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야의 중국견문록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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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딸 한비야의 중국 어학 여정을 담은 이 책은 우리 사회의 모습을 중국이라는 거울을 통해 보여 준다. 그가 평생을 외지를 떠돌며 깨달은 인생의 방향은 국제 긴급 구호 활동.... 그리고 그 일을 잘하기 위해서 앞으로 동아시아에서 새로운 세력으로 부상하며 우리 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잠재력을 가진 나라 중국을 제대로 배우기 위한 목적으로 중국견문을 결심한 것이다.

비록 경제력의 현 상태로만 보면 중국은 우리 나라보다 몇 십 년은 뒤쳐져 있음이 사실이지만 한비야가 본 그들의 자기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거대한 잠재력은 머지 않아 우리들 앞에 그 실체를 드러낼 것이라고 전한다. 세상엔 만만한 것이 하나도 없는 것이다. 그녀가 보여주는 대단한 인내력과 목표를 향해 매진하는 근성은 왠만한 남자 뺨칠 정도다. 자기 삶의 방향과 그에 따른 자신의 행동계획에서 한 치도 벗어남이 없이 묵묵히 걸어가는 그녀의 모습은 정보화의 급속한 변화속에 묻혀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그리고 앞날을 내다보며 지금의 자신을 준비해가는 과정, 그것은 자신의 삶에 책임지고 자신의 삶의 실현이 타인과 인류의 인간다운 삶에 조응하고 그들과 동화되는 것임에 더욱 그 의미가 깊다. 또한 그것이 자신의 삶의 보람과 기쁨으로 이어진다니 이보다 더한 기쁨이 어디 있겠는가? 비록 하루하루가 삶의 여유없이 떠밀려 빡빡한 쳇바퀴에 맞물려 돌아가는 시간의 연속이라 할지라도 그 삶이 참된 사랑으로 충만하다면 부정적인 면들은 보다 커다란 긍정적인 면으로써 극복이 가능하리라 본다.

전통적인 한국의 여인상과는 거리가 먼 당당하고도 용기있는 여자, 앞으로의 우리 사회가 요구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인간형이 여기에 있다. 한국태생의 조그만 체형을 가진 한비야, 하지만 그의 마음과 영혼은 온 세상을 담고 있으므로 세상을 향해 활짝 열려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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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차마 말 못하고 남자는 전혀 모르는 것들
존 그레이 지음, 서현정 옮김 / 프리미엄북스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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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친구와 대화를 하던 중 그녀가 나에게 자신의 생활의 문제점을 이야기하던 때가 있었다. 물론 나로서는 나의 입장에서 생각했기 때문에 우리의 대화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알 수가 없었다. 나는 단지 그녀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관점에서 몇 가지의 충고를 해주려고 하였으나, 그녀는 내게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오빠는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해'라는 식으로 얘기하였다. 나뿐만 아니라 남녀관계에 익숙하지 못한 많은 남자들이 겪을 수 있는 그리고 남자들 사이에서는 흔히 있을 수 있는 그런 대화내용이다. 존 그레이는 이러한 남자와 여자간의 상이한 생각과 그 사고구조의 차이를 잘 인식하는 것이 원만하고 행복한 부부관계 나아가서 남녀관계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의 앞부분을 읽으면서 나는 나의 아내가 될 여자와의 그간의 만남에 대해 하나 하나 생각해보았다. 과연 우리들의 대화술에는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 물론 그녀는 이러한 점을 미리 알고서 나를 배려해주는 점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가 가진 나와는 상이한 사고구조가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아'하는 소리와 함께 이해되기 시작했다. 물론 모든 여자에게 모든 면에서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여자들이 가진 남자와는 다른 사고구조와 생각의 패턴 그리고 대화술은 사랑하는 그녀와의 원만한 관계를 위해 또한 나의 행복을 위해 알아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 책에 쓰여진 대로 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자신의 감정을 잘 조절해야 하며 이러한 상황에 준비를 하고 여러 번 대처해본 경험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아예 모르는 것과 알면서 매순간 조금씩 노력해서 나아지는 것은 차이가 크다. 이 책은 특히 여러 명의 여자친구를 가진 경험이 있거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귀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서로간의 사랑을 더욱 깊이 느끼지 못하고 상이한 성격의 차이로 헤어진 남자들이라면 꼭 읽어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는 나이는 이미 어느 정도 들었으나 아직 이성에 대해 미숙한 미혼남녀들이 한번쯤은 읽어보아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처럼 어쩌면 우리는 서로간의 너무나도 상이한 성격적 차이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를 수도 있다. 실제로 현대 신혼부부들의 이혼율이 더욱 높아지는 요즈음 이 책은 우리에게 서로가 가진 매력을 발견하게 해주고 부부관계를 더욱 긍정적으로 발전시키는 방법을 제시해주고 있다.

