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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라 2017-09-20 11: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성도 군복무를 해야한다는 것은 니들도 고생을 하보라는 변태심리가 아니라 그것이 국민의 기본의무이기 때문입니다 병역의 의무를 꼭 군대에 가서 수행하지 않더라도 공익요원이나 대체복무 또는 병역세 부과 등으로 대체할 수 있지만 여성들사이에서는 그에 대한 진지한 논의조차 없었었지 않나요? 여성들 스스로가 사회적 약자를 자처하면서 여성으로서 누릴 수있는 이점(특권)에는 약삭 빠르면서도 국민으로서 당연한 의무에는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이 과연 페미니즘에는 부합하는 것인지 의문이 드는군요

다락방 2017-09-20 11:52   좋아요 4 | URL
ㅎㅎ 이하라님 댓글 읽으니 ‘젠더 이슈로 논쟁이 벌어지면 그게 어떤 문제든 상관없이 군대 이야기가 나온다‘는 이 시사인 글의 도입부 생각나네요. 아까 글샘님도 리뷰에 댓글에서 언급하셨듯이, 서민 교수님을 비롯한 페미니스트들은 군대 얘기 페미니즘 책에서 저마다 다 하고 있어요. 저는 이해시키거나 설득시킬 의지나
마음이 지금 1도 없고요, 이하라님도 여기저기 군대 댓글 달고 다니시기 보다는 페미니즘 도서를 읽어보시는 게 이하라님을 위해서도 또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에 있어서도 도움이 될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하라 2017-09-20 11:53   좋아요 0 | URL
여기저기 군대이야기를 하고 있다니 제가 댓글을 단 원문은 읽어보신겁니까? 다들 군복무를 논점으로 삼고 있기에 댓글이 병역의 의무를 피해갈 수 없었을뿐입니다 그 보다 더 심한건 여성들의 이분법적 사고방식이 더 문제가 아닌가 싶네요 얼마전 맘충이라는 특정층의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을 남성들이 만들었다는 글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 억측과 피해의식이 요즘 여성들의 의식을 대변하는듯해 씁쓸합니다

다락방 2017-09-20 12:00   좋아요 2 | URL
저도 이하라님의 댓글이 참 씁쓸합니다....

syo 2017-09-20 12:15   좋아요 4 | URL
하하, 듣고 보니 며칠 전 스치듯 봤던 그 말도 안되는 댓글이 이하라님 작품이셨군요. ˝한국 남성의 내면에 모성이 신화처럼 아로새겨져 있어서˝ 맘충 같은 단어를 만들어낼수 없을거라는. 그 말씀이 근거가 된다고는 1도 생각하지 않자만, 이하라님 말씀대로 그 단어를 남자가 만든게 아니라고 쳐도, 이하라님이 말씀하신 그 ˝모성이라는 신화˝는 맘충이라는 말을 만들 수 없을 정도로는 신성하지만, 이미.만들어져 있는 맘충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못하게 할만큼 신성하지는 않나봐요? 아니면, 이번에도 같은 논리로 남자들은 그 말을 쓰지 않는다고 말하실건가요? 혐오표현을 직접 만들지 않았으면, 사용하는데도 면죄가 되나요? 아니면 여성이 만들었으니, 만든 여성을 먼저 단죄하기 전에는 남성을 탓하면 안되는건가요? 폭행이라는 개념을 최초로 발명한 사람을 찾아내 벌하기 전까지는 폭행을 실제로 행한 사람을 벌할 수 없는 건가요? 실제로 입은 피해를 증언하는 사람들에게 어째서 억측과 피해의식이라고 함부로 말씀하십니까.

모성의 신화에 대해서 남자인 저는 도저히 동의할 수 없는데요? 제 동의와 상관없이 심층심리는 그런 거고 단지 제가 의식하지 못하는 것 뿐이라고 말씀하시지는 않으시겠지요? 만약 그렇게 말씀하실 수 있다면, 여성들 또한 이하라님께 이하라님의 의식은 국민의 기본의무를 말하지만 이하라님의 동의와 상관없이 ˝내면˝은 사실 니들도 고생을 해보라는 뜻이다- 라고 단정할 수 있게 될 테니까요.

이하라 2017-09-20 12:57   좋아요 2 | URL
모성에 대한 신화 때문에 남성 이 만들지 않았을것이다는 말은 제가 생각해도 억측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꼭 남성이 만들었다는 딱 그만큼의 억측이겠죠 그리고 그런 표현을 사용하는걸 옹호하는 입장이 아닙니다 다만 저나 제 주위에서는 그런 표현을 사용하는 사람이 없다보니 맘충이란 단어 자체를 안지가 얼마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 병역의 의무를 대체할 방법들이 있으니 그런 논의라도 해보아야 한다는 입장이지 니들도 고생해 보라는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저는 여성이 누려야할 권리는 페미니즘을 논하기전부터 당연히 누려야 마땅하지 이것이 사회적 사안으로까지 확대되는 상황이 더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여성들이 자신들의 권익을 외치는 딱 그만큼만 자신들의 의무도 고려하는 것이 좋지않을까 생각했을뿐입니다 그런 생각이다보니 여성의 권리나 피해의식이 묻어나는 글에 댓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저는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를 낳아주신 분도 여성이고 나를 사랑하고 내가 사랑하는 이도 여성이란 것을 늘 마음에 담고 있습니다 남녀를 이분법적으로 나눠 본다한더라도 일방적인 피해의식만을 두둔하지 못하기에 보시기에 불편했던 모양입니다 여성의 기본의무 문제는 앞으로 이야기하지 말아야 겠군요 딸이 태어나면 당당히 자신의 권리에 대한 주장만큼이나 의무에 대해서도 깨어있기를 바라는데 그건 그냥 제 가정에서나 말해야겠네요 제 댓글들이 많이 보기 거슬린다면 앞으로 여성문제가 담긴 글들에는 댓글을 달지않겠습니다

syo 2017-09-20 13:13   좋아요 1 | URL
여성의 복무 문제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이하라님의 의견 자체에는 동의합니다. 다만 선행해서 해결되어야 할 문제들(이 댓글이 달린 글에 충분히 드러나 있는)을 등한시한 채 지금 당장 복무해라 그게 의무다, 아니면 지금 부당한 이득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에 대한 분노가 있었는데, 그것이 이하라님께 표출된 것 같습니다. 제가 나댄 부분도, 부당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 점은 사과드립니다.

댓글을 달거나 말거나 하시는 것은 이하라님의 자유입니다. 제게 꼴보기 싫으니 앞으로 댓글을 달지 마라는 말씀을 드릴 권리가 어딨겠습니까. 그저 의견이 충돌한 것이고, 이 충돌이 이하라님과 저 사이에 의미있는 합의점을 만들지 않았다는 것만 명확해진 것뿐이지요. 알라딘에서는 항상 그렇더라구요. 그걸 다른 분들은 가 아시니까 다들 마음 좋게 하하하 하고 싸움이 안 되는 댓글 달고 마는데, 어디나 syo같은 희한한 놈이 하나씩 있습니다. 에이, 재수 없었네, 하고 덮어버리시길 권합니다. 제 댓글들이 보기 거슬리신다면 제가 앞으로 이하라님의 댓글에 댓글을 달지 않겠습니다^^

이하라 2017-09-20 13:23   좋아요 1 | URL
아닙니다 syo님 말씀대로 의견충돌이지요 전혀 거슬리지않습니다 앞으로도 다시 뵈어요^^

雨香 2017-09-20 13: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종의 보상심리, 피해의식이 이성을 능가하는 것 같습니다. 실상 군대내에서도 국방의 의무 보다는 잡일, 갑질피해, 위계에 의한 폭력(육체적 폭력은 아니더라도)이 기억의 대부분을 차지하니까요. 제대로 된 군대, 국방의 의무에만 충실한 군대라면 피해의식이 덜한 것으로 보입니다. 최소한 한국군 출신과 카투사 출신과의 군대에 대한 기억과 군대에 대한 피해의식은 거의 정반대니까요.

근본적으로는 40여년이 넘게 북한보다 많은 국방비를 쓰고, 지금은 30배나 넘는 국방비를 쓰는데, 아직도 징병제를 고집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군대를 가는 것만이 국방의 의무라고 생각하는 만들어진 허상도 벗어나야 할 착각중에 하나고요.

