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 나는 이제 다르게 읽는다 - 도스토옙스키부터 하루키까지, 우리가 몰랐던 소설 속 인문학 이야기
박균호 지음 / 갈매나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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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수많은 소설을 읽으면서, 소설 속 인문의 세계를 들여다본 적은 있는가?

첵을 통해 소설에서 나오는 소재부터 배경까지 찬찬히 살펴보고 나니, 내로라하는 작가들의 작품들이 왜 찬사를 받는지 알 것만 같았다.

저자는 말한다, 소설은 가장 공을 들여 만든 정교한 이야기라고.




Ⅰ 역사의 단면을 다룬 벽돌책 도전하기


♣ 러시아 사실주의 문학, 시베리아를 담다


'러시아'를 생각하면 자연스레 연상되는 단어들이 떠오를 것이다.

애서가인 내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역시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이다.

그의 작품들을 살펴보면 연결되는 끝지점이 있는데 바로 '시베리아'이다.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의 드미트리도, 「죄와 벌」의 로댜도, 「부활」의 카튜샤도 시베리아 유형지로 향하게 되는 결말을 맞이한다.

실제 도스토옙스키는 고골에게 보내는 벨린스키의 편지를 낭독했다는 죄명을 받아 사형선고를 받았었다. 그의 나이 28살이었다.

다행히 사형 집행은 취소되었지만 4년을 감옥에서 보낸 후, 시베리아로 보내져 4년 동안 복역했어야만 했다.

「죽음의 집의 기록」은 도스토옙스키가 시베리아에서 복역했던 경험을 토대로 지은 소설이다.

저자는 특히 시베리아 유형지에는 또 다른 세상이 연결될 것이라 생각했기에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과 「죄와 벌」의 주인공이 시베리아 유형을 떠나면서 소설이 끝났다는 점을 아쉽게 보고 있었는데 다행히 그 궁금증은 책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바로 「시베리아 유형의 역사」이다.

사실 나 또한 이 책을 통해 처음 보게 되는 책이라 드미트리, 로댜, 카투샤의 유배 생활을 엿볼 수 있었다.


시베리아는 아시아계 민족이 거주하며 수렵과 유목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곳이다.

러시아에게 있어서 시베리아는 모피와 지하자원을 조달하는 식민지에 불과했는데 표도르 1세가 시베리아를 영토로 합병하고 예카테리나 2세가 시베리아 행정청을 러시아 중앙 행정체제로 대체하면서 공식적으로 러시아의 영토가 되었다.

17세기 러시아에서 중범죄는 대부분 사형으로 다루어졌으며, 있었긴 해도 드물었던 유형 제도가 1649년 전국주민회의법전에서 시베리아 유형으로 공식 등장하게 되었다.

이는 지주에게 속한 농노가 이동할 수 있는 권리를 빼앗고 시베리아라는 지역을 유배지로 삼는 법안이었다.

광활하고 척박한 땅에서 사람이 살 만한 땅으로 개척을 할 수도 있고 무엇보다 통제로 공포감을 줄 수 있으니 시베리아 유배형은 러시아 정부입장에서 매우 이득인 셈이었다.

또한 앞서 언급했던 도스토옙스키에 관한 내용처럼 러시아 권력 체제를 비판하는 위험인물들을 손쉽게 사회에서 격리시키려면 시베리아 유배만 한 것이 없었다.

이렇다 보니 17세기 중반부터 사형보다 시베리아 유배형이 더 많아져 시베리아는 유배의 땅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 로맨스 소설에 가려진 노예들의 삶


「맨스필드 파크」를 책으로 혹은 영화로 본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책은 읽었지만 아직 영화는 보지 못해 영화는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겠지만 책과 영화의 내용은 살짝 다르게 흘러간다고 한다.

(책으로) 짤막하게 소개해보자면… 가난한 집안환경에서 성장한 주인공 패니는 이모네집이 있는 맨스필드 파크로 보내지게 된다.

이모부는 엄하고 이모는 무신경하고 큰이모는 구박하고 사촌들 또한 무관심으로 그녀를 대하니 모든 것이 낯설어 쉽게 적응하지 못하지만 사촌오빠 에드먼드만이 유일하게 그녀에게 마음을 써주었다.

고향을 그리워하며 적응하기 힘들어했던 패니는 점점 굳건한 마음을 지닌 사람으로서 성장하게 된다.

이후 잔잔했던 맨스필드 파크에 스캔들이 터지는데, 결론만 말하자면 에드먼드를 사랑했던 패니는 결국 그와 결혼을 하게 된다.

책 「맨스필드 파크」에서는 이모부가 엄하고 가부장적이어도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것으로 표현되지만 영화 「맨스필드 파크」에서는 남미에 위치해 있는 자신의 농장에서 일하는 노예를 학대하고 성폭행하는 사디스트로 표현된다고 한다.

소설에서 다루지 않는 노예 무역을 영화에서는 여실히 나타내어 사회의 부조리를 보여준다고 한다.


책에서는 노예 무역이라는 단어가 한 번밖에 나오질 않아 제인 오스틴을 비판하는 비평가들도 더러 있다.

제인 오스틴은 과연 노예 해방에 관심이 없었을까?

소설의 배경이 된 시대는 1800년대로 장남과 함께 안티과로 떠난 해가 1806년이었는데, 1806년은 영국 의회가 노예 매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값싼 노동력으로 운영되던 농장들이 경영난에 부딪히고 있었다.

즉, 출간되기 이전부터 노예 문제는 영국 사회의 큰 쟁점이었던 것이다.

식민지에 농장을 소유했던 이모부 토마스 경이 의회의 일원이었다는 설정 자체가 노예제도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책으로 접해서 노예 무역에 초점을 두지는 않았었다.

줄거리의 흐름에 따라 읽었기에 그러려니 했었는데, 글을 읽고나니 무엇이든 깊게 살펴볼 필요는 있겠구나 싶었다.

어떤 부분으로든 '연결'되기 때문이다.

덧붙여 저자처럼 노예 무역과 농장체제에 대해 궁금해졌다면, 마커스 레디커의 「노예선」을 살펴보면 된다.

비슷한 맥락으로 선장과 선언, 노예의 시각에서 심층 분석했기에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Ⅱ 복잡한 인간 내면의 소우주 이해하기


♣ 예술의 불멸하는 재료, 질투


출간한 지 80년이 지났지만 대중들에게 뮤지컬이나 영화로 끊임없이 선보이고 있는 작품이 있으니, 바로 대프니 듀 모리에의 「레베카」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전 연인이나 배우자에게 질투심을 느끼는 증상을 뜻하는 레베카 증후군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고아로 자라 귀부인의 하녀였던 '나'는 한 홀아비와 사랑에 빠져 결혼에 성공하지만 모두가 전 부인이었던 '레베카'를 사랑하고 잊지 못해 대놓고 무시를 당한다.

모두가 레베카만을 신봉하니 자존감 또한 바닥으로 추락하여, 스스로 레베카보다 예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끊임없이 질투심에 시달린다.

이 모든 것이 하녀가 꾸민 계략이지만 '나'는 남편에게조차 한 여자로 취급받는 게 아니라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레베카가 앉았던 자리에서 앉아야 했고 레베카가 사용했던 식기를 이용해 식사해야 했고 레베카가 사용했던 물건들을 그대로 사용해야만 했다.

직접 대면한 적도 없는 레베카이지만 상황 자체가 더 몰고간 것이었다.

그러나 남편의 진심을 마주하고 나니 '나'가 가졌던 질투심은 모두 사라지게 되었다.


질투가 얼마나 사람의 정신을 피폐하게 만드는지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질투에는 샤덴프로이데가 존재한다.

'나'를 불행하게 만들었던 레베카가 불행해지니 이는 곧 '나'의 행복으로 연결되었다.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던 자존감이 올라가니 '수습 하녀'에서 '엄격한 여주인'으로 스스로를 승격시켰고 남편 맥심이 저지른 살인마저도 감싸안는 대담함까지 보여준다.

