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호.... 영어책보다 국내서가 반값... 이런 경우 횡재한 느낌.

 

 

고대 메소포타미아인들과 그리스인들은 모든 분야를 망라하는 거대한 도서관이라는 개념을 후대에 물려주었다. 로마인들은 여기에 건축학적 탁월함을 덧붙여 도서관이 중요한 건물이 되어야 한다는 개념을 후대에 유산으로 남겼다. 로마 시대 도서관 건물들이나 책들은 로마제국 말기의 정치적 격동 때문에 사라지고 말았지만, 로마와 그리스와는 전혀 동떨어진 문화권들 역시 도서관의 형태와 기능에 관한 독특한 개념을 발전시켜가고 있었다.

 

                                                                     p.59 (기원전 3400년~기원후 600년) 

 

 

16세기와 17세기 초반의 진열대 시스템은 영국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형식이다. 대학 칼리지에서 시작된 이 시스템은 전국의 사립 및 공립 도서관들로 퍼져 나갔다. 진열대의 배치로 도서관 공간이 작은 칸으로 나뉜 덕분에 열람자는 중세 수도원의 일인용 열람실과 엇비슷한 사적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각 칸은 도서관 안에 자리 잡은 작은 도서관이 되었다. 이 스스템은 나중에는 영국 이외의 지역에서도 ㅊ채택되었지만, 당시에는 비교적 제한된 지역에서만 채택되었다. 진열대 시스템 덕분에 이 장의 서두에서 설명한 중국 톈이거의 수납장 배치로 탄생한 공간과 놀라울 정도로 흡사한 공간이 만들어졌다. 영국 이외의 지역에서는 16세기 말 무렵에는 독서대형 도서관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지만, 진열대 시스템으로 대체된 것은 아니었다.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등 유럽 대륙에서는 이후 수세기 동안 도서관 디자인의 지배적인 양식으로 자리잡게 되는 새로운 도서 배치 양식이 등장햇다. 바야흐로 '벽 시스템' 시대가 시작된것이다.

 

                                                                               p.118 (16세기 도서관)

 

17세기에는 벽 시스템을 채택한 도서관 디자인이 꽃을 피웠고, 진열대와 도서관 알코브가 도입되었다. 17세기에 도서관 가구는 예상치 못한 변화를 맞았다. 벽시스템은 유럽 전역에 확산되었다. 18세기에는 이런 요소들이 한층 발전하여 알코브와 원형 도서관 같은 독창적인 형태가 탄생했다.

 

                                                                            p. 150 (17세기 도서관)

 

계몽주의가 수도원 도서관에게 던진 도전은 지적인 분야를 넘어서 정치적 사회적 분야까지 버져 나갔다. 유럽 전역의 국가에서 수도원의 권력과 재산을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던 통치자들은 수도원의 재산을 빼앗아 자기 금고를 채우기 위해 개혁사상을 구실로 내세웠다. 건축 사조 역시 변화했다. 고고학은 고대 건축에 대한 새로운 견해를 내놓았고, 이런 견해는 다시 새로운 건축 설계 방식을 제시했다.

(중략)

18세기 로코코 양식 도서관들은 아주 특별한 시대를 대표한다. 17세기에 가브리엘 노데는 방문객이 정중앙에 서면 세상에 알려진 모든 책들이 책장에 꽂힌 것을 볼수 있는 도서관을 만드는 게 꿈이었다. 18세기 말에 이 꿈은 환상이 되었다. 인쇄 기술이 나날이 발전해 책 춮간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에 아무리 큰 도서관을 지어도 출간된 책들은 전부 수용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방하나로 도서관을 만드는 시대는 끝이 나고, 건물 전체를 도서관으로 만드는 시대가 시작되었다.

 

                                                                            p.207 ( 18세기 도서관)

 

 유능한 건축가와 유능한 삿서들은 서로의 세계에 대해서 전문적인 안목을 키우려고 노력했지만, 무능한 사람들은 계속해서 상대를 헐뜯었다.

 

                                                                            p.243

 

 19세기에 영향력을 행사하던 건축의 핵심적 주제는 기능주의를 가장한 취향이라고 할 만하다. 참으로 공교로운 일이지만 20세기에 대해서도 똑같이 말 할수 있다. 흔히 사람들은 20세기의 도서관 시대정신으로 냉철한 합리주의를 꼽는다. 그러나 20세기 초에는 건축 일반, 특히 도서관 디자인과 관련해서 수세기전에 세워진 전통과 변덕스러운 유행이라는 제약이 완강하게 버티고 있었다.

 

                                                                            p.247 (19세기 도서관)

 

사람은 책을 손에 들면 자연히 햇볕이 드는 곳으로 간다. 도서관은 거기서 시작된다. 책을 든 사람은 전등을 찾아 오십 걸음을 걸어가려 하지 않는다.

 

                                                                            p.276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모더니즘 그리고 모더니즘에 수반 된 기능주의와 표준화에 대한 집착이 우세했다. 1980년대은 모더니즘 건축에 대한 확신이 위기를 맞자 건축가들은 다양한 길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극소수의 건축가들과 디자이너들은 종래의 유형학과 양식으로 회귀했지만, 대부분은 새로운 환경을 미딤돌 삼아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건축의 가능성을 탐색했다. 건축가들은 다양한 접근 방식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확력을 얻었고, 건축가들은 동일한 잣대로 평가하기에 어려워졌다.

