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윌리엄에게는 최악의 공포였을 텐데, 그의 아버지가 나치의 편에서 싸웠다는 사실이 한밤중에 이따금 윌리엄을 찾아와 그를 공포로 몰아넣었기 때문이다-우리가 독일을 여행할 때 수용소에 직접 갔었기 때문에 그는 그 장소가 눈앞에 아주 선명하게 떠올랐고, 사람들에게 가스를 살포한방도 봤다.  - P19

 우리의 현재 삶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뭔가로 나를 비난했고, 나를 "여보"라고 부르면서 커피를 내려-당시에 그는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았음에도 매일 아침 나를 위해 한 잔을 만들었다 내 앞에 순교자처럼 내려놓으면서도 나를 비난했다.
그 바보 같은 커피는 그만 됐어, 나는 이따금 외치고 싶었다.
내 커피는 내가 만들어 마실 테니. 하지만 나는 윌리엄이 내민커피를 받고 그의 손을 만지면서 "고마워, 여보" 하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는 또 하루를 시작했다. - P37

나는 내가 투명인간이라고 느낀다. 그게 내가 하려는 말이다.
하지만 가장 깊은 수준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설명하기가 아주어렵다. 그리고 설명하려고 해도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 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진정으로, 나는 존재하지 않는것 같다. 이렇게 말하는 게 내가 하려는 말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그러니까 나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 P82

내 안에서 튤립 줄기가 툭 꺾였다. 나는 그렇게 느꼈다.
‘튤립은 꺾인 채로 내 안에 남았고, 결코 다시 자라지 않았다.
나는 그후로 좀더 진실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 P98

사람들은 외롭다, 그게 내가 하려는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말하고 싶은 이야기를 잘 아는 사람들에게 할 수 없다. - P152

 이 권위가 바로 내가 윌리엄을사랑하게 된 이유임을 우리는 권위를 갈망한다. 진실로 그렇다.
누가 뭐라고 말하건 우리는 권위라는 감각을 갈망한다. 혹은 그런 사람과 함께 있으면 안전하다고 믿는다.  - P168

그가 말을 이었다. "나는 사람이 뭔가를 실제로 선택하는건 기껏해야 아주 가끔이라고 생각해. 그런 경우가 아니면우린 그저 뭔가를 쫓아갈 뿐이야-심지어 그게 뭔지도 모르면 - P194

서 그걸 따라가 루시, 그러니, 아니야. 나는 당신이 떠나기로 선택한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 - P195

하지만 다시 말하면, 내 요점은 이것이다! 윌리엄이 나에 대해 알고 있는 어떤 점과 내가 윌리엄에 대해 알고있는 어떤 점이 우리 결혼하게 만들었을까? 하는 것. - P243

지금까지 미처 생각지 못했었다. 남편에게 나를 위로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오, 그건 말할 수 없이 끔찍한 일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런 줄도 모르고 있었다.
그것이 삶이 흘러가는 방식이다. 우리는 많은 것을 너무 늦을때까지 모른다는 것. - P257

요점은 결코 자신을 떠나지 않는 문화적인 빈 지점이 있다는말이고, 다만 그것은 하나의 작은 점이 아니라 거대하고 텅 빈캔버스여서, 그게 삶을 아주 무서운 것으로 만든다는 사실이다. - P280

오 모든 이여, 오 드넓은 세상에서 살아가는 소중한 모든 이여, 그런 의미는 아닌가? 우리는 누구도 알지 못한다. 심지어 우리 자신조차도!

우리가 알고 있는 아주 아주 작은 부분을 빼면.

하지만 우리는 모두 신화이며, 신비롭다. 우리는 모두 미스터리다. 그게 내가 하려는 말이다.

아마도 이것이 내가 이 세상에서 진실이라고 알고 있는 유일한 것이다. - P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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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남쪽의 이 따뜻한 도시도 본격적인 단풍이 시작되었다.

그래서 이번 주는 멀리 가지 않고 근교의 아홉산으로.

왜 아홉산이냐고요? 뭔가 심오한게 있으면 좋겠는데 그냥 봉우리가 아홉개라서 아홉산이라는 재미없어서 슬픈 작명센스를 보여준다.

이름은 재미없지만 여긴 대나무숲과 편백나무 숲으로 유명한 곳. 

근데 이름만 산이고 거의 동네 뒷동산 수준이라서 산책하듯이 1시간 정도 돌면 끝인 산이라 아쉬움이 컸다.



그래도 대나무 숲은 역시 아름답다






편백나무 숲을 지날때는 항상 뭔가 건강해지는 기분이랄까?

그리고 히노끼라는 말 때문인지 왠지 온천을 가고 싶은 기분이 자동으로 연상된다. 




그리고 소나무숲은 형체보다 솔향이 먼저 다가온다.

솔밭숲 사이로~~~ 라는 노래가 괜히 있는게 아니다. 솔이라는 음이 나올 때 이미 향이 먼저 내게 오는....

아 좋다!!! 




그리고 역시 가을 산은 단풍 단풍 단풍....... 











그리고 나뭇잎 떨어진 후의 고고한 쓸쓸함이랄까?  말이 되는지도 모르겠지만 하여튼 그런게 가을산에는 또 있다. 






여기 아홉산 숲도 개인이 관리하는 곳이라 입장료도 5천원을 내고 들어가야 하는 곳이다. 

