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늘 어린아이들에게서 가장 조심스럽게 다뤄야 할 것이 바로 감수성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나는 내 엄마가 몸으로 벌어먹고 사는 여자라고 해도 상관없었다. 엄마를 만나기만 했더라면 무조건 사랑했을 것이다. 내가 존경하는 은다 아메데 씨처럼 좋은 포주가 되어엄마를 돌봐주었을 것이다. 로자 아줌마와 사는 것에도 꽤 만족하고 있었지만, 누군가 더 좋은 사람, 더 가까운 사람을 하나 더가질 수 있었더라도 마다하지는 않았을 텐데. 빌어먹을, 진짜 엄마를 돌보게 되더라도 로자 아줌마를 버리지는 않았을 텐데 말이다. - P47

로자 아줌마가 내 이름이 모하메드이고 내가 회교도라는 사실을 아는 걸 보면, 내게도 부모가 있고 아무데서나 굴러온 아이는아닌 모양이었다. 나는 엄마가 어디에 있으며 왜 나를 보러 오지않는지 알고 싶었다. 그러나 내가 그런 것을 물을 때마다 로자아줌마는 울음을 터뜨렸고 나더러 은혜를 모르는 녀석이라고 했다. 자기는 조금도 생각해주지 않고 다른 사람만 찾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면 나는 그 얘기를 집어치우곤 했다.  - P47

은다 아메데 씨는 침대에 한쪽 발을 얹어놓고 입에는 굵은 시가를 물고 있었는데, 아무데나 담뱃재를 떨어대면서 편지에 쏠내용을 지껄여댔다. 그는 머지않아 나이지리아로 돌아가서 부와명예를 누리면서 살게 될 것이라고 쓰게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그는 정말로 그렇게 되리라고 믿었던 것 같다. 내가 경험한 바로는 사람이란 자기가 한 말을 스스로 믿게 되고, 또 살아가는 데는그런 것이 필요한 것 같다. 철학자 흉내를 내느라고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 P63

그런 감정은 내 속에서 치밀어오른 것이었고,
그래서 더욱 위험했다. 발길로 엉덩이를 차인다든가 하는 밖으로부터의 폭력은 도망가버리면 그만이다. 그러나 안에서 생기는 폭력은 피할 길이 없다. 그럴 때면 나는 무작정 뛰쳐나가 그대로 사라져버리고만 싶어진다. 마치 내 속에 다른 녀석이 살고있는 것 같았다. 나는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기 위해 울부짖고 땅바닥에 뒹굴고 벽에 머리를 찧었다. 그러나 소용없었다. 그 녀석이 다리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니까. 아무도 마음속에 다리 따위를 가지고 있지는 않으니까. 그래도 이렇게 얘기하고 나니까 기분이 좀 나아진다. 그 녀석이 조금은 밖으로 나가버린 기분이다. - P65

"
"모모야, 그곳은 내 유태인 둥지야.‘
"알았어요."
"이해하겠니?"
"아뇨. 하지만 상관없어요. 그런 일에 익숙해졌으니까."
"그곳은 내가 무서울 때 숨는 곳이야."
"뭐가 무서운데요?"
"무서워하는 데에 꼭 이유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란다.
나는 그 말을 결코 잊은 적이 없다. 왜냐하면 내가 지금까지들어본 말 중에 가장 진실된 말이기 때문이다.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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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중 누구에게 오는 송금이 끊겨도, 로자 아줌마는 그 아이를 당장 내쫓지는 않았다. 바나니아의 경우가 그랬다. 아버지가누군지 몰랐기 때문에 그애의 아버지를 비난할 수는 없었고, 그애 엄마가 육 개월에 한 번 정도로 조금씩 돈을 보내왔다. 로자아줌마는 바나니아에게 소리를 질러댔지만 그애는 천하태평이었다. 그애는 겨우 세 살이었고, 가진 거라곤 미소밖에 없었으니까. 로자 아줌마는 바나니아는 빈민구제소에 보낼 수 있었을지몰라도 그 아이의 미소만은 떠나보낼 수 없었을 것이다. 아이와아이의 미소를 떼어놓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별수없이 둘 다 데리고 있을 수밖에. - P23

나는 개를 받아서 쓰다듬다가 냅다 도망쳐버렸다.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뛰어 달아나는 것이다. 그걸 못하면 살아가는 데 지장이많으니까. - P27