샤덴프로이데 Schadenfreude 는 남의 불행이나 고통을 보면서 느끼는 기쁨을 말하는데 상처를 뜻하는 Schaden과 즐거움을 뜻하는 Fredue의 합성어이다.


질투에 능한 사람들은 삶에서 사소한 질투가 끊이질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시기나 질투가 나 자신에게 큰 영향을 준다면 문제가 된다. 「레베카」의 주인공 '나'처럼.

'나' 자신을 잃지는 말아야 한다. 즉, 적정선이 중요한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조건이나 상황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니 경쟁사회 속에서 질투는 당연히 느낄 수 있는 감정이라 생각한다.

심지어 신들도 질투를 하였다. 질투의 여신이 던져놓고 간 황금사과때문에 트로이 전쟁까지 일어나지 않았는가.

질투는 사람의 타고난 본성 중의 일부이며 인간이 존재하는 한 없어지지는 않을 감정 중 하나인 것이다.




Ⅲ 아는 만큼 빠져드는 일상의 인문학


♣ 고양이, 인류 이전 신의 대리인


저자가 어린 시절 에드거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를 읽고선 막연하게 고양이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후 다시 읽어보니 생각이 달라졌다고 한다.

「검은 고양이」의 주인공이 벽에 넣고 묻어버린 고양이가 끝내 살아남아 비명을 지르는 바람에 아내를 죽인 범죄가 탄로나게 된 이야기인데, 그 기억만 가지고 있으니 당연히 무서웠을 것이다.

그런데 다시 읽고보니 그제서야 보였던 것이다.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버린 주인공이 고양이를 일방적으로 학대했다는 사실을.

고양이 플루토는 애교도 많고 주인을 잘 따랐으며 심지어 외출할 때도 주인을 따라 나오려고 했다.

개는 주인과 한시도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지만 고양이는 자기 생활도 매우 중요하기에 혼자 있는 시간이 더 많은 편이다.

그런데 플루토는 고양이임에도 불구하고 개과였다.

「검은 고양이」를 읽을수록 고양이의 참모습이 궁금해진 저자는 「고로 나는 존재하는 고양이」를 펼치게 되었다.


과거 서양에서는 검은 고양이를 마녀로 생각했었지만 고대 이집트에서는 국보 그 자체였다.

이집트인들이 특히 귀히 여긴 이유는 건조한 사막에서 사람과 가축의 목숨을 노리는 코브라를 고양이만이 유일하게 잡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곡식과 목숨을 지켜주는 고양이에게 신앙의 권위까지 부여하게 된다.

개는 사냥을 할 수 있어 구석기 시대부터 인간의 동료가 되었었다.

이후 농사를 짓는 신석기 시대가 왔고 쥐로부터 식량 창고를 보호하게 되면서 고양이가 뒤늦게 인간의 가족이 되었던 것이다.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워본 적은 없지만 외가집에 가면 방학 때마다 강아지와 시간을 보냈다.

단독주택이라 옥상에 가끔씩 길고양이가 지나다니긴 했지만 그뿐이었다.

주변에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도 없어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었는데 미국에 잠시 머물렀을 때 함께 했던 고양이덕분에 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었다.

침대에 비스듬히 누워 TV를 보고 있으면 조용히 내 곁으로 다가왔고 shake it, shake it, hands를 하면 발톱을 감춘 채 뽀송뽀송한 젤리를 뽐내며 앞발을 손 위에 올려놓아 주었다.

깨끗하고 깔끔한 것은 물론 조용하고 애교많은 고양이를 보며 처음으로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을 정도였다.


어제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고양이 연쇄살해범, 캣 프레데터를 조명하였다.

재작년 봄, 포항 한 대학교에서 나무 위에 물체를 보곤 모두가 기겁했다고 한다. 잔혹하게 살해된 고양이의 사체였던 것이다.

심지어 고양이를 십자가에 못 박거나 잔인하게 사체를 훼손시키기까지 했는데 경찰의 잠복 수사 끝에 한 남성을 체포하게 되었다.

그는 고양이에게 분노를 표현하였지만 사실 그 대상은 사람들이었다는 사실에 소름이 끼쳐 너무 무서웠었다.


성경에서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며 신을 대신해서 세상을 다스릴 임무를 맡겼다고 하지만 사실 그 임무는 사람이 아닌 고양이에게 처음 맡겨졌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중국 고대 신화에서는 신이 세상을 창조한 다음 동물들을 관리하고 세상이 올바르게 돌아갈 수 있도록 관리하는 일을 고양이에게 맡겼다고 전해진다.

왜일까? 생각이 많고 사색을 즐겼으며 신과 소통하고 다른 동물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능력까지 선사받았기 때문이다.

이후 세상 돌보기보다 따뜻한 햇볕 아래 낮잠 자는 것이 더 좋았던 고양이가 그 다음으로 사람을 신에게 추천했다고 전해진다.

저자는 중국 신화를 통해 고양이에 대한 3가지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첫째, 고양이가 원래 언어 체계를 가졌던 동물이라는 사실이다.

둘째, 고양이는 어쩌면 인간보다 더 똑똑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셋째, 우리는 고양이가 쓸데없이 잠을 많이 자는 모습에서 고양이가 철학적인 동물이라는 점을 잡아내야 한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맞을 수 있다.

정신 활동은 육체 활동만큼이나 에너지를 소비해야 하는데 고양이를 보면 하염없이 뭔가를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

게을러 보여도 매우 정신적이고 철학적인 동물이 사실인가보다.

특히 미국에서 고양이와 함께 하며 나를 이해한다고 생각했던 게 한 두번이 아니었는데 첫번째 이유를 보니 우연은 아니었나보다.




'책이 책을 불러 일으킨다.'

'인문학적 견문이 넓어지는 느낌이 든다.'


책을 읽고나니 이 생각부터 번득 들었다.

『오십, 나는 이제 다르게 읽는다』에서 나온 책들을 이미 읽었다면 충분히 배경지식이 되어 새롭게 혹은 덧대어 해석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다.

읽지 않았어도 어려움은 없지만 아마 그 내용이 궁금하여 언급되었던 책들이 어느새 책장에 꽂혀져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의 독서습관 중 하나인 재독에 확신을 들게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한 시대를 대표했던 작가가 쓴 고전 소설이라면 꼭 '재독'하기를 추천한다.

성장하면서 자연스레 생각의 깊이도 깊어지는데 이 때 읽고 보는 것들이 전부 새롭게 해석되기 때문이다.

단순히 책 제목만 보고 머뭇거릴 필요가 없다. 성인이 되었다면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여담으로, 책 속의 책을 풀어쓰자니 혹여나 안 읽은 사람들도 있겠다 싶어 나도 모르게 작품마다 줄거리를 쓰고 있었다.

알라딘에서 진행했던 북펀드였던 도스토옙스키 컬렉션 덕분에 「죄와 벌」부터 「가난한 사람들」, 「백치」, 「악령」,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까지 재독할 수 있었는데 「죄와 벌」과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은 거의 다 쓰는 바람에 내용이 너무 길어져 따로 빼놔 저장해놨으니 이는 따로따로 작성해 또다른 리뷰로 업로드 할 예정이다.


나도 꽤 많은 책을 읽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중에서 딱 절반밖에 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마주하고 하니 더 많이 보고 읽어야겠구나 싶었다.

특히 아직 보지 못했던 고전소설 위주로 섭렵해야겠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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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7 19: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나의책장 2022-12-16 19:25   좋아요 0 | URL
댓글을 이제야 봤어요! 감사합니다^^
요새 날씨가 정말 추워요. 감기 조심하세요♥

PersonaSchatten 2022-08-07 21: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레베카도 사두고 읽지 않았는데 얼른 읽어봐야겠네요.

