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적인 시민이 될 수 있다면 국가는 그들에 대한 투자를 정당화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특수학교로 보내져 국가가 제공하는 교육과 지원을 받았다. 교육 불가능", 나치가 사용했던 용어로
"무가치한 어린이에게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그들은 가차없이 처형되었다.
 비엔나에서 이런 판정과 살해 과정은 슈피겔그룬트spiegelgruna 라는 시설에서 의사와 간호사들에 의해 수행되었다. 겉보기에는 어린이병원을 닮은 시설이었다. 어린이를 살해하는 데는 수일에서 수주가 걸렸다. 항경련제인 페노바비탈phernsburbital 을 매일 먹이는 방법을 썼기 때문이었다. 분유나 코코아에 타 먹이거나 좌약 형태로 투여한 약물은 폐 기능을 조금씩 손상시켰다. 사망 원인은 보통 폐렴으로 기록되었다. 동원된 의료인들은 향후 연구를 위해 어린이의뇌를 적출하여 보존한 후, 가족들을 불러 자녀의 시신을 수습하게했다.
비엔나에서 활동하던 의사 중에 나치가 장악한 의료관료주의의영향을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틀림없이 아스퍼거는 매일 그들을 만났을 것이다. 비엔나 대학병원의 스승 프란츠 함부르거 Hamburger 는 열렬한 나치당원이었다. 아스퍼거 자신도 비엔나 시의다양한 자문위원회에 소속되었다. 조직의 최상층부에 있는 사람들은 으레 충성스러운 히틀러주의자였다. 눈꼽만치라도 야심이 있는오스트리아인이 전문직종에서 살아남으려면 절대로 나치의 반감을 사서는 안 되었다. 그들과 잘 지낸다는 것은 곧 체제에 맞는 사람으로 보여야 한다는 뜻이었다.  - P446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세탁용 세제의 상표명은 퍼실persil이다. 원래 독일에서 생산된 퍼실은 지금도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세제다. 하지만 2차대전 직후 오스트리아와 독일에서 그 단어는 일종의 음산한 유머로서 당시 독일인과 오스트리아인들이 나쁜 평판을지우기 위해 기울인 맹렬한, 때로는 터무니없는 노력을 가리키는말이었다. 연합군 측의 "비나치화 정책에 힘입어 영향력있는 위치에서 나치당원과 부역자를 몰아내려는 노력이 전개되자 사람들은허둥지둥 결백을 입증해줄 증인을 찾아다녔다. 홀로코스트의 광기에 사로잡힌 시대에 친절하거나 인간적으로 품위있는 행동을 했던순간을 유대인이 나서 증언해준다면 특히 가치가 있었다. 오명을씻으려는 사람은 종종 게슈타포에게 체포 협박을 당했다거나, 나치정책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직장에서 불이익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스스로를 희생자로 묘사했다. 나치에 보조를 맞춘 것은 책략일 뿐, 사실은 몰래 저항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었다. 최종적으로 노력이성공을 거두면 결백함 또는 "깨끗함을 인증하는 서류를 발급받았다. 그 서류를 페르질샤인, persilschein, 즉 "퍼실 증명서Persil certificate" 라고 불렀다. 그러나 심지어 그때도 페르질샤인에 대한 냉소가 팽배했다.
- P466

 "집에 둔다면 아이는 건강한 아이 다섯을 돌봐야 하는 어머니에게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부담이될 것이다." 헤르타의 어머니에 대한 공감을 표현한 후 아스퍼거는권고한다. "슈피겔그룬트에 영구적으로 입원시키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함." 그 아래에 서명이 있었다. 한스 아스퍼거."
모든 청중이 아스퍼거의 편지가 무슨 뜻인지 이해했다. 그것은사형선고였다. 실제로 크체하는 헤르타가 1941년 7월 1일 슈피겔그룬트에 입원했으며, 세 번째 생일 다음날인 1941년 9월 2일 그곳에서 살해당했음을 확인했다. 기록상 사인은 폐렴이었다. 병원 문서보관소에 남아있던 기록에는 아이 어머니가 평생 비참한 꼴로 조롱당하며 사는 것보다 차라리 이런 길을 택하는 것이 낫다는 데 눈물을흘리며 동의했다고 적혀 있었다. 헤르타의 부모 역시 나치 이념을지지했다는 것이 크체히의 평가였다. 그의 이야기가 불러일으킨 효과는 강력했다. 이야기를 들으며 청중은 프로그램 표지에 실린 아스퍼거와 소년의 사진을 힐끔거렸다. 크체히가 조용하고 감정없는목소리로 나치의 과거에 대해 더욱 마음 불편한 소식들을 전하는동안 축제 같던 분위기는 급변했다. - P475

