는 건, 정말 중요한 장점인 것 같다. 그것이 사람을 성장시키고 또 앞으로 나아가게 하며, 더 좋은 사람이 되게 하는 게 아닐까.



게다가 이제 직접 사람들과 부딪히면서 치유하는 능력을 더 갖추게 되었다는데, 그러면서 소설을 읽는 것에 대해 그것이 가진 힘을 믿는다니, 아아, 소설과 소설의 힘을 믿는 이들이여, 복되어라.



Q 전공서적을 모두 정리하고 시집과 소설 같은 문학책만 남겼다고 하셨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공부하는 데 시집과 소설 같은 문학책이 도움이 되나요?


그럼요. 심리학 공부를 하다보면 여러 심리학자들의 이론, 그들이 주창한 개념과 틀을 중심으로 사람을 분석하고 해석하게 됩니다. 공부를 많이 하면 할수록 그 이론과 개념이 전부인 것처럼 절대화하게 되기도 하고요. 그렇게 사고하고 그렇게 말하는 사람을 우리는 훌륭한 전문가로 인정합니다. 그런데 사람의 마음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요. 아무리 탁월하고 근본적인 이론이라 해도 어느 한 학자의 개념과 틀만으로는 인간의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틀에서 벗어나는 인간의 개별성과 다양성이 얼마나 많고 깊은데요. 사람을 깊이 접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그런 사례를 더 많이 접하게 됩니다.

사람의 마음이란 것은 보이지도 않고 만져지지도 않으니 이해하고 접근하기가 막연하고 모호합니다. 어둠 속을 걸을 때 손에 쥘 수 있는 지팡이가 있으면 그에 의지해서 주위를 천천히 더듬으면서 감을 잡고 최소한의 자기보호를 할 수 있죠. 그러나 시간이 흘러 어둠 속에서 내 시력으로도 주위를 조금씩 볼 수 있게 되면 지팡이 끝으로만 세상을 인지할 필요가 없잖아요. 내 눈을 통해서 내 주변이 어떠한지 통합적으로 인지할 수 있습니다. '지팡이 끝'으로 더듬어 세상을 '부분적으로 파악하는' 도구가 심리학 지식이라면, '내 시력'으로 세상을 '통합적으로 인지하는' 강력한 도구가 문학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부분적이기보다 통합적이고, 분석적이기보다 감성적이고 입체적입니다. 인간을 유형으로 말하지 않고 한 인간의 개별성에 끝까지 집중합니다. 그런 면에서 문학은 인간에 대한 치유적 접근에 적합한 도구입니다.

심리학 공부는 지팡이 역할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한 것 같아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p.143-144)




김영란도 비슷한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자신이 그간 읽어온 문학으로 사람 개별에 대해 깨닫고 판결을 내리는 데 영향을 미치게 되더라고, 직업적으로도 영향을 미치더라고. 그런데 정혜신도 그런 얘기를 한다. 내 경우에는 일을 하는데 문학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 같진 않지만, 일을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 특히나 사람을 사귀는 일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연애를 하고 우정을 다지고 동료들과 관계를 맺는 모든 것들이, 나라는 인간이 하는 일인데, 나라는 인간은 문학을 포함한 다른 것들로 구성되어져 있으니까.



오늘부터는 지난번에 멈췄던 '마사 누스바움'의 [시적 정의]를 읽고 있는데, 아아, 이거 너무 좋다. 얼마나 좋으냐면, 밑줄 그으며 읽다가 양재역을 지나칠뻔했을 정도로 좋다. 색연필 들고 밑줄 그으면서 읽었다. 마사 누스바움의 이름을 외워야지, 생각했는데, 이 교수로부터 가르침을 받는 학생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도 여러차례 했다. 그리고 곳곳에서 소설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그것들이 참 긍정적이어서, 지난날 공대생과 연애하던 나를 수시로 떠오르게 만들었다. 어느 한 날 공대생과 나는 개구리 울음소리로 싸우게 됐는데, 아아, 나는 너무 문학적이어서 그가 나를 결코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건 나중에 시적 정의 다 읽고 페이퍼 쓸 때 언급할 것이다. 아, 싸웠다고 해서 우리가 피터지게 싸웠다거나 서로의 감정을 할퀴면서 싸웠다는 건 아니다. 낄낄대면서 싸웠지...라고 하면 싸운 게 아닌가... 어쨌든. 아, 마사 누스바움의 시적 정의, 넘나 좋구요.... 아아, 마사 누스바움. 이름을 기억할게요.




