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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거는 시비걸기다. 오늘은 "뭐 그런 시시콜콜한 것까지 시비를 거느냐" 하실지도 모르겠다. 뭔가하면 한글 자음의 명칭인데, 이게 생각할 수록 좀 답답한 구석이 있어서 그런다.

한번 따져보자. 세상에 수많은 언어가 있고, 그보다는 훨씬 적지만 그래도 많은 문자가 있다. 문자의 발달사에서 뒤쪽에 자리하는 것이 음소문자(대개 자음과 모음으로 이루어진 문자를 가리킨다.)인데, 대표적인 것이 알파벳이다. 알파벳은 각기 언어에서 약간씩 다르게 사용된다. 영어나 독일어에서 사용하는 알파벳이 그렇다. 한글은 이 음소문자에 포함시키기도 하고, 좀더 발전된 형태라고 보는 자질문자에 넣기도 한다. 하여간 한글도 자음과 모음으로 나눌 수 있으니 크게보아 이 음소문자라 해두는 것이 편하겠다.(흔히 한글의 우수성을 강조한다면서 '자질문자'라고 떠든다.)

아, 어려운 소리 하고 있다. 절미하고, 자음과 모음을 가진 세상의 문자들 중에 그 자모의 명칭, 특히 자음의 명칭이 한글만큼 어렵고 복잡한 것이 있을까? 내가 아는 선에서는 '없다'이다. 정확한 통계를 내보지는 않았지만, 전국민 80% 이상이 이 한글 자음의 명칭을 '정확히'는 알지 못한다고 확신한다. 왜 그럴까?

① 자음의 명칭이 모두 2음절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음절문자인 일본의 문자도 2음절로 된 것이 거의 없다.(일본어를 잘 몰라서 '전혀'란 말을 쓰지 못하겠다.) 영어나 독일어에서는 간혹 2음절처럼 보이는 명칭이 있다.(F, H, J, K, V, X) 그러나 이것들도 모두 1음절이다. ② 자음의 명칭 패턴에 방해요소가 있다는 점이다. 자음의 명칭을 부여하는데에 일정한 패턴 가운데, 돌출적인 것이 몇몇 들어있어 심각한 장애요소가 되는 것이다. 이것에 대해서는 뒤에서 보다 확실히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하여간 우리 한글의 자음 이름은 이러이러해서 헷갈리는데, 이 이름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우리를 헷갈리게 한 주범이 있으니, 바로 '세종대왕'일까? 그건 '아니다'다.

그럼 누굴까? 조선 중종 22년, 그러니까 1527년에 최세진이란 사람이 『훈몽자회(訓蒙字會)』라는 한자 학습서를 지었다. 이것은 훈민정음이 창제된 1443년이나, 반포된 1446년보다 얼추 100년 뒤의 일이다. 한자를 가르치기 위한 이 학습서에서 한자의 음을 가르치기 쉽게 해주는 방법을 썼으니, 그것은 훈민정음을 이용해서 한자음을 표기하는 것이었다. 훈민정음은 표음문자로써 다양한 음을 나타낼 수 있다는 장점을 이용한 것이다. 그렇다면, 먼저 훈민정음을 알아야 했다. 그래서 최세진은 이 책의 앞자리에 한글자모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넣었던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지금의 한글 자음의 명칭을 처음으로 보게 된다.

『훈몽자회(訓蒙字會)』에 기록된 자음에 대한 설명을 간단히 추려보면,

ㄱ 其役 기역

ㄴ 尼隱 니은

ㄷ 池(末) 디귿

ㄹ 梨乙 리을

ㅁ 眉音 미음

ㅂ 非邑 비읍

ㅅ 時(衣) 시옷

ㅇ 異凝 이응

이런 식이다. 자 그런데 여기서 좀 이체로운 것이 있다. 그것은 ㄱ, ㄷ, ㅅ이다. 나머지는 모두 모음이 'ㅣ, ㅡ'가 붙어 초성과 종성에서 자음이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 공식을 따르면 ㄱ은 '기윽', ㄷ은 '디읃', ㅅ은 '시읏'이 되어야 할 것인데, 그렇게 되지 못한 이유가 있다. 잘 보면 최세진이 각각의 자음에 한자를 붙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별다른 뜻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다만 각 자음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그 용례를 보이기 위해 한자를 음차한 것일 뿐이다. 예를 들어 ㄴ은 한자 尼의 발음, 그러니까 [니]에서처럼 첫소리에 쓰이고, 隱의 발음 [은]에서처럼 끝소리에 쓰인다는 얘기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ㄱ을 '기윽'으로 해야겠는데, '기'는 '其'로 쓸 수 있었지만, '윽'에 해당하는 한자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최세진은 고민끝에 엇비슷한 '役'을 "아무 이유 없이' 갖다 쓴 것이다.

