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원을 드디어 다녀왔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평일 5만원, 공휴일 69,000원 생각 안납니다.

몽환적인 아름다움이란 말을 내내 떠올렸습니다. 현실의 땅이 아닌듯 했네요.

물론 당일의 화창한 날씨와 가을 단풍철이라는 요소가 플러스 알파가 되었겠지만 어쨌든 너무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또한 관리가 정말 잘 되어서 이곳의 나무와 꽃, 억새들 모두가 반짝반짝 빛났는데, 이건 비유가 아니라 진짜 빛났다는.....


단 사유원이란 이름부터 시작해서 온갖 건물들과 정원들의 이름이 사색과 명상을 하라고 막 강조하는데

현실은 사색이 불가능합니다.

일단 공간이 너무 아름다워요. 무슨 사색을 합니까? 감탄하기 바쁜데.....

그리고 한정된 시간에 다 돌아보는거 어렵습니다. 특히나 저희 가족처럼 아무데서나 철퍼덕 철퍼덕 잘 주저앉는 사람들은요. 

꼬마요정님이 3시간 반만에 돌아보셧다는데 저 산길을 뛰어다니셧습니까? 아니면 위대한 철인 28호쯤 되는 분이신듯.....^^

저희는 아침 10시에 들어가서 오후 4시에 나왔으니  6시간 걸렸고, 이날 2만보를 넘었습니다. 

걷기에 특화된 저희 가족에게도 힘든 하루였고, 오랫만에 발목 아프다는 아이들의 말을 들었네요. 저도 마지막에는 발목이 아팠어요. 역시 저의 일일 걸음 한계는 2만보인거 확인.  ㅠ.ㅠ



정문인 치허문을 들어서서 몇개의 계단을 오르면 이런 산책로가 쭉 이어집니다.

공기의 맛도 다르고요. 나무들은 쭉쭉 뻗어 잘생겼고, 들꽃들은 반짝 반짝 빛이 납니다.




소나무 잘생긴거 보이시죠? 이렇게 쭉쭉 뻗은 소나무들은 울진 금강송 숲 이후로 참 오랫만에 봅니다.






요 보라색 열매는 무엇일까요? 빨간색 열매는 많이 봤지만 이런 보라색은 처음이라 신기하네요.




첫 번째 만나는 건물은 스페인 건축가 알바로 시자의 작품인 <소대>입니다. 소대는 '새둥지전망대'라는 뜻이라는군요. 

전망대니까 당연히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건물이 특이한게 15도? 20도? 하여는 기울어져 있어요. 그래서 올라가면 몸도 같이 기울어지지 않을까 했는데 계단은 기울어지지 않고 올라갈 수 있게 되어 있어서 어떻게 만들었나 좀 신기합니다.

이탈리아에 있는 그 유명한 피사의 사탑은 올라갈 때 내 몸이 15도쯤 옆으로 기울어지는게 확실이 느껴지거든요.

그런데 이 건물은 외면은 기울어져 있지만 내부의 무게중심은 바로 서 있는듯합니다.

물론 과학기술에 문외한인 저는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는 모르고요. ㅠ.ㅠ




소대 꼭대기에 오르면  전망창을 통해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맞은편에 보이는 건물은 역시 알바로 시자의 작품인 소요헌입니다.

그리고 아래를 보면 창평저수지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데요. 역시 가을단풍에 더 아름답습니다.





소대를 나와 이제 소요헌으로 갑니다.

소요헌은 딱히 건물의 내부와 외부의 구별이 의미없는 듯한 건물입니다.

안과 밖, 모든 공간이 흐르듯이 연결되어 있어, 공간을 그저 거닐다보면 의외의 장면이 눈앞에 확 펼쳐지는 약간 연극적인 공간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네요. 

하늘을 향해 꿈틀거리며 비상하는 듯한 저 철제조각은 아마도 새를 형상화한듯하고요. 그리고 그 새의 원형인 하얗고 커다란 알이 또 한 공간을 차지합니다. 물론 제 생각이라 신빙성은 하나도 없습니다. ㅎㅎ

그래서 이 공간에서 생명의 탄생과 비상 또는 마지막 탈출(?)을 사색하라는거 같은데, 떠오르는건 데미안의 그 유명한 문장,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다 아시는 문장이죠. 하여튼 저는 뭐 저 데미안의 문장이 떠올랐습니다. ^^

그리고 이 건물은 원래 스페인에서 피카소미술관으로 설계되었는데 그 계획이 무산되면서 이곳 군위에 건축하게 되었답니다.

피카소미술관으로 지어졌으면 <게르니카>를 전시할 예정이었다는군요.

<게르니카>의 그 압도감을 생각하면 이 건물이 잘 어울렸을듯도 합니다. 

아래 사진에 그린듯 어울리게 사진찍고 있는 짜리몽땅녀는 음.......- 넵! 접니다.

남편이가 찍어놓고 너무 잘 나왔다고 저한테 막 쓰담쓰담해달래서 그래그래 해줬습니다. ^^







아! <풍설기천년> 이곳을 뭐라 표현할까요?

사유원의 시작이 300살 이상된 모과나무들을 심을 공간을 찾다가 이곳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바로 그 모과나무들이 옮겨심어진 정원이 이 공간 <풍설기천년>입니다.

아래 사진보니 별로 안 예쁘죠? 

저도 다른 사람들이 찍은 사진 볼 때 여기는 패스해도 되겠다 싶었습니다. 안 예쁘서요. 

그런데 이 공간은 사진으로 그 아름다움이 담기지 않는 곳이네요. 

연못 건너편으로 오래되어 기기묘묘하게 꼬여있는 모과나무들이 노란 모과를 주렁주렁 달고는 달콤한 향을 뿌려댑니다.

몽환적인 파노라마가 펼쳐지는 곳, 저는 이곳에서 굉장히 몽환적인 아름다움에 빠졋습니다.

현실세계 같지 않아요. 뭔가 도원결의라도 해야 할 것 같은...... 

아니면 신선인척 해야 하려나? 





이 곳에 앉아서 하염없이 저 풍설기천년 정원을 바라봤습니다. 

잠시 현실의 고달픔에서 벗어나 다른 세계를 다녀오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곧 현실로 돌아와 가족사진을.....

이런 사소한 것에도 쿵짝이 잘 안맞아 가족 사진이 건질게 없다는.....ㅠ.ㅠ




또 다른 전망대인 <금오유현대> 가는 길입니다.

<금오유현대>는 팔공산을 배경으로 정원 <풍설기천년>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승효상씨의 설계인데 주변 환경에 어우러진 최소한의 건축이라는 그의 건축정신을 정말 적나라하게 만끽할 수 있는 곳입니다. 네 거의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 아무것도 없음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사유원 안에는 자그마한 교회도 하나 있습니다. 음 교회라기 보다는 성당이라고 해야 할까요?

<내심 낙원>이라는 건물입니다. 

프레이야님한테 얘기할때 이 건물이 꽤 유명한 사람과 관련이 있었는데 누군지 도통 생각이 안나서 말씀을 못드렸는데요.