그녀는 내 부모가 나타나 소란이라도 피울까봐 그러는지 쉬페르를 얼른 차에 태우고 가버렸다. 내가 이말을 하면 안믿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그 오백 프랑을 접어서 하수구에 처넣어버렸다. 그러고는 길바닥에 주저앉아서 두 주먹으로 눈물을닦으며 송아지처럼 울었다. 하지만 마음만은 행복했다. 로자 아줌마 집은 결코 안전한 곳이 아니었다. 돈 한푼 없는 늙고 병든아줌마와 함께 사는 우리는 언제 빈민구제소로 끌려가게 될지모르는 처지였다. 그러니 개에게도 안전하지 못했다 - P30

나는 지금 우리집에서는 찾을 수 없는 미래를 보장해주기 위해 쉬페르를 다른 곳에 줘버렸다고 했을 때 아이들이 몇 시간 동안 야단법석을 떨었다는 말을 하던 중이었다. 언제나처럼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던 바나니아만 빼고, 바나니아 녀석은 아무래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 같다. 벌써 네 살이나 먹었는데도 매일 웃고만 있었으니 말이다. - P33

"이 아이는 그 개를 무척이나 사랑했다구요. 잘 때도 품고 잘정도였어요. 그런데 그게 무슨 짓이에요? 개는 팔아버리고 판 돈은 버려버렸으니..... 얘는 다른 애들과 달라요, 선생님, 이 아이의 핏속에 무슨 광기 같은 게 흐르는 게 아닐까요?" - P35

"안심하세요, 로자 부인.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절대로요."
순간, 나는 울기 시작했다. 나 역시 아무 일도 없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공공연하게 그런 말을 듣기는 처음이었다.
"울 것 없다. 모하메드. 하지만 그래서 마음이 편해질 것 같으면 맘껏 울어도 좋아. 이 아이가 원래 잘 웁니까?"
"전혀요. 얘는 절대로 울지 않는 아이예요. 하지만 얼마나 날애먹이는지 몰라요. 내 속 썩는 건 하느님이나 아시지요.‘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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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오기 전에 - 프루스트 단편선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유예진 옮김 / 현암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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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마르셀 프루스트가 20대 청년 시절에 썼던 작품으로 18편이 들어있다. 생전에 발표한 6편이 앞부분에 있고, 뒷부분에 미공개된 12편이 들어있다. 미공개된 12편 중 어느 대위의 추억,대화1,대화2,알레고리는 작가 사후 1950년대와 1960년에 프루스트 연구자들에 의해 공개되었고, 나머지 8편은 2019년에 단행본으로 빛을 보게 되었단다. 더욱이 이 책에 들어있는 18편의 글들은 한국에 처음 번역되었다는 것, 미공개된 작품이 작가 사후 1세기나 지나서 출간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어서 더욱 의미가 깊다고 한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11권까지 완독을 마쳤던 터라 프루스트의 단편들을 읽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청년 시절의 쓴 이 작품들은 잃시찾 시리즈를 쓰기 위한 예비작업이 아니었나 싶게 닮은 듯한 분위기의 작품이 여럿 있었다. 이 중 인상적으로 다가왔던 몇 개를 리뷰하려고 한다.

 



무관심한 이

 


주인공은 마들렌, 마들렌은 꽃을 사랑하는 미모의 여인으로 르프레라는 청년을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의 속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저녁식사 초대를 하지만 일정이 바쁘다는 핑계로 자꾸만 거절한다. 어떻게든 자신을 사랑하게 되리라고 확신했지만 빗나갈 뿐이었다. 한쪽 마음이 닫혀있으면 자꾸만 열어보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 시내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르프레를 잘 아는 남자들을 만나게 되고 르프레에게 마음이 있는 아가씨가 있는데 결혼상대로 염두에 두어도 괜찮은 사람인지 알고 싶다며 그에 대한 자세한 얘기를 물어본다. 물론 사실은 자신이 궁금해서다. 그 남자들에게 들은 얘기는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였다. 어쨌든 그를 사랑하는 마음은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 결국, 짝사랑이었던가. 마들렌은 하늘 아래 펼쳐진 드넓은 지평선보다도 더 먼 곳에 있는 듯한상대의 마음을 알게 되고 지금까지 그를 향한 마음이 헛되었음을 깨닫는다. 참으로 무관심한 이였다. 바쁘다는 말만 내세우며 거절하기를 반복했는데, 콩깍지가 덮인 마들렌은 눈치가 없었던 것일까. 이처럼 불가능한 사랑에 대한 안타까움은 여러 작품에 나타나 있다.




