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무슨 일이야 ㅋㅋㅋ 궁극의 밀크티를 찾고 있다는 나의 댓글에 또 이런 게 도착 ㅋㅋㅋㅋㅋㅋㅋ 하루에 택배 두번 ㅋㅋㅋ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다정으로 살지요!! 후훗.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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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8-02-23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오. .... !!!!!

[그장소] 2018-02-23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 오 ,,,!!!!! 2
 



모리아티 신간 읽고 싶다는 페이퍼를 쓰자마자, 그 책 내가 줄게! 하며 알라디너 분이 택배로 보내주셨다. 저 귀요미 강아지 우산은 박스 충격방지용이라고. 하핫.

고맙습니다! 잘 읽을게요! :)


아, 알라디너들 참 다정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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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18-02-23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물 받으면서 너무 놀랄까봐 충격방지용 우산까지? (비논리지만 말 되죠?) 다정해~~~

비연 2018-02-23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다정하네요~^^

레와 2018-02-23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정이 우릴 구원하리!! 좋다.. ^^
 

어쩌면 이번 생애 내게 주어진 소명은 '책들 비행기 태워주기' 일런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이번에 하노이에 다녀오면서 했다. 분명, 그러니까 아주 먼 과거에, 스물아홉의 나는, 뉴욕으로 날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책을 세 권 내리 읽었었는데, 그래서 그 뒤로 비행기를 탈 때면 책을 넉넉하게 챙기곤 했는데, 왜 그 뒤로는 한 번도 비행기에서 완독을 한 적이 없을까. 그렇다면 여행지에서 까페에 들어가 완독하는가... 하면 또 그렇지도 않아? 이번엔 작정하고 호텔에서라도 읽자, 하고 베개 옆에 책들을 쌓아두었지만..나는...나는..... 읽지 못했고........읽지 않았고.........물끄러미 그 책들을 바라보며, 비행기만 태웠구나, 했다.




난 너희들을 사느라 돈쓰고(모르는 사람들은 선물 받았다!), 비행기 태우느라 돈쓰는 구나. 어쩌면 너희는 잘 태어난 것일지도몰라. 책으로 태어나 비행기 타는 게 그리 쉽게 오는 일은 아니지 않겠니?



친구도 세 권을 가져왔다고 했는데, 한 권이라도 다 읽겠다며, 분위기 좋은 까페를 찾아가 읽자고 했던 터다. 한 권이라도 다 읽을테야!! 그렇게 우리는 포부도 당당하게 전날 밤에 산책하며 찜해두었던 분위기 좋은 까페에 책을 들고 갔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친구는 저체온증 한권도 다 읽질 못했고...나도.... 나는...어째서 왜 때문에...《제2의 성》까지 가져간것인가. 비행기 안에서 읽다가 지루해지면 소설로 갈아타겠다고, 기내에 가져갈 나의 백팩에, 나는 그렇게 제2의 성과 이승우를 넣었던 것이야..무거웠어.....




















《제2의 성》과 《모르는 사람들》은 비록 몇 장 보지도 못했지만, 나의 애정도서 《나는 그곳에 국수를 두고왔네》는, 가서 내내 잘 보았다. 나는 하노이,호치민, 다시 하노이. 이렇게 세 차례 베트남 방문이지만, 친구는 이번이 베트남 첫방문인 것. 국수를 시켜 먹을 때마다 나는 이 책에서 표시한 부분을 꺼내어 '자, 우리가 먹는 게 이거야.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읽어봐' 하고 몇 줄 안되는 부분을 가리켰다. 그렇게 분보남보와 분보후에를 친구에게 알려주고, 너무 맛있어서 여러차례 먹었던 분짜에 대해서도 또 책을 펼쳐 보이며, '자 이거 읽어봐, 우린 이거 먹으러 가자 이제' 했던 것이다...




도착하자마자 호텔에 가방 던지고 나와 구글 지도를 켜고, 자 국수 먹을 수 있는 데가 어딘가 보자, 하고 찾아 들어간 분보남보집. 친구에게 '제일 먼저 분보남보를 맛보여주고 싶어' 했던 터라, 일단 제일 먼저 먹을 국수는 반드시 분보남보여야 했다. 우리는 분보남보 각자 하나씩 시켜두고 가운데에는 다른 국수도 맛보자며 분보후에도 시켜두었다. 국수 먹을 때 맥주는 빠질 수 없어!






국수를 먹고 호안끼엠 호수를 산책하고 숙소에 돌아와 샤워를 하고 좀 쉰 후에는 근처의 레스토랑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일전에 혼자 이 레스토랑에 들러 샌드위치와 와인을 시켜두고 먹었던 터라, 한 번 다시 와서 스테이크 먹어야지.. 했던 기억을 안고 갔는데, 설을 맞이하여 메뉴는 좀 바뀌어 있었고 그래서 어쨌든 스테이크를 먹었다. 우리는 하노이에서 쌀국수만 먹은 건 아니고 스테이크도 먹고 딤섬도 먹고 뭐 어쨌든 그리하였는데, 내가 기존에 와보았던 이 호텔을 다시 택한 건 이 호텔의 조식 퍼 때문이었다. 오믈렛도 좋고 죽도 좋지만, 퍼가 진짜 맛이 끝내줘. 첫날의 조식은 닭을 넣은 거였는데, 와 진짜 세상 맛있어서 우리 각자 두 번씩 먹었다...




그런데 우리가 조식 시간에 좀 늦게 가서인지 국물이 좀 짰다. 친구가 전날 잠을 잘 못잤다고 해서 더 자게 한 후에 갔더니 짠 국물을 맛보게 됐어.. 친구에게 '내일은 일찍 일어나서 오자'고 했다. 나야 조식 먹으려고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니까...는 아니고, 늘 밥 먹던 시간이 있어가지고 밥을 먹고 다시 자던가 해야지.... 나의 아침은 언제나 배고픈 것...


그래서 다음날 아침, 친구에게 무조건 일어나라며 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짜지 않은 조식을 먹게 되었는데, 이번 토핑은 소고기! 비프! 친구는 닭보다 이게 더 맛있다고 했다. 그런데 나는  그냥 다 너무 좋고 맛있고... ㅠㅠ 역시 두 번 갖다 먹었다. 흙흙 ㅠㅠ




고수 느껴질 때마다 넘나 새로운 것... 넘나 좋은 것....



그리고 다음으로 먹으러 간 국수는 분짜였는데, 사실 우리가 이것저것 많이 먹어가지고 배가 고프질 않았어. 그렇지만 나는 '꼭 분짜를 먹을테야' 다짐하고 있었고, 배가 안고프지만 조금씩 맛이라도 보자!! 하고는 목욕탕의자를 깔아둔 길거리 식당으로 들어가 분짜를 시켰다. 분짜를 시키고 스프링 롤도 시키고!







이야...분짜 진짜 세상 맛있는 것... 진짜 너무 맛있어서... 친구랑 나랑 배도 안고프다고 해놓고 다 먹어버렸어 ㅠㅠ 그리고 저 롤... 저건 뭐지 진짜... 저거 처음 먹어보는데 너무나 초딩이 좋아할 맛... 그런데 나도 좋아...너무 맛있어서, 야, 이거 맥주 없으면 안되겠는데? 이러고 맥주까지 시켜 먹었다. 여기서 이걸 먹은 후로 우리는 그 다음 국수집에 들를 때마다 이걸 계속 시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오후에 산책하다가 역시 길거리 국숫집에서 목욕탕 의자에 앉아 사람들이 먹는 국수를 보는데, 나는 처음 보는 것이고 너무 맛있어 보이는 것이다. 마침 거기에서 반미를 팔길래, 반미 하나 포장해달라고 하고, 여자 사장님은 영어를 못하셔서, 거기 아마도 가족처럼 친분이 있는듯한 젊은 여자분께서 영어로 통역을 해주셨는데, 그 분이 먹는 국수가 너무 맛있어 보여... 그래서 참지 못하고 니가 먹는 그거 뭐냐, 라고 했더니 뭐라뭐라 한다... 뭔 말인지 못알아듣겠어. 나는 아이폰을 꺼내 메모창을 열거 적어줄 수 있니? 물었다. 그 여성분은 기꺼이 적어주었는데, 분리에우라고 적혀있었다. 내 국수책을 뒤져봐도 나오지 않는 요리였어. 급하게 네이버 검색해보니, 대체적으로 여기엔 게살을 넣어 끓인다고 한다. cua가 게인데, 그래서 분리에우cau 가 많다는 것. 나는 이것도 한 번 먹어보자 그 후로 벼르다가 다음날 이걸 파는 길거리 식당으로 갔다.




