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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음운의 변동 분류

 

 

 

 

음운은 '말의 뜻을 구분하는 소리의 최소 단위'로 정의되지만, 여기서는 간단히 모음과 자음이라고 생각해도 된다. 한글의 음운은 총 40개로 모음 21개와 자음 19개이다. 음운은 音, 말 그대로 소리다.

 

 

음운의 변동이란 40개의 소리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아 소리가 변하는 것이다. 크게 교체, 첨가, 탈락, 축약으로 구분한다.

 

 

교체는 하나의 음이 다른 음으로 바뀌는 현상이다. 1:1로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음운 개수에는 변화가 없다.  첨가는 없던 소리가 덧나는 것이다.  음운 개수는 늘어난다.  탈락은 첨가와 반대로 소리가 떨어져 나가는 현상이다. 음운 개수는 줄어든다. 축약은 탈락과 동일하게 음운 개수는 줄어들지만, 그 방법이 다르다. 탈락은 두 소리 중 어느 하나가 없어지는 반면, 축약은 두 소리가 합쳐져 전혀 다른 하나의 소리가 된다.

 

지금까지 자음에 발생하는 중요한 음운의 변동은 거의 살펴 보았다. 모음은 자음만큼 변동이 많지 않고 비중이 높지도 않은 듯하다.  주요한 모음의 변동을 한꺼번에 모아서 간단히 정리한다.

 

 

 

 

2. 전설 모음화 ('ㅣ' 역행 동화) : 교체

 

먼저, 전설 모음화 자체는 표준 발음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도 음운의 변동에 들어가는 것은  몇몇 경우 표준 발음으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특히 일상에서 긴가민가하는 것들이 많아 알아두면 좋을 것 같다.

 

 

 

 

 

모음에 대해서는 <문법2. 모음> 에서 정리했다. 단모음 10개는 혀의 위치를 기준으로 후설모음과 전설모음으로 나뉜다. 후설 모음의 기본음은 'ㅡ'이고 전설 모음의 기본음은 'ㅣ' 이다.

 

앞 음절의 후설 모음이 뒤 음절의 전설모음 'ㅣ'에 의해 전설모음으로 바뀌는 현상을 전설모음화 혹은 'ㅣ' 모음 역행 동화라 한다.  'ㅓ'라는 소리는  'ㅔ'로 'ㅏ'라는 소리는 'ㅐ'로 바뀐다.

 

한글을 창제할 때 제자원리도 이에 기반한 듯, 'ㅓ'라는 자모에  'ㅣ'를 추가하여 'ㅔ'로,  'ㅏ'라는 자모에 'ㅣ'를 추가하여 'ㅐ'로 표기하도록 하였다. 위 문단의 'ㅓ'나 'ㅏ'는 소리(母音)를, 이 문단의 'ㅓ'나 'ㅏ'는 글자(字母)를 가리킨다. 글자로 쓰면 똑같지만 , 의미상 다르다는 것이다.

 

 

 

 

 

남비는 일본어 '나베'에서 왔으므로, 원형을 밝히면 남비이지만 일본어라는 의식이 거의 사라졌으므로, 냄비를 표준어로 인정한다. 

 

'남비 → 냄비 '  : '비'에서 모음 'ㅣ'는 전설 모음이다. '남'에서 후설 모음 'ㅏ'가 'ㅣ'로 인해 전설 모음인 'ㅐ'로 바뀌어 '냄'이 된다.  뒤 음절 'ㅣ'에 의해 앞 음절의 모음이 바뀌었으므로 순서상 '역행' 이다. 전설 모음화를 'ㅣ'모음 역행 동화라고도 하는 이유이다.  남비우동이 아니고 냄비우동 ^^

 

'-나기' 는 '~로부터 나다' 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서울나기는 서울 태생이라는 의미, 시골나기는 시골 출신이라는 의미이다. 그런데 이런 의미를 가진 다양한 말들이 '-나기'가 아니라 '-내기'로 더 많이 쓰이고 있기 때문에 표준어는 '-내기'로 통일된다. 서울내기, 시골내기 뿐 아니라 새내기, 풋내기, 보통내기, 여간내기 등등.

 

'내기'로의 동화 현상은 '기'의 전설모음 'ㅣ'에 의해 '나'의 후설 모음 'ㅏ'가 'ㅐ'로 전설모음화 한 것이다.  따라서 '나기 → 내기' 변한다.

 

 

 

 

 

 

많이 헷갈리는 '아지랭이 vs 아지랑이' 는 아지랑이를 표준어로 삼는다.  전설 모음화는 표준 발음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원칙의 대표적 사례다.  일상에서는 두 발음이  혼용되고 있으므로 구별해서 알아두어야 할 필요가 있다.

 

전설 모음화는 음운현상이다. 그런데 동화된 발음이 표준어가 되는 경우에는 맞춤법도 동화된 소리에  따른다. 우리가 이때까지 공부한 대부분의 자음 관련 음운의 변동에서는 표기는 형태소를 밝히어 적고, 표준 발음만 음운 변동을 적용한 것과는 다르다.  아지랑이라 쓰고 그대로 〔아지랑이〕, 냄비는 〔냄비〕 등 소리나는 대로 쓴다.

 

 

붙임2는 진짜 재미있다. 장이냐? 쟁이냐? 결론은 둘 다 발음한다. 단 장이는 장인 즉 수공업 기술자에게만 붙인다. 미장이, 칠장이, 유기장이 등. 그 외의 것들은 모두 쟁이를 쓴다. 멋쟁이, 개구쟁이 등등.

 

그러면 점쟁이 ? 점장이? 는 무엇이 표준어일까? 점치는 사람은 존중의 측면에서건 비하의 측면에서건 장인은 아니다. 장인은 물질을 다루는 기술자인 반면 점쟁이는 형이상학의 영역을 다루고 있으니까. 점쟁이.

 

요즘은 지칭할 경우가 없지만, 갓장이와 갓쟁이는 둘 다 사용할 수 있다. 갓장이는 갓을 만드는 장인, 갓쟁이는 양반티를 낸다고 갓을 쓴 사람을 낮잡아 부르는 소리다.  화가를 낮잡아 부를 때는 환쟁이다.

 

 

표준어가 아닌데 'ㅣ'모음 역행동화를 적용하여 발음하는 경우도 많다. 어미와 아비를 〔에미〕〔애비〕로,  고기를 〔괴기〕로 발음하는 것은 교양있는 현대 서울내기의 언어생활이 아니다.

 

 

 

3. 반모음 첨가

 

모음에서 교체 현상의 대표가 전설 모음화라면, 첨가 현상에서는 반모음 첨가가 대표적이다.  전설 모음화가 'ㅣ모음 역행 동화' 라면 반모음 첨가는 'ㅣ 모음 순행 동화'라고 불렸다.  전설 모음인 'ㅣ'에 의해 후설 모음이 전설 모음으로 바뀌는 것은 마찬가지이나 영향을 주는 방향이 다르다.

 

두 현상 모두 일반적 법칙이 아니라 특수한 사례에서만 음운 변동으로 인정된다. 단, 전설 모음화는 표준 발음으로 인정되는 경우 맞춤법도 발음에 따라 표기된다. 그러나 반모음 첨가는 표준 발음으로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표준 발음 이외에 허용되는 현상이므로 표기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반모음 첨가는 어간이 전설 모음 ' ㅣ, ㅟ, ㅚ'로 끝나고 'ㅓ'로 시작하는 어미가 뒤이어 올 경우 두 모음의 충돌을 막기 위해 그 사이에 '반모음ㅣ'가 덧붙는 현상이다.

 

 

 

 

첨가된 '반모음 ㅣ'는 어미의 후설 모음 'ㅓ'와 결합하여 전설 이중 모음인 'ㅕ'가 된다. '반모음 ㅣ'가 전설 모음이므로 이 모음이 결합된 이중 모음도  전설 이중 모음이라고 부른다.  반모음 첨가는 어간의 전설 모음에 의해 어미의 후설 모음이 전설 모음이 되었으니 동화에 해당한다.

 

'ㅟ, ㅚ'는 'ㅣ'와 동일하게 단모음이지만,  자모상으로는 'ㅣ'로 끝나는 형태이므로 통칭하여 'ㅣ' 모음 순행 동화라고도 불렸다.  제자 원리로  'ㅚ'는 'ㅗ'에 'ㅣ'가 결합한 자모이다.  물론 소리로는 별개의 독자적인 소리다.

 

 

반모음 첨가의 사례는 많지 않다.  용언 '피어, 되어' 와 이에 준하여 변동하는 '이오, 아니오' 만 기억해 두어도 충분하다. 이 말들의 표준 발음법과 한글 맞춤법은 음운 변동과 관련이 없다. 그대로 표기하고 그대로 발음하는 것이 원칙이다. 반모음 첨가 현상은 단지 허용되는 음운의 변동일 따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피어' 와 '되어' 는 각각 '피-' 와 '되-'가 어간이다.  어간의 말음인 'ㅣ'와 'ㅚ'에 의해서 어미의 첫소리인 'ㅓ'가 'ㅕ'로 바뀌는 반모음 첨가가 허용된다.  