그런데, ㄷ과 ㅅ은 또 이와는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ㄷ에 쓰인 한자를 음대로 읽어보면 '디말'이다.(여기서 조금 설명이 필요한데, 池(지)는 당시에 아직 구개음화가 일어나지 않았다. 당시에는 [디]와 유사하게 발음 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 이건 왜 그렇지? 자 여기서도 이유는 동일하다. '읃'을 써야겠는데, 이것에 해당하는 한자가 암만해도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ㄷ을 받침으로 쓰는 다른 한자를 찾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여기서는 예외적으로 음차가 아닌 훈차, 즉 뜻을 가져다 소리를 나타낸 것이다. '末'의 뜻은 지금으로 말하자면 '끝'이다. 당시에는 아직 된소리가 없었다. 따라서 '귿'으로 썼다. 그래서 ㄷ의 용례로 '디귿'을 쓴 고육지책인 것이다.

ㅅ도 이와 같은 방식이다. 한자를 읽어보면 '시의'지만, 衣(의)의 뜻인 '옷'을 빌려온 것이다. 그래서 ㅅ의 용례로 '시옷'을 보인 것이다. 말하자면 최세진이 꾀를 부린 것인데, 당시로서는 탁월한 것이 아니었겠나 싶다.

이렇게 최세진이 한자를 가르치기 위해서 먼저 훈민정음을 가르쳐야 했는데, 훈민정음을 가르치르치면서 그 용례를 보인 것에 불과한 것들을 지금은 당당하게도 이름이 되었다. 아니 오히려 한 술 더 떴다.

ㅋ (箕) *한자의 음은 [기]다. 箕의 뜻은 '키', 그러니까 여기서도 훈차를 한 것이다.

ㅌ 治 *현재 한자음은 [치]지만, 당시 구개음화가 되기 이전이어서 [티]로 읽었다.

ㅍ 皮 *이 한자는 '가죽'을 뜻하고 발음은 [피].

ㅈ 之

ㅊ 齒 *한자는 '이'를 뜻하는 [치]

ㅎ 屎 *이 한자는 '똥'을 뜻하는 [시]이다. 아마도 당시 [히]로 읽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서는 모두 모음 'ㅣ'와 결합한 용례로 쓰고 있다. 중요도가 떨어졌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그런데 지금은 이것들 모두 앞의 것과 같이 2음절로 된 명칭으로 부르고 있다. 하여간 이렇게 해서 지금의 자음 명칭이 정해진 것인데, 1988년 3월 1일 문교부의 '한글 맞춤법' 제 4항에 자모의 순서와 이름을 정해 놓음으로서 공식화되었다. 근데 과연 이게 잘한 짓인지는 모를 일이다.

자, 그렇다면 원래는 어땠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최세진이 『훈몽자회(訓蒙字會)』를 쓴 것이 훈민정음이 창제되고 얼추 100년이란 시간이 지나서였다고 앞에서 말했다. 그렇다면 세종대왕은 이 자음을 뭐라고 불렀을까 궁금해 지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세종대왕 당시 녹음기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어디에 "이렇게 부르시오"라고 써 있는 것도 아니어서, 단지 '이렇게 부르지 않았을까'하고 추정할 수 밖에 없다. 그 단서는 '훈민정음 언해본'과 최세진의 『훈몽자회(訓蒙字會)』에서 찾아 볼 수 있겠다. 자 그럼 추정해보자.

