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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책을 읽는가 - 세상에서 가장 이기적인 독서를 위하여
샤를 단치 지음, 임명주 옮김 / 이루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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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를 단치(Charles Dantizg)는 1961년 프랑스 남서부 타흐브 출생으로 의학교수 집안에서 자란 그는 집안의 권유로 툴루즈 법대에 입학했지만, 문학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못했다. 적성에 맞지 않는 법대시절을 이렇게 회고했다. “법대는 내게 최고의 학과었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을 수 있었으므로.”라고. 28세 때 파리에서 박사 논문을 마친 그는 첫 에세이집과 첫 시집을 출간했다. 이 책은 대중과 평단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고 장지오노 그랑프리를 수상하였다. 주요작품은 소설 <범죄로 버무리다> <성급한 우리네 삶> <사랑의 영화> <내 이름은 프랑스아> <카라스행 비행기 안에서> 등 다수 있다. 로제니미에상과 장 프로지테상을 수상하였다.


 ‘어디나 수렁인 것은 마찬가지다! 우리 모두 진흙탕 속에 빠져 있다.

그러나 누군가는 하늘의 별을 쳐다본다.’


‘창작은 생기를 빼앗아 가는 기술이다.’(폴 레오토 <어느 하루에 대해서>)


‘우리는 책에 조언을 부탁하는 대신 책 속의 보물을 훔쳐 내야 한다.’


‘책은 인생이다. 진지하고 난폭하지 않은 삶, 경박하지 않고 견고한 삶, 자긍심은 있되 자만하지 않은 삶, 최소한의 긍지와 소심함과 침묵과 후퇴로 어우러진 그런 삶이다. 그리고 책은 실용주의가 지배하는 이 세상에서 초연히 사유의 편에 선다.’


‘독서는 그 어느 것에도 봉사하지 않는다. 그래서 독서가 위대한 것이다.’

                                          (본문 中)


 그는 이미 유년기부터 독서광이었다. 부모가 “밖에 좀 나가 놀아라”라는 말을 수없이 들을 정도로. 그 어린 나이에도 책이 그렇게 좋았다고 하는 그는 길을 걸으면서도 책을 읽다가 어떤 것에 부딪혀서 “어이쿠 죄송합니다.”하고는 고개를 들어보니 주차권 발행기였다는 우스운 에피소드도 있을 만큼. 어려서부터 광적으로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은 작가가 될 수밖에 없다고 한다. 또한 책을 읽으면서 열광의 도가니를 느끼는 사람은 작가가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고.


 이 책의 내용만 보더라도 그가 얼마나 광적으로 책을 읽는지 알 수 있다. 주석에 달린 작가를 보니 그 숫자만 해도 어마어마했다. 마치 비평가처럼, 유명한 작가의 비판도 개의치 않는다.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카리스마를 느낄 수 있다. 책을 많이 읽으면 그 다음 단계는 쓰는 것이며, 읽지 않고는 ‘쓰는 것’이 될 수 없다는 말에 깊이 공감한다.


 광적으로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어서 그것을 업으로 삶을 꾸려가는 이들을 보면 무한한 존경심이 든다. 세상에 책은 차고 넘치며 골라서 읽어야 한다는 말도 있다. 그렇지만 열광의 도가니를 아직 느껴보지 못한 다수는 닥치는 대로 읽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위대한 그들과 ‘비교하는 심리’를 반복하면서 주저앉을 것이 아니라, 그런 마음이 똬리를 틀지 못하도록 읽고 또 읽어야 한다. ‘책읽기’는 ‘죽음’에 대한 공포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것이고 책 속의 삶을 통해 자연스럽게 그들과 한 몸이 될 것이므로. 나는 자유를 찾기 위하여 ‘책읽기’를 멈추지 않고, 또한 ‘열광의 도가니’를 느낄 때까지 계속하고 싶다. 이 책은 프랑스 문화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진 화제의 베스트셀러이며, 장지오노 그랑프리(Grand Prix Jean Giono) 수상작,《르 푸엥》지(紙) ‘2010년 최고의 책’으로 선정된 바 있다. 책을 좋아하거나 책읽기를 통해 세상을 사유고자 하는 이들에게 깨달음을 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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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칵 마음이 쏟아지는 날 - 아무 일 없듯 오늘을 살아내는 나에게
가와이 하야오 지음, 전경아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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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가와이 하야오는 일본 융 심리학의 제1인자, 임상심리학자, 교토대학교 및 국제 일본문화연구센터 명예교수, 융의 분석심리학을 일본에 최초로 소개한 선구자로 일본인이 가장 존경하는 마음 전문가이다. 저서로는 <하루키, 하야오를 만나러 가다>, <콤플렉스 카페>, <울보 하야오>, <마음 경영>, <그림책의 힘>, <아이들의 우주> 등이 있다.