 

'이오'와 '아니오'는 각각 '이'와 '니'의 모음 'ㅣ'에 의해 뒤 음절의 ' 오'가 '반모음 ㅣ'의  첨가를 받아 '요'가 되는 것을 허용한다.

 

 

 

4. 모음 탈락

 

두 개의 모음이 만났을 때, 한 개의 모음이 탈락하는 현상이다.  'ㅡ' 탈락과 동음 탈락이 대표적인데,  어간의 끝소리와 어미의 첫소리가 둘 다 모음일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음운 변동이지만, 한글 맞춤법에 관련 항목들이 있다. 모음이 탈락하면 준대로 표기한다는 원칙이다.

 

 

 

 

 

문법의 기본에 해당하는 품사에 대해서는 아직 정리하지 않았다. 품사는 "단어를 기능, 형태, 의미에 따라 나눈 갈래" 로 정의된다. 쉽게 말하면  한글의 모든 낱말을 3가지 기준으로 분류해서 낱말마다, 너는 "용언/변화어/동사" 세트야 라고 라벨링을 한다는 것이다.  기능에 따라 나눌 때 낱말은 체언, 용언, 수식언, 관계언, 독립언 중 하나에 속한다.

 

용언은 문장에서 서술의 기능을 하며 동사와 형용사가 이에 해당한다. 용언은 활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모양이 변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밥'이라는 체언의 경우는 어떻게 쓰여도 '밥'으로만 쓴다. 그런데 '먹다'라는 동사는 '먹어라' '먹자' '먹니' '먹고' '먹어서' '먹지마' 등등.. 다양하게 변화한다. 이때 변하지 않는 부분을 어간이라 하고 변하는 부분을 어미라 한다. 

 

국어표준대사전에서 찾을 수 있는 용언은 기본형이다. 예를 들어 '먹다'만 사전에 등재되어 있고 '먹어라' '먹자' 등은 사전에 오르지 못한다.  이 기본형에서 '먹-'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 어간이고, '-다'는 대신 각종 꼬리들이 붙을 수 있는 어미이다.  '-' 표기를 하는 이유는 독립적으로는 쓰일 수 없고 어간과 어미가 결합해야만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먹-' 은 어디에도 단독으로 쓰일 수 없다. '-어'나 '-고' 따위도 마찬가지이다.

 

용언은 활용되기 때문에 어간에 어떤 어미가 오느냐에 따라 다양한 음운 변동이 일어나고 이에 따라 맞춤법도 규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글 맞춤법 4장 2절 15항~18항은 용언이 활용될 때 어간과 어미에 대한 규정이다.

 

 

 

모음탈락 중 대표인 'ㅡ' 탈락은 규칙적인 탈락이다.  어간의 끝소리가 'ㅡ' 이고 어미의 첫소리가 'ㅓ/ㅏ' 이면 거의 예외없이 규칙적으로 탈락한다.

 

후설 단모음의 발성기관을 보면 'ㅡ' 탈락이 규칙적으로 이루어지는 이유가 짐작이 갈 듯도 하다.  후설 평순 모음인  ' ㅡ → ㅓ → ㅏ' 는 입술 모양은 평평하게, 혀의 위치는 여린 입천장이 있는 뒤쪽으로 고정시켜 놓고, 입만 점점 크게 벌리면 자연스럽게 소리가 변한다.  'ㅡ'는 가장 약하게 나는 소리다. 자음은 모음없이는 소리를 낼 수 없어 순수한 자음을 발음할 수 없다. 그런데 가장 자음 자체의 소리에 가깝게 소리 내려면 'ㅡ'를 붙인다. 'ㅡ' 가 약한 소리이기 때문이다.

 

직관적으로도  ' ㅡ → ㅓ → ㅏ' 로 갈수록 소리가 뚜렷하고 커진다.  따라서 약한 'ㅡ' 다음에 더 강한 'ㅓ'나 'ㅏ'가 잇따르게 되면 자연스럽게 약한 'ㅡ'는 탈락하기 쉽다.

 

키가 '크다'의 경우, 용언의 기본형 '크다' 는 어간 '크-' + 어미 '-다' 로 이루어졌다. 문장을 키가 '커서' 좋겠다로 바꾸어 보자.  '크다'에서 어간 '크-' 는 그대로 두고 어미를 ' - 어서' 로 바꾸어야 한다.  어간의 끝소리가 모음 'ㅡ' 이고 어미의 첫소리가 모음 'ㅓ' 가 되어,  'ㅡ'와 'ㅓ'는 잇따라 소리를 내게 된다. 입만 조금 더 벌리면 바로 'ㅡ'에서 'ㅓ'로 소리가 바뀜에 따라 약한 소리인 어간의 'ㅡ'가 탈락한다. 어간의 자음 'ㅋ'과 어미의 'ㅓ'가 바로 붙어서 '커'가 된다.

 

'바쁘다'의 경우는 어간 '바쁘-'에 어미 'ㅏ'가 결합하여 'ㅡ'가 탈락하고 '바빠'가 된다.  어미가 'ㅓ'이냐 'ㅏ'이냐는 대체로 모음 조화에 따른다. 양성 모음은 양성 모음끼리, 음성 모음은 음성 모음끼리 결합한다.

 

 

 

 

모음 탈락의 두 번째는 동음 탈락이다.  어미 첫소리가 'ㅓ/ㅏ' 일 때 어간의 끝소리도 'ㅓ/ㅏ'가 와서 똑 같은 모음이 두 번 겹치면 당연히 소리는 하나로 날 수밖에 없다. 

 

'가다'의 어간 끝소리는 'ㅏ'이고 '서다'의 어간 끝소리는 'ㅓ'이다. 모음 조화에 의해 어미는 각각 'ㅏ'와 'ㅓ'가 오게 되니 동음이 만나게 된다. '가-' + '-아'를 이어 발음하면 당연히 '가'로 소리난다. 

 

모음 탈락으로 음운이 하나 줄어들면 한글 맞춤법의 표기는 줄어든 대로 쓰는 것이 원칙이다.

 

 

 

5. 모음 축약

 

두 개의 모음이 연이어 올 때 제 3의 하나로 바뀌는 현상이다. 

 

 

 

글을 쓸 때 줄여 쓸까 원래대로 쓸까 조금은 고민을 하는 맞춤법이다. 결론은 줄여 써도 되고 본말대로 써도 된다.  

 

위의 사례는 마치  단모음 2개가 이중모음 1개가 되는 것처럼 보인다. 이때 앞에 오는 단모음 'ㅣ'나' ㅜ'가 마치 반모음처럼 발음되면 자연스럽게 이중모음이 될 수 있다.  모음 축약의 원칙이 그렇다는 것이 아니고 재미있어서 생각해 본 것이다. 이중모음이 만들어지는 것과는 다른 형태의 축약도 얼마든지 있다.

 

 

 

위의 사례들도 줄인 말 중 어느 것이 표준어인지 많이 고심하게 만드는 것들이다. (글을) '쓰다'의 피동형인 '쓰이다' 를 활용하면, 어간 '쓰이-' + 어미 '어'가 결합하여 '쓰이어'가 된다.

 

'쓰이어'는 재미있게도 모음 3개가 나란히 온다. ' ㅡ+ㅣ+ㅓ'  축약은 두 가지 방식이 가능하다. 앞의 2개를 축약하면 'ㅢ+ㅓ'가 되어 '씌어'로, 뒤의 2개를 축약하면 'ㅡ+ㅕ' 가 되어 '쓰여'로 줄일 수 있다. 어느 것이 맞을까?  둘 다 맞다.

 

 

 

 

본말과 준말은 구분하여 잘 사용해야 한다. 그런데 흔히 틀리기 쉬운 쌍이 '되어'와 '돼' 이다.  '되고'가 맞을까, '돼고'가 맞을까?  '됬고'가 맞을까,  '됐고'가 맞을까?

 

 

 

표준국어대사전에 '되다'는 있지만 '돼다'는 없다.  기본형이 '되다' 란 뜻이다. 어간은 '되-' 이다. 

 

활용을 위해 다양한 어미가 결합하는데, 어미는 어말 어미도 있고 선어말 어미도 있다. 어미가 하나가 아니라 둘 이상이 올 수 있다는 의미이고, 이때 마지막에 오는 어미는 어말 어미, 그 앞에 오는 어미는 선어말 어미이다. 문장을 완전히 끝내는 종결 어미도 있고, 다른 문장과 연결하는 연결 어미도 있다. 어미에 관한 내용은 품사를 공부할 때 정리할 예정이다.

 

어미 '-어'는 '밥 먹어' 처럼 종결 어미로 쓰일 수도 있고, '그가 죽어 슬프다' 처럼 연결 어미로 쓰일 수도 있다.

