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와 감정의 미세한 동요를 전달하는 글솜씨!!!

오카네는 어느새 옷장 서랍을 열고 오카다의 옷을 꺼냈다. 나는 오카다가 뭘 입는지 별로 개의치 않았지만 오카네가 옷을 입히고 띠를매어주는 모습에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던 모양인지 "지로 씨는 준비 다 하셨어요?" 하고 물었을 때야 퍼뜩 정신을차리고 일어났다.
- P32

나는 이런 말 외에 대답할 말을 알지 못했다. 그런데도 이렇게 대답한 후에는 아주 무책임한 듯한 기분이 들어 견딜 수 없었다. 동시에어쩔 수 없이 이렇게 무책임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 결혼에 관계된 많은 사람들의 경험일 거라는 생각도 했다.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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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5-30 16: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후를 읽고 소세키 전작 완독에 도전 했다가 행인을 읽고 난 후 소세키의 최고작으로 마음 굳힘
❤*.(๓´͈ ˘ `͈๓).*❤

그레이스 2021-05-30 17:41   좋아요 2 | URL
앞부분 몇페이지 읽고 기대감 상승인데 scott님 댓글에 가슴이 뛰네요^^
 
꼰대책방
오승현 지음 / 구픽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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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그룹의 미메시스연구소에서 상품화한 미미는 단기간에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생체이식술이다. 대뇌피질에 흐르는 반복적인 전기·화학적 신호 패턴을 읽어 내는 기술을 개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뇌 지도를 모방하여 그 패턴을 일반인들에게 심어주는 기술이다.


이것은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에 나오는 밈이라는 용어에서부터 출발한 것이다. 문화를 전달받아서 자기복제를 할 수 있는 단위를 그리스어 어근 미멤mimeme’에서 가져와 meme’이라고 명명했다


과학자 부부에 의해 밈이라는 것이 뇌 안에 있다는 것이 밝혀진다. 그리고 경험에 대한 반응으로 자기의 뇌를 스스로 재설계할 수 있는 신경가소성에 착안하여 미미를 개발하게 된다. 즉 전문가의 뇌 안에 있는 밈을 다른 사람에게 이식하는 것이다. 돈을 내고 전문가의 축적해온 지식을 자신의 뇌에 주입하는 것이다. 실제로 돈을 내고 미미를 사서 변호사가 되고 기업의 후계를 잇는 사람들이 있다.

 

미미는 기술자의 굳은 살이라는 은유가 인상적이었다.


이제 미미를 살 수 있는 사람들은 오랫동안 책을 읽고 공부해서 지식을 습득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가장 큰 서점이 있었던 제노그룹 빌딩에는 이제 책이 사라지고, 미메시스, 미미라는 완벽한 대체제가 존재한다.

 

그러나 밈을 제공하는 기버(giver, 수여자)들은 중뇌에 손상을 입어 파킨슨병을 앓는다. 그러나 제노의 대표 장도섭은 이 부작용을 무시하고 미미를 판매한다.  이식받은 자들 역시 정신증을 일으키는데 정부의 묵인 하에 조용히 미미를 수증자(受贈者)에게서 제거하는 것으로 상황을 무마한다. 기버들은 대부분 수입이 끊어진 노인들이다. 이들은 식물인간이 되어 비블리오티카(bibliotheca, 장서 문고 또는 서점)라는 시설의 연명장치 안에 보관된다.

 

미미로 인해 책이 더 이상 필요 없는 시대가 되면서 아버지의 헌책방을 운영하던 심지언은 제노그룹에 입사한다. 밈을 발견했던 교수의 아들 성도진도 제노의 직원이다. 이들은 미미의 부작용과 음모를 알게 된다. 성도진 역시 실종되었던 어머니를 만나며 미미 개발과정에서 대표 장도섭의 범죄를 알게 된다. 이들은 미미와 관련된 범죄와 국가와의 공모, 수용시설의 비밀들을 밝혀나간다.