찾아냈습니다. 

이 사유원을 만드신 분의 장인이 김익진선생이랍니다.

이름이 생소한데 사실은 이분의 형님이 유명하죠. 

일제시대 우리나라 연극계에서 신극운동을 주도했고, 토월회를 만들어 활동했던 김우진이 바로 그 분인데, 사실은 우리나라 최초의 소프라노 가수인 윤심덕과의 사랑과 현해탄에서의 동반자살로 더 유명해져버린 분입니다.

김우진의 집안은 전남 목포쪽에서 말하자면 재벌집안인데,  동생인 김익진선생은 해방 후 집안의 땅을 소작인들에게 모두 분배하고, 1948년에 대구로 이주해서 교육활동과 신앙활동, 집필활동 등에 전념했다는군요. 

그 장인인 김익진 선생이 타계하자 사위분이 사유원 내에 이 작은 성당을 만들었답니다. 

기리고자 하는 김익진 선생이나 이곳을 만든분, 두분 다의 성품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알베로 시자의 작품입니다.





이 때쯤 되면 배가 고픕니다.

이곳에 오기 전에 국밥과 라면으로 든든히 배를 채워왔지만 배꼽시계는 거짓을 모르지요.

문제는 이곳은 어떤 음식물도 반입불가라서 이 곳 안에서 무조건 해결해야 하는데, 물론 런치코스를 미리 예약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성비가 정말 너무 안좋아요. 

그래서 사유원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가가빈빈>이라는 카페에 가서 샌드위치같은걸로 해결하기로 합니다.

저 은행나무 뒷편의 건물이 카페 <가가빈빈>입니다. 아름다울 嘉와 빛날 彬을 두번 겹쳐서 사용했으니 아름답고 빛나야 하는데 그 정도는 아니죠? 

하지만 이 건물의 진가는 내부에 들어가야 보입니다. 





아래 사진의 포인트는 두가지입니다. (저 웃는 모자이크의 주인공은 모르는 분....ㅠ.ㅠ)

첫번째는 카페 내부에서 보이는 풍경이 환상적인 파노라마를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풍설기 천년에서 느꼈던 몽환적 아름다움을 두번째로 파노라마로 느꼈습니다. 특히 창가 자리보다는 저희가 앉은 바의 자리에 앉았을 때 더 그렇더군요. 

이곳에 들르신다면 꼭 가가빈빈 카페에 들러서 커피라도 한잔 하세요. 그리고 자리에 앉을 때는 야외자리 절대 앉지 마시고요. 카페 내의 자리에 앉아서 드셔야 이 건물이 만들어내는 특별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기왕이면 자리는 저 바의 자리로 선택하시고요. ^^

이 사진의 두번째 포인트는 안타깝게도 저 음식들입니다. 맛있습니다. 정말 맛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음료 4잔과 샌드위치 2개에 진짜 쬐끄만 마들렌이랑 휘낭시에가 무려 6만원이 나왔습니다.

이렇게 비싸면 어떤 음식도 무조건 맛이 있습니다. ㅠ.ㅠ




혹시 비싼 음식 가격 때문에 이곳을 들리시지 않을 분들을 위해 사진 한 컷 더 투척합니다.

카페에서 보이는 풍경입니다. 이게 파노라마처럼 길게 펼쳐지는데 창가쪽의 손님분들이 일어나지를 않으셔서 더 길게 찍을 수가 없었네요. 어쨋든 가가빈빈에서 음료한잔은 꼭 추천합니다. 제일 싼건 아메리카노, 7천원입니다. ㅠ.ㅠ





가가빈빈에서 나오면 보이는 풍경들입니다.

저기 보이는 곳 물에 발을 담그고 족욕을 할 수 있습니다. 족욕 후 발닦을 종이 타월도 준비가 되어 있고요.

하지만 이때쯤이면 갑자기 날씨가 흐려지면서 막 추워졌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저희는 패스!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승효상씨의 <명정>입니다. 

현생과 내생 그리고 영생을 생각하며 사색하는 곳으로 설계했다고 합니다.

건물안으로 들어가면 뚫려있는 천장으로 하늘만이 보이고, 아래에는 물로 표현된 바다가 있습니다. 

옆에 있는 수도원의 길같은 공간을 거닐거나 의자에 앉아 한없이 바라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언제든 그런 사색이나 진지함이란걸 도통 모르는 저는 또 저 달항아리에 꽂혔습니다.

그리고 안을 들여다보며 빌었어요.

두껍아 두껍아 헌집줄게 새집다오, 기왕이면 <가가빈빈>같은 서재가 있는 집으로다가....... ㅎㅎ





명정에서 영생 대신 근사한 새집을 빈 저는 이제 역시 승효상씨의 건축물인 와당과 와사로 갑니다.

이쪽은 가는 길이 좀 험난하군요.

하지만 저 단풍 든 미류나무 좀 보세요. 

저는 미류나무가 아름답다는걸 처음 느꼈습니다.

저에게 미류나무는 항상 춘향이 빤쭈가 걸려있는 동요속 미류나무였는데 말이죠. (이 노래 아시면 연식 드러남요. 미류나무 꼭대기에 춘향이 빤쭈가 걸려있네~~~ 솔바람이 몰고와서 걸쳐 놓고 도망갔대요... ^^) 원래 가사는 까먹고 제 기억에는 왜 춘향이 빤쭈만 남았는지..... 

거기다 저 미류나무는 나중에 또 놀라운 반전의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저 아래 기찻길 처럼 이어진 건물이 와사입니다. 엎드릴 臥 사원 寺자를 쓰는 말 그대로 엎드려 겸허한 마음으로 사색하는 수도원입니다.  아래 사진의 연못은 깨달음을 얻는 연못 와당이고요. 

물론 저는 사색도 깨달음도 얻지 못하고.....ㅠ.ㅠ 

우와 우와 하면서 다른 사람의 사색까지도 깨버리는 만행을 저지르고야 말았네요. ㅠ.ㅠ






이렇게 곳곳에 마련된 벤치에 1시간쯤 앉아 있으면 뭔가 사색이 될것도 같은데....

오후부터 추워서, 제가 사색을 못한 것은 날씨가 추워져서라고 강력하게 주장합니다. 그리고 인증샷을 찍는 분들에게 저 자리를 내줘야 하는 바람에.....ㅠ.ㅠ




<명정>은 빛의 공간입니다. 내부로 쏟아지는 빛에 의해서 의미를 만들어가는 곳이네요.

날이 좀더 쨍했던 오전에 왔더라면 더 아름다웠으리라 싶지만 오늘 제게 허락된 양의 빛은 딱 이만큼입니다.



그리고 밖에서 봤던 키 큰 미류나무의 뿌리는 이렇게 <명정>의 건물과 한몸이 되어 자라고 있습니다.

이 모습도 감동적이었습니다.

주변의 자연을 그대로 건축으로 끌어안는 승효상씨의 건축철학이 한껏 느껴지는 부분이었네요. 