오호라, 이것봐라? 분짜도 있고 분리에우도 있고 스프링롤도 있어? 다 주세요, 다! 맥주도 물론!









분짜 진짜 너무 맛있다. 첫번째 집 분짜와 스프링롤이 더 맛있긴 했어.. 아 좋은 시간이었다. 돌아가기 전, 우리는 다른 종류의 국수를 또 먹어보자고 했고 떠나는 시간이니 스프링롤에 맥주를 한 번 더 먹자고 했다. 그렇게 들어간 식당에서 우리는 퍼싸오보와 스프링롤, 그리고 역시나 맥주를 주문했지...









남동생에게 국수 먹을 때마다 사진을 보냈더니, 누나 배는 고파서 먹는 거 맞냐? 라고 했다. 하하하하하. 어...어...어떻게 알았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른 여행지에 가면 컵라면을 꼭 먹게 되고 한식 먹으러도 꼭 가게 되는데, 베트남에 가면 그렇질 않다. 물론 짧게 가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쌀국수가 나에게는 너무나 좋아.... 베트남 갈 때마다 스테이크를 먹었는데 그건 갈 때마다 맛없어서... 스테이크는 여기서 먹으면 안되나... 싶었지만, 이런 쌀국수들이 있는데 뭐가 두려운가. 굶어죽지 않을 것이야!! 너무나 좋다!! 쌀국수 너무 맛있어 흙흙 ㅠㅠ


아, 그런데 정희진 쌤 책이 새로 나왔다?!
















요즘엔 여러가지 복잡한 마음과 생각들을 갖게 되긴 했지만, 그래도 내가 정희진 쌤을 애정하는 마음은 어쩔 수가 없고, 또 이 분만큼 내 사고를 확장시키는 분이 없어. 어? 이건 좀 아니지 않나..라는 생각을 요즘에 쌤을 보고 하게 되긴 했지만, 이 책도 반드시 사서 읽어보겠다. 왜냐하면, 이 책을 읽으면서도 또 내 시야가 확 넓어질 테니까. 이 분 글이 그게 가능하다. 여러분 정희진을 읽자!!



얼마전에 북플 알림이 내가 '리안 모리아티' 마니아라고 알려줬다. 내가 이 작가의 책을 읽긴 했지만, 뭐 마니아는 좀 거시기한게... 이 사람 책을 딱히 좋아하진 않아? 그래도 마니아라니, 신간에 대해 약간 흔들렸는데, 제목.. 왜이런 것이지?
















물론 직업이 최면술사인 등장인물이 나와서 이렇게 되는 거긴 했지만, 아 제목 너무 오글거리잖아.. 그렇지만... 이런 모순된 감정 뭘까... 너무 오글거리는데 읽고 싶은 거...몬주알지..... 그거 좀 있네? 어쩌지? (흔들흔들)



아, 이제 일하러 가야겠다. 회계사들이 나를 찾는다...

인생...

일..

돈..

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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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21 1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21 12: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21 1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21 1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독서괭 2018-02-21 16: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러운 먹방이예요! 저도 다락방님 책이 되어 비행기도 타고 국수집도 가고 싶어져요. 그러나 책은 국수를 먹지 못하겠지... 인생... ㅋㅋㅋ

다락방 2018-02-21 16:39   좋아요 2 | URL
아 독서괭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죠 책은 국수를 먹지 못하겠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재밌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psyche 2018-02-22 01:08   좋아요 1 | URL
하하하 저도 이 페이퍼 읽으면서 다락방님 책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근데 책은 국수를 먹지 못한다는 생각을 미처 못했군요 ㅎㅎ

다락방 2018-02-22 08:39   좋아요 1 | URL
역시 책이 되는 것보다 사람이 되는 게 낫군요. 국수도 먹을 수 있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심술 2018-02-22 1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어요.
베트남 요리가 락방님 허리선에 큰 타격을 입혔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락방 2018-02-22 15:22   좋아요 1 | URL
하아- 다이어트는 언제나 내일부터인지라 갈 길이 멀다고 합니다... Orz

[그장소] 2018-02-23 0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고수 넘나 좋아라해요 . ^^ 한번은 베트남 쌀국수 집에 갔다가 제가 잔뜩 달라고해서 넣어먹는 걸 오라버니가 무심코 따라했다가 넌더릴 친 경험이 있네요 . 이렇게 향이 맛있는데 왜!! 하고 오라버닐 놀린 기억 .. 심야 먹방은 위..험햇!! ^^

다락방 2018-02-23 11:39   좋아요 1 | URL
저 진짜 고수 너무 좋아요!!! >.<
베트남 가면 야채를 되게 푸짐하게 내어줘서 실컷 넣어먹을 수 있어 좋았어요. 고수는 정말 좋아요. 맛있어요. 하핫. 아.. 쌀국수 또 먹으러 가고 싶어요. 저도 제가 쌀국수를 이렇게까지 좋아할지 몰랐는데..
저는 진짜 베트남으로 이민을 가야겠어요. 흙흙 ㅠㅠ

blanca 2018-02-24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 사진들은 정말 저 계속 스크롤 내리면서 침을 계속 머금고 있었잖아요. 저 쌀국수 매니아라 주변이 다 고통스러워할 지경 ㅋㅋㅋ 기회가 되면 베트남에 가서 정말 일주일 내내 쌀국수만 먹었으면 좋겠어요. 비행기에 책을 태워주는 한이 있더라도요.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지네요.

다락방 2018-02-25 13:24   좋아요 0 | URL
저는 한국에서는 쌀국수를 딱히 막 먹으러 가지는 않거든요? 그런데 쌀국수 먹으러 베트남에 가는 것은 이번만 해도 벌써 세번째예요 그리고 내년에 또갈거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베트남 가서 쌀국수 먹는 거 진짜 너무 사랑해요. 고수 잔뜩 넣어 먹는 거 세상 맛있고요. ㅎㅎㅎㅎㅎ
블랑카님. 기회가 되신다면 꼭 가셔서 드셔보기를 바랍니다. 쌀국수 매니아시라면, 와, 저기서 극한의 행복을 경험하실 수 있겠네요. 크-

스윗듀 2018-02-24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아 다락방님 넘나 행복하셨겠어요! 저도 딱 10년 전에 워크캠프활동 하느라고 하노이에서 2개월 정도 머무른 적 있었는데 그때 분짜 정말 매일매일 먹었거든욬ㅋㅋㅋㅋㅋㅋㅋ 분짜먹고 과일쥬스먹고 분짜먹고 맥주먹고 목욕탕 의자 앉아서 고기 궈먹곸ㅋㅋㅋㅋㅋ 그 때의 추억이 생각나서 덕분에 저도 행복해졌어요..❤️ 인생... 일..... 돈....... 다락방님을 찾는 회계사들에 대해 곧 얘기나눕시다 크앙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8-02-25 13:25   좋아요 0 | URL
아니... 하노이에서 2개월이라니...내내 분짜라니...... 아아, 천국에 계셨던 겁니까? 분짜를 그렇게 자주 드시다니, 2개월동안 드시니...극한 행복 경험하고 오셨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네, 우리 계속 행복하고 맛있게 먹고 즐겁게 수다 떱시다. 곧 만아요! >.<

마태우스 2018-02-28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베트남에 대한 제 추억은 그닥 좋지 않습니다. 제가 외국음식을 전혀 못먹거든요. 베트남에서도 당연히 내내 굶었습니다. ㅠ 근데 신기한 건 님이 올린 사진 보니까 맛있어 보인다는 점...!2) 정희진 선생님 책이 나왔군요. 알려주셔서 감사드려요. 당장 주문..>! 3) 베트남 가실 때 책 세권이라...저는 2박3일이었는데 그때 몇권 가져갔더라. 저도 그 정도 가져간 기억이 나네요. 암튼 잘 드시는 건 건강의 지름길입니다 계속 잘 드시길...! 언제 또 한번 뵐 수 있길 빕니다

다락방 2018-03-02 08:00   좋아요 0 | URL
네, 마태우스님이 외국음식 전혀 못드신다고 ㅠㅠ 일전에 페이퍼에서도 책에서도 본 기억이 납니다. 저는 쌀국수 너무 좋아해요. 베트남 가서 먹는 쌀국수 정말 너무 좋고 ㅋㅋㅋ 그거 먹으러 또 가고 싶어요!
정희진 쌤 책은 저도 아직 못샀는데 이미 읽은 분들의 인용문구라든가 감상을 보면 이번에도 확실히 너무 좋을 것 같아요. 마태우스님의 서평 기대하고 기다리겠습니다!
네네, 조만간 또 뵈어요. 저도 기다리겠습니다. 훗.
 