레오 카너가 첫 번째 논문에서 기술한 지 거의 40년이 지난 1980 년에 발간된 DSM-III까지도 자폐증은 진단명으로 등재되지 않았다. 그 뒤로도 정의 자체가 자주 달라져 1987년에 크게 바뀌었고,
1994년에도 다시 변경되었다. 2000년에는 약간 달라졌을 뿐이지만, 2013년에는 격렬한 논쟁과 함께 극적인 변화를 겪었다. 내용의김이 역시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했다. 증상 체크리스트를 구성하는단어 수는 처음에 약 70개였지만 한때는 600개를 넘었으며, 다음판에서는 300개로 줄었다가, 판이 두 번 바뀐 뒤에는 다시 확장되어 거의 900단어를 헤아렸다. 진단명 자체도 유아자폐증에서 자폐장애로, 다시 자폐 스펙트럼 장애로 계속 바뀌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폐인을 식별하기 위해 개발한 증상 체크리스트가 끊임없이 개정되었다는 점이다. 어떤 판에서는 16가지 진단기준 중 8가지 이상에 해당하는 사람만 자폐증 진단을 받았다. 12개 기준 중 6개인 때도 있었다. 또 다른 판에서는 볼크마와 예일 대학의 브리안 라이카우Batan Recilions 의 주장에 따라 2,000개 이상의 진단 조합 중 하나에해당하면 자폐증 진단을 내릴 수 있었다. 이런 양상은 1994년 아스퍼거 장애가 독립적인 진단명으로 추가된 이후 더욱 복잡해졌다. - P521

친구들이 갑자기 연락해 아이가 전화번호부를 외우는지, 이쑤시개 숫자를 기막히게 빨리 세는지 물어보는 바람에 귀찮아 죽겠다는 부모들이었다. 그러나 레인 맨>은 자폐증의 가장 초기부터 끈질기게 부모들을 괴롭혔던 문제를 해결해주었다. 외부인에게 자폐증이 어떤 상태인지 설명하기가 너무나 어렵다는 것이다. 부모들은 오래도록 견딜 수 없을 만큼 외로웠지만마침내 모든 사람이 적어도 대충은 자폐증이 어떤 상태인지 알게된 것이다.
루스 설리번이 옳았다. 〈레인 맨>은 자폐증의 서사를 영원히 바꾸었다. 자폐인의 진정한 어려움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영화를 본절대 다수에게 그것은 여전히 타인의 급박함일 뿐이었다. 하지만1988년 이후 대중은 자폐증이 어떤 상태인지 어렴풋이나마 짐작했고, 동시에 전반적으로 자폐인의 모습에 우호적인 시각을 갖게 되었다. 분명 진보였다. 자폐증이란 세계에서 최초로 배출한 스타인레이먼드 배빗 symond Eathat 이 가공의 인물이었다 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보다 먼곳까지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면 살아숨쉬는 자폐인 중에서 스타가 탄생해야 했다.
- P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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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간호사가 다가와 면회가 끝나고해리엇이 건물을 나설 때마다 아치가 창으로 달려가 그녀가 차에오르는 모습을 지켜보고, 차가 사라진 후에도 한참동안 그쪽을 쳐다본다고 알려주었다. 해리엇은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 뒤로는 동생을 만날 때마다 비록 말은 없어도 두 사람이 가족이란 사실을 아치가 이해한다고 믿기로 했다. 그녀는 동생을 차에태우고 주변을 드라이브해도 좋다는 허가를 받았다. 드라이브는 점점 길어져 나중에는 아치를 집에 데려가 저녁을 먹이고 소등시간전에 병원에 데려다줄 수 있었다. 이때쯤 그녀는 오래도록 믿어왔던 지능박약이란 진단에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었다.
드라이브를 갈 때면 아치는 주차장에 세워진 50대가 넘는 자동차중에서 그녀의 파란색 차를 즉시 찾아냈다. 처음 몇 번은 안전벨트매는 법을 차근차근 가르쳐야 했지만, 나중에는 차에 타면 바로 혼자서 안전벨트를 맸다. 토마토를 잔뜩 따서 차에 싣고 함께 집에 간적이 있었다. 그녀는 다른 일을 하고 있을 동안 아치에게 토마토를차에서 내려 차고에 갖다 놓아달라고 부탁했다. 일을 하다가 퍼뜩동생은 "차고"란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른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녀는 급히 달려나갔다. 하지만 이미 동생이 야채를 모두 차에서 내려차고에 가지런히 줄을 맞춰 정리해 놓은 뒤였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앞마당으로 나가 여기저기 흩어진 쓰레기를 줍더니 바깥 쓰레기통에 넣기도 했다. 사람들은 아치가 바보라고 생각했지만, 바위같은 침묵 저편에는 분명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었다.
- P271