 이 책은 <마이니치신문>에서 발행한 정보지 <하나이치몬메>에 연재되었던 것을 책으로 엮은 것이며, 독자의 고민과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이러쿵 저러쿵 말하기 전에 산다는 것이 선행(先行)되어야 한다. 우리는 좋든 싫든 살고 있는 것이다.’(p13)


 사람은 누구나 고민 한 가지씩은 있다. 좌절하기도 한다. 항상 좋은 일만 생기는 것도 아니며, 불행한 일을 한 사람에게 몰아주지도 않는다. 날씨에 비유해보더라도 눈부신 햇살이 쏟아지는 맑은 날이 있는가 하면, 비바람이 불고 눈보라치는 날도 있다. 어떻게든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세상에 나와 살아가는 것이다. 아무런 변화 없이 살아가는 것은 얼마나 따분하고 지루한 일인가. 견딜 수 있을 만큼의 시련만을 준다고 하는 말도 있다. 이런 일 저런 일 겪으면서 사람은 성장하는 것이다. 이러한 것을 깨닫고 스스로 마음의 변화에 주위를 기울여야 한다. 자신이 중심이 되어 온전하게 살아가려는 지혜를 키워야 한다.


 사람과의 관계에선 남녀의 마음을 문학작품을 예를 들어 얘기하고 있다. 융이 말했듯이 남녀관계란 ‘두 사람’의 관계가 아니고 남성 안의 여성성, 여성 안의 남성성 이렇게 늘 ‘네 사람’의 관계라고 한다. 이렇게 각자의 ‘내면에 자리한 이성’까지도 포함해야 완전해진다는 것에 매우 공감이 되었다.


 개인의 정체성과 성장에 대한 것으로 비밀과 꿈을 다루고 있다. 아이에게 비밀이 생긴다는 것은 자립과도 관계가 있는데, 지나치게 간섭하거나 통제하는 과잉보호는 그 과정의 성장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 비밀을 캐내려고 부정적으로 대처하지 말아야 한다. 비밀은 긍정적으로 작용하면 성장할 수 있는 동기가 되기도 한다니까.


 꿈에 큰 관심이 없던 저자는 융 심리학에 끌리게 되어 꿈을 연구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 꿈과 자아실현의 관계를 주제로 쓴 <묘에, 꿈을 살다>가 나왔다. 하지만, 자신의 꿈을 분석하는데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라고 한다. 꿈속에서 일어난 일에 죄책감을 가질 수도 있고 이상한 건 아닐까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면서. 인생에 정답이 없듯이 꿈에도 정답이 없으며, 적당한 거리를 두고 탐구하는 편이 낫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심리상담이라는 학문에 대해서 언급하는데, 전문가외에도 일상에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한다. 그러나 ‘들어주기’라는 것이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라는 것. 상담의 근본은 상대의 이야기를 ‘그저 열심히 듣는 것’,  ‘중심에서 벗어나지 않고 쭉 곁에 있어 준다.’ 이다. 마음을 다해 들어주는 과정에서 응어리졌던 마음이 조금씩 풀어지고 열린 마음으로 되는 것이다. 심리치료사인 저자가 융 심리학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 말을 걸어 오는 것처럼 느껴져 잔잔하고 편안하게 느껴진다. ‘나란 누구인가’ 하고 묻는 것도 중요하지만, 묻는 것을 잊어버리는 것도 필요하며 차라리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한다. 인간의 심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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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전과 내시 - 조선조 정치적 복종의 두 가지 형식
박종성 지음 / 인간사랑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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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전과 내시>라는 제목만 보면 재밌게 보던 사극이 떠오른다. 수없이 바닥에 머리를 조아리며 희한한 목소리를 내던 내시와 관아의 문 앞에 서서 출입을 하는 사람들을 견제하고 통제하는 아전. 여기서는 사극에서의 재미와는 좀 거리가 멀다. ‘조선조 정치적 복종의 두 가지 형식’으로 정치적 상황에서의 ‘아전과 내시’의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백년 넘도록 왕조국가체제를 지탱한 힘의 근본은 뭘까. 가장 가까이 꼽는 이유는 유교의 막강한 저력이었고, 정치체제를 강고히 지탱한 정치적 기운은 견제와 균형을 중심으로 한 제도적 긴장이나 힘의 균형을 도모하려는 지배 권력과 민중 부문의 길항이었다.’(p6~7)