하나의책장 2022-12-16 19:26   좋아요 1 | URL
오 정말요? 전 재미있게 읽었었거든요!ㅎㅎ
Persona님 마음에도 쏙 들 거예요♥
 




주마다, 월마다 기록하는 책탑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 백승영

#니체는이렇게말했다 #백승영 #세창출판사


문학적 방식을 통해 니체 철학을 전달하고자 하는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는 '긍정의 철학'에 접근하는 길을 보여주고 있다.

988쪽의 벽돌책, 제대로 된 철학책 한 권을 읽고 싶어 집어들었다.

글쓰기 노트에 마구잡이로 써넣으며 읽고 있어서 이 책의 서평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나 고민중이다.








『오십, 나는 이제 다르게 읽는다』 | 박균호

#오십나는이제다르게읽는다 #박균호 #갈매나무출판사


저자는 말한다.

좋은 소설 한 권을 읽는 것은 뛰어난 인문학 서적 여러 권을 읽는 것과 같다고. 그리고 이는 곧 소설 인문학이라고.

다 읽은 이 책은 엄마께도 한 번 읽어보시라고 권할 예정이다 :D









『그래봤자 책, 그래도 책』 | 박균호

#그래봤자책그래도책 #박균호 #소명출판


누군가에게는 이슈, 누군가에게는 더는 보고 싶지 않은 일이 되어버리지만 그래도 결국엔 ‘책은 책’이라는 점이 잘 드러나는 책이다.

앞서 『오십, 나는 이제 다르게 읽는다』를 읽다가 생각이 나서 다시금 꺼내 읽었봤다.

마무리하지 못한 서평 중 하나였는데 이제야 살을 제대로 붙일 수 있을 것 같다.







『하들리와 그레이스』 | 수잔 레드펀

#하들리와그레이스 #수잔레드펀 #밝은세상


하들리와 그레이스, 두 여성이 각자 주어진 환경 속에서 자신과 자신의 가족들을 위해 좌절을 극복하며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이다.

지루함없이 쭉 읽기 좋은 소설이라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후루룩 읽어버렸었다.







『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 E. M. 델라필드

#어느영국여인의일기 #EM델라필드 #이터널북스


탄생 이후 100여 년 동안 한 번도 절판되지 않은 ‘어른 맛’ 원조 <브리짓 존스의 일기> 국내 첫 번역 · 출간!

100여 년 전의 시대상과 영국 지방 소도시의 생활상을 엿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으며 100여 년 전 영국 여인의 삶에서 우리의 자화상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현재 펀딩으로만 출간된 책이라 서점에는 풀리지 않았지만 곧 서점에서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을 전할 땐 스칸디나비아처럼』 | 카타리나 몽네메리

#마음을전할땐스칸디나비아처럼 #카타리나몽네메리 #안현모 #가디언


알고 나면 재미있고 알고 있으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 바로 관용구이다.

언어의 세계를 풍부하게 만들어 주는 관용구!

특히 접하기 힘든 이상하고 환상적인 스칸디나비아 명언의 세계가 궁금하다면 바로 이 책이다.



『마음을 전할 땐 스칸디나비아처럼』 ▶ https://blog.naver.com/shn2213/222839678705




각 책에 관한 서평을 올리기 전 맛보기용으로 올려보는 책탑 시-리-즈!

이번주에 읽은 책만 여섯 권인데 병원에 갔다오면 이상하게 녹초가 되는 바람에 노트북 앞에 앉아있을 수가 없어 내일부터 다음주까지 잘 마무리하여 업로드할 예정이다.

세상에는 어쩜 이리도 좋은 책들이 많은지! 너무 많아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이다!

게을리하지 않고 꾸준하게 써내려서 언젠가 빛을 봐야 할 나의 책도 누군가에게 '좋은'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 ꔷ̑◡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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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8-07 08: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 엄청 두껍네요 ^^ 몸도 안좋으신데 한주에 여섯권이나 읽으셨군요. 하나님도 책을 쓰셨군요~!! (쓰고 계시는건가? ㅎㅎ) 완전 궁금합니다~!!

하나의책장 2022-11-30 09:17   좋아요 1 | URL
하핫😅 ‘언젠가‘를 위해 열심히 쓰고 있습니다ㅎㅎ
오늘 날씨 너무너무 춥죠? 감기 조심하세요❤

바람돌이 2022-08-07 12: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탑 사진이 너무 감성저격입니다. 진짜 예쁜 사진이에요. 대충 쌓아놓고 아무렇게나 찍는 저랑 너무 차이나서 잠시 절망... ㅠㅠ 일주일에 6권이라니 대단한 독서력입니다. 👍 그것도 벽돌책을 끼워서라니요. 아 나도 분발해야지 하고 생각하네요.

하나의책장 2022-11-30 09:20   좋아요 0 | URL
앗, 별 거 없는 사진에 감성까지ㅠ
바람돌이님께서 그저 예쁘게 봐주신 것 같아요ㅎ
틈틈히 읽는 독서를 좋아해서, 시간날 때마다 책부터 드는 것 같아요.
하루에 두세권도 거뜬히 읽어 일주일에 열권을 넘길 때도 많은데 열권이 넘어가면 나눠서 찍고 있어요 :D
오늘 날씨 정말 추워요. 옷 따뜻하게 입으시고 감기 조심하세요❤
 
마음을 전할 땐 스칸디나비아처럼 - 은유와 재치로 가득한 세상
카타리나 몽네메리 지음, 안현모 옮김 / 가디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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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특별하게 배우지 않아도 '대화'를 통해 습득할 수 있는 것이 있으니, 바로 속담이다.

관용구를 많이 알아야 언어의 세계가 풍부해지기에, 우리는 언어를 배울 때 단어와 함께 관용구를 함께 공부하게 되는 것이다.

영미권 관용구의 경우, 시험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이기에 학창시절부터 영단어와 함께 배우고 익히니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스칸디나비아 관용구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는가?

북유럽식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스칸디나비아 관용구를 두어 번 접한 적은 있지만 이에 관련하여 자세하고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은 없었다.

그! 런! 데! 그런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알고 나면 재미있고 알고 있으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

이상하고 환상적인 스칸디나비아 명언의 세계에 푹 빠져보자!


저자, 카타리나 몽네메리는 스웨덴 남부에서 태어나 자랐으며, 그곳에서 자연을 만끽하고 카다멈빵을 먹으며 바다에서 수영하는 것을 좋아했다. 옥스퍼드와 런던에서 오랫동안 출판업에 종사했다. 영국에서 생활하며 스칸디나비아반도 인근 나라들의 문화가 매우 독특하고 유별나 보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특히 최근 일부 국가에서 스웨덴 문화를 특이하게 여긴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스웨덴 친구는 왜 그렇게 말을 했을까?” 이에 대한 의문에 그는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면 마음도 통할 것이라 믿는다. 세상을 연결하는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것이 언어라는 것을 많은 이에게 전하고 싶다. 그녀는 2019년 영국에서 스웨덴으로 돌아와 연인과 함께 말뫼에서 생활하고 있다.


역자, 안현모는 대학에서 언어학을 공부했고, 대학원에서 통번역을 전공했다. 익숙함과 낯섦이 포옹하듯 균형을 이루는 짜릿하면서도 안정적인 감각을 좋아한다. 그래서 매일의 일상을 사랑하고 아끼는 만큼 온 세상을 누비고 여행하는 것을 즐기며, 그 안의 사람들과 주고받는 모든 언어와 소통에서 소중한 희열을 느낀다.




♠ 작은 냄비에도 귀가 달렸잖아 Even small pots have ears

이렇게 보면 무슨 뜻인지 상상이 가는가?

아마 이 문장을 보면 단박에 눈치챌 것이다.

Walls have ears!

벽에도 귀가 있다라는 관용구가 있듯이, 스웨덴에도 비슷한 숙어가 있는데 바로 '작은 냄비에도 귀가 달렸잖아!'이다.

(참고로 스웨덴에서는 조리용 냄비 손잡이를 '귀'라고 부른다.)