그래서 이곳에서 오랫동안 살았던 이 집안의 흔적들이 남아있는데 관미헌이라는 건물이 그것이다.

가운데 한자는 굉장히 어려운 글자라서 모두 설명을 보는데 고사리 미이다.

즉 관미헌은 고사리를 바라보는 집이란 뜻으로 또 뭔가 덧붙이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고사리조차 귀하게 여긴다"라는 뜻으로 해석을 해놓았던데 솔직히 나는 이런 해석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저 이 지역에 고사리가 많았고, 그 고사리는 누구나가 즐겨먹었던 반찬이었으니 그저 고사리가 많아서 보기 좋았다정도로만 해석해도 충분하지 않을까? 




건물 옆쪽의 은행나무는 이집 어르신이 결혼하고 처가집으로 처음 신행갔을 때 얻어온 은행 열매로 심은 것이라는데 올해 나이가 98살이다. 뭔가 이렇게 하나하나의 사물에 이야기가 있는 집에서 자라고 산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갑자기 내 삶이 너무 뜨내기 같은 삶이었나 싶은 생각도 들기도 하고.... 어떤 곳이든지 남긴 흔적이 없는 삶에 대해서 불만이었던 적이 없었는데 저 은행나무 하나로 인해 다른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이 건물 주변으로 가을이 유난히 아름답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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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11-14 16:3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헉 솔냄새 나는 거 같아 넘 좋습니다. 아홉산 ㅎㅎㅎㅎ 저는 어릴적 동네 산 이름이 팔공산....신선들이 화투치다 붙인 이름인가 했습니다.ㅠㅠ

바람돌이 2022-11-14 16:42   좋아요 3 | URL
팔공산에서 화투장을 떠올리시다니... 갑자기 달이 둥실 떠오르네요. ㅎㅎ
그래도 팔공산은 굉장히 큰 산이잖아요. 아홉산은 진짜 뒷동산입니다. 아 수능덕분에 팔공산엔 또 애잔한 모성들이 가득이겠네요. ㅎㅎ

scott 2022-11-14 16: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와 😄바람돌이님이 찍으신 사진들 알라딘에서 달력 굿즈로 내놨으면😻

바람돌이 2022-11-14 16:43   좋아요 4 | URL
저작권 없이 내놓을 수 있는데 그랬다가 욕을 더 많이 먹을걸요. 허접해서.... ㅎㅎ

다락방 2022-11-14 17: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 ㅑ ~
좋네요.
저도 주말에 친구들과 작은 가을산을 살짝 올랐는데 산냄새며 공기며 색들이며 소리며 다 너무 좋더라고요.
가을은 정말 너무 아름다워요.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느끼는 가을 사진을 보는 것도 너무 좋아요!!

바람돌이 2022-11-14 19:17   좋아요 1 | URL
저도 산은 가을산이 가장 아름다워요라고 하고 나니까 눈 온 겨울산이 있군요. 물론 오르기 힘든게 문제긴 하지만요. 올 겨울에 눈쌓인 한라산 백록담 등반하는게 목표인데 그때까지 몸이 될지가 관건이에요. ㅎㅎ
주말 창원에서 떡해온 친구들이랑 오르셨나봐요. 먼곳에서 떡해오는 친구 너무 좋네요. ^^

잠자냥 2022-11-14 20:37   좋아요 1 | URL
부장님…. 살짝이 어니던데요…..???

얄라알라 2022-11-14 17: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바람돌이님 덕분에 11월에 연두빛을 보네요
98세 은행님도 아름답고요^^

바람돌이 2022-11-14 19:19   좋아요 1 | URL
여기는 남쪽이니까 이제 반쯤 물든거 같아요. 어떤 색깔이든 가을 산은 다 아름답죠. 저렇게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었을 때 우리집 큰딸이 어릴 때 저한테 ˝엄마 여기 엄청나게 큰 개나리가 있어˝라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

새파랑 2022-11-14 17: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1시간 코스면


언덕 아닌가요? ㅋ 근데 언덕에 왠 대나무가 한가득인가요 ㅎㅎ

바람돌이 2022-11-14 19:20   좋아요 2 | URL
그 1시간 코스가 정상까지도 아니고 둘레한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이니까 진짜 언덕이에요. 그런데 여기가 개인이 관리하는 산이다보니 대나무숲이랑 편백나무숲을 다 가꿨다죠. 그래서 대나무숲이 진짜 울창해서 여기서 영화도 제법 찍었답니다. ㅎㅎ 그리고 남쪽엔 이런 작은 언덕에 대숲 많아요. ^^

거리의화가 2022-11-14 17: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대나무숲 너무 좋네요. 예전 담양 갔을 때 생각나기도 합니다^^ 이제 남쪽도 가을 느낌이 물씬 나네요^^*

바람돌이 2022-11-14 19:22   좋아요 3 | URL
대나무슾이 본격적인건 역시 담양이죠. 담양 죽녹원 또 떠오르네요.
요즘 날씨도 부쩍 차가워지면서 가을 느낌이 물씬납니다. 겨울 오기 전에 부지런히 다니려고요. ^^

난티나무 2022-11-14 17: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역시 단풍!!! 늠 아름답네요!!!!!! 🤩