(어제 배달된 시사인 챙겼는데, 읽어봐야 겠습니다.)

다락방 2017-09-20 14:01   좋아요 4 | URL
네, 저 역시 군대에 대해 가장 먼저 논의되어야 할 것은 군대내의 인권 감수성과 또 제도라고 생각을 합니다. 군대에 다녀온 이들이 저마다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를 말하는데, 그걸 개선할 논의보다 여성의 병역의무에 대한 걸 논하다니, 대체 어디를 보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건가 싶어요. 궁극적인 답일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로는 모병제가 되어야 하지 않나 저는 생각하고 있어요. 물론 모병제 역시도 합리적인 답이라고 확신할 순 없겠지만 저로서는 그것보다 더 나은 답을 아직은 모르겠더라고요. 처우를 개선하고 모병제로 바뀌는 것이 지금보다 더 나은 군대를 만들어가는 게 아닐까 싶고요. 군대라는 게 본래의 뜻을 가지고 있으면서 인간이 지낼만한 곳이라면, 그리고 모병제라면, 그때는 가고 싶은 사람이 가서 하고자 했던 바를 할 수 있는 곳이 되겠지요. 우선시 되어야 하는 건 군대라는 곳의 환경과 제도의 개선인데, 아주 많은 남자들이 ‘페미니즘 주장할거면 여자도 군대가!!‘만 부르짖고 있네요.

다락방 2017-09-20 14:08   좋아요 2 | URL
아, 우향님.
위의 글은 어제 배달된 시사인이 아니라 지난주에 배달된 시사인에 있습니다.
지난 주에 배달된 걸 제가 오늘 뜯었어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하다하다 시사인도 밀리는 1人)

雨香 2017-09-20 14:35   좋아요 0 | URL
아.. 네 ^^ 저 표지 이군요. 저는 뜯기만 한 것 같습니다. ㅋㅋ

2017-09-20 15: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20 17: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Nebula 2017-09-25 06: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메갈IN다운 글이네요
구독햇던돈으로 치킨한마리 더사먹을걸
남자가 바라는게 여성징병이 아니라 돌봄과 성적서비스를 제공하는 2등시민으로 남길 바란다?
아주 대단한 ‘문화평론가‘께서 헛소리를 해도 그럴싸하게 해놔서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일뻔했네요
 
엄마는 페미니스트 - 아이를 페미니스트로 키우는 열다섯 가지 방법 쏜살 문고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지음, 황가한 옮김 / 민음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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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잘룸을 키우는 방법에 대해 몇 가지 제안을 하고 싶어. 하지만 네가 내 제안을 모두 따른다고 해도 치잘룸이 네 바람과는 다르게 자랄 수 있다는 점 잊지 마. 산다는 게 항상 뜻대로 되지는 않잖니. 중요한 건 네가 노력한다는 거야. 

그리고 항상 네 직감을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믿어. 아이에 대한 사랑이 너의 길잡이가 되어 줄 테니까. (p.14)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가 자신의 친구 '이제아웰레'에게 한, '네 직감을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믿어'에 동의한다. 나 역시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아 그 때 괜히 그런 느낌이 들었던 게 아니구나' 할 때가 종종 있었으니까. 대화중이나 행동중에 '어? 이건 좀 아닌 것 같은데?'라는 느낌이 들었다면, 돌이켜봤을 때 그건 아닌 게 맞더라. 어째서 그런지에 대해 바로 그 순간 낱낱이 짚어내지는 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닌 것 같은', '잘못된 것 같은' 느낌은 있고, 그 느낌은 대체적으로 맞다. 우리는 우리 안의 도덕에 어긋나는 것들을 잡아낼 수 있는 것 같다. 그러니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가 친구에게 한말, 네 직감을 믿으라는 말은, 충분히 그러해도 되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



나에게는 조카가 두 명있다. 지금 현재 여덟살 여자아이와 다섯살 남자아이이다. 이모가 꼴페미인만큼, 조카들을 페미니즘 장착한 사람으로 자라나게 하고 싶다. 그러나 나는 이모이고, 매시간 아이들과 붙어 있는 게 아니다. 설사 내가 매시간 아이들과 붙어 있는 위치에 있다고 해도, 매순간까지 함께할 순 없다. 아이는 학교나 유치원에 갈 것이고, 친구들과 노는 시간도 있을 것이도, 텔레비젼을 보는 시간도 있을 것이다. 그 모든 순간에 조카들이 보게 되는 사람들과 그 대화들이 내가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들과 같지 않을 것이다. 아이는 이모가 하는 말과 텔레비젼 속에서 하는 말이 다르다는 걸 알게될 것이고, 자라나는 과정에서 그 모든 이야기들중 어떤것들을 취하거나 혹은 버릴 것이다.


그러니 나는 내 조카들이 내 바람과는 다르게 자랄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내 바람대로 자라는 것이 아이에게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보장도 없고. 어떤 것이 옳다는 것에 대해 강한 확신으로 아이에게 말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지만, 옳지 않은 것에 대해 말하는 것은 충분히 필요하다 보여진다. 차별이, 비하가, 약자를 괴롭히는 행위가 해서는 안되는 것임을, 그것이 잘못된 것임을 말해주는 건 충분히 해도 되는,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페미니즘은, 조카가 있는 내게 반드시 필요한 절실한 것이 되었다. 나는 아이가 자라는 과정에 있는 학교에서, 그리고 앞으로 직장에서, 거리에서, 친구들 사이에서 다치지 않기를 바란다. 차별과 비하, 혐오, 괴롭힘에 노출되어 상처받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나 어떤 어른도 아이를 모든 상처로부터 막아줄 방법은 없다. 그렇다면 궁극적인 나아갈 길은, 설사 상처받는 일에 맞닥뜨려도 극복해낼 수 있어야 하는 것일테다. 페미니즘은 혐오와 비하, 차별을 없애는 데에도 도움이 되지만, 그것들로부터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네 고통이 네 잘못이 아님을 말해주는 데에도 페미니즘이 당당히 버티고 서있다. 


얘야, 네가 반드시 머리를 기를 필요도 없고, 괴롭힘에 묵묵히 참을 필요도 없어 라고 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리고 네가 괴로운 것이 네 잘못이 아니야, 라고 말하는 것도 충분히 중요하니까.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는 '우리가 멈춰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 얼마나 명료한 해결책이며 완벽한 방법이란 말인가. 우리가 멈춰야 한다. 




책은 얇고 가볍다. 한 손을 쫙 편 사이즈이고 장수도 적고 심지어 그림까지 있다. 그러니 나같은 이미 헬페미인 사람들이 굳이 읽을 필요는 없어 보인다. 내 경우에도 이 책을 읽고서는 큰 감흥이 없었다. 나는 이것보다 더한 것이 필요해... 이정도는 이제 내 가려운 데를 긁어주지도 못한다. 그러나, 이 책은 내 아이들에게 내가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어떤 것이 가장 기본적이고 우선시 되어야 할까, 를 고민하는 이들에게는 맞춤한 책일테다.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 페미니즘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할텐데, 이 책에는 아주 기초적인 가르침들이 나와있으니까. 


이렇게 기초적인 걸 굳이 알려주기까지 해야하나, 싶지만,

이렇게 기초적인 게 어떤 이들에게는 전혀 기초적이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 내 행동이 어떠해야할지를 다잡을 수 있는 데 도움이 된다. 아이들이란 어른들이 하는 걸 그대로 따라하곤 하는데, 책 읽으라고 백 번 말하는 것보다는 책 읽는 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을테고, 가사일은 가족이 함께 해야 하는 일이라고 이천번 말하는 것보다는 모두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더 나은 방법일 테니까. 