 

어간 '되-' 와 어미 '-어'가 결합하면 '되어' 가 된다. 모음 'ㅚ'와 모음 'ㅓ'가 잇따르니 제 3의 모음인 'ㅙ'로 축약할 수 있다. '되어 → 돼' 

 

이때 '돼'는 어간에 어미가 붙은 활용형이기 때문에 '돼다'라는 기본형은 없다. '돼다'가 기본형이 되려면 '돼'가 어간이어야 하는데, '돼'는 이미 어간 '되'와 어미 '어'가 결합된 활용형이다.

 

당연히 어미 '고'는 어간인 '되'에만 붙을 수 있다. '되고'는 맞지만 '돼고'는 틀린 이유가 이 때문이다.  '돼'가 들어간 말은 먼저 본말인 '되어'로 바꾼 다음 뒤 음절을 붙여 보면 맞는지 틀린지 확인할 수 있다.  '돼고'가 틀린 것은 '되어고' 라고 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어미가 두 개가 오는 경우를 보자. '어간 + 선어말 어미 + 어말 어미' 의 순이다.

'되-' + '-었' + '-고' 는 어간 '되'에 과거 시제를 나타내는 선어말 어미 '었'과 연결 어미 '고'가 이어진 활용형이다. '되었고'를 축약해서 '됐고'로 쓸 수 있다. 혹은 종결 어미 '다'를 붙여 '되었다' 로 활용하면 '됐다'로 축약할 수 있다.

 

'됬고'가 틀린 이유는 어간 '되' 다음에 붙은 'ㅆ'은 어미가 아니기 때문이다. 과거 시제를 나타내려면 '었'이 와야 한다. '됐고'를 본말로 풀면 '되었고'가 되므로, '됐고'가 맞춤법에 부합한다.

 

'되겠다' 를 분석해 보자. '되-' + '-겠' + '-다' 에서 '-겠'는 미래 시제를 나타내는 선어말 어미이고 '-다'는 종결 어말 어미이다.  '되겠다'는 잇따라 오는 모음의 쌍이 없다. '되'의 'ㅚ'와 '겠'의 'ㅔ' 사이에는 자음이 있다. 자음이 없다 해도 두 모음을 축약해서 만들 수 있는 모음이 없기도 하다. 여하튼 모음 축약이 가능한 음운 환경이 아니다.  '돼겠다'로 축약될 수 없다. '되어겠다'로 풀어서 말이 안되니 틀린 말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음운의 변동에 대한 정리는 이것으로 모두 마친다. 빠진 것들도 있지만 주요한 것들은 웬만큼 정리했다.  한글 맞춤법에 관한 내용들은 여럿 남아 있지만, 한꺼번에 맞춤법까지 훑으려면 머리가 너무 아플 듯하다. 

 

다음글은 형태소와 품사로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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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신의 소리를 내지 않는 자음, ㅎ

 

 

 

 

 

자음 'ㅎ', 특히 받침에 오는 ㅎ은 온전히 자기 소리를 내지 않는다.  표준발음법 12항은 ㅎ이 어떻게 자기 소리를 숨기고 다른 소리를 돋보이게 하는지를 유형별로 설명하고 있다.  

 

 

 

2. 거센소리 되기 (유기음화)

 

 

 

 

목청에서 마찰되어 나오는 소리 'ㅎ'은 매우 거센 소리같지만 자기 스스로를 앞세우지는 않는다. ㅎ은 자신의 앞 뒤에 오는 다른 자음들을 센놈, 격음으로 만들어 준다.  장애음의 예사소리는 'ㅎ'을 만나면 거센소리로 바뀌는 데 이것을 거센소리되기 혹은 유기음화라고 한다.

 

 

 

 

 

 

음운개수의 면에서 보면 거센소리 되기는 축약 즉 -1이다.  두 개의 자음이 만나서 한 개의 자음으로 축약된다.

 

 

좋던이 〔조턴〕으로 발음되면서 'ㅎ'과 'ㄷ'이 'ㅌ'으로 줄어들었다. 많고는 '많'이 겹받침이지만 어차피 'ㅎ'이 뒤 음절의 'ㄱ'과 만나면 축약되니 하나를 탈락시킬 필요가 없다.  'ㄴ'은 앞 음절에 남기고 'ㅎ'만 뒤 음절에 넘겨주면, 'ㅎ'은 'ㄱ'과 만나서 'ㅋ'이 된다.  많고는 〔만코〕다.

 

ㅎ이 평음의 앞에 오든 뒤에 오든 상관없이 거센소리 되기는 일어난다.  맏형도 'ㄷ'과 'ㅎ'이 만나 축약, 〔마텽〕으로 음운 하나가 줄었다.  앉히다는 많고와 환경이 같다. 이번엔 'ㄵ'의 'ㅈ'를 뒤로 넘기면 'ㅎ'과 만나서 'ㅊ'이 된다.  앉히다는 〔안치다〕

 

꽃 한 송이는 주의가 필요하다. '못다핀 꽃 한 송이'라도 제대로 불러 주어야 한다.  앉히다의 '히'는 모음으로 시작하지 않지만 의미상으로는 모음으로 시작하는 형식형태소와 같다. 그대로 연음하기 때문에 'ㅈ'과 'ㅎ'이 만나서 'ㅊ'이 되는 것이다.

 

 

꽃 한송이의 '한'은 실질 형태소이다. 앞 음절 꽃은 연음이 아니라 절음해야 된다. 먼저 음절 끝소리 규칙을 적용하여 꽃이 〔꼳〕으로 음운 변동이 된 이후에 'ㄷ'을 뒤로 넘긴다. 넘겨진 'ㄷ'은 'ㅎ'과 결합하여 'ㅌ'이 된다. 꽃 한 송이는 〔꼬탄송이〕로 불러야 한다.

 

 

조금 어려우면 '옷 한 벌' 을 발음해 보자.  '옷'과 '한' 이 'ㅅ'과 'ㅎ'으로 만났다.  '한'은 뜻이 있는 실질 형태소이다. 앞 음절은 절음하여 대표음 〔옫〕이 된 후 '한 벌'과 만나서 축약된다. 〔오탄벌〕이다.

 

 

3. 기타,  ㅎ + 자음

 

 

 

 

 'ㅎ'과 평음이 결합하면 격음 즉 거센소리가 된다.  평음 5개 중에 격음이 없는 것이 1개 있는데, 'ㅅ'이다. 그렇다면 'ㅎ'과 'ㅅ'이 만나면 어떻게 발음해야 할까?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고 해야 할지.. 여하튼 경음 'ㅆ'이 된다. 닿소가 〔다:쏘〕가 되거나 많소가 〔만:쏘〕가 된다.

 

'ㅎ'과 'ㄴ'이 결합하면 특이한 현상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앞에서 공부해 온 기본적인 음운 변동이 있을 뿐이다. 받침 'ㅎ'은  1. 음절 끝소리 규칙을 받아 'ㄷ'이 된 후, 뒤 음절 초성의 'ㄴ'에 의해 2. 비음화 되는 일반적인 변동을 거친다.  예를 들자면, 놓는 → 〔녿는〕 → 〔논는〕 이다.

 

 

 

 

 

4. ㅎ의 탈락

 

받침 'ㅎ'의 뒤 음절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형식형태소인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다른 받침이라면 당연히 연음하여 뒤 음절 초성의 자리로 넘긴다. 그런데 받침의 'ㅎ'은 제 소리를 내는 법이 없으므로 넘어가지 않는다. 넘어가면 'ㅎ' 의 음가가 날 수밖에 없으니 아예 탈락시켜 버린다.

 

 

 

 

놓아는 〔노아〕이지, 〔노하〕가 아니다.  '놓다' 에서 어간 '놓-'은 활용하면 다양한 어미가 붙는다. '-아'는 어미이므로 모음으로 시작하는 형식 형태소이다. 이 경우 일반적 원칙에 따라 연음시키면 〔노하〕가 되는데, 이렇게 발음하지는 않는다. 'ㅎ'을 탈락시켜 우리는 〔노아〕라고 표준대로 발음한다.

 

 쌓다는 능동사이다. '아버지가 연탄을 쌓다' 로 쓸 수 있다. 이때 어근 '쌓-' 에 접미사 '-이'를 붙이면 피동사, 쌓이다가 된다. '연탄이 쌓이다.'  '-이'와 같은 접미사도 형식 형태소이다. 모음으로 시작하는 형식 형태소가 ㅎ받침 뒤에 왔으니 발음을 해보면 〔싸이다〕가 된다. ㅎ은 탈락 시킨다.  눈이 〔싸히다〕라고 발음하면 안된다. 눈이 〔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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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검색을 하다가 이 글로 들어오는 분이 계실지도 몰라 다시 언급해 두자면 나는 국어의 문외한이다.  지난 겨울에 우연히 EBSi 윤혜정의 개념의 나비효과를 수강하게 되었는데, 수십 년만에 배우는 국어 문법은 낯설뿐 아니라 너무 어려웠다.