이 표현은 아이들이 가까이에 있으니 특히나 대화를 조심하자는 뜻에서 사용되고 있다.


집에 있을 때, 영화를 하루종일 틀어놓는 편이다. 보는 것이 아닌 듣는 용으로.

마침 Disney의 Sleeping Beauty를 듣고 있었는데 Flora, Fauna, Merryweather의 대화 중에 이 문장이 나와서 그대로 옮겨봤다.


Fauna: Well, perhaps if we reason with her.

Flora: Reason?

Merryweather: With Maleficent?

Fauna: Well, she can't be all bad.

Flora: Oh, yes, she can!

Merryweather: Ooh, I'd like to turn her into a fat, old hoptoad.

Fauna: Now, dear, that isn't a very nice thing to say.

Flora: Besides, we can't. You know our magic doensn't work that way.

Fauna: It can only do good, dear, to bring joy and happiness.

Merryweather: Well, that would make me happy.

Flora: But there must be some way.

Flora: There is!

Fauna·Merryweather: There is?

Merryweather: What is it, Flora?

Flora: I'm going to-

Flora: Shh, shh, shh, shh, shh!

Flora: Even walls have ears.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를 우리는 Walls have ears!로도 활용할 수 있다.

어른들끼리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아이들이 가까이에 있다면 스칸디나비아식 관용구도 사용해보자.

Even small pots have ears!




♠ 늪지의 부엉이로군 Owls in the bog

부엉이는 역사적으로 지혜, 지성을 상징하고 있다.

그런 부엉이가 늪지에 빠졌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덴마크에서는 수상쩍은 일이 벌어지고 있을 때, Owls in the bog로 표현한다.




♠ 간에서 곧바로 말하자면 Talk straight from the liver

스칸디나비아인들은 대부분 말을 직설적으로 하지 않는다.

굳이 말을 직설적으로 하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노르웨이 사람일 것이다.

노르웨이에서 자주 사용하는 말 중 하나가 바로 Talk straight from the liver이다.

간이 신체의 느낌과 감정의 중추라고 믿었던 시절에서 유래하여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말한다는 뜻으로 쓰인다.




♠ 골짜기에 무민이 없네 Not all the Moomins are in the valley

무민을 보고 있으면 그저 사랑스럽고 편안한 기분이 든다.

무민과 관련된 동화책들은 당연히 하나의 책장에 꽂혀져 있고 무민과 관련된 프로모션이 나오면 꼭 챙겼을 정도로 무민이 너무 좋다.

핀란드의 대표적인 캐릭터 무민!

핀란드 문화와 디자인의 필수 아이콘이니 관련 관용구가 있다는 게 너무 신기해 머릿속에 바로 입력했다.


Not all the Moomins are in the valley

무민들이 무민 골짜기에 없다?

무민이 무민 골짜기에 없다면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뜻일 것이다.

그렇다. 멀쩡히 보고 들었는데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쓰는 말이다.

The lights are on, but nobody's home과 같은 맥락이다.




♠ 자전거 타러 나온 Out cycling

In Copenhagen the re are more than half a million bicycle owners.

Were everyone to be 'out cycling' on the streets at once, it would be utter chaos.

'Out cycling' therefore suggests someone is completely bonkers.

One can only guess how many thousands of people survive the morning commute through sheer luck alone.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거주하는 사람들 중 자전거를 소유하는 사람들만 해도 50만이 넘는다고 한다.

자전거를 타러 다 나왔다고 하는 것은 결국 극심한 혼돈을 초래하지 않겠는가?

'자전거 타러 나온'은 단단히 미쳤음을 의미해 사람에게 수식어로 붙여서 사용하곤 한다.




♠ 얼음 위에 소가 없다 할지라도 No cow on the ice

아주 오래 전, 스칸디나비아에서는 소들이 1년 내내 자유롭게 들판을 배회하던 적이 있었다고 한다.

소에게 물을 먹일 때는 강가로 몰았었는데, 겨울에는 농부들이 소들을 위해 얼어붙은 호수에 구멍을 뚫어 물을 마시게끔 해놨다고 한다.

그런데 간혹 얼음의 두께가 너무 얇아 소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힘없이 깨져버렸었는데 그렇다해도 난리피울 정도는 아니였었다.

소의 엉덩이와 뒷다리가 단단한 바닥을 지지하고 있는 한, 꼬리를 힘껏 잡아당기면 충분히 물가로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상황을 빗대어 No cow on the ice는 누군가를 진정시키려고 할 때 긴장풀고 걱정하지 말라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가족 모임이 있던 어느 날이었다.

어른들은 아직이고 나와 동생, 사촌동생은 진즉 밥을 다 먹고선 기다리고 있었는데 고모부가 아이스크림 하나씩 사준다고 하셔서 식당을 나왔었다.

편의점으로 가는 길, 식당 바로 옆에 서점이 하나 있었는데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시곤 책 하나씩 사줄테니 골라보라는 말에 신이 나서 서점 안으로 들어갔다.

동생과 사촌동생은 재미있어 보이는 만화책으로 고르고 있던 중, 알록달록한 표지에 '속담'이라는 단어가 단박에 눈에 띄어 난 그 책을 단숨에 집어들었었다.

여담이지만, 그 책을 고른 내게 고모부는 책 읽는 걸 좋아하냐고 물으셨다. 그러자 나는 노는 것보다 책 읽는 게 더 좋아요라고 답했었고 그 날 이후 고모부는 위인전 세트를 사주셨었다. 그 때, 받았던 위인전은 물론 속담책까지 아직 보관하고 있다.

아무튼 집에 가자마자 속담책을 펼쳐 한 장, 한 장씩 읽어보는데 이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었다.

별 말 아닌 것 같은데 깊은 뜻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신기했었던 것 같다.

첫 시작이 '재미와 신비로움'이였으니 내게 관용구는 지금까지도 재미와 신비로움, 그 자체이다.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상을 휩쓸고 다녔을 때, 함께 했던 큰 조력자가 있었으니 바로 샤론최 통역가였다.

샤론최 통역가의 통역한 영상들을 보면 적절한 관용구를 활용해 대화를 이끌어 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관용구를 알면 알수록 언어의 내공이 한층 더 풍부해질 수밖에 없다.


휘게, 라곰 - 이미 책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어 우리에게는 익숙한 북유럽 라이프스타일이다.

「The prince and me」라는 영화에서도 덴마크 왕자인 에디에게 덴마크를 상징하는 것을 묻자 이렇게 대답한다.


I don't know anyone from Denmark.

I've never heard of anyone from there.

Have you?

Yeah, sure. Eddie?

Kierkegaard, Niels Bohr, Hans Christian Andersen.

Wow.

Hans Christian Andersen? Hans Christian Andersen?

Lars Ulrich.

From Metallica?

From Metallica.

Get out.

OK.

And Helena Christensen.

Whoa, whoa, wait a second.

The Victoria's Secret model?

Yes.

OK.

That's gotta be the coolest country in the world now.

You should be a superpower.


덴마크의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인어공주, 레고 블록부터 핀란드의 산타 할아버지와 무민, 스웨덴의 이케아, 노르웨이의 겨울왕국 그리고 아이슬란드까지.

저자의 말처럼 생각해보면 스칸디나비아와 관련하여 우리는 꽤 많은 것들을 이미 접하고 있다.

언젠가는 꼭 가봤으면 하는 여행지이기에 그 나라의 문화를 살펴보는 것 중 하나가 언어만한 것이 없어 이렇게 책을 펼치게 되었다.

북유럽식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스칸디나비아 관용구를 두어 번 접한 적은 있지만 영미권 관용구는 둘째치고 북유럽에 가지 않는 이상 이에 관련하여 자세하고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은 없었다.

이미 두번 읽었긴 했지만 요즘은 잠자기 전에 몇 페이지씩 보고 또 보기를 반복하고 있다.