가사와 육아는 성 중립적이어야 하고, 우리는 여자가 ‘만능‘인지 아닌지가 아니라 바깥일과 집안일을 병행하는 부모들을 지원하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가를 물어야 해. (p.20)

육아를 동등하게 분담해. ‘동등하게‘가 무얼 의미하는가는 물론 너희 두 사람에게 달렸어. 서로가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똑같이 주의를 기울이면서 맞춰 나가야 할 거야. 말 그대로 50대 50으로 나눈다든가, 매일 점수를 기록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야. 만약 육아를 동등하게 분담했다면 저절로 알 수 있을 거야. 네가 화가 나지 않을 테니까. 진정한 평등이 있는 곳에는 분노가 존재하지 않아. (p.23)

치잘룸이 책을 사랑하도록 가르쳐. 가장 좋은 방법은 본을 보이는 거야. 네가 책 읽는 모습을 아이가 본다면 독서가 가치 있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될 거야. 설사 치잘룸이 학교를 다니지 않고 책만 읽는다 하더라도 단언컨대 제도권 교육을 받은 아이보다 훨씬 더 박식할 거야. 책은 아이가 세상을 이해하고 세상에 의문을 품도록, 자기표현을 하도록, 자기가 되고 싶은 게 무엇이든 그 꿈을 이루도록 도와줄 거야. 요리사든, 과학자든, 가수든 독서를 통해 배우는 기술은 누구에게나 도움이 돼. (p.44)

치잘룸이 이런 남자들에게 의구심을 갖도록 가르쳐. 여성이 자신과 동등한 인간이라고 생각할 때가 아니라 자기 가족이라고 생각할 때만 공감할 수 있는 남자들. 강간에 대해 얘기할 때 매번 ‘내 딸이나 아내나 여동생이었다면‘ 같은 말을 하는 남자들. 이런 남자들이 피해자가 남성일 경우에는 굳이 자신의 형이나 아들이라고 상상하지 않아도 공감을 잘하지. (p.49)

그토록 많은 여자애들이 ‘머리‘하면 고통을 떠올리는 이유 중 하나는 어른들이 ‘너무 바짝 당긴‘, ‘두피를 상하게 하는‘, ‘두통을 일으키는‘ 종류의 단정함에 순응하기로 결심하기 때문이야.

우리가 멈춰야 해. (p.76)

사회규범의 근거가 정말로 생물학이라면 아이는 아빠보다 엄마에게 속한 것으로 봐야지. 왜냐하면 아이가 태어났을 때 생물학적으로-이론의 여지 없이-확신할 수 있는 부모는 엄마 쪽이잖아. 엄마가 애 아빠라고 말하는 사람이 아빠일 거라고 추측하는 거고. (p.82)

아이에게 자신의 기준이나 경험을 절대 일반화하지 말라고 가르쳐. 그 애의 기준은 자신만을 위한 것이지 다른 사람들을 위한 게 아니라고 가르쳐. 그 애에게 필요한 겸손은 ‘차이는 정상적인 것이라는 깨달음‘ 뿐이야.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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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2017-10-19 17: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책을 한 백권정도 사서 딸가진 엄마들에게 마구 나눠주고 싶었지만 돈이 없어서.. 일단 한권 더 사서 친한 친구에게 줬답니다. 너무나 기초적이지만 옆에 두고 읽으면 좋을 거 같아요.

다락방 2017-10-19 17:24   좋아요 1 | URL
저는 읽고 제 여동생에게 주었어요. 여동생은 딸도 아들도 가진 엄마이니, 여동생의 페미니즘이 딸과 아들 모두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여동생에게는 제가 페미니즘을 전달하고요. 후훗.
 

토요일에는 추석때 함께 여행할 친구를 만났다. 우리는 일찍 만나 면세점을 쇼핑했는데 지하에서 파는 반미를 백화점 옥상으로 가지고 가 바람을 맞으며 아메리카노와 함께 먹었다. 그리고 조금 더 쇼핑한 후에 서점엘 갔다. 여행책자를 살까 어쩔까 둘러보다가, 우리에게 여행 책자가 크게 필요없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그렇지만 나는 종이로 된 지도를 꼭 갖고 싶었다. 지도를 펼쳐놓고 어디쯤에 호텔을 잡는게 좋을지 비교하며 호텔 예약을 하고 싶었던 거다. 결국 친구는 중고샵에서 여행책을 사자고 했고, 오오 너무나 멋진 계획에 나 역시 그러자!고 하고는 광화문 교보에서 나와 알라딘 종로점으로 향했다. 마침 포장되어 있던 중고 여행책자가 있었고 그걸 사가지고 나와서 우리는 이제 '이 책을 펼쳐놓고 호텔을 알아보려면 어딘가 앉아서 봐야하고, 저녁은 좀이따 술과 함께 먹을거고 커피도 마셨으니 어디로 가야 좋을까'에 대해 얘기했다. 친구는 KFC 에 가서 커피를 마실까? 했고 나는 '차라리 베스킨 라빈스 가서 아이스크림을 먹자'라고 했는데, 친구는 좋다며 근처의 베스킨 라빈스를 검색했다. 스맛폰 지도를 보며 그곳으로 향하던중 설빙이 내 눈에 똭- 보였고, 나는 친구에게 '잠깐만. 설빙은 어때?' 물었다. 마침 내게는 설빙 쿠폰이 있었던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친구는 설빙도 좋지, 갈까? 이러길래, 잠깐만 있어봐, 나 무슨 망고빙수 쿠폰 같은 거 있을거야, 하고는 잽싸게 내 폰을 뒤졌다. 그리고 앗싸~ 찾았다! 애플망고빙수 쿠폰이 있었다. 생일에 친구가 보내준 기프티콘 이었다. 친구야, 여기가서 이거 먹으면서 보자!! 하고는 씐나서 설빙으로 들어갔다.


애플망고빙수 하나를 주문해놓고서는 나는 가져온 아이패드를 꺼냈다. 친구는 여행책자를 꺼내서 그 안에 지도를 펼쳤다. 우리는 나란히 앉아 아이패드를 세워놓고서는 호텔 하나하나를 찾아보고 따져보았다. 여긴 너무 먼데? 안돼. 여긴 트윈베드가 없어. 안돼. 으앗 여긴 평이 별로 안좋은데? 안돼. 여긴 너무 비싸니까 그냥 패쓰. 이러면서 검색에 검색을 거듭하고 지도를 보면서 여기 근처다, 하고 따져보고서는 어디로 예약해야 할지를 결정했다. 이 시간이 진짜 너무 좋았다. 함께 나란히 앉아 우리가 잘 곳을 정하는 게, 당연하고 또 별 거 아닌듯 보이지만 너무나 좋은 거다!



호텔을 정하고 친구와 나는 더덕구이를 먹으러 갔다. 소주를 시켜두고 더덕을 먹으면서, 좋군, 맛있군, 하면서, 아까 우리가 그렇게 함께 아이패드 보면서, 지도도 보면서, 얘기 하면서 호텔을 예약할 수 있어서 그 시간이 너무 좋았어! 하고 말했다. 친구도 좋았다고 했다. 그렇게 우리는 조카들에 대한 얘기와, 과거에 했던 여행 얘기와, 직장 얘기 등등을 했는데, 오래 만났던 친구고 또 늘 했던 얘기들인데도 되게 기억에 남았다. 좋은 시간이었어. 그렇게 둘이서 소주를 두 병 마시고서는, 아아 한 잔 더하고 싶다, 했는데, 맥주는 너무 배부르고 와인이 좋겠다, 와인 마시러 가자, 하고는 주변에 와인 마실 수 있는 레스토랑이 있을 만한 곳으로 이동했다. 큰 상가 안에 레스토랑 여러 개가 있었고, 여기는 와인이 없네 안돼, 여기는 비싸겠네 안돼, 여기는 문닫겠다, 이러면서 한 군데를 정했는데, 와인도 저렴한 게 있었던 터라, 이거 한 병 시키고 배부르니까 안주는 치즈 시키자, 하고는 자리에 앉았는데, 친구는 와인 한 병은 좀 무리지 않겠나 싶다며 메뉴판을 살펴보더니, 오오, 와인 두 잔에 치즈 반접시 셋트를 찾아낸 거다. 우왓 이거 딱이닷! 하고는 둘이서 그 셋트를 시켜서는 아니 어떻게 이런 데가 있지, 진짜 딱 맞춤하네, 치즈도 맛있다, 이러면서 먹고 마셨다. 아, 너무 좋은 시간이었어. 식전빵도 버터 발라 먹었더니 너무 맛있어서, 이거 혹시 포장되나요? 직원에게 물었더니 포장이 된다는 거다. 친구는 '우리 하나씩 포장해갈까?' 내게 물었고 나는 '그래 그러자' 이러면서 또 빵을 하나씩 포장했어. 아아, 이 친구와 나의 여행은 돼지되는 여행 되겠다, 아마도.....