이 외에도 사진이 정말 한가득이고 소개하지 못한 곳도 있지만 쓰다가 저는 결국 지치고야 맙니다.

더 궁금하신 분은 직접 가시도록요.

안 궁금해도 가셔요. 실제로 보고 느끼는 것에 비하면 이따위 사진은 새발의 피에 불과할뿐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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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11-04 14:1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지난번에 꼬마요정님 글에서도 보고 완전 가고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또 제 욕망에 불을 지르시네요. 다만 저는 뚜벅이인데... 사유원이 자차 없이.. 갈 수 있을까요? 검색 한 번 해봐야겠어요. 엄마 모시고 다녀오고 싶네요. 특히나 이 계절에 너무 아름다운 곳일듯요!

바람돌이 2022-11-04 14:56   좋아요 4 | URL
아 여기 가시려면 꼭 사유원 홈페이지에서 미리 예약하고 가셔야 해요. 지금 11월 중순까지는 예약이 꽉 찼고, 11월 중순 이후에는 예약 가능하더라구요. 그런데 대중교통으로는 쉽지 않을거 같아서 주변에 운전기사를 하나 수배하심은 어떨지요. ^^

레삭매냐 2022-11-04 14: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뷰가 기가 막히네요.

군위에 있는 곳 맞나요?

저도 한 번 가보고 잡네요.

겸양의 말쌈이십니다. 사진
보는 것만으로 만족할 것
같습니다 :>

바람돌이 2022-11-04 14:57   좋아요 4 | URL
정말 뷰도 기가 막히지만 하나하나의 공간들이 다 아름다웠어요.
경상북도 군위 맞습니다. 시간 나실 때 레삭매냐님도 가셔서 즐기시기를.....

모나리자 2022-11-04 14: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풍경과 공간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좋은 에너지를 듬뿍 받을 수 있는 장소 같아요.
종일 돌아다닐 만큼 대단히 넓은 장소인가봐요. 언젠가 가보고프네요.ㅎ

주말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바람돌이님.^^

바람돌이 2022-11-04 14:59   좋아요 3 | URL
하루 입장 인원이 제한되어 있고 입장료가 비싸서인지 조용히 관람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굉장히 관리가 잘 되어 있었고요. 오죽하면 제가 여기 꽃잎이랑 억새잎은 매일 수건으로 닦아주냐라고 농담을 다 했다니까요. ㅎㅎ
혹시 가신다면 봄과 가을을 추천합니다. 여름은 다니려면 많이 힘들거 같아요. 겨울도 추워서..... ㅎㅎ

꼬마요정 2022-11-04 15: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다녀오셨군요!!! 단풍 든 사유원 정말 예쁘네요!! 우와 우와 ㅎㅎㅎ 저는 3시간 걸렸는데 어쩐지 직원분이 벌써 왔냐고 놀라긴 했습니다 ㅎㅎㅎ 제가 갔을 땐 평일이라 사람도 없고 날도 더워서 아마 시간이 덜 걸린 게 아닐까요 ㅎㅎ 물론 제가 산도 잘 타고 걷기를 참 잘 하긴 합니다만 체력이 더 좋아진 걸까요?? 바람돌이님 너무 단아하고 우아하게 잘 나와서 보기 좋은데요^^ 족욕을 못 하셨다니 아쉽습니다. 색색깔 예쁜 사유원 풍경들… 너무 좋아요. 막 치유되는 느낌입니다.

나머지 곳들도 2탄으로 올려주세요 ㅎㅎ

바람돌이 2022-11-04 15:30   좋아요 4 | URL
안타깝게도 2탄은 없습니다. ㅎㅎ
꼬마요정님 체력 철인 맞는걸로.... ^^ 우아하게 보였다니 처음 들어보는 말이라 막 지금 기분이 좋아서 붕붕 날아다닐듯합니다. ^^ 내년 봄쯤 봄꽃 필 때 한번쯤 더 가보고 싶은데 그 때는 돈 없으니까 애들은 빼고 남편하고 둘이서만 가야지 하고 있어요. ^^ 그 때 가면 족욕도 꼭 하는걸로요. ^^

라로 2022-11-04 15:2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일단 바람돌이님이 입으신 옷 넘 귀엽고요!!^^
도토리 남편분이라고 생각했는데 모르는 분!!^^;;
우와~~~ 그런데 어쩜 이렇게 사진을 잘 찍으십미꽈!!! 저 막 질투나요!!!ㅎㅎㅎ
구름이 환상적이군요!!! 날 잘 잡으셨네요!!
꼬마요정님 글에서 한 번 보고 다시 보니 다음에 한국에 (언제?) 가게 되면
사유원은 머스트고인 장소로!!!

바람돌이 2022-11-04 15:31   좋아요 4 | URL
그쵸 제가 평생 들은 말 중에 예쁘다는 말이나 우아하다는 말은 없고요. 그저 귀엽다는 말만 자주 듣는다는.... ㅎㅎ
여기는 카메라 그냥 들이되면 됩니다. 모델이 너무 좋으면 카메라를 가리지 않더라는.... ^^
구름 좋아하는 라로님 언젠가 한국 오시면 다녀가실 수 있기를.... 그 때 꼭 사유원 홈페이지에서 미리 예약하셔야 해요.

라로 2022-11-04 15:41   좋아요 3 | URL
우아하다는 말이 없다니요!! 바로 저기 위에도꼬마요정님이 올리셨는데!! 때찌에요!!ㅎㅎㅎ
어쨌든 꼭 예약!!! 명심할게요. 저같은 사람은 그냥 무대뽀로 갔을 거에요. ㅠㅠ

바람돌이 2022-11-04 16:07   좋아요 2 | URL
그니까요. 꼬마요정님한테 처음 들었어요. ㅎㅎ 오늘 일기 쓰야겟당.... ^^

꼬마요정 2022-11-05 11:08   좋아요 2 | URL
바람돌이님 자주 들으셨을 거 같은데… 주변분들이 부끄럼이 많은가 봅니다 ㅎㅎㅎ

독서괭 2022-11-04 16: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얼마전에 지인이 다녀왔는데 돈이 아깝지 않다고 너무 좋다고 하던데, 사진들이 정말 환상입니다. 저도 사색하러 가보고 싶네요~!!