책 본문 옆에는 그림과 함께 조그마한 글씨로 원문이 함께 실려 있어 덩달아 영어공부까지 할 수 있다.

이상하고 환상적인 스칸디나비아 명언의 세계에 푹 빠져있는 지금, 외국 문화와 언어에 관심있어하는 친구들을 위해 몇 권 더 구매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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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8-05 19: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칸디나비아의 명언 표현이 하나같이 다 재미있네요. 하나님 설명이 없으면 대부분 이게 뭐지 할거 같아요 ㅋ 역시 유럽은 스칸디나비아~!!

하나의책장 2022-09-12 11:51   좋아요 1 | URL
이 책 보고나니 특히나 더 여행가고 싶어지더라고요^^
장거리로 비행기 탄 지가 언제인지 벌써 까마득해요ㅠㅎㅎ

mini74 2022-09-08 09: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리뷰도 사진도 맛집 *^^* 하나님 축하드립니다 ~

하나의책장 2022-09-12 11:51   좋아요 1 | URL
리뷰, 사진 맛집이라니! 최고의 칭찬인걸요>.<
감사합니다, 미니님^^

거리의화가 2022-09-08 09: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항상 정성어린 사진과 글에 놀랍습니다^^ 이달의 당선 축하드려요!

하나의책장 2022-09-12 11:52   좋아요 1 | URL
사진은 몰라도 글에는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편인데, 알아주시니 너무너무 뿌듯해요ㅎㅎ
감사합니다^^

그레이스 2022-09-08 09: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하나의책장 2022-09-12 11:53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그레이스님^^

이하라 2022-09-08 13: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나님 축하드립니다.
즐겁고 행복한 추석연휴 되세요.^^

하나의책장 2022-09-12 11:54   좋아요 1 | URL
하라님, 감사해요^^
아쉽게도 연휴 마지막날이지만 행복하게 보내세요^^

새파랑 2022-09-08 16: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하나님 당선 축하합니다~! 즐거운 연휴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하나의책장 2022-09-12 11:54   좋아요 3 | URL
행복한 추석 연휴 보내셨나요?
이번에는 유난히 짧게 느껴져 쉬었다는 느낌을 더더욱 못 받았던 것 같아요ㅠ
연휴 마지막날이라 아쉽지만, 그럼에도 행복하게 보내세요^^

서니데이 2022-09-08 18: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즐거운 추석연휴 보내세요.^^

하나의책장 2022-09-12 11:55   좋아요 3 | URL
매번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도 행복하고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겨울호랑이 2022-09-12 16: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하나의책장님의 글을 통해 스칸디나비아 지역을 사랑하는 저자의 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이와 함께 베네루스 3국으로 통칭하는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3국이 저마다 자신들의 역사와 문화가 있는 것처럼, 스칸디나비아 일대 국가들의 같은 듯 다른 문화가 관용어 안에 녹아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하나의책장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

하나의책장 2022-11-30 09:22   좋아요 1 | URL
(이제서야 댓글을 답니다ㅠ)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님☺
오늘 날씨 정말정말 춥죠? 감기 조심하세요❤

러블리땡 2022-09-14 22: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나의 책장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

하나의책장 2022-11-30 09:21   좋아요 0 | URL
이제서야 댓글을ㅠ
러블리땡님, 감사합니다^^ 오늘 날씨 정말 추우니 옷 따뜻하게 입으세요❤
 
컬러愛 물들다 - 이야기로 읽는 다채로운 색채의 세상
밥 햄블리 지음, 최진선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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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전 세계 모든 디자인 업체와 디자이너가 수많은 색표가 정리된 팬톤의 컬러북을 한 권 이상 소장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상생활은 물론 언어, 과학, 산업, 디자인까지 모든 분야에서 영향을 끼치는 색!

"최고의 전략은 색이다!"라고 외치는 저자의 재미있는 색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저자, 밥 햄블리는 1990년 토론토에 본사를 둔 그래픽 디자인 회사 햄블리앤드울리(Hambly & Woolley)를 창업했다. 그 이전부터 오랜 기간 〈뉴욕타임스〉, 〈타임〉, 〈선데이 매거진〉 등 여러 매체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해왔다. 또한 북미 전역에서 수많은 수강생에게 디자인과 관련된 강의를 하면서 초빙 대상 1순위의 실력 있는 강사로 인정받았다.

현재 ‘컬러 스터디’라는 웹사이트를 운영하며 사진, 미술, 저술 등의 분야에도 집중하고 있다. 색은 그의 모든 활동에서 필수적인 부분이다.




색, 이야기의 시작


매년 12월이 되면, 색채 연구 기업인 팬톤에서 다음 해의 색을 선정해 "올해의 색"을 발표한다.

2000년부터 발표해 온 올해의 색은 패션계, 인테리어 업계 등에 큰 영향을 미치곤 한다.

PMS (The Pantone Matching System)는 팬톤에서 개발한 색상 표준 체계이며 디자이너가 색상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관리한다.

그렇다면 올해의 색은 과연 누가 선정하는 것일까?

올해의 색을 선정하는 과정은 매우 까다롭기로 소문났다.

먼저 올해의 색 선정위원회 컨설턴트가 런던과 파리, 밀라노 등 세계적인 패션 중심지에서 열린 패션쇼를 관람하면서 색상 동향을 파악해 트렌드를 분석하고 예술, 과학, 기술 산업까지도 면밀히 조사한다.

여기에 수많은 사진과 인터뷰까지 참고하며 분석한 뒤 수많은 관문을 넘어 올해의 색을 발표한다.


색은 우리에게 '자극'을 준다.

식食과 관련하여 생각해보자. 예컨대, 패스트푸드점이나 식당에서 기피하는 색상이 있다. 바로 파랑색이다.

파랑색은 실제 식욕을 떨어뜨리기도 해 한때 다이어터들에게 파랑색으로 뒤덮힌 음식 사진들이 유행하기도 했었다.

나아가 색은 우리를 위험한 어떤 것으로부터 미연에 보호해주기도 한다.

공사장이나 도로 위에서 일하시는 분들 생각해보라. 형광색이 단번에 떠오르지 않는가?

물론 경찰관들도 마찬가지다.

항구에 수출입하는 컨테이너박스도 대부분 색이 통일되어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컨테이너가 햇빛에 장시간 노출되면 컨테이너 색깔에 따라 내부 공기가 바뀌기 때문이다.

화물을 수송하는 과정에서 온, 습도가 변하게 되면 크게 영향을 받게 되니 어두운 색은 태양열을 흡수해 컨테이너 내부 온도와 습도를 높여주고 흰색, 회색, 노란색 등 밝은 계열은 햇빛을 굴절시켜 컨테이너 내부를 어느 정도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물품에 따라 컨테이너 색깔을 고려해야 하기에 화물 선적의 표준화된 지침이 마련된 것이다.

이렇듯 색은 알게 모르게 우리의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빨강 | 색을 향한 열정


엘리자베스 1세는 스페인 무적 함대와 싸우기 위해 씨독이라는 함대를 만들었었다.

씨독은 스페인 함대를 무력화시키고 값나가는 화물을 빼앗아 오는 미션을 받았으니 말만 함대지 여왕이 임명한 공식적인 해적이나 다름없었다.

당시 해군에 입대한 대원들 중에서도 특수부대의 차출되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

먹을 것도 걱정없을 뿐더러 포상금까지 넉넉했다.

무엇보다 잔뜩 죽어있는 연지벌레를 적군의 배에서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럭키 그 자체였다.

연지벌레는 인체에 무해한 작은 곤충으로, 연지벌레가 만들어내는 강렬한 붉은 색은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즉, 연지벌레는 금괴나 다름없었다.

스페인 함선 3척에 연지벌레 27톤이 있던 소식을 듣고 씨독이 난포한 사건이 있었다.

스페인인들이 300년 넘게 이 염료의 비밀을 숨겨왔지만 결국 이렇게 들통나버리게 된다.

