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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애독자들이 보내온 수많은 편지를 보노라면 책이 끝나는 게 속상하다고 적은 이가 부지기수이다. ‘이야기가 영원히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나도 건지섬으로 가서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회원이 되고 싶어요.‘ 그런 독자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다. 물리적인 시간을 초월해보라고, 책에 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책은 영원히 계속된다고, 책을 읽고 즐기는 독자가 한 명 늘어나면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회원도 한 명 느는 셈이다. 책이 지닌놀라운 힘이 바로 이런 것 아닐까. 건지섬 주민들이 독서를 은신처 삼아 독일군 점령기를 견뎌냈듯이, 독서는 시간과 공간과이해를 초월해 이야기 속 세계로 빠져들게 해준다. - P433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회원들이사랑한 작가, 
그리고 사랑한 책들

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 Pride and Prejuclitre)이솔라가 북클럽 모임에서 이 책에 관해 발표하려 하지만 발표내용을 정리해둔 메모지를 염소가 먹어버린다.

에밀리 브론테 《폭풍의 언덕 Wuthering Heights)이솔라가 좋아하는 소설, 앤 브론테와 샬럿 브론테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지만 정확한 작품명은 언급하지 않는다.

토머스 칼라일 《과거와 현재 Past and Present》월 시스비가 좋게 본 최초의 책으로 그가 신앙을 종잡을 수 있게‘
도왔다.

제프리 초서 캔터베리 이야기 The Canterbury Tales)시드니가 굉장히 좋아하는 책. 북클럽 모임 주제로 등장한다.

찰스 디킨스 《픽윅 페이퍼스 The Pickwick Papers)아멜리아가 좋아하는 책으로, 그녀는 독일군 점령기에 이 책으로 위안을 얻었다. - P436

찰스 램 《엘리아 수필 선집 Selected Essays of Elia》예전에 줄리엣의 것이었던 책이 도시의 손에 들어왔다. 도시가 줄리엣에게 처음 편지를 쓴 계기가 된다.

《엘리아 수필집 후편》《찰스 램 서간집》줄리엣이 도시에게 보내준다.

윌프레드 오언 《월프레드 오언 시선집》오언의 시는 클로비스 포시가 제1차 세계대전 당시의 경험과 느낌을 대변한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시집》 (정확한 도서명은 등장하지 않음)
크리스티안이 ‘엘리자베스, 어둠을 빛으로 바꾸는 그대에게‘라는문구를 새겨 엘리자베스에게 선물로 주었다.
- P437

세네카 《세네카 서간집 The Letters of Seneca》
존 부커는 세네카와 북클럽 덕에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다고 말한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셰익스피어 선집 Selections from Shakesper》 에번 램지가 아끼는 책으로 그는 독일군이 건지섬에 상륙하던 때를회상하며 셰익스피어를 인용한다.

오스카 와일드
이 책 속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 작가이지만(이솔라의 할머니에게 여덟 통의 편지를 써서 보냈다), 그의 작품은 특별히 언급되지 않았다.
- P438

그외 책들

《엘리자베스와 그녀의 독일식 정원 Elizabeth and Her German Garden》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Remembrance of Things Past》
《데이비드 코퍼필드 David Copperfield》
《비밀의 정원 The Secret Garden》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The Meditaticons of Marcus Aurelius》
《코벌리의 로저 경 The Sir Roger de Coverley Papers)
《아그네스 그레이 Agnes Grey》
《셜리 Shirley》
《와일드펠 홀의 소유주 The Tenant Wildfell Hall》
《제인 에어 Jane Eyre》
《도해가 있는 골상학 및 정신의학 신(新) 자가 학습서 크기와 형태에 관한 도표와 100장 이상의 도해 포함 The New IllustratedSelf-Instructor in Phrenology and Psychiatry》
《와인 애호가 입문 The Wine-Lover‘s Companion》
《옥스퍼드 현대 시선 The Oxford Book of Mordern Verse 1892-1935》
《블랙히스의 주인님 The Master of Blacklheath》
《혀 짧은 토끼 엘스페스 RElspeth the Lisping Bunnyy》 - P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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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권이면 충분하다는 생각도 든다.