 

<꼰대책방>이라는 이름과는 다르게 책과 관련된 이야기 보다는 뇌 과학과 인간의 욕망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람들은 왜 미미를 사려고 할까? 왜 다른 사람들의 굳은살을 떼어 자신에게 이식하려고 할까? 지식을 전수받는 시간을 줄이고 많은 양의 지식을 단시간에 가지려는 것, 결국 성공이 목적이었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청년들이 그 보석을 전수받아 여물어 가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윗세대로부터 그것을 전수받고, 거기에 청년의 시각을 더해 새로운 문화를 창조한다. 그것이 새로운 이 되고, 이런 방식은 중노년과 청년의 이상적인 관계 맺기이다. 어른은 청년이 따라올 때까지 기다려 준다. 청년은 배움의 자세로 그 시간을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세대 사이에 이루어지는 이러한 자연스러운 밈의 이동을 불만스러워 하는 집단이 있다. 바로 기업들이다. 자본주의가 만든 거대 괴물, 오로지 시장만이 그것을 기다릴 수 없다. 밈의 이동은 곧 돈의 흐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34p

 

성공, 부에 대한 욕망에서 비롯된 미미에 대한 폭주는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개인에게 부작용을 가져온다. ‘미미를 살 수 없는 청년의 박탈감, 노년 지식인들의 밈의 판매는 사회전체가 겪는 분열과 정신증과 마비(파킨슨병)를 보여주는 것이다. ‘미미2037년의 사회현상이고 어쩌면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방향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장도섭은 그가 만든 수용시설 비블리오티카에서 이렇게 항변한다.


어때 마음에 드러? 여기 니드리 조아하는 채책방이자나. 인간에겐 누구나 완벽하게 타인이 되고 싶은 욕망이 잠재돼 있어. 그게 바로 모방, 미메시스의 기본정신이지. 사람들은 타인이 되고 싶어서 책을 읽어. 그런데 백권 천권 읽는다고 타인이 되나. 타인을 부러워하는 질투심만 책장에 가득히 채워 놓을 뿐이야. 그럼 여긴 어딜까. 여기가 바로 책방이야. 아주 빠르고 효율적인 이 시대의 책방! 책은 느리지. 책 한 권의 내용 만들려면 한 사람의 인생이 걸리는데, 그 책 하나 읽는다고 인생이 한 번에 달라지냐? 그런 책을 백 권 천권 읽어도 안 바뀌는 놈들이 수두룩해. 그럼 뭐가 진짜 지식의 보고야. 뭐가 진짜 지혜의 전당이냐고? 미미는 한 방이 되잖아. 하나로 된다고! 그러니 여기가 진짜 책방이 아니고 뭐겠어?”

 

최 팀장의 대답이다.


너 어릴 때 책 안 읽었지? 딱 티나 이 XX……

필요한 지식을 무작정 머릿속에 무작정 때려 넣는다고 그게 지혜가 되냐? ……지식은 경험이라는 틀 안에 존재해야만 지혜가 되는 거거든. ……

-205p

 

두 사람의 주먹다짐과 함께 오가는 말 속에 가슴을 치는 부분이 있었다. 나의 책 읽기와 삶의 변화에 대한 반성과 함께.



가끔읽어야 할 책은 너무 많은데 시간이 부족함을 느낄 때, ‘스캐너처럼 사진 찍듯이 머릿속으로 들어왔으면’, ‘다른 사람들보다 시간이 느리게 흘렀으면’ 하는 농담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책을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기고펜으로 줄을 긋고옆에 메모를 하고문장과 문장 사이에서 숨 쉬듯 생각을 하는 즐거움을 기억한다갈피해 놓은 책들기록해 놓은 감상들우리가 나눈 이야기들이 있기에 읽는다는 것이 즐거운 것이다거기에는 지식의 습득성공돈으로 환원되는 세상의 욕망 따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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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05-29 16:5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우와 밈이 이런 이야기로도 풀리는군요. 그레이스님의 글처럼 돈으로 환원되는 욕망보단 순수한 즐거움으로의 책읽기에 저도 한 표 던집니다. *^^*

그레이스 2021-05-29 17:38   좋아요 5 | URL
우리 서로 동시에 댓글을 달고 있었네요
공감으로^^

scott 2021-05-29 17:3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읽는 즐거움!이
독서인들의 최고의 기쁨 ( ´●◡●`*)

그레이스 2021-05-29 17:37   좋아요 4 | URL
예 맞아요~!
 