다시 시작한 《제2의 성》 2권은 여성의 결혼과 가사노동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1권을 읽을 때도 그랬지만, 보부아르는 진짜 세상 모든 책을 다 읽고 생각한 것인가 싶을 정도로 머릿속에 지식이 꽉꽉 차있는 것 같다. 이정도의 글을 쓰기 위해서는 항상 책을 읽던가 생각을 하면서 메모를 해야하지 않았을까 싶다. 내 경우야 책을 읽다가 떠오르는 생각을 적는 거니 어려울 게 없지만, 이 책의 경우라면 '자 이러이러한 책을 이러이러하게 쓰자'가 되어서 나온 책일텐데, 그랬을 경우, '자 이 주제엔 어느 작가의 어떤 글이 있었지'가 머릿속에 팍팍 떠올라야 할테니까. 진짜 천재적인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책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이 많은 것들을 다 알고 썼다는 게 너무 존경스러워.


요즘 나는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나에게 있는 한계.


왜, 학교 때도 그런 아이들이 있지 않았나. 조금만 공부해도 전교1등하는 아이. 그렇지만 아무리 코피 터지게 공부해도 1등은 결코 못하는 아이. 나 중학교때도 쉬는 시간에도 문제집 쌓아두고 차분히 앉아 꾸준히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가 있었다. 그런데 그 아이 성적은 항상 5,6등 정도였다. 반면에, 지금은 활동하지 않는 엠씨 '김연주'가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 공개방송 나와서 말하기를, 고등학교때 공부 잘했었는데 연극에 빠지니까 성적이 자꾸 떨어지더라, 그래서 안되겠다 싶어 다시 공부했다, 라는 말을 했더랬다. 그러자 이문세가 '그렇게 다시 공부해서 몇등했냐' 라고 하니까 '전교1등' 이라고 하는 거다. 그랬더니 이문세가 웃으면서 '무슨 잠깐 바짝 공부해서 사람이 서울대를 가냐'는 말을 했던 거다. 모든 분야에서 그렇지만 공부도 그런 어떤 특정한 한 분야인 것 같다. 많이 앉아있고 오래 앉아있고 열심히 한다고 했을 경우 남들보다 잘할 수는 있겠지만, 거기에 재능까지 타고난 사람을 이겨버릴 수는 없는 것 같다고 해야 하나.


그러니까 나의 경우, 내가 운동을 아무리 열심히 했다고 해도 내가 국가대표가 됐을 리가 없을 테고 내가 공부를 아무리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해도 박사학위를 딸 수 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하는 거다. 나는 어릴 때 한동안 교수가 그렇게나 되고 싶었는데, 공부 못해서 중도에 '아, 나 공부 못하는구나~ 눈누난나~ '하고 얼른 눈을 돌리긴 했지만, 지금에 와서 다시 '이제는 할 수 있다!'하고 미친듯이 파고들어가 공부를 해봤자, 내가 박사가 될 순 없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 쪽으로는 나는 한계가 있는 것 같아. 모든 게 다 나는 한계가 있는 것 같다. 글을 아무리 열심히 쓴다고 해서 내가 스티븐 킹 같은 작가가 될 수 있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노력을 아무리 해도 안되는 건 안되는 거다. 내가 페미니즘 열심히 책 읽고 발언하고 공부하고 글 쓴다고 보부아르의 《제2의 성》같은 작품을 쓸 수 있을까? 말도 안되는 소리인거다. 나는 뭐든 그렇게 한계가 있는 그런 사람인 거다. 


이 한계가 있음이 슬퍼서, 그렇다면 나는 그냥 특출나게 잘나지 않은 채로, 그냥 이렇게 살아가면 되는건데, 사실 거기에 딱히 불만이 있는 건 아니고, 그냥 내 자리는 여기고 내 역할이 여기까지라면, 그렇다면 나는 도대체 어느 부분에 한계가 없는 걸까. 어느 부분에 있어서 다른 사람들보다 더 나은 재능을 가지고 있는걸까? 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운동도 아니고 공부도 아니고 예체능도 아니고 요리도 아니면.............나는 대체 어디에 무엇을 한계 없이 가지고 있나. 한없이 오를 수 있나?  


아!!


찾았다!!


나는 내 능력이 한없이 발휘되는 분야를 찾았어! 하하. 역시 답을 구하면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안가르쳐줄거지롱~ 빔! 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너무 또라이같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아, 근데 내가 진짜로 이런 얘기 할라 그런 게 아닌데 왜 페이퍼 창을 열면 항상 이렇게 딴소리를 하고 있나..참...이것도 참.... 내 다른 자아가 시키고 있구먼.... 내 자아야, 돌아와, 나에게 돌아와. 




자, 원래 했던 얘기로 돌아가자면,

우리가 익히 아는 작가, 천재적인 작가 '톨스토이' 에게는 어린 아내가 있었다. 보부아르는 톨스토이의 아내인 '소피아 톨스토이'의 얘기를 이 책의 결혼과 가사노동부분에서 계속 인용한다. 결혼과 가사노동이라고 내가 쓰긴 했지만, 이 장의 제목은 <상황>이다. 




새로운 가정의 고독 속에서 다소 낯선 남자와 맺어져 그녀는 아이에서 아내가 되고, 어머니가 될 운명에 몸이 오그라드는 느낌을 받는다. 어머니의 품에서 떨어져나와 아무 목적도 없이 세상 한가운데의 냉혹한 현실 속에 버려진 그녀는, 순수한 사실성이라는 것의 권태와 단조로움을 발견한다. 이런 비탄이, 젊은 톨스토이 백작부인의 일기에서 살을 에는 듯이 서술되어 있다. 그녀는 동경하던 위대한 작가와 흔쾌히 약혼했다. 그녀는 야스나야 폴랴나의 목조 발코니에서 격렬한 포옹을 받은 뒤에 육체적인 사랑에 욕지기를 느낀다. 그녀는 가족과 헤어져 과거를 끊고, 1주일 전에 약혼한 17세나 연상이며 자기와는 전혀 다른 과거와 흥미를 가진 남자 옆에 있다. 모든 긋이 그녀에게는 공허하고 냉혹하게 보인다. 그녀의 생활은 잠자는 것에 불과하다. 여기에 그녀가 결혼 초기에 한 이야기와 처음 몇 해 동안의 일기 가운데 몇 페이지를 인용한다. 

1862년 9월 23일, 소피아는 결혼하여 친정을 떠났다. (p.589)



이어지는 소피아의 일기에서 소피아는 톨스토이를 따라 가는 것, 엄마와 헤어지는 것이 얼마나 두려웠는지를 얘기한다. 그리고 열일곱살이나 많은 남편의 이름을 친숙하게 부르는 것이 얼마나 어려웠는지. 육체관계를 지겨워하고, 남편이 있어도 외로워하는 감정을 토로한다. 톨스토이는 시간이 갈수록 냉정해지고 아내를 사랑해주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서도 얘기한다. 반면 아내는 점점 더 그를 사랑하게 되어가는 것도. 그러나 이것이 사랑이었을까? 의지할 데가 없고 할 것도 없는 갇혀 있는 공간안에서, 소피아가 잡고 있어야 할 건 무엇이었을까.



이 여섯 달 동안 어린 아내는 가족과의 이별, 고독, 자기 운명이 받아들인 결정적인 변화에 괴로워한다. 그녀는 남편과의 육체관게를 혐오하고 우울증에 빠진다. (p.592)



유명한 귀족과 결혼해서 여유롭게 사는 삶이라고 보여질테니, 만약 그녀가 우울증을 앓는다고 하면 세상은 그녀에게 뭐라 햇을까. 그 여자의 나이가 몇 살이든 '아내'라는 타이틀을 붙여버리고나면 아주 많은 것들을 기대하게 되는게 아닌가. 그리고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을 때 또 그 여자를 얼마나 후려칠 것인가. 이 세상의 '철없는 아내'는 정말 철없는 사람이었을까? 아내라는 타이틀이 철없다는 수식어를 불러온 건 아닐까?