그녀와 함께 스펜서 주립병원을 찾았을 때 루스는 해리엇의 생각이 옳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아치는 명백한 자폐증이었다. 루스는 확신했다. 그녀의 의견은 충분한 권위를 지녔다. 이제 모든 과정을 마치고 설리번 박사가 되었기 때문이다. 스펜서 주립병원에서그녀가 내린 진단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그녀와 해리엇이 아치를 데리고 나가 루스가 설립한 기관에서 막문 열 준비를 하고 있던 집단주거시설로 옮기려고 하자 그들은 전혀 다른 반응을 보였다. 병원장은 완고하게 반대했다. 아치는 평생을 주립병원 시스템 속에서 살았으므로 다른 곳에서는 어찌할 바를모를 것이 했다. 아치는 견디지 못할 겁니다. 죽어버릴지도 몰라요.
전혀 그렇지 않았다. 74세가 된 아치는 누나의 굳은 의지와 루스설리번의 명성에 힘입어 웨스트 버지니아주 헌팅턴의 한 주택으로옮겨도 좋다는 허가를 받았다. 이제 그는 3,000명이 아니라 다섯 명과 함께 살았다. 1919년 이후 처음으로 자기 방이 생긴 것이다. 병원장의 예상과 달리 죽지도 않았다. 다만 20세기 초에 잃어버린 어린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다. 70년 만에 그는 장난감을 갖게 되었다. 곰인형이었다. 한시도 품에서 떼어놓지 않았다. 세발자전거 타는 법도배웠다. 침대에서 어찌나 열심히 펄쩍펄쩍 뛰던지 직원들이 달려와말려야 할 정도였다. 그렇게 뛰다가는 천장에 머리를 부딪혀 다칠것 같았기 때문이다. - P272

아치는 1997년 8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집단주거시설에서 살았다. 누군가 그를 가리켜 살아있는 최고령 자폐인이라고부르기도 했다. 장례식에는 100명이 넘게 참석했고, 살던 집에는 그의 이름을 딴 새로운 명칭이 붙여졌다. 캐스토 하우스다.
삶의 막바지에 구출된 아치는 9년간 기가 막힌 삶을 누렸고, 그의이름으로 명명된 집에 자신의 자취를 남겨놓았다. 침대 위 천장에갈라진 자국이 바로 그것이다.
-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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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멜리사는 어떤 병일까? 수없이 도서관을 드나들며 닥치는 대로 책을 읽다가 마침내 딸과 똑같은 증상을 찾아냈다. 자폐증.
뭔가 이름이 있다는 사실만 알아도 마음이 놓였다. 전문가들은 자폐증이 엄마의 잘못이라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그 책은 물론 다른어떤 책에도 그런 아이를 키우는 엄마에게 도움이 될 조언이나 지지를 제공해주지 않았다. 차가운 욕실 바닥에 몸을 웅크린 채 하염없이 흐느끼는 나날이 이어졌다.
- P159

브루노 베텔하임은 엄마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카너가 부모들의책임이 없다고 선언한 지 2년 후인 1971년 여름, 베텔하임은 〈딕 캐빗쇼pick Cavet show)에 출연했다. 정신의학계에서 냉장고 엄마 이론은 여전히 건재했지만 반발이 점점 거세지고 있었다. 베텔하임 역시 여전히 시카고 대학에서 장애학교를 운영하며 자폐 어린이를 받았지만, 이때쯤에는 수많은 기사를 통해 그에 대해 상당히 많은 것이 밝혀져 있었다. 부모들은 학교 출입이 금지되었으며, 그곳 정원에는 몸을 뒤로 젖힌 엄마 조각이 놓여 있는데 어린이들에게 드나들 때마다 조각을 발로 걷어차라고 부추긴다는 사실도 보도되었다.
그럼에도 베텔하임은 중요 인물이었고, 자폐에 대한 그의 생각은여전히 대중의 의식을 지배했다.
- P148