'훈민정음 언해본'을 보면 "ㄱ난('아래 아'로 표기해야 하는데, 여기서는 표기가 잘 안 된다. 감안해 주시기 바란다.), ㄴ난, ㄷ난" 등 처럼 쓰였다. 그런데 '난('아래 아'가 쓰인 것)이란 조사는 양성모음이나 중성 모음 'ㅣ'의 뒤에 쓰이는 조사다. 이 말은 '가' 나 '기' 다음에 오는 조사는 '난'이고, '구' 나 '그'처럼 음성 모음 다음에는 '는'이란 조사가 쓰였다는 얘기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일단, 각각의 자음에 양성모음이나 중성모음을 붙여 발음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뿐이다. 여기서 우리는 두 번째 단서를 최세진의『훈몽자회(訓蒙字會)』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 단서는 각각의 자음의 용례를 보임에서 찾을 수 있다. 모두 'ㅣ'모음이 붙은 것으로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ㅋ, ㅌ, ㅍ' 등에서는 아예 'ㅣ'만 붙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세종대왕 당시 이 자음을 모음 'ㅣ'를 붙여 불렀다고 충분히 추정할 수 있다. 그러니까 자음을 세종대왕은 "기, 니, 디, 리, 미, 비, 시, 이, 키, 티, 피, 지, 치, 히"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한참을 힘들게 돌아왔다. 자 이제 결론을 좀 보자. 지금의 한글 자음의 명칭이 너무 헷갈리는 것 아니냐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서, 이 명칭이 어떻게 붙게 됐는지, 그리고 원래는 어떻게 불렀을지 따져봤다. 여기서 나는 아무래도 세종대왕이 불렀을 법한 "기니디리미비시'처럼 자음 명칭을 정하면 좋지 않겠나 하는 소리를 하려는 것이다.

뭐, 예것으로 돌아가야 된다느니, 근본을 찾아야 된다느니, 세종대왕님께서 부르신 대로 불러야지 감히 누구 맘대로 바꿔 부르냐느니 하는 뜻에서 그러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한글 자모의 명칭부터 이따위로 어렵고 힘들게 만들어 놓아서 귀찮고 짜증나고 답답하다 이거다. 현실적으로, 그리고 좀 실용적으로, 그러면서도 근거가 없는 것이 아니니깐, 그냥 "기니디리미비시이키티피지치히"라고 부르면 좋지 않겠냐 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북한에서는 이 자모를 어떻게 부르는지를 살펴보면 재밌는 점을 발견하게 된다. 북한에서 모음은 우리와 같게 부른다. 그런데 자음이 조금 다르다. 북한에서는 자음을 이렇게 부른단다.

"기윽, 니은, 디읃, 리을, 미음, 비읍, 시읏, 이응, 지읒, 치읓, 키읔, 티읕, 피읖, 히읗"

자 보시라. 어떤가? 우리는 ㄱ을 '기역'으로 부르는데, 쟤네들은 '기윽'으로, ㄷ을 우리는 아직 '디귿'하는데, 저분들은 '디읃'으로, ㅅ을 우리는 여전히 '시옷' 하는데, 저 똑똑한 사람들은 '시읏'으로 하지 않는가? 게다가 또는 이렇게 불러도 좋다고 『조선말규범집』에 명시해 놓고 있지 않은가?

자음 글자의 이름은 각각 다음과 같이 부를 수도 있다.
그, 느, 드, 르, 므, 브, 스, 응, 즈, 츠, 크, 트, 프, 흐, 끄, 뜨, 쁘, 쓰, 쯔

아 상당히 쪽팔려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젠장.

(참고로, 한글 자모의 명칭 등과 우리말의 역사 등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이 책을 보시기 바란다. 아주 쉽고 재밌게 우리말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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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7-08-08 0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시간에 눈에 들어온 멜기세덱님의 페이퍼.. 참으로 어렵사옵니다! 으흐 _-_)~
그런데 북한말과 우리말의 발음의 차이를 '기윽,디읃,시읏...' 이 부분을 보니, 좀 이해가 될 듯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직도, 어렵네요. -_-)~

멜기세덱 2007-08-08 10:48   좋아요 0 | URL
ㅎㅎ, 어렵지요? 저도 만날 어려워요...ㅎㅎ 그래서 그냥 기니디리미비시 하자는 건데요...ㅎㅎ
이러면 참 쉽잖아요...?

조선인 2007-08-08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 유치원에서 기역, 니은 대신 기,니,디,리,로 가르치길래 참 흐뭇했더랬어요. 열심히 추천하고 갑니다.