 단일 성씨로 세습군주체제를 이어 간 예는 세계역사에서도 찾을 수 없다고 한다. 그 시대의 정치미학은 ‘변화’를 지향하지 않고 ‘보존’과 ‘유지’에 초점을 맞추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하나의 체제가 그것을 오래도록 유지하기 위해서는 법제도를 비롯한 많은 것이 있어야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지배하는 자가 믿을 수 있는 심복을 두는 것이 우선일 게다. 자신들의 손과 발이 되어주고, 자신들이 할 수 없는 (또는 하기 싫은) 궂은일을 도맡아 할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아전은 지방행정의 일을 내시는 왕명의 출납을 맡아, 왕이 눈과 귀가 되어 줌으로서, 서로 공존하고 공생할 수 있는 관계가 형성된 셈이다. 신분상으로 말하면 ‘중인’이라 하였지만, 형식적인 말이었을 뿐 엎드려 조아리는 자에게 더욱 불공평이 존재하는 채로.


 두 가지 모두가 역사에서 들여다보면 부정적인 편견이 많은 편이다. 아전에게는 공식적으로 급여를 주지 않았으며 이것을 당연시 했다. 이것은 그들의 불안정한 경제적 처지를 빌미로 부정부패가 끊이지 않았음을 대변해 준다. 내시는 군왕과 내시, 양반관료 사이의 긴장의 삼각구도를 이용하여 삶이 유지되는 직군이었다.


 ‘바닥 찧도록 머리 조아린 채 곁눈으로 세상을 향하면 가없이 너른 땅일랑 그리고 잘 보이고 저리도 키 큰 이가 아니건만 어찌하여 그처럼 높이 보이나 희한하였다. 그 이치인 즉 아전이나 내시에게도 매일반이었다. 굽히라는 명을 받아 하는 수 없이 엎드린 땅이라면 도저한 눈길이야 같을 리 없었을 터다. 복종의 미덕은 기나긴 세월 물려받은 법도요, 습관보다 더한 관행으로 몸속 깊이 배어든 운명이었다. 굳이 천직이라 이름붙이지 않아도 굽힘의 자세는 그들에게 굴욕도 수모도 아닌 일상의 생활이자 체화한 삶, 바로 그 자체였다.’(p174)


 이처럼 아전과 수령, 내시들에게는 임금이 그들의 삶을 지탱할 수 있는 ‘빌붙기’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봉급이 없는 아전들의 부정부패와 타락을 보면서도 집권세력은 어쩌지 못하는 무능은 왕조가 해체되는 결말을 보게 되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다. 자신의 비리를 알고 있는 자를 두려워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이러한 역사 속에만 있는 일은 아니다. 현 시대에도 그러한 사례는 넘친다. 감추고, 눈감아주는 비굴함의 반복. 수 세기가 흘러도 그런 일이 되풀이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강자에게 빌붙어 힘을 얻고자하는 삶의 몸부림으로 치부하기엔 영원히 해결되지 않을 과제일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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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고민하는 게 더 편할까 - 고민될 때, 심리학
가토 다이조 지음, 이현안 옮김, 이정환 그림 / 나무생각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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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의 일상적이고 흔한 고민이라기보다는 좀 더 깊어진 우울증에 가까운 또는 우울증에 기인한 고민을 이야기 하고 있다. 고민이 지나치면 신경증이 깊게 되고 증오와 분노 공격성을 내포하게 된다. 늘 불만을 입에 달고 살면서 자신의 불행을 이야기 해 보려 하지만, 그럴수록 사람들은 떠나게 된다. 그것을 배출할 수 없게 되면 자학하게 되고 점점 고통의 늪으로 빠지게 되는 악순환의 반복인 것이다. 고민의 한 가운데에 있는 고통에는 ‘현실의 고통’과 ‘마음의 고통’이 있다. 늘 고민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은 그 중 ‘마음의 고통’을 호소한다. 이러한 사람은 자신의 고민, 불행만을 호소하며 그 문제를 해결하려는 마음은 전혀 없다.


