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안녕 - 박준 시 그림책
박준 지음, 김한나 그림 / 난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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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마음에 건네는 첫번째 인사가 안녕인 것처럼, 아쉬운 마음에 보내주는 마지막 인사도 안녕이기에. 명랑하게 혹은 그리움을 담아 속삭이는 말,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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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7-22 21: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안녕이란 인사가 여행을 위한거면 가장 예쁜 미소로 나는 웃어줄텐데-‘
라는 보아의 노래 가사가 생각나는 백자평 입니다.

단발머리 2021-07-22 21:56   좋아요 2 | URL
그런 노래가 있었어요? 🙄
웃어줄텐데...로 끝나니까 보아의 노래 속 안녕은 두 번째 안녕같네요. 마지막 인사, 안녕이요. 바이바이.

블랙겟타 2021-07-22 22: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안녕이란 말 하지 않을래요.
그대 다시 돌아올 그날까지만~’
라는 sg워너비의 노래 가사가 생각나는…
응(!?)😲 써놓고 보니 단발님의 백자평과 위의 다락방님의 댓글과는 다르게 잘못 끌어온 것같은…🙄
전 이 노래가삿말이 생각이 나는 건 왜죠 ㅎㅎ

단발머리 2021-07-25 16:00   좋아요 0 | URL
제대로 끌려들어온 안녕이에요. 여기의 안녕은, 두번째 안녕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 같은데요 ㅎㅎㅎㅎ
안녕,이 참 여러 가지 기억을 불러오네요.
서울은 엄청 더워요. 부산도 그렇겠죠 ㅠㅠㅠ 우아 ㅠㅠㅠ 더워라 ㅠㅠ

붕붕툐툐 2021-07-23 00: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흑.. 저도 오늘 ‘안녕‘ 했어요..ㅠㅠ

단발머리 2021-07-25 15:58   좋아요 1 | URL
ㅠㅠㅠㅠ 뒤의 안녕이에요. 두 번째 안녕 ㅠㅠ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리커버)
심채경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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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선택의 고민, 비정규직의 비애, 육아의 고단함이 가득한 이 땅에 굳건히 발을 디디고 서서, 저 멀리 토성과 타이탄과 달을 바라보는 한 사람. 그가 말하는 진짜 우주 이야기, 아니면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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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리커버)
심채경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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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온라인 클래스의 좋은 점

1) 무거운 가방 들고 다니는 아이를 보지 않아도 된다

2) 매일 급하게 체육복을 빨지 않아도 된다

3) 삼시세끼를 아이들과 같이 먹을 수 있다

 

2. 온라인 클래스의 나쁜 점

1)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

2) 좋았다 나빴다 남매간의 사랑과 전쟁을 실시간으로 봐야 한다

3) 삼시세끼를 차려야 한다

 


10년 전쯤 좀 늦게 결혼한 친구가 부친상을 당해 친구를 보러 갔다. , 왔어? 라고 인사하는 친구랑 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데, 친구가 말한다. 그러니까, 부모님 건강하실 때 모시고 식사하러 많이 다녀. 그때는 나도 어렸고 부모님도 건강하셔서 그냥 그런가 싶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밖에 나가 식사하는 게 어려워지니 친구의 말이 자꾸 생각난다. 지난 생신 때도 아빠가 이번에는 그냥 건너뛰자고 하셨는데, 내가 우겨서 식사하러 갔다. 아빠, 이제 아빠 생파가 얼마나 남았는지 아세요? 기껏해야 30번이에요. 한 번도 놓치면 안 돼요. 꼬박꼬박 챙겨 먹어야 해요. 아빠도 웃고 엄마도 웃고 이모도 웃고 나도 웃었다.

 


152쪽에서 153쪽까지 너무 좋아 네 번을 읽었다. 처음 읽을 때 두 번 읽고, 아침에 한 번 읽고, 이 글을 쓰기 전에 한 번 더 읽었다. 나는 부모와 자식에 대한 은유 중에 이것보다 더 아름답고 애잔한 걸 본 적이 없다. 자식이었고 이제는 부모인 사람으로서, 미안함과 아쉬움이 그네처럼 앞으로 뒤로 요동을 쳤다. 두 문단을 옮기고 싶지만, 그건 작가에 대한 예의가 아닐 테고, 도서관 책으로 읽는 사람이라 부끄럽지만 다른 분들도 어떤 식으로든 읽어보시기를 권한다. 보이저 1호가 찍은 창백한 푸른 점, 우리 지구별이 다르게 보일 것이다.