바람돌이 2022-11-04 16:40   좋아요 2 | URL
앗 사색은 못한다니까요? 그냥 와 좋다 좋다 하면서 다니고 사색은 집에 가서 하는걸로.... ㅎㅎ

책읽는나무 2022-11-04 16: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좋은 날, 잘 다녀오셨네요?^^
꼬마요정님이 다녀오신 때랑 시간이 조금 흘렀음을 단풍 든 풍경을 보고 깨닫습니다.
요정님 때는 싱그러웠다면, 바람님 때는 울긋불긋 좀 성숙한 여인같은 모습처럼 다가옵니다. 정말 진풍경입니다.
구름과 조화로워 정말 한 폭의 아크릴 물감 덧칠한 풍경화처럼 보이구요. 그 풍경 속에 바람돌이님마저 풍경처럼 잘 어우러집니다. 바람돌이님이 사진 속에 있다는 말씀 안하셨음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겠어요. 너무 자연스럽네요?^^ 특히 달항아리 들여다 보시는 바람돌이님!!! 베스트 컷이에요. 가장 맘에 듭니다. 사진 제목이 여러 개 떠오를 것 같아요^^
승효상 건축가님의 사유도 조금 엿보이는 멋진 사진들이에요.
저도 훗날 한 번 날 잡아서 바람돌이님 댁과 꼬마요정님 댁의 여정을 천천히, 그리고 빨리 걸어서 차근차근 음미하며 걸어보고 싶네요^^
덕분에 구경 잘 했습니다♡

바람돌이 2022-11-05 15:59   좋아요 2 | URL
날씨가 좋아서 다행이었습니다. 역시 여행은 날씨가 반이라는..... ^^
갔다 온 저보다 나무님 표현이 더 그럴듯하고 좋네요. 진짜 중간에 구름은 딱 아크릴물감 덧질한 풍경화처럼 보여요. ^^ 달항아리 들여다보면서 소원 빌었으니까 조만간 로또가 될까요? 그래야 집을 바꿀텐데 말입니다. ㅎㅎ
나중에 날 좋을때 나무님도 다녀오세요. 좋기는 진짜 좋더라구요. ^^

페넬로페 2022-11-04 17: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좋네요.
지금 계절도 넘 좋고 가족들과 함께 해 더 좋았겠어요.
날 잡아서 한번쯤 꼭 다녀오고 싶어요^^

바람돌이 2022-11-05 16:00   좋아요 3 | URL
첫번째 건물에 이르렀을 때 이미 돈생각은 날아갔습니다. ㅎㅎ
페넬로페님도 날씨 좋은 날 다녀오시길요. ^^ 페넬로페님 다녀오시고 난 후기도 보고 싶습니다. ^^

새파랑 2022-11-04 18: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엄청 품격있어 보입니다. 바람돌이님도 사유원도 ^^
비싼값을 하긴 하네요~!! 데미안이 생각나는 곳이라고 하니 더 멋집니다~!!

바람돌이 2022-11-05 16:01   좋아요 2 | URL
사유원이야 품격있지만 도대체 저의 어디에 품격이???? 오도방정이라면 몰라도 말입니다. ㅎㅎ
데미안이 생각난다고 하는 사람은 저 밖에 없어서..... 그런데 알라딘 지인분들이라면 어쩜 다 데미안을 생각하지 않을가 싶기도 하네요. ^^

프레이야 2022-11-04 18: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와와!!! 드디어! 잘생긴 풍경에 잘생긴 그림자 넷까지 완벽합니다.
사진이 모두 넘흐 잘생겼어요!!
소요헌, 내심낙원, 명정 등.... 아휴 당장 가고프네요. 참아야죠 일년만.
김우진의 동생 김익진의 사위가 만든 내심낙원, 정갈해라~
카페는 진짜 사악하네요. 풍경값 포함이겠죠.

바람돌이 2022-11-05 16:04   좋아요 2 | URL
ㅎㅎ 감사합니다. 그림자까지 잘생겼다고 해주셔서.... ^^
모든 건물들이 다 나름의 목소리로 얘기하는 곳이었어요. 거기다 다 사색을 하라고..... 물론 저는 사색은 못했지만 말입니다. 마음에 오래 오래 남을 곳이었습니다.
저 작은 성당도 너무 정갈해서 아름다웠어요. 카페는 독점가격에 당연히 풍경값 포함이고요. 그런데 비싸도 사먹을 수 밖에 없어요. 저기 도착할 때쯤 되면 배가 너무 고파서...... ^^

stella.K 2022-11-04 19: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멋지네요.
저기 뒷모습이 바람돌이님이시란 말입니까?
뒷모습으로나마 뵙게되서 반가운데요?
입으신 옷과 분위기가 얼추 잘 어울리시는 것 같습니다.
멀리서 보면 다 그림이라니깐요.ㅋㅋ
김우진은 잘 알죠. 김익진은 새롭게 알았네요.
가을을 참 알차게 보내시는 것 같습니다.
독서에 여행에. 부러울 것이 없으실 것 같은데요?ㅎㅎ
근데 먹는 건 좀 거시기 하네요.

바람돌이 2022-11-05 16:07   좋아요 2 | URL
다음에는 그럼 스텔라님 뒷모습도 살짝? ^^
100m미남 미녀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에요. 멀리서 보면 제 뒷통수도 나름 괜찮아 보이죠? ㅎㅎ
저도 김익진선생은 처음 알았네요. 이렇게 새롭게 알게 되는 사람의 삶을 되새겨보는 것도 여행의 맛인듯 합니다.
저 카페의 음식은 저때쯤 배가 고파서 안 먹을수가 없는.... 그래서 돌아와서 설문해달라고 왔길래 카페 메뉴 가격 너무 사악하다고 좀 내려달라고 보냈어요. 입장료도 비싼데 음식값까지 저렇게 사악하다니 말입니다. ^^

coolcat329 2022-11-04 19: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딴 세상같아요.
찾아보니 대구네요. 여긴 잘 걷는 사람들과 가야겠네요. 그리고 들어가기 전 국밥을 먹고요. 참 근사한 곳입니다. 덕분에 구경 잘했습니다.

바람돌이 2022-11-05 16:08   좋아요 1 | URL
대구 윗쪽에 군위예요. 진짜 많이 걷기 때문에 잘 걷는 사람과 가야 하는건 맞구요. 그렇다고 뭐 등산하는 정도까지는 아니고 그냥 오르막길을 쉬엄 쉬엄 걸어가면 되는 정도입니다. ^^

bookholic 2022-11-04 20: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진 곳이네요.. 아니면 바람돌이 님께서 사진을 너무 잘 찍으신가요?^^ 눈 힐링 잘 하고 갑니다~~

바람돌이 2022-11-05 16:08   좋아요 2 | URL
저의 사진 실력과는 전혀 상관없습니다. 그냥 카메라를 갖다 대기만 하면 누구나 저렇게 나온다는..... ^^

거리의화가 2022-11-04 21: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참으로 눈이 호강한다는 건 이런 풍경이네요~^^ 좋을 때 가셔서 더 기쁨 가득하셨을 것 같아 저도 기분이 좋아지네요. 가격은 비싸지만 풍경이 이리 좋으니^^ 대리만족하고 갑니다^^*

바람돌이 2022-11-05 16:10   좋아요 1 | URL
그날은 저는 온몸의 모든 감각이 호강하는 느낌이었어요. 이런 곳을 만들고 좀 비싸지만 개방해서 볼 수있게 해주는 분께 감사하기까지 하더라니까요. ^^

hnine 2022-11-05 01: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유원, 저는 이름도 처음 들어봐요.
남편보고 가자고 졸라봐야겠습니다.
보라색 열매 식물은 좀작살나무 같네요.

