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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롱나무'
붉고 희고 때론 분홍의 색으로 피고 지고 다시 피고 지고를 반복하며 100일을 간다고 하였다. 그렇게 오랫동안 향기를 더하더니 맺은 씨마져 다 보내고 흔적만 남았다. 네 속에 쌓았던 그 많은 시간을 날려보내고도 의연한 모습이 오히려 더 쓸쓸하게만 보인다.


꽃도 열매도 제 멋을 가졌지만 나무 수피가 벗겨지며 보여주는 속내가 그럴듯 하다. 노각나무, 모과나무와 함께 만나면 꼭 쓰다듬고 나무가 전하는 기운을 손을 통해 가슴에 담는다.


꽃은 홍자색으로 피며 늦가을까지 꽃이 달려있다. 열매는 타원형으로 10월에 익는다. 흰색 꽃이 피는 것을 흰배롱나무라 한다. 수피는 옅은 갈색으로 매끄러우며 얇게 벗겨지면서 흰색의 무늬가 생긴다.


자미화, 목백일홍, 만당홍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피고지기를 반복해 꽃과 향기를 전해주기에 그 맛과 멋을 오랫동안 누리고 싶은 마음에 '부귀'로 꽃말을 붙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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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나무'
낯선 이름의 나무다. 관방제림의 나무들 중 가장 많이 보이는 나무가 이 푸조나무다. 굵은 등치에 키도 하늘에 닿을만큼 크다. 여름은 그늘의 품이 넉넉하여 가까이 사람들을 불러 모아 쉼의 시간을 허락한다. 나무의 온도가 차갑지 않다.


제법 여러번 그 품에 들었지만 꽃도 잎에도 주목하지 못하다 이렇게 열매로 눈맞춤 한다. 5월경에 연한 초록색으로 피는 꽃은수꽃은 가지의 아래쪽에, 암꽃은 위쪽에 따로따로 한 그루에 핀다고 하니 지켜봐야겠다.


팽나무 열매를 닮았다 싶었는데 그보다 훨씬 굵고 물렁물렁한 육질이 씨를 둘러싸고 있어 구분이 된다. 팽나무와 비슷하다고 하여 개팽나무, 지방에 따라서는 곰병나무란 다른 이름도 갖고 있다.


키가 크고 오랫동안 살아갈 나무만의 독특한 특성을 지녔다. 판근이라고 하는 뿌리가 그것이다. 뿌리목 근처에 마치 두꺼운 판자를 옆으로 세워둔 것 같은 독특한 뿌리를 만들어 스스로를 지탱한다는 것이다.


은행나무나 느티나무 처럼 수 백년을 살 수 있다고 하니 제를 쌓고 나무를 심어 백성의 삶을 지키려던 선조들의 마음이 그 안에 담겼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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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랑 2017-12-23 13: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큰 아름드리 나무 아래 기웃 거리다 보면 이렇게 돌출된 뿌리를 간혹 보게 되는데, ‘판근‘ 이라....독특하게 뿌리를 지탱한다는 무진님 글을 읽고 사진을 보니 역시, 수명이 긴 나무 답네요. 이름이 무척 생소해요.

무진無盡 2017-12-23 22:35   좋아요 1 | URL
처음으로 자세하게 확인하는 나무였습니다. 관방제림이 1648년(인조 26) 담양부사 성이성(成以性)이 제방을 축조하고 나무를 심기 시작하였다고 하니 그때부터 아주 유용하게 쓰인 나무인듯 하지만 이름이 전하는 낯선 느낌에서 저 역시 생소하기만 합니다.
 

'치자나무'
고향집 남새밭 언덕에 몇그루 나무가 있다. 모란과 매실, 감나무 그리고 치자나무다. 오래 묵어 부실한 꽃과 열매를 보여주는 다른 나무와는 달리 치자나무 만큼은 튼실한 열매를 맺었다.


순결한 백색의 꽃의 모양과 진한 꽃향기가 모두 좋다. 치자에 대한 기억은 꽃이나 열매가 아닌 제사 상에 올리는 전을 부치는 것에 닿아 있다. 곱게 색을 입혀 보기에도 좋게 하려는 마음에 사용한 것이리라. 이처럼 늦은 가을에 빨갛게 익는 열매는 색을 내는 염료로 쓰이는 대표적인 우리 전통 염료이다. 꽃잎으로 술을 담그기도 했다고 한다.


치자나무의 꽃의 모양, 색, 향기가 공통적으로 품고 있는 이미지는 꽃말인 '순결', '행복', '청결' 등과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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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미래덩굴'
잘 익었다. 추억 속 그 열매다. 새 잎이 나는 늦은 봄부터 붉은 열매가 익은 늦가을까지 여러가지 놀잇감을 제공해주었다. 열매는 초록에서 붉게 익어가는 동안 쏠쏠한 간식거리였으며 잎은 한여름 더위 속에서도 뛰어 놀았던 아이들의 멋진 모자가 되기도 했다.


초여름 피는 황록색의 꽃보다 붉은 열매에 주목한다. 붉은 색의 동그란 열매가 다닥다닥 열렸다. 다 익으면 속이 헐렁해지며 별다른 맛도 없어 실속이 없지만 보기만으로 이쁘기만 하다.


청미래덩굴의 잎으로 떡을 싸서 찌면 서로 달라붙지 않고, 오랫동안 쉬지 않으며, 잎의 향기가 배어 독특한 맛이 난다고 한다. 망개떡은 청미래덩굴의 잎으로 싼 떡을 말한다.


경상도에서는 망개나무, 전라도에서는 맹감나무, 혹은 명감나무라 불리는 청미래덩굴은 어린시절 놀던 그 추억처럼 '장난'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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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맥(漂麥) 2017-12-19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만 보고 사진을 보다가... 어? 이게 망개나문데? 하다가 글을 읽으니... 그렇군요...^^
 

'계요등'
낮은 담장에 올라앉아 한 철은 꽃으로 다른 한 철은 열매로 아침을 함께 한다. 집으로 들고나는 골목 입구 오래된 감나무를 의지하여 사계절 때를 알고 피고진다. 바라봐 주는 눈빛에 따라 다양한 표정으로 마주보는 대상이 있다는 것이 새삼스럽게 고마운 날이다.


그 붉디붉은 속내를 실포시 드러내던 꽃처럼 이른 아침 햇살을 맞이하는 열매의 모습이 붉은빛으로 서로 닮았다. 자잘한 크기의 콩 닮은 둥근 열매는 황갈색으로 익어 오랫동안 달려있다.


꽃의 색감으로 만나는 계요등이라는 이름은 늘 민망하기만 하다. 잎을 따서 손으로 비벼 보면 약간 구린 냄새가 난다고하여 계요등鷄尿藤이란다. 사람에 따라 다른 느낌이라 다소 과장된 말인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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