그러자 유럽 전체에서 연지벌레의 가치를 깨닫고 이를 찾는 데 혈안이 된다.

18세기 후반, 염료 생산이 활발했을 때 연간 투입된 연지벌레만 해도 천억 마리에 달한다고 하니 상상이 가질 않는다.


빨강색은 특히나 수많은 제국을 빛내준 색이었기에 역사적으로도 돋보일 수밖에 없는 색이다.

사랑, 열정, 성공은 물론 분노, 승리까지 수많은 의미를 상징하기도 한다.

과거 부와 명예를 가진 사람들이 이 염료를 살 수 있어 왕족이나 귀족이 주로 입었지만 연지벌레로부터 추출한 코치닐 색소가 구해지기 쉬워지면서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이후, 합성염료가 개발되자 코치닐 색소는 그렇게 점점 묻혀갔다.

오늘날 '카민 카민산, 식용색소 적색 제40호'라고 표기되어 있다면 이는 코치닐 색소가 함유되었다는 의미이다.




노랑 | 10년을 정의하다


책상에 앉아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 테이블 위를 보니 노란색이 한눈에 보인다.

유리병 위에 꽂혀진 노란색 튤립, 노란색 별 모양의 무드등 그리고 노란색 드레스를 입고있는 벨 피규어.

이번에는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 책장을 살펴보니 노란색이 한눈에 보인다.

노란색 얇은 혹은 두꺼운 책들 그리고 전공책.

생각보다 내 방에 노란색이 많음을 느꼈다.


1960년대에서는 알록달록, 밝은 계열의 색상이 주를 이루었다. 그 흐름을 타고 노랑의 시대가 찾아왔던 것이었다.

처음 노란색은 파스텔 계열로 포함되어 꽃무늬 천이나 주방 벽에 사용되었는데 이제는 무언가를 대표할 수 있는 색으로 당당하게 자리잡았다.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은 <마릴린 먼로 초상>에서, 로이 리히텐슈타인은 만화의 한 장면을 확대해 그린 작품에 노란색을 사용했다.

노란색하면 곧장 떠오르는 게 있었으니 바로 스마일 버튼이다.

1963년 출시되자마자 행복의 상징이 되었으며 미소, 흐뭇함 그리고 따스함을 느낄 수 있다.

산업이 발달하며 60년대부터 색의 사용이 두드러지게 늘어났었는데 이 때의 세대들이 색을 이용해 자신을 표현했기 때문이다.

자제하거나 조용히 지냈던 전 세대와는 달리 자신들의 목소리를 필사적으로 드러내길 원했던 세대인지라 희망과 깨달음의 상징인 노란색은 60년대를 규정하는 색이라고 불릴 정도로 가장 빛을 발한 색이었다.




보라색 | 숭고한 대의


110여 년 전, 런던에서 에멀라인 팽크허스트와 동료들이 여성 참정권 운동을 위해 목소리를 내었다.

투료권을 쟁취하기 위해 한 목소리를 내었지만 조직 내 불화와 결집력 부족으로 그 여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1908년, 주간지 편집자 에멀라인 페틱 로렌스는 이 운동을 확대하기 위해 색깔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모두가 알다시피 보라색은 왕실을 상징하는 색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라색은 모든 참정권 운동가들 속에 흐르는 고귀한 피를 의미할 뿐만 아니라 자유와 존엄을 향한 본능을 나타냅니다. 흰색은 사생활에서든 사회에서든 결백한 삶을 살겠다는 의미이며, 봄의 상징인 초록색은 희망을 의미합니다."

그리하여 3만 명 이상의 여성이 하이드 파크에 집결해 보라색, 초록색, 흰색으로 물들이게 되었고 이 3가지 색은 공식적으로 여성 참정권 운동을 상징하게 되었다.

역사적으로 보라색은 권력자가 독점한 색상으로 야망, 품위, 독립을 뜻했었다.

미국에서는 용감한 군인에게 퍼플 하트 훈장을 수여하며 중국에서는 보라색이 불멸을 상징한다.

즉, 여성 운동가들이 보라색을 사용한 것은 굉장히 현명한 선택이었던 것이다.

보라색이 여성의 권익 운동의 대명사가 되기까지 시위 현장의 역할 또한 컸다.

어떤 로고나 휘장도 사용하지 않고 구호조차 외치지 않았다. 단지 색깔 하나로 위대한 과업을 이뤄냈던 것이었다.


보라색은 때로 풍자을 나타내기도 한다.

purple prose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 과장되고 그럴듯한 표현을 써서 독자들의 동정심을 유발해 관심을 끌려는 글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고대, 보랏빛 염료는 지중해에 서식하는 고둥의 분비물에서 얻었었는데, 약 28g의 염료를 얻으려면 25만 마리에 달하는 고둥을 채집해야 했다.

즉,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매우 비싼 가격으로 거래될 수밖에 없었다.

생산 과정도 까다로웠을 뿐만 아니라 어디서나 만들 수도 없었다.

레바논 남부 해양 도시인 티레가 염료의 주생산지여서, 티레의 이름을 따 티리언 퍼플이라고도 불렀다.

이렇다보니 왕족과 부자만이 티리언 퍼를로 염색한 옷을 입을 수 있었고 보라색을 걸치기만 해도 신분, 명예, 권위를 드러낼 수 있었다.

이러한 의미로 과시용 글이나 화려한 글귀를 purple prose, purple patch, purple passage라고 일컫는 것이다.




녹색 | 불편한 진실


"19세기 중반까지 중산층 거실에는 수조, 양치식물 수집함, 나비 박제 보관함, 해조류 모음집, 조개 수집함 등 박물학과 관련된 흔적이 가득했다."

빅토리아 시대 사람들은 자연에 매우 심취해 있었다.

어느 정도였냐면 당시 사람들이 자기 소장품을 늘리기 위해 시골과 해안가를 뒤지고 다닐 정도였다.

의자나 테이블에 자연 문양을 새겨넣거나 꽃잎과 초목이 어우러진 가구와 카펫을 제작하기도 했으며 벽지에도 온갖 종류의 꽃무늬 패턴을 집어넣었다.

벽지에는 자연의 느낌을 생생하게 주기 위해 초록색 계통이 주를 이루었다.

제조업자들은 자연의 색상을 구현해내기 위해 매혹적인 초록색을 계속해서 만들어냈고 그렇게 만들어낸 초록색이 바로 셸레 그린이었다.

그런데 셸레 그린의 인기가 정점을 찍을 무렵, 부유층에서 희한한 일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원인 모를 병에 걸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원인은 바로 벽지에 있었다. 특히 초록색 솜털무늬벽지는 벨벳 질감을 내기 위해 폐기된 모직물로 만든 분말을 붙였었는데 여기에 비소 함량이 엄청났던 것이었다.

벨벳 벽지의 독성으로 인해 특히 피해본 것은 어린 아이나 노인들이었다.

그러나 제조업체는 알면서도 쉬쉬했고 결국 사망하는 이들까지 나오자 결국은 시인하게 되었다.

벽지 외에도 녹색 유리잔, 녹색 페인트, 녹색 드레스에서도 비소가 발견되었고, 이렇게 비소의 위험성이 알려지게 되었다.




색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하나 더 할까 한다.

미 백악관이 왜 White House인지 아는가?

1792년 대통령 관저를 짓기 시작했었는데 당시 외벽 자재로 사암을 이용했었다고 한다.

외관에 훼손될 경우를 대비해 석회로 된 백색 도료를 표면에 바른 것인데 날씨에 영향을 받으면 변색될 것을 대비해 코팅 작업까지 했다고 한다.

주변의 빨간 벽돌 건물들과 다르게 백악관만은 새하얀 색이라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White House라고 별명처럼 부르게 된 것이다.

(참고로 착공 8년 후 존 애덤스 대통령이 첫 입주자가 되었다.)