바람돌이 2022-11-14 19:22   좋아요 2 | URL
난티나무님 프랑스 단풍도 보고싶어요. 세느강변 단풍은 더 낭만적이지 않나요?^^

난티나무 2022-11-15 03:50   좋아요 3 | URL
여기는 이미 다 졌어요…
가만있자… 세느강변에 단풍이 있던가???? ㅎㅎㅎ 저 가을에 가본 적이 없어서요…^^;;

바람돌이 2022-11-15 22:11   좋아요 1 | URL
부산 사는 제가 영도 가본지 한 7년은 된 것과 비슷하겟군요. 전국에서 좋다고 놀러오는데 말이죠. ㅎㅎ

페넬로페 2022-11-14 17: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여기는 완전 끝물입니다 ㅠㅠ
비와서 온통 낙엽이 깔려있어요~~

바람돌이 2022-11-14 19:24   좋아요 3 | URL
여기도 비가 오긴 했는데 새벽에만 잠시 왔어요. 그리고 아직 낙엽은 여전히 떨어지는 중입니다.
이럴때 보면 우리나라도 참 넓어요. 이렇게 차이가 제법 나잖아요. ^^

책읽는나무 2022-11-15 06: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희 동네 산이름은 봉우리가 다섯 개라, 오봉산!!!ㅋㅋㅋㅋ
전 처음에 이름 듣고, 하~~~ㅜㅜ
했습니다. 그러다가 몇 년 전 개발한다고 봉우리가 하나 없어졌거든요. 동네 지인들이랑 그걸 보고 다들 이젠 사봉산이 되겠다고??ㅋㅋㅋㅋ
이런 작명들이 곳곳에 허다했군요?
부산은 이제 단풍이 들다니??
우리동네는 낙엽이 너무 많아서 저걸 다 치우려면?? 걱정될 정도로 단풍들이 많이 떨어져가고 있네요ㅜㅜ
오늘도 대나무랑 소나무 잘 생겨서 저도 좋아하는 정우성이랑 공유 생각을 또 했어요ㅋㅋㅋ

바람돌이 2022-11-15 22:09   좋아요 1 | URL
아 진짜 오봉산이나 아홉산이나 작명센스하고는..... 그러고니까 생각나는데 대구에는 앞산 있는거 아세요? 산 이름이 진짜 앞산, 거기에 있는 공원은 이름이 앞산 공원..... ㅋㅋ
낙엽은 많은데 걔들은 제대로 물도 못들고 말라서 떨어진 애들이고요. 예쁘게 물드는건 이제 시작이더라구요. ^^
나무님 얘기할때마다 정우성 공유... 제가 아는 친구는 이런 잘생긴 배우들하고 사귀는 꿈도 자주 꾼다던데 왜 저는 그런 꿈도 못꾸는걸까요? ㅠ.ㅠ

모나리자 2022-11-15 09: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신선의 세계인 것 같아요~ 눈 호강 하고 갑니다~ 오늘도 화이팅 하세요~바람돌이님.~~

바람돌이 2022-11-15 22:10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잠시 눈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시간이었길요. ^^

희선 2022-11-16 02: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홉산이라 하면 좀 높을 것 같은데 그렇지도 않군요 대나무숲 편백나무 소나무 다 멋지네요 오래 걷지 않아도 다 돌 수 있다니 그것도 좋겠습니다 은행잎 깔린 거 멋집니다 저기는 은행잎 바로 안 치워도 괜찮겠네요


희선

바람돌이 2022-11-16 16:14   좋아요 1 | URL
굉장히 낮은 산입니다. 사실 산이라기에도 뭐 민망한 언덕이죠. ㅎㅎ 실제 동네 뒷동산이면 매일 올라가면 좋겠는데 저곳은 입장료가 5천원이나 하는 곳이므로 매일 갈수는 없다는 슬픔이 있네요. ^^
 

"엄마는 내 엄마예요!" 앤젤리나가 버럭 소리를 질렀고, 메리는 또다시 눈물을 흘릴 뻔했다. 그건 그 순간 자신이 초래한 것이 분명한 모든 상처들을 한순간에 다 본 것 같아 가슴이 타들어가는 듯했기 때문이었고, 또한 그녀 메리 멈퍼드는 살면서 어느누구에게도 상처를 줄 생각이 없었고 그러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이었다. - P163

"우리는 그게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없어." 그녀의 어머니가 말했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 뭐가 뭘 의미하는지 알 수 없어. 하지만 내가 너를 봤을 때 뭘 알고 있었는지는 알지. 네가 나를 늘 행복하게 만들어줬다는 것도 알고 네가 엄마의 가장 소중한 어린천사라는 것도 알고 (그녀는 소리내어 말하지 않았지만 스쳐지나가듯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그리고 넌 늘 내 가슴속 공간을너무 많이 차지해서 가끔은 그게 짐으로 느껴졌어.) - P191

루시가 일어섰다. "그만해." 그녀가 말했다. 두 뺨 위쪽이 두개의 반점처럼 빨갛게 변해 있었다. "그만" 그녀가 다시 말했다. "그만 좀 해." 그녀가 비키를 쳐다보았고, 이어 피트를 보았다. 그리고 말했다목소리가 컸고 떨렸다" 그렇게 나쁘진 않았어." 그녀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래, 정말이야."
방안에 침묵이 감돌았다.
잠시 뒤 비키가 차분히 말했다. "정확히 그렇게 나빴어. 루시." - P238

