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이징 브루클린
제임스 맥브라이드 저자, 민지현 역자 / 미래지향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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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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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만 봐도 한껏 기대감을 올려주는 책으로 내용은 더 실망시키지 않는다.

한 총격사건이 불러 일으킨 거대한 바람은 우리에게 '이 책을 읽어야 할' 충분한 이유를 줄 것이다.


저자, 제임스 맥브라이드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재즈 뮤지션이며 1957년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버지와 폴란드 출신 유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브루클린의 빈민가 레드훅 지역과 퀸스의 세인트 올번스에서 열두 명의 형제들과 어린 시절을 보냈다. 뉴욕 공립학교를 졸업한 뒤 오하이오 주의 오벌린 음악학교에서 작곡을 공부했다. 또한 뉴욕의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저널리즘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보스턴글로브], [피플매거진], [워싱턴포스트] 등 여러 매체에서 기자로 활동하는 한편, 재즈계의 전설적인 인물인 지미 스콧의 반주자로 참여하는 등 색소폰 연주자로 활발한 활동을 했다. 또한 뮤지컬 음악 감독 겸 작곡가로도 명성을 날리며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에서 재능을 인정받았다.




총격


탕! 총격 사건이 일어났다.

1969년 9월의 어느 오후, 브루클린 남부의 커즈웨이 빈민 주택단지 광장에서 총소리가 울려 퍼졌다.

피해자는 열아홉 살의 딤즈 클레멘스로 마약 중개업자이며 가해자는 스포츠코트라는 별명을 가진 침례교회 집사인 쿠피 램킨이다.

칠십 일평생 적을 만들지 않았고 주민들로 이루어진 야구팀에서 코치로도 십여 년 넘게 이끌어왔던 사람이였기에 모두의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었다.

왜 악랄한 마약 딜러에게 방아쇠를 당긴 것일까?


"스포츠코트는 류머티즘 때문에 열이 났던 거야."

"스포츠코트는 말이야… 사악한 마법에 걸려 있어. 불길한 마력이 작용한 거라니까."

총격 다음 날, 은퇴한 도시 근로자부터 부랑자, 주부, 전과자 등이 공원 근처에 있는 벤치에 모여 총을 쏜 이유에 대해 온갖 추론을 펼치기 시작했다.

커즈하우스의 관리인인 핫소시지는 스포츠코트와 단짝 친구였는데, 그는 2년 전에 커즈하우스 야구팀과 워치하우스팀 간의 경기가 취소된 일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 했다.

스포츠코트와 같은 동에 사는 아이티인 요리사 도미니크 르플루어는 이렇게 중얼거렸다.

"스포츠코트가 평생에 한 번쯤은 대단한 일을 할 줄 알았어."

그렇다. 다들 추측에 불과할 뿐 스포츠코트가 딤즈를 쏜 이유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지만 도미니크 르풀루어가 한 말에는 모두의 마음이 담겨있었다.



스포츠코트


9동 주민 반 이상이 독감에 걸렸을 때, 스포츠코트 또한 심한 독감에 걸렸었다.

그 중 마이티핸드복음교회 집사가 세상을 떠나자 범범 자매는 스포츠코트 또한 요단강을 건널 것이라 말했지만 무사히 넘어갔었다.

몇 년 후, 스포츠코트가 세 번째 심장발작을 일으켰을 때 19동 주민인 지니 로드리게스가 가망이 없다고 했지만 또 무사히 넘어갔었다.

그 이후에도 여전히 스포츠코트는 죽은 목숨으로 정해진 것 마냥 주민들의 입에서 오르락내리락하였다.

일흔한 살인 스포츠코트는 아픈 곳이 매우 많았다. 통풍, 치질은 물론 류머티즘성 관절염 때문에 등이 심하게 굽어져 있었다.

왼쪽 팔에는 종양이 있고 사타구니에는 탈장으로 인해 장기가 삐져나와 있었다.

그렇게 그는 어린 시절부터 불운했지만 운이 좋았다.

즉, 걸어 다니는 재주꾼이자 불운의 대명사이자 살아 있는 재앙이었으며 의학적인 측면에서는 기적의 화신이었다.



헤티


그에게는 아내가 있었다. 아내의 이름은 헤티.

그녀는 1967년 폭설 내리던 날 세상을 떠났었다.

그 날 저녁, 헤티와 게 요리를 먹고 항구를 바라보다 잠자리에 들었었는데 한밤중에 헤티가 스포츠코트를 흔들어 깨웠다.