책을 안사기로 결심했었으나 물론 잘 지켜지지 않았고, 그래도 지키려고 최대한 노력중이라서, 한 번에 오만원이상 사는 대신 한두권씩 사고 있다. 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뭐야 부질없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의미없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오늘, 정희진의 신간 소식을 알게 됐다.



















신간이라기 보다는, [나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라는 이전에 나온 책의 개정판인데, 어쨌든 그 책을 읽지 않았던 나로서는 반갑게 구입하고 싶은 책인 것이다. 그런데, 장바구니에 넣어둔 책이 넘나 많아. 아침부터 장바구니 들여다보며


딱 한 번만, 올해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딱 한 번만 오만원이상 ... 지를까.......



를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우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딱 한 번만..... 안될까?



안돼! 정신 똑바로 차려!

그러면, 이거 한 권만 살까?

그래, 한 권만 사.

아니 그런데, 이렇게 한 권 두 권씩 여러번 사는 것보다, 여러권 한꺼번에 사는 게 마일리지도 쌓이잖아?

닥쳐!



나는 오늘도 나와 대화한다. 나와 대화하는 힘은 열무비빔밥으로부터 나온 것이여.....




엊그제는 남동생과 자존감에 대한 얘길 나누었다. 남자든 여자든 연애를 할 때, 자존감을 잃게 만드는 상대라면 거침없이 헤어져야 한다는 게 내 지론이었는데, 내 얘길 듣던 남동생이 


'누나 요즘 페미니즘 책 한참 읽더니, 이제 자존감 책읽냐?'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뭐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자존감은 책과 상관없어 밥통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빵터졌네.


오늘 마사 누스바움의 책을 읽다가 '성찰'이란 단어에 꽂혀서는, 오늘은 지하철에서 내리기를 깜빡 잊을뻔했던 나를, 커피를 사지 못한 나를 성찰하자, 하고는 혼자 써먹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처럼, 지난달처럼, 몇년전처럼, 변함없이 출근했고,

그렇게 변함없이,

퇴사하고 싶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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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6-10-27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변함없이 출근했고,그렇게 변함없이 퇴사하고 싶다.
ㅜㅜ
흐린날씨라 더 애틋하게 들리면서도 이상하게 활기차게 읽힌달까요?
멋지게 퇴사하려고 매순간 열심히 출근하는 모습이랄까요?^^

정혜신과 김영란이 이야기해주는 문학책에 관한 부분들이 저도 참 좋았어요
다른 어떤 책에서도 비즈니스를 하려면 소설을 읽어야 한다는 지인의 충고에 쿵!! 하여 그날부터 소설을 읽었대요 그후 저자는 마케팅을 할때 사람의 마음에 공감하는 능력이 생겨나는 듯한 느낌이 들어 소설이 이런거구나!! 깨달았다는군요
소설읽기 게을리하면 안되겠어요ㅋㅋ
그나저나 저도 `시적 정의`랑 `아주 친밀한 폭력`무척 읽어 보고 싶군요
지하철에서 색연필을 들고 밑줄 그으며 읽어 정거장을 놓칠뻔 할 정도의 책이라니~~~~~^^

다락방 2016-10-27 17:06   좋아요 0 | URL
[시적 정의] 너무 좋아요. 따라가기가 약간 벅차기는한데, 전하는 메세지들이 정말 너무 좋아요. 저는 소설 읽는 제가 참 좋았지만, 시적 정의를 읽노라니, 소설 읽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도 들고요. 결국 소설의 의미를 제대로 아는 사람들이 더 좋은 책읽기를 하는 건 분명한 것 같아요. 세상에 똑똑한 여자들이 많아서 정말 기뻐요. 이런 걸 깨닫고 글로 써주는 사람들 말예요.

[아주 친밀한 폭력]도 아마 밑줄 그으면서 읽게되지 않을까 싶어요. 얼른 사서 읽어야겠어요. 히힛.

마케팅에서도 그렇지만, 회사내에서 다른 직원들과 어울려 지내는 등의 조직생활을 하는데도 문학적감수성은 필요한 것 같아요. 아니, 일상의 모든 곳곳에서 다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우리 소설 열심히 읽으며 살아요!