보부아르는 이렇게 말한다.




오늘날 젊은 처녀들은 그렇게 부자연스러운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부부의 틈새가 그토록 넓지는 않다. 젊은 처녀는 삶에 대한 지식도 있고 준비도 되어 있다. 그러나 대개는 여자가 남편보다 훨씬 더 나이가 적다. 사람들은 이 점의 중요성을 충분히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 실제로는 불평등한 성숙의 결과임에도 성별의 차이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 대개 아내가 어린아이 같은 것은 여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실제로 남편보다 어리기 때문이다. 남편과 남편 친구들의 엄숙한 태도는 아내에게 중압감을 준다. (p.596)



세상은 여자 후려치기를 너무나 좋아한다.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을 사마시면 곧바로 김치녀라는 멸칭이 생겨버리는 것처럼, 실제로 어린 여자를 좋아해서 달려들면서도 그 어린 여자의 미성숙함에 대해서는 손가락질을 한다. 어린 여자는 육체적으로는 충분히 섹스를 즐길 수 있는 성적 대상이지만 정신적으로는 이미 충분히 어른이어야 하는 것인가? 아, 쓰다 보니 너무나 빡이 친다....



그는 나이가 많고, 일에 너무 몰두한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스스로를 아주 젊다고 느낀다. 장난이라도 한번 치고 싶다! 잠도 자지 않고 빙빙 돌며 춤을 추고 싶다. 그러나 누구와 춘담?

노인 같은 분위기가 나를 에워싸고 있다. 주변 사람들 모두가 늙은이들이다. 나는 젊음의 충동을 억누느려고 애쓴다. 그것은 이 분별 넘치는 환경에는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p.596)




나는 소피아 톨스토이의 일기가 궁금해졌다. 그래서 알라딘에 검색했더니 아무것도 검색되질 않는다. 문학에 대해 관심이 많고 깊은 친구에게 혹시 소피아 톨스토이의 일기가 (다른 제목으로) 나온 게 있는지, 아는지 물었더니, 외국도서로는 좌르륵 검색되는 것을 알려준다. 크- 나는... 원서를 읽을 수 없는 새럼... 패쓰...... 친구와 오늘 아침 소피아 톨스토이의 얘기를 나누다가, 톨스토이의 소설 《크로이체르 소나타》가 그의 아내 소피아를 저격한 소설이란 걸 알게 됐다. 나 이 책 사놓고 아직 안읽었는데.... 대체 이 소설은 어떤 소설일까..

















친구가 보내준 이 책에 대한 기사 링크가 영어라서 ... 첫줄만 봤는데.... 소피아는 이 책에 대해 반박하는 소설을 냈다고 되어 있더라. 그런데 국내에는 소피아 톨스토이의 일기도, 소설도 아무것도 나와있질 않네. 자, 새로운 시장이 열려야 한다.



출판사들! 이제는 톨스토이가 아니라 소피아 의 글을 출판해야 할 때입니다.

소피아의 일기와 전기 그리고 그녀의 소설을 번역해 내주시기 바랍니다!! 네?!



아, 크로이체르 소나타 읽고 싶어서 좀이 쑤시네.. 그렇지만 나는 일도 해야 하고, 일단 붙잡았으니 어떻게든 제2의 성을 끝내고 싶다. 크- 연휴동안 제2의 성을 다 읽고 싶다는 바람을 가져보지만, 아마도 안될거야...안되겠지.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보부아르 만세!! 만세!!!!!



그런데 ..

이런 글 쓸 수 있는 사람이란 거.... 너무 멋지지 않나?

나 말이다..

쓰다 보니까 나 멋지네.....



그럼 이만..

그대여 이젠 안녕~










어제 회사직원 한 명이 자기 동네 초밥집에서 시켜 먹으면 초밥이 그렇게나 맛있다는 얘기를 했다. 그래서 다음날도 또 시켜 먹었다고. 정말 너무 맛있다는 거다.  아아, 그 말 듣는데 나 너무 드립치고 싶었어.



"초밥이야, 나야? 초밥이 좋아 내가 좋아?"



너무 드립치고 싶었지만, 아직 입사한 지 한 달도 안 된 직원이라 닥치고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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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8-02-13 10: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고 떠오르는 감상을 적는 것도 재능이 필요하더라고요.... 그런 점에서 다락방 님은 재능 많으세요! 특히 이 얘기 저 얘기 마구 쏟아내는데 그게 산만하지 않고 재밌는 거!
아마도 다락방 님의 큰 재능은 인간에 대한 애정, 그리고 호기심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드립 능력도... ㅎㅎㅎ

다락방 2018-02-14 19:28   좋아요 0 | URL
우앙 좋은 말씀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신다면 제가 더 기쁘죠! 시간이 지날수록 제가 읽고 쓸 수 있다는 것에 크게 감사하며 살고 있어요. 헤헷.
연휴 시작입니다! 저는 방금전에 잡채를 배터지게 먹고 행복해하고 있어요. 아이다호피쉬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새해에도 우리 알라딘 서재에서 자주 만나요! :)

책읽는나무 2018-02-13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2의 성...소피아 톨스토이..아아...읽어야할 책들이 또 쌓여가고,몰랐던 부분들도 알게 되어....심오한 표정이었다가,마지막 문구에서 또 빵!!!
혹시 다락방님의 재능 중 하나가 이 부분이 아닌가? 전 그런 생각이 드네요ㅋㅋㅋ

다락방 2018-02-14 19:30   좋아요 0 | URL
배우고 익히려 알수록 세상에 얼마나 내가 모르는게 많은지에 대해 알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니 책나무님 우리 계속 함께 서로에게 자극을 주면서 더 많은 것들을 알려고 노력하고 공부하는 사람이 되도록 해요!
저는 앞으로도 책나무님 웃으실 수 있는 글을 쓰는 사람이 되도록 할게요. 불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비연 2018-02-13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이 반전 묘미란..ㅎㅎ 나야? 초밥이야? ㅋㅋㅋㅋㅋㅋ
신입직원 달아날 수도 있으니... 자중자중...ㅋㅋㅋ

다락방 2018-02-14 19:31   좋아요 0 | URL
네네 달아날 수도 있으니 자중하다가 아무래도 안되겠어서 ㅋㅋㅋ 퇴근하기 전에 ‘사실은 이런 드립 치려고 했었어‘ 라고 고백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입은 빵터져서 당연히 초밥이라고 답했습니다. 하하하하하.

비연님, 지금쯤 다낭에 도착해서 쉬고 계시려나요? 맛있는 거 잔뜩 드시는 즐거운 여행 되세요!

시이소오 2018-02-13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다락방님 글은 항상 어디로 튈지 모르겠네요. 초밥이야, 나야로 끝날거라곤 ㅋ ㅋ 이런글을 어디가서 보나요? 감사합니다 ^^

다락방 2018-02-14 19:32   좋아요 0 | URL
으하하하 시이소오님.
아니 글쎄 제가 나폴리 시리즈 2권을 읽으려고 사뒀다가, 아니야 제2의성 다 읽고 읽자, 하고는 뒤로 치워두고 제2의 성을 읽는데, 제2의 성을 읽다보니까 나폴리 시리즈가 읽고 싶어지는 게 아니겠어요? 해서, 오늘은 자기 전에 나폴리 시리즈 좀 읽다 잘까... 합니다. 하핫.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시이소오 2018-02-15 20:55   좋아요 0 | URL
저는 참지못하고 4권을 다 읽어버렸답니다. 이북 할인판매하길래 냅다 질렀어요.ㅎ
다락방님도 즐거운 새해 되시길^^

프레이야 2018-02-19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이런 글을 쓰는 우리의 다락방님 멋져요멋져!! 설연휴 잘 쉬었지요^^

다락방 2018-02-19 11:46   좋아요 1 | URL
프레이야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는 안그래도 연휴도 끝났고, 프레이야님의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그 글이 너무 생각나서 다시 읽고 싶어졌어요. 요즘엔 제 책도 다시 읽고 있답니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런데 프레이야님도 프레이야님 책 다시 읽으면..좀 부끄럽고 그러신가요? ㅠㅠ 어떤 건 너무 오글거리고 부끄러워서 숨고 싶어요. 그러다가 으앗 재밌어! 이런 생각도 들고. 헤헷.