밤이 오기 전에

 


이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이 단편은 1983년에 발표되었다. 죽음을 앞둔 여인의 고백 형식으로 프랑수아즈와 레슬리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프랑수아즈는 자신의 동성애인 를 짓고 스스로 쏜 총알이 몸에 박혀 병이 되었고 죽음을 앞두고 있다. 노르망디 바닷가의 석양이 비치는 배경으로 이들의 대화와 분위기가 낭만적으로 느껴진다. 그들의 슬픈 눈물까지도.

 


나는 가여운 눈물로 흥건히 젖은 그녀의 두 손을 닦아 주었다. 하지만 금방 다시 새로운 눈물로 젖어 들었고 그녀는 한기를 느꼈다. 그녀의 손은 분수대에 떨어지는 창백한 나뭇잎처럼 차가워졌다. 우리는 그 순간만큼 그렇게 아파했던 적이, 또 좋았던 적이 없다.’(p45)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은 언젠가 잊히고 사라질 것이기에 아름다운 것인가.

 



 

미지의 발신자

 


몸이 아픈 크리스티안은 프랑수아즈의 친구이다. 어느 날 프랑수아즈는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편지를 받는다. 편지는 계속되고 그녀를 소유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절절한 마음이 노골적으로 들어있어 프랑수아즈는 섬뜩함을 느낀다.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 크리스티안의 집에 갔다가 의사가 건네는 작은 상자를 보게 된다. 거기에는 프랑수아즈가 보낸 마지막 편지가 들어 있었고.... 프랑수아즈는 경악을 금치 못한다. 크리스티안은 고해성사를 한 다음 날 숨을 거두었다. 미지의 발신자로부터 편지는 더 이상 오지 않았다. 프루스트가 자신의 동성애를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흔적과 단호함이 느껴졌던 작품이다.

 



어느 대위의 추억

 


대위인 화자가 하루를 보내기 위해 찾아간 L 마을이 배경이다. 1년간 머물렀던 곳인데 사랑 때문에 슬픔 가득한 떨림 없이는 다시 떠올릴 수 없는 장소들, 계절과 날씨에 따라 다양한 빛이 자아내는 아름다운 장소를 보고 싶은 마음에 조바심이 난 화자가 보였다. 어떤 사연이기에 이토록 화자의 마음을 붙잡고 있는 것일까. 당시 화자가 복무했던 당번병에 대한 묘사가 들어있다. 역시나 동성애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신비로운 매력에 사로잡혀서 그의 마음에 들고 싶고 그를 감탄시킬 만한 말을 하려고 애썼다는 추억 말이다. 당번병이 다른 막사로 배치되었기에 헤어지게 되었는데, 그도 화자의 애정 어린 마음을 알았을까. ‘두 눈과 미소에 애정을 가득담은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화자인 대위는 이제는 희미해진 그 당번병에 대한 추억을 이렇게 회상한다. 석양을 머금은 무언가 따스하고 황금빛이 어린, 그럼에도 완전히 알지 못하고 미완성이기에 약간 슬프고, 그저 감미로운 추억으로 기억될 뿐이라고. 동성애를 다룬 다른 작품에 비해 비참한 내용이 아니어서 오히려 입가에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대화1

 


고등학교 친구 로베르 드 플레르에게 보낸 것으로 보이는 이 단편은 프랑수아즈와 앙리의 대화로 되어있다. 희곡 같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프랑수아즈가 앙리에게 함께 저녁식사를 하자고 권유한다. 앙리는 좋은 곳이 있다며 그곳의 모습을 자세하게 알려주며 이야기를 하다가 옛날 여인을 떠올린다. 그녀에게 아름다운 말을 들려주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 그리고 프랑수아즈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도 앙리는 그 여인을 생각한다. 프랑수아즈는 그것을 눈치채고 힘들어한다. 앙리는 아직도 미련이 남은 걸까. 여전히 과거에 연연하는 앙리가 보였다. 살짝 질투하는 프랑수아즈와 앙리의 주고받는 대화가 풋풋한 사랑은 아니지만 귀엽다고 할까. 이러한 습작들이 잃시찾의 알베르틴을 향한 자신의 질투를 세밀하게 묘사할 수 있었겠지.

 



대화 2

 


화자의 친구 오노레에 대한 이야기. 아주 매력적인 눈에 사랑스러운 영혼의 소유자였지만 방탕한 삶을 살아가며 빌린 돈을 탕진하며 살았다. 어머니는 손님을 초대했는데 아들 오노레에 대한 행실이 도마에 올랐다. 판사인 삼촌은 아들을 그렇게 살도록 내버려 두었다고 어머니를 나무란다. 어떤 소설가는 젊은 시절에는 이렇게 열정적으로 살아야 한다. 어떻게 초라하게 살아갈 수 있겠느냐 하며 오노레의 편을 들어준다. 오노레 어머니는 좋든 나쁘든 아들의 삶이 흉한 것보다는 아름답다고 믿고 싶다고 한다. 예나 지금이나 젊은이들은 어른의 눈에 성이 차지 않기 마련이지 않았을까. 누군가는 그래도 젊은 시절이니 좀 치기 어린 삶을 살아도 되지 않겠느냐며 관대하게 바라보는가 하면, 걱정이나 비난 일색인 사람도 있었다.