 

 

<한국어 어문 규범>을 참고하다가  문법의 기초를 조금 더 탄탄히 하려고 정리하는 중에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요컨대 이 글이 그다지 믿을 만하지 못하다는 말이다. 완전히 알고서 쓰는 것이 아니라, 알아가면서 궁금해하면서 갸우뚱하면서 쓰는 중이라 틀린 부분이 많을 것이다. 가능하면 오류를 줄이려고 이 글 저 글 참고하고 있지만 전공자가 아니니 이해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 

 

 

 

 

 

 

 

1. 음의 첨가

 

표준 발음법에서 규정하는 음운의 변동에는 받침의 발음, 동화, 경음화, 첨가가 있다.  수능 교재와는 순서가 다르지만  표준 발음법에 맞춰 글을 써왔다.  이제 7장 음의 첨가이다.

 

 

여기가 진짜 어렵다. 첨가인데 첨가가 아닌 것도 같고,  ㄴ첨가와 사이시옷이 맞물리는 부분은 특히 그렇다. 7장의 29항은 ㄴ첨가, 30항은 사이시옷의 발음에 관한 규정이다.

 

 

 

 

2. ㄴ첨가

 

 

 

 

 

 

음운 첨가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은 음운 환경 즉 조건이다.  물론 모든 음운 변동이 그렇긴 하다. 그래도 특히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ㄴ첨가의 조건은 세 가지이다.  첫 째 복합어에서 발생한다. 복합어는 합성어와 파생어로 나뉜다. 합성어는 두 낱말이 합쳐진 말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은 "둘 이상의 실질 형태소가 결합하여 하나의 단어가 된 말" 로 정의한다.  이때 실질 형태소는 어근이다. 어근은 각각 독자적 의미를 갖는다.  '꽃잎'에서 '꽃'과 '잎'은 동등한 자격으로 결합한다.

 

파생어는 합성어에 비해 종속관계가 분명하다. 어근에 접사가 붙은 파생어는 어근에 뿌리를 두고 갈라진 말이다.  '바늘'에 '질' 이 붙으면 '바느질'이 되는 식이다. 아무것도 없는 '손'인 '맨손'도 파생어다. 접사는 '질'처럼 뒤에 붙는 접미사, '맨'처럼 앞에 붙는 접두사가 있다.

 

 

복합어는 문법의 또 다른 내용이므로 나중에 정리할테니 여기서는 한 낱말이 아니라 결합된 낱말이라는 정도로 이해해 두어도 좋겠다.

 

둘 째 조건은 앞 음절에 (어근이나 접두사) 종성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음으로 끝나야 한다.

 

셋 째 조건은 뒤 음절이 (어근이나 접미사) 'ㅣ'나 '반모음 ㅣ'로 시작한다는 것이다.

 

이 세가지 음운 환경이 만들어지면 뒤 음절의 초성 자리에 'ㄴ'이  첨가된다. 이것이 기본적인 'ㄴ첨가' 현상이다.

 

 

 

 

 

'맨입'은 1. 파생어 2. 종성'ㄴ'  3. 모음 'l'로 시작이라는 조건을 갖추었다. 초성 자리에 ㄴ첨가가 되어 맨입〔맨닙〕 이다.

 

'담요'는 1. 합성어 2. 종성'ㅁ' 3. '반모음 ㅣ'로 시작(ㅛ) 한다.  모음에서 정리했듯이 모음은 10개의 단모음과 11개의 이중모음이 있다. 이중모음은 반모음과 단모음이 결합하여 만들어 지는데, 반모음에는 '반모음 ㅣ'와 '반모음 ㅗ/ㅜ'가 있고, '반모음 ㅣ' 가 결합된 이중모음은 'ㅕ ㅑ ㅠ ㅛ ㅖ ㅒ' 이다. '요'는 '반모음 ㅣ + 단모음 ㅗ' 로 만들어진 이중모음이다. 이런 모음을 반모음 ㅣ로 시작하는 모음이라고 한다.  이런 까닭으로 담요는 〔담뇨〕 로 소리를 낸다.

 

 

 

 

3. ㄴ첨가에 잇따른 2차 음운의 변동

 

 

ㄴ첨가는 2차적 음운 변동을 불러오는 경향이 강하다. ㄴ이 뒤 음절의 초성에 들어가면서 앞 음절의 종성을 비음화시킬 수 있는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혹은 앞 음절의 'ㄹ'을 만나면 'ㄴ' 자신이 유음으로 동화될 수도 있다.

 

 

 

 

 

'꽃'과 '잎'은 각각의 낱말이 결합하여 합성어 '꽃잎'이 되었다. 둘 다 실질 형태소이니 절음이 되어 〔꼳+입〕이 된다. 여기서 1. 합성어 2. 종성'ㄷ' 3. 'ㅣ'로 시작이라는 'ㄴ첨가'의 환경이 조성된다. 〔꼳닙〕이 된다.

 

〔꼳닙〕에서 'ㄷ'은 비음'ㄴ'을 만나 비음인 'ㄴ'이 된다. 2차 음운변동인 비음화가 발생하여 최종 발음은 〔꼰닙〕이다.  표면적으로 'ㄴ'이 두 개이지만 실질적으로 첫 번째 'ㄴ'은 첨가, 두 번째 'ㄴ'은 교체이다.

 

'물약'의 경우는 'ㄴ 첨가'를 간파해 내기가 쉽지 않다. 소리를 내보면 〔물략〕이다.  'ㄹ'첨가인가?  이런 규정은 없다.  먼저 음운 환경부터 따져 보자. 1. 합성어  2. 종성 'ㄹ'  3. '반모음 ㅣ'로 시작 (ㅑ). 

 

1차 음운 변동은 'ㄴ첨가' 로  〔물냑〕이다.  '유음ㄹ'과 '비음ㄴ' 이 딱 만났다.  이 두 개의 자음이 1:1로 맞붙으면 대략 ㄹ이 승리하여 유음화가 이루어진다.  〔물략〕 이다.  물약〔물략〕은 표면상 'ㄴ'이 보이지 않지만 ㄴ첨가가 숨어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이런 음운변동 때문에 영등포역〔영등포역〕 , 명동역〔명동녁〕, 서울역〔서울력〕의 '역'은  음운 환경에 따라  제각각 소리를 낸다.

 

 

'ㄴ첨가' 조건이 아닌데, ㄴ이 첨가되는 경우도 있다. 수능 관련 시험에 나오는 단어로 '금융'과 '검열'이 대표적이다. 두 단어 모두 단일어이다. 복합어가 아니므로 당연히 연음만 시켜야 한다. 〔그뮹〕과 〔거:멸〕. 그런데 〔금늉〕과 〔검:녈〕로 발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뮹〕과 〔거:멸〕도 허용하기는 한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표준 발음법 29항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한 번 더 연습해 보자.  여기서 문제의 사이시옷이 등장한다. '나뭇잎'은 앞에서 본 '꽃잎'의 사례와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분명히 다르다. 무엇일까?

 

 

 

 

4. 사잇소리 현상

 

사잇소리는 "두 개의 형태소 또는 단어가 어울려 합성 명사를 이룰 때 그 사이에 덧생기는 소리" 이다.  여기서 '나뭇잎'을 보자.  문자를 생각하지 말고 소리만 생각해 보면 나무 〔나무〕와 잎〔입〕이 합성명사 〔나문닙〕이 되면서 두 단어 사이에 ㄴ이 두 개 덧생겼다.  〔나무〕는 음운 4개, 〔입〕은 음운 2개로 두 낱말을 합치면 음운이 총 6개인데, 합성어 〔나문닙〕의 음운은 총 8개이다. 이 차이가 ㄴㄴ이고 이때 덧생긴 소리를 사잇소리라고 한다.

 

사잇소리 현상은 "합성 명사에서, 앞말의 끝소리가 울림소리이고 뒷말의 첫소리가 안울림 예사소리이면 뒤의 예사소리가 된소리로 변하는 현상. 또는 앞말이 모음으로 끝나는데 뒷말이 ‘ㅁ, ㄴ’으로 시작되면 앞말의 끝소리에 ‘ㄴ’ 소리가 하나 덧나고, 모음 ‘ㅣ’나 반모음 ‘ㅣ’로 시작되면 앞말의 끝소리와 뒷말의 첫소리에 ‘ㄴ’이 둘 덧나는 현상을 이르는 말" 이다.

 

사잇소리 현상은  '나뭇잎'의 경우처럼 ㄴㄴ이 덧나는 경우 이외에도 ㄴ이 1개만 덧나는 경우와 경음화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5. 사이시옷 표기

 

 

한글 맞춤법에는 사잇소리를 표기하는 규정이 있다. 30항의 사이시옷를 받치어 적는 규정이다. 

