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갈 날들을 위한 기도
윤구병, 이해인 외 지음 / 화니북스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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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를 아름답게 살려 하고 또 아름답게 만들어가려고 하는 11명의 삶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메마르고 각박한 우리 사회를 비춰주는 등불과도 같다. 각각의 삶이 가진 아름다움의 빛깔이 조금씩 다를지는 몰라도 이 모두가 우리 세상의 숨겨진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있고, 우리들의 마음을 풍요롭고 아름답게 만든다.

변산공동체를 이끌고 있는 윤구병 선생님의 '왕할머니의 추억'은 어렵고 힘든 시절에도 물질적 욕구에 지배되지 않은 아이들의 꿈을 지켜줄 줄 아는 할머니의 큰 마음의 선물이 담겨져 있으며 이현주 목사님의 글들은 우리들을 참다운 행복과 평화를 찾기 위해 우리 내면으로 떠나는 여행을 해보라고 권한다. 이해인 수녀님의 선물을 소재로 한 마음씀의 아름다움은 소유보다 존재적 삶의 중요성에 대해 깨우치는 바가 있다. 김훈 소설가의 디지털적 삶과 대비되는 아날로그적 삶에는 우리의 원체험에 대한 동경이 담겨 있다. 도법 스님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위해 우리들이 힘을 쏟아야 하는 것이 농업을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장영희님은 우리의 마음 속 믿음과 신뢰가 생사를 달리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이루게 하는 통로라고 말하며 우리 마음 속 존재와 생명에 대한 경이로움을 간직한 '어린아이 마음 끄집어내기'를 권한다. 밥퍼주는 시인 최일도 목사님은 우리 마음 속 숨겨진 천사의 날개를 찾아 세상을 아름다운 천국으로 이끌 것을 말하고 있다.

이렇게 현재의 힘들고 각박한 세상에 맞서 삶의 기쁨과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있음과 그 삶의 공동체가 우리 사회에 엄연히 존재하고 더욱 그 삶의 형태가 확장되는 얘기를 듣고만 있어도 힘이 된다. 살아가는 힘이 됨과 동시에 우리 맘을 아름답게 갖게 하고 이 사회를 더욱 풍요롭고 평화롭게 한다. 진정한 평화와 행복이란 우리 마음 속에 있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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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ing 책과 만나다
수유연구실+연구공간 '너머' 지음 / 그린비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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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모던한 사회를 거쳐 이미 인터넷이 활개치고 사이버공간에서의 각종 문화적 교류가 이루어지고 n세대들의 파워가 온 사회에서 입증되는 현대사회에서 근대성을 뛰어넘는다고 하니 우습고 어처구니없는 생각처럼 느껴지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문화지체현상이 있지 않은가? 물질문명이나 사회제도는 이미 한참 멀리 가고 있는데도 우리의 의식은 한참 뒤떨어져 아직 근대사회의 언저리를 맴돌고 있는 그런 현상 말이다. '수유연구실 + 연구공간 너머'의 지식공동체는 아직 우리사회의 근저에 뿌리박힌 근대성과 그 근대성이 사회변화의 발목을 잡고있는 현실을 직시한다. 그리고 그런 근대의 소산인 합리적 사고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 때 비로소 미래사회의 전망 또한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미국과 서구의 합리성은 20세기 후반부터 시작된 '세계화'라는 거대한 자본운동논리로 전지구를 뒤덮고 있다. 오래전 문명과 야만이라고 하는 이분법적 논리는 이제 세계속에 자연과 생명의 터를 빼앗고 인간이 인간본연의 모습대로 삶을 지속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렇게 근대성은 이제 세계화라고 하는 가면을 쓰고 우리들 앞에 떡하니 놓여있다. 그들의 교묘하고 거대한 가면앞에서 정신차리지 않으면 우리는 예전의 그 근대성이라고 하는 괴물(홉스가 말한 리바이어던의 모습보다 더 크고 무서운 괴물말이다)의 입속으로 쏙 들어가버릴런지도 모른다고 경고한다.