1814년 영국군의 방화사건이 있었던 그 후, 수리를 어느 정도 끝내고 납 성분의 흰색 페인트를 칠해 복구공사를 했다고 전해진다.

그렇게 백년 후, 루즈벨트 대통령이 대통령 서한에 워싱턴 백악관 WHITE HOUSE-WASHINGTON이라는 문구를 새기라고 지시하면서부터 백악관은 단순 별칭이 아닌 정식 명칭이 된 것이다.


우리집은 BLACK HOUSE인지라 WHITE HOUSE로 꼭 바꾸고 싶었었는데, 작년에 드디어 회색 한방울 들어간 하양색으로 외관을 싹 페인트칠하고 마당에서 집으로 올라가는 계단만 블랙으로 포인트를 줬다.

마음같아선 집 전체적인 분위기는 화이트 톤을 유지하되 내 방은 핑크+베이지 톤으로, 나머지 방들은 베이지 톤으로 집을 꾸미고 싶은데 단독주택을 당장 리모델링할 순 없기에 러그, 커텐 그리고 작은 소품들로 방의 색감을 잡았다.

집에 있어도 항상 바쁘다. 사부작사부작거리는 게 좋아 책도 읽어야 하고 공부도 해야 하고 그림도 그려야 하고 악기도 만져야 하고 식물도 돌봐야 하고 그리고 집정리도 해야 하기에 파워집순이인 나에게는 집이란 공간이 매우 중요하다.

오래 머물고 싶은 안락하고 따뜻하면서도 밝고 환한 공간을 만들고 싶은데, 그 분위기를 낼 수 있는 것이 바로 '색'이다.


우리의 세상은 무수히 많은 색으로 둘러싸여져 있다.

심리적인 영향은 물론 특정 색채를 통해 세대를 나타내기도 하고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즉, 단순히 보여지는 것외에 각 색마다 특성과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참 신기하지 않는가?

합성염료가 개발되기 전에는 빨강색을 작은 벌레에서 추출했다는 사실이. 그리고 그 작은 벌레가 불러일으킨 파장이.

일상생활은 물론 언어, 과학, 디자인까지 모든 분야에서 영향을 끼치기에 알아둘수록 좋은 것 같다.

그래서 저자는 말한다.

"최고 전략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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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맥브라이드 저자, 민지현 역자 / 미래지향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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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아마존 2020년 분야 베스트셀러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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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 윈프리 2020년 북클럽 선정 도서


타이틀만 봐도 한껏 기대감을 올려주는 책으로 내용은 더 실망시키지 않는다.

한 총격사건이 불러 일으킨 거대한 바람은 우리에게 '이 책을 읽어야 할' 충분한 이유를 줄 것이다.


저자, 제임스 맥브라이드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재즈 뮤지션이며 1957년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버지와 폴란드 출신 유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브루클린의 빈민가 레드훅 지역과 퀸스의 세인트 올번스에서 열두 명의 형제들과 어린 시절을 보냈다. 뉴욕 공립학교를 졸업한 뒤 오하이오 주의 오벌린 음악학교에서 작곡을 공부했다. 또한 뉴욕의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저널리즘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보스턴글로브], [피플매거진], [워싱턴포스트] 등 여러 매체에서 기자로 활동하는 한편, 재즈계의 전설적인 인물인 지미 스콧의 반주자로 참여하는 등 색소폰 연주자로 활발한 활동을 했다. 또한 뮤지컬 음악 감독 겸 작곡가로도 명성을 날리며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에서 재능을 인정받았다.




총격


탕! 총격 사건이 일어났다.

1969년 9월의 어느 오후, 브루클린 남부의 커즈웨이 빈민 주택단지 광장에서 총소리가 울려 퍼졌다.

피해자는 열아홉 살의 딤즈 클레멘스로 마약 중개업자이며 가해자는 스포츠코트라는 별명을 가진 침례교회 집사인 쿠피 램킨이다.

칠십 일평생 적을 만들지 않았고 주민들로 이루어진 야구팀에서 코치로도 십여 년 넘게 이끌어왔던 사람이였기에 모두의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었다.

왜 악랄한 마약 딜러에게 방아쇠를 당긴 것일까?


"스포츠코트는 류머티즘 때문에 열이 났던 거야."

"스포츠코트는 말이야… 사악한 마법에 걸려 있어. 불길한 마력이 작용한 거라니까."

총격 다음 날, 은퇴한 도시 근로자부터 부랑자, 주부, 전과자 등이 공원 근처에 있는 벤치에 모여 총을 쏜 이유에 대해 온갖 추론을 펼치기 시작했다.

커즈하우스의 관리인인 핫소시지는 스포츠코트와 단짝 친구였는데, 그는 2년 전에 커즈하우스 야구팀과 워치하우스팀 간의 경기가 취소된 일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 했다.

스포츠코트와 같은 동에 사는 아이티인 요리사 도미니크 르플루어는 이렇게 중얼거렸다.

"스포츠코트가 평생에 한 번쯤은 대단한 일을 할 줄 알았어."

그렇다. 다들 추측에 불과할 뿐 스포츠코트가 딤즈를 쏜 이유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지만 도미니크 르풀루어가 한 말에는 모두의 마음이 담겨있었다.



스포츠코트


9동 주민 반 이상이 독감에 걸렸을 때, 스포츠코트 또한 심한 독감에 걸렸었다.

그 중 마이티핸드복음교회 집사가 세상을 떠나자 범범 자매는 스포츠코트 또한 요단강을 건널 것이라 말했지만 무사히 넘어갔었다.

몇 년 후, 스포츠코트가 세 번째 심장발작을 일으켰을 때 19동 주민인 지니 로드리게스가 가망이 없다고 했지만 또 무사히 넘어갔었다.

그 이후에도 여전히 스포츠코트는 죽은 목숨으로 정해진 것 마냥 주민들의 입에서 오르락내리락하였다.

일흔한 살인 스포츠코트는 아픈 곳이 매우 많았다. 통풍, 치질은 물론 류머티즘성 관절염 때문에 등이 심하게 굽어져 있었다.

왼쪽 팔에는 종양이 있고 사타구니에는 탈장으로 인해 장기가 삐져나와 있었다.

그렇게 그는 어린 시절부터 불운했지만 운이 좋았다.

즉, 걸어 다니는 재주꾼이자 불운의 대명사이자 살아 있는 재앙이었으며 의학적인 측면에서는 기적의 화신이었다.



헤티


그에게는 아내가 있었다. 아내의 이름은 헤티.

그녀는 1967년 폭설 내리던 날 세상을 떠났었다.

그 날 저녁, 헤티와 게 요리를 먹고 항구를 바라보다 잠자리에 들었었는데 한밤중에 헤티가 스포츠코트를 흔들어 깨웠다.

눈을 떠보니 방 안에서 빛 하나가 빙빙 떠도는 것이 아니겠는가.

헤티는 이를 보며 이 빛은 하나님의 빛이니 부두에 가서 달맞이꽃을 꺾어 온다며 잠시 나가게 된다.

부두에는 엘레판테가 있었기에 굳이 스포츠코트는 따라나가지 않았다.

엘레판테는 엘리펀트, 즉 코끼리라는 별명을 가진 이탈리아 출신으로 건설 및 트럭 운송업을 하고 있었는데 몸집도 크고 매우 음산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어 사악한 딤즈 패거리조차도 절대 엮이지 않으려고 한 인물이었다.

그렇게 밤새 아내를 기다리다 아침이 되자마자 아내의 발자국을 따라 부두로 따라나갔다.

그러나 물가에서 끊어진 발자국으로 인해 아내를 어디에서도 찾을 순 없었다.

그렇게 며칠 후, 엘레판테의 부하들이 부둣가 근처에서 물 위에 떠 있는 헤티의 시신을 발견하게 된다.

엘레판테의 부하들은 헤티의 시신을 건져내 모직 담요에 싼 뒤, 깨끗한 눈밭에 눕혀 스포츠코트를 데려와 말없이 스카치위스키 한 병을 건네주고 경찰을 불러준 뒤 사라졌다.