 

사이시옷은 "한글 맞춤법에서, 사잇소리 현상이 나타났을 때 쓰는 ‘ㅅ’의 이름" 이다.  두 낱말이 합쳐 합성어가 될 때, 그 사이에 음운의 변동이 있다는 것을 표시해 주는 일종의 기호이다. 그런데 이 'ㅅ'은 음운이 아니라 기호로 정의되면서, 원칙적으로는 소리나지 않는 것으로 치부한다. ... 고 나는 생각한다. 근거는 마지막에 ^^;;

 

사잇소리가 난다고 해서 모두 사이시옷을 표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이시옷 표기의 조건은 네 가지이다.

 

첫 째, 합성어이다. 파생어는 안된다. 실질적 의미를 가진 어근 혹은 낱말이 어울려야 한다.

 

둘 째, 합성어를 이루는 두 낱말 중 적어도 하나는 순우리말이어야 한다. 둘 다 한자어인 경우는 적용되지 않는다.

 

세 째, 앞 낱말의 종성이 없어야 한다. 그 빈 자리에 사이시옷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네 째, 사잇소리 현상이 있어야 한다. 즉 음운의 변동이 있어야 한다. 가능한 사잇소리는 3가지이다. 1) ㄴ첨가 2)ㄴㄴ첨가 3) 경음화 이다.  사잇소리 현상이라는 이 조건 때문에 사이시옷의 표기에 관한 규정은 표준 발음법의 ㄴ첨가 혹은 경음화 현상과 교집합을 갖게 된다.  

 

 

 

 

 

한글 맞춤법 30항의 해설을 보면, 사이시옷은 합성어이면서 음운론적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야 표기할 수 있다.  사례를 보면 표기와 음운 사이의 순서를 알 수 있다. 발음이 먼저이다.

 

'바다〔바다〕'와 '가〔가〕' 를 합성하면 〔바다까〕가 된다.  경음화는 이 두 낱말이 합성어가 되었다는 사실을 소리로서 알려주고 있다면,  사이시옷은 그 사실을 문자 기호로 알려주고 있는 셈이다,  내 생각으로 . ^^;;   사이시옷이 들어가서 결국 '바다+가'는 '바닷가'가 된다.

 

'코〔코〕'와 '날〔날〕'도 합성어가 되면 〔콘날〕이 된다. 이때는 'ㄴ' 소리가 덧나면서 합성어임을 알린다. 5개의 음운이 6개의 음운으로 늘어나니 'ㄴ첨가' 이다.  이 변화를 맞춤법은 '콧날'로 표기하도록 규정하고. 

 

'예사〔예사〕'와 '일〔일〕' 을 합성하면 〔예산닐〕이 되는데, 이 경우는 말 그대로 예삿일은 아니다. 복잡하다.  5개의 음운이 7개의 음운으로 늘어났고 없던 'ㄴ'이 2개 더 들리니  'ㄴㄴ첨가' 이다. 여하튼 표기는 사이시옷을 넣어 '예삿일'이 된다. 

 

 

 

조금 더 연습해 보자.  '햇님 달님' 이냐, '해님 달님' 이냐가 더 이상 헷갈리지 않을 수 있다.

 

'님'은 접미사다. 어근 '해'와 접미사 '님'으로 된 복합어 '해님'은 파생어이다. 파생어는 일단 사이시옷 표기 대상이 아니다. 

 

 '해'와 '빛'의 결합은 합성어이다. '해'와 '살'의 결합도 합성어이다. 소리도 모두 〔해삗〕 〔해쌀〕 로 경음화 된다. 사이시옷을 넣어서 '햇빛' '햇살'로 표기한다.

 

 

 

 

합성어에서 'ㄴ첨가' , 'ㄴㄴ첨가'로 음운 변동이 일어나, 사이시옷이 표기된 '빗물'과 '뒷일' 이다.

 

충분히 연습이 되었으면 이제 닭과 계란의 문제를 생각해 볼 때이다.

 

 

그전에 예외가 있다. 사이시옷 표기 조건에서 벗어나지만 사이시옷을 표기하는 6개의 2음절 한자어가 있다.

 

"셋방. 숫자. 찻간. 툇간. 곳간. 횟수"

 

 

 

 

6. 음운변동이냐? 맞춤법이냐? 

 

 

 

 

 

말이 문자보다 먼저다. 동서고금을 통틀어 그렇다.  뜻을 혹은 소리를 문자로 바꾸는 것에 문명의 운명이 달려 있었다. 그런데 지금 한국어 표준 발음법의 과제는 쓰인 문자를 어떻게 교양있는 현대 서울말로 소리 내는가에 있다. 

 

 '소리 → 표기 → 소리'로 바뀌는 과정에서 닭이 먼저? 계란이 먼저? 와 비슷한 문제가 발생한다.  날 그대로의 소리와 문법으로 다듬어진 소리는 같아야 하지만 다름을 품고 있기도 하다.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한국어 어문 규범의 표준 발음법과 한글 맞춤법의 관계는 이 어려움을 해결해야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ㄴ첨가와 사이시옷의 문제다. ... 라고 나는 생각한다.

 

 

앞에서 살펴본 '나뭇잎'으로 다시 돌아가 보자.

첫 째 단계는 소리이다. 〔나무〕와 〔입〕을 붙여서 말하다 보니 아마  〔나문닙〕 이라는 하나의 말이 되었을 것이다.

 

둘 째 단계는 이 소리를 한글 맞춤법에 따라 정확하게 적는 것이다. 어린 아이들 최대의 난제가 받아쓰기인 것은 소리나는대로 적되 '어법에 맞도록' 써야 하기 때문이다.  〔나문닙〕 의 '어법에 맞도록'은 사이시옷을 표기한 '나뭇잎' 이다. 사이시옷이 들어갈 조건을 충족했기 때문이다. 합성어에 순 우리말 조합, 앞말이 모음으로 끝나고 'ㄴㄴ'이 첨가되었다.  

 

이제 나뭇잎은 소설 속에도, 시험 문제에도, 인터넷 기사에도 '나뭇잎'으로 쓰인다. 셋 째 단계가 되었다. 문자로 된 '나뭇잎'에 대한 음운변동을 따져 보자. 합성어에, 종성 ㅅ, 모음 l 로 시작하는 말이면, ㄴ첨가 조건이다. 나뭇잎〔나묻입〕은 〔나묻닙〕이 된다. 이제 첨가된 'ㄴ'에 의해 앞 음절 'ㄷ'이 'ㄴ'으로 비음화 했다. 〔나문닙〕이다.

 

소리 〔나문닙〕이 문자 '나뭇잎'을 거쳐 표준 발음법에 따른 〔나문닙〕이 되었다.  달라진 것은 없다. 당연히 없어야 한다. 표준 발음법이라는 것이 나뭇잎을 〔나문닙〕으로 발음하기 위해 만들어 진 것이니까. 그런데 첫 〔나문닙〕은 ㄴ첨가가 두 번인데, 마지막 〔나문닙〕은 ㄴ첨가 1 번에 비음화 1번이다.

 

문제는 사이시옷 때문이다.  합성어에 사이시옷이 없다면 나무잎이 〔나문닙〕이 되는 것은 +2 즉 음운이 2개 첨가된 것이 맞다. 그런데 나뭇잎이 〔나문닙〕이 되는 것은 +1 즉 음운이 1개 첨가된 것이다. 

 

표준발음법과 한글 맞춤법 어디에서 시작하든 동일한 결과를 얻으려면 사이시옷을 음운으로 취급하지 말아야 한다. 눈으로 보이지만 음운은 아니라고 하면 나뭇잎이 〔나문닙〕으로 음운 변동을 하는 것은 +2 즉 음운 2개의 추가이다.

 

 

 

 

 

사이시옷을 소리가 없는 기호로 취급한다는 생각의 근거는 표준발음법 30항이다.

 

사이시옷을 표기할 때의 전제 조건으로서의 음운변동은 ㄴ첨가 이외에 경음화가 있다.  따라서 역으로 사이시옷이 들어간 합성어를 발음할 때는 ㄴ첨가/ㄴㄴ첨가/경음화 중 하나가 발생한다.

 

깃발을 보자. 〔기빨〕이 원칙이나 〔긷빨〕도 허용한다. 이 규정의 의미는 사이시옷을 발음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나 , 음운으로 인정하여 'ㄷ'으로 발음하는 것도 허용한다는 것이다.

 

'깃발'을 사이시옷이 들어간 합성어라고 생각하지 말고, 이제까지 배운 음운변동을 일반적으로 적용해 보자.

 

앞음절 종성 'ㅅ'은 음절 끝소리 규칙을 받아 평파열음인 'ㄷ'이 된다.  깃발 →〔긷발〕. 이제 앞 음절 종성 'ㄷ'에 의해  뒤 음절 초성의 'ㅂ'은 'ㅃ'으로 경음화 한다. 가장 강력하고 흔하게 일어나는 경음화이다.  〔긷발〕 → 〔긷빨〕.

