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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개불알풀'
흔하게 볼 수 없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꽃을 보는 일에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눈 속에 핀 매화나 설중 복수초를 찾아나선다. 하지만, 꽃이 어디 그것뿐이랴는 듯 양지바른 곳에 이른 봄꽃들이 피어 눈맞춤을 기다리고 있다.


이름도 아주 민망한 풀이 꽃을 피웠다. 그치만 꽃의 색깔도 모양도 이쁘기만 하다. 봄이 무르익을 무렵에 피는 꽃이 벌써 피었다. 밭이나 들, 집 앞 화단이나 공원의 산책로 주변에서도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조그마한 크기의 예쁜 꽃이다.


이 식물의 이름은 꽃이 지고난 후 열리는 열매가 개의 불알을 닮은 것에서 유래한 것인데 사실은 일본어로 된 이름을 우리말로 번역하면서 이렇게 붙여졌다고 한다. 일부에서는 '봄까치꽃'이라고 부르자고 하지만 같은 종의 다른 식물과의 문제로 이 또한 간단한 일이 아니라고 한다. 개불알이란 명칭이 붙은 꽃으로는 '개불알꽃'이 있는데, '개불알풀'과는 종류가 전혀 다른 종류다.


또 하나 특이한 별칭으로는 '큰지금'이라는 이름이다. 지금이란 한자로 '지금地錦', 즉 땅 위의 비단이라는 뜻이다. 봄날 이 꽃이 군락을 지어 피어 있는 모습이 비단을 쫙 깔아놓은 듯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기쁜소식'이라는 꽃말이 봄의 첫날에 눈맞춤하기에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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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바람꽃'
먼 곳에서 꽃피었다는 소식 들리면 마음은 벌써 그곳에 있다. 첫 눈맞춤 했던 그때의 설레였던 기분으로 언제 볼까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게 된다. 그 성급한 마음에 가까운곳 꽃 필때 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길을 나섰다.


꽃 이름에 붙은 지명은 대체로 그 지역에서 처음 발견되었다는 의미다. 변산바람꽃이 피었다는 부안 내변산에서 만났다. 처음 간 곳이기에 마을 사람에게 조심스럽게 묻는데 꽃이 뭐라고 먼곳까지 찾아와주는 사람들들이 고맙단다. 꽃마음이다.


비교적 이른 시기에 피는 복수초, 노루귀, 변산바람꽃이 사람들의 발길에 유독 수난을 많이 당한다. 이번 꽃보는 곳에서도 꼴불견의 모습을 보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말았다. 꽃은 왜보러 왔을까. 이제부터라도 조금 늦게 볼 생각이다. 기다렸다가 가까운 곳에 필때 여유로운 마음으로 만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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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초福壽草'
유난히 이른 꽃 소식이었다. 먼곳이라 마음만 분주했다. 그러다 불쑥 눈앞에 나타난 꽃으로 가슴 가득 꽃밭이 되었다. 동북쪽 바다끝 찬물내기로부터 들리기 시작한 꽃소식이 남쪽 바다 끝 향일암에서 고흥으로 이어지고 드디어 전남 내륙으로 올랐다.


눈을 녹이고 가장 이른 시기에 피는 꽃이기에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한해의 꽃과의 눈맞춤을 시작하는 신호로 여겨 사랑받는 꽃이다.


아직은 제 빛을 내지 못한다. 볕이 부족하고 낮은 온도가 그 이유다. 유난히 샛노랗게 밝고 색감으로 등불을 밝힌듯 따스함을 전해주는 꽃이라 복과 장수에 대한 사람들의 염원이 꽃이름에 담겼다.


납매에 이어 복수초도 눈맞춤했으니 나의 봄꽃놀이는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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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나무'
겨울을 닮은 나무가 뭘까. 춥고 헐벗었지만 날까로운 가시로 단단하게 무장한 것이 찬바람에 눈보라치는 겨울과 닮았다. 고스란히 민낯을 보여준다지만 어디 보이는게 전부랴.


커다란 잎사귀를 떨구면서 이미 준비를 시작한 새순을 노리는 생명들이 많다. 그중에 가장 난폭하고 무자비한 것이 사람이다. 쌉쌀하고 달콤하면서 부드럽게 씹히는 맛 때문에 아는 사람들은 놓치지 않은 봄맛이다.


나무를 대표하는 이미지는 단연코 가시다. 감히 범접할 엄두를 내지 못하게 한다지만 그것도 어릴 때만 갖는다. 생존이 걸린 문제지만 성장한 후엔 여유롭기도 하다.


사는 마을 어느집 담장을 따라 제법 굵은 나무 여러 그루가 있다. 험상궂은 가시가 돋아 있는 음나무 가지는 시각적으로 귀신이 싫어한다고 생각한 것인지 벽사의 의미를 두어 담장에 많이 심었다고 한다. 몸통에서 새순까지 사람들의 삶에 깊숙히 관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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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나무'
매혹적아 붉은 색의 꽃이 피는 날이면 늦봄에서 여름의 강렬한 기운을 느끼게 된다. 열매의 알맹이와 꽃의 그 붉음 그리고 한겨울 말라가는 열매의 껍질이 서로 닮았다.


나무는 제법 오랜시간을 쌓았다. 나무만 보고서는 이름 불러주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을까. 말라버린 열매를 떨구지 못하고 있다. 그 열매 위에 서리도 눈도 앉았다가 온 곳으로 간다. 늙은 나무는 더이상 많은 꽃을 피우지 못하지만 피는 꽃은 그 어느 나무보다 곱다. 꽃피는 때면 그 밑을 서성이게 하는 나무다.


한국에는 이란에서 중국을 거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는데, 1400년대에 쓰인 양화소록 養花小錄에 석류를 화목9품 중 제3품에 속하는 것으로 쓴 기록이 있는 점으로 보아 그 이전부터 재배된 것으로 추정된다.


석류나무 꽃의 아름다움은 오늘날 우리가 흔히 뭇 남성 속의 한 여인을 말할 때 쓰는 '홍일점'의 어원이라고 한다. '원숙미', '자손번영'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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