눈을 떠보니 방 안에서 빛 하나가 빙빙 떠도는 것이 아니겠는가.

헤티는 이를 보며 이 빛은 하나님의 빛이니 부두에 가서 달맞이꽃을 꺾어 온다며 잠시 나가게 된다.

부두에는 엘레판테가 있었기에 굳이 스포츠코트는 따라나가지 않았다.

엘레판테는 엘리펀트, 즉 코끼리라는 별명을 가진 이탈리아 출신으로 건설 및 트럭 운송업을 하고 있었는데 몸집도 크고 매우 음산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어 사악한 딤즈 패거리조차도 절대 엮이지 않으려고 한 인물이었다.

그렇게 밤새 아내를 기다리다 아침이 되자마자 아내의 발자국을 따라 부두로 따라나갔다.

그러나 물가에서 끊어진 발자국으로 인해 아내를 어디에서도 찾을 순 없었다.

그렇게 며칠 후, 엘레판테의 부하들이 부둣가 근처에서 물 위에 떠 있는 헤티의 시신을 발견하게 된다.

엘레판테의 부하들은 헤티의 시신을 건져내 모직 담요에 싼 뒤, 깨끗한 눈밭에 눕혀 스포츠코트를 데려와 말없이 스카치위스키 한 병을 건네주고 경찰을 불러준 뒤 사라졌다.

자기네와 무관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었다.

헤티가 교회에서 회계를 담당했었다.

성탄절에 선물을 사기 위한 성탄 기금은 물론 회계를 담당하면서 돈을 어디에 숨겼는지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었다.



딤즈


딤즈 클레멘스는 젊고 영리한 커즈하우스의 아들이었으며 마약을 팔면서 주민들이 만져보지 못할 정도의 돈을 벌고 있었다.

단순히 돈만 잘 버는 게 아니었다. 상류층 인사들과 친분이 있었을 뿐더러 괜스레 쓸데없이 딤즈의 이야기를 꺼냈다간 심하게 다치거나 이름 모를 뒷골목에 묻히기도 했다.



어메이징 브루클린


이야기가 재미있게 흘러가는 것은 지금부터다.

앞서 총격 사건이 일어났다고만 서술했지 피해자가 사망했다는 이야기는 쓰지 않았었다.

즉, 피해자는 죽지 않았고 다치기만 했다.

또한 모두가 추론했을 뿐이라고 서술했지 자초지종을 아는 사람은 없어보였다.

사실 광장에서 가해자는 가까운 거리에서 피해자에게 총구를 겨눴는데 그 때 열댓 명의 목격자가 있었다.


정확히는 열여섯 명의 목격자였다.

여호와의 증인, 아기를 안고 있던 세 명의 엄마들, 푸에르토리코독립협회의 이지, 위장 임무 수행중이던 경찰, 딤즈에게 마약을 사러 왔던 일곱 명의 고객들 그리고 파이브엔즈 교회에 다니는 세 명의 신도들이었다.

이들 중 누구도 총격에 대해 경찰에게 입을 열지 않았다.

세 명의 신도들, 그 날은 스포츠코트가 난생처음 설교하기로 예정되었던 날이었기에 신도들이 안내문을 나눠주고 있는 중이었다.

나머지는 그렇다쳐도 경찰은 정말 못 본 것일까?

위장 임무 수행중이던 경찰, 스물두 살의 이드로 제트 하드만은 커즈하우스에서 처음 배출한 흑인 수사관으로 제76관할구 소속이었다.

그는 딤즈 클레멘스에 대한 수사를 진행중이었는데, 클레멘스는 단지 하수인에 불과하였으며 그 끝에는 브루클린에서 악명 높은 이탈리아 범죄조직의 핵심인 조 펙이 있다는 무서운 사실을 알아냈다.

그 날, 주택국 소속 청소부 유니폼을 입은 제트는 빗자루를 들고 광장을 둘러보고 있었다.

광장에 있는 국기 게양대에서 딤즈가 앉아 있었고 그의 패거리와 고객들이 그를 둘러싸고 있었다.

그리고 스포츠코트가 보였다. 항상 미소지으며 중얼거리는 것이 일상이었으니 이상할 것도 없었다.

그 때, 스포츠코트가 야구 타자의 자세를 취하고는 공을 날리는 시늉이 눈에 들어왔다.

그 모습을 보고선 킬킬거리다 돌아서려는 순간, 왼쪽 주머니에서 녹슨 권총을 꺼내 오른쪽 주머니에 넣는 것을 순간 보게 된 것이었다.