붉은돼지 2016-10-27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님의 아침 기상 풍경에 가슴 깊이 공감하는 돼지로서는 다만 덧없는 시 한 구절을 첨부할 따름입니다.

(상략)
형제들은 출근에 가위 눌리지 않는
단잠의 베개 벨 것인데
한 켠에선 되게 낮잠을 자 버린 사람들이 나즈막히 노래불러
유행 지난 시편의 몇 구절을 기억하겠지

바빌론 강가에 앉아
사철나무 그늘을 생각하며 우리는
눈물 흘렸지요

- 장정일 <사철나무 그늘 아래 쉴 때는> 중에서

다락방 님은 자신과의 대화를 상당히 열정적(!)으로 하시는군여 ...ㅋㅋㅋㅋㅋ
닥쳐!!! ㅋㅋㅋㅋ 혹시 나중에는..... 퍽!! (주먹질) 까지....

다락방 2016-10-27 17:07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는 항상 제 안에 천사와 악마를 싸우게 한답니다. 사실 천사가 악마가 되고 악마가 천사가 되고..정체성을 잘 알지 못하겠는데, 여튼 저는 그렇게 저와 대화를 하고 셀프 따귀를 때리고(!!) 뭐,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누가 보면 무서울거에요.... ㅋㅋㅋㅋㅋ

아아, 붉은돼지님, 어느덧 퇴근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저는 퇴근 후에 술을 마시러 갈겁니다. 꺅 >.<

비연 2016-10-27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퇴사하고 싶다...에 백만동감표 ㅠ

다락방 2016-10-27 17:07   좋아요 0 | URL
내일도 역시 퇴사하고 싶겠죠...

Alicia 2016-10-27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님 격하게 공감! 저는 오늘,내일 휴가를 냈습니다.

다락방 2016-10-27 17:08   좋아요 0 | URL
아아 휴가라니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부러워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무쪼록 좋은 시간 보내시기를요 ㅠㅠ

비공개 2016-10-27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퇴사하고싶은 사람들 아니 여자들의 모임이라도 만들어야 하나요.
아 정말 퇴사하고 싶은 오후네요. ㅎ

다락방 2016-10-27 17:08   좋아요 0 | URL
퇴사하고 싶은 아침
퇴사하고 싶은 오후
퇴사하고 싶은 저녁..


이제 퇴근합니다. 꺅 >.<

얼룩말 2016-10-27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해정 휴먼 멘토링..이라고 있어요. 꼭 가보세요~
후회없으실 거예용..

다락방 2016-10-27 17:10   좋아요 0 | URL
저 거기 다녀왔어요. ㅋㅋㅋㅋㅋㅋㅋ 거기서 저한테 결혼은 가급적 뒤로 미룰텐데, 만약 결혼을 한다면 식은 안올리고 동거를 할것이고, 나중에 외국에서 산다고 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짱이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이제부터 차례차례 답사다니려고 합니다. 내년엔 미국에 가볼까 해요. 여기 내가 살 곳이 맞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mira 2016-10-27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5년 다닌 직장 때려치우고 집에서 일년째 뒹굴 뒹굴 해요. ㅎㅎ 나이들어 다시 재취업하기 힘들다고 다들 주위에서 염려스러운 시선으로 보고 나 또한 노후대책이 잘되어 있는 것도 아닌데말이죠. 막연한 불안감은 있지만 아직도 노는게 좋아요 ㅎㅎ

다락방 2016-10-28 08:42   좋아요 0 | URL
아니, 미라님! 넘나 멋지셔요! 뒹굴뒹굴이라니. 아아, 제 로망입니다. 그러나 저는 어제도 술을 퍼마셨고, 그런 술값을 감당하려면 조금 더 여길 다녀야 할 것 같아요 ㅠㅠ 저역시 노후대책.. 같은 걸 했을리 없지만, 그래도 일단 지금은 먹고 싶은 걸 다 먹어야 한다...라는 일념하에 다니고는 있는데, 아아, 15년 다닌 직장을 때려치셨다니, 정말 대단하세요. 저도 그럴 날이 오겠지요? ㅜㅜ 저도 놀고 싶습니다. 우앙- ㅜㅜ

얼룩말 2016-10-27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되게 구체적으로 말해주었네요. 노해정씨가. 전요..신기하게 남자..결혼 이야기..전혀라고 해도 좋을만큼 안해주었어요.그 부분이 진짜 신기했어요. 다락방님께는 연애..결혼..에 대해서 뭐라고 얘기해주시던가요?