그리하여 부부관계가 원만해지고 더욱 사랑이 넘치는 남녀관계를 이루면 가정도 더불어서 활기차고 행복한 상태로 나아갈 수 있으며 그런 상태에서 자란 아이들이 우리 사회를 더욱 밝고 아름답게 만들어가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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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다른 길
존 브룸필드 지음, 박영준 옮김 / 양문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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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오늘날의 문명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현실과 존재를 인식하는 방법으로 '과학'과 '문명'이라는 편협한 방법 외에 문명화된 짧은 역사 뒤에 자리잡은 무수하게 긴 인류의 '전통'과 '공생'의 방법을 통한 역사를 우리에게 제시한다. 서구사회에 의한 전 지구적인 근대화과정은 진보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 존재하고 있던 토착민과 원주민의 역사를 파괴하는 과정 속에서 탄생하였고, 그것은 '인간에 의한 자연 지배'라는 기치아래 오만한 인간을 위한 모든 생명체와 자연의 파괴라는 결과를 초래했다.

하지만 이러한 문명화과정이 결국은 인간의 생존을 다시 되돌아보게 함으로써 세상과 존재를 인식하는 도구로서의 과학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되었으며 우주라는 공간 속에서 인류만을 위한 자연파괴가 과연 정당한가 하는 물음을 던지게 하였다. 특히 잃어버린 인류의 오래된 역사에서 모든 생명체는 자아를 갖고 있고 그것은 인류와 의사소통이 가능한 체계를 갖고 있는데 오직 인류가 자신의 오만함으로 인해 잃어버린 감각으로 해서 의사소통이 불가능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인간문명에 대한 비판적 시각으로 전통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이러한 숨겨진 능력을 찾아내는 방법을 알게 된 이들도 있다는 것을 이 책은 보여준다.

인간이 가진 의식과 마음의 위대함은 그것이 절대우주와 연결되어 있음으로 해서 생긴다. 자신의 신체에 주의를 기울이고 내면의 자아에 집중함으로써 신체에 아픈 곳을 찾아내고 치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자연과 하나라는 느낌을 가질 수도 있다. 그리고 오래전 잃어버린 자신의 숨겨진 능력(예지력, 투시력, 자연 치유력 등)들을 되찾을 수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우리들의 능력을 되찾고 우주를 우아하고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 인간의 방종함에 대해 깊이 반성할 수 있는 침묵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제 이미 인류는 과학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 있다는 환상에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 또한 과학적 지식의 결과 인류자신뿐만 아니라 자연과 전 우주에 낳은 재앙들에 대해 자각하기 시작했다. 문명의 속도가 빨랐던 국가의 여러 학자들이 자신들이 파괴한 제 3세계의 토착문화와 원주민의 의식문화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이러한 추세는 급속도로 확산되어 가고 있다.