문제상황이었다.

그렇게 10미터, 5미터… 중얼거림이 멈추자 제트는 훈련받았던 동작이 저도 모르게 나왔지만 신분이 발각되면 안 되기에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자연스럽게 행동하면서도 속으로 주민들이 얼른 광장을 떠나길 바랐다.

그렇게 몇몇 주민들이 자리에 일어났고 핫소시지는 물론 범범 자매까지 떠나자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마지막으로 지 자매가 떠났고 이제 이지만 떠나면 되었는데… 떠나질 않았다.

제트는 그저 겁에 질린 채 총성이 들리기만을 기다렸다.


"딤즈?"

"스포츠코트 아저씨! 오, 나의 아저씨."

"너 왜 요즘 야구를 안 하는 거냐?"

"야구?"

"그래, 야구."

"더 중요한 문제가 있어서요."

"야구보다 중요한 건 없어, 딤즈. 이유를 좀 알아야겠다. 이 커즈하우스에서 야구에 관한 문제라면 내 관할이니까 말이야."

"그 말은 맞아요, 스포츠코트. 야구 하면 당신이죠."

"나는 이 단지 역사상 최고의 심판이야. … 그리고 치즈를 가져오는 건 나야. 베드로도 아니고, 바오로도 아니고, 예수도 아니야. 바로 나란 말이다. 난 너에게 야구를 그만하라고 한 적 없어, 딤즈 클레멘스, 알아? 왜냐하면 네가 제일 잘하는 건 야구니까. 그런데 왜 야구를 하지 않는 거냐?"

"그만 가요, 스포츠코트."

"너 아직 대답 안 했어. 나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너를 가르쳤어. 주일학교에서도 가르쳤고, 야구도 가르쳤어."

"꺼지라고, 스포츠코트."

조금 떨어져 있던 제트는 그가 총을 가지고 있다고 외쳤다.

순간, 딤즈는 고개를 돌렸고 스포츠코트가 방아쇠를 당긴 것이었다.

이마를 겨냥하던 총알은 결국 빗나가 귀를 스쳤다.

이후 경찰관이 도착했지만 광장은 어느 순간 빈 광장이 되었고 옛 동료를 알아본 제트는 자신을 자연스레 연행해달라고 부탁했다.


모두가 스포츠코트를 걱정했다.

그만큼 신뢰했던 것이었다.

헤티의 죽음 이후, 교회 기금이 어디로 갔는지 모두 궁금해했다.

스포츠코트와 매일같이 대화를 나누던 사이이니 그는 알고 있지 않을까 했지만 사람들은 더이상 캐묻지 않았었다.

핫소시지는 자네가 딤즈를 쐈으니 달아나라고 했지만 스포츠코트는 정작 방아쇠를 당겼다는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자, 30달러. 내가 가진 전부야, 스포츠코트. 이걸로 버스표를 사서 어디로든 가."

"난 아무 데도 안 가."

"좋아. 그럼 이 돈은 내가 교도소로 자네 면회 갈 때 버스표 사는 데 쓸게. 그때까지 자네 목숨이 붙어 있다면 말이지."


총격 사건 이후, 조직 싸움으로까지 번지게 되어 그야말로 난리가 난리가 아닌 상황이 되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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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타이틀은 가지고 있었는지 짐짓 이해가 되었다.

선진국이란 타이틀이 있더라도 미국은 여전히 공정한 사회라고 할 순 없다.

지금도 불공정한 사회 시스템이 지속되고 있기에 이를 소설에서 여실히 보여줬기에 사람들이 더 주목하며 읽은 게 아닐까 싶다.

미드 수사물을 보면 시즌 초기에 이러한 배경을 다룬 에피소드가 꽤 많다.

소설이지만 굉장히 현실적으로 사건을 다루었고 인물들의 이야기를 매우 잘 풀어내어 당시 미국 배경이 상상될 정도였다.


이 책은 특히나 인물들에 초점을 맞추어 읽게 되면 훨씬 더 몰입감 높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꽤 분량있는 책이기에 결말을 말하면 너무 허무해질 것 같아 함구하겠지만 Bad Ending은 아니다.


분량이 꽤 되는 책이라 읽던 도중에 멈추고 이어읽기를 반복하다 지난 주말에 자리잡고 앉아 제대로 다 읽을 수 있었다.

요새 자기계발서, 인문/철학서, 경영/경제서 위주로만 읽었었는데 제대로 소설 하나 읽었다는 보람이 느껴질 정도로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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