냉장고 엄마 이론은 자폐가 엄마 때문이라고 비난함으로써 그들의 목소리는 들어볼 가치도 없다는 인식을 부추겼다. 열정과 조직만으로는 충분치 않았다. 냉장고 엄마 이론에 맞서려면 무엇보다대항이론이 필요했다. 반박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자격과 신뢰성을 지닌 누군가가 그런 이론을 주장해주어야 했다. 그래야 정신의학계에서도 냉장고 엄마라는 개념이 공허하다는 사실을 깨닫고받아들일 것이었다. 1964년 그런 인물이 나타났다. 그는 한때 샌디에이고의 열쇠 수리공이었다. 하지만, 자폐증에 대해 모든 것을 배우겠다는 목표를 실현하는 데 성공한 사람이었다.
- 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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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06-24 13: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은폐하고 묵인하려고 냉장고 이론 같은걸 만드는 것을 보면,
뉴스도 이론도 그 ‘의도‘를 제대로 아는 것이 참 중요하고 의미있는 것 같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그레이스 2021-06-24 13:49   좋아요 2 | URL
부모들이 죄의식가운데 살았던 세월이 안타까웠습니다. 지식을 생산하는 전문가들이 자신의 신념과 성취욕에 사로잡히게 되면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많아지죠.
그들의 인생을 담보로 해서 자신의 성공의 재료를 삼지는 말아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요즘 읽는 책들이 다 이런유네요
 
두 발의 고독 - 시간과 자연을 걷는 일에 대하여
토르비에른 에켈룬 지음, 김병순 옮김 / 싱긋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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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자연을 걷는 일에 대하여 

작가는 할로웨이에 서서 불과 몇 백 미터 거리에 너도밤나무 숲 사이로 보이는 고속도로를 바라보고 있다. 이 책을 관통하는 걷기의 미학을 표상하는 이미지다. ‘할로웨이(holloway)‘, 이 움푹꺼진 좁은 길은 기원전 500년 전부터 바이킹과 유목민들이 다니던 길이다. 오래 전 통행량이 많아지면서 터널처럼 홈이 깊게 파이고 양쪽에 둑이 형성되었다. 낙엽이 쌓인 이 오래된 길에서부터 고속도로까지는 10분 정도의 거리지만, 그 사이에는 몇 천 년의 간극이 존재한다. 바이킹과 금융가 사이의 거리. 

그 고속도로를 달리던 토르비에룬 에켈룬은 이제 운전대를 놓고 사라져가는 옛길을 걷고 있다. 해마다 평균 2,500킬로미터에서 3000킬로미터 사이를 걷는다. 

노르웨이에는 그가 걸을 길이 많다. 

「1874년부터 노르웨이트레킹협회는 전 세계에서 도보여행을 즐기기 위해 방문하는 여행객들을 위한 길들을 새로 개척하고 관리했다. 오늘날 이 협회는 전국에 널리 알려진 여름철 도보여행길만 22,000킬로미터를 넘는 구간들을 관리하고 있다. 그 거리는 지구 둘레의 절반에 가깝다. 」 
- 56p 

그가 노르웨이에서 최초로 도보여행을 한 곳은 1874년에 만들어진 노르웨이 중부를 가로지르는 길이다. 해안산책로 ‘크로케뢰이‘는 멋진 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코스가 짜여져 있다. ‘노르만슬레페‘는 북유럽인들의 수레가 지나간 길이다.  

그는 혼자 걷기도 하고, 가족과 친구와 함께 걷기도 한다. 때로 구간 표시나 잘 관리 되고 있는 길을 벗어난다. 깨끗이 흔적이 지워져버린, 이제는 손으로 그린 옛날 지도와 이야기로만 전해지는 옛길을 걷는다. 그는 길을 잃었다가 다시 찾는다. 그리고 새로운 길 찾기를 계속 한다. 어제 걸었던 길에 대한 이야기는 더 이상 하지 않는다. 아직 걸어갈 길이 남아있는 자는 이미 지나온 길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지 않는다. 

많은 예술가들이 길에 대한 은유를 남겼다. 작가는 랠프 월도 에머슨의 『자연Nature』, 노르웨이 벌목꾼이자 시인인 한스 뵐리Hans Bøli를 소개한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않은 길』을 쓰게 된 동기가 에드워드 토머스 Edward Thomas를 놀리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에드워드 토머스는 어느 길을 선택했든지 후회했을 것이라고 한다. 길은 자주 인생을 은유해왔다. 
독자는 빌 브라이슨의 『숲속걷기: 애팔래치안 트레일에서 미국의 재발견 A Walk in the Woods: Rediscovering America on the Appalachian Trail』 인용을 읽고 이 책을 펼쳐보게 될것이다. 

오슬로 근교의 노르마르카 숲에서 오리엔티어링을 하는 것은 열대우림을 걷는 것과 다르다. 열대우림지역을 걷는 것은 대성당 안을 걷는 것 같다. 맹그로브 밀림 속을 걷는 것은 훨씬 더 길이 험난하다. 맹그로브는 뻣뻣하고 단단한 쇠 같아서 마음대로 구부릴 수 없다. 그 숲을 이루고 있는 생명체들로 인해 숲은 저마다 다른 모습과 길을 갖고 있다.  