“사람은 행복해지기를 바라면서 왜 불행해지는 쪽으로 노력을 하고 불행해질 수밖에 없는 행동을 하는 것일까?(p11)


“의지는 자기 파괴적으로 작용한다.”(p12)

-미국의 실존주의 심리 상담사 롤로 메이(Rollo May)


생각한 대로 행동하지 못하는 이유는 ‘의식’이라는 관점으로만 자신을 생각하기 때문이다.(p15)


우울증에 걸리는 사람은 외부에 관심을 가지지 못한다. 사랑을 받고 싶다는 욕구가 지나치게 강해서 그 이외의 대상에 관심을 가질 수 없는 것이다.(p34)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어떤 사람이 요란스럽게 여기저기 친절을 베풀면서 돌아다니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친한 사람이 없다. 그런 사람은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어머니 밑에서 자란 사람이다.(p35)


우울증 환자의 인식적 특징은 낮은 자기평가와 의존성 증대이며, 서로 깊은 관계가 있다. ‘의존성 증대’란 퇴행 갈망이나 퇴행 욕구가 심해진다는 뜻이다. 어린아이처럼 칭찬을 받고 싶어하며 자신의 괴로운 심정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는 욕구 말이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는 것은 성장 동기가 있다는 뜻이며 성장 동기를 바탕으로 움직이면 고통은 줄어들며, 자신이 바뀌면 고민을 반복하는 질병 또한 나을 수 있다고 한다.


그들에게는 “정말 대단합니다”라는 말은 치유가 되지만 “이렇게 해보십시오.”라는 말은 분노만 낳는다.(p70)


몇 년 전에 우연히 방송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는데, 배우 이모씨 부부가 이혼조정인가 하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 부인의 말인 즉, 남편인 이모씨는 무슨 일이든지 하고 나면 칭찬을 해 주어야만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칭찬을 해 주지 않으면 삐진다는. 더 깊은 내막이야 모르지만, 이것도 이 책에서 말하는 칭찬을 받아야 만족하는 퇴행 욕구의 일종으로 느껴진다. 처음엔 그 방송을 보고 그런 경우도 있구나... 하는 정도였는데, 이 책을 읽는 도중 떠올랐다. 사실 어린 아이도 아닌 어른에게 어떻게 사사건건 칭찬을 해가며 비유를 맞추겠는가.


고민을 안하려고 해도 고민을 하게 되고 그것이 습관이 되어 오히려 고민을 해야 마음이 편안해진다. 이렇게 되면 고민의존증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한 단계 진화하면 우울증이 된다고 한다. 두려운 일이다. 분노와 증오 복수심을 항상 마음에 담고 있다. 모든 것이 불만이다. 밝은 새아침이 찾아와도 어제와 똑같이 기분이 나쁘다. 삶의 토대 자체가 불만인 것이다. 분노와 증오가 누구를 향하는가? 그것을 밝혀야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한다.