이 한국사회의 새롭고 대안적인 지식공동체는 우리들이 이 거대한 근대성에 절망하고 체념할까봐 우선 근대를 뛰어넘는 삶의 대안 공동체로부터 시작하여 우리에게 희망을 선사한다. 사실 눈여겨 들여다보면 우리 주위에 이미 근대를 뛰어넘는 삶은 도처에서 시작되었고 또 실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들은 작게는 우리의 밥상위에서, 느린 삶에서, 문명이란 이름으로 파괴되고 학살되었던 인디언과 그들의 삶에서, 새로운 삶을 꿈꾸는 대안적 삶의 공동체에서 볼 수 있다. 세상을 대하는 우리의 사유방법이 달라지면 세상도 바뀔 수 있음을 이 책들은 보여준다.

다음으로 우리의 철학사와 지성사에서 이미 존재해왔던 근대성을 뛰어넘는 씨앗들에 대해서 근대의 외부란 이름을 빌어서 접근하기도 하고 그것이 현대의 자연과학적 지식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의 신체와 생활과 삶에 드리워진 근대성과 그것을 뒤집는 여러 가지 모습들에 주목한다. 때로는 근대성에 의해 비뚤어지고 뒤집혀진 사회의 모습을 광기와 탈선의 시각에서 조명함으로써 제도권적 시각으로 다 볼 수 없었던 근대성의 본질과 대안을 조명해보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가 이미 근대에 접어들기 이전 인류역사에 있어서의 사유의 흐름을 되집어봄으로써 근대를 뛰어넘는 사유의 양식에 대한 비전을 찾아보기도 한다.

이러한 작업들이 이루어지는 매개물은 책이다. 각 각의 책은 세상을 해석하는 저마다의 세상이요 시각이다. 책을 통해 우리의 사유는 세상에 들어가서 그 세상속을 헤집고 세상을 파악한다. 내가 어렸을 적 나무와 흙이 가득한 자연 속을 헤집고 돌아다니다 해질무렵 흙투성이가 되어서야 집으로 들어갔듯이 책 속의 세상에서 옷이 흙투성이가 될 때쯤에서야 비로소 나에게로 돌아오는 그 여행은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며 그것은 또한 세상을 더욱 알아가는 체험이 될 뿐만 아니라 그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무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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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초 편지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야생초 편지 2
황대권 지음 / 도솔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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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을 걸으며 이름모를 야생화를 보고 발길을 멈추어 오랫동안 들여다 본 기억이 누구나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이 꽃은 과연 무슨 꽃일까? 무슨 사연으로 여기에 피었을까 하고 말이다. 하지만 그 꽃을 피우는 풀 그 자체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이는 드물다. 그것은 우리에게 단지 이름모를 잡초일 뿐이다. 우리들이 재배하는 특정한 식물의 양분을 뺏어먹고 자라는 나쁜 풀 말이다.

여기 그 잡초라 일컫는 야생초에서(잡초는 인간중심적 사고에서 바라본 풀의 지칭일 뿐이다) 그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관심과 열정으로 가꾸며 삶의 지혜를 이끌어내기도 하며 정신적 성장까지 이루어 내는 삶의 수도자가 있다. 미국 유학시절 군사정권에 의해 간첩으로 내몰리어 무기징역을 언도받고 복역 중 정권교체와 국제사면위원회의 활동으로 13년 남짓한 감옥생활을 해온 황대권씨가 바로 그 인물이다.

그가 우리 나라의 야생초에 대해 갖게 된 애정은 그의 말대로 부족함에서부터 시작된 것이었지만 그 애정을 삶에 대한 반성과 우리 삶의 지향점으로까지 발전시킨다. 인간중심적 사고에 의한 생태계의 파괴는 결국 재앙으로 인류에게 다시 돌아오리라는 경고와 환경친화적이고 친생태적인 삶의 가능성이라는 비전을 제시한다.