현대인은 숲에서 방향을 찾고 현재 위치를 파악하고 거리를 측정하는 능력을 잃기 시작했는지 모른다. 

「“어느 때고 숲에서 길을 잃는다는 것은 놀랍고도 기억에 남는 일인 동시에 소중한 경험이기도 하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월든에서 이렇게 말했다. 리베카 솔릿은 『길 잃기 안내서 A Field Guide to Getting Lost』에서 독일 철학자 발터 벤야민이 한 말을 인용한다. “길을 잃는다는 것은 현재 온전히 살아 있다는 것이다.”」 
-147p 

작가들의 이런 은유들은 ‘길잃기‘ 조차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다. 그는 길을 잃는다는 것, 그리고 절대침묵 속 고목들이 굽어보는 숲 바닥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한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생각한다.     

걷기를 더 높은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한 사람들- 프리드리히 니체, 찰스 다윈, 쇠렌 키르케고르, 버지니아 울프 같은 수많은 사상가들- 도 있다. 간섭받지 않는 자유로움이 그들의 걷기에 있었다. 그들의 걷기는 느긋하게 산책하듯이 어슬렁거리며 거니는 부르주아적인 형태이다. 게이트우드는 늦은 나이에도 그의 꿈을 이루기 위해 1950년 애팔레치아트레일을 완주한다. 

다시 할로웨이에 서서 고속도로를 바라보고 있는 작가에게로 돌아오자. 그가 있는 공간은 과거의 어느 시점을 기억하게 한다. 그 길을 지나간 바이킹과 유목민을 기억하고, 오두막으로부터 출발하는 해안가 길의 유년을 기억한다. 길은 공간에서 시간으로 흐른다. 인간과 장소는 아주 긴밀한 관계에 있다. 작가의 말처럼 우리가 그리워하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장소일지 모르겠다. 그에게는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선명하게 기억하는 길이 있다. 마치 손가락이 음계에 따라 기타줄과 피아노 건반, 플루트 키 구멍의 위치를 기억하는 방식으로 기억하는 것이다. 유년기에 자주 찾았던 오두막에서부터 시작되는 길이다. 

길은 우리를 어딘가에서 어딘가로 옮겨가게 한다. 길은 미래의 어딘가 무언가를 향해 가는 경로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떠나온 장소를 가리키기도 한다.  

「우리는 길을 걸을 때 세월이 흘러도 변함이 없는 보편적인 행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를 만든 자연환경와 사람들, 우리 조상들을 지나쳐 걷는 것이며, 노동과 여가, 호기심, 일상에서의 탈출을 가로지르는 시간을 영위하고 있는 것이다.」 
-262p 

길은 공간의 이동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시간의 흐름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래서 그의 기억속 길의 시작은 유년기의 오두막이고, 그가 여행의 끝에서 발견한 것은 ‘길의 역사는 길 그 자체의 길이보다 더 길다‘는 사실이다. 

도시에 사는 나는 하천변이나 공원의 매끈하게 잘 닦여진 산책로를 걷는다. 이 길은 과거에 대한 기억이 없는 공간이고, 다른 지름길을 모색할 여유도 주지 않는다. 때로는, 도심의 고궁과 빌딩사이의 거리를 걸으며 그 사이에 존재하는 시간을 상상하기도 하고, 산책자들(Flaneurs)의 느긋한 자유를 즐기기도 한다. 

홀로 낯선 길을 걷게 되면, 우리의 의식은 현재의 문제들을 벗어나 낯선 풍경들을 탐색하게 된다. 그 탐색이 끝나고 나면 그 길을 걷고 있는 낯선 나를 발견하게 된다. 오로지 길에만 집중해서 다음 발걸음이 어디로 향할지 모른채 무엇이 기다릴지 기대하며 걷는 여행을 생각해 본다. 

 ※ 마침 오늘 6월 19일은 ‘세계산책의 날‘이라고 한다. 수술한 딸내미 병실에서 걷기를 사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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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란공 2021-06-19 12:5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세계산책의 날 이군요. 벌목꾼이자 시인은 어떤 분일까 궁금해지기도 하네요. 따님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그레이스 2021-06-19 13:29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

미미 2021-06-19 13:0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직 걸어갈 길이 남아있는 자는 이미 지나온 길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지 않는다./ 길은 우리가 떠나온 장소를 가리키기도 한다 어쩌면 당연한 말인데 멈칫멈칫하게 하는 이런 문장들 좋아요~♡ 딸내미 화이팅!!😊

그레이스 2021-06-19 13:32   좋아요 4 | URL
이 당연한 말들이 이 책 초반부를 읽을때 저를 힘들게 했어요. 알고 있는 내용 당연한 말들 때문에 ...^^
이 책은 뒤로 갈수록 깊어지고 짙어지더군요.
끝까지 읽어보길 잘했다는 생각입니다^^

새파랑 2021-06-19 15: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산책과 걷기 군요~!! 역시 숲의 나라 노르웨이 같아요 ^^ 낯선 곳을 걸을때의 기분은 정말 좋더라구요. 따님의 건강 회복을 기원합니다~!!