바람돌이 2022-11-05 16:13   좋아요 1 | URL
저도 얼마전에 김봉렬씨의 책보다가 알게 된 곳이에요. 개방한지는 1년쯤 됬다고 하더라구요. hnine님도 날씨 좋은 날 다녀오시길요. 좋으실거에요. 앗 가시기 전에 꼭 사유원 홈페이지에서 예약부터 하시고요. ^^
보라색 나무 열매 식물 이름이 좀작살나무라구요? 와 저 검색해서 꽃도 봤는데 꽃도 예쁘네요. 이름 진짜 궁금햇는데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

scott 2022-11-05 22: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한국에도 이런 멋진곳이! 모네의 정원 보다 멋지고 디아비콘 보다 멋지네요 근데 음식값이 ㅎㅎㅎ명정 빛의 공간 풍경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바람돌이님 서계신 곳이 알바로 시자 작품이 있는 곳이네요 ^^

바람돌이 2022-11-07 16:06   좋아요 2 | URL
맞아요. 알베로 시자의 작품인 소요헌입니다.
저는 알베로 시자와 승효상씨의 건축철학이 거의 비슷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각 공간마다 느끼는 바가 달라서 직접 가보시면 또 새로운 즐거움이 있으실거예요. .
여기 런치코스가 있는데 미리 주문을 해야 돼요. 그런데 진짜 가격이 사악해서 저는 들어가기 전에 배를 빵빵하게 하는 것으로 하며 이걸 누가 먹을까 했는데 가보니 런치 식당에 사람 많았어요. ㅎㅎ

희선 2022-11-06 01: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비싸도 비싼값을 하는 곳이네요 날씨 좋을 때 식구들과 가셔서 좋은 풍경 많이 보셨겠습니다 단풍도 예쁘게 들었네요 억새도 멋지고, 다 멋집니다 생각보다 감탄하게 하는 곳이네요


희선

바람돌이 2022-11-07 16:07   좋아요 2 | URL
정말로 감탄만 하다 온것 같아요. 가족들 모두요. 이제 날씨가 하루가 다르게 차가워지는게 이런 풍경을 보는 것도 얼마 안남았다 싶으니 조금 또 센치해지네요. ㅠ.ㅠ

psyche 2022-11-06 21: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와!!! 정말 멋진 곳이네요. 언젠가 꼭 가보고 싶어요.

바람돌이 2022-11-07 16:09   좋아요 3 | URL
프시케님 여기 가시려면 일단 비행기부터.... 언젠가 다시 한국 다니러 오시면 가족들과 다녀도셔도 좋을듯해요. 한국의 멋을 한껏 느낄 수 있는 공간입니다. ^^

mini74 2022-11-07 15: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사진들이 예술입니다 바람돌이님 ! 음식가격은 좀 ㅠㅠ 그렇네요. 하다가 창가 풍경값이구나 싶기도 하고요.

바람돌이 2022-11-07 16:11   좋아요 2 | URL
진짜 풍경값이려니 하려다가도 너무 비싸요. 음식 먹을 수 있는데가 여기밖에 없으니 더 비싸게 받는듯한데 제 생각엔 티켓 값이 워낙에 비싸니 그렇게 비싸지 않아도 될거 같은데 말이죠. ㅎㅎ
 

"그럼 제가 뭐라고 대답할지 알아요? 상관없다고 할 거예요. 이건 내 인생이고, 나는 내 인생을 누릴 자격이 있고, 이게내가 원하는 삶이라고." - P206

시간이 지나면 그걸 분명 극복할 수있을 거야. 하지만 너무 금세 극복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클러크가 비명을 질렀잖아. 아프다고. 나는 네가 나와의 이별을 극복한 뒤에도 한참 동안 그 비명이 네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자는멕시코에서 그 아이에게 그런 짓을 저질렀으니 아파해도 자업자득이었을 거야. 자기 아들에게, 그리고 다른 아이들에게 저지른 짓도 있잖니. 하지만 타인에게 고통을 가하면, 나아가고 있는 내 옆구리의 상처처럼 작은 고통이 아니라 결정타를 날리면 흉터가 남거든. 몸이 아니라 머리와 마음에 그럴 수밖에 없지. 사소한 게 아니니까. - P378

"나는 내 이야기를 쓰고 싶어요"
그녀는 다시 말을 하다 말고 멈추고, 재킷 소매로 눈을 훔친다. 이곳은 춥다. 하지만 섬세한 정적이 흐른다. 까마귀들마저잠든 아주 이른 시각이다.
"그걸 하는 동안에는요. 그러니까.………." 그녀는 머뭇거린다. 그 단어를 말하기가 왜 이렇게 힘이 든 걸까? 이렇게 힘들어야 하는 이유가 뭘까? "글을 쓰는 동안에는 슬픈 걸 잊을 수있었어요. 미래에 대한 걱정을 잊을 수 있었어요. 여기가 어딘지 잊을 수 있었어요..... - P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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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우리 문화유산
강형원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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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를 보면 1963년 한국에서 태어나 1975년 미국으로 이민을 간 분이다. 초등학교 졸업할 때쯤 미국으로 가서 미국에서 사진기자가 되어 미국의 주류 언론사에서 활동하셨다. 평생을 사진기자로 살면서 퓰리처상을 두번이나 받으셨다고 하니 사진이 좋을 것은 뭐 말하나 마나이다. 특히 제주 화산섬 사진과 고라니가 뛰어가는 고령 가야고분군 사진은 압권이었다. 


저자는 한국의 문화유산을 다음 세대와 세계 곳곳에 살고 있는 한국인, 한국문화에 관심있는 외국인에게 알리고 싶다는 의도로 이 책을 만들었다고 얘기한다. 필요한 일이고 훌륭한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의도에 따라서 본문은 영어와 한국어로 이루어져 있다. 다만 영어와 한국어가 같은 내용은 아니고, 영어로는 해당 문화재나 사진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제공하고 있고, 한국어 문장에서는 좀 더 깊은 내용을 다루고 있다. 영어는 대충 읽다가 일단 기본적인 소개가 주를 이루고 거기다 짧은 영어로 번역기 돌려가며 보는것도 귀찮아서 몇개 보다가 그냥 다 패스하고 한국어에 집중했다. 


그런데 해외교포라는 저자의 위치와 함께 이런 종류의 글이 가질 수 밖에 없는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글의 내용들이 아쉬움이 많았다. 이 책이 사진과 만듦새의 훌륭함으로 인해 정말로 우리 문화를 소개하는 대표적인 책으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보류해야 하는게 아닐까라는 맘이 들기까지..... 일단 생각의 차이로 넘길 수 있는 부분은 그냥 넘어가자. 세상에는 나와는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고, 문화에서 약간의 국뽕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정말 많으니 그 부분에 대한 문제제기는 학술서도 아닌 이 책에 과한 비판이 되리라......