토미가 운전하는 동안 셜리는 종종 토미의 팔에 손을 얹었다. 피트는 궁금했다. 그렇게 편안한 것, 누군가를 그렇게 편하게 만질수 있다는 것은 어떤 걸까.  - P245

그녀는 요즘 이 나라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매는 부분이 이 문화차이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계급이 포함된 문화. 하지만 물론 이나라의 어느 누구도 그것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도티는 사람들이 그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은 계급이 무엇인지 정말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예컨대 도티와 그녀의 오빠가 어렸을 때 대형 쓰레기통에서 음식물을 꺼내 먹은 것을 알게 된다면 사람들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 P273

예컨대 그녀가 "당신이괜찮다는 걸 확인할 수 있도록 나는 계속 이 자리에 있을 거예요" 하고 말하면 그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의 가엾고 고단한 눈은 그녀의 눈을 살폈다. 그녀가 말했다. "당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 같지만 괜찮을 거예요, 내생각에는요." 그리고 말했다. "나는 지금 이 상황이 무섭지 않아요, 그냥 그렇다는 걸 아셨으면 해서요." 그러자 돌연 그의 눈에서 걷잡을 수 없는 눈물이터져나왔고, 그는 그녀의 손을 거의 으스러질 정도로 꽉 잡았다. - P277

할머니가 말했다. "돌아오지 마라. 결혼하지 마라. 아이를 낳지마라. 그 모든 일이 네 가슴을 아프게 할 거다." - P300

 착하고 책임감 있고 품위 있고 바른 마음을 가진 오빠와 언니는 그저 그 시간 동안에는 지구를 뒤로하고 떠나온 듯 눈부시게 하얀 태양 가까이에 있기 위해 자신들이 가진 모든 것을 걸게 되는 열정을, 자신들이 소중히 여기는모든 것을 무모한 위험에 빠뜨리게 되는 그런 열정을 한 번도 알았던 적이 없었으리라는 사실에 대해. - P310

그가 눈을 떴고, 그래, 바로 거기 있었다. 온전한 깨달음이 누구에게나 무엇이든 가능하다. - P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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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루시는 그들을 사랑했다. 그녀는어머니를 사랑했고, 어머니도 그녀를 사랑했대! 우리 모두 너나없이 엉망이야. 앤젤리나,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우리 사랑은불완전해. 앤젤리나, 하지만 그래도 괜찮아. - P75

그리고 그녀는 이해하고 있었다. 모든 사람에게 주된 그리고 가장 큰 관심사는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을 이해했다. 시비만은 예외여서 그는 그녀에게 관심을 두었고, 그녀 또한 그에게 엄청난 관심을 쏟았다.
그것이 사람들을 바깥세상으로부터 보호해주는 피부였다-자신의 인생을 공유하는 또다른 누군가의 사랑이. - P76

진입로로 접어들던 패티는 나갈 때켜두었던 불빛을 보았고,
그 순간 루시 바턴의 책이 패티를 이해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랬다. 책이 그녀를 이해한 것이었다. 입안에 노란 캔디의 달콤한맛이 남아 있었다. 루시 바턴에게는 자신만의 수치심이 있었다.
오, 세상에, 그녀는 정말로 자신만의 수치심을 가지고 있었다. - P79

"물론 화가 났지. 네가 내게 정말로 무례하게 굴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나한테 그 말을 할 권리가 주어지는 건 아냐." - P81

그는 뭔가를 말하려는 듯 입을 벌렸지만 고개를 젓더니 이번에도 입을 다물었다. 패티는 그가 하려던 말을 무슨 말이었는지 모르면서도 이해할 것 같다고 느꼈다.
그녀가 그의 팔을 잠시 잡았다 놓았고, 그들은 햇볕 속에 앉아있었다. - P87

그것은 고통보다 훨씬 더 무서운 것이 있다는 생각이었다. 더이상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 그는 다른 남자들에게서 그것을 보았다 눈 뒤의 텅 빈 공백, 그리고 그런 이들을 정의하는결핍. -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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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셸리의 <최후의 인간>을 끝까지 읽고, 이 글을 쓰는 것은 그러니까 순전히 <다락방의 미친여자> 때문이다. 원래의 내 독서패턴대로라면 <최후의 인간>은 1권 중간 쯤에서 에라잇! 하면서 던졌어야 했다. 하지만 이 책의 1권이 절판되고 도서관에서도 찾기가 쉽지는 않은지라 일종의 의무감에서 끝까지 읽었다. 참으로 오랫만에 발휘한 희생정신이었는데 필요가 있는 희생정신이었는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혹시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읽고 있는 분 중에 이 글을 다 읽고 싶지 않을 분들을 위해 결론부터 말하자. 



<다락방의 미친 여자>에서 말하는 동굴의 비유는 책의 제일 앞쪽에 저자 서문의 형식으로 나온다. 이 내용은 알라딘 도서소개로 가서 미리보기를 클릭하면 전문을 볼 수 있다. 궁금하신 분들은 그렇게 보시면 된다. 내가 2권에 800페이지가 넘는 이 소설을 완독하고 얻은 결론이 그러니까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위해서는 저자 서문만 봐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800페이지가 넘는(아 정말 계속 강조하고 싶다. 800여페이지....ㅠ.ㅠ) 이 소설을 끝까지 읽으면 작가의 동굴 비유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일말의 기대도 있었지만 헛된 바람이었을 뿐...... 