 

만약 'ㅅ'을 음운으로 취급한다면 '깃발'은 〔긷빨〕이 되어야 마땅하다. 표준 발음법이 그렇게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빨〕이 원칙이라는 것은  사이시옷은 음운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런데 왜  〔긷빨〕을 허용하는 것일까?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발음하기 때문이다.  쓰여진 '깃발'을 보면서 'ㅅ'을 음운으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오히려 드물지 않을까?  문자가 발명된 이후 인간은 문자를 통해 세상을 배워왔기 때문은 아닐까?  

 

콧날의 발음법을 보자.  〔콘날〕이다.  코+날이 합성어가 될 때 음운의 변동은 'ㄴ'첨가라고 했다. 그런데 '콧날'로 표기된 후에는 사실상 첨가는 보이지 않는다. '콧날'도 음운이 6개, 〔콘날〕도 6개.  콧날이 〔콛날〕 로 음절끝소리 규칙을 적용 받았다가  〔콘날〕로 비음화 되었다. 두 번의 교체가 있을 뿐이다. 음운 개수의 변동은 없다.  재미있는 것은 표준 발음법 30항도 비음화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도 ㄴ첨가라고 하려면 역시 사이시옷의 음운을 인정하지 않아야 한다. '코날'의 5개 음운이 〔콘날〕의 6개 음운으로 늘어나야 첨가라고 부를 수 있다.

 

사이시옷 규정인 표준발음법 30항은 7장 음의 첨가의 하위 항목이다. 따라서 사이시옷이 들어간 합성어의 발음은 음운 첨가라는 의미다. 교체가 아니라 첨가이다. ㄴ첨가나 ㄴㄴ첨가의 문제는 사이시옷을 음가없는 기호로 치부하면 그럭저럭 해결이 된다.  물론 음운 첨가의 경로를 문법적으로 설명하려면 부득이 비음화를 인정해야 하는 자가당착에 빠지지만 말이다. 수학이 아니라 국어 문법이니 이 어려움을 이해한다고 하자. 수만년의 세월이 바꾸어 온 것을 인간의 법으로 단기간에 정리하려니 그럴 법도 하다.

 

그런데 경음화의 경우는 사이시옷을 음운으로 생각하지 않아도 첨가되는 음운이 없다. 경음화는 어떻게 해보아도 그냥 교체이다. 이렇게 생각해도 저렇게 생각해도 참 이해하기 어려운 규정이다. ;;

 

 

 

 

7. 음운 ㄴ의 첨가 vs 기호 사이시옷의 표기

 

두 문법을 공부하면서 복잡하고 헷갈리고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으며 나름대로 생각하고 정리한 내용이다. 정확한 지는 모르겠지만. 

 

사이시옷은 ㄴ첨가와 경음화가 맞물려 교집합을 형성하고 있다. 물론 사이시옷과 전혀 관계없는 경음화, ㄴ첨가도 있다. 다만 사이시옷은 경음화나 ㄴ첨가 중 하나와 반드시 연관되어 있다.

 

 

 

경음화는 워낙 광범위하게 발생하므로 그 조건이 사이시옷과 헷갈릴 것은 없다. ㄴ첨가의 경우에는 사이시옷 표기와 비슷하거나 상보적인 조건이 있으므로 구분해서 기억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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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구개음화

 

영어 문법은 드문드문, 배웠던 내용이나 개념이 떠오르는데 거짓말처럼 국어 문법에 대해서는 배웠던 기억이 없다. 딱 한 개만 제외하고. 바로 구개음화 ! (생각해 보니 두음법칙도 있다. ^^;;)

 

구개음화가 음운 변동을 대표하는 것도 아니고, 비음화나 경음화처럼 강력한 현상도 아닌데, 왜 ' 같이〔가치〕'는 이토록 또렷하게 머릿속에 남아 있는지 모를 일이다.

 

 

 

 

구개음화는 자음이 모음에 동화되는 현상이다. 반드시 알아 두어야 할 것은 두 개의 형태소가 만날 때만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것도 실질 형태소의 종성 'ㄷ/ㅌ' 이  'ㅣ나 반모음ㅣ'로 시작하는 형식 형태소와 만날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발생한다.

 

 

 

 

구개음화는 먼저 연음된 후 일어나므로 실질적으로는 두 단계를 거친다.  '굳이' 에서 받침 'ㄷ'은 뒤 음절의 초성이 비어 있으므로 자연스럽게 '구디'로 연음된다.

 

'ㄷ'은 치조음이고, 'ㅣ'는 전설 모음이다.  전설 모음 'ㅣ' 의 위치는 센입천장 부위이다.  '디'를 발음할 때는 먼저 혀끝이 치조에 닿았다가 뒤로 센입천장까지 물러나야 한다. 그런데 마침 센입천장에서 발음이 되는 자음이 있다. 'ㅈ'이다.

 

'지'를 발음해 보면 혀가 거의 움직이지 않고 한자리에서 소리가 난다. 음운의 변동은 대부분 소리를 편안하고 효율적으로 내려다 보니 일어나는 현상이다. '디' 보다 편한 '지'로 바뀌는 것이 자연스럽다. 이것을 구개음화라고 한다. 

 

 

 

'같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ㅌ' 역시 치조음이라 '가티' 보다는 '가치'가 쉽게 발음된다.

 

자음 'ㅎ'의 특수성 때문에  'ㄷ/ ㅌ 실질 형태소' + 'ㅣ/ 반모음ㅣ 형식 형태소' 조합 이외에 'ㄷ 실질 형태소' + '히 접미사' 조합이 있다. '히'는 사동이나 피동을 만들어 주는 접미사인데, 접미사도 형식 형태소이다.  '히'는 문을 '닫다' 라는 능동적인 동작을 문이 '닫히다' 라는 피동적인 동작으로 바꾸는 기능을 한다.

 

'히'는 비록 초성에 자음이 있는 형식 형태소이지만 'ㅎ'이 앞 음절의 종성과 만나서 독자적으로 발음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예사소리 'ㄷ'은 'ㅎ'을 만나면 거센소리 'ㅌ'으로 축약된다.  이런 변동을 거센소리되기라 부르는데 자음 2개가 1개로 줄어들기 때문에 축약으로 분류된다. 나중에 공부할 내용이다.

 

'닫히다'는 '다티다'로 축약되었다가 '티'가 구개음화되어 '다치다'가 된다. 구개음화는 굉장히 제한된 음운 변동으로 위의 세 경우 외에는 일어나지 않는다.

 

 

 

구개음화가 발생하지 않는 사례도 익혀두면 덜 헷갈린다.  처음에 말했듯이 구개음화는 두 개의 형태소가 만날 때만 일어난다. 하나의 형태소 안에서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견디다' 의 '견디-'는 어간으로 실질 형태소이다. 이때 '디'는 그대로 '디'로 발음한다.  '마디'라는 명사도 마찬가지다.

 

형태소가 두 개여도 실질 형태소와 실질 형태소의 결합이면 구개음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곧이어'는 복합어로 '곧' 과 '이어' 가 결합한 부사다.  각각이 의미를 가진 실질 형태소들이므로, 절음한 이후 종성을 뒤 음절의 초성으로 넘겨 〔고디어〕로 발음한다. 여기서 구개음화를 시켜 버리면 원래 의미가 흐려질 위험이 높다.

 

 

 

 

2. 된소리 되기 (경음화)

 

"예사소리였던 것이 된소리로 바뀌는 현상" 이다. 정의가 간단한 만큼이나 일상에서도 흔히 일어나는 음운 현상이다. 이런 것까지 배울 필요가 있나 싶은데, 의외로 간단치가 않다. 표준 발음법 6장 전체가 '경음화' 이고,  무려 6개의 항으로 세분되어 있다.

 

  

유독 하기 싫은 공부가 있다. 내게는 경음화가 그렇다. 별 것 아닌 것 같은데 내용이 즉 잔소리가 많다.  처음 강의 들을 때는 쓱 보고만 지나갔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유독 비음화나 경음화가 많다.  오늘 읽고 있는 책은 서평(?)인데, 한 페이지만 읽어도 우수수 떨어질 것 같다.  우리말에 속속들이 배어 있고 복잡하지만 나름의 기준이 없는 것도 아니고, 마냥 미룰 수만은 없다.  조금 정교하지 못해도 가능한 큰 틀의 기준을 찾아 외우기 쉽게 정리해 보려고 한다.

  

 

 

된소리되기는 앞 음절 종성과 뒤 음절 초성이 만나서 뒤 음절 초성의 평음이 경음 즉 된소리로 바뀌는 현상이다.  따라서 뒤 음절 초성은 무조건 'ㅂ ㄷ ㄱ ㅅ ㅈ' 중에 하나여야 한다. 이 5가지 외에는 경음으로 바뀔 수 있는 평음이 없다. 그러니 뒤 음절은 무엇이 오는지 굳이 정확히 구별하여 외울 필요가 없다.  

 

문제는 앞 음절 종성이다. 종성에 무엇이 오느냐, 종성이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된소리가 일어나기도 하고 일어나지 않기도 한다. 표로 정리한 5가지 이외에 1가지 조항이 더 있긴 한데 여기선 생략한다.