자, 우리 또 열심히 살아봅시다, 프레이야님!

프레이야 2018-02-19 11:50   좋아요 0 | URL
글쵸. ㅎㅎ부끄하기도 울컥하기도 하죠. 황금개띠 또 이쁘게 열심히 살랑살랑 꼬리 흔들며 짖어보자구요.
 















어느 날 멜리나네 위층에 살던 리디아 아주머니가 말썽꾸러기 아이들의 뒤를 쫓으며 발소리를 냈는데 그날 밤 멜리나는 밤새 대걸레로 천장을 두들겨대며 소란을 피웠다. 도나토 아저씨는 평화를 유지하고 싶었지만 그러기에는 너무나 섬세하고 상냥한 사람이었다. 두 여자는 서로를 계속 공격하더니 길에서 마주치거나 계단에서 만날 때마다 험한 욕지거리를 주고받기에 이르렀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나도 슬슬 겁이 나기 시작했다. 내가 기억하는 어린 시절의 가장 끔찍한 장면은 멜리나와 리디아 아주머니의 고함소리로 시작되었다. 어느 날 창가에서 시작된 그들의 욕설이 계단까지 이어졌다. 계속되는 욕설에 어머니가 현관으로 뛰어나가 문을 열었다. 어머니 뒤를 쫓아간 우리들의 눈앞에는 두 여자가 엉켜서 계단 아래로 데굴데굴 굴러 떨어지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나는 내 발치에서 불과 몇십 센티미터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손에서 미끄러져 바닥에 떨어진 하얀색 멜론마냥 멜리나의 머리가 층계 바닥에 부딪히는 광경을 멍하니 지켜보았다. (p.43)




아주 오래전 어느 해의 여름이었다. 다른 날과 다름없이 출근하던 길. 길동역 계단을 분주히 다다다닥, 샌들을 신고 내려가는데, 발을 헛디뎌 그만 굴러버리고 말았다. 신발은 제멋대로 저기 어딘가로 떨어져있고 찾기 위해 두리번거려야 했다. 무릎은 까져서 피가났고 온 몸이 아팠다. 너무 아팠다. 옷에도 잔뜩 뭐가 묻었고... 다리는 이상한 형태로 꼬여있었지만, 부러지거나 한 건 아니었다. 아프기도 아팠지만 정말 엄청 쪽팔렸다. 나는 내려가는 길이었지만 그 계단을 올라오던 여자가 내 앞에 멈춰서서는 "괜찮으세요?" 물었다. 나는 하나도 괜찮지 않았지만 괜찮다고 대답했다. 별 수 있나. 정신을 차리며 이상하게 꼬여있는 다리를 끌어모아 일어나서는 신발이 어디있나 두 개를 다 찾고 신었다. 내가 괜찮은지 물었던 여자는 놀랐는지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고, 나는 수습이 다 됐다 생각하고 계단을 다시 내려가면서 욱씬거리는 고통을 참았다. 집에 가서 옷을 갈아입고 신발도 갈아신을까 잠깐 생각했지만, 그랬다가는 회사에 지각할지도 몰랐다. 너무 쪽팔려서, 그 계단을 내려가면서 그 당시 사귀던 남자한테 전화를 걸었다. 아프거나 쪽팔린 고통에 대해 누군가에게 얘기하고 싶었던 게 아니라, 그 상황에서 내가 아무렇지도 않은 척을 하기 위해서는 전화하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던 거다.


나는 아팠고 쪽팔렸지만, 사실은 아주 크게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만큼만 굴러서 다행이라고. 내가 더 크게 다치지 않아서가 아니라, 내게 괜찮냐고 말을 걸며 밑에서 올라오던 여자, 나 때문에 멈춰섰던 여자가 임신중이었기 때문이다. 배가 많이 나와있었는데, 내가 내려가는 길로 올라오던 중이라, 만약 내가 그만큼 구른 게 아니라 더 굴렀다면, 그녀까지 넘어뜨렸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 내가 굴러서 누군가를 다치게 할 수도 있다는 게 너무 끔찍했다. 게다가 임신중인데. 아직까지도 나는 그 날의 일을 생각하면서 천 번쯤 가슴을 쓸어내린다. 그녀까지 넘어지지 않게 해서 정말 다행이라고. 내가 계속 굴러서, 중간에 멈추는 게 아니라 계속 굴러서 그녀를 넘어뜨렸다면, 그래서 만에 하나 그녀가 잘못되기라도 했다면, 아, 나는 그 다음 삶을 어떻게 살아낼 수 있었을까. 식은 땀이 난다 진짜.


엘레나 페란테의 저 부분을 읽는데, 계단에서 굴렀던 그 때의 나와 내게 괜찮냐고 물었던 그녀가 생각났다. 아마 그녀도 생각하지 않았을까. 정말 다행이라고. 그리고 얼마나 놀랐을까. 어휴...




















영화 《모나리자 스마일》의 '줄리아 로버츠'는 여대 교수이다. 우수한 학생인 커스틴 던스트는 마을의 부자 남자에게 시집을 갔고 다른 여학생들에게도 '좋은 남자 시집 가는 게 장땡이다'는 걸 계속 얘기한다. 줄리아 로버츠는 아주 우수한 학생인 '줄리아 스타일즈'에게 대학원을 권유하는데, 줄리아 스타일즈는 큰 도시로 나가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것보다 이 마을에 남아 학업을 이제 그만두고 남자친구랑 결혼하기를 원한다. 줄리아 로버츠는 그녀를 찾아가 너는 더 공부해야 한다, 여기서 멈추면 안된다고 그녀를 설득하는데, 줄리아 스타일즈는 '그건 니가 생각하는 이상이고 나의 바람은 그것이 아니다' 라고 말한다. 나 역시도 결혼하는 것은 멈추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가 줄리아 스타일즈의 말에 잠깐 벙쪘었다. 맞아,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인간형과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인간형은 다른건데, 나는 내 기준으로 봤구나, 싶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사실, 더 공부하고 싶고 더 알고 싶고 더 큰 세계로 나가보고 싶었던 건 커스틴 던스트였다. 그걸 인정하는데 좀 오래 걸린 셈이다. 그녀는 사실은, 아닌척 했지만,자신이 남편과 사는 삶이 행복하지 않았다고 밝힌다. 그리고 공부를 하겠다고 얘기한다. 그녀가 줄리아 스타일즈에게 공부가 아니라 결혼이 답이다라고 했던 건, 그녀가 더 멋진 곳으로 가는 것에 대한 시기였다.




《나의 눈부신 친구》속 '릴라'는 구두수선하는 남자의 딸이다. 그녀는 굉장히 영특해서 혼자 독학으로도 라틴어와 그리스어를 공부할 수 있다. 암산도 누구보다 빠르고 학급의 누구보다도 글을 빨리 익혔다. 선생님은 그녀가 계속 공부하고 나아가길 원했지만, 중학교에 진학하고 싶다는 릴라의 말에 릴라의 아버지는 릴라를 문밖으로 내던져버린다. 릴라는 알고 싶어하고 공부하고 싶어하고 충분히 그럴 능력이 있는 아이었지만, 공부할 환경이 못되었다. 선생님은 릴라의 가정 환경에 대해 얼마나 아는지 모르지만, 릴라가 자신이 속한 천민의 세계에서 나오려 하지 않는다고 릴라를 멸시한다. 릴라의 눈부신 친구인 레누는 릴라만큼은 아니었지만 공부를 잘했고 선생님은 이제 레누에게 기대를 건다. 그러나 레누의 부모님도 역시 레누가 공부하는 걸 반가워하지 않는다. 공부는 해서 뭐하나 집에서 엄마를 도와 일이나 하지, 생각한다. 선생님은 레누의 부모님을 설득하고 레누는 선생님의 설득에 힘입어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진학해 계속 학업할 수 있으며 또 뛰어난 학생이 되기도 한다.