저자 서문 자체가 단편소설의 형태를 띠고 있는데 이 내용은 앞으로 자신이 쓸 이야기의 근거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 내용은 메리 셸리와 친구(연인이자 남편인 퍼시 셸리를 가리킨다)가 나폴리 외곽에 있는 쿠마의 시빌라 동굴을 방문했을 때 여행 가이드의 만류를 뿌리치고 알려지지 않았던 동굴 내부 탐험을 계속했는데 동굴 내부에서 낙엽들과 나뭇 껍질과 다른 모든 알갱이들에 온갖 종류의 글자들이 새겨져 있는 것을 발견한다. 아폴로 신으로부터 예언의 능력을 부여 받은 쿠마의 시빌라는 이곳 동굴안에 기거하며 난해한 시구로 여러 예언을 한 무녀다. 메리 셸리는 바로 이 동굴 속 문자들이 시빌라의 예언임을 증명하며 연구와 정리를 통해 세상에 펴낸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후 이어지는 본격적인 소설의 전개는 바로 시빌라의 예언에 살을 붙이고 변형 각색한 것으로서, 어쩌면 메리 셸리 자신을 미래를 예언하는 시빌라로 여겼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소설은 2073년으로 건너간다. 




잠깐 여기서 이 부분에 관한 <다락방의 미친 여자> 3장을 읽어봤는데 예언자의 동굴을 알아본 것도 문자를 쉽게 해석한 것도 남자인 퍼시 셸리라는 얘기를 하고 있던데, 내가 읽은 한국어판 <최후의 인간>에서는 그렇게 보기는 힘들다. 처음에 동굴을 알아보고 동굴 체험을 권유하는 것은 퍼시 셸리지만, 예언을 해석하고 결국 그것을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낸 것은 메리 셸리인 것이다. (퍼시 셸리는 얼마 후에 죽는 바람에 할 수가 없었다.) 동굴의 의미에 대해서는 이 저자 서문과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본격적으로 읽으면서 좀 더 연결해봐야겠다.



자 그러면 이제 <최후의 인간>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하자. 그러려면 작가 메리 셸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1797년 진보적인 사상가였던 윌리엄 고드윈과 여성의 인권을 주장한 최초의 페미니스트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딸로 메리 셸리가 태어났다. 태어나보니 금수저라는 말을 해도 될 정도로 적어도 지적인 환경으로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환경이다. 아니나 다를까 불과 19살의 나이에 메리 셸리는 지금까지 최초의 SF문학으로 기념되는 <프랑켄슈타인>을 쓴다. 이것은 사실 굉장한 업적인데 동시대의 여성 작가들 - 제인 오스틴, 브론테 자매 같은 -이 자신의 눈과 경험에 한정된 세계를 쓸 때 메리 셸리는 여성작가들이 가지는 소재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 <프랑켄슈타인>은 치명적인 한계를 가진다. <프랑켄슈타인>의 리뷰에서 나는 아래와 같이 썼었다.


솔직하게 말하건대 제1권을 읽으면서는 아 이 책을 계속 읽어야하나 고민했고, 제 3권에서는 피식거리면서 읽었다.

중간에 제2권이 없었다면 아마도 나는 중도에 이 책을 포기했을 것이다.

괴물을 제외한 등장인물들은 너무나도 전형적이고, 지나치게 낭만적으로 이상화되었으며, 그들의 행동도 따지고보면 세상물정모르고 별 생각없는 젊은이 그 자체라고나 할까? 심지어 나이든 인물들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너무나 평면적인 인물들이라 삶을 사는 사람들이 아니라 마치 연극무대에 올라가 주어진 대본대로만 대사를 읊는 배우들같다. 그것도 딱히 매력없는.....


실제 <프랑켄슈타인>을 읽을 때 인간의 존재양식, 사고방식, 행동의 동기 등 그 모든 곳에서 어설픈 전형화가 많이 보였었지만 그것은 제 2권의 괴물의 이야기가 나오면서 덮어질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소설을 쓸 당시 메리 셸리의 19살이라는 나이를 생각하면 또 어느정도 덮어질 수 있었기도 하다. 소설 <프랑켄슈타인>에서 내가 전율한건 바로 비범하고 번뜩이는 지성을 지닌 여성 천재 작가의 등장 예감이었다고 하겠다. 



아 그런데 말이다. 도대체 이 천재 여성에게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을까? 아니 질문을 바꾸어야 한다. 설마 저 10년간 작가를 성장시킬 수 있는 그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걸까? 메리 셸리가 30살의 나이에 쓴 <최후의 인간>을 평하자면 나는 <프랑켄슈타인>의 제1권을 평가했던 저 위의 말 <연극 무대에 올라가 주어진 대본대로만 대사를 읊는 배우들 같은> 등장인물들의 끝도 없는 넋두리를 며칠동안 지겹게 무한 반복으로 읽어야 했다고 하겠다.



일단 안 읽거나 못 읽거나 하실 분들이 대부분일듯하니 이야기의 줄거리는 간단하게 소개하겠다. 아주 귀찮지만.....