아멜리아 모저리가 당신에게 편지를 쓰라고 부탁하더군요. 저도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의 창단 회원이거든요. 
하지만 전 단 한 권의 책만 되풀이해서 읽습니다.
 <세네카 서간집 ,라틴어 원문의 영어 번역서, 부록 첨부>죠. 세네카와 문학회, 이 둘이 있었기에 저는 비참한 주정뱅이의 삶에서 벗어날수 있었습니다. - P138


어쨌든 책이 제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고 싶어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아까도 밝혔듯이 저에게 책은 단 한 권입니다. 세네카 말입니다. 그를 아십니까? 가상의 친구들에게 편지를 써서 여생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를 설파한 로마 시대의철학자입니다. 역시 지루할 것 같지요? 하지만 그의 편지는 결코 지루하지 않습니다. 재기 발랄하지요. 글을 읽으며 웃을 수있다면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 P139

저는 문학회 모임을 무척 아낍니다. 점령기 시절을 견딜힘을 그곳에서 얻었으니까요. 모임에서 안 몇몇 책도 괜찮은 것같았지만 저는 늘 세네카에게만 충실했습니다. 마치 그가 저에게 말을 거는 것 같았어요. 특유의 재치 있고 신랄한 말투로요. 오직 저에게만 말하는 듯했지요. 세네카의 편지들 덕에 저는 훗날 겪어야 한 모든 일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요즘도 문학회 모임은 빠지지 않고 나갑니다. 모두 세네카라면 진저리를 치고 저더러 제발 다른 걸 읽으라고 애원하지만 그럴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 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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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고 흥미진진하다.
다 읽고 난 후 영화도 함께 봐야겠다.
물론 리뷰도 쓰고...^^


친애하는 애덤스 씨,
저는 이제 오클리 스트리트에서 살지 않지만, 다행히 당신의 편지가 절 찾아왔네요. 제 책도 당신을 찾아갔다니 무척 기쁩니다.
《엘리아 수필 선집》과 헤어지는 건 참으로 슬프고 아픈 일이었어요. 물론 같은 책을 두 권 가지고 있었고 책꽂이에 둘 공간도 없었지만, 그 책을 팔 때는 마치 배신자가 된 기분이었죠. 당신의 편지를 받고 나니 마음이 조금 편안해지는군요.
제 책이 어쩌다 건지섬까지 갔을까요? 아마도 책들은 저마다 일종의 은밀한 귀소본능이 있어서 자기한테 어울리는 독자를 찾아가는 모양이에요. 그게 사실이라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요.
- P20

그래서 제가 독서를 좋아하는 거예요. 책 속의 작은 것 하나가 관심을 끌고, 그 작은 것이 다른 책으로 이어지고, 거기서발견한 또 하나의 단편으로 다시 새로운 책을 찾는 거죠. 실로기하급수적인 진행이랄까요. 여기엔 가시적인 한계도 없고, 순수한 즐거움 외에는 다른 목적도 없어요.
- P22

독일군이 상륙하던 날에도 이 문장을 알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들을 실은 비행기가 연달아 오고 부두에도 배가 쏟아져 들어오는 걸 바라보던 그때 말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빌어먹을 놈들, 빌어먹을 놈들‘ 하고 속으로 되뇌는 것뿐이었습니다. ‘밝은 날이 다했으니 이제 어둠을 맞이하리라‘라는 문장을 떠올릴 수 있었다면 어떻게든 마음을 다잡고 밖으로 나가 상황에 맞설 준비를 할 수 있었을 겁니다. 심장이 신발아래로 가라앉듯 축 처져 있을 게 아니라요.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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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21-02-22 17: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p22 글 공감갑니다^^

책도 영화도 너무 재밌을 거 같아요!
 
알폰스 무하, 새로운 스타일의 탄생 - 현대 일러스트 미술의 선구자 무하의 삶과 예술
장우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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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 돌아온 무하는 아버지가 일하는 법원의 서기로 취직하지만… 사건의 명부는 그가 그린 낙서나 장식 무늬, 공소인들의 초상화로 그 가장자리가 메워졌다.” 34p

카프카… 그리고 많은 예술가들의 그림자를 본다.