 

 

 

자음은 크게 장애음(안울림소리)과 공명음(울림소리)으로 나뉘고, 장애음에는 파열음, 파찰음, 마찰음이 있고 공명음에는 비음과 유음이 있다. 복습을 하자면 음절 끝소리 규칙의 대표음 7가지 중 4가지는 공명음이고 3가지는 장애음이다. 공명음 4가지 (비음 ㅁ ㄴ ㅇ / 유음 ㄹ) 는 그대로 소리가 나고, 장애음들은 모두 평파열음 3가지 (ㅂ ㄷ ㄱ)로 바뀌어 소리가 난다.  

 

여기서 앞 음절 종성의 'ㅂ ㄷ ㄱ'는 모두 음절 끝소리 규칙이나 자음군 단순화가 적용된 이후의 대표음을 말한다.

 

뒤 음절 초성은 모두 장애음 중 평음이다. 된소리되기는 앞 음절의 장애음/비음/유음을 만나서 뒤 음절의 장애음이 경음화되는 현상이다. 결국 앞 음절에는 모든 자음이 올 수 있고, 뒤 음절은 장애음의 평음이 와야 되는 음운변동이다. 물론 그 앞음절의 모든 자음은 일정한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앞 음절 받침에 장애음이 오는 경우 뒤 음절의 평음은 무조건 경음으로 바뀐다. 예외가 없다고 할만큼 국어의 대표적인 음운 현상이다.  

 

언제나 맞춤법에 논란이 많았던 '깍두기'는 '깍두기'라고 쓰고 〔깍뚜기〕 라고 읽을 뿐이다. 장애음 'ㄱ'이 장애음 'ㄷ'을 만나서 'ㄷ'이 'ㄸ'으로 변한다. 앞 음절이 아니라 뒤 음절이 변한다. 따라서 〔깎두기〕는 안된다.

 

앞 음절의 종성도 자음이고 뒤 음절의 초성도 자음이기 때문에 앞 음절의 종성은 먼저 대표음으로 바뀌어야 한다.  '닭장'의 'ㄺ'은 자음군 단순화가, '옆집'의 'ㅍ'은 음절 끝소리 규칙이 먼저 적용된 후 된소리되기가 일어난다.

 

 

 

 

앞 음절 종성에 비음이 왔다. 이때 비음은 어간 말음이어야 한다. 어간은 용언에서 의미를 가진 형태소를 말한다. 활용할 때 변하지 않는 부분이다. 예를 들어 '먹다' 는 '먹고, 먹으니, 먹어서' 등등으로 활용되는데 , 변하지 않는 부분이 '먹-'이다. '먹-'을 어간이라고 하는데, 먹는다는 의미를 갖고 있으므로 어간은 실질 형태소이다. 이에 반해 변하는 부분들, '-다, -고, -으니, -어서,' 등은 어미라 부르고, 먹는다는 실질적 의미는 없기 때문에 형식 형태소라고 한다.

 

앞 음절 종성이 어간 말음이니 뒤 음절 초성은 당연히 어미가 된다. 이 어간 말음이 비음이고, 어미 초성이 평음으로 만나면 평음은 경음화 한다.

 

'신다'라는 용언의 어간은 '신-' 이고, 어미는 '-고' 이다. 어간 말음 'ㄴ'과 어미 첫소리 'ㄱ'이 만나 〔신:꼬〕로 경음화 한다.  자음군 단순화 이후 어간 말음이 'ㄴ'으로 남는 경우에도 당연히 적용된다.  '얹다'가 그런 예이다.

 

 

 

앞 음절 종성이 유음 'ㄹ'인 경우는 두 가지가 있다. 먼저 이 '-ㄹ'이 용언의 관형사형 전성어미일 경우다. 용언은 동사와 형용사이다. 즉 동작이나 상태를 표현하는 술어이다. 그런데 이 술어가 관형사처럼 쓰이어 뒤에 오는 체언을 꾸며줄 때 'ㄹ'과 같은 어미가 붙는다.

 

예를 들어서 '하다'라는 동사의 어간 '하-'에 어미 '-ㄹ'을 결합하면 '할'이 되는데 이 '할'은 뒤에 오는 명사(체언) '것'을 수식하는 관형사로 기능한다. '할 것' 처럼 쓰이는데, 이 때 경음화가 일어난다. 〔할껃〕

 

아직 품사를 공부하지 않아서 용어가 낯설고 개념이 어려울 수 있다. 아! 이 문장에도 경음화가 일어나고 있다. '어려울 수' 에서 '-ㄹ'이 '어렵다'의 관형사형 전성어미이고 뒤에 오는 '수' 라는 명사를 꾸미고 있다. 발음은 〔어려울 쑤〕 ^^

... 여하튼 유음 'ㄹ'은 관형사형 전성 어미일 때 뒤 음절의 예사소리를 된소리화 한다.

 

 

유음 'ㄹ'이 경음화의 음운 환경을 만드는 또 다른 경우는 한자어이다. 한자어 안에서 종성'ㄹ'과 초성 평음이 만나면 경음화가 일어난다. 갈등이 〔갈뜽〕으로 바뀐다.

 

 

 

 

다섯 번째 경음화는 합성어 안에서 일어난다.  합성어는 '둘 이상의 실질 형태소가 결합하여 하나의 단어가 된 말' 이다. 표준 발음법 28항에 다양한 사례가 나와 있다.

 

경음화는 합성어에서도 앞 음절과 뒤 음절 사이에 있어야 할 사이시옷이 생략되어 보이지 않을 경우의 현상이다. 원래 사이시옷은  '~의' 라는 관형사의 성격을 가지고 있어 앞 말이 뒷말을 꾸며줄 때 앞 말의 종성에 표기된다. 방금 쓴 문장의 '뒷말' 같은 경우이다. '뒤+말' 이 복합된 합성어인데 '뒤의 말' 이란 의미를 가지므로 사이시옷이 들어가 '뒷말'이 되었다. 이때 '뒤'는 종성이 없으므로 'ㅅ' 표기가 가능하다. 그런데 앞 말에 받침이 있을 경우에 사이시옷이 들어갈 자리가 없다. 이때는 28항에서 설명하고 있는 것처럼 표기는 하지 못하지만 발음은 된소리가 된다.

 

이 경우 다만 앞 말의 종성이 모두 울림소리라는 특징이 있다. 이것은 사잇소리 현상 중의 하나인데, 다음글에서 다루겠지만 경음화와 관련된 부분만 살펴보면 , "합성 명사에서 앞말의 끝소리가 울림소리이고 뒷말의 첫소리가 안울림 예사소리이면 뒤의 예사소리가 된소리로 변하는 현상. 또는 (....……) " 이다.

 

'술잔'은 술을 마시기 위한 용도로 만든 잔이다. 즉 '술의 잔' 이므로 술은 잔을 꾸며주는 관형격이다. 이때 술과 잔 사이에 사이시옷이 들어가야 하는데 '술'의 받침 때문에 표기할 수 없다. 발음만 〔술짠〕으로 한다.

 

이에 반해 '물불' 의 경우 물과 불은 수식 관계가 아니다. 물의 불이 아니라 물과 불이 나란히 동격으로 쓰였다. 사이시옷을 쓸 상황이 아니니 발음도 그대로 〔물불〕이다.

 

 

그런데 앞 음절이 모음으로 끝나는 경우에는 경음화가 일어나지 않는 것일까? 아니다. 책을 읽다보면 '합리성'  〔합리썽〕도 사건 〔사껀〕도 나온다.  이유나 규정은 잘 모르겠지만, 된소리되기가 앞음절 받침이 있어야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쯤되면 왜 된소리되기 공부를 하기 싫었는지 공감이 될 것이다.  분류 기준이 많고, 음운학적 법칙으로 설명하지도 않으니, 단순 암기같아 피로하다. 하지만 워낙 흔히 일어나는 현상이고 글 한편만 읽어도 엄청 많이 찾아낼 수 있는 교체 현상이니 일상의 국어 생활에서 꾸준히 연습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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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소설을 몇 권 읽었습니다. 예전부터 읽고 싶었던 디킨스의 『올리버 트위스트』 완역본과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빠져들기 좋은 오스틴의 소설들 중 『노생거 사원』입니다. 디킨스는 역시 디킨스이고 오스틴은 언제나 오스틴임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런데 단숨에 읽어야 할 소설을 방해하는 요소가 생겼습니다. 중간

 중간에 문법들이 자꾸 보이는 것입니다. 여기는 비음화, 저기는 구개음화, 이게 조사였나? 접미사였나? ...

 

이렇게 눈에 띄는 단어들 때문에 <국어 어문 규범>을 헤매다 다시 소설의 주인공에게 돌아가는 일이 잦았습니다. 국어 문법은 정말 우리 일상 속에 있습니다.

 

 

 

 

 

1. 음운 동화

 

"소리와 소리가 이어서 날 때에, 한 소리가 다른 소리의 영향을 받아서 그와 같거나 비슷하게 소리가 나는 음운 현상" 을 말한다.