그러니까 우리가 포르투갈에 갔을 때, 그 칼로리 높은 프란세진야를 내가 먹고 싶다고 해서 먹었는데, 마지막 날 아침에 내가 또, '나 한 번 더 먹고 싶어, 한 번 더 먹지 않으면 한국 돌아가서 후회할 것 같아' 하니까, 친구가 '응 그러면 더 먹자, 너 후회하지 않게' 했던 거다. 아아, 우리는 돼지되는 여행 하시겠다 진짜. 



이 시간들이 진짜 너무 좋아서 인생이 한층 더 풍요로워진 기분이다. 늘 만나는 친구, 오래된 친구, 항상 했던 얘기들인데 왜이렇게 꽉꽉 채워지는 기분이지..너무 좋아..



친구랑 알라딘 중고샵에 갔을 때 굿즈를 보면서 친구가 '나 이거 받았어' 하고는 폴딩백을 가리킨다. 나는 이런 굿즈가 있는지도 몰랐던 터라, 이게 뭔데? 물었고, 여행 캐리어 손잡이에 꽂을 수 있는 가방이란 말을 듣고 갑자기 갖고싶다는 강한 욕망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가격은 11,000원 이라는데, 아아, 내가 이걸 돈 주고 살 순 없지. 굿즈로 받을 수 있는데 내가 이걸 왜 사? 그래서 내가 이걸 꼭 받겠다!! 하는 생각으로 뭘 사면 주나, 하고 봤더니 얼라리여? 해당 도서 포함 3만원 이상인데, 해당 도서가 딸랑 두 권이다.




















아니...《스노우맨》은 내가 읽었고,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는 내가 가지고 있는데...이거 너무한 거 아니오? 날더러 대체 어쩌란 말이오? 그래서 '안갖고 말지', '됐다' 하고는 포기하고 말았는데, 남동생이 스티븐 킹의 《IT》을 사달라는 거다. 읽고 싶다고...나는 녀석이 읽고 싶다는 책에 대해서라면 당장 사주는 사람..... 오늘 아침에 장바구니에 스티븐 킹의 그것을 넣고서는, 그래, 《죽은 자에게 걸려 온 전화》는 없으니까 이걸 받자, 이게 두 권 합본이니까, 가지고 있던 추운 스파이를 팔자, 그리고 이 두권짜리 합본을 여행갈 때 가져가자, 그러면 한 권 가져가면서 두 권 가져가는 셈이 되니까, 여러모로 좋은 것이야...하고는 폴딩백을 받게된 것이었던 것이었다.







이거 받는다, 씐난다, 합리적인 소비였어!! 라고 하다가 내 안의 속삭임을 듣게 된다.



'그런데 너, 그동안 폴딩 백 없이도 여행 잘만 다녔는데? 한 번도 이게 필요하다 느낀 적 없었는데?'


아아, 그렇다. 내가 그렇게나 여행을 다니면서도 한 번도 폴딩 백이 필요하다 여긴 적이 없었다. 그런데 왜..어째서.. 도대체 왜 어째서 이걸 꼭 가져야겠다고 생각해서 지르고야 만것인가..... 그러자 내 안의 내가 변명한다.



'이번 여행에선 필요할지도 모르니까 준비해야 해.'



아아, 그래, 이것은 스튜핏이 아니야, 합리적 소비일거야. 그뤠잇...까지는 아니어도, 스튜핏은 아닐거야. 아니라고 말해줘, 아니라고. 아니라고!!!!!!!!!!!!!!!!!!!!!!!!!!!!!!!!!!!!!!!!!!!!!!!




사람이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라서 당장 내일 일도 우리는 알 수가 없다. 존재 자체도 몰랐던 폴딩 백을 내가 이렇게 준비하게 될 줄, 토요일 전까지는 알지 못했다. 스티븐 킹의 그것에 대해서도 나는 살까말까 읽을까말까 무섭지 않을까 어쩌지 등등으로 내적갈등만 내내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남동생이 스티븐 킹의 잇 읽고 싶어, 하는 바람에 바로 주문을 넣고 말았으니, 아아, 사람은 역시 끊임없이 누군가로부터 영향을 받고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사는 일이 재미있기도 한 것 같고 자못 행복하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토요일이 나는 무척 행복했다. 별 거 아닌 것들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들이 너무 좋았어서 행복했다. 일요일 새벽 다섯시가 되기 전에는 다정한 친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아니, 이 시간에 어쩐 일이지? 싶어 전화를 받으면서, 새벽에 자다 깨서 눈뜨자마자 내 생각 났구먼, 하고 말하면서 깔깔대고 그 새벽에 웃었다. 이런 거 너무 좋잖아? 이런 것이 올리브 키터리지가 말한 작은 기쁨 아닐까. 작은 기쁨들이 푱푱 하고 샘솟아서 일상을 버티고 크게는 삶을 버틸 수 있는 것 같다. 




그건그렇고,

신간 알림 신청했던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책이 나왔단다... 어쩔........ 책을 사고 또 사고 계속 사도 사야 할 책이 무럭무럭 자라나는구먼....

사야할 책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은 기쁨일까, 슬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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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7-09-18 20: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 저도 폴딩백 갖고 싶긴 했는데 그거 없어도 이제껏 잘 다녔잖아로 단념ㅎ
그러나 오늘은 다른 미션이.... 9월 알라딘굿즈 ‘자기만의 방‘ 스텐컵을 너무나 기다리고 있었는데 19일 이후 입고된다더니 혹시나 해서 오늘 주문 넣어보니 아닛! 그게 있는 거에요! 바로 주문... 아무리 넘쳐나도 컵은 쓰는 거니까 죄책감을 덜며...
어느 날은 설거지 하려고 보면 싱크대에 컵만 수두룩;;; 하이고, 알라딘아, 우리들 이렇게 살게 만들래ㅎㅎ;;;

다락방 2017-09-19 10:03   좋아요 0 | URL
아아, 저도 그뤠잇~ 하기 위해서는 ‘그거 없어도 이제껏 잘 다녔잖아‘로 단념했어야 했는데, 결국 ... 이렇게 되고야 말았어요. 어제 집에 가니 택배가 도착해 있더군요. 아름다운 폴딩 백이 그 안에 얌전히 있었다고 합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도 설거지하다 고개를 들어보면 알라딘 컵만 수두룩이에요. 제가 이렇게 다 살림을 마련하고 있는거라며, 컵 안사고 이렇게 다 마련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으냐며, 저는 스스로를 뿌듯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나네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책읽는나무 2017-09-18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폴딩백 없이도 여행 잘 다녔지만 그래도 저는 뭐~~~모비딕 폴딩백을 굿즈로 받고야 말았고,지난 여름 휴가때 흐뭇하게 사용했습죠!!ㅋㅋ
굳이 없었어도 될 폴딩백은 또 나름 굳이 들고 다니면서,‘구입하길 잘했어!!‘라고 굳이 나를 칭찬하고 있자니 그때 곁에서 신랑은 ‘이거 또 샀어?‘라고 묻길래 이건 그냥 백이 아닌거야~~~착착착 접어서 작아진 폴딩백을 보여줬거든요.그래도 감탄하지 않는 신랑을 보고,순간
나만 흐뭇한거였나??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다락방님의 페이퍼를 보니 이제사 떠오르는군요!!