미술사 공부를 하면서 생소한 예술가들과 작품들이 낯설고 헷갈리는 상황을 자주 겪는다. 그런 중에도 잊혀지지 않는 작가들과 작품들을 만날 때가 있다. 무하와 그의 작품도 그 중 하나이다. 알폰스 마리아 무하. 아르누보 화가. 그의 그림을 만난 첫인상은 ‘예쁘다. 예쁜 일러스트 같은데?’ 였다. 다시 자세히 본 그림들에서는 여인의 눈빛과 포즈, 그리고 배경으로 장식된 이미지들이 전하는 메시지를 읽게 되었다. 그 이미지들은 계속해서 기억을 붙잡는다.

처음 무하를 알고, 그가 모라비아 태생이라는 것 때문에 끌렸다. 보헤미아와 모라비아, 그 사이를 흐르는 블바타 강, 얀 후스, 30년 전쟁, 합스부르크의 통치, 슬라브인들의 애환의 역사… 아마도 이런 끌림은 내 피에 흐르는 우리 역사 때문인가 싶다.

1860년 체코 모라비아 이반치체에서 태어난 무하의 시대는 아직 합스부르크의 지배를 받고 있던 시절이었다. 모라비아 왕국시절을 기억하는 그 곳은 애국적인 도시였다고 한다. 이곳을 떠나 빈, 뮌헨, 파리, 뉴욕에서 30년 동안 활동하던 무하는 말년에 이곳으로 돌아와 <슬라브 서사시The Slave Epic>를 탄생시킨다. 예술가의 작품 세계의 원형은 고향이라는 생각이 든다.

스물 한 살의 무하는 빈에서 극장을 장식하는 화가로 첫발을 내딛는다. 화가 한스 마카르트를 만나 그의 작품에서 많은 인상을 받는다. 당시 많은 재능 있는 작가들이 그렇듯이 그 재능을 알아보는 후원자를 만나고, 그는 뮌헨을 거쳐 파리로 향한다. 그가 만난 벨 에포크의 파리는 신고전주의, 사실주의, 상징주의, 낭만주의, 인상주의 예술가들이 공존하고 있는 곳이었다. 여기서 그는 예술적 시야를 넓히고 열정적으로 그림을 그린다. 후원이 끊어지고, 생계를 꾸리기 위해 신문 일러스트를 그리면서, 그의 일러스트레이터로서의 재능이 꽃피기 시작한다. 아마도 아르누보 화가로서의 첫 발은 이렇게 시작된 것이 아닐까 한다.

파리에서 만난 샤를로트 부인의 카페 ‘크레므리’는 ‘탕귀영감’이나 ‘바토 라부아’의 가게와 같은 역할을 해주었다. 많은 예술가들에게 만남과 인연을 제공해주는 곳. 1890년 이 곳에서 고갱을 만난다. 누구를 만나고 어떤 장소와 시대에 사는가는 예술가들의 운명을 결정짓는다. 동시대(1980년 4년후, 동학혁명과 갑오개혁이 있었다), 조선에서 살았던 예술가들의 삶까지 거슬러 올라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이 이어진다.

무하가 여배우 사라 베르나르의 포스터를 그리게 된 것은 그의 인생에 있어 아주 극적인 장면이다. 1895년 사라 베르나르를 그린 무하의 포스터는 파리 전역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녀는 무하의 그림을 통해 아르누보 여인의 전형이 된다. 무하는 이 그림들로 쏟아져 들어오는 의뢰를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유명해진다. 그의 광고 포스터는 현대적인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사람들의 욕망을 꿰뚫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영역은 장식 예술, 보석세공, 잡지, 책의 삽화, 조각에까지 넓혀진다. 1900년 파리 박람회에서 거둔 큰 성공은 아르누보 장식예술가로서 알려지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장식예술가로서 규정되는 정체성에 대한 예술가로서의 고민은 거기에 만족할 수 없게 한다.
그는 뉴욕으로 떠나 그 곳에서 유화 붓을 잡지만 오랫동안 놓았던 작업이라 만족스러운 성과를 얻지 못한다. 그곳에서 찰스R 크레인을 만나고 슬라브인들을 위한 작업을 계획하고 있는 무하에게 재정적인 후원을 할 것을 약속받는다. 크레인의 딸을 모델로 그린 <슬라비아>는 체코슬로바키아의 지폐에 사용되기도 한다.