11. 밈-새로운 복제자

새로이 등장한 수프는 인간의 문화라는 수프다. 새로이 등장한 자기 복제자에게도 이름이 필요한데, 그 이를으로는 문화전달의 단위 또는 모방의 단위라는 개념을 담고 있는 명사가 적당할 것이다. 이에 알맞은 그리스어 어근으로부터 ‘미멤mimeme‘ 이라는 말을 만들 수 있는데, 내가 원하는 것은 ‘진gene(유전자‘ 이라는 단어와 발음이 유사한 단음절의 단어다.
그러기 위해서 위의 단어를 meme 으로 줄이고자 하는데, 이를 고전학자들이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 위안이 될지 모르겠지만, 이 단어가 ‘기억 memory‘, 또는 프랑스어 ‘meme‘ 이라는 단어와 관련 있는 것으로 생각할수도 있다. 이 단어의 모음은 ‘크림cream‘ 의 모음과 같이 발음해야 한다.
밀의 예에는 곡조, 사상, 표어, 의복의 유행, 단지 만드는 법, 아치 건조법등이 있다. 유전자가 유전자 풀 내에서 퍼져 나갈 때 정자나 난자를 운반자로 하여 이 몸에서 저 몸으로 뛰어다니는 것과 같이, 밈도 밈 풀 내에서 퍼져 나갈 때에는 넓은 의미로 모방이라 할 수 있는 과정을 거쳐 뇌에서 뇌로건너다닌다. 어떤 과학자가 반짝이는 아이디어에 대해 듣거나 읽거나 하면그는 이를 동료나 학생에게 전달할 것이다. 그는 논문이나 강연에서도 그것을 언급할 것이다. 이 아이디어가 인기를 얻게 되면 이 뇌에서 저 뇌로져 가면서 그 수가 늘어난다고 말할 수 있다.
- P323

넓은 의미에서 모방은 밈이 자기 복제를 하는 수단이다. 그러나 자기 복제를 할 수 있는 모든 유전자가 성공적이지 않은 것처럼, 어떤 밈은 밈풀 속에서 다른 밈보다 성공적이다. 
이것은 자연 선택과 유사하다. 
- P325

문제의 밈이 과학적인 아이디어일 경우 확산은 그 아이디어가 과학자들에게 얼마나 받아들여지는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이 경우에는 과학 학술지에 그 아이디어가 인용되는 수를 셈하여 대략적인 생존 가치를 측정할수 있다. 유행가의 경우, 밈 풀 속에서의 확산 정도는 그 노래를 휘파람으로 불면서 지나가는 사람의 수로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숙녀화의 스타일이라면 집단 밈 학자는 구두 가게의 매출 통계를 이용할 수도 있다. 유전자의 경우와 같이 밈 중에도 급격하게 퍼져 나가 단기적으로는 성공하지만밈 풀 속에 오랫동안 머물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유행가나 뾰족한 스파이크힐 등이 그에 해당된다. 한편 유대교의 율법과 같이 수천 년에 걸쳐 계속퍼져 나가는 것도 있는데 이는 보통 기록된 언어가 가지고 있는 특출한 영속성 때문이다.
- P326

그러나 만일 우리가 세계 문화에 무언가 기여할 수 있다면, 예컨대 좋은아이디어를 내거나, 음악을 작곡하거나, 점화 플러그를 발명하거나, 시를쓰거나 하면, 그것들은 우리의 유전자가 공통의 유전자 풀 속에 용해되어버린 후에도 온전히 살아남을 수 있을지 모른다. 윌리엄스의 말마따나 소크라테스의 유전자 중에서 오늘날 남아 있는 것이 과연 하나라도 있는지어떤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누가 그런 것에 관심이나 있는가. 하지만 소크라테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코페르니쿠스, 마르코니의 밈 복합체는 아직도 건재하지 않은가.
- P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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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지구는 없다
타일러 라쉬 지음, 이영란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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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봄으로 독서토론을 할 때였다. 2017년 당시 이슈가 되던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와 관련된 기사를 논제로 사용하면서, 고등학교 토론반 아이들의 탈원전에 대한 토론을 예로 들었었다. 회원 중 한 분에게서 어린 학생들이 원전에 대해서 뭘 알겠냐는 반문이 돌아왔다. 나는 과연 우리는 모르기 때문에 이 문제에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했다. 진행자로서 부드럽게 끌고 가야했기 때문에 반론은 하지 못했다. 이 책을 읽으며 그 때의 기억이 떠오르는 것은 그분의 의견에 동의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자료를 보면 명료하게 나오는 결론임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정치적 경제적 계산법이 깔리면 풀기 어려운 문제가 돼 버린다. 아마 그분도 어린 학생들이 이런 문제까지 어떻게 알겠냐는 의미로 던진 질문이었을 것이다. 논점을 흐리는 반문이다. 환경문제를 가지고 토론하고 있는데 다른 문제들을 결부시켜서 해법을 복잡하게 한다. 의미의 오용일지 모르겠지만, ‘오캄의 면도날로 논점을 단순화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그분이 원전 공론화 위원회나 고등학생들이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토론이 무의미하다는 뜻으로 반문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전문성을 논하기 전에 이런 토론의 자리는 양측의 자료와 주장을 수집하고 분석, 평가해서 토론함으로 모두의 관심과 생각을 이끌어내자는 취지가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환경 전문가가 아니라 할지라도 관심을 두고 지속적으로 자료와 정보를 얻고 현장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상황을 상세하게 알 수 있고 어쩌면 전문가들보다 설득력 있는 논리를 펼친다.