 

 




인간이 가진 우주에 대한 물음의 궁극은 우주의 기원과 종말에 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어디에서 온 걸까. 우주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그리고 우리 우주의 끝은 어떤 모습일까. 대폭발이 일어나던 첫 순간, 처음 10의 마이너스 43초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과학자들은 아직도 설명하지 못한다. 1%의 오차도 없이, 우연과 우연, 그리고 우연과 우연(우연 곱하기 억?)의 연속으로 지구에는 생물체가 살만한 환경이 조성되었고, 우리는 인간으로서 이 별에 산다. 지구가 태양계의 중심이 아니라는 걸 발견했을 때 사람들의 분노, 태양이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 걸 발견했을 때 사람들의 두려움, 우리 은하가 사실은 우주의 변두리에 불과하다는 걸 알아챘을 때 사람들이 느꼈던 허탈함. 우리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서 이렇게 존재한다.

 


칠흑 같은 밤, 반짝이는 별을 떠올리며 우주를 생각한다. 내 조그만 우주의 기원과 종말을 떠올린다. 엄마와의 통화를 들으시고 갑자기 전화해서는, , 너 주차 (위반) 딱지 나왔다며? 크크크. 그거 내가 내줄까? 물어보시는 아빠. 아직도 딸의 반찬을(어머니, 이 불효자를 용서하소서!), 딸의 반찬과 딸 새끼들의 반찬을 걱정하시는 엄마. 원핵세포의 특징을 갖는 미토콘드리아가 진핵생물인 우리와 공존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지 못할 것이 분명한 문과 졸업생을 끝까지 설득하려는 기특한 이과생, 꼬리도 없으면서 강아지마냥 엉덩이를 흔들며 노래를 부르는 또 한 명의 한량 청소년. 내 우주의 시작과 끝은 이렇다. 인간의 제한된 시간, 한정된 정보, 부족한 기술로서는 우리는 우주의 신비에 닿을 수 없다. 우리는 그렇게 아무것도 아닌 존재다. 하지만 또 그만큼 나는, 내 우주의 시작과 끝은 이렇게나 아름답고 눈부시다. 살아있음이, 생명이 이 거대한 우주의 한 귀퉁이를 채우고 있다.


 

심채경을 읽는 시간이 좋았다. 정재승, 김상욱을 잇는 주목할만한 과학 전문 저자가 될 거라 생각한다. 『랩 걸』 호프 자런의 한글 버전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심채경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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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1-07-14 18:41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정재승 - 김상욱 에 호프자런 이라고요? 당장!!!! (장바구니에 담는다!!!!!!!!!!!!)
안그래도 저 요즘 김상욱 다지 좋아져서 스스로 말도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양자 물리학 담아뒀는데... !! (망했다.....)
과학자들이 에세이 잘쓰면 진짜 반칙인 데, 세상에 반칙이 참 많아 ㅜㅜ

단발머리 2021-07-14 21:17   좋아요 3 | URL
양자 물리학 많이 읽어요. 메타버스 다음에는 양자 물리학이에요. 앗! 그전에 현상학 한 번 찍고 가실께요.
우리 쟝쟝님 너무 바쁩니다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심채경씨는 반칙 대마왕이요!

mini74 2021-07-14 18:4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이 찐독자. 작가님이 이 글 보면 정말 좋아하실듯. 책에 대한 애정과 진심어린 이야기. 제가 다 가슴 뭉클한걸요. ㅠㅠ 저희도 엄마팔순이 작년이었는데 코로나로 못 하다가 올해는 해드리려고요 간단하게라도. ㅎㅎ 엄마가 그럼 작년에 못 한것까지 해서 봉투 2개 갖고오라세요 ㅎㅎㅎ 농담이시겠지요. ~~

수이 2021-07-14 18:52   좋아요 7 | URL
진심이실 거 같습니다 :)

미미 2021-07-14 19:20   좋아요 6 | URL
ㅋㅋㅋㅋ제 생각에도 진심ㅋㅋㅋㅋㅋㅋ아 요즘 미니님 넘 재밌음요!

붕붕툐툐 2021-07-14 21:04   좋아요 3 | URL
악!!! 너무 웃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1-07-15 06:39   좋아요 3 | URL
미니님 / 그것은 농담이 아닙니다. 여기 위에 댓글 보세요! 어머님은 진심이십니다. ㅎㅎㅎㅎ 원래 계획하셨던 액수를 두 개의 봉투에 나누어 담으심이 어떠실까 싶습니다.

Vita님 / 비타님 맘이랑 내 맘이랑 똑같습니다.

미미님 / 미미님이 진심이다 2번 되시구요. 제가 3번!

툐툐님 / 그러게 말입니다. 툐툐님은 진심이다 4번 되시겠습니다.

유수 2021-07-14 20: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온라인 클래스 장단점을 두려워하며 읽다가 서평이 훅 들어오네요. 저도 읽어봐야겠어요.

단발머리 2021-07-14 21:21   좋아요 3 | URL
네, 저도 처음 보는 작가라ㅠㅠ 기대 없이 읽기 시작했는데 읽는내내 무척 좋았고 팬이 되어 버렸네요. 유수님께도 그런 시간 되시길요!