알라딘 컵은 뭐~~~~말해 뭐하겠습니까!!!
이젠 컵 놔둘데가 없어 안사려는데도 (????내가 컵을 샀었던가???) 자꾸 이쁜컵이 나오면 눈이 돌아가더라구요!
굿즈는 더이상 안나왔음 좋겠어요.
굿즈 때문에 책을 사다니!!!!!ㅜㅜ

다락방 2017-09-19 10:06   좋아요 0 | URL
저도 있으니까 아마도 유용하고 쓸모있게 사용할 수 있겠죠? 착착착 접어서 작아질 수 있는 폴딩백이니, 저 역시 현명한 구매였다며 스스로를 위로합니다. 게다가 책도 읽을 수 있잖아요? 이정도면 정말이지 합리적인 구매 아닙니까?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는 굿즈 때문에 책 산 거 아니에요. 진짜 저게 필요해서 산 거였어요. 저게 필요했는데 마침 책을 사면 준다고 하길래, 그래서 산거예요. 막 굿즈에 넘어가서 사고 그러지 않았어요..........라고 하기엔 너무나 앞뒤가 다른 거짓말이군요 ㅎㅎㅎㅎㅎ

hellas 2017-09-18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엘리자벳 스트라우트..... 때문에 오늘 또 주문넣고. 그러고 보니 아직 배송안온 박스도 있고.... 이번달은 그냥 대책없이 책을 사고사고또삽니다... 폴딩백 이번여행에선 꼭 제역할을 할것입니다. 믿어 의심치 않아요;)

다락방 2017-09-19 10:06   좋아요 0 | URL
아니, 루시 바턴 벌써 구매하셨습니까? 아아 빠르십니다. 저는 요즘 책 읽는 속도가 더뎌서 ㅠㅠ 자꾸 사서 쌓아두기만 해서 아직 구매를 안했는데, 아아, 헬라스님 넘나 부지런하신 것. 읽는 것도 저보다 훨씬 먼저 읽으시겠네요. 흙흙

폴딩백이 이번 여행에서 꼭 제역할을 할거라고, 저 역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아자!!

버벌 2017-09-19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폴딩백.. 폴딩백. 내 귀에선 스튜핏이.. 여행가시는군요. 저도 가고 싶어요. 저 멀리 가서 어딘가의 바닷가 절벽에 앉아서 하염없이 바다 보고싶어요. 이건 오래전부터 바래던건데... 아직도 못 이루고 있어요. 저는 그레이트 받기는 그른것 같아요. 내 영수증을......

다락방 2017-09-19 10:40   좋아요 1 | URL
내 귀에 캔디...가 아니라 스튜핏 입니까! 오오...

바다 가요, 버벌님. 가면 되지요. 그렇게 또 하나의 영수증을 추가하는 겁니다.....인생 뭐 있습니까. 살아봤자 백 년인데, 사는동안 즐겁게 삽시다!!

레와 2017-09-19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폴딩백 생각보다 잘 써요!
몇년전에 생리대 살때 사은품 받은거 잘 쓰고 있어요. ^^


오늘 이렇게 다락방 페이퍼 읽는 시간이 참 좋다요. ♡

다락방 2017-09-19 10:47   좋아요 0 | URL
좋은 걸 좋다고 생각하고 느끼고 깨닫고 말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좋다고 말하면, 더 좋아지는 것 같아요. 헤헷.

잘 보냅시다, 오늘도! 폴딩 백을 잘 쓸 수 있다니 .. 좋군요! ㅋㅋㅋㅋㅋ

asnever 2017-09-19 11: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먼 옛날, ‘당신없는 일주일‘이란 책을 번역한 적이 있었습니다. 무슨 이유에선지 오늘 문득 그책을 알라딘에서 찾아보고 그 아래 달린 댓글들, 리뷰들을 읽어보았습니다. 지금은 내용도 잘 기억에 남지않은 책이지만 그 책을 읽고 남겨주신 글들을 읽자니 참 신기한 기분이 드는군요. 우연히 걷던 골목길에서 내 추억의 한조각을 발견하는 것 같은..? 앞으로도 재미있는 글을 보러 북마킹을 해놓고 자주 오겠습니다.

http://asnever.blog.me/

다락방 2017-09-20 08:49   좋아요 0 | URL
저도 읽은지 오래됐는지 제목만 듣고서는 바로 떠오르질 않아 굳이 제가 쓴 글을 찾아보게 됐어요. 찾아보려다가 퍼뜩, 아, 그 큰나무? 하긴 했지만요. ㅎㅎㅎㅎㅎ
그 책의 그 부분이 인상깊어서 제가 페이퍼를 썼던 걸로 기억하고요, 그게 아마 제 책에도 들어가 있을 겁니다. 긴가민가하지만...

링크하신 블로그 가보았는데요, 번역에 대한 글을 올리시네요.
종종 뵙도록 해요.

조선인 2017-09-20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하에서 反美를 팔다니 멋져요. =3=3=3

다락방 2017-09-20 08:49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paviana 2017-09-20 17:02   좋아요 0 | URL
근데 정말 반미가 모에요? 너무 궁금해요.

다락방 2017-09-20 17:07   좋아요 0 | URL
아!! 제가 사진을 올릴 걸 잘못했네요.

반미(bánh mì)는 베트남식 바게트(baguette)를 반으로 가르고 채소 등의 속재료를 넣어 만든 베트남식 샌드위치를 총칭한다.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2432939&cid=42717&categoryId=42718


링크 들어가시면 사진도 있어요 ^^

Forgettable. 2018-09-20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ㅎㅎㅎ 추운 나라 스파이 책 찾다가 아무리 찾아도 없길래 다시 사러 왔다가 이 글 봄 ㅋㅋㅋ 딱 일년 전에 사셨네요. 사실 이 책 페이퍼 리스트에서 다락방 보고 놀람ㅋㅋㅋ 이 책 읽으셨어요? 어땠어요?

다락방 2018-09-20 10:43   좋아요 0 | URL
아직 안읽었어요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책 뽀가 나 준 거 아니었나????? 내가 샀나? 뽀가 줬는데 내가 샀다고 다시 줬나?????? 뭥가 이 책 뽀와 연결된 것 같은게?????!!!!!

Forgettable. 2018-09-20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 저도 같은 생각중 ㅋㅋㅋㅋㅋ 근데 안좋아 할 거 같은데 준 나도 이해가 안가므로.. 아닌 거 같기도 하구여

다락방 2018-09-20 17:55   좋아요 0 | URL
내가 산 것 같기도 하고 뽀한테 받은 것 같기도 해서 지금 조회해 봤더니 2013년에 내가 샀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팔고 2017년에 다시 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러분 안녕?

제가 오랜만에 선착순 이벤트를 하려고 합니다.

따끈따끈한 신간, '서민' 작가의 《여혐, 여자가 뭘 어쨌다고》를 많은 '남자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그런 바람에, 

이 책을 남자사람 다섯 분(5人) 에게 선물해드릴게요.

제가 직접 발송해드릴거고요(택배비 안받습니다),

이제 막 페미니즘에 관심이 생겨서 공부 좀 해보겠다, 싶으신 분들에게 드리겠습니다.

그러니까 조건은,



1. 남자사람 

2. 페미니즘에 관심이 생겨서 공부 좀 해보겠다 하신 분

3. 알라디너 이신 분 (그러니까 로그인 댓글이 가능하신 분)

4. 다 읽은 후 백자평(리뷰, 페이퍼, 뭐든 감상) 써주실 분




은, 읽고 싶다고 댓글 달아주시면, 선착순 다섯 분에 한해서 제가 보내드리겠습니다.


사실 1번에 대해서라면 남자인지 아닌지 제가 확인할 바가 없고, 

2번에 대해서라면 관심 없지만 '관심 있다' 라고 하셔도 제가 또 역시 확인할 바 없습니다만,

4번은 쓰겠다고 하고 안 써도 또 제가 뭐라 할 수도 없지만,

아무래도 관심이 막 생기려고 하는 남자분에게 읽히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그간 저한테 댓글 한 번 안다셨던 분이어도 상관 없습니다.

자, 용기를 내서 신청하시면, 서민 교수님의 따끈따끈한 신간을 받으실 수 있어요!



흥해라, 페미니즘!!