그레이스 2021-06-19 15:52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노르웨이 가보고 싶은 곳이 됐어요^^♡

bookholic 2021-06-19 17: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늘 병원에 갔다가 다 나을 때까지 오래 걷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원래 잘 걷지도 않는데, 그런 소리를 듣고 오늘이 세계 산책의 날이라고 하니 더 걷고 싶어지네요.... 따님의 빠른 쾌유 기원합니다~~

그레이스 2021-06-19 17:13   좋아요 3 | URL

bookholic님의 건강을 위해서도 기도합니다~♡

붕붕툐툐 2021-06-19 21: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산책의 날, 그런 것도 있군요~ 다행히 산책을 했네요~
아이고, 병원에서의 사색을 하셨군요~ 따님의 쾌유를 빕니다~~🙏

그레이스 2021-06-19 21:25   좋아요 2 | URL
저도 처음 알았어요^^
감사합니다

mini74 2021-06-20 15: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계산책의 날을 놓치다니 분합니다 ㅎㅎ 오늘이라도 한 번 걸어볼까 했더니 햇살이 대단하네요. 예쁜 딸내미 얼릉 나아 병실이 아니라 선선한 바람 부는 숲길 걷길 바랍니다 ~ *^^*

그레이스 2021-06-20 15:36   좋아요 1 | URL
날은 그저 날일뿐...
미니님 산책의 날은 미니님 산책하는 날!^^
감사합니다 ~♡

잠자냥 2021-06-20 17:15   좋아요 1 | URL
대신 알라딘 개미 지옥의 개미들은 언제나 새로산책의 날을 보내고 있지않습니까! ㅋㅋ

그레이스 2021-06-20 17:18   좋아요 0 | URL
^^

서니데이 2021-06-20 20: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제가 세계산책의 날이었군요. 노르웨이는 숲과 빙하가 생각나는데 낯선 지명도 새로울 것 같아요. 수술한 따님의 빠른 회복 기원합니다. 빨리 건강해지면 좋겠어요. 그레이스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1-06-20 20:05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물감 2021-06-21 13: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작가들은 왜 길을 잃어도 매력적인가요...ㅠㅠ
서러워서 빨리 성공해야겠습니다 ㅎㅎㅎ
글 잘읽었습니다!

그레이스 2021-06-21 14:02   좋아요 2 | URL
😀

scott 2021-06-21 2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쉬! 세계적인 작가들과 철학자들은 걸으면서도 작품을 구상하고 일상을 철학적 의미로 해석하며 걸었군요!
그레이스님 따님 건강 회복 하길 바랍니다
그레이스님도 건강 잘 챙기세요

그레이스 2021-06-21 20:37   좋아요 1 | URL
^^
오늘 잘 퇴원했습니다.
본의 아니게...
산책과 병실을 대비하려고 했는데 ...
이렇게 됐네요.
scott님도 건강하세요♡

후저어써 2021-06-23 14: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두 발의 고독...제목 넘 멋져서 글 읽었습니다. 고프도록 걷거나 읽거나 쓰거나 김매기를 하면 좋은 점..밥이 꿀맛이에요. 너무 많이 걸으면 읽을 때 발이붓는 , 뜨거워지는 나이에요. ㅠㅠ. 너무 오래 앉으면 허리가 아프고. ㅋㅋ 그래도 걸으면 세상이 달리 보이고 그래도 읽으면 주변이 달리 보이고 그래도 생각하고 쓰다보면 내가 기특해집니다. 고독한 것은 두 발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레이스 2021-06-23 18:24   좋아요 1 | URL
걸으면 세상이 달리 보이고 읽ㅇ면 주변이 달리 보이고....
멋있습니다~^^

다락방 2021-06-26 11: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걷기 너무 좋아하는데, 이 책 읽어봐야겠어요. 걷는 건 혼자여도 좋고 둘이어도 좋아요. 여럿이어도 물론.
책의 제목도 표지도 너무 마음에 들어요, 그레이스 님. 덕분에 존재도 몰랐던 책을 담아갑니다. :)

그레이스 2021-06-26 11:31   좋아요 3 | URL
북플에서 얻는 기쁨!.^^
저도 다락방님 덕분에 알게 되는 책들이 많아요.
감사합니다 ~♡

독서괭 2021-07-07 16:2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그레이스 2021-07-07 16:26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

물감 2021-07-07 16:5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니 그레이스님, 마이리뷰와 마이페이지 둘다 당선되다니요!
너무 사기 캐릭터 아니십니까 ㅎㅎㅎㅎ 축하해요!