그 예가 레이첼 카슨이나 타일러 라쉬와 같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명료한 진실을 복잡하게 에둘러 이야기하지 않고, 정직하게 상황을 보고 말하기 때문에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그들이 제시하는 자료들은 전문성이 있다.

 

타일러 라쉬는 많은 사람들이 아는 방송인이다. 처음에 이 책에 대한 소개를 읽고 한국말을 잘하는 것은 알지만,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얼마만큼 잘 전달할까? 생각했다. 전문가들의 책을 번역한 책들을 읽어보면 전문용어를 쉽게 표현하지 못하거나, 학적인 내용을 그대로 번역할 경우 독자들이 난독을 경험한다. 이 책은 그런 전문적인 내용을 쉽게 풀어 설명하고 있어서 잘 읽힌다. 누구나 읽어도 이해 할 수 있다. 쉽다고 해서 문장이 유치하지도 않다. 외국인이 썼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설득력 있는 주제들과 내용들이 인상을 남긴다. 그의 설명들을 읽고 있으면 환경의 위급성이 그대로 느껴진다. 용어 사용의 문제점 지적도 적절하고 모두에게 설득력이 있다.

 

근래에는 기후변화라는 용어가 우리가 처한 실제 위기 상황을 드러내지 않는다며 기후위기 climate Crisis라는 표현을 쓰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나도 기후변화보다 현실의 심각도를 드러내고 꾸밈없는 표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87p

 

미세먼지라는 용어도 잘 못 사용하는 예 중에 하나라고 한다. 단지 먼지가 아니라 몸에 해로운 물질을 함유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용어에 있어서도 위기의 심각성을 전달하는 것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타일러는 환경문제에 있어서 왜 개인이 깨어있어야 하는가에 대하여 미국의 트럼프 정부를 예로 들고 있다. 대표적으로 파리기후변화연합 탈퇴는 러시아와의 유착관계와, 국내 정치와 경제의 계산법에 따른 작용한 정부의 선택이라고 한다. 집권당은 언제든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환경문제와 관련한 정책을 바꿀 수 있다. 이익과 입장은 별개의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환경문제를 국가의 손에만 맡겨둘 수 없다. 계속적인 감시가 필요한 것이다.

 

환경을 살리기 위해서는 채식주의자의 삶이 불편하지 않아야 하며, 재생에너지의 사용, 멸종위기의 동물들만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 전체가 균형을 이루는 넓은 시각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전반부를 마무리하며, 개인이 환경을 위해 할 작은 실천을 이야기 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이 책은 환경을 위해 잉크 사용을 최소화하였고, 친환경 콩기름 잉크로 인쇄하였습니다.

-표지

 

그는 이 책 후반부에서 미국 버몬트에서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한다. 심한 알러지로 생명에 위협을 받았던 어린 시절과 밖에 나가지 못하고 집안에서 책을 읽으며 지냈던 시간들, 그 때 창밖으로 보았던 풍경들과 야생동물들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는 자연의 일부였다. 오로라, 토네이도, 밤하늘, 눈 덮인 산 등 자연의 아름다움과 경외감을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다.

 

왜 이런 이야기를 덧붙일까 궁금했다. 환경운동을 하게 된 동기를 설명해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편집부의 요구였을까? 자신의 생각이었을까?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사람들은 왜 이런 일을 하게 됐느냐는, 동기에 대한 질문을 할까?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에 더 설득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그가 하는 일이 얼마나 영향력 있고 소중한 일인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타일러는 그저 버몬트의 경관과 생활을 이야기하고 버몬트 주의 자연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만을 이야기 할 뿐이다. 그저 젖어있는 것이다. 자기가 태어나고 속해 있던 자연에. 자신이 자연의 일부였고, 자연이 자신이었던 그 시절이 그의 동기이다.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말한다면, 죽어가는 사람을 살려야 하는 긴급한 상황에 있다면, 지금 옷을 더럽힐지 모른다거나, 약속시간에 늦을지 모른다거나, 심지어 자신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게 된다.