멜기세덱 2007-08-08 10:52   좋아요 0 | URL
그 유치원 괜찮네요...기니디리 하면 알기도 쉽고 발음도 편하고 왠지 재미도 있고 그런거 같아요..ㅎㅎ 근데, 댓글은 세 분인데, 추천은 2네요...이거 나도 추천실명제를 부르짖어야 쓰것는데요...ㅋㅋ

마늘빵 2007-08-08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사연이. 북한과 우리가 자음을 칭하는 방법이 다르군요. 북한게 더 합리적으로 보이는데.

멜기세덱 2007-08-08 10:55   좋아요 0 | URL
북한은 최세진의 잔꾀를 간파한 것이죠, 그러면서도 실용성과 탄력성 있게 자음의 명칭을 부여했습니다.
재밌는 것은 '응'인데요, '으'로 하면 모음 'ㅡ'와 구분이 안되니까 그런거 같아요. 아주 기발한 착상이에요...ㅎㅎ 저도 참고로 해서 주장을 수정해야 겠어요.
기니디리미비시잉지치키티피히 이렇게요...ㅎㅎ

이매지 2007-08-08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수업시간에 요 부분 배우면서 바꿔야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훈몽자회의 표기법이 기발한 것 같기는 하지만요 ㅎㅎ

멜기세덱 2007-08-08 14:58   좋아요 0 | URL
우리, 다같이 한 번 바꿔봅시닷!!!...ㅋㅋ

마늘빵 2007-08-08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나는 이걸 왜 의심하지 않았지. 이제서야 알았네.

멜기세덱 2007-08-08 15:09   좋아요 0 | URL
아프님이 이런거까지 의심하시면, 저같은 사람이 할게 없어져요...저도 먹고는 살아야죠....ㅎㅎㅎ

2007-08-08 15: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멜기세덱 2007-08-08 16:22   좋아요 0 | URL
님께서 관심주셨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영광입니다. 프린트 뿐이랍니까~~칼라프린트해서 보내드리고픈 심정입니다...제 이 하찮은 글이 귀한 곳에서 조금의 유익을 구할 수만 있다면 참 행복한 일입니다...ㅎㅎ

2007-08-08 17: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멜기세덱 2007-08-08 17:08   좋아요 0 | URL
앗, 그러시다면,,저기 쪽팔린다나, 젠장, 이따위 등 과격한 단어는 빼고요...꼭!! 교육적으로다가....안 좋아서리...ㅋㅋㅋ

비로그인 2007-08-08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에 한 번 오후에 한 번 읽어봅니다.
이런 기본적인 것도 모르면서 뭐 끄적거린다고 하는 제가 참 부끄러워요.
멜기님의 진중하면서도 멋진 페이퍼! 존경합니다~~~!

멜기세덱 2007-08-08 16:24   좋아요 0 | URL
이따가 주무시기 전에, 한 번 더 읽어주세요...ㅋㅋ
근데요, 체셔님...이건 절대로 '기본적인 것'이 아니에...
참나, 이 하찮은 것을 괜히 어렵게 해 놔가지구....돈없어 못배운 우리 서민들 괴롭히는 거잖아여!!!이까이꺼 몰라도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으니까요...ㅎㅎ
글고, 모르면 어떻습니까? 체셔님은 아름다우시잖아여!!!ㅋㅋ

2007-08-08 15: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멜기세덱 2007-08-08 16:25   좋아요 0 | URL
What?
무슨 의민지 잘 모르겠어요....ㅋㅋ

2007-08-08 18: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멜기세덱 2007-08-08 19:15   좋아요 0 | URL
ㅎㅎㅎ;; 부끄부끄~~:);;

심술 2007-08-08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사불란하고 통일된 맛은 떨어져도 전 기역,디귿,시옷이 좋은데요. 불규칙이나 예외가 너무 많으면 혼란스럽겠지만 14개 가운데 3개 쯤은 애교로 봐 줄 만 하다고 생각해요. 어쩌면 제가 이런 말을 하는 것도 자라면서 속했던 거의 모든 집단에서 불규칙이나 예외 취급 받아 온 제 팔자랑 동병상련돼서일지도 모르지만.