다시 찾아봤어요. 9.26 쓰신 페이퍼 맞죠? ^^
좀 질투나던데요. 되게 좋게 말씀해주셨네요. ㅋ..그리고 그 내용..재밌어요. 이렇게 살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 것 같냐고 했다는 그 말..

2016-10-28 08: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얼룩말 2016-10-28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노해정 짱..완전 잼나요
 


이 앨범은 시디로는 구입할 수 없는가보다. 검색이 안되네. 나는 음원을 사서 듣고 있는데, 오늘 아침 이 앨범에 실린 곡 중에 <아무렇게나 질끈 묶은 머리칼>이 생각나서 들으며 출근했다. 그러다 갑자기 빵터졌는데, 그건 가사 때문이었다.


너는 별것도 아닌 일에
귓볼까지 붉어지게
마음 약한 너무 착한 남자
좀 재미없다 생각했지
한때 왜 날 사랑하는지
보채며 네게 물어봐도
대답 못 해 정말 단 한 번도
난 늘 못내 그게 서운했어
아무렇게나 질끈 묶은 머리칼
화장기 없는 맨 얼굴이
싫은 건 아닌 건지
너의 곁에 어울리는 사람
정말 내가 맞는지
난 끝도 없이 확인하려 하지만
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우린 또 싸우게 돼
항상 나만 바라본 것 같아
넌 나를 보지 않는데
헤어지고 나서도
오래 아플 만큼 아파한 뒤에
이제 정말 잊어보려는데
밤 늦게 걸려온 네 전화
아무렇게나 질끈 묶은 머리칼
꽃줄기보다 붉게 웃던
조그만 입술까지
항상 나를 네 오른쪽에서
걷게 하고 싶었다며
처음 느껴본 마음이 너무 많아서
어떻게 표현할지 몰라
망설인 순간들을
지금까지 후회하고 있어
네 떨리는 목소리
내 떨리는 목소리
이제 와 아무 소용없는 말들을
힘없이 겨우 털어놓던
마지막 네 고백이
지금까지 내 가슴에 맺혀
난 누구도 사랑 못 해

난 누구도 사랑 못 해






요즘 급친해진 남자사람은 굉장히 조용하고 예의바르며 수줍음이 많은 사람이다. 한 번은 내가 무섭다(!!)는 발언도 했는데, 이 노래를 듣는데 갑자기 그 남자사람 생각이 나는 거다. 그러니까, '너는 별것도 아닌 일에 귓볼까지 붉어지게' 라는 가사에서 그랬다. 아하하하하. '마음 약한 너무 착한' 남자에서도 싱크로율이 백프로... 아아, 나는 왜 마음 약하고 착한 남자에게 무서운 여자인가....
나쁜놈들한테도 무서운여자여야 되는데.....


근데 이 가사에는 영원히 풀지못할 미스테리가 있다. '항상 나를 네 오른쪽에서 걷게 하고 싶었다며'가 그것인데, 왜 항상 여자를 오른쪽에서 걷게 하려고 한걸까? 혹시 지나다니는 차 때문이라면, 차는 오른쪽에서 걸으나 왼쪽에서 걸으나 튀어나오기 십상인데... '오른쪽'이라는 것이 무언가를 상징하는걸까? '넌 내 오른팔이야' 뭐 이런 거? 그렇지만 왼손 잡이도 있잖아? '물론 왼손잡이도 있지만 나는 오른손잡이고 그러므로 너는 내 오른팔이다' 이런 의미인가? 아니면 그냥 강박인가? 왜, 침대에 누울 때도 애인이 항상 오른쪽에 있어야 내가 잠이 잘온다, 라는 뭐 그런거 있는 사람들처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반드시 내 오른쪽에서 걸어야 한다...같은 강박인가??? 아..이해할 수 없다.....




요즘엔 이 앨범에 실린 <배워>를 자주 듣고 따라부른다. 처음 이 앨범의 이 노래를 들었을 때는 별 감흥이 없었는데, 콘서트에 가서 이 노래를 들으니 완전 좋은 거다. 너에게 배웠지 다아아~~ 사랑에 대한 것~~~ 하고 심규선이 열창하는데, 뭔가,


아아, 나도 그래, 나도 너에게 배웠지, 다아아~~ 하는 마음이 되었달까. 그러더니 요즘 생각나서 흥얼거리게 된거다. 그래서 듣는데, 듣다가 갑자기 팍- 하고 울음이 터지면 나는 소리내서 엉엉 울기도 하는 것이다. 크- 이래서 혼자서 술을 마셔야해. 언제 어디서 찌질해질지 몰라...