 

환경문제는 이제 다른 그 무엇보다도 긴급하고 중요해서 다른 결부되어 있는 문제들을 제거하고 오직 그 주제만을 가지고 논의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정치적인 계산, 이념적인 갈등, 경제적 손익계산은 이제 고려의 대상이 아닌 단계에 이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창포가 피어있는 하천변. 보행자를 위한 탄성재료 바닥 포장, 자전거 도로, 인공수로 등 지자체마다 하천변 모습에도 트랜드가 있다. 생태적인가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예쁘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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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5-24 21:5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전문가가 아니면 토론을 못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하고 말하는건 참 고역이더라구요. 벽과 이야기하는 기분? ㅎ 자기만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피하는게 상책입니다~! 저도 요새 환경문제에 관심이 가더라구요. 근데 이게 당장 눈에 안보이는 위협이다보니 와닿지 않는 측면이 있는거 같아요 ㅜㅜ

타일러가 누군지 몰라서 찾아봤어요 ㅎㅎ

그레이스 2021-05-24 21:47   좋아요 5 | URL
요새는 가끔 유튜브 동영상 사이 광고에도 나오던데요^^

붕붕툐툐 2021-05-24 22:0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제가 아는 그 타일러가 맞는 거 같은데 이런 책을 냈는지 몰랐네요~ 저도 환경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 완전 관심이 갑니다~~

그레이스 2021-05-24 22:35   좋아요 3 | URL
2016년부터 WWF(세계자연기금)홍보대사로 활동중이라네요.
전에 TV나와서도 환경에 대한 얘기 하는거 들은적 있어요.
이런 사람에게 ‘너희 나라에나 가라‘는 댓글도 단다고 해요.ㅠ

bookholic 2021-05-24 22:0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미세먼지 경보 발령 문자가 왔네요..ㅠㅠ

그레이스 2021-05-24 22:09   좋아요 3 | URL
예 저도 받았어요.
다들 건강 조심하세요~

mini74 2021-05-24 22: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헉 타일러가 그 타일러군요. 한국말 정말 잘하던데 책까지 냈군요 책 종이도 돌가루 등을 넣어 광택나게 한다던데, 우리도 좀 가볍고 더 친환경적인 그래서 가격도 좀 더 저렴한 책들도 나오면 좋겠어요.*^^*

그레이스 2021-05-24 22:34   좋아요 3 | URL
돌가루 넣은 종이
갑자기 슥 하고 손을 베던 기억이...소름!
우리주변에 사소한 것 하나에도 민감해야할것 같아요

페넬로페 2021-05-24 23: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책의 제목이 거의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는것 같아요~~
산책하면서 주민들에게 제공되는 편안하고 푹신한 길과 아름답고 인공적인 자연에 얼마나 많은 인력과 자금이 동원되며 또 자연의 훼손은?
이런 생각하며 걸을때가 많아요^^

그레이스 2021-05-24 23:34   좋아요 4 | URL
내일 새벽에는 대기오염때문에 그 길도 못 걷겠어요.

2021-05-24 2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5-24 23: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noomy 2021-05-25 12: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예를 든 그 분은 전형적인 엘리트주의자네요. 소수의 전문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어떤 사안이나 정책에 대해 모든 결정권을 가져야 한다는 태도 말이에요. 저도 예전에는 그런 생각에 가까웠는데 요즘은 많이 바뀌었어요. 전문가들도 당연히 틀릴 수 있고 일반인이 전문가보다 어떤 문제에 대해 더 잘 알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집단 지성의 힘 말이에요. 특히 민주적 의사 결정 방식은 효율은 떨어질 수 있으나 모든 사람이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의미있는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두서 없지만 여하튼 글 잘 읽었습니다~^^

그레이스 2021-05-25 12:29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
가성비, 효율 이런 자본주의적 방식이 말씀하신 민주적 의사 결정 과정을 어렵고 더 지체되게 하는 것 같아요.

서니데이 2021-05-27 23: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초록잎과 하천, 그리고 옆의 길이 보이는 사진이 예뻐요.
시원해보이고, 공기도 좋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잘읽었습니다.
그레이스님, 좋은밤 되세요.^^

그레이스 2021-05-27 23:14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도 평안한 밤 되세요
 

이 책과 독서, 도서관에 관련된 책을 중심으로 생각을 정리해 쓰려는데 다른 책들을 읽기 바빠서 머릿속으로 라인만 잡고 있다.
2차대전 폭격을 당한 런던의 한 서점의 풍경.
<책에 따라 살기>의 표지그림으로 쓰였었다.
미미님 어디서 본 것 같다는 댓글이 기억난다.^^
여기저기 많이 사용되는 사진인듯.
반가워서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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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1-05-23 23: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폐허 속에서도 책을 탐독하는 모습이 신기하네요0_0! ‘그들은 너무도 이상하게 닥쳐온 현실을 버텨 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구절이 눈에 들어옵니다... 사진도 글도 인상깊네요

그레이스 2021-05-23 23:25   좋아요 1 | URL
예,
제가 사랑하게 된 사진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