붕붕툐툐 2021-07-14 21:0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랩걸 너무 잼나게 읽었는데, 단발머리님의 리뷰도 넘 좋고~ 이 책 진짜 꼭 읽어야겠네용~!!

단발머리 2021-07-14 21:25   좋아요 3 | URL
저도 랩걸 좋아해요. 바이킹의 후손답게 겨울내내 우리 가족들은 서로 말을 안 한다. 이 대목 특히 좋아했구요.
심채경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푸하하하하!!!!

블랙겟타 2021-07-14 22: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책보다 박사님 나오시는 영상에서 따뜻하고 섬세한 책이라고 소개하는 걸 보고 ‘아, 다음에 빌려봐야지’ 했었는데 인기가 있는지 계속 없더라구요. ㅠㅠ
단발님 글 보니 어떻해서든지 꼭 읽어봐야할 이유가 1개 더 늘었어요 ㅋㅋㅋ

단발머리 2021-07-15 12:37   좋아요 2 | URL
저도 알라딘에서 마련한 그 동영상 봤어요. 책으로 상상한 것보다 훨씬 근사하고 멋지시더라구요.
읽을 이유를 1 하셨습니다^^

그렇게혜윰 2021-07-15 23: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꾸 땡기면서도 미뤄왔었는데 이러시면 읽어야하는데요^^

단발머리 2021-07-16 16:52   좋아요 2 | URL
네네~~ 저도 좋은 시간 보냈습니다^^

초딩 2021-08-06 17: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단발머리 2021-08-08 10:47   좋아요 0 | URL
초딩님, 축하해 주셔서 감사해요!

그레이스 2021-08-06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

단발머리 2021-08-08 10:47   좋아요 0 | URL
그레이스님!! 축하 감사드립니다!!

서니데이 2021-08-06 18: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단발머리 2021-08-08 10:47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축하해 주셔서 감사해요!
 
끼인 날 - 2022 아침독서신문 선정, 2021 문학나눔 선정, 2021 한국학교사서협회 추천, 2021.06 학교도서관저널 추천 바람그림책 106
김고은 지음 / 천개의바람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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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사정으로 여기저기 끼어져 있는 친구들을 차분히 구출하는 어린 영웅의 명랑 모험기. 필살기를 통해 엄마, 아빠 사이에 낀 싸움 요정을 빼내는 데 성공한 어린 영웅의 마지막 걱정이 새삼 달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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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07-12 21: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악! 표지 왤케 귀여워!!!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1-07-12 21:31   좋아요 1 | URL
그림이 전반적으로 요런 느낌이요 ㅋㅋㅋㅋㅋㅋㅋ 재미있고요 찰진 부부싸움 장면도 나오고요 ㅋㅋㅋㅋㅋㅋ1독을 권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비-스트로스의 인류학 강의 - 오늘날의 문제들에 답하는 인류학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지음, 류재화 옮김 / 문예출판사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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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레비-스트로스가 1986년 봄 일본을 네 번째로 방문하여, 이시자카 재단의 초청으로 도쿄에서 세 번에 걸쳐 이루어진 강연 내용을 엮은 것이다. 일본 재단의 초청으로 이루어진 강의이기도 하고, 서구에서 일본에 대해 갖고 있는 독특한 환상 같은 것을 부인할 수는 없겠으나, ‘일본이 독특한 방식으로 현대인의 문제를 제기하고 그 해답을 제시해줌으로써 인류학에 어떤 가르침을 주고 있다는 주장 같은 경우 동의하기 어렵다.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인한 엄중한 상황에도 무리한 올림픽 강행을 통해 전 세계적인 바이러스 재확산의 진원지가 될까 염려되는 현 상황을 고려할 때, 역시 시의성이라는 것을 무시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레비-스트로스에게 1986년의 일본은 그런 의미였나보다.

 


인류의 세 가지 현안 중 성, 경제발전, 신화적 사고 중, 성에 관련된 부분이 흥미롭다. 시험관 시술을 통해 아기를 낳는 경우가 점점 더 흔해지고 있고, 그런 경우 부모들은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를 동시에 얻는 남녀 쌍둥이를 선호하는 것처럼 보인다. <처녀와 동성 부부를 위한 인공 수정>이라는 글에서, 레비-스트로스는 그간의 연구를 소개한다. 브라질의 투피-카와히브 원주민의 남자는 동시에 혹은 연속에서 여러 누이들과 결혼할 수 있고, 어머니와도 결혼하며, 이 여자들은 그들의 자식을 공동으로 키운다고 한다.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의 오루바족에서는 부유한 여자들이 아내를 얻어 남자와 살림을 차리게 하고, 자식이 태어나면 그 부유한 여자가 법적 남편자격으로서 그 자식을 요구할 수 있다고 한다. (72-3)