때는 2073년 - 사실 이 연도는 전혀 쓸모없는 연도이다. 그저 이 책에 예언서라는 꺼풀을 씌우기 위해서 선택된 연도일뿐, 실제 책에서 미래 세계의 모습은 어떤 형태로도 그려지지 않는다. 2073년에 가장 빠른 교통수단은 열기구이며, 그것도 특별한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다. 사람들은 여전히 마차를 타고 움직이고 사회구조도 당대의 일반적인 구조와 달라지는 것이 없다. 



영국을 배경으로 하는데 이 때의 영국은 왕정이 끝나고 공화정이 시작되었다. 이 공화정에 대해서도 작가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 공화정의 모델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크롬웰 시대의 공화정을 따오고 있다. 왕정과 공화정의 이야기가 있어 뭔가 이 시기 정치투쟁이나(어쨌든 이 시대는 프랑스 혁명의 시대 아닌가?) 새로운 시대의 인간 이상을 표현하리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저런 정치형태의 변화도 그저 장식적인 배경일 뿐이다. 이 시기  라이오넬 버니라고 하는 소년은 에이드리안이란 소년을 만난다. 에이드리안은 그야말로 완벽한 인물로 영국의 마지막 왕의 아들, 그러니까 왕이 되었어야 할 황태자이다. 다만 아버지인 왕이 자진해서 왕자리에서 물러나버림으로 해서 백작의 작위를 받았을 뿐이지만 대신 왕족으로서의 고결함과 하여튼 뭐 좋은건 한 몸에 다 가진 아주 아주 훌륭한 인물이다. 이 두 주인공과 주변의 인물들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잘 살아가는 이야기가 1권에서 펼쳐지다가, 이 완벽한 가정들이 어느날부터 유행한 전염병으로 인하여 위협받다가 결국 모든 사람이 죽고 마지막 라이오넬 버니 한 사람만이 남게 된다는게 줄거리의 끝이다. 이 정도의 서사라면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그 사이사이에 들어갈 수 있겟는가? 무려 800페이지가 넘는데 말이다. 그런데.......



등장인물 누구도 현실의 인물같은 사실성을 확보하지 못한다. 모두 고결하고 말 한마디 손짓 한번으로 대중을 매혹시켜버릴 수 있는 타고난 매력과 능력을 지닌자들이 대거 등장한다. 그러면서 그들이 실제로 어떻게 연설햇는지 행동했는지 같은 것들의 실제 내용은 다 생략해버린다. 심지어 그런 얘기를 계속하면 독자여러분이 지겨울 테니 생략하겠습니다란 말과 함께....아 진짜 이 말이 나올 때마다 내가 얼마나 빡쳤는지..... 아니 중요한건 다 생략하고 그냥 우리의 주인공이 이겼습니다. 사람들을 설득했습니다라니 하 참.......그냥 주인공들이 훌륭하고 전지전능하니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되는거다.



거기다 등장인물들의 행동도 이게 인간의 기본 상식으로 이해하기 힘든 행동들을 많이 보이는데 그게 그냥 다 한마디 말로 정당화되고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예를 들면 라이오넬은 자신의 생명처럼 사랑하던 아내 아이드리스가 죽었을 때 그 죽음을 자신의 자식들에게 알리지 못하고 회피해버린다. 아니 아버지란 사람이 자식들에게 엄마의 죽음을 알리지 않고, 회피하다니 이런 일이 이것 한번이면 아내를 너무 사랑해서 미쳤나보다 생각하기라도 하지, 큰 아들이 죽었을 때는 아내에게 자식의 병을 알리지 않아 아내에게 자식의 마지막 가는 길을 못보게 시도한다. 라이오넬만이 아니라  진짜 등장인물 모두가 정말 너무 천진난만해서 과연 이것이 인간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이다.



결국 책을 읽어가면 읽어갈수록 왜 메리 셸리는 19살의 <프랑켄슈타인>1부에서 단 한치도 나아가지 못했는가란 질문을 던질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천재라 하더라도 자신이 모르는 것을 쓸 수는 없다. 그래서 영국  제인 오스틴은 그 탁월한 능력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배경이 영국 젠트리계층 내부의 가정생활과 인간관계로 한계지어질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제인 오스틴이 전쟁과 평화같은 전쟁장면을 서술하는건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톨스토이조차도 자신의 종군 경험으로 장대한 전쟁장면을 만들 수 있었다고 하니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19세기의 여성작가 메리 셸리를 생각한다. 타고난 천재성으로 번뜩이는 지성을 가졌고, 아버지의 집안에 드나들던 많은 인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의 지성을 갈고 닦았을 메리 셸리. 그러나 곧 유부남이었던 퍼시 셸리와 사랑에 빠져 사랑의 도피를 떠나버린 그녀. 심지어 퍼시 셸리의 아내가 임신한 상태로 자살을 해버림으로써 온갖 비난이란 비난은 다 받았을 그녀말이다. 그녀가 자신의 지성을 갈고닦을 기회는 어쩌면 여기서 아주 많이 제한되지 않았을까? 당시의 통념으로 메리 셸리와 거리낌없이 교류를 했던 사람들이 그리 많았을까? 소설 속에서 중요한 장면들, 의회공방이라든지, 정치인들의 세력화와 정권교체라든지, 전쟁이라든지 하는 모든 장면들은 아 이 작가가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구나를 실감하게 한다. 결국 책은 철없는 애같은 등장인물들의 끝도 없는 푸념으로 일관할 뿐이다. 