더 큰 세계를 원하고 더 많은 걸 알고 싶고 더 쑥쑥 자라고 싶고 하늘을 보고 싶었던 릴라는 자신이 원했던 바가 아니지만 결혼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다. 사춘기를 지내면서 예뻐지고 남자들의 시선을 받으면서 자연스레 그녀를 원하는 동네 남자들이 많아지는데, 그녀에게 접근하고 청혼하는 남자들, 그녀의 마음을 얻고 싶어하는 남자들은, 그녀의 마음을 공략하기 보다는 그녀의 가족을 공략한다. 정확히는 아버지와 오빠를. 아버지와 오빠의 사업을 도우면서 릴라를 자신의 아내로 삼고자 한다. 자신의 꿈을 실현해서 부자가 되고 싶었던 릴라는 결국 부자로 살 수 있게 되긴 했지만, 더이상 배우는 걸 욕망하지 않는다. 여기서, 이제 더 해서 무얼해?


이뿐인가. 레누는 좋아하는 남자 아이의 아버지로부터 성추행을 당한다. 누구에게도 그 일에 대해 말하지 못하고, 좋아하는 아이를 볼 때마다 아버지가 떠올라서 괴롭다. 릴라의 오빠와 아빠는 릴라를 때리고, 릴라에게 접근하는 남자들도 폭력성이 내재되어 있다. 나는 읽으면서 이들이 언제 어떻게 폭발할지 몰라 조마조마하다.



중학교를 마치면 어디를 가야 하는건지, 어떻게 더 공부할 길이 열려있는지 알지도 못했던 레누가 고등학교에 진학해 우수한 학생이 되는 건 너무 근사한 일이다. 물론 도서관에서 문법책을 빌려 혼자 공부하는 릴라도 마찬가지고. 나는 공부하는 사람들, 공부하려는 사람들에게 너무 끌린다 진짜. 레누는 릴라를 계속 의식하고 릴라보다 더 많은 걸 습득하고자 하는데 릴라의 타고난 능력을 어쩔 수가 없다.



나는 알파벳도 모르는채로 중학교에 진학했다. 그 때는 나같은 아이가 많았다. 학급 학생 수가 48명정도 되었었는데, 한 열 명정도가 이미 알파벳을 알고 들어온 걸로 기억한다. 나는 알파벳에 소문자가 있다는 것도 몰랐고, 쪽지시험으로 본다고 해서 미친듯이 공부해서 쪽지시험 백점을 받는, 그런 아이였다. 선생님이 발음기호에 대해 얘기할 때 무슨 말인지 몰라 다른 행성에 가있는 기분이었는데, 그 때 내가 앉은 줄의 맨 앞자리 학생은 선생님이 묻는 말에 답까지 하는 걸 보고 너무 놀랐다. 나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 쟤는 어떻게 알지? 수업이 끝난 뒤에 그 아이한테 가서 물었다. 너 영어 어떻게 그렇게 잘해? 하고. 그 아이는 영어 과외를 받고 있다고 했다.



나는 국민학교 때 공부를 잘하는 아이었다. 그냥 뭐든 다 잘했다. 뭐든 다 잘해서 칭찬만 받는 아이었기 때문에 내가 뭔가를 모른다는 것, 못한다는 것이 너무 충격이었다. 물론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거치면서, 실상은 내가 무엇이든 못하는 축에 끼는 사람이라는 걸 점점 깨닫게 되었고, 지금은 잘하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걸 인정하게 되었지만, 그 어린 시절의 나는 선생님이 말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게 너무 충격이었던 거다. 그래서 집에 돌아와 엄마에게 나도 영어과외를 시켜달라 했다. 엄마는 깜짝 놀라서 안된다고 했다. 당시에 과외는 우리에게 비싼 거였고, 실상 시켜달라 말하면서 나도 안된다는 답이 올 줄을 알았다. 영어 학원이라도 보내달라 했더니 그도 안된다 했고, 엄마가 대신 내게 해준 건 중고책방에 가 영어참고서를 중고로 사 준 거였다. 나는 표지도 없는 중고 영어참고서를 들고 내 방에 들어가 한참을 바라보았다.  I am Insu 가 왜 나는 인수인지 알 수 없었다.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봐도 모르겠더라. 게다가 발음기호는 다른 행성 얘기였다. thank 의 th 가 번데기 발음이라는데, 번데기 발음은 대체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는 거다. 참고서를 열한시까지 들여다봐도 모르겠어서(아 쓰다가 눈물나네 ㅠㅠ) 그걸 들여다보다 울었다. 모르겠어서.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서. 나는 공부잘하는 똑똑한 아이었는데, 영어 때문에 이제 평범하게 공부 못하는 아이가 될거란 생각을 하니 진짜 미치겠는 거다. 나는 영어를 잘하고 싶었고, 참고서를 들여다봐도 모르겠으니, 하는 수 없었다. 발음기호도 모르는 데 별수 있나. 선생님이 인수라고 읽으면 그 단어 밑에 한글로 인수라고 썼다. 프렌드라고 읽으면 프렌드라고 썼다. 그리고 집에 가서 자기전까지 교과서를 외워버렸다. 달달 외웠다. 쪽지 시험을 보는 족족 다 맞았는데, 그게 너무 자랑스럽고 뿌듯해서 그 영어 과외하던 애한테 가 '너도 다 맞았니?' 물어보면, 걔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응 다 맞았지' 이러는 거다. 틀리는 애들이 많았는데도 나는 그 애들은 안중에도 없고, 굳이 영어 과외하는 걔한테 가서는 '너 다 맞았어?' 자꾸 확인했던 거다. 아마도 나는 과외하는 애보다 내가 더 잘한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는 가 보다. 그러나 중학교 1학년 때, 그렇게 노력해도, 내 영어 점수는 90점을 넘어가질 못했다.



레누를 보는데 자꾸 그 때의 내가 겹쳤다. 처음에는 '아니, 자기 공부 열심히 하면 되지 레누는 왜이렇게 릴라에게 집착하지?' 했는데, 왜 남과 자기를 비교해, 나는 나대로 살면 되지, 했는데, 저기 저 어린 시절에, 내가 그랬다. 그리고 레누는 그때의 내 나이였고. 아아, 어린 시절의 나여.

내가 그랬어.

내가...

내가.......



저 슬픈 얘기를 끝까지 해보자면,


중학교 1학년 2학기 때였나... 영어 선생님이 갑자기 바뀌었다. 우리 영어선생님이 지방으로 가게 되었다는 거다. 남편이 지방에서 일하게 되어 갑자기 가게 되었다나, 그래서 갑자기 영어 선생님이 새로 왔는데, 그 쌤은 대학을 갓 졸업한 사람이었고, 그래서 아이들에게 무섭게 하지도 않았던 사람이었다. 나는 영어 공부해도 어차피 실력도 안늘고, 선생님은 무섭지도 않으니, 포기해버렸다. 영어 점수는 70점대가 되었다....

나는 그냥 영어 못하는구나... 난 영어 안되는구나....안되는 거 붙잡고 늘어지지 말자.......