야생초가 가진 비밀스런 기능과 인간에게 알려지지 않은 무수한 약효들 그리고 지구 생태계의 균형에서 그것이 차지하는 중요성과 더불어 인간이 야생초를 선의로 연구하고 그들과 공존할 것을 그는 제안한다. 야생초가 우리 인간에게 주는 여러 가지 질병치료의 선물과 더불어 우리 인간에게 들려주는 여러 가지 교훈적 삶의 모습과 그로 인한 영적 성장의 교훈들은 우리가 진정 무엇을 취해야 하고 무엇을 버려야 할 것인지에 대해 깊은 각성의 메세지를 던져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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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무의 도시문화 오딧세이
원제무 글, 그림 / 청아출판사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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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안에서 엿보는 세계의 아름답고도 유명한 도시의 특징들과 멋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전통의 멋이 현대에도 되살려질 수 있는 문화적 풍토와 시민들과 정책당국들의 마인드가 부럽다. 사실 먹고살아야 한다는 일념하에 한국에서 도시의 조경과 자연친화적 도시공간구조는 외면되어왔다. 하지만 이제 어느 정도의 성장을 이룬 경제적 발전과 한국에서 유치되는 여러 국제적인 행사가 한국의 도시를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다.

도심지의 곳곳에 조형미술과 나무를 심고, 시민들의 휴식공간을 마련하고, 녹지를 조성하고, 개발과정에서 많은 생태적 지속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등 이른바 무분별한 도시개발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하고 있다.

하지만 단지 무분별한 개발의 제한적 조치만으로는 부족한 느낌이 없지 않다. 아름다운 도시와 도시문화는 그 나라만이 가진 자연적 환경과 그 나라의 전통을 현대에 맞게 되살려낼 때에만 많은 사람들이 공명할 수 있는 아름다움을 빚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늘 사람들은 도시를 떠나 자연적인 삶을 찾고 싶어하고 도시 아닌 농촌이나 다른 비문명지대에서 깨달음을 얻고자 한다. 하지만 자연친화적으로 오래동안 형성된 아름다움과 멋을 겸비한 도시야말로 인간의 정신과 영혼을 성숙하게 한다.

단지 도시가 의식주를 비롯한 인간의 욕구만을 충족시켜주는 공간이 아니라 그들의 삶을 통하여 성숙하고 그들의 조상의 전통과 영혼이 쌓이고 쌓여 도시에 깃들인 영혼들이 더욱 비약적으로 성숙할 수 있게 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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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것이 아름답다 학고재 산문선 16
최순우 지음 / 학고재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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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이나 사물을 이해하는 데에는 사랑만한 것이 없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 책은 바로 그런 사실을 잘 뒷받침해주는 증거라 할 수 있다. 최 순우 박사의 조국의 문화에 대한 자긍심과 사랑은 단순히 학문적인 경지를 벗어난 애정과 사랑이 거대하게 내재되어 있다. 자신의 삶 속에서 느꼈던 사람과 사물과 동물들에 대한 사소하지만 그 소박함과 사소함에서 끌어낼 줄 아는 그만의 미적 감각은 평범하고도 일상적인 대상에 한껏 멋을 불러일으킨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듯이 그가 가진 사랑은 결국 한국의 전통문화에 대한 보다 넓고 자세한 시각을 갖게끔 한다. 내가 그를 처음 만난 것은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 서서>라는 책에서 유홍준 선생님을 통해서였다. 유홍준 선생님의 한국문화에 대한 폭넓고도 애정어린 글들이 최 순우 박사님의 큰 영향에 의해서였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한국동란이라고 하는 상황과 자신의 어린 시절의 작은 기억 속에서도 한국미를 이끌어낼 줄 아는 그의 특별한 능력은 사실 한국적인 것과 한국문화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고도 별다른 부끄러움이 없었던 나의 삶에 하나의 반성거리를 제공해주었다.

그가 가진 한국문화에 대한 폭넓고도 해박한 지식은 회화부문, 건축물부문, 그리고 공예부문 등 많은 영역에 걸쳐 있다. 또한 그것이 그의 삶이었으므로 그는 한국 문화의 멋을 지켜가기 위한 일에 자신의 일생을 바쳤다. 진정으로 사랑하고 그러므로 그것이 자신의 삶의 일부분으로 체화될 수 있는 삶, 그것은 진정 가치있는 것을 가치있게 여기고 그 대상에 사랑의 입김을 불어넣에 생명력을 쏟아낼 줄 아는 능력이며 이러한 능력이 우리의 자랑스러운 전통문화를 창조적으로 계승시켜나가는 원동력이며 위대한 조상들의 떳떳한 후손들의 올바른 자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사랑하므로 잘 알 수 있고 잘 알기에 더욱 사랑할 수밖에 없는 우리 문화.....
사랑보다 더 큰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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