19세기는 메리 셸리에게 아무것도 알 기회를 주지 않았겠구나. 여기 이 책 <최후의 인간>이 바로 19세기가 천재작가 메리 셸리에게 가한 테러의 증거겠구나 그런 씁쓸한 생각을 하게하는 독서시간! 힘들고 괴로웠다. 여러가지 의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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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다락방의 미친 여자> 7장 - 공포의 쌍둥이
    from 수하의 서재 2022-11-22 19:10 
    6-7장에서 <실낙원> 얘기가 많이 나와서 좀 고민하다가 읽어보기로 했다. 아담과 이브가 아직 등장하지 않았으니 초반부를 읽다 말았는데, 이 서사시에 공화제 등 밀턴의 사상이 녹아있고 훌륭하다는 것도 알겠다.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읽었으니 부주의하지 않은 독자가 되도록 노력하며 읽으려 하였으나... 요즘 좀 바빠서 독서 진도가 잘 나가지 않기도 했고 그런 와중 <실낙원>까지 읽고 싶지는 않아 좀 밀어둔 상태다. 사실
 
 
건수하 2022-11-12 22: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최후의 인간이 이런 내용이었군요.. 내용도 내용이지만 메리 셸리를
생각하니 더욱 씁쓸합니다 ㅜㅜ

바람돌이님 공유해주셔서 감사해요.

바람돌이 2022-11-12 22:30   좋아요 2 | URL
맞아요. 이 작가가 오늘날 태어났더라면 진짜 굉장한 작가가 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도 들도라구요. 쓰고싶은 글과 쓸 수 있는 글의 괴리랄까 그런것에 대해서도 꽤 많이 생각하게 되네요.

2022-11-12 2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12 22: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햇살과함께 2022-11-12 23: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노고에 👏박수를!

바람돌이 2022-11-13 19:21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칭찬받을 일이 있니싶지만 어쨌든 칭찬은 바람돌이를 춤추게 합니다. ㅎㅎ

단발머리 2022-11-13 08: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최후의 인간>이 이런 내용이었군요. 저도 아무래도 못 읽을 듯 싶은데 바람돌이님 리뷰 읽고 정말 멀리서나마 살짝 이 작품을 엿볼수 있었네요.
바람돌이님 말씀하신 시대의 한계,라는 부분이 참 안타깝네요. 시대를 뛰어넘는 천재임은 분명하지만 경험의 폭을 벗어나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일테고요. 좋은 리뷰 잘 읽고 갑니다. 읽는 것도 정리하는 것도 힘든 책이었을텐데, 이렇게 올려주시니 너무 좋네요.
감사해요, 바람돌이님^^

바람돌이 2022-11-14 15:07   좋아요 0 | URL
책읽기에도 물론 취향이 아주 다르다는걸 알지만 아무래도 함량미달인 책은 또 다들 비슷하게 느끼더라구요. ㅎㅎ 이 책은 글에서도 썼지만 제 생각엔 저자 서문정도만 읽으면 되지 않을까? 그러면 다락방의 미친여자 읽는데 아무 지장이 없을듯합니다. 저자 서문은 알라딘 최후의 인간 1권 미리보기에서 전문을 볼 수 있어요. ㅎㅎ

새파랑 2022-11-13 15: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리뷰에서 엄청 괴로움이 느껴집니다 ㅋ 그래도 꾸역꾸역 완독하신 바람돌이 님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바람돌이 2022-11-14 15:08   좋아요 1 | URL
정말 꾸역꾸역이었습니다. 다른 책 보고싶어서 미치는 줄 알았어요. 옆에서 남편이 아 그냥 치우고 다른거 보라고 막 성질냈어요. ㅎㅎ

공쟝쟝 2022-11-13 18: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호라! 그렇군요! 저 매우 동감가요! 울스턴 크래프트의 메리 마틸다 등의 소설을 읽을 때도 그런 기분였고, 다른 메리셸리의 단편 소설을 읽으면서도 으잉? 이랬던 지점에서 정확하게 공명하는 부분이 있어요!
제가 필립로스 소설을 읽으면서 느끼는 약오름과 부러움(남자 몸으로 겪을 거 다 겪고 쓴 역동적인 시선?)과도 일치하는 데, 그 통찰! 그 통찰에 비해 너무 빈약한 여성의 경험 ㅠㅠㅠㅠ 그게 참 안타깝더라고요.
저는 바람돌이님의 리뷰에서 어쩔 수 없는 (부르주아) 여성 경험의 한계가 셸리라는 천재 작가의 글에서 드러나 속상하다… 일케 읽힙니다. 얼마나 많은 천재들이 그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사라졌을지를 생각하면 울화통이 터져요 ㅠㅠ 엉엉 ㅠㅠ