 


제가 제시한 모든 예를 보면, 자식의 가족적, 사회적 위상은 법적 아버지(여성이라 하더라도)에 의해 결정됩니다. 이 아이가 자신을 낳아준 아버지의 정체를 안다 하더라도, 이들은 정으로 맺어진 관계로 결합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걱정하는 바와는 달리, 투명성은 아이에게 그의 생물학적 아버지와 사회적 아버지가 서로 다르다는 사실에서 기인하는 갈등을 야기하지 않습니다. (74)

 


과학이 발달한 현시대보다 이전 시대 혹은 비서구 문화권에서 부모 자식간의 생물학적 연결에 대한 집착이 덜했다는 결론이다.

 


아이를 낳아 양육하는 과정에서, 너는 정말 내 아이구나, 바로 내 아들이구나, 하는 순간이 참말로 많았다. 가르치지 않았는데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나만의 장난 비법을 장착한 아이를 볼 때 특히 그랬다. 하지만, 아이와의 추억 대부분은 아이와 함께한 시간 속에서 얻어진다. 싸우고, 달래고, 사과하고, 안아주고. 생물학적 부모 못지않게, 어쩌면 더 많이, 키워준 부모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부모로서, 아이를 키워본 사람으로서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먼 나라 타국에서 다른 피부, 다른 눈동자 색, 다른 머리카락 색에 둘러싸인 경우가 아닌데도, 자신의 생물학적 부모를 찾으려는 이들의 애절함을 볼 때마다, 자신의 근원, 뿌리를 확인하고 싶어 하는 것은 인간 본연의 욕망이 아닐까 싶다. 부모로서는 키운 자식에게 정들 수 있지만, 자식으로서는 자신의 생물학적 부모를 꼭, 확인하고 싶어 하지 않나 싶다.

 


읽을 책을 쌓아두고 제일 얇은 책을 읽었다. , 더위를 탓한다. 더위와 온라인 수업과 점심 메뉴를 탓한다.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기술적·경제적 수준이 아무리 낮아도, 사회적 인습과 종교적 신앙이 아무리 달라도, 친자관계 명명법이나 결혼 규칙을 보유하지 않은 사회는 없습니다. 개별적인 개인들이 허용된 부부관계, 더 나아가 보호된 부부관계를 통해 서로 결연된 인척관계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각각의 사회를 구분하고 유형에 따라 분류할 수 있습니다. - P28

어쨌든 원시사회들 대개가 다수결이라는 발상을 거부한다는 것은 인상적입니다. 원시사회는 혁신에 유리하도록 집단 내의 사회적 응집과 융화를 유지하려 애씁니다. 여기서 분쟁을 초래한 사안은 만장일치‘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필요한만큼의 회수를 거쳐 논의됩니다. 간혹 최종 결정이 나오기 전 - P85

까지 할 수 있는 한 여러 번에 걸친 모의 전투가 벌어지기도합니다. 이렇게 해묵은 분쟁이 해소되어야 비로소 투표가 이뤄지는데, 다시 신선해지고 새로워진 집단은 바야흐로 필요불가결한 만장일치를 구현해내는 것입니다. - P86

자연과 문화의 대립은 성별 간의 노동 분업을 기초로 하고 있기도 합니다. 여러 다른 사회들을 비교하다 보면 다양한 규칙들이 나타나지만, 그중에는 다양하게 해석되고 다르게 적용되지만 결국 상수적인 요소가 있습니다. 많은 사회가 자연과 문화의 대립과 여성과 남성의 대립은 서로 상응한다고 봅니다. 여성에게는 자연의 질서와 같다고 해석되는 활동형태가 부여됩니다. 가령 원예나 자연의 질료와 접촉하는 공예 같은 일, 손으로 그릇 만들기 등이 그것입니다. 반면 남성은 사회마다 각각 다르지만, 만들기 복잡해서 도구나 기계를사용해야 하는 일을 맡습니다. - P87

뗀석기의 여러 기술들 - 몸돌, 박편석기, 돌날격지 - 을 기준으로 각각을 전기 구석기시대, 중기 구석기시대, 후기 구석기시대로 나누었습니다. 이렇게 세 단계로 나누어 역사적 진보를 투영하려고 했던 거지요. 그러나 오늘날에는 이 세 형태가 공존할 수 있다고 인정합니다. 즉 그것들이 한 방향으로만 가는 진보의 단계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매우 복잡한 현실의 측면들 혹은 이른바 ‘층상相’을 드러낸다는 것입니다. 석기시대의 산물은 수십만 년, 아니 아마 수백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의 조상인 호모에렉투스의 작품입니다. 한편 이 석기들은 나름 복잡하고 정교했지만, 신석기시대 말이 되면 더 뛰어난 것이 나오게 됩니다. -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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