인간이 자연과 더불어 조화롭게 공존하고 우리의 잃어버린 원주민의 역사를 되찾고자 하는 노력은 바로 존재인식의 방법으로서 과학이 가진 편협성을 극복하고 인간이 잃어버린 능력을 되찾아 온 우주에 사랑의 기운을 불어넣어 이 곳에 바로 낙원을 건설하는 것이며 그것은 우리의 잃어버린 역사를 계속 이어가는 것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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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한국학
J. 스콧 버거슨 지음, 주윤정.최세희 옮김 / 이끌리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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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미국인 문화건달 스콧 버거슨이 한국에 체류하며 살면서 느낀 한국사회에 대한 자신의 문화적 진단서라 불릴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인이 아니면서 한국에 살면서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것은 한국민이 아니기 때문에 보다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동시에 한국적인관점의 결여와 애정성의 결여로 인한 무책임성의 단점도 동시에 가진다고도 할 수 있다. 그의 한국민족의 기원에 관한 몇 가지 이야기들(한민족의 기원이 유태인이나 그리스인일 수 있다는 점)은 자칫 한국민의 정체성을 깡그리 무시하는 그야말로 발칙한(?) 한국학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사회에 체류하고 있는 동남아시아인을 비롯한 유럽인들과 아메리카인들의 눈을 통해서 본 한국사회에 대한 여러 가지 느낌들과 진단들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어느 정도 객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민의 문화적 정체성의 결여와 서구문화에 대한 무차별적인 추종이 보여주는 천박함과 그런 가운데서도 외국인들에 대한 반쯤의 동경과 반쯤의 배척적인 감정들 그리고 비 서구인들과 백인종을 제외한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과 무시는 우리 사회가 가진 관용성의 수준이 얼마나 낮은 것인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물론 스콧 버거슨의 사회조사방법에 몇 가지의 만족하지 못한 방법론적인 문제점들이 있다. 국적이나 체류기간 또는 체류목적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똑같은 물음으로(그것도 추상적이어서 어떤 구체적인 지표나 증명할 방법이 없는 개념의 사용 등) 설문을 했다는 점과 북한 사회에 대한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한 채 똑같은 한국학으로 분류한 데다가 온통 비판일색으로 일관한 점은 적어도 그가 한국사회에 대한 객관적인 파악 지표는 가지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을 좋은 기분으로만 읽어가지 못한 원인중의 하나는 그가 우리 사회와 문화에 대한 애정이 결핍되어 있다는 것이다. 개고기 문화나 몇 가지의 내용에서 서구중심주의적 사고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모습은 보이지만 그래도 그가 살면서 형성되어 온 문화적 가치관의 잣대를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었기 때문에 문화상대주의적 관점을 온전히 견지했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한국에 대한 진단은 가볍고 독특하며 정직하며 새롭다는 점에서 그리고 우리 사회의 문화가 가진 문제점을 잘 지적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번 쯤 읽어볼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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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 학고재신서 1
최순우 지음 / 학고재 / 199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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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미스코리아 선발대회가 서구형 신체를 가진 여성을 옷벗겨 놓고 남성들이 모두 TV앞에 앉아서 눈요기하는 무대라며 이에 반대하며 Anti 미스코리아 대회를 서울의 대학가에서 열었던 적이 있다. 이는 미에 대한 기준이 단지 외모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면적인 것에 있다는 역설과 함께 외면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서구에서 들어온 서구적인 미가 아니라 한국적인 미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끔 하였다.

이 책은 작고한 최순우 선생님의 한국 사랑, 민족 사랑의 인생역정이기도 하고 그의 바르고 한국적인 애정의 눈을 통해 본 우리의 문화유산에 대한 참다운 미의 서술이기도 하다. 일상적이고 서민적이고 평범하고 소박한 우리의 문화유산도 그의 눈을 거치면 은은한 아름다움으로 다시 피어오르고 하나의 작품을 통해서도 그 내면에 깃든 장인의 마음까지 읽어내리는 그의 넓고도 깊은 혜안이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그의 사사를 받은 유홍준 교수가 이념이라는 흑백논리의 세계가 바뀌자 미학에 대한 그의 진면목이 세간에 널리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닐 것이다. 석탑, 건조물, 주택양식의 건축물에서도, 도자기, 사기, 탈, 관, 고리, 종 등의 공예에서도, 산수화, 풍경화, 인물화 등의 회화에서도 우리들의 삶이 자연과 잘 어우러졌던 조화미는 과학기술의 발달과 물질 만능주의에 의해 파괴되는 자연과 그로 인한 인간의 각박한 삶 속에서 진정으로 행복한 삶과 참된 아름다움이 어디에 존재하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한다.

현대의 과학기술로도 따라잡지 못하고 여전히 의문과 감탄 속에 신비로 남아 있는 우리의 문화유산은 어쩌면 근대화로 인해 잃어버린, 하지만 우리가 되찾아야 할 아름다운 삶의 모습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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