멜기세덱 2007-08-08 19:21   좋아요 0 | URL
그렇게 볼 수도 있겠네요...ㅎㅎ 그런데 이게 애교차원을 넘어선거 같아요..
진짜 애교라면야!! 그느드르므브스'응'즈츠크트프흐 같은거랄까요...ㅎㅎ
지금은 평범한 많은 것들이 전에는 불규칙하고 예외적인 것들이었겠지요? 심술님은 이땅에 '애교적' 존재가 아니실까요?ㅋㅋㅋ

순오기 2007-08-08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왜 추천을 제한하는지 애석하네요. 두번 세번 자꾸 추천하고픈데...
정말 아그들한테 자음 이름 가르치느라 땀방울 뺍니다. 문제는 중딩들도 제대로 아는 녀석들이 많지 않다는데 경악! 기니디리미비시잉~~ 이렇게 부르는데 몰표 줍시다!

멜기세덱 2007-08-09 01:28   좋아요 0 | URL
ㅎㅎㅎ, 순오기님 반갑습니다. 말씀만 들어도 배불러요...
근데, 이 페이퍼의 취지가 모른다고 경악하자는 게 아니구, 모르게 만든 것에 대해 쫌 시비걸자는 거라서...ㅋㅋㅋ
추천에 배부르고, 몰표에 배터지네요...ㄳ

아영엄마 2007-08-09 0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등학교 들어가서 어렵게 익히는 기역 니은... 이것이 한자에서 나온 거였군요. 이 페이퍼를 통해 처음 알고 갑니다. (__)

멜기세덱 2007-08-09 01:30   좋아요 0 | URL
한자에서 왔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용례를 보인 것이고, 그 소리를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을 따름이죠. 그런데 그것을 그대로 가져다 쓴 데에 조금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이죠...ㅎㅎ

승주나무 2007-08-09 0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견을 달려고 자료를 좀 찾아봤는데.. 깊은 밤이라 그런지 찾아지질 않네요.. 제가 예전에 듣기로 기역(役), 디긋[末], 시옷[衣]은 우리 나라 사람들의 구강구조와 그에 따른 발음 관습에 맞춰 정했다고 알고 있는데요.
북한이 쓰는 것은 주시경의 정통을 계승한 김두봉이라는 사람의 '조선말본'의 범례에 의한 것인데요. 위의 거랑 똑같죠. 통일안이 만들어질 1933년 당시만 해도 자음과 관련한 논쟁은 매우 뜨거웠다고 해요. 고민을 거듭한 끝에 학자들이 '관습헌법'을 따른 것이지요.
관습이 쓰면서 만들어졌는지, 아니면 순리에 따라 이루어진 것인지 저는 판단하기 어렵지만, 최세진이 표기하기 어렵다고 꾀를 냈다면 "즈, 츠, 크, 트"는 병기할 한자어가 어떤 것이 있는지 궁금하네요. 이것도 빌려올 한자어가 없는 거 아닌가요.. 암튼 살펴봐야 할 대목인 것 같습니다.
간만에 우리말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켜 준 멜기세덱 님께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멜기세덱 2007-08-09 10:03   좋아요 0 | URL
최세진의 훈몽자회에서 처음 보이는 기역, 디귿, 시옷 은 위에서 말한 윽, 읃, 읏 과 대응되는 한자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구강구조와 그에 따른 발음 관습에 맞춰 정했다"는 논거를 제가 과문한 탓에 처음 듣는데요, 그렇더라도 최세진이 그걸 고려한 것이었다고는 보기 어려울 듯 합니다.
위에서 인용한 것 중에 ㅈ, ㅊ, ㅋ, ㅌ, ㅍ, ㅎ 을 최세진은 지, 치, 키, 티, 피, 히 즉, 'ㅣ'모음을 결합한 용례로 보이고 있습니다. 즈츠크트 는 북한에서 사용하는 자음의 별칭이죠. 최세진이 'ㅣ'모음을 결합시킨 이유는 아마도 그 당시의 관례상, 훈민정음 창제시부터 자음을 불러오던 관습에 따른 것이라고 보여지네요...

순오기 2007-08-12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학교 2학년 2학기 생활국어(107쪽)에 이런 내용이 실려 있더군요. 님의 글을 먼저 본 덕분에 얼른 알아보고 반가웠습니다. 요 글 복사 출력해서 아들 국어책에 끼워주렵니다.
감사^*^

멜기세덱 2007-08-13 00:16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ㅎㅎ 워낙에 공부를 안해서 그런 글이 있는줄도 몰랐네요.ㅎㅎ 읽어봤는데, 몇 가지 점에서 좀 그렇네요. 최세진은 사실 자모의 이름을 붙인 것은 아니고 단지 용례를 보인 것을 뿐이라는 점, 쓸데없이 역관의 설움이니 핍박이니 운운한다는 점, 최세진은 국어학자가 아니라 당대 최고의 외국어학자, 언어학자 였다는 점 등등이 거슬리네요...ㅎㅎㅎ
근데, 이건 국어교육 목표와는 좀 거리가 있는 글인데요...ㅎㅎ 아드님에게 보여 주기는...좀...ㅎㅎ 어쨌건 도움이 되신다면야 저야 고마운 일이지요...ㅎㅎ 감사...
 