다만 한국어 소개 글의 내용 중 오류와 맥락상 틀리게 읽힐 부분이나 비교가 잘못된 부분, 검증되지 않은 것들 등은 다음 인쇄에서는 꼭 고쳐서 다시 쓰야 하지 않을까 싶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부터 말하고자 하는 부분은 저자가 이렇게 썼더라도 이 분이 외국에서 오래 사신 분임을 감안하면 편집자가 찾아내서 저자와 의논해서 수정 했어야 되지 않나 싶은데 아닌가? 이 책을 펴낸 출판사가 작은 출판사도 아니던데 말이다. 


1. 중국 남조 제나라의 역사를 기록한 <남제서>에 백제 동성왕이 선비족을 크게 무찌르고 중국 허베이성, 산둥성, 장쑤성, 황해 유역에 여러 왕을 임명했다는 기록, 2백제 멸망 후 백제의 난민들과 귀족들이 왜로 건너가 정착하고서 '일본'으로 국호를 정해 불렀다는 기록 등은 3. 백제가 아시아 대륙의 해안선을 따라 동아시아의 많은 제후국과 교류하면서 융성하고 화려한 문화를 꽃피운 해양 제국이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 25쪽


과거의 역사를 기록한 책들이 많지만 현대의 우리가 그 모든 기록을 다 액면 그대로 믿지는 않는다. 어떤 역사서든 그것을 쓴 사람의 어떤 의도, 역사관, 당대의 상황이 반영될 수 밖에 없고, 그에 따라 과장이나 의도적 비의도적 왜곡, 입증되지 않은 소문을 그대로 사실인양 기록한 것 들 등이 횡행하는 것이 역사기록이다. 따라서 현대의 역사가들은 그런 기록들을 당대의 다른 역사서, 실제 상황이나 세력들의 역관계, 사회상황등을 고려하며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연구하고 공부하는 것이다. 제야 사학자를 자처하는 사람들 중에는 이런 기록 하나가 나오면 무조건 그것을 숭배하면서 봐라 우리 민족이 얼마나 위대했는지를! 이걸 무시하는 주류 역사학자라는 놈들은 전부 매국노, 친일파일세 저격하기 바쁘지만 어쩌겠는가? 아닌 건 아닌거다.


밑줄친 1번부터 말하면 <남제서>라는 책에 실린 기록은 사실상 검증되어야 할 부분이 정말 많은 내용이다. 일단 남북조시대 선비족을 비롯한 북방 유목민족들에게 중원을 빼앗긴 한족의 입장에서 쓰였다는 것, 따라서 선비족에 대한 증오나 무시, 그리고 그를 상대한 나라들에 대한 과장이 있을 가능성이 많다는 것, 그리고 제나라의 뒤를 이은 양나라의 소자현이라는 개인이 쓴 역사서임을 감안하면 고증이 제대로 이루어졌을지도 알 수 없다. 그러므로 당대의 상황을 고려하여 살펴볼 수 밖에 없는데 동성왕대의 백제는 고구려의 압박으로 웅진으로 천도해 웅크리고 있다가 중흥을 도모하던 시기이다. 이 시기에 외교전을 다양하게 펼치는 노력을 하는데 그 노력의 일환이 바로 중국 남조와의 외교였다. 이로써 고구려와 동맹을 맺고 있던 선비족의 북위를 압박하고 고구려를 압박하고자 하는 노력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때 고구려를 막기에도 어렵던 백제의 국력이 대군을 보내 당대 승승장구하던 선비족의 북위를 정면대결로 무찌르고 그들의 땅을 빼앗아 봉건제후 왕들을 임명했다라는 것이 가능했을까 하는 것이다. 아직 우리나라 역사학계가 <남제서>라는 책에 대해 제대로 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은 아쉽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기록을 그대로 믿고 이를 기정 사실처럼 이렇게 쓰는 것은 역사 왜곡이 될 수 있다. 우리는 꼭 중국과 일본만 역사왜곡을 하는 것처럼 떠드는데 솔직히 우리나라도 두리뭉실 얼버무리면서 하는 역사 왜곡 많다. 역시 아닌건 아닌거다라고 말할 밖에.....



밑줄친 2번에서 일본이 국호를 '일본'이라 부른 것은 나라 시대(710~794)부터이다. 660년에 백제가 멸망한 이후 많은 백제인들이 일본으로 건너간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이 이후 일본 내에서 어느 정도의 세력권을 형성했는지에 대해서는 사실 단정해서 말하기가 어렵다. 백제와 일본의 관계는 정말로 미스테리이다. 양국의 역사학계에서는 서로 상대를 제압하고 지배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는데 실제 몇가지의 사례들을 보면 이건 뭐 한 집안 같다고나 할까? 백제의 무령왕은 일본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일본에서 보냈다고 하고 이전 시대에는 백제계 귀족들이 일본 정계를 휘둘렀던 시기도 분명 있었으니 서로 위 아래를 가리기 어렵다고 할까? 하여튼 이 부분은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지 우리가 일본의 뭐든 만들었다고 주장할 부분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문화적으로 이 시기의 국뽕이 가장 심한데 일본 문화에서 백제의 영향력이 많이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이 시기 일본의 문화가 확 뒤떨어졌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그냥 일본 나라 가서 나라국립박물관에 가보면 당대 일본의 문화수준 역시 굉장히 뛰어났음을 순식간에 확인할 수 있다. 


밑줄 친 3번 역시 저 설명에 부합하려면 4세기 말 근초고왕대를 가리킨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 시기의 해양 제국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역시 학자에 따라 의견이 분분하다. 근초고왕대 백제의 전성기에서 100여년이 훌쩍 흐르고 난 뒤에도 백제가 저 설명에 부합했을지는 의문이다.


이 설명은 모두 백제 금동대향로에 대한 설명에서 나온다.

<백제 금동대향로>는 저렇게 무리하게 역사를 과장하는 설명을 덧붙이지 않아도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답다.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혁신 중 하나는 인쇄술이 발명된 것이다. 고려는 목판 인쇄와 금속 활자 인쇄까지 모두 가능한 나라였다. 이는 1. 기동성 있게 세계 방방곡곡을 돌아다닌 몽골 기마병에게서도 찾을 수 없는 문명이었다.  2. 고려의 인쇄 기술은 소수의 학자들만이 누려 온 지식을 다양한 계층으로 확산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44쪽



고려의 인쇄술을 설명한 내용은 틀림이 없으나 비교대상이 몽골이라는 것이 좀 안타깝다. 미국에 사신 분이니 미국에서 가장 유명하고 위대하다고 알려져있는 동양인을 비교대상으로 삼은건가? (칭기즈칸은 미국 뉴욕타임스에서 "지난 천년간 세계를 움직인 가장 역사적인 인물"로 선정된 바 있다.) 문제는 칭기즈칸도 몽골제국도 위대했으나 인쇄술에 있어서는 이들은 전혀 위대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관심 자체가 없었다는 것이다. 유목민족의 특성상 몽골은 자신들의 기록을 남기는 것에 정착민들만큼의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가 서양의 구텐베르크보다 200년 앞서 금속활자를 발명했다는 것은 자랑이 될 수 있으나 몽골보다 인쇄술이 발달했다는건 좀 뭐랄까? 마이클 조던이 아이슈타인한테 "내가 당신보다 농구 잘해"라고 자랑하는 느낌이랄까? 비교대상 선정 실수라고 하겠다. 