 

                                                                            p.286 (20 세기 도서관) 

 

선택권이 주어딘다면 열람자들은 대부분 다른곳에 보관된 책을 찾아달라고 신청하는 것보다는 개가식 서가에서 직접 책을 찾는 방식을 선호 할 것이다. 개가식 서가에서는 열람자가 서가를 훑어보다가 의도치 않았던 분야인데도 관심이 끌리는 책을 꺼내보면서 개가식 서가가 아니었다면 결코 생각이 미치질 않았을 주제에 몰입하는 여유를 누릴수 있다. 다시발하면 개가식 서가는 우리를 독서의 즐거움을 처음으로 맛보던 순간, 모든 책들이 새롭고 재미있게 느껴지던 순간으로 이끌어 간다.

 

                                                                            p.310

 

리위안 도서관의 독창적인 디자인은 건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디자이너와 예술가가 독특한 재능을 발휘한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그것은 바로 상상력의 힘이다. 한마디로 도서관은 상상력의 공간이며, 상상력은 일종의 놀이, 마음을 뛰놀게 하는 놀이다. 도서관은 우리를 동심의 세계로 이끌어가고, 상상의 세계로 안내한다. 이제껏 살펴보았듯이, 인류는 읽고 생각하고 꿈꾸며 지식을 향유할 공간을 놀라우리만큼 다양한 모습으로 창조해왔다. 이런 활동들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잃지 않는한, 인류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를 수용할 공간을 지을 것이다. 그 공간에 책이 놓일지, 그 공간이 계속 도서관이라고 불릴지는 시간만이 알길이다.

 

                                                                            p. 314 (21세기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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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예이츠 지음, 윤미성 옮김 / 오퍼스프레스 / 2014년 6월

 

 

 수많은 책소개의 글들을 읽다보면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 읽고 싶을 책들을 리스트에 담아두는가 하면, 책 소개글을 읽는 순간 당장 읽고 싶은 마음이 드는 책들이 있어요. 그런 책들은 '도서관'에서 검색해보고(당장 구입하면 더 좋았을 테지만...^^;;), 도서관에 책이 있다면 대출해서 읽어본답니다.

 

 '맨해튼'은 후자의 책으로 독서관에서 책을 검색해보니 마침 책배달 가능 지역 도서관에 구비가 되어있어 책배달 신청하고 대출한 책입니다. 사실 이 책을 연초에 봤더라면, 어쩜 이 책은 언젠가 읽을 책 목록에 담아두었을지도 몰라요.  연말에는 고독해도 괜찮을것 같지만, 연초에는 고독한것은 왠지 참을수 없는 느낌이 들어서인가봐요. 그래서 연말에 대출했는데, 막상 시간에 쫒기다보니 연말보다는 연초에 이 책을 다 읽게 되었어요.

 

 평소였더라면, 금방 읽을수 있는 책이었는데, 새로운것을 시작해야하는 새해에 어울리지 않아서인지, 단편인데도 며칠을 나눠 읽으며 오래 이 책을 붙잡고 있었어요. 중간 중간 그만 읽을까?하는 유혹을 뿌리치고 끝까지 읽을수 있었던것은 책속의 열한가지 고독보다 이 책이 느꼈을 또 다른 고독 때문이었답니다.

 

 처음 책을 읽으려고 펼치는 순간, 이 책은 도서관에서 누구도 읽어주지 않고 잠자고 있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단순히 책이 너무 깨끗해서 그렇지 않을가?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느낌이 확신이 된것은 바로 책속의 책끈탓이었습니다. 책 사이에 책끈이 처음 나왔을때 모양대로 그대로 눌리다 못해, 종이에 찰싹 달라붙어있어서, 책끈을 떼어보니 종이에 책끈 자국이 살짝 눌려서 남아있더군요.  즉 제가 이 책을 처음 읽는 사람이라는것이지요.

 

 언제 이 책이 도서관에 구비되었을지 알수없지만, 출간일이 2013년인것을 보아 대략 2년간 누구도 이 책을 읽은 사람이 없을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책이 느꼈을 고독에 대한 의리로 끝까지 읽었습니다.  하지만 책의 분위기를 견뎌내기 힘들었을뿐이지, 책이 재미없어서 읽기 힘들었던것은 아니었어요.

 

 한편 한편 읽다보면 서늘한 바람이 마음을 관통하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들이 고독한것은 아무도 자기 자신을 이해해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기 때문인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이 책은 정말 유쾌한 책은 아니었어요. 고독도 전염이 되는가 봅니다.... 그래서 미안하지만.. 이 책은 도서관의 고독 속으로 밀어두고 싶은 마음이 아주 조금 들었습니다... -.-;;

 

`부활절 퍼레이드`를 연주하고 있을때, 갑자기 랠프가 그레이스를 움직이고 어려울만큼 자기 품에 꼭끌어 안더니 그녀의 귓가에 입술을 대고서 아주 작게 속삭이는 태너의 목소리르 노래를 불러주었다.