하고는 70점대의 나를 내버려두었는데,

그러던 어느날, 두둥-



이 새로온 영어쌤이 글쎄, 한창 유행하던 '장국영'의 <to you>노래 가사를 칠판에 쓰고 라디오를 들고 와서는 그 노래를 틀어주는 거다. 와- 나는 신세계를 경험했어. 세상 좋은 거다. 물론 발음을 선생님이 해주는대로 한글로 쓰긴 했지만, 내가 영어로 된 노래를 따라부를 수 있다는 게 너무 신기한거다. 그래서 집에 가 엄마에게 장국영 테이프를 사달라 했고, 그래서 엄마는 나를 데리고 동네 비디오 가게에 가서, 거기에서 파는 최신팝송믹스 테입을 사준 것이다. 나는 허구헌날 장국영의 투유를 틀어놓고 따라 불렀고 급기야 다 외웟으며, 이게 세상 좋아서, 나중에는 닥치는대로 팝송을 외웠던 것이야. 영화 [더티 댄싱]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은 전곡을 다 외워 따라 불러가지고, 나랑 친했던 전교1등 아이가 '너 천재냐?' 물어보았던 것이다. 물론 그 팝송을 외우기까지는 삼촌의 도움이 컸다. 방학 때 외갓댁에 갔는데 그당시에 미혼이었던 삼촌하고 얘기를 하다가, 내가 발음기호를 모른다는 걸 알고 삼촌이 깜짝 놀라서는 나를 옆에 앉히고 새벽 두시까지 발음기호 가르친거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아 진짜 훌륭한 삼촌이었어. 영어 사전 꺼내놓고 맨 앞에 있는 발음기호 가르키면서, 이건 ㅔ 발음이고, 이건 ㄷ 발음이고, 하면서 막 알려준 것이야... 나는 진짜 완전 쭉쭉 빨아들였고, 삼촌은 내가 얼추 다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하자 그 다음엔 사전의 아무페이지나 펼쳐서는 단어 하나를 짚고 '이거 읽어봐' 했다. 그러면 나는 배운 대로 읽었지. 삼촌은 그렇게 몇 번 하더니 나한테 완전 쏠랑 반해가지고, 너 진짜 잘한다, 완벽해 하고 칭찬해주고 그날 잤는데, 다음날 아침 일어나서 삼촌이 외할머니, 이모, 엄마, 동생들 다 있는데서 그러는 거다. '얘가 진짜 보통 똑똑한 애가 아니다, 두 시간 발음기호 공부하더니 완전 마스터 했다' 하는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는 완전 어깨 으쓱해서 그러고 있는데 갑자기 이모가 '그거 두시간이면 되지 뭐' 이러는 게 아닌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모 미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나는 이제 선생님이 발음하는 거 한글로 적지 않아도 되었고, 팝송을 다 외웠고, 그래서 어떻게 됐냐면, 중2때 담임이 영어였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시로 쓴 교과서에 안나오는 단어도 혼자 대답하는 아이가 되어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천재천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냐면 나는 팝송으로 공부하는 아이니까. 그리고 이제 난리가 나서 막 듣기평가는 다 맞고 막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어 안틀리는 아이가 되어있었어.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나는 성문기초영어 이런거 한 번도 본 적도 없고 맨투맨도 사놓기만 하고 들여다보지도 않았는데, 남들 몇 번씩 뗀다는 성문기본도 사놓기만 하고 쳐박아 두었는데, 볼 필요가 없었어. 보는 애들보다 영어를 잘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급기야 고3 때는 담임이 영어였는데 영어선생님 되라는 말까지 들었다. 아하하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그러다 지금은 구몬 수동태 다 틀리는 사람이 되어서 밀려가지고 끊어버리는 어른이 되었지....인생? 알 수 없는 것이야.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아니 근데 이야기가 왜 여기까지 왔지? 페이퍼 창을 열었을 때만 해도 사실 내가 쓰고 싶었던 건, '내 친구의 옆에 있고 싶어서 나한테 사귀자고 한 남자'에 대한 거였는데, 왜 쓰고나니 내 영어잘난척인거지? 알 수 없네....




예전에 [유희열의 스케치북]이었나, 관객석하고 인터뷰하는 게 있었는데, 거기에서 어떤 여자가 나와서 그러는 거다. 좋아하는 남자애가 자기한테 잘해주길래 아아, 얘도 나를 좋아하나 했더니 언니에게 접근하기 위해서였다고. 그래서 지금은 언니의 남자친구가 되었다는 거다. 내가 그거 남동생하고 보고 있다가,


야, 내 여동생하고 사귀었던 남자중에도 나 좋아서 그랬던 애가 있을까?



물었다가 쌍욕만 바가지로 얻어 먹었었지... 하하하하하하하하.



아니야, 이게 아니야, 돌아와. 그런데 이 책속에서 레누에게 어릴 때 사귀자고 했던 애가 시간이 지난 후에 릴라가 빛나서 너희들의 관계에 끼고 싶었다고 말하는 거다. 그 땐 사귀는 게 뭔지 몰랐지..이러면서...아 넘나 슬픈 이야기 아닌가. 슬픔의 새드니스... 어제 이 부분 읽고 너무 슬펐어...


그래서 곰곰 책장을 덮고 돌이켜 보았다. 내가 사귀었던 남자중에 내가 아닌 내 주변의 누군가 때문에 나에게 접근한 사람이 있었을까? 하나씩 꼽아 봐도 답은 '아니었다'. 오히려 내 주변에 누가 있는지도 모르는채로 나를 만났던 남자, 그래서 나와 소식이 끊기면 그의 소식을 들을 수 없는 남자가 있었지. 그렇다면 내가 이 슬픔 속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을까? 하면, 아니다. 레누한테 그런 의도로 접근했었던 남자가 있다는 사실 때문에 계속 우울했다. 나는 이 세상 모든, 사랑에 실패한 사람들의 편이야.... 슬픔의 새드니스....




릴라와 레누의 이야기는 몇 십년전의 이탈리아가 배경인데도 지금의 내가 사는 세상과 다르지 않다. 여자를 성적대상화 시키고, 여자를 공부 못하게 막고(우리 아빠도 내가 대학에 진학하지 않기를 원했다), 시집 잘가는 게 여자가 출세하는 건 줄 알았던 시대. 남자가 예쁜 여자를 쳐다보는 게 여자의 잘못이고, 말을 안들으면 아빠든 오빠든 폭력을 마구 써버리는 시대. 있는 그대로 다 까발려 버리고 있는 이 책이 그래서 재미있는데, 그런데 나는 밤에 잠을 못이룰 정도로 재미있지도 좋지도 않다. 그건 아마도 문체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별을 다섯을 줄 수가 없는 그런 책이여... 그래도 어쨌든 2권이 오고 있다. 사실... 3,4 권도 오고있지.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의도와 다르게 영어잘난척을 했더니 또 내 영어잘난척이 더이상 먹히지 않게 된 사건이 떠오른다. 그러니까 십년쯤 전, 여전히 영어잘난척을 하면서 살던 그 때, 나는 칠봉이를 처음 만났다. 처음 만난 자리에서 나는 나를 어필하고 싶었던건지 영어 잘난척을 오지게 한거다. 그러면서 '수능에서도 영어 점수가 제일 잘나왔어요, 수능 보면 외국어 별로 안틀렸어요' 이랬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얘기 다 듣고나서 칠봉이가 '아, 국어랑 영어를 잘하셨구나' 하더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외국어영억 만점 받고 대학갔어요' 하는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쌍욕나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잘난척에 더 잘난척으로 맞대응하는 자식 같으니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자식은 늘 이런식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런 게 진짜 한두개가 아니야. 내가 잘난척 하나 하면 두개로 갚어 이노믄 자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근데 이러려고 한 게 아닌데 페이퍼 졸 길게 썼네. 오늘 일 할 게 산더미인데...에라이, 그냥 점심 먹고나면 그때부터 일하자...




오늘 아침에 엄마랑 밥먹다가 곰국 진짜 맛있게 먹으면서 곰국 좋아 곰국 행복해 곰국 마실거야 막 이러면서, 동료중에 입이 짧고 식사도 잘 안하는 사람이 있다는 얘길 하게 됐다. 엄마는 그 사람 날씬하냐 물었고, 응 날씬해, 라고 답했더니 내게 '너도 그러면 밥을 먹지말고 굶어. 그러면 날씬해지잖아' 하는 거다. 그래서 나는 ,


엄마, 나는 안먹으면 성격 나빠져.


라고 답했는데, 그러자 엄마가 그랬다.



"넌 먹으나 안먹으나 성격 나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둘다 빵터졌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뭐 그러는 엄마는 성격 좋은 줄 알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참나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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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8-02-09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흐흐흐 아...진짜 미치게 웃었어요. 이렇게 재미있는 리뷰 ... 이건 진짜 공짜로 볼 수있는게 행운같아요! 삼촌이 처..천잰데~ 하니까 이모는 ..툭 자르는 맥커터! 웃다 눈물나서.. ㅎㅎ 배고파졌어요 .
굿 점심하세요! 다락방님 ~ ^^ 오늘은 저 , 많이 웃는 날인가봐요!♡

다락방 2018-02-09 14:59   좋아요 1 | URL
그장소님, 식사는 맛있게 하셨습니까? 저는 커다란 돈까스 시켜서 배터지게 먹고 오후 일을 해야하는데 졸려서... 커피를 한 잔 타 왔습니다. 이제 퇴근시간 까지, 남은시간 열심히 일해야겠지요. 일은...참 하기 싫으네요. 휴.. 매일 직장 그만두고 싶다고 오만번 생각하는데, 월급날이면 꼬박꼬박 월급이 들어와서... 직장을 놓지를 못하네요. 하하하하핫.