-마감됐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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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다락방님 이벤트 따라하기]
    from 시간의 흐름, 그 속의 책 2017-09-16 22:57 
    다락방님이 오랜만에 마태우스님의 책을 5분에게 증정하는 이벤트를 한다고 하는 페이퍼를 읽고, 문득 나도... 이벤트를? 이라는 따라쟁이의 마음이 생겨버렸습니다. 으하하. 따라쟁이 비연...우힛. 다만, 같은 책으로 이벤트를 하면 재미가 반감될 우려도 있고,마태우스님의 책은 워낙 많은 분들이 아시니 많이들 사실 것 같기도 하고,또 내가 꼭 추천하고 싶은 저자의 책이 나와서 공유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해서... 소방공무원, 쌍용차 해고노동자, 세월
 
 
2017-09-15 08: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7-09-15 08:49   좋아요 1 | URL
네, 첫번째 분이십니다. 그럼요, 되고말고요!
아무도 신청을 안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용기내어 신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보내드릴게요.
주소삼종셋트 (주소, 전화번호, 이름) 비밀댓글로 남겨주세요. 보내드리겠습니다.
:)

비연 2017-09-15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자사람이 아니라서..아흑. 저도 이런 이벤트를 해볼까요? 요즘 속상한 일도 있었는데..ㅜ

다락방 2017-09-15 09:00   좋아요 1 | URL
저 비연님 페이퍼 읽었어요. 아오... 빡쳐요 ㅠㅠ
말을 들어 쳐먹질 않는 놈들하고 대화를 시도하는 건 너무 에너지 소모가 큰일이에요 ㅠㅠ
속상한 일이 다른 무엇이 있는건지 모르겠지만, 비연님, 기분 전환 하세요. 뭐가 됐든지 말예요. 흙흙 ㅜㅜㅜ

비연 2017-09-15 09:08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그래서 오늘 마구 먹으러 갈 예정입니다. 금요일이기도 하구요^^;
정말 말귀 못알아먹는 (니가 뭐라고 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할거야 류...ㅠㅠ) ‘놈‘들하고 지내는 거 힘드네요.

다락방 2017-09-15 09:12   좋아요 1 | URL
그런데 회사에 보면 죄다 그런놈들 투성이죠 ㅠㅠ
내가 일일이 다 상대하기엔 너무 지치고 힘들어요.
저는 무시하는 게 답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냥 무시하고 싶어요 ㅠㅠㅠㅠㅠ
저녁에 아주 맛있는 거 마구마구 드세요!!

오거서 2017-09-15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2,3 해당되지만 4 자신이 없어서 지나쳐야 하겠습니다. 그래도 좋은 일 하시는데 응원을 보탭니다. ^^

다락방 2017-09-15 09:13   좋아요 0 | URL
아, 자주 뵙던 분이셔서(페이퍼로) 이번 기회에 신청해주시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지요. 안타깝네요. 흑.
응원 감사합니다!
:)

글샘 2017-09-15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요 ㅋ

다락방 2017-09-15 10:40   좋아요 0 | URL
네네, 좋습니다, 좋습니다. 주소삼종셋트 비댓으로 달아주세요!! 오 예!

2017-09-15 1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7-09-15 11:04   좋아요 0 | URL
딱 기다리고 계세요! ㅎㅎ

단발머리 2017-09-15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넘넘 좋은 이벤트네요.
참여가능하신 분들은 좋으시겠어요.
다락방님, 오늘 진짜 멋짐 폭발이네요!

흥해라, 페미니즘!!!

다락방 2017-09-15 11:04   좋아요 0 | URL
흥해라, 페미니즘
흥해라, 서민 교수님 신간! ㅎㅎ

고마워요, 단발머리님. 후훗.

나그네 2017-09-15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가능하다면 저도요 ㅋ

다락방 2017-09-15 13:59   좋아요 0 | URL
네 가능합니다. 주소삼종셋트 비밀댓글로 남겨주세요!

인간의과도기 2017-09-15 14: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침 다락방님의 페이퍼를 보고 독서 욕구가 생긴 책인데, 이렇게 반자동적으로(?) 이벤트 참여조건이 되어서... 염치를 무릅쓰고 이벤트 참여 댓글 답니다. 온갖 젠더 특권은 다 누리면서 자신들은 기득권자가 아니라고 광광대며 약자 코스프레하는 남자들을 온라인상에서 보며 매일 열 받아 하는, 그러나 사실은 저 자신도 반성할 게 많은 한국남자 1입니다...

다락방 2017-09-15 14:15   좋아요 0 | URL
ㅎㅎ 아니 뭐 이렇게 거창하게 댓글을 다십니까. ㅎㅎㅎㅎㅎ
네, 신청 가능하고요. 비밀댓글로 주소삼종셋트 남겨주세요. 보내드리겠습니다.

2017-09-15 14: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7-09-15 14:26   좋아요 1 | URL
네, 어떤 마음으로 다셨는지 충분히 이해합니다. 후훗.
책 보내드릴게요. 슝-

시이소오 2017-09-15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신청하고 싶지만 저 예전에 서민교수님한테 친필 사인본(그 왜 기생충 기어다니는) 받은적이 있어 패스하겠습니다. 사람이 염치가 있어야죠. 아무튼 응원합니다. 흥해라 페미니즘 ! ^^

다락방 2017-09-15 23:38   좋아요 0 | URL
힛 흥해라, 페미니즘! 우리 페미니즘 같이해요! 히힛

2017-09-15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아직 기회가 남아 있다면 저도 이벤트에 동참하고 싶습니다.

다락방 2017-09-15 23:37   좋아요 0 | URL
네 보내드릴게요. 주소삼종셋트 비밀댓글로 남겨주세요!

2017-09-18 09: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18 09: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18 09: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20 1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낭만인생 2017-09-16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서민 교수님 완전 좋아합니다. 혹시 가능하시면 보내 주세요... 완전 읽고 싶습니다. 기회가 없다면.. 어쩔 수 없구요. 참고로 저는 남자입니다.ㅎㅎㅎ


2017-09-16 0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7-09-16 00:21   좋아요 0 | URL
하핫 다섯분은 다 채워졌지만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락방 2017-09-16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드리는 건 마감되었습니다!!!
 














정확한 흐름은 이제 본 지 너무 오래되어 기억나지 않지만, 봉지에 담겨있던 금붕어만큼은 선명히 기억난다. 영화 《미 앤 유 앤 에브리원》얘기다. 영화의 초반에 봉지에 담긴 금붕어가 나오는데, 그게 차의 뒷부분에 올려져 있다가 앞 차의 트렁크로 옮겨가고.... 그랬던 것 같은데, 최종적으로 그 금붕어가 어떻게 됐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이 영화의 초반에 금붕어가 나왔다는 것이 기억나고, 그 후엔 훌쩍 뛰어넘어, 그 유명한, 또한 가장 사랑스러운, 온라인 연인이 만나는 장면이 기억나니까. 그 장면은,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정말이지 가슴 아프게 봤는데, 아아 여러분, 진정한 '번개만남'이 어떤건지 궁금하다면 이 영화를 보자. 모니터를 앞에 두고 찐한 19금 대화를 나눴던 남녀가 만나는 장면이, 이 영화 안에 있다..


보고나면 우리는 이렇게 말하게 된다.



인생........Orz





아, 뜬금없이 저 영화가 왜 생각났냐하면, 이게 다 스타인벡 때문이다. 나는 그러니까 엊그제부터,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를 읽기 시작햇다. 오, 이 책은 얼마나 재미있게 잘 읽히는지!!





















이제는 앞으로 나아가기가 쉬웠다. 모든 다리가 제대로 움직이고 있었으므로, 등딱지도 좌우로 흔들거리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마흔 살의 여자가 모는 세단 한 대가 다가왔다. 그녀는 거북을 보고 운전대를 급히 오른쪽으로 꺾어 고속도로를 벗어났다. 바퀴에서 비명 같은 소리가 나고 흙먼지가 끓어올랐다. 바퀴 두 개가 잠시 위로 들렸다가 다시 내려앉았다. 자동차는 끽 소리를 내며 다시 도로 위로 올라와 가던 길을 갔다. 그러나 속도는 조금 느려져 있었다. 등딱지 속으로 후다닥 숨었던 거북은 서둘러 나아가기 시작했다. 고속도로가 타는 듯이 뜨거웠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소형 트럭이 다가왔다. 운전사는 거북을 보고 운전대를 꺾었지만 거북을 치고 말았다. 앞바퀴가 등딱지 가장자리와 부딪히는 바람에 거북은 순식간에 뒤집어져 동전처럼 빙글빙글 돌면서 고속도로 밖으로 굴러갔다. 트럭은 다시 오른쪽 차선을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하늘을 향해 드러누운 거북은 오랫동안 등딱지 속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마침내 녀석의 다리가 흔들흔들 밖으로 나와 몸을 뒤집기 위해 짚을 만한 것을 찾았다. 거북은 앞발로 석영 조각을 움켜쥐고 조금씩 등딱지를 뒤집어 똑바로 섰다. 야생 귀리 줄기가 녀석의 다리에서 떨어져 나오면서 창끝처럼 생긴 씨앗 세 개가 땅에 박혔다. 거북이 둑을 기어 내려가는 동안 등딱지에 끌려온 흙이 씨앗을 덮었다. 거북은 흙길로 들어서서 움찔거리며 앞으로 나아갔다. 등딱지로 흙길 위에 얕은 고랑을 구불구불 파면서. 녀석의 웃기게 생긴 눈은 앞을 바라보고 있었고, 뿔처럼 생긴 주둥이가 약간 벌어져 있었다. 녀석의 노란색 발톱이 흙먼지 속에서 살짝 미끄러졌다. (p.35-36)