그리고 2번째 문장은 우리나라의 인쇄기술에서 가장 안타까운 점이 바로 이부분이다. 지식의 다양한 계층으로의 확산과 연결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인쇄술이 그토록 발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몇 백년간 더 조선후기가 되기까지 지식은 소수의 지배층 지식인들-사대부 양반들-에게 독점되어 광범위한 계층으로의 지식의 확산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그저 지식을 독점한 지배층 - 사대부들의 숫자가 늘어났을 뿐이다. 이것은 인구증가 때문이지 인쇄술 덕분은 아니다. 서양의 인쇄술 발달이 성경의 자국어 번역과 이어지면서 종교개혁과 이어지고 광범위한 지식의 확산으로 이어지는 것과 비교되어서 흔히 안타까움으로 이야기 되어지는 부분이다. 



현재의 위치인 국립 경주 박물관으로 성덕 대왕 신종을 옮겨 올 때 종의 무게를 견딜만한 쇠막대기를 특별히 제작했다. 하지만 1. 종을 매다는 구멍에 끼우기에는 너무 굵어 어쩔 수 없이 이전에 썼던 녹슨 쇠막대기로 종을 매달아야 했다...... 성덕대왕신종은 1000년이 넘도록 바깥 공기에 드러나 있었지만, 지금도 변함없이 아름답고 장엄한 소리를 내고 있다. 2. 신라 사람들의 철기 다루는 기술이 가히 놀랍기만 하다.  - 117쪽



단순 실수인지 알 수 없지만 성덕대왕신종을 옮길 때 문제가 되었던 쇠막대기(쇠막대기가 아니라 쇠고리로 알고 잇는를 당시 포철에서 만들었었는데 구멍에 끼우기에 너무 굵었던게 아니라 실제로 끼워서 들어올렸을 때 이 쇠막대기가 휘었다고 한다. 그래서 결국 원래 종에 있던 쇠고리를 그대로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고 알고 있는데 확인이 필요할 듯하다.

그리고 밑줄친 2번 부분은 저자가 몰랐을리는 없고 서술상의 실수라고 생각이 되는데 이 책의 전체 내용을 읽다보면 마치 성덕대왕신종이 철로 만들어진 것처럼 보인다. 결정적으로 밑줄 친 2번으로 인하여 더더욱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데 성덕대왕신종은 청동이다. 이 종을 매다는 고리 부분만 철기로 제작된 것이다.  저자가 쓰면서 금속과 철기를 같은 단어(iron)로 쓰는 영어때문에 혼동한 것 같은데 사실 이런 건 편지자가 잡아줘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진짜 크다. 



일제 강점기에 들어와 일본이 한글을 쓰지 못하게 하자 국어학자들이 모여 한글을 지키기 위한 운동을 펼쳤다. 이들은 1. 비밀 단체인 조선어 연구회를 만들어 전국의 우리말을 모으기 시작했다. 2. 일본에게 원고를 빼앗기기도 하고 학자들이 투옥되는 등 위기를 겪었지만, 1938년 우리나라 최초의 사전인 <조선어 사전>을 발행했다. 그리고 3. <조선어사전>을 이어받은 <큰사전>이 1957년 총 6권으로 완성되었다.  -161쪽



밑줄 친 1에서 조선어 연구회는 비밀단체가 아니었다. 지금의 한글날의 원류인 '가갸날'을 제정하고 잡지 <한글> 발간, 조선어 강습회 개최 등의 다양한 활동으로 한글 연구와 보급에 힘쓴 공개된 한글 연구단체였다. 저런 활동은 비밀단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밑줄친 2번, 조선어 연구회는 1931년 그 유명한 조선어 학회로 이름을 바꾸었고, 본격적인 우리말 모으기와 사전 편찬작업에 들어간다. 그런데 2번의 서술에서는 마치 조선어 연구회가 일본에 원고를 빼앗기고 투옥된것처럼 연결되는데 이는 조선어 연구회가 아니라 조선어 학회다. 동시에 1938년 발행된 <조선어 사전>역시 조선어 연구회에서 발행한 것처럼 서술되어 있는데, 이 시기 조선어 연구회는 존재하지 않았고, 조선어 학회가 있었다. 더 큰 오류는  이 사전은 문세영이라고 하는 분이 다른 몇분의 도움을 받아 발행한 것으로 공식적으로는 조선어 학회와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이 사전이 조선어 학회에서 만든 <맞춤법 통일안>에 입각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아 비공식적으로 조선어 학회와 어떤 관련이 분명히 있을듯은 하지만 이부분은 아직 밝혀진 바가 없는 듯하다. 따라서 밑줄 친 3번에서 말하는 <큰사전>이 <조선어 사전>을 이어받았다고 단정적으로 이야기하기는 아직 모호한 부분이 있다. 


다음 인쇄에서는 저자와 내용을 잘 살펴서 틀린 부분만이라도 수정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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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2-11-02 18: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금동 향로는, 뭐라 말로 할 수 없고요, 직접 봐야 뒤집어지더군요. 아휴 당시에 깜놀했던 감격이라니요!!! 근데 부여까지 가서 본 것이 복제품이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흑흑흑......

바람돌이 2022-11-02 20:27   좋아요 1 | URL
반전!! 저 금동향로가 자주 서울이나 다른 박물관들 기획전 할 때 나들이를 갑니다. ㅎㅎ
그래서 진품 보려면 어디 있는지 미리 찾아보고 가야 한다는.... 그런데 금동향로는 복제품도 워낙에 잘 만들어서 사실 구별 못해요. 진짜 똑같아요. ㅎㅎ

2022-11-02 18: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02 2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02 2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02 18: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02 2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02 2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02 2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coolcat329 2022-11-02 20: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대단하세요. 이런 지적을 할 수 있는 독자라니 저는 감탄을 하며 읽었습니다. 몽골보다 인쇄술이 발달했다는 건 제가 봐도 좀 생뚱맞아 보이네요.
훌륭한 사진들에 걸맞게 내용이 좀 더 고 정확했다면 좋았을 책인데 아쉽네요.