 



요정들의 선물

 


천재가 아닌 이들에게 만약 그들 밖의 세계와 안의 세계를 발견하도록 안내한 화가, 작곡가, 시인이 없었다면 삶은 얼마나 우울하고 단조로웠을 것인가! 바로 이것이 천재들이 우리를 도와주는 방식이다.’(p160)

 


, 이 문장을 읽다가 나쓰메 소세키가 떠올랐다. 소세키도 풀베개에서 이와 비슷한 말을 했었다. 세상살이가 힘겨울 때 시와 음악 그림이 생겨나고 그래서 시인 화가들이 귀한 존재라고.

 


이 글에서 요정은 요람의 아가에게 슬픔에 잠겨서 말한다. 네게 아름다움, 용기, 온유함을 주었지만 너는 고통을 받을 거라고. 마치 세상에 태어난 것은 기쁨만이 아니라 괴로움 등 불안도 헤쳐나가야 하는 무거움도 있다고 말하는 듯했다. 이에 대해 온유하고 확신에 찬 목소리가 들리는데...

 


되돌려받길 기대하지 않으면서 줄 수 있다는 것은 씁쓸하지만 분명 감미롭단다. 사람들이 네게 상냥하지 않아도 너는 그들을 상냥하게 대할 기회를 누릴 것이고, 다른 이들에게는 불가능한 자비를 품은 자의 자부심을 느끼며 고통받는 자들의 지친 발에 신비하고도 놀라운 향기를 아낌없이 뿌리게 될 거야.’((p165)

 


마치 프루스트가 자신에게 한 다짐처럼 느껴졌다. 병약한 가운데서도 글쓰기를 지향한 그는 그 열정을 비밀스럽게 키워가지 않았을까.

 



20대 시절에 쓴 이 작품들은 어쩌면 누구에게 하지 못한 말을 수줍게 쓴 일기처럼, 마치 고백처럼 들렸다. 풋풋한 청춘의 프루스트를 마주한 기분이었다. 프루스트가 추구했던 불가능한 사랑과 예술을 통한 삶의 구원이라는 주제가 전반에 흐르고 있다. 당시 영국에서는 동성애를 범죄로 여겼던 사회적 분위기, 오스카 와일드의 동성애 사건 등에 둘러싸여 있었지만, 사랑하는 어머니를 생각하는 마음과 귀족 사교계로의 진입 등은 프루스트의 동성애 기질을 물리치는데 많은 기여를 하지 않았나 생각되었다.

등장인물 중에 아픈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 평생 천식으로 고통받았던 프루스트여서 그랬을까. 죽음을 앞두고 있거나 많이 아프다. 또 관심을 보이며 좋아하는 여성이 있지만 적극적으로 다가가지 못해서 외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사랑한다는 인식>은 짧은 이야기인데 그 외로움을 쥐고양이를 통해서 해소되기도 한다. 부드러운 털이 살갗에 닿고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더 이상 혼자가 아님을 느낀다. 난데없이 왠 쥐고양이인가 싶었다. 아마도 그의 삶에서 사랑은 불가능했지만 다른 것에서 보상받을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얻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대가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불후의 명작을 낳았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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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6-11 18: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p 165 발췌문은 최근에 본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를 떠올리게 하네요
돌려받지 않아도 줄 수 있는 마음이란 얼마나 숭고한가요~♡
좋은 문장도 많았고 말씀처럼
불후의 명작을 낳은 불쏘시개같은
글들이라고 생각됩니다
모나리자님 잘 읽었습니다*^^*

모나리자 2022-06-11 20:30   좋아요 4 | URL
네, 그런 드라마가 있군요.
참 좋은 문장이죠~
아마도 가장 순수했던 시절 프루스트의 글이 아닐까 싶어요.
다양한 시도를 통해서 그러한 대하 드라마가 나온 거겠지요.
감사해요. 미미님.^^!!