“가혹한 자기비판이나 잔학한 자기 멸시 등은 근본적으로 대상을 향한 것이며, 대상에 대한 복수를 의미한다는 사실을 우울증 분석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프로이트(p121)


‘마음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가족이라는 이름의 감옥 안에 갇혀 있었다.’(p240)


요즘은 우울증이 만연한 시대이다. 예전엔 ‘착한 아이’로 키우는 것이 큰 자랑이었다. 부모 입장에서는 자랑스럽고 예쁠지는 몰라도 아이의 입장에서 보면 불행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칭찬을 받기 위해서, 부모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서 마음속에서는 그렇게 분투하고 있었을 그 마음에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이미 성인이 된 이가 깊은 고민, 우울증에서 벗어나려면 싫으면 싫다고 확실하게 의견을 표시해야 한다. 자기연민에서 빠져 나와야 한다. 아무도 당신의 동정이나 불행의 호소를 받아 주려 하지 않는다. 편한 것 보다는 행복을 선택해야 한다. 또한 남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려는 노력을 멈추어야 한다. 그리고 내면에 감추어진 분노의 크기를 이해하고, 마음의 역사를 공부해서 행복을 붙잡으라고 한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나 고민에 사로잡혀 힘든 사람이 있다면 내면 심리를 공부삼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고민의 실체를 이해하고 나면 행복을 선택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되찾을 수 있으리라.


                                    

                                      마음의 거주지가 없는 사람은

                                        늘 태풍 속에서 살지만

                                     마음의 거주지가 있는 사람은

                                      맑고 평온한 날씨 속에서 산다.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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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플러스의 시간 - 제2중년의 시대, 빛나는 인생후반전 설계도
홍기빈 외 지음 / 서해문집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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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서울50플러스재단에서 첫 번째 캠퍼스의 개관 특강으로 엮어졌다. 50세 이후의 삶을 제2중년이라 명명하고, 그 나름대로 반짝임을 갖고 살아가는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의 강연을 더 많은 독자와 함께 하고자 단행본으로 만든 책이다. 그만큼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필요한 집을 ‘공유주택’이라고 하는, 아직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데 열린 소통의 장이 되는 주택의 개념으로 보여주었다.


또 보건학 박사 배정원은 남녀의 감정적인 특성의 차이를 보여주며 성과 연애에 대한 이야기를 진솔하고 거침없이 들려준다.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소장은 28년을 준비한 취업, 20년으로 끝나는 직장생활이 지금의 현실임을 알려주며, 자신의 가치를 창출해야 살아남는다고 한다. 가치를 창출하라니... 이 말 또한 쉽지 않고 두려운 말임에 틀림없다.


임원은 사실 2년짜리 비정규직이죠. 차 딸린, 기사 딸린 비정규직이라는 표현도 있지요. 2년 뒤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겁니다.(p26~27)


예전에 비해 직장생활의 근속연수가 현격하게 줄어들었으며 그에 비해 초고속 승진은 그만큼 직장의 안정이라는 면에 있어서 불안감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되었다. 오십도 안 되어 조직에서 밀려나는 시대이다. 그만큼 중년이 길어졌다는 것이다. 의학과 과학의 발달이 인간의 수명을 늘렸으며, 늘어난 수명 또한 중년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물론이다. 공무원들을 제외하고는 정년퇴직이라는 개념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다. 한편 금융계에서는 불안한 노후를 위해서는 미리미리 대비해야 한다며 불안감을 더욱 부추긴다.


‘닛부타의 숲 정신분석클리닉’ 원장인 이승욱은 ‘개저씨는 왜 혼자가 되었나?’는 주제로 이야기 한다. ‘개저씨’에 대한 단어 자체도 웃기는데, 그 체크리스트는 더욱 더 씁쓸한 웃음을 짓게 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소통의 부재와 세대간 대화의 부족과, 이해가 결여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다.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의 이야기가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나의 관심을 끄는 것은 최광철, 안춘희 부부의 3개월 여정으로 유럽 5개국을 자전거로 여행한 스토리다. 그것도 부부가 처음 가본 해외여행이라 한다. 물론 언어도 안되는 상태로.(중학교 영어실력 정도만 되었어도 수월했을 거라고 한다.) 생각해 보면 무모한 여행이었다고 말한다. 손짓 발짓 몸의 언어로 겨우겨우 찾아가는 여정은 짧은 강연이지만 드라마틱하다. 잘못 드는 길이 있다거나 텐트를 칠 곳이 마땅치 않아 불안해하고 있을 때마다 도와주는 사람이 나타난다. 자신들의 집을 숙소로 내주는 프랑스인 신혼부부, 캠핑장을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중에 자신의 외딴집 조그만 정원에 텐트를 칠 자리를 내 준 독일 아주머니. 생각지 못한 이런 도움은 럭셔리한 여행이 아닌 고생스런 모험의 여행길에서 만나는 가뭄 끝의 단비처럼 반가웠을 것이다.