당구를 좀 쳐본 이들이라면, 당구장에서의 자장면 맛을 그리워할 성 싶다. 게임비 내기만으로도 긴장감이 오는데, 덤으로 자장면을 걸면 당구는 더이상 게임이 아닌 게 된다. 예전엔 당구장 출입하면 흔히 건달이거나 불량배거나 문제아로 보는 시절이 있었지만, 레저스포츠로 분류되면서 당구장에 대한 편견은 많이 줄었다. 하지만 아직 당구에는 도박성 짙은 내기들이 여전하기도 하다. 그러나 자장면 내기쯤이야 게임의 흥취를 더하니 금하기는 좀 뭐하다.

"사장님, 여기 짜장면 4개요. 단무지 좀 많이 가져오라 하세요. 거긴 맨날 단무지 달랑 몇 조각 가져오더라. 아참, 고춧가루도 가져다 달라고 하세요."

"여기 ~당구장인데, 짜장면 4개, 고춧가루도 가져와."

"아저씨, 단무지도 많이 가져오라고 하시라니깐."

자장면 / 醬麵 / [zhá jiàng miàn] / 짜장면

"오늘 우리 자장면 먹을까?"하고 친구가 물어오면 왠지 입맛이 돌지 않는다. "야 짜장면 시켜 먹자!"고 하면 입안 가득 군침이 돈다. 중국집에 전화를 걸어, "아저씨, 자장면 3개 갖다 주세요."하면 "짜장면 3개요?"로 되물어 온다. 하긴 "자장면 3그릇 주세요"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 않을까? 죄다 "짜장면 주세요."다.

우리는 '짜장면'이 아니라 '자장면'이 맞다는 걸 잘 안다. [짜장면]하면 안 되고, [자장면]해야 옳다고 아나운서들은 예의 그 정확한 발음으로 [자장면] 한다. 나는 [자장면]하면 그 맛이 싱거울 것 같고, '자장면'이라 쓰면 그 집에 시켜먹기 꺼려진다. 난 [짜장면]이 맛있다.

우리 언중들의 대부분은 '짜장면'이 아니라 '자장면'임을 잘 알고, '자장면'이라고 쓴다. 그런데 [짜장면]이 아니고 [자장면]이라고 말해야 하는 줄 알면서도 [짜장면] 한다. '에이, 이런 무식한 사람들'하고 누가 감히 욕하랴?

여기서 '자장면'이 옳으니, '짜장면'이 옳으니 따지자는 것은 아니다. 내가 시비걸자는 것은 왜 [짜장면]이 아니고 [자장면] 해야 되느냐다.

자장면의 유래를 따져보면 1883년으로 올라간다. 인천이 개항되면서 중국(당시 청나라)인들이 거주하게 되면서 부터란다. 중국인들의 음식 중에 볶은 춘장에 국수를 비벼먹는 것이 있었는데, 그걸 그들은 麵(炸酱面)이라고 썼고, [zhá jiàng miàn]이라고 발음했다. 그 발음을 무식하게 풀어보면 [자아(중국 성조에서 제2성으로 끝을 올린다.) 지앙(제4성으로 바로 내려 꽂는다.) 미엔(지앙과 같다.)]을 빠르게 발음하면 될 거 같다. 이걸 간단히 우리말로 옮기면 [자장면] 한 것과 비슷하다. 적어도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말이다. 지금까지의 자장면의 유래 연구상으로 우리나라의 자장면의 시작은 이 즈음이 된다. 이때부터 우리는 자장면을 먹게 된다. 그 말은 곧 우리가 [자장면] 했다는 것이다.