바람돌이 2022-11-02 20:38   좋아요 2 | URL
에고 저 대단한거 아네요. 저 역사과 출신이라 이정도는 당연히 해야 하는..... 물론 제대로 공부 안하고 겉만 대충 아는 전공이긴 하지만요. ㅎㅎ 그래도 사진들은 굉장히 잘 찍었고 기획 의도도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coolcat329 2022-11-02 20:43   좋아요 2 | URL
아 그렇죠! 역사 전공하셨죠! 그래도 대단하신거에요.😆
종고리는 철 몸통은 청동이라고 짚어주신 부분에서 속으로 아! 감탄했답니다. ㅋ

그레이스 2022-11-02 21: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이런 지적하시는 바람돌이님 정체가 궁금합니다.
존경합니다 ~♡
앗 이 글 쓰고 위에 보니 역사과 나오셨군요.
반가워요
우리 막내가 역사 전공인데 ...^^

바람돌이 2022-11-02 21:37   좋아요 3 | URL
앗 집에 역사전공인 따님? 아드님? 역사가 공부는 재밌어요. 그런데 우리집에는 왜 저 따라서 역사전공하는 놈이 하나도 없는지..... ㅎㅎ

scott 2022-11-02 22: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렇다면 이 책에 바람돌이님 리뷰 끼워넣고 주말 박물관으로~@@@

바람돌이 2022-11-03 21:51   좋아요 2 | URL
주말에 서울 중앙박물관 산책도 좋겠네요. ㅎㅎ 금동대향로는 지금은 어디에??? 아마 부여박물관에 있겠죠?

mini74 2022-11-03 00: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금동대향로랑 성덕대왕신종 작게 만들어서 외교 선물한다는 기사 본 거 같아요. 넘 부러웠던 ㅎㅎ몽골과 인쇄술 비교 예 드신거 넘 재미있어요~ 바람돌이님 진짜 이런 리뷰는 작가님을 위해서리도 링크 보내주셔야 합니다 ㅎㅎ 👍

바람돌이 2022-11-03 21:53   좋아요 1 | URL
그거 박물관 기념품점가면 팔아요. 물론 굉장히 비싸다는게 함정이지만..... 금동대향로는 실제크기로도 복제품 만들어서 파는데 가물가물한 기억으로도 100만원이 넘었던것 같은..... ㅎㅎ

mini74 2022-11-04 15:25   좋아요 0 | URL
헉. 백만원 ㅠㅠ 그렇군요 ㅎㅎ

거리의화가 2022-11-03 09: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출판사에서 수정해서 꼭 개정판이 나오면 좋겠네요. 책의 타겟이 전문가들보다는 대중일 것 같은데 그럴수록 오류를 최소화해서 내용을 점검하고 나왔어야 할텐데 말이죠. 바람돌이님 리뷰 엄지척입니다!!!

바람돌이 2022-11-03 21:54   좋아요 1 | URL
독자로서 저의 일은 여기까지요. 나머지는 출판사에서 판단하겠죠. ^^

책읽는나무 2022-11-03 16: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조목조목 오류를 잡아내신 꼼꼼함에 감탄했습니다. 아마 제가 이 책을 읽었더라면? 그런가 보다. 하며 읽었겠죠??
바람돌이님이 짚어 주신 부분을 상기하며 읽어 보니 책의 빠른 수정 보완이 필요해 보입니다.
책 제목 자체가 <우리 문화유산>이니까요^^
그리된다면 책의 퀄리티가 훨씬 더 올라가겠죠??^^
예전에 미니님도 다미여 책의 오류를 잡으시고, 바람돌이님도 이 책의 오류를 잡으시고...대단하십니다.
이렇게 지식이 풍부하신 분들이 알라딘 친구분들이라 자랑스럽네요^^
덕분에 좋은 역사 공부가 되었습니다.

바람돌이 2022-11-03 21:58   좋아요 2 | URL
아유 제가 역사부문에서 이정도 찾아내는건 자랑이 아니고 당연한거고요. 미니님이 진짜 대단하신거죠. 예전에 어떤 영어선생님이 자기 영어 잘하는걸 은근히 자랑하는데 어찌나 어이없던지.... 아니 영어선생이 영어 잘하는건 당연한거지 자랑이 아니잖아요. 제가 역사를 이정도 하는것 역시 자랑이 될 수 없고 못하는게 나쁜거죠. ㅎㅎ
나무님 선물인 책이라서 이 책이 다시 좀 더 내용을 수정보완해서 나오면 좋겟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습니다.

희선 2022-11-06 00: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국에서 태어나고 미국으로 이민 간 분이었군요 바람돌이 님 역사 잘 아셔서 잘못된 부분 쓰셨군요 편집자가 역사를 잘 알고 고칠 부분 잘 아는 사람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바람돌이 님이 이렇게 쓰신 거 출판사에 보내면 좋겠네요


희선
 

그날 저녁에 빌리는 오락실에 있는 대형 TV로 넷플릭스를이리저리 돌려 본다. 요즘은 이게 대세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지금까지 살펴볼 생각조차 않지 않았던 건 읽을 책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 P65

글을 쓸 수 있어서 좋다. 예전부터 글을 쓰고 싶었는데, 지금이렇게 쓰고 있다. 그래서 좋다. 하지만 이렇게 아플 줄 어느누가 알았을까? - P110

"의미 있어." 빌리는 창문에 대고 말한다. "내 이야기니까." - P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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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일생의 전반부를 이용해서 시나리오를 쓰고, 후반부를 이용해서는 시나리오에 따라 영화를 찍는다. 우리들은 완성된 시나리오에서 벗어날 수없다. - P98

비밀이란 그런 것이다. 비밀의 존재를 숨기고 없는 척할수록 그 비밀이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다. 어디를 가도 그 비밀이 따라온다. 시간이 쌓이면서 그 비밀을 지키고 싶기도 하고 없애버리고 싶기도 한 두 가지 생각이 끊임없이 경쟁을 벌이며 우리를 기진맥진하게 만든다. - P111

어떤 사람이 아주 희소한 언어를 익혔다면, 그 사람은 남은 삶을 모두 쏟아서라도 그 언어를 사용하는 타인을 찾으러 다닐 것이다. 단 한 사람이라도 좋다.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을 찾을 수있다면 그들은 주변에 아무도 없을 때에도 그 희소한 언어를 이용해 서로 소통할수 있을 것이다. - P147

인간은 왜 기억이라는 걸 간직할까? 기억의 존재가 인간이 소멸을 향해 단호히 걸어가도록 할 뿐이라면,
그런 심리 메커니즘이 왜 진화 과정에서 도태되어 사라지지 않은것일까? 인간은 왜 자신을 살아가기 힘들게 하는 기억을 삭제할수 없을까? - P179

오드리가 눈을 깜빡거렸다. 또 울려는 줄 알고 장중쩌는 ‘울지마세요‘라고 말하려 했다. 다행히 그녀는 이내 눈물을 삼켰고, 눈빛에 희미한 빛 같은 것이 어룽거렸다. 너무 외로웠으니까요. 그녀의 대답에 장중쩌는 콜라를 마시다 말고 멍하니 그녀의 얼굴만 쳐다보았다. 순간 아래로 쑥 꺼지는 느낌이 들었다. 놀라서 아래를내려다봤지만 두 발은 바닥에 단단히 붙어 있었다. 그는 한참 후에야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했다. 그는 마음이 움직였던 것이다. 그 말을 내뱉은 순간 오드리의 목소리가 장중쩌의 마음을 관통했다. 너무 외로웠으니까요. 그녀는 장중찌가 오랫동안이 세상에 대해 품고 있던 이해하기 힘든 당혹감을 한마디로 정리해버렸다. - P246

몸안에 거대한 자물쇠가 있는데 열쇠는 내가갖고 있지 않은 듯한 기분이었다.  - P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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