그들의 여행의 계기가 참 산뜻하다. 초등학교 졸업의 학력으로 공무원 9급과 7급 공채를 거쳐 행정자치부 지방재정팀장, 화천군 부군수 등 원주시 부시장을 끝으로 공직생활 37년을 마감하였다. 조직에 몸을 담고 있다가 나오니 희망이 없고 도전할 타깃이 없어졌다는 것, 이른바 목표가 희미해졌다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토로한다. 그래서 ‘나에게 맞는 은퇴 이후의 사회 적응 프로그램이 뭘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한참 뒤에 잊혀질 무렵에 번개같이 짠! 하고 멋지게 나타나야겠다고. 참으로 기발한 착상에 무릎을 치게 된다. 이미 10년 전부터 부부가 건강을 위해 자전거로 단련시키는 중이었으니 자전거여행을 결심한 동기도 되었을 것이다. 역시 사람은 목표가 있어야 앞으로 나아가는 행동력이 나오는 것 같다. 목표가 확고하면 준비과정을 진행하면서 여러 가지 우여곡절이 있더라도 견뎌낼 수 있다.


그 외에 내가 <통섭의 식탁>으로 처음 접했던 최재천 교수. 과학자이면서 국립생태원장이기도 하다. 인간이 자식을 키워내고 난 뒤의 삶을 ‘번식후기’라고 지칭한 점이 흥미롭고 생물학을 전공한 그답다. 그는 우리 사회의 변화를 기후변화, 도시화, 다문화, 고령화 이렇게 4개의 키워드로 압축한다. 국가차원의 산아정책이 성공한 예는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고 이것은 고령화의 문제와도 연결되는 것을 보여준다. 이대로 손을 쓰지 않으면 OECD에서 계산하기로 350년이 지나면 대한민국이 없어진다고 한다. 무서운 일이다. 할머니가 있는 집단이 없는 집단보다 자손이 번성한단다. 어차피 인간은 고령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한다고 한다. 그러니 ‘번식후기’의 삶을 잉여의 삶으로 치부하며 위축되지 말고 즐기라고 한다. 그런데 어떻게 즐길 것인가. 평생 배움을 놓지 말라고 한다.


마지막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지금까지 1700명 이상을 인터뷰한 베테랑 인터뷰어이자 <경향신문> 역사상 최초의 여성 정년퇴직기자인 유인경의 이야기로 맺는다. 일본 다이칸야마에 있는 츠타야 서점의 모토인 프리미엄 에이지를 들어 말한다. 이제 우리의 삶은 과거의 이력과 석사, 박사의 학벌이 아니라 ‘내가 얼마나 나 자신을 좋아하고 세상에 관심이 많은지’에 달려 있다고 얘기해 준다. 강연 형식이어서 더 쉽게 쏙쏙 들어와 공감하기 좋았다.


어렸을적 수수께끼 놀이가 생각난다. ‘먹어도 먹어도 배가 안 부른 것은?’ 정답은 ‘나이’다. 누구나 공평하게 먹어서 좋다. 나이는 드는 것이 무슨 벼슬도 아니고, 외모와 건강상태가 변화되는 것을 좋아할 일도 아니다. 하지만 이보다 공평한 일이 또 어디 있는가. 숫자의 나이만 의식하여 의기소침하지 말고 자신의 가치를 창출하는 일, 늦었다고 생각되더라도 자신이 해 보고 싶었던 일,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도전해 보는 게 어떨까. 중년을 눈앞에 두고 있거나 이미 중년인 사람 누구라도 현재의 자신의 삶을 점검해보고 앞으로의 삶에 좀 더 나은 발걸음을 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해 본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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