원래 麵을 우리 한자음으로 읽으면 작장면이 된다. 그러나 자장면은 우리에게 麵으로 먼저 오지 않았고 [zhá jiàng miàn]으로 먼저 왔다. 그래서 처음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설프게 [자~장~면]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게 10년이 지나고 20십년이 지나면서 어설픈 [자장면]에서 친근감 있게끔 [짜장면]으로 변화해 왔다. 그래서 우리는 [짜장면]을 주로 한다.

1986년 고시된 외래어 표기법에 의하면 직접 명시된 것은 아니지만 '자장면'이라 쓰고 [자장면]이라 발음해야 한다. 여기에는 본토발음 존중의 원칙같은 것이 적용된다. 그러나 '표기의 기본 원칙' 제5항에 "이미 굳어진 외래어는 관용을 존중하되"라고 되어 있다. 그렇게 볼 때, 자장면은 이미 예전에 짜장면이 관용 아니었나 생각된다. 아직도 '짜장면' 시키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을 보면 말이다.

뭐 여기서 외래어 표기법의 문제점을 세세히 따지자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외래어 표기법이긴 하지만, 내가 그 문제를 따질만한 권위도 능력도 없다. 하지만, '짜장면'을 '자장면'하니 귀에도 거슬리고, 입에도 거슬리는 것 같아, 시비 걸어 보자는 거다.

외래어 표기법은 외국어를 우리말로 적자는 것이 아니다. 엄밀히 외래어도 우리말이니, 이것은 우리말을 우리가 보게 잘 적자는 것일진대, 원음을 존중하자는 건 골치 아픈 노릇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이들이 이 외래어 표기법을 잘 모르는 게 사실이잖은가? 동경을 도쿄로 적는다거나, 북경을 베이징이라고 적어야 한다는 정도의 문제 그 이상으로 우리는 이 외래어 표기법을 잘 모른다. 아니 잘 알기가 매우 어렵다. 전공자들도 그 어려움에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

여기서 외래어 표기법은 각설하고, 麵은 [zhá jiàng miàn]으로 와서 [자장면]하였으되, 얼마 못가 [짜장면]하였고, 여전히 [짜장면]하니, 관용도 어지간한 관용 아니겠는가? 아무리 '자장면'으로 쓰고 [자장면] 하라고 해도, '자장면' 이라고는 쓰되 여전히 [짜장면]하는 언중이 살아 있는한, 당구장에서 자장면 시킬 때 [짜장면] 달라고 하는 한, 언젠가는 '짜장면' 쓰고 [짜장면] 해야 옳은 날이 올 것이다.

난 '자장면' 보단 '짜장면'을 더 좋아한다. '자장면' 보단 '짜장면'이 더 맛있다. 중국집에서 [짜장면] 주세요 해야 맛있는 '짜장면' 줄 것만 같다. [버스]가 아니라 [뻐쓰]가 와야 올라타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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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7-05-28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옛날 한강고수부지에서 주말마다 농구를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한게임 끝나고 출출했는데...농구대 파이프에 왠 중국집 전화번호 스티커가
붙어있더군요...시켰더니....진짜 오더군요...허허

멜기세덱 2007-05-28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우리 배달의 나라에 최고 가는 기수, 곧 배달의 기수 아니겠습니까? 어디든 안 가는 곳 있어도 못 가는 곳 없다는....중요한 건 "짜장면 시키신 분?"한다는 거죠...ㅎㅎ

이매지 2007-05-28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새 맞춤법 수업듣는데 요새 진도가 외래어 표기법인 ㅎ
로브스터가 가장 인상에 남더군요 ㅎㅎ

멜기세덱 2007-05-29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브스터라고 쓰면 사람들이 lobster를 말하는 거라고 과연 알까요? 참 웃기는 노릇이죠...ㅎㅎ 바닷가재로 순화되었네요...ㅎㅎ

순오기 2007-08-12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멜기님, 작년에 창비의 좋은 어린이책 창작부문 대상을 받은 작품이 당당하게 '짜장면 불어요'였답니다. 철가방 기삼이를 통해 들려주는 짜장면 철학과 배달의 기수, 전국민이 좋아하는 짜장면의 날을 국경일로 해야 한다는 등, 아주 유쾌한 동화인데요...^^

멜기세덱 2007-08-13 00:30   좋아요 0 | URL
앗, 또 이런 정보를....ㅎㅎ ㄳ
근데, 창비는 지들 자체적인 외래어 표기법을 적용하고 있어요...
그건 좀 아니라고 보는뎅, 그래도 '짜장면' 하나는 괜찮네요...ㅎㅎ
 

* 우리말에 시비걸기를 시작한다. 시시비비를 가리자는 시비는 아니고, 우리가 흔히 쓰는 우리말들 중에서 괜히 잡생각이 드는 말들에 대해 깐죽대보자는 것이다.