아무튼, 직장 얘긴 왜했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금요일 잘 보내세요, 그장소님!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저도 좋아요! 후훗.

시이소오 2018-02-09 15: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쉬나 재밌는 글이 베수비오 화산의 용암처럼 터져 나오는군요. 점점 기대되네요. ^^

다락방 2018-02-09 15:14   좋아요 1 | URL
시이소오님은 늘 제 글을 재미있게 읽어주시는 분이 아니십니까! 열심히 하겠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시이소오 2018-02-09 15:16   좋아요 1 | URL
저는 재미없는데도 재미있게 읽는 바보가 아닙니다. 재밌으니까 재미있게 읽는거죠 ㅎ ㅎ

다락방 2018-02-09 15:57   좋아요 1 | URL
어휴.. 참... 몸둘 바를 모르겠네요. 호호. 수줍수줍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18-02-09 16: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다가 탄산수 마신 듯!!!
저렇게 영어 잘하는 자랑질을 해도 밉지 않고,귀엽게 자랑질을 하는 사람이 있다니!!! 막 감탄하면서 읽었어요.
도대체 리뷰와 페이퍼를 써도 써도 근 20년째 내용이 고갈되지 않으니 읽어도 읽어도 질리지 않고,되려 빠져드는 서재 공장장님 다락방님이셔요.!!!
근데 가만보니 어머님과 이모님 삼촌분의 대화를 보니 아마도 다락방님의 재치가 외가쪽의 유전이었나?그런 생각을 해봅니다ㅋㅋ

다락방 2018-02-09 16:21   좋아요 1 | URL
과거는 저의 글에 아주 좋은 소재가 됩니다. ㅎㅎ
저는 추억만 뜯어먹으면서도 잘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ㅋㅋ 그렇지만 인생이 언제나 좀 더 재미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는 것은 그 재미에 큰 부분을 담당하죠. 하핫.

즐거이 읽어주신다니 저야말로 기쁩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글 쓰는 것도 너무 좋은데 누군가 재미있게 읽어준다는 것도 정말 좋아요. 아마도 읽어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쓸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헤헷.

금요일이에요. 즐거운 금요일밤 보내세요, 책나무님!
:)

Forgettable. 2018-02-09 16: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이거 읽으셨군요? 내가 보내주기로 해놓고는 깜빡햇네 ㅜㅜ 미안해요.. 직접 사게 만들어서.. ㅎㅎ 암튼 전 이 책 읽으며 제 수만가지 과거가 떠올라서 너무 좋고 슬프고 외롭고 그랬어요. 레누의 이야기가 딱 내얘기는 아닌데 뭔가 오만가지 과거를 다 불러일으킨달까 그런.. 근데 다락방님 제가 주변에서 보던 팝송으로 영어 공부해서 영어 잘하는 친구였군요. 저는 외국어영역이 발목잡은 케이스 였는데..

다락방 2018-02-09 16:25   좋아요 1 | URL
저는 이탈리아나 여기나 여성의 삶이 크게 다르지 않았구나 하면서 좀 씁쓸하더라고요. 남자 어른이 소녀를 성추행하는 것도 진짜 너무 역겹고. 진짜 개새끼들인것 같아요. (아 어쩐지 흥분하고 있네)

중학생 때 팝송 듣는 게 어찌나 좋던지 팝송 닥치는대로 외우고 막 해석하고 그랬더니 영어 실력은 그냥 막 쑥쑥 늘더라고요. 듣기 평가가 세상 잘되는데 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물론 쑥쑥 사그라들어 지금은 구몬도 할 수 없는 지경이 되어버렸지만 말입니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 진짜 구몬 밀려서 쌓여있는 거 너무 치욕스러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요즘엔 팝송이든 가요든..노래를 안듣네요......안들어..... 하하하하하.

아무튼 오늘부터 2권 시작할 겁니다. 훗.

단발머리 2018-02-09 18: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었는데, 이렇게 재미있는 리뷰라니.... 리뷰가 더 재미있어서 막 웃고 있네요.
책읽는나무님 표현이 딱 맞네요. 다락방님은 서재 공장장님^^

전 한결같이 레누에 감정이입하게 되더라구요.
너무 이쁘고, 뛰어나고, 똑똑하고, 뭐든 잘하는 황금손인 릴라에게는 감정이입이 안 되구요.
그러면서 답답했어요.
왜 그래, 너도 너 나름의 매력이 있어. 릴라만큼 너도 괜찮아.
혼자 막 그러면서 읽어더랬죠.
다락방님이 2권 시작하신다니, 제가 신나네요.
아, 신나라~~~~~~~~~~~^^

다락방 2018-02-12 07:44   좋아요 1 | URL
저는 레누도 릴라도 막 이입이 되지는 않더라고요. 그보다는 뭐랄까, 문제해결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되게 강해졌어요. 릴라를 저 폭력적인 아빠와 오빠에게서 데리고 나오고싶다, 저 마을에서 데려나오고 싶다, 공부하게 하고싶다... 이렇게요. 그런데 이렇게 생각하는 저는 괜한 오지랖이겠지 싶더라고요. 그래서 스스로 반성도 하게 되고.. 참 복잡한 생각이 들었어요. 레누가 릴라와의 경쟁심 때문에 앞으로 더 치고 나갈 수있는 거라면 이 관계는 괜찮은건가, 싶고. 릴라가 레누에게 너는 나의 눈부신 친구, 라고 하는 것도 가슴 아프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여자가 사는 거 너무 힘들고요 ㅠㅠ 애들 때나 어른이 되어서나 ㅠㅠㅠㅠㅠ 레누 엄마의 마음은 또 뭘까 싶고... 하아-


저는 나폴리 시리즈 2권을 시작하려 하였으나, 갑자기 제 페미니즘 단톡방 생각이 나면서, 오늘은 미뤄두었던 [제2의성] 2권을 들고 나와 출근길에 다시 시작하였습니다!! 으하하하하.

유부만두 2018-02-10 08: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줌마...아저씨...라고 이름 뒤에 붙여놓으니까 ...어색하긴 해요.

그런데 어쩌다가 영어를 미워하게 되신거에요? 그 천재가!!!!
파닉스를 2 시간에 떼셨으면 수동태 따위는 훗, 하고 씹어드실 분인데.

아 그나저나 저 요새 구몬 밀려요. ㅜ ㅜ 넘나 어려운 부분 배우는건데
요샌 제가 막 어려운 책 욕심내서 사서 쌓아놓고요, 큰애 걱정에 잠도 막 못자고 ...ㅜ ㅜ

다락방 2018-02-12 07:47   좋아요 1 | URL
저는 아줌마 아저씨..는 걸리적거리지 않았는데요, 전체적으로 문체의 분위기가 더글라스 케네디나 기욤 뮈소 그 또 누구냐, 리안 모리아티? 를 연상시켜서 별로더라고요. 제가 그런 분위기의 문체를 별로 안좋아해서요. 좀 더 묵직했으면 좋겠는데, 이야기가 흥미롭고 마음에 드는데 묵직함이 좀 덜한 게 별로였어요.

저는 이 페이퍼 쓰다가 또 느낀건데요, 전... 수동태라든가 하는 그런 어떤 문법적인 걸 공부해서 아는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공부는... 저한테 아닌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전..... 공부는 안되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보다는 팝송 듣고 영어 대사 들으면서...그러면서 익혀야 할 것 같아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 구몬 같은 거 넘나 재미없는 것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보슬비 2018-02-11 02: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책 재미있어서 아껴가며 읽고있는데, 다락방님의 재미진글을 읽으니, 아끼지말고 팍팍 읽어야될것같아요. 다락방님의 글에는 살아있는힘이 있는것같아요. 언제나 생기넘치듯 반짝반짝해요.^^

다락방 2018-02-12 07:48   좋아요 1 | URL
저는 2권을 앞두고 잠시 쉬어가려고 합니다. 보부아르의 책을 읽으면서 좀 더 단단해진 뒤에 다시 2권을 시작해볼까 해요. 후훗.
힘과 생기를 느끼신다니, 헤헷, 그런 감정을 드릴 수 있다니 기뻐요! >.<

2018-02-11 2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12 07: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13 18: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14 19: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18 20: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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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19 11: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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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20 22: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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