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하여 그의 단식은 모순이 된다. 단식을 계속한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하고 죽음이 오면 단식은 저절로 끝나게 된다.
따라서 단식을 계속하자면 살아 있어야 하지만 죽음 일보 직전의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생을 끝장내겠다는 생각은 그 끝장이 늘 주위에 어른거리는 가능성으로 남도록 하기 위해 완강히 거부된다. 그의 단식은 목적을 제시하지도, 구원의 약속을 제공하지도 않기 때문에, 단식의 모순은 미해결의 장으로남게 된다. 사정이 이러하므로 그것은 절망의 이미지를 남긴다. 그 절망은 죽음에 이르는 병과 자기 파괴적인 열정에 의해생성된다. 절망에 빠진 영혼은 자신을 파괴하려 하고, 절망한다는 바로 그 사실 때문에 자신을 파괴하지 못하고 더욱더 깊숙이 절망으로 가라앉는다. - P23

굶주림은 은유가 아니고 문제의 핵심이다. 가령 랭보는의도적으로 감각을 혼란스럽게 만들어 신체를 하나의 미학적원칙으로 만들었지만, 함수의 주인공은 자신의 결핍 요소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활용하기를 거부한다. 그는 허약하고 생각에대한 통제권을 잃어버렸지만, 그래도 명징한 글쓰기를 하려고계속 노력한다. 하지만 굶주림이 그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것처럼 그의 글쓰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는 자신의 예술을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고 심지어 최악의 타락과 비참함도 받아들일 용의가 있지만, 실제로 한 일이라고는 글쓰기를 불가능하게 만든 것뿐이다. 아무리 애쓴대도 빈속으로는 글을 쓸 수가 없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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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볼 때 중요한 것은굶주림을 방치하는 문화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소위 문화라는 것으로부터 굶주림의 힘과동일할 정도로 강력한 힘을 가진 아이디어를이끌어 내는 것이다.
- 앙토냉 아르토 - P17

나 자신을 징벌하기 위해 달리기 시작했다. 이 거리에서저 거리로 계속 달리면서 조롱하는 마음으로 나를 밀어붙였다. 멈추고 싶을 때마다 나에게 속으로 맹렬히 비난을 퍼부었다. 이런 엄청난 노력 덕분에 나는 필레로까지 오게 되었다. 마침내 더는 달릴 수 없는 것에 분노하며, 또 거의 눈물을 흘리며 멈추어 섰을 때 온몸이 와들와들 떨렸고 결국은어떤 집의 계단에 쓰러졌다. 〈이렇게 빨리 쓰러져선 안 돼!〉나는 말했다. 나를 제대로 괴롭히기 위해 다시 일어섰고 그대로 서 있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나를 비웃고 나의 피로에희희낙락하면서. 마침내 몇 분이 흐른 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나에게 앉아도 좋다는 허락을 내렸다.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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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인 메이슨앤드햄린 업라이트 피아노 앞에서 나는 날마다 몇 시간씩 연습했다.먼저음계와 아르페지오를 치고 연습하는 곡들 중 아무거나 연주했다. 바흐 인벤션,
쇼팽 녹턴, 베토벤 바가텔, 모차르트 소나타 나는 연습(practice)이라는 단어의 뜻을 생각해보지 않았다. 내가삶이란 온전히 ‘실천‘(practice)이라는 것을 비로소 이해하게 되기까지는 긴 세월이 지나야 했다.  -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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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눈을 크게 뜨고 있으면 진정한 스승을 만날수 있다. 그들이 누구인지는 몰라도 된다. 버지니아 울프는 나의 스승이다. 나는 그녀를 어느 작가의 일기의 형태로 가까이 둔다. 가끔 이 책을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나보다 앞서서 이 길을 걸었던 동류의 영혼을 만나고,
나와 그녀의 상황은 확연히 달랐지만 그녀는 나를 이 세상에서 덜 외롭게 느끼도록 해준다. 우리가 방에 혼자있을 때에도 우리의 악마, 내면의 검열관과 더불어 선생들은 이토록 애쓰는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고 말해준다.
-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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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앉아서 글을 쓴다는게 선물이나 다름없다는 걸 기억하려고 애쓴다. 오늘 하루를 틀어쥐지 않는다면 잃어버릴 게 분명하다. 세상을떠난 존경하는 작가들을 생각한다. 여기 있다는 단순한사실이 작업을 시작해야 할 일종의 책임이라고, 도덕적인 책임이기까지 하다는 걸 받아들인다. - P81

한 명의 독자는 꼭 아는 사람이 아니어도 된다. 살아있지 않아도 되고, 실존 인물이 아니어도 좋다. 보니것은 일찍 세상을 떠난 누이를 위해 글을 썼다. 작업을 공유할 수는 없지만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작가에서 독자에게로 뻗어나가는 선은 단 하나다. 작가는 홀로 글을쓰고, 독자는 고독 속에서 읽는다.  - P82

나는 늘 한 사람의 독자를 특정하고 글을 쓴다. 나의유일한 독자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바뀌었는데, 처음에는 돌아가신 아버지였다. 나는 시공간을 뛰어넘어 아버지에게 닿고 싶었다. 아버지에게 내가 어떤 여성이 되었는지 알려주고 싶었다. 가끔은 엄마를 향했다. 내 문장하나하나가 애원같았다. 제발나를 이해해주세요. 나중에 나의 유일한 독자는 남편이 되었고, 여전히 그렇다.
지금, 단 한명의 독자에는 내 아들도 포함되어 있다. 언젠가 내 책들에서 자기 어머니를 발견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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