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00여 년을 한자리에 서 있었다. 키를 키우고 품을 넓혀가는 동안 사람과 함께한 시간을 오롯이 제 몸에 새겼다.
그 나무에 삶을 향한 사람의 간절함과 정성을 엮어서 묶었다. 칠월 백중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마음과 나무가 칡덩굴에 엮여 하나된 자리인 것이다. 사람보다 더 오랜시간을 지켜왔을 삶의 터전에 술잔 올리고, 남은 잔을 나눠 마신다. 100년도 버거운 사람에겐 나무는 경이롭고 대견한 생의 버팀목이 아닐 수 없다. 당산나무를 가까이 두고 살아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칡덩굴 걸린 나무 앞에 공손히 두손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