새파랑 2022-06-12 09: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역시 프루스트 마니아 모나리자님~!! 프루스트의 감성은 어릴때부터 남달랐던거 같아요. 잃시찾이 너무 장편이라면,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은 너무 짧아서 좀 아쉽더라구요. 그렇지만 여운은 더 깊은 ^^
다시 읽어 보고 싶어지네요~!!

모나리자 2022-06-13 13:57   좋아요 2 | URL
네, 읽다보니 어떻게 마니아가 되었네요! ㅎ
맞아요. 청년시절의 습작 단편을 보니 잃시찾을 쓰기 위한 준비작업이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짧은 단편들이 많았죠. 늦게나마 번역되어서
읽을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지요.
감사합니다. 댓글이 늦었네요. 새파랑님~ 새 한 주도 화이팅 하세요.^^

mini74 2022-07-08 17: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나리자님 축하드려요 *^^*

모나리자 2022-07-08 20:37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미니님~^^!!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이하라 2022-07-08 17: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모나리자님 무더운 시기에
시원한 소식 축하드려요.^^
기분 좋은 상쾌한 시간 되세요. ^^

모나리자 2022-07-08 20:38   좋아요 3 | URL
네~정말 시원한 소식이네요~^^
기쁜 소식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이하라님.^^

새파랑 2022-07-08 18: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모나리자님 당선 축하드립다 ~!!

모나리자 2022-07-08 20:39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새파랑님.^^
주말도 멋진 시간 보내세요.^^

러블리땡 2022-07-09 23: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나리자님 이달의 당선 축하드립니다 ^^

모나리자 2022-07-11 11:3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러블리땡님~
오늘도 좋은하루 보내세요~^^

thkang1001 2022-07-10 09: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나리자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휴일 보내세요!

모나리자 2022-07-11 11:3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thkang1001님~
새 한주도 화이팅 하세요~^^

scott 2022-07-11 00: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나리자님 이달의 당선 축하드립니다 ^^

모나리자 2022-07-11 11:39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스콧님~~
날씨가 너무 덥네요.. 건강 잘 챙기시고 새 한주도 즐겁게 보내세요~^^

thkang1001 2022-07-11 20: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나리자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모나리자 2022-07-11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편안한 시간 보내세요. ^^

thkang1001 2022-07-12 0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글을 쓰다 막다른 길에 다다르면 보통은 제일 먼저 술을 마신다. 아니면 마음껏 미쳐 날뛴다. 그렇게 해서 엉겨 붙은 신경하나하나가 풀리면 동시에 꽉 막혔던 생각도 풀려서 어떤 글이 - P20

든 술술 쓰리라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다만 유감스럽게도 이런 타개책은 원기가 왕성하고 근력이 센 사람이나 가능한 일,
몇 번이나 죽을 뻔한 겉만 멀쩡한 내겐 맞지 않는 소생법이다.
- P21

바다 외딴섬에 유배된 듯 애달프다. 지루하다. 쓸쓸하다. 나이든 탓이라고도, 벽에 부딪친 탓이라고도 생각하고 싶지 않다.
내 펜의 방자함이 절정에 다다랐다고 생각하련다. 그게 지금내 기분에 딱 들어맞는다.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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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수필이든 열 매쯤 쓰지 못할 리 없건만, 이 작가는 벌써오늘로 사흘이나 웅얼웅얼 읊조리며 쓰고는 조금 있다 찢고 또쓰고는 조금 있다 찢고 있다. 일본은 지금 종이가 부족한 상황이라 이렇게 찢어대면 아까운데, 전전긍긍하면서도 그만 찢어버린다.
- P11

수필은 소설과 달리 작가의 언어도 ‘날것‘이기에 매우 조심해서 쓰지 않으면 엉뚱한 사람에게까지 상처를 준다. 결코 그 사람을 말하는 게 아닌데도 말이다. 과장해서 말하자면, 나는 언제나 ‘인간 역사의 실상‘을 하늘에 보고할 뿐이다.  - P12

가끔 신문사로부터 수필을 청탁받고 용감하게 달려드는데, 이건 아니야 저것도 아니야 하며 쓰던 원고를 찢어버린다. 고작 열 매 내외 원고에 사흘이고 나흘이고 끙끙댄다.
대단하군, 독자가 무릎을 탁 칠 만큼 빛나는 수필을 이 작가는 쓰고 싶은 모양이다. 너무 깊이 고민하다 보니 이제뭐가 뭔지 알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수필이란 어떤 것인가, 잘 모르겠다.
- P14

이건 아니야 저것도 아니야 하며
쓰던 원고를 찢어 비린다.
고작 열 매 내외 원고에
끄月사흘이고 나흘이고 끙끙댄다.


-다자이 오사무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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