고향에서 20년 동안 6x8미터의 거대한 캔버스에 템페라로 <슬라브 서사시>를 제작했다. 고령의 나이에 이 제작과정은 엄청난 고역이었다고 한다. 그가 그린 20개의 에피소드는 그동안 파리에서 보여주었던 작품들하고는 느낌도 메시지도 다르다. 범슬라브인들을 위한 작업. 5개의 알레고리적 테마와 5개의 종교적 테마, 5개의 전쟁 장면과 슬라브 문화에 관한 5개의 장면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책에 수록된 몇 편의 <슬라브 서사시>를 보면 슬라브인들의 삶을 직관적으로 알게 된다.. 예술의 놀라운 힘이라고 할 수 밖에…….

톨스토이의 작품들에 아우스터리츠 전투나 슬라브 민족 독립전쟁이 나온다. 멀리서 들려오는 전쟁 소식과 러시아의 참전에 관한 논쟁, 그 전쟁에 참전한 인물의 인식의 변화만을 읽었을 뿐이었다. 그 곳에 살았던 민족의 오래된 역사와 전통, 30년 전쟁 이래로 아니 그 이전부터 전쟁터의 한복판에 살았던 사람들의 고통은 헤아릴 수 없었다. 그의 작품은 20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그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그것은 피 속에 역사를 가진 자만이 할 수 있는 작업이다. 무하처럼.

일러스트 미술의 선구자, ‘무하 스타일’을 만들어낸 작품만 수록되어 있었다면 알고 있었던 화가를 좀 더 자세히 아는 것에 불과 했을 것이다. 사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현대의 일러스트레이터들에게 많은 영감을 준 화가, 당대의 선구적인 길을 걸었던 화가로서도 그 이름과 잊을 수 없는 환상적인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슬라브 서사시>를 통해 그의 영혼 안에 새겨져있는 블바타 강과 모라비아를 보게 해주었다. 그리고 슬라브인들의 역사를 좀 더 공부해야겠다는 또 하나의 과제를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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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1-02-20 17:0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https://m.blog.naver.com/randomhouse1/222249152686
RHK에서 알폰스 무하 그림 핸드폰 배경화면을 제공하네요 다운 받아서 깔았어요~~^^

새파랑 2021-02-20 17: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책 구매하면 주는 북마크도 좋아 보이더라구요. (북마크 때문이라도 읽어야 할 듯)
 
지금, 여기를 놓친 채 그때, 거기를 말한들 가랑비메이커 단상집 1
가랑비메이커 지음 / 문장과장면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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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출판 책이다. 독립출판 5년간 베스트셀러, 스태디셀러라는 말에 주저 없이 구입했다.

노래가사처럼 쉽게 읽히는 시(詩)들이었다. 읽다보면 그렇게 쉽게 쓰여 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는 명료한 말들 앞에서 더 자주 복잡해지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래서 쓸 수밖에 없는 사람이라고, 쓰고야 마는 사람이라고... 그녀가 한 줄을 쓰기 위해 얼마나 많은 생각을 덜어내고 수많은 생각의 층위들을 벗겨내야 했는지를 알려주는 독백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가다가 눈이 머문 詩들.

끝이라는 것이 단번에 쿵, 하고 떨어지는 줄 알았다고 한다. 뒤돌아볼 미련도 없을 줄 알았다고…. 하지만 마지막의 마지막이라는 이름으로 끝을 잡고 늘어졌다고, 결국 끝이 아닌 끄으으으읕만이 남겨졌다는 표현에 나는 슬며시 웃음 지었다.
그렇지! ‘이제부터 끝이야‘ 하고 뒤돌아선다고, 한 번에 끝나는 게 아니지. 한 번에 매듭을 지을 수는 없지. 수많은 밤을 뒤척이고 낯익은 거리를 서성거리면서 매듭을 짓다가 풀고 할 것이다.
어떻게 사람사이가 한 번에 끝나? 헤어지고 나서도 혼자 오랜 시간이별을 할 것이다.
「마지막의 마지막」 이건, 이별한 당신을 위해!