미워진 내 얼굴 어느 순간부터 
보기 싫어
난 점점 거울을 피하게 됐지
쫓기듯 살아도 기억 속 한 곳에 
널 찾아내는
난 점점 자신을 미워하게 돼

너에게 배웠지 다 
사랑에 대한 건
난 아이처럼 아무 것도 모르고
네게 다 주었네 내 전부를

넌 내가 얼마만큼 강하고
또 얼마만큼 견뎌낼 수 있는지 
알게 하는 거니
네가 떠나고 나는 매일 배워 
그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아도
점점 무뎌지는 법 더 굳어가는 날
내 전부로 

넌 나를 강해지게 만들려 했어
언젠가 떠날 것을 예고하듯
널 너무 닮아버린 걸 알게 됐어
날 버린 널 이제 나는 거울 속에서 봐

네가 가르쳐줬지 다 이별에 대한 건
난 아이처럼 아무 의심도 없이
네게 다 걸었네 내 전부를 
전부를

넌 내가 얼마만큼 강하고
또 얼마만큼 견뎌낼 수 있는지
알게 하는 거니
네가 떠나고 나는 매일 배워 그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아도
점점 무뎌지는

아무 뜻도 없는 그런 사랑 노래 
의미 없는 이별 노래 속에서도 
너를 떠올리고 마는 내가
정말 미칠 것 같은 미쳐버릴 것 같은 건
너를 이제와 내가 이해하게 된다는 거야

넌 내가 얼마만큼 약하고 
또 얼마만큼 무너질 수 있는지 
알게 하는 거니

넌 내가 얼마만큼 강하고
또 얼마만큼 견뎌낼 수 있는지 
알게 하는 거니
네가 떠나고 나는 매일 배워 
그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아도
기다리는 이유를 널 기다리는 날 
내 전부로 
전부로












어제는 크레마 사운드를 구입한 친구와 함께 낙지볶음을 안주 삼아 술을 마셨다. 친구는 얼마나 가벼운지 모른다며 내게 보여주었는데, 아아, 좋다, 가볍다, 편하다, 눈도 안피곤해!! 스맛폰이나 아이패드와는 확실히 눈의 피로도가 다르다. 게다가 양쪽 옆에 버튼이 있어서 페이지 넘기는 것도 너무 수월한 게 아닌가!!





그러자 갑자기 사고 싶다는 충동이 찾아들었다. 마음 죽이고 있었는데 다시 찾아왔어...살까말까살까말까...... 겁나 망설이다가, 집에 사두고 안읽은 종이책들이 얼마나 많은지 떠올라 아아, 나를 다스리자, 하고는 가까스로 참고 있다. 그렇지만..이것은 너무나 가벼운 것. 여행 다닐 때 들고 다니면 진짜 편할 것 같은 거다. 그래서 내심 계획한 것이, 내년 생일 때까지 사둔 종이책들은 좀 읽고....내년 생일에 생일 선물로 크레마를 사자(혹은 받자)!! 인 것이다. 그렇다면 10개월이 남은 셈인데, 10개월동안 나는 사둔 책들 중에서 몇 권이나 읽을 수 있을까?


아, 나 어젯밤에 자기전에 [나나]주문했지...또 뭐 다른 거 한 권 주문했는데 뭐더라.... 어쨌든 이렇게 계속 주문을 하면 안되는건데....



이쯤에서 잠깐, <최근 3개월간 순수구매금액 : 284,200원> 이로구나. 10만원대로 줄여봐야지.




네 살 조카가 이제 혼자 짜장면을 먹을 수 있단다. 혼자 짜장면을 먹는다면 다 큰 거 아니냐고 여동생이 사진을 보내왔다. 지난 주말에 대전에 다녀오면서 튀김소보루 빵을 사왔는데, 칠 살 조카가 우유도 달라해서 그걸 한 입 가득 넣고 먹는 걸 보고는 또 내 마음이 흡족흡족해서 옆에 찰싹 들러붙어 앉아있었더랬다. (천천히 꼭꼭 씹어먹어, 응?) 그런데 네 살 조카가 짜장면 먹는 사진을 보는데도 마음이 흡족흡족하다. 사랑하는 존재가 먹는 걸 보는 건 진짜 행복인듯. 평생 이 아이의 짜장면을 내가 책임지고 싶어.... 