거북은 어쩌다보니 고속도로 위에 있게 됐고, 어쩌다보니 차에 치이게도 됐다. 그렇게 뒤집어지고 바로 서는 과정에서, 그리고 앞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본래의 의도야 어찌됐든, 씨앗을 땅에 심고 싹을 틔우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나 무심하게도 거북은, 거기에 제가 씨앗을 심었는지도 알 수 없게 되었고, 그러니 나중에 시간이 앞으로 쭉쭉 진행되어 거북이 다시 이곳에 와, 자기가 심어놓은 귀리가 자라는 걸 본다한들, '이것이 내가 한 것이지' 할 수도 없다. 물론 이 귀리가 땅에 떨어지고 흙이 덮이고 또 앞으로 쑥쑥 자라게 된다면, 그것이 거북 혼자만이 해낸 일은 아니다. 흙과, 태양과, 물과, 시간이 모두 함께 한 일일테다. 나는 이 거북이 살기 위해 애를 쓰며 앞으로 천천히 나아가는 동안, 이렇게 다른 생명에도 영향을 미친 장면을 보는 것이 매우 놀라웠는데, 이 장면은 이 장면 자체만으로도 내게 경이롭게 느껴졌지만, 뒤로 넘기면서 땅이 폭행을 당하는 동안에 다시 더 강렬하게 떠오른다.


존 스타인벡이 하필이면 왜, 도대체 왜, 트랙터로 땅을 일구는 장면을 강간당하는 걸로 표현했는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농부가 씨를 뿌려 흙으로 덮은 뒤에 손뼉 치고 발로 밟고 사방을 둘러보는 장면이 자연스러운 것이나, 트랙터로 농부를 땅에서 쫓아내고 무자비하게 땅을 일구는 것을 아주 강하게 표현하기 위해 그랬다고는 생각하지만, 그래도 그렇게 강간을 가져다 쓰는 건 잘못됐다고 본다. 트랙터의 부속을 발기한 음경같다고 하거나 기어의 움직임에 오르가슴을 느끼며 기계적으로 강간했다는 장면은, 정말이지 기분 나쁘다. 게다가 나는 '열정과 흥분이 없는 강간이었다(p.75)' 라는 문장을 열번쯤 읽었다. 이게 무슨 되도 않는 소리인가. 열정과 흥분이 없는 강간이라니, 강간에 그렇다면 열정과 흥분이 있단 말인가. 설마 그런 뜻으로 썼을까. 그러니까 여기서 열정과 흥분은 강간을 수식하는 게 아니라, '트랙터가 아닌 농부의 손발로 땅을 일구는 것'을 수식하는 것일까. 그렇겠지. 하면서도 썩 내키질 않는다. 한참을 이 장면에서 머무르며, 대체 왜 강간당하는 걸로 비유했을까.... 하고 씁쓸해했다. 그러면서 어김없이, '내가 너무 예민한가' 하는 생각도 했고...


아, 그런데 이 얘기를 하려던 게 아니라, 



뒤에 이렇게 트랙터로 무지막지하게 농부를 땅에서 내쫓고 땅을 일구는 장면이 폭력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느릿느릿 거북이가 걸으면서 뒤집어지고 똑바로 서는 과정에서 씨를 심게 되는 이 장면은 다시 또 한층 아름답고 강렬하게 다가온다. 실제로 농사를 지어본 적도 없는 내가, 무릇 땅이란, 씨앗이란, 씨앗이 자라는 것이란, 이런 식으로 진행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처음부터 나를 감탄시킨 거북은, 거북 그 자체만으로 봉지에 담겨 차에 실린 채 이동하게 되는 금붕어를 떠올리게 만들었는데, 이 거북의 존재는 고속도로 위에서 그냥 사라지지 않는다. 주인공 '톰 조드'가 4년만에 가족을 만나러 가려는데 그런 톰의 눈에 띄어 톰과 함께 하게 되는 것. 톰은 그저 오랜만에 만나는 동생들에게 선물할 게 없어 거북을 주려는 조금은 잔인한 의도였지만, 예기치않게 거북은 그곳에서 파괴된 땅을 만난다. 자신도 모르게 자연스레 씨를 심었던 거북은, 트랙터로 사정없이 일궈진 땅, 사람은 다 떠나버린 땅에 가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한들 거북이 알았을까. 아아, 이곳은 파괴되었군, 나는 여기 오기 바로 직전에 귀리를 심었는데, 하지는 않을 것이다. 거북은 제가 한 짓이 무언지 모른다. 마찬가지로 제 앞에서 일어난 일이 무엇인지 모른다. 그런데 그 자리와 또 이 자리에 거북이 있다.




나는 작가가 이럴 때 대단하다고 느낀다. 정말 대단치 않은 것을 아주 대단하게 쓸 때. 이 거북이라는 동물은 그저 잠깐 등장했을 뿐이고,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사실 없어도 아무 상관없는 존재였다. 그러나 이렇게 등장해서는 한 역할을 아주 단단히 해내고 만다. 씨앗을 심고 또 파괴된 땅을 보는 역할을 동시에 하는 것. 게다가 거북 본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작가는 이 작품을 쓸 때, 거북이를 등장시키자는 생각을 언제부터 했을까. 그 생각을 했다면 씨앗을 심기 위해 마련한 장치인걸까, 아니면 파괴된 땅에 함께 하는 것까지도 다 미리 생각해둔 걸까. 내가 소설을 쓴다면 이런 사소하고 깊은 장치를 할 수 있었을까. 예술이란 아름다우면서 동시에 지나치게 똑똑한 것이 아닌가, 하고 나는 감탄하는 것이다. 지금 나는 1권의 중간즈음을 읽고 있는데, 아직까지도 거북이가, 땡볕 아래 고속도로를 느릿하게 걷는 거북이가 눈앞에 있는 것만 같다.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역시, 소설은 읽어야 맛이여....



빨리 그 뒷부분도 읽고 싶다. 톰 조드와 그 가족들이 본인들이 원하는 삶을 살 수있을지, 캘리포니아에 가면 정말 과일과 일자리가 널려있을지, 아아, 어쩐지 불행한 일들만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지만, 어쨌든 어떤 일들을 맞닥뜨리게 될지 궁금하다. 게다가 글빨이 훌륭해서 진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





어제 여동생이 초등학교 1학년 조카가 받아쓰기 백점 받았다며 사진을 보내줬는데, 나는 100점 받은 것보다 글씨에 완전 뿅갔다. 무슨 초등1학년이 글씨를 이렇게 잘쓰냐. 글씨 예뻐. 조카야 사랑해, 완전 사랑해!!






어제는 다섯살 조카와 여덟살 조카가 전화를 걸어와서는, 까요까요라는 치즈에 새로운 맛이 나왔는데 그게 자기네 동네에 없다, 이모가 우리집에 올 때 사와라, 하는 거였다. 나는 얘네가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수 없어서 중간에 여동생의 통역이 필요했어..어쨌든 아 그래, 알겠다, 했는데, 조카는 '이모 이제 전화 끊어, 삼촌한테도 전화할거야' 하는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삼촌한테도 전화해서 치즈 사오라고했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이뻐 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얘네가 뭘해도 넘나 이쁜 것 ㅠㅠ 



그나저나 비염 때문에 내가 아침저녁으로 넘나 괴로운데, 아니 봄에 무사히 넘어가길래 프로폴리스 극찬하고 다녔는데 ㅠㅠ 가을엔 왜이러는 것이여. 왜 프로폴리스가 내 가을 비염은 막아주지 못하는 것이냐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 넘나 괴롭다. 살려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한테 이러지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프로폴리스... 가을 비염엔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거였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 너무 슬프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도 계속 먹어볼게...... 봄에 무사히 넘어간 건, 우연이었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연은 그럴 때 쓰라고 있는 게 우연 아니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연은, 버스안에서 회사 동료 만났는데 커피 사준다고 했을 때, 그 때 쓸 수 있는 말이라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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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7-09-13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지금 비염땜에 이비인후과 와서 이 글을 읽고 있습니다.....