그레이스 2021-07-07 17:21   좋아요 5 | URL
소뒷걸음이라고 해야 할까요?
감사합니다
물감님도 축하합니다

미미 2021-07-07 18: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2관왕? 당선 축하드려요!! 항상 우러러보고있음요ㅋㅋㅋㅋ(엄지척X5,하트뿅뿅)

그레이스 2021-07-07 19:04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과찬이십니다
미미님 글에도 많은 영향 받고 있어요

초딩 2021-07-07 20: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격이 다른 그레이스님 ㅎㅎㅎ
이 포스트는 몇 번 읽었어요 ㅎㅎㅎ

그레이스 2021-07-07 20:49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오타쟁이에다가 비문투성이라 올려 놓고도 몇번씩 고쳐요
왜 한번에 안보이는지...!
이런 칭찬 과분합니다;;;

페넬로페 2021-07-08 0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이달의 2관왕 당선작, 축하드려요**

그레이스 2021-07-08 10:14   좋아요 1 | URL
감솨합니다~
괜히 기분좋네요
일단 사려고 맘먹은 책
벌써 지름요

모나리자 2021-07-08 10: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그레이스님~^^!

그레이스 2021-07-08 10:16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모나리자님!
습도가 97이던데 지치지 않는 하루 되시길 바래요.
 
죄와 벌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1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홍대화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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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는 듯이 덥고, 참을 수 없을 만큼 심한 악취가 풍기는 거리, 라스콜리니코프의 위대한 망상과 살인은 바로 이 거리에서생겨나고 실행되었다. 죄와 벌19세기 러시아 대도시의 실상에 관한 더할 나위 없이 생생한 사회적 기록이자,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의 정신 상태를 보여주는 빼어난 임상보고서이다.’ 라고 책에 따라 살기-유리 로트만과 러시아 문화에서 작가는 말한다.

 

살인을 저지른 후 라스니코프가 보이는 분열과 불안은 인간의 내재된 선과 악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된다. 정의를 위해 한 살인은 정의로운가? 합당한가? 라스콜리니코프가 보여준 불안증이 그 답이다. 인간에게 있어 살인과 같은 악은 본질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내재적 본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스의 호머와 소포클레스, 아이스퀼로스 등 비극작가들의 작품에서 그것이 신탁이었든 운명이나 우발적 사고이었든 주인공들은 손에 피를 묻힘으로 두려움과 혼란에 빠지게 된다. 아가멤논의 아들 오레스테스 역시 신탁이었지만 살인을 하게 됨으로 혼돈에 빠지게 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도시의 어둡고 소외된 빈민가에서 싹이 튼 증오심과 차가운 심장은 살인으로 두려움에 떨게 된다. 환각과 환청에 시달리고 절대로 이전의 삶을 회복할 수 없는 절망의 심연으로 떨어진다. 이것이 바로 그가 받는 벌인 것이다. 살인을 실행하기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죄의식과 두려움 때문에 라스콜리니코프는 당황스러움에 빠졌는지 모르겠다. 자신이 생각한 이상을 위해 살인이 정당하다고 생각했지만 두려움의 노예가 되어있으니. 오히려 당당하고 기뻐하고 더 강인해져야 하는게 아닌가. 혼란스러운 것이다.

 

이 상태로부터 자유롭기 위해 그가 선택한 것이 형벌이다. 그러면 그는 자유로운가? 다시 그는 차가운 심장 안에 갇히고 유배지의 동료들의 미움과 증오 안에 갇힌다. 그리고 소냐의 사랑으로부터 도망쳐 스스로를 가둔다.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현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그가 자신을 용서하고 진정한 자유를 얻는 것은 자신을 사랑한 소냐로부터였다. 소냐에게서 그것을 보게 된 순간(정확히 그것을 무엇이라고 표현할 수 없지만 사랑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그는 진정한 자유와 구원 그리고 부활을 경험한 것이라 생각된다.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그 자신도 알 수 없었지만, 불현 듯 무언가 그를 사로잡아서 그녀의 발에 몸을 던지게 한 것 같았다. 그는 울면서 그녀의 무릎을 안았다.……」

그는 다만 느꼈다. 변증법 대신에 삶이 도래했고, 의식 속에서 무언가 전혀 다른 것이 형성되어야만 한다는 것을.