자신을 둘러싼 이들로부터 거부당한다 해도 그것이 온 세상으로부터 내팽개쳐진 것은 아니란다. 나와 나를 둘러싼 이들은 한 점에 불과하니까. 숨을 고르고 뒤돌아보면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그들에게 집중하면서 타인과 나 사이에 발견한 사막을 당당히 외치며 나아가라고 한다.
「관계라는 사막에서」 이건, ‘나 지금 혼자야?’ 라고 생각하는 당신을 위해!


바쁘게 살다가 허기보다는 속이 더부룩한 것이 더 괴롭다는 것을 아는 때가 있다. 출발점에서 멀어진다고 목적지와 가까워지는 게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될 때 긴 시간이 걸리더라도 돌아가야 한다. 젊음의 때에 경계해야 하는 것은 방향을 잃은 채 내달리는 것에 중독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돌아가는 길」 이건, ‘나 제대로 가고 있어?’ 라고 묻고 있는 당신을 위해!


누군가 자꾸만 미워지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하루를 밟아보라고 한다. 그 하루에 어떤 표정들이 들어차 있는지. 한숨은 몇 번이나 내쉬고, 푹 파묻은 고개는 몇 번이나 흔드는지. 그 하루를 밟고도 그를 미워할 수 없을 것이라고 한다.
「미워지는 사람이 있다면」 이건 미워지는 사람이 있어 괴로운 당신을 위해!



전해주고 싶은 사람들이 생각나는 시(詩)들 이다.

그늘에 있는 사람들의 삶을 헤아리고 마음에 공감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개인의 연애사나 청춘의 아픔을 담은 것이 아니다.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을 헤아린다. 등을 쓸어주고 함께 가자고 한다.

양손 가득 쥐고 달려온 사람들은 모르는 가을이 있다고 한다. 빈 손으로 터덜터덜 걸어온 이들에게는.(「가을을 기다리는 사람들」) 그러나 그 연약한 사람들끼리 힘이 되어주기 위해 그들의 고단한 삶을 헤아려 보라고 그리고 꼭 안아주라고 이야기한다.


나의 가난이 당신의 부유를 노려 볼 이유는 없다고... 우리는 그저 각자의 식사를 할 뿐이라고……. 반대로 당신의 부유에 내 가난을 조롱할 자격도 역시 없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접속사가 붙여지며 시원한 감정의 폭로가 뒤따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따금씩 벅차오르는 착각이 확신처럼 번져, 서로의 머리채를 잡고 싶어질 때면 조용히 접시를 들고 일어서면 된다. 내 몫의 식사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곳을 향하여.’(「각자의 식사」)
명쾌하기도 하고, 마치 내가 한 말이 아닌데 시원하게 한판승을 거둔 것 같다. 저들이 달리고 있는 경주로 밖으로 탈주하는 기분! 이건, 나를 위하여!


누군가에게 전해주고 싶은 진심이 담긴 시들로 작은 책을 채웠다. 그냥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앓고 난 뒤 그 병세를 알려주는 선배 같다고 해야 하나? 의사는 절대 알려주지 않는 세세한 것들을. 마음을 앓은 흔적들이 있다. 감정에 침몰당하지 않고 담담하게, 연약하지만 심지 있게 위로를 전하고 있다.


우리가 놓칠지 모를 것들에 대하여,
나는 놓쳤지만 당신은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어. 하지만 놓쳐도 돼. 어쩌면 우리는 많은 것을 놓칠거야. 그게 우리야. 라고 말하는 듯하다.
지나온 시간에 나를 구겨놓고 사라질 것들을 찾아 헤매지 말라고…….

시들을 읽으며 ‘그래, 그래’ 하고 마음이 말했다.


“허름한 삶을 입은 것 같아도 대화를 나눌 때면
얼마나 근사한 태도와 건강한 미소를 지녔는지 알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장래희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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