다락방 2017-09-13 09:17   좋아요 0 | URL
오옷. 찌찌뽕....................................
이거슨 눈물의 찌찌뽕입니다.
저는 토요일에 이비인후과 가려고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비연 2017-09-13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카 글씨가 정말 정갈...^^
근데 비염이라뇨. 프로폴리스 넌 무엇이길래 효능이 왔다리갔다리이냐. ㅜㅜ
전 만성피로로 허덕이는 중인데.. 이건 뭘 먹어야 나을까요? ‘퇴사‘라는 약일까요.ㅜ

다락방 2017-09-13 10:36   좋아요 0 | URL
만성피로는...일단은 퇴사가 답이고요, 약국에서 얘기하면 아마도 비타민 B 를 먹으라고 하지 않을까, 싶네요. 비연님도 회사일 항상 많아 보이시던데, 요가...를 하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주기적으로 몸 계속 쭉쭉 펴주는 거 중요한 것 같아요. (요가초보자 입니다 ㅎㅎ)

조카 글씨 너무 예뻐서 진짜 한참 봤어요. 너무 예뻐요! 또박또박 한 자 한 자 저렇게 썼을 걸 생각하니, 그것만으로 이미 충분히 예쁨이 차고 넘치죠. 아아, 조카는 사랑입니다 ㅠㅠ

비연 2017-09-13 14:17   좋아요 0 | URL
퇴사가 답이죠..ㅜㅜㅜ 흑흑. 저도 요가를 하려고 지금 집주변에 알아보고 있어요.
다락방님 제안도 있고 하니 본격적으로 해야겠어요~

다락방 2017-09-13 15:28   좋아요 1 | URL
저 시작한 지 3개월 되었어요. 아직도 몸이 제 마음대로 안되는 몸치이지만 ㅎㅎㅎㅎㅎ 그렇지만 하는 게 확실히 여러모로 좋은 것 같아요. 건강하게 지냅시다, 비연님!!

꼬마요정 2017-09-13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봄엔 용케 잘 넘겼는데, 가을 비염은 힘이 드네요.. 아.. 찬바람 부는 게 무서운가 봅니다. 몸이 금방 알아채네요..
어깨는 왜 이렇게 결리는지.. 담 걸렸는지 목도 아프고... 입술은 다 터지고.. 요즘 만신창이입니다. ㅠㅠ

그 와중에 조카님 글씨...대박.. 진짜 이쁘네요. 부럽습니다.^^

다락방 2017-09-13 15:29   좋아요 0 | URL
봄에 용케 잘 넘긴 게 그냥 넘겨진건가 봐요. 프로폴리스 효과인줄 알았는데, 가을 비염엔 이렇게 무너지네요 ㅠㅠ
코세척기 사서 사용중인데 이젠 코 스프레이 알아보고 있어요. 주말엔 이비인후과도 가야겠고요. 재채기 하느라 힘들어요 꼬마요정님. 엉엉 ㅠㅠ


저는 제 조카가 하는 모든 말도 행동도 다 예뻐요. 예뻐서 정말 미치겠어요. 이런 사랑은 처음이에요. 흑흑 ㅜㅜ

버벌 2017-09-13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분노의 포도를 몇년째 못 읽고 있습니다. 읽어야겠다. 생각난김에 읽어야겠군요. 마지막 문단에 폭풍눈물이.....

다락방 2017-09-14 07:57   좋아요 0 | URL
분노의 포도, 걸리적 거리는 부분은 분명 있지만(이건 고전읽을 때 계속 그럴 것 같아요) 분명 재미있습니다, 버벌님. 도전하십쇼! 지금이 바로 그 때 입니다!

transient-guest 2017-09-14 0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조카의 글씨는 손으로 쓴 맑은 고딕체 같습니다.ㅎㅎ 저는 스타인벡을 좋아합니다. 일단 이곳 출신으로 대단한 명사였고, 얼마 전에 기념관에 가서 전시된 자동차, 책, 당시 모습 등도 보고, 아마 거의 백년 전에 그가 신나가 다녔을 살리나스 다운타운도 걷고 했더니 애정이 무한팍팍이더라구요. 사실 좀 그간 낮게 평가하기도 했거든요, 괜히 겉멋에..ㅎ 지금은 한글책은 구할 수 있는 건 다 구했고, 영문으로도 조금씩 구하고 있습니다. 근데 그가 작가로 생활하게 만든 사실상의 데뷔작/대박 작품인 Tortilla Flat은 어디에 넣어놨는지 지금은 못 찾고 있네요. 그걸 봐야하는데..

다락방 2017-09-14 08:00   좋아요 1 | URL
제 조카 글씨 너무 예쁘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조카자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스타인벡의 소설을 지금 처음 읽는데요, 아주 글 잘 쓰고 재미있어요.
스타인벡의 소설을 읽고 싶다고 담아둔 게 몇 년전인데, 그때 아마도 누군가의 책에서 저자가 스타인벡을 엄청 칭찬해서 담아둔 것 같거든요. 그 작가가 누구였나 곰곰 생각하다가, 고래에 대한 책을 쓴 작가였나... 막 이러고 혼자 생각하고 있어요.
저는 스타인벡 소설을 트랜님이 좋아하실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트랙터운전사와 농부와의 대화가 진짜 압권이잖아요. 경제서적 읽는 느낌도 주더라고요. 그나저나 거기 살고 계씨니 기념관도 다녀오실 수 있군요...음...... 기념관은 저도 한 번 가보고 싶네요. 다운타운도 걸어보고 싶고....

transient-guest 2017-09-14 08:14   좋아요 0 | URL
농사짓는 곳이 대부분 그렇듯이 살리나스는 쇠락한 타운이에요. 하지만 덕분에 기념관엔 사람이 별로 없어서 느긋하게 구경하기 좋았고 바로 옆의 다운타운도 걷기에 딱 좋았습니다. 개발이 덜 된 덕분에 옛날 느낌도 물씬 났구요.ㅎㅎ

hellas 2017-09-14 0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로폴리스 추천받은 이후로 꾸준히 섭취하였으나..... 찬 공기를 들이마시는 순간 그냥 콧물바람이 되는군요. 눈도 가렵고....ㅡ.ㅡ 이번생의 알러지는 이미 틀린것 같습니다...

다락방 2017-09-14 08:01   좋아요 0 | URL
저 봄에 무사히 넘겨서 이거슨 궁극의 비염예방약인가! 감탄하고 열심히 먹고 있었는데, 이 가을 비염엔 프로폴리스고 뭐고 무릎 꿇었네요. 저 진짜 어제는 목구멍이 따끔거려서 잠도 못잤어요. 오늘 아침만도 코를 몇 번이나 풀었는지.. 눈도 가렵고 눈물도 나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번 생에는 정말 안되는걸까요, 헬라스님? 너무 힘들어요 진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심술 2017-09-18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e and You and Everyone We Know>에서 <분노의 포도>를 읽는 장면이 나오나요?
영화를 못 봐서 왜 이 영화가 다락방님께 <분도의 포도>를 생각나게 했는지 궁금하네요.

저는 느닷없게도 <분노의 포도> 하면 스타인벡 소설 다음으로
며칠 전 자살한 광마의 옛날옛적 1990년 소설집 <광마일기>가 생각나요.
거기 나오는 단편소설 ‘연상의 여인‘에 ‘리아의 젖꼭지는 분노의 포도처럼 뽈딱 솟았다‘라는 대목이 있거든요.

다락방 2017-09-18 12:32   좋아요 0 | URL
아뇨아뇨. 그 영화에서 봉지에 담긴 금붕어가 나오는 장면이 있는데, 분노의 포도속 거북이 등장 장면에서 영화속 금붕어가 연상되었어요. 그래서 뜬금없이 생각하게 된거고요, 영화속에서는 전혀 분노의 포도에 대한 언급이 없어요. 아무 관계 없는 영화에요.

언급하신 단편소설은 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왜 하필이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