파이팅 / fighting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올라있을 정도로 이제 거반 우리말인 듯 싶다. 우리말의 분류를 따르더라도 이 말은 외래서로서 우리말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운동 경기에서, 선수들끼리 잘 싸우자는 뜻으로 외치는 소리. 또는 응원하는 사람이 선수에게 잘 싸우라는 뜻으로 외치는 소리.'라고 그 뜻을 풀이하고 있다. 품사로는 감탄사다.

영어 fighting은 형용사로서 '싸우는, 호전적인, 투지 있는, 무를 숭상하는, 전투의, 전투에 적합한, 교전중인, 전쟁의'란 뜻이 있으며, 명사로서는 '싸움, 전투, 교전, 회전(會戰), 논쟁, 격투, 투쟁'의 뜻을 가지고 있다.

사전에 등재되어 있는 뜻으로 볼 때, 영어로서의 fighting과 우리말의 파이팅은 좀 차이가 있다. 우선 우리말의 파이팅은 감탄사인데 반해, 영어의 그것은 주로 형용사나 명사로서 기능한다.

내가 영어를 원체 못해서 잘은 모르겠으나, 우리말의 파이팅과 같은 용례가 영어권에서 실제적으로 (우리말에서처럼)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지는 확인한 바 없다.

여기서는 많이 쓰고 안 쓰고의 문제를 따지자는 것은 아니다. 영어권에서 어떻게 쓰이건 간에, 우리말에서는 감탄사로서 이 사람 저 사람, 남녀노소, 빈부귀천을 가릴 것 없이 두루 사용되고 있다. 그게 중요한 거다.

실제로 파이팅이라는 말은 어느 회사의 광고에서도 비중있게 표현되었다. 코리아팀 파이팅이라던가. 월드컵의 열기와 함께 자기 회사의 이름과 이 파이팅을 연결시켜 표현한 것 같다.

전국적으로 대부분의 상황에서 가리지 않고 쓰는 표현이 이 파이팅인데, 이 파이팅으로 인해서 우리 전통의 감탄사들, 이를테면 얼씨구니, 지화자니 하는 것들이 저만치 밀려나 버렸다. 많은 부분에서 이 파이팅으로 대체되었는데, 그 원인 중의 하나는 서구화의 영향이랄 수도 있겠지만, 그 말의 호전적 성격때문이 아닐까 한다.

근대화는 곧 전쟁이다. 우리 사회의 여러 모습들이 전쟁에 비유되기도 한다. 그 대표격이 운동경기, 특히 축구라고 할 수 있겠다. 인생 자체를 전쟁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파이팅은 적재적소에서 빛날 수 있는 말이다.

그러나 좀 생각해 보자.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이 말을 '힘내자'로 순화하고 있다. 2005 우리말 다듬기 자료집에는 '아자' 정도로 순화하고 있다. 이외에 '영차, 잘 하자, 패기' 등의 말로 파이팅을 순화하고자 한다. 나는 원래가 이 인위적 언어 순화에 반대하지만, 파이팅의 경우 순화가 아니라, 그 말의 사용 상황에 따라 더 적합한 언어를 선택해야 되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다.

얼마전 사무실에 불우이웃을 돕자는 사람이 찾아온 적이 있다. 내가 바쁜 중이어서 다른 사람에게 말을 걸던데, 그 사람은 연신 '파이팅, 파이팅'을 외쳐댄다. 좋은 뜻에서 이겠지만, 어려운 사람 돕자는 사람이, 싸우자고 부추기는 듯해서 영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다 싶었다.

그래서 생각인데, 이 호전적 성격의 단어의 사용은 조금 줄일 필요가 있겠다. 운동경기나 그와 비슷한 상황에서 사용하되, 우리 사회에서 호전적일 필요가 전혀 없는, 아니 호전적이서는 안될 상황에서는 이 단어는 좀 꺼려져야 하지 않을까? 나랑 싸우자는 게 아닐진대, 파이팅은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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