                                                                                             p.52 (가장 좋은일)

 

 

-> 굉장히 낭만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한순간의 낭만으로 어떠한 결과를 얻게 되는지 알게 된다면....  낭만에 발등을 콕 찍어주고 싶군요.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두 부류에 속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자신이 상아든지, 아니면 게으르게 드러누워서 상어가 자기를 산 채로 잡아먹도록 기다리든지. 이게 바로 세상이야. 헌데 난 말이지. 자발적으로 밖으로 나가서 상어와 씨름하는 그런 부류의 사람이란 말이야. 왜냐고? 나도 그 이유는 모르겠어. 미친건가? 그렇담, 뭐 그러라지.˝

                                                                                   p.162 (상어와 씨름하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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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0 22: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2 14: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망고 2016-01-20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처드 예이츠의 소설들은 참 서늘하죠 다읽고나면 항상 우울한 여운이 오래가요.....ㅜㅜ 그래서 참 좋아하는 작가에요^^;;

보슬비 2016-01-22 14:04   좋아요 0 | URL
예이츠의 소설은 처음 읽었는데, 다른 책들도 그렇다고 하니 다음작은 좀 기운이 날때 읽어봐야겠네요. ^^
 
[세트] 리틀 포레스트 1~2 세트 - 전2권
이가라시 다이스케 지음, 김희정 옮김 / 세미콜론 / 2008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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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 라이프를 추구하는것을 보며 건강하고, 낭만적이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농촌삶이 얼마나 부지런해야하는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어요.^^ 만화를 읽고 영화를 봤는데, 영화가 만화에 충실하고 영상미(음식표현에 있어 아주 중요한듯)는 좋았지만, 엔딩은 만화가 더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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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6-01-20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로우 라이프~좋아요
한번쯤은 시도해보고픈 농촌생활ㅎ

보슬비 2016-01-20 21:47   좋아요 0 | URL
네. 슬로우 라이프가 좋다는것을 알지만 이미 도시생활에 익숙해져서 불편함을 감수할정도로 부지런하지 못한것이 슬퍼요. ㅠ.ㅠ

살리미 2016-01-20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럽지만 결코 쉽지 않은 농촌생활이죠? ㅎㅎ 저도 그런 부지런함이 참 부럽더라고요. 저는 절대 못할거라는걸 알기에... ㅎㅎ

보슬비 2016-01-22 14:04   좋아요 0 | URL
네. 언제나 동경은 하지만 현실은 동경만으로는 안되는거죠...ㅠ.ㅠ

해피북 2016-01-21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책 읽고 영화보려고 준비중인데 두근두근 기대가되요 ㅋ 그리고 저는 베란다 텃밭을 해봐서 그 바지런함을 이해 할 것같아요 ㅎ

보슬비 2016-01-22 14:05   좋아요 0 | URL
저도 베란다 텃밭해볼가하다가 그냥 화초들만 키우고 있어요. 사실 집근처에 텃밭 1년 비용을 내면 사용할수 있긴한데, 제가 해볼까?하니깐 신랑이 말리더군요. 그 일이 자기 일이 될거라면서...ㅋㅋ
 
레디메이드 퀸 세트 - 전3권 블랙 라벨 클럽 10
어도담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올해의 첫 로설. 처음에는 가볍게 읽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점점 전투적으로 읽으면서 3권까지 손에 놓기 힘들었어요. 제가 20대만 되었어도 밤샘해서 읽을텐데, 지금은 밤샘하면 체력회복도 힘들고 다클서클 내려와서 몸생각하며 읽게 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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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01-19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봐..봐요..또..로설...? 오타구나...하다가...
아~~~!로맨스 소설 .약자.!!!이러고 있다는.
매번 그러지?^^ㅋ

보슬비 2016-01-20 21:42   좋아요 1 | URL
ㅎㅎ... 약자를 쓴 제가 잘못했어요~~^^

[그장소] 2016-01-20 21:44   좋아요 0 | URL
ㅋㅋㅋ 매..번 그런다는 거...ㅎㅎㅎㅎ
저도 잘 틀리면서 엇따대고 지적질인지..몰겠어요..무슨 똥배짱인지..ㅎㅎㅎ그쵸?!^^ (애교로 봐줄줄 알고~~)

[그장소] 2016-01-20 21:45   좋아요 0 | URL
음..다음부턴 ..강자를 쓰도록..하쎄욧!

보슬비 2016-01-20 21:45   좋아요 1 | URL
넵 아주 쎈놈으로다....^^

2016-01-19 18: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0 2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6-01-20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깡 부자...씨 섭외 가능하시겠어욤? ^^
 
The Merchant of Death (MP3 CD)
D. J. MacHale / Brilliance Audio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Narrated By William Dufris
Length: 12 hrs and 10 mins

조금 빠르게 읽어서 처음에는 헤매다가, 익숙해지니 적응이 되네요.
나레이터가 재미있게 읽어주는데, 특히 주인공 바비의 1인칭 시점일때가 더 연기를 잘하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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