바람돌이 2022-11-14 15:15   좋아요 3 | URL
메리 셸리에게서는 전 다른 19세기 여성 작가들보다 더 큰 슬픔을 좀 느꼈어요. 그게 제인 오스틴이나 브론테 자매는 결국 자기 경험 안에서 글을 쓰고, 그를 통해 훌륭한 성취를 이루잖아요. 그런데 메리 셸리는 아마 그렇게 쓰고 싶지 않았던거 같아요. 그녀의 주변환경 - 어머니는 돌아가셨어도 그 후광이 계속되어졌을 것이고, 아버지는 유명한 진보적 지식인으로 당시에 심지어 아나키스트였답니다. 아마도 이집안으로 이런 정치성향에 찬성하든 반대하든 많은 지식인들이 드나들었을 것이고 그 속에서 자란 메리 셸리는 이상적인 정치같은데 관심이 많았던 듯해요. 그래서 그걸 이 소설 1권에서 풀어보려고 노력을 굉장히 많이 합니다. 가정소설이 아니라 사회소설, 정치소설이 쓰고 싶었던거죠. 그런데 16살 즈음에 유부남 시인과 사랑의 도피를 해버렸던 셸리는 자신의 정치관점이나 실제 정치의 현장 이러는걸 접하거나 적어도 그런 이야기를 나눌 사람을 만나는게 어려워지지 않았을까? - 어렸을 때 얻은 지식과 경험으로 평생을 살았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거죠.
톨스토이가 전쟁에 참여한 경험이 없었다면 전쟁과 평화는 없었을 테고, 메리 셸리가 실제 사회생활이나 적어도 혁명가들이나 진보적 지식인들과 현실문제에 대해서 같이 토론하거나 하는 경험만 계속되었더라도 전쟁과 평화에 버금가는 뭔가를 이루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진짜 계속 하게 되고, 그러니까 또 좀 슬퍼지고 그런데 책은 진짜 유치하고 그래서 더 슬퍼졌습니다. ㅠ.ㅠ

책읽는나무 2022-11-13 22: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최후의 인간>이 결국 최후까지 바람돌이님께 사랑을 받지 못했네요ㅜㅜ
1권을 읽으실 때부터 재미없어 힘드시다고 하셨을 때, 아, 나는 안되겠다!! 생각하고 있었어요. 내용이 이러하군요? 이렇게 정성스런 리뷰를 읽어 대신 느낄 수 있게 해주셔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도 오스틴과 브론테의 소설을 읽으면서 비슷한 생각을 했었어요. 여성의 한계가 경험의 한계!!!! 특히 오스틴의 작품에서 그 한계가 너무 드러나 조금 안타까웠거든요. 프랑켄슈타인의 메리 셸리 작가는 좀 남달라 보여 기대가 컸었는데 역시 똑같았나 봅니다. 오늘 읽은 조지 엘리엇 작품은 좀 달랐는데 작가들이 모두 다 최애 작품으로 손꼽는 <미들마치>를 내 언젠가는 꼭 읽어보리라!!!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조금 한계를 벗어난 듯 해보여 조지 엘리엣은 경험의 폭이 다른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험과 사고의 폭이 달랐을테고, 앞서의 선배 작가들의 소설을 읽고, 비판을 하다 보니 좀 더 본인이 발전한 계기가 된 것일까요? 그 시절 작가들!!!! 타임머신을 타고 가서 그 이유를 직접 들어보고 싶습니다^^

바람돌이 2022-11-14 15:20   좋아요 2 | URL
그래도 오스틴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게 자신이 아는 범위안에서는 최고의 성취를 결국 이루어내잖아요. 그거 안쉬운거 우리 다 아니까요. ^^ 메리 셸리가 프랑켄슈타인을 쓸 수 있었던건 당시 그녀의 집안이 예사롭지 않아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을 만날 수 있었던게 한몫 했을테고요. 그 이후 더 나아가지 못한건 전 퍼시 셸리와의 사랑의 도피가 제일 크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합니다. 말이 사랑의 도피지 그냥 불륜이잖아요. 요즘도 좋은 시각으로 보지는 않는데 심지어 퍼시 셸리의 아내는 임신한채로 자살했다고 하니 그 비난이 누구에게 다 갔겠어요. 전부다 메리에게 다 갔을걸요. 그게 그녀의 사회생활의 범위를 더 위축시키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들더라구요. ㅠ.ㅠ

조지 엘리엇은 좀 다르다니 또 기대되네요. 미들마치 1500페이지 진짜 굉장하던데 이게 또 왠 고집인지 전 축약폰은 읽기 싫은거예요. 마침 우리동네 도서관에 또 이 책이 있네요. 그래서 미들마치를 읽을까, 아니면 다른 분들처럼 물방앗간을 먼저 읽을까 또 고민하고 있습니다. 어떤 책을 읽을까 하는 행복한 고민요. ^^

레삭매냐 2022-11-14 09: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은 참 독서가로서
무서운 책이네요.

꼬리에 꼬리를 물게 하는.

다른 책들도 결국 같이 읽
어야 완성이 되지 않나 싶
습니다.

바람돌이 2022-11-14 15:21   좋아요 0 | URL
사실 모든 책이 그렇지 않나요? 어떤 책을 읽고 좋으면 그 작가의 다른 책도 읽고 싶고, 관련된 책도 읽고 싶고, 그러다보면 꼬리에 꼬리를..... ^^

잠자냥 2022-11-14 10: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최후의 인간>은 바람과 돌이 님 덕분에 패스하기로!

바람돌이 2022-11-14 15:21   좋아요 1 | URL
넵 패스하세요. 제가 왠만하면 이렇게 단정적으로 얘기 안하는데 이 책은 그렇습니다. ㅎㅎ

scott 2022-11-19 16: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이 북플에서 <최후의 인간>
최초로 완독 하신 분이 되셨네요!^^

바람돌이 2022-11-19 21:18   좋아요 0 | URL
이걸 기뻐해야 하는걸까요? 그래도 기쁘긴 기쁜거죠? 최초인데말이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