자기네와 무관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었다.

헤티가 교회에서 회계를 담당했었다.

성탄절에 선물을 사기 위한 성탄 기금은 물론 회계를 담당하면서 돈을 어디에 숨겼는지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었다.



딤즈


딤즈 클레멘스는 젊고 영리한 커즈하우스의 아들이었으며 마약을 팔면서 주민들이 만져보지 못할 정도의 돈을 벌고 있었다.

단순히 돈만 잘 버는 게 아니었다. 상류층 인사들과 친분이 있었을 뿐더러 괜스레 쓸데없이 딤즈의 이야기를 꺼냈다간 심하게 다치거나 이름 모를 뒷골목에 묻히기도 했다.



어메이징 브루클린


이야기가 재미있게 흘러가는 것은 지금부터다.

앞서 총격 사건이 일어났다고만 서술했지 피해자가 사망했다는 이야기는 쓰지 않았었다.

즉, 피해자는 죽지 않았고 다치기만 했다.

또한 모두가 추론했을 뿐이라고 서술했지 자초지종을 아는 사람은 없어보였다.

사실 광장에서 가해자는 가까운 거리에서 피해자에게 총구를 겨눴는데 그 때 열댓 명의 목격자가 있었다.


정확히는 열여섯 명의 목격자였다.

여호와의 증인, 아기를 안고 있던 세 명의 엄마들, 푸에르토리코독립협회의 이지, 위장 임무 수행중이던 경찰, 딤즈에게 마약을 사러 왔던 일곱 명의 고객들 그리고 파이브엔즈 교회에 다니는 세 명의 신도들이었다.

이들 중 누구도 총격에 대해 경찰에게 입을 열지 않았다.

세 명의 신도들, 그 날은 스포츠코트가 난생처음 설교하기로 예정되었던 날이었기에 신도들이 안내문을 나눠주고 있는 중이었다.

나머지는 그렇다쳐도 경찰은 정말 못 본 것일까?

위장 임무 수행중이던 경찰, 스물두 살의 이드로 제트 하드만은 커즈하우스에서 처음 배출한 흑인 수사관으로 제76관할구 소속이었다.

그는 딤즈 클레멘스에 대한 수사를 진행중이었는데, 클레멘스는 단지 하수인에 불과하였으며 그 끝에는 브루클린에서 악명 높은 이탈리아 범죄조직의 핵심인 조 펙이 있다는 무서운 사실을 알아냈다.

그 날, 주택국 소속 청소부 유니폼을 입은 제트는 빗자루를 들고 광장을 둘러보고 있었다.

광장에 있는 국기 게양대에서 딤즈가 앉아 있었고 그의 패거리와 고객들이 그를 둘러싸고 있었다.

그리고 스포츠코트가 보였다. 항상 미소지으며 중얼거리는 것이 일상이었으니 이상할 것도 없었다.

그 때, 스포츠코트가 야구 타자의 자세를 취하고는 공을 날리는 시늉이 눈에 들어왔다.

그 모습을 보고선 킬킬거리다 돌아서려는 순간, 왼쪽 주머니에서 녹슨 권총을 꺼내 오른쪽 주머니에 넣는 것을 순간 보게 된 것이었다.

문제상황이었다.

그렇게 10미터, 5미터… 중얼거림이 멈추자 제트는 훈련받았던 동작이 저도 모르게 나왔지만 신분이 발각되면 안 되기에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자연스럽게 행동하면서도 속으로 주민들이 얼른 광장을 떠나길 바랐다.

그렇게 몇몇 주민들이 자리에 일어났고 핫소시지는 물론 범범 자매까지 떠나자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마지막으로 지 자매가 떠났고 이제 이지만 떠나면 되었는데… 떠나질 않았다.

제트는 그저 겁에 질린 채 총성이 들리기만을 기다렸다.


"딤즈?"

"스포츠코트 아저씨! 오, 나의 아저씨."

"너 왜 요즘 야구를 안 하는 거냐?"

"야구?"

"그래, 야구."

"더 중요한 문제가 있어서요."

"야구보다 중요한 건 없어, 딤즈. 이유를 좀 알아야겠다. 이 커즈하우스에서 야구에 관한 문제라면 내 관할이니까 말이야."

"그 말은 맞아요, 스포츠코트. 야구 하면 당신이죠."

"나는 이 단지 역사상 최고의 심판이야. … 그리고 치즈를 가져오는 건 나야. 베드로도 아니고, 바오로도 아니고, 예수도 아니야. 바로 나란 말이다. 난 너에게 야구를 그만하라고 한 적 없어, 딤즈 클레멘스, 알아? 왜냐하면 네가 제일 잘하는 건 야구니까. 그런데 왜 야구를 하지 않는 거냐?"

"그만 가요, 스포츠코트."

"너 아직 대답 안 했어. 나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너를 가르쳤어. 주일학교에서도 가르쳤고, 야구도 가르쳤어."

"꺼지라고, 스포츠코트."

조금 떨어져 있던 제트는 그가 총을 가지고 있다고 외쳤다.

순간, 딤즈는 고개를 돌렸고 스포츠코트가 방아쇠를 당긴 것이었다.

이마를 겨냥하던 총알은 결국 빗나가 귀를 스쳤다.

이후 경찰관이 도착했지만 광장은 어느 순간 빈 광장이 되었고 옛 동료를 알아본 제트는 자신을 자연스레 연행해달라고 부탁했다.


모두가 스포츠코트를 걱정했다.

그만큼 신뢰했던 것이었다.

헤티의 죽음 이후, 교회 기금이 어디로 갔는지 모두 궁금해했다.

스포츠코트와 매일같이 대화를 나누던 사이이니 그는 알고 있지 않을까 했지만 사람들은 더이상 캐묻지 않았었다.

핫소시지는 자네가 딤즈를 쐈으니 달아나라고 했지만 스포츠코트는 정작 방아쇠를 당겼다는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자, 30달러. 내가 가진 전부야, 스포츠코트. 이걸로 버스표를 사서 어디로든 가."

"난 아무 데도 안 가."

"좋아. 그럼 이 돈은 내가 교도소로 자네 면회 갈 때 버스표 사는 데 쓸게. 그때까지 자네 목숨이 붙어 있다면 말이지."


총격 사건 이후, 조직 싸움으로까지 번지게 되어 그야말로 난리가 난리가 아닌 상황이 되어버린다.




아마존 2020년 분야 베스트셀러 1위 · 뉴욕타임스 2020년 최고의 도서 TOP 10 · 타임지 선정 올해 최고의 소설 TOP 10

왜 이런 타이틀은 가지고 있었는지 짐짓 이해가 되었다.

선진국이란 타이틀이 있더라도 미국은 여전히 공정한 사회라고 할 순 없다.

지금도 불공정한 사회 시스템이 지속되고 있기에 이를 소설에서 여실히 보여줬기에 사람들이 더 주목하며 읽은 게 아닐까 싶다.

미드 수사물을 보면 시즌 초기에 이러한 배경을 다룬 에피소드가 꽤 많다.

소설이지만 굉장히 현실적으로 사건을 다루었고 인물들의 이야기를 매우 잘 풀어내어 당시 미국 배경이 상상될 정도였다.


이 책은 특히나 인물들에 초점을 맞추어 읽게 되면 훨씬 더 몰입감 높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꽤 분량있는 책이기에 결말을 말하면 너무 허무해질 것 같아 함구하겠지만 Bad Ending은 아니다.


분량이 꽤 되는 책이라 읽던 도중에 멈추고 이어읽기를 반복하다 지난 주말에 자리잡고 앉아 제대로 다 읽을 수 있었다.

요새 자기계발서, 인문/철학서, 경영/경제서 위주로만 읽었었는데 제대로 소설 하나 읽었다는 보람이 느껴질 정도로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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