점심엔 짜장면 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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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16-10-26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이뻐라!!!!

유부만두 2016-10-26 13:31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조카 아기...

다락방 2016-10-27 09:27   좋아요 0 | URL
아아 그러니까 제가 아니라는거죠... Orz

비공개 2016-10-26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ucia.. 에피톤프로젝트 보컬하실때 애정했었는데 그 이후론 못챙겨 들었네요. 가사보니 한번 들어봐야겠어요^^ 조카 늠 귀엽네요 ㅎㅎ

다락방 2016-10-27 09:27   좋아요 0 | URL
저는 심규선 노래 다 좋아해서 콘서트도 여러차례 갔어요. 노래도 엄청 잘 불러서 좋아요. 그리고 가사를 보면 심규선은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싶더라고요. ㅎㅎ

비연 2016-10-26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점심에 부대찌개 먹었는데 또.. 짜장면이 먹고 싶어지는군요. 조카가 넘 이뻐요...^^
제 조카도 아들아이인데, 이제 12살. 그 쯤 되면 ... 다 커서 신기함은 사라지지만, 그래도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느낌.
락방님의 ˝사랑하는 존재가 먹는 걸 보는 건 진짜 행복인듯. 평생 이 아이의 짜장면을 내가 책임지고 싶어.... ˝
이 말에 격하게 동감합니다.

다락방 2016-10-27 09:28   좋아요 0 | URL
저는 짜장면이 먹고 싶어서 짜장면을 먹으면 꼭 후회를 해요. 역시 맛없어..하고. 그런데 또 다음에 먹고싶고..대체 이건 왜그런지 모르겠어요. 어제도 짜장 먹다가 너무 싫어서 공기밥 시켜 먹었어요. 아하하하하.

첫째 조카가 일곱살인데, 그쯤되면 이제 더이상 예쁘지도 않고 사랑도 덜하게 되려나 했거든요. 그런데 무슨 ㅋㅋㅋ 여전히 저는 조카를 엄청 사랑합니다. 나이랑 상관 없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은빛 2016-10-26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노래 모두 좋네요.
생각해보니 예전에도 다락방님 페이퍼에서 심규선의 <담담하게> 라는 곡 듣고,
저도 좋아하게 되었던 기억이 나네요.

저도 가사 들으면서 왜 하필 `오른쪽`이지? 라는 생각했어요.
뭔가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걸까요?
혹시 결혼식을 할 때 신부가 신랑의 오른쪽에 서는걸 의미하는게 아닐까요?

짜장면 먹는 아이, 정말 귀여워요!
뭐든 잘 먹는 아이는 너무 예쁠 수 밖에 없어요.

다락방 2016-10-27 09:30   좋아요 0 | URL
크- <담담하게> 좋죠? 저도 그 노래 한창 짝사랑중일 때 들어서 크- 좋구먼, 했었어요. 짝사랑중일 때 듣기 좋은 노래라고 생각했어요. 저는 어제는 <5월의 당신은> 들었거든요. 이거 진짜 제 패이버릿. 그대가 웃는 웃음소리 걸음걸이와 너의 모든 것이 나를 가만히 두질 않아~ 하는 가사가 진짜 심장 터질 정도로 좋아요.

나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니...
아.... 너무 절절해요....


오른쪽이, 그런 의미였을까요? 대체 왜 오른쪽이라고 한걸까....왜 꼭 거기에 두려고 한걸까...으음, 결혼, 그럴 수도 있겠군요...

2016-10-26 14: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27 09: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30 19: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조기후 2016-10-27 0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크레마 저도 접때 한참 고민하다가 아무래도 사용을 잘 안 할 것 같아서 말았는데, 요즘 또 살까 싶어지더라고요. 사운드가 새로 나오기도 했고, 열린책들 세계문학 180권이랑 세트로 파는 거 보고 그냥 맘 굳혔네요.. 주말에 카드 할인이 더 돼서 얼릉 주말 오기만 기다리고 있어요. ㅎ

다락방 2016-10-27 09:34   좋아요 1 | URL
이 댓글 보고 저도 주말에 크레마 사야지 했다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제 립스틱셋트 샀으니까 집어쳐! 하고 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는 이렇게 늘 저랑 싸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