그러나 이제 새로운 이야기, 한 사람이 점차로 소생되어 가는 이야기, 그가 새롭게 태어나는 이야기, 그가 한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옮겨 가는 이야기, 이제까지는 전혀 몰랐던 새로운 현실을 알게 되는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다. 어쩌면 이것은 새로운 이야기의 주제가 되기에 충분할지 모르겠지만, 지금 우리의 이야기는 이것으로 완결되었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사랑이라는 불변의 진리를 다시 확인하게 되는 그림이다.

 

열린 결말, 독자에게 선택을 맡기는 현대소설에 익숙해진 나는 에필로그의 내용을 읽으며 진부하다는 인상을 받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극히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관계를 맺는 현대에 오히려 도스토예프스키가 그리는 결말은 신선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여기서 잠깐, 나는 살인을 저지른 후 죄의식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는 주인공들을 그리는 현대 문학들을 생각하게 된다. 고독함과 외로움에 갇히고 소외당하고 추방당하는 존재들. 그들은 살인을 저지르고도 전혀 가책을 느끼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작가들은 왜 그런 정서들을 그려내고 있을까? 그들의 무정과 무자비를 학대나 소외로부터 오는 정신증의 현상으로 보지 않는다면, 문학 속의 일탈로부터 얻는 교훈은 무엇일까를 생각해본다. 어쩌면 문학 안에서도 양심을 둘러싼 지방층이 두꺼워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다. 그런 문학들에 지쳐, 가끔 죄를 생각하면 형벌이 떠오르던 때의 소설을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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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6-16 15:4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절망의 심연...하👍인간 정신에 관한 임상보고서! 공감입니다~♡

그레이스 2021-06-16 16:12   좋아요 4 | URL
라스콜리니코프의 심리상태에 같이 동요하게 되요. 그의 두려움을 알것 같은...!

미미 2021-06-16 16:13   좋아요 4 | URL
저도 그랬어요! 저를 뒤흔들어놨던 소설ㅠㅇㅠ

그레이스 2021-06-16 15:5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리뷰에 상,하를 함께 넣을수는 없는건지...
찾다가 포기했습니다.^^

scott 2021-06-16 16:0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하권 부터 책장 넘기는 속도가 빨라지게 만드는 ‘죄와벌‘
일본 사회파 소설의 교본 같은 고전이죠 이책!

그레이스 2021-06-16 16:13   좋아요 4 | URL
맞아요.

다락방 2021-06-16 18:4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단락 전체에 밑줄 긋고 갑니다, 그레이스 님.

그레이스 2021-06-16 18:44   좋아요 2 | URL
공감 감사합니다 ~!

mini74 2021-06-16 18:4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뭔가 다르고 특이하고 싶어서 오히려 중요한 걸 잃어버린 주객이 전도된 자극적 글들이 있죠.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

그레이스 2021-06-16 18:51   좋아요 4 | URL
다들 같은 생각하신다니 반갑네요.

새파랑 2021-06-16 19: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도선생님 책 읽었는데 겹쳐서 너무 좋군요. 전 <죄와 벌 > 읽으면서 ˝라스콜리니코프˝의 심리변화와 불안이 너무 생생하게 다가오더라구요. 전 이책 별 10개 주고 싶습니다^^

그레이스 2021-06-16 19:23   좋아요 2 | URL
어쨋든 만점! 이네요^^♡

붕붕툐툐 2021-06-16 23: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랑이 구원이네요~ 정말 충격적이었던 책이었죠~ 전 진짜 꼬맹이 때 읽어서 스토리에 집중했다면, 지금 읽으면 심리에 더 관심을 가지며 읽을 거 같긴 하네요!!

그레이스 2021-06-16 23:33   좋아요 1 | URL
시대를 관통하는 심리에 대한 통찰이 있겠죠.
도스토예프스키가 직접 경험한 감정일수도 있겠구요.

서니데이 2021-06-16 23: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서재에서도 도선생님이... 워낙 유명한 분이긴 하지만, 그래도 요즘 자주 뵙네요.
그레이스님, 더운 하루 잘 보내셨나요. 좋은 밤 되세요.^^

그레이스 2021-06-16 23:55   좋아요 2 | URL
예~
서니데이님도 기분좋은 숙면하시길!

페크pek0501 2021-06-17 11: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죄와 벌을 완독한 1인입니다. 오랫만에 완독한 책을 만났네요. ㅋ
제가 매우 흥미롭게 읽었던 소설이에요. 도선생이 천재라고 생각되었던 책입니다.

그레이스 2021-06-17 14:18   좋아요 0 | URL
저도 동감입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가장 탁월한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