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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구슬나무'
남쪽 바닷가 가까운 곳에 이르면 쉽게 볼 수 있는 나무다. 초여름 연보랏빛의 환상적인 색의 향연을 달콤한 향기까지 떠올리며 열매를 본다. 시린 겨울 하늘을 배경으로 꽃으로 피었다.


꽃을 보고 난 후 잊혀진 나무를 겨울에 다시 주목하는 것은 열매 때문이다. 파란색의 열매가 가을에 노랗게 익는다. 긴 열매 자루에 주렁주렁 매달려 다음해 여름까지 달려 있다. 달콤하여 먹을 수 있다고는 하나 알 수 없다.


오이씨처럼 생긴 씨는 무척 단단하다. 염주를 만들 수 있다 하여 처음에는 '목구슬나무'로 불리다가 이후에 '멀구슬나무'가 된 것이라 한다.


"비 개인 방죽에 서늘한 기운 몰려오고
멀구슬나무 꽃바람 멎고 나니 해가 처음 길어지네
보리이삭 밤사이 부쩍 자라서
들 언덕엔 초록빛이 무색해졌네······"


*다산 정약용의 농가의 늦봄田家晩春이란 시의 일부다. 남녘땅 강진 바닷가에서 유배를 살았으니 그때도 이 나무는 주목 받았나 보다.


초여름 꽃과 향기에 주목하여 꼭 찾아보는 나무다. 이 나무의 매혹적인 멋 때문에 '경계'라는 꽃말을 붙였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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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꽝꽝나무'
초록잎을 간직하고 메마른 추운 겨울 푸르름을 선사한다. 햇살 받아 싱그러움을 전하기에 볕 좋은 겨울 나무 둘레를 서성거리며 눈맞춤 한다. 이제는 폐교가 된 시골 초등학교 화단에서 여전히 푸르게 자라고 있다. 내가 졸업한 학교라 간혹 찾아가 어루만져보는 나무들 중 하나다.


꽃은 보지도 못했지만 콩알만한 열매로 나무를 만난다. 유독 까만색이라 더 주목하는지도 모르겠다. 자잘하지만 도톰한 잎사귀가 나뭇가지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수없이 달리고 잘라도 잘라도 새 가지를 계속해서 뻗는다.


꽝꽝나무라는 이름은 잎에 살이 많아 불길 속에 던져 넣으면 잎 속의 공기가 갑자기 팽창하여 터지면서 '꽝꽝' 소리가 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알려져 있다.


크지도 않고 꽃도 주목받지 못하지만 묵묵히 자라 품을 넓혀가는 나무에서 '참고 견디어낼 줄 아는'이라는 꽃말을 얻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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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동백'
희고 고운 꽃잎과 샛노란 수술이 유독 눈에 들어온다. 마음껏 치장한 모습이다. 코보다 눈이 먼저라서 은은한 향기는 오히려 뒷전이다. 꽃 모양을 먼저 보고 천천히 향기에 취한다.


늦가을 피는 꽃은 흰색으로 잎겨드랑이와 가지 끝에 1개씩 달린다. 원예품종에는 붉은색 또는 붉은 무늬가 있거나 겹꽃이 있다. 산다화라고도 부르는 애기동백은 동백나무와 비슷하지만 어린 가지와 잎의 뒷면 맥 씨방에 털이 있는 것이 다르다. 일본의 중부 지방 이남에서 자라며, 관상용으로 재배한다.


올해는 한달이나 늦게 만났다. 아비를 가슴에 묻던 날 눈발 날리던 뒷등 교회 앞마당에서 만났다. 구골나무와 더불어 추운겨울 별따라 가신 아비를 떠올리게 하는 꽃이다. '겸손', '이상적 사랑'이 꽃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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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골나무'
지독하리만치 강한 향으로 유혹한다. 늦은 가을에서 겨울을 맞이하는 휑한 가슴에 향기라도 채위두라는듯 싶지만 과하다 싶은 향기에 정신이 아찔할 정도다. 그래도 어디냐. 이 눈 내리는 추운겨울까지 피어서 눈맞춤할 수 있다는 것이 고맙기만 하다.


좀처럼 틈을 보여주지 않는 가지 사이로 긴 꽃술이 유난히 돋보이는 흰꽃이 피었다. 어린가지의 잎은 가시를 달아 스스로를 보호하지만 묵은가지의 잎은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목서와 모양도 꽃도 비슷한 모습이기에 혼동하기도 하지만 잎과 꽃의 모양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유난히 추웠던 어느 겨울날 별따라가신 아버지를 가슴에 담던 날, 동네를 한바퀴 돌다 초등학교 앞에서 마주했던 나무다. 기억에 없는 나무가 불쑥 나타나 아주 진한 향기로 온 몸을 감싸왔다. 특별한 나무로 다가왔기에 해마다 기일이면 눈맞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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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컴맹 2017-12-14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쳐지나면 호랑가시나문줄 알겠습니다. 더 이뻐보입니다
 

'도꼬마리'
추억의 열매다. 뾰쪽한 가시가 여럿 달린 열매를 따서 친구들에게 던져 옷에 붙게하는 놀이에 썼다. 자연에서 놀잇감을 찾던 이아들에게 무척이나 반가운 열매였다.


노란색으로 암꽃은 잎겨드랑이에, 수꽃은 줄기 끝에 따로따로 피며 달린다고 하는데 본 기억에 없다. 다른 꽃들에게 한눈 판 때문이리라.


역시 꽃보다 열매에 주목한다. 겉에 달린 갈고리 모양의 가시가 있어 동물의 몸에 달라붙어 열매가 멀리 퍼지게 한다. 이 열매가 창이자로 불리며 약용으로 쓰인다고 한다.


어린 시절 개구장이들의 추억이 담긴 식물로 '고집', '애교' 라는 꽃말이 제법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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