 

동화에는 성격에 따라 자음 동화, 구개음화, 모음동화, 모음조화가 있다.

 

동화의 정도에 따라 완전 동화와 부분 동화, 동화의 방향에 따라 순행 동화, 역행 동화, 상호 동화로 분류하기도 한다.

 

수능의 빅3는 비음화, 유음화, 구개음화라고 한다. 실제 생활에서도 빈번히 적용되는 동화 작용들이다.

 

 

 

 

 

 

2. 비음화

 

비음화는 유음화와 더불어 자음동화이다. 자음과 자음이 연이어 소리를 내면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현상이다. 자음이 연이어 오려면 앞 음절의 종성과 뒤 음절의 초성이 모두 있어야 한다.

 

뒤 음절이 자음으로 시작하므로, 앞 음절의 종성은 음절 끝소리 규칙의 적용을 받는다. 따라서 앞 음절의 종성은 7가지 중 하나의 소릿값을 갖는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문법4. 음절 끝소리 규칙 및 ..> 에 정리해 놓았다.

 

 

 

종성의 7개 대표음은 3개의 비음 (ㅁ ㄴ ㅇ)과 1개의 유음 (ㄹ) 그리고 3개의 평파열음(ㅂ ㄷ ㄱ) 으로 이루어져 있다.  종성의 평파열음, 비음, 유음과 초성의 비음, 유음이 서로 영향을 미쳐 비음화 혹은 유음화가 일어난다.

 

 

비음화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앞 음절 종성의 평파열음이 비음화 되는 현상이고, 두 번째는 뒤 음절 초성의 유음 'ㄹ'이 비음 'ㄴ'으로 동화되는 현상이다.

 

 

 

 

3. 평파열음의 비음화

 

 

 

 

비음화는 "평파열음 ‘ㅂ, ㄷ, ㄱ’ 뒤에 비음인 ‘ㅁ, ㄴ’이 올 때 앞선 자음인 ‘ㅂ, ㄷ, ㄱ’이 뒤에 오는 비음의 조음 방식에 동화되어 동일한 조음 위치의 ‘ㅁ, ㄴ, ㅇ’으로 바뀌는 음운 변동" 이다.  "이 변동은 예외 없이 적용되며 서로 다른 단어 사이에서도 적용될 만큼 강력하다."

 

‘ㅂ, ㄷ, ㄱ’ 이니 ‘ㅁ, ㄴ’이니를 시시콜콜 외울 필요는 없다. 종성의 평파열음이 뒤에 오는 초성의 비음에 의하여 비음으로 바뀌는 것만 이해하면 된다. 종성에 평파열음은 ‘ㅂ ㄷ ㄱ' 밖에 없다. 초성의 비음이 'ㅁ ㄴ' 인 이유는 비음 3개 중 나머지 하나인 'ㅇ'은 초성에 올 수 없기 때문이다. 초성의 'ㅇ'은 자음 'ㅇ'이 아니라 그냥 빈 자리를 메꾸는 동그라미에 불과하다.

 

 

 

 

울림소리는 장애음인 평파열음보다 강한 소리인가 보다. 평파열음과 비음이 만나면 속된 말로 비음의 승리다. 비음화는 있지만 역은 발생하지 않는다. 여하튼 입으로 소리를 내다가 곧바로 코로 바꾸어 소리를 내는 것보다는 한꺼번에 한군데로 소리를 내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 같긴 하다.

 

비음화될 때 평파열음은 원래 자신의 조음 위치를 지키면서 소리를 내는 방식만 코로 바꾼다. 비음의 사전적 정의는 "입 안의 통로를 막고 코로 공기를 내보내면서 내는 소리" 이다.

 

 

종성에 바로 평파열음이 오는 경우 비음화는 1회의 음운 변동으로 끝난다. 그런데 종성이 마찰음, 파찰음 혹은 경음, 격음일 경우 그리고 자음군이 올 경우에는 먼저 대표음으로 바뀌는 음운의 변동을 겪어야 한다, 비음화는 그 이후에 일어나므로 총 2회의 음운 변동으로 완료된다.

 

 

 

'밥물, 닫는, 국민' 은 각각 종성이 'ㅂ,ㄷ,ㄱ' 이므로 바로 비음화가 일어난다.

 

이에 반해 '쫓는' 은 종성 'ㅊ'이 음절 끝소리 규칙의 적용을 받아 'ㄷ'으로 교체 된 이후에 비음화 된다. '깎는'의 쌍받침 'ㄲ'도 'ㄱ'으로 교체된 후 비음화 된다. 비음화도 교체이므로 이 경우 교체가 2회 발생한다.

 

'없는'의 자음군 'ㅄ'은 'ㅂ'으로 단순화 된 이후 비음화 된다. 탈락이 먼저 일어나고 비음화 즉 교체 현상이 있다.

 

 

 

 

4. 유음의 비음화 : 'ㄹ'의 'ㄴ'되기

 

유음과 비음은 둘 다 울림소리이다. 유음과 비음이 만나면 누가 더 강할까? 동화는 어느 방향으로 일어날까?  결과는 재미있는데, 비음화도 있고 유음화도 있다.

 

 

 

유음 'ㄹ'과 동일한 조음 위치의 비음은 'ㄴ' 이므로, 결국 'ㄹ'이 'ㄴ'이 되거나  'ㄴ'이 'ㄹ'이 되어야 한다. 비음화와 유음화를 결정짓는 음운 환경은 무엇일까? 먼저 비음화부터 보자.

 

 

'ㄹ'과 'ㄴ'이 바로 붙으면 비음화 보다는 유음화가 일어난다. 1:1일 경우 'ㄹ'의 승리 확률이 높다는 말이다.

 

그런데 ,초성 'ㄹ' 앞에 종성의 자리에 'ㄴ'과 그 자신인 'ㄹ'을 제외한 나머지 대표음 'ㅁ ㅇ / ㅂ ㄷ ㄱ'가 오면 재미있게도 초성의 'ㄹ'이 'ㄴ'으로 비음화 된다. 이 특별한 비음화를 'ㄹ의 ㄴ되기' 라고도 부른다.

 

또 한번 그런데,  'ㄹ'에 의한 비음화는 경우에 따라 2차 비음화를 촉발한다. 뒤 음절 초성인 'ㄹ'이 'ㄴ'이 되고 나면, 앞 음절 종성이 'ㄴ'에 의해 다시 비음화될 음운환경에 놓이게 된다. 물론 앞 음절 종성이 비음 'ㅁ ㅇ' 인 경우는 2차 비음화 없이 'ㄹ의 ㄴ되기' 로 비음화는 종료된다.  앞 음절 종성이 평파열음 'ㅂ ㄷ ㄱ' 인 경우는 'ㄴ'에 의해 'ㅁ ㄴ ㅇ'로 2차 비음화가 일어난다.

 

 

 

앞 음절 종성이 대표음이 아닐 경우는 음절 끝소리 규칙이든 자음군 단순화든 먼저 대표음으로 바뀐 이후에 비음화를 거친다. 

 

사례의 '몇리'의 경우 1.  'ㅊ'은 대표음 'ㄷ'으로 음절 끝소리 규칙의 적용을 받은 후  2. 'ㄹ'이 'ㄴ'으로 비음화 되고, 다시 3. 'ㄴ'에 의해 바뀐 'ㄷ'이 비음화 되어 'ㄴ'이 된다.

 

'ㄹ의 ㄴ되기'라는 특별한 비음화의 경우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종성이 'ㄹ'과 'ㄴ'은 아니어야 한다는 것이다. 7개의 대표음 중 'ㄹ'과 'ㄴ'을 제외한 5개가 올 경우에만 뒤 음절의 초성 'ㄹ'이 'ㄴ'으로 바뀔 수 있다.

 

 

 

 

5. 유음화

 

이번에는 'ㄹ'과 'ㄴ'이 1:1로 만나는 상황이다. 순서는 상관이 없다. 'ㄹ'이 종성이고 'ㄴ'이 초성이든 그 역이든 동화의 승률은 'ㄹ'이 우세하다.  확률로 말하는 이유는 경우에 따라 'ㄴ'으로 비음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개는 유음화가 발생한다.

 

 

 

다양한 사례들 중 '물난리'가 유음화의 두 가지 경우를 한꺼번에 보여준다. '물난' 에서는 'ㄹ' 종성과 'ㄴ'초성 조합이고, '난리'에서는 'ㄴ'종성과 'ㄹ'초성 조합이다. '물난'도 유음화로 '물란' 이 되고 '난리'도 유음화로 '날리'가 되어 '물란+날리' 즉 '물랄리'로 최종 유음화가 완료된다.  

 

 

 

 

표준 발음법 20항 유음화 규정 중 예외 사례 즉 'ㄹ'이 'ㄴ'으로 비음화 되는 경우에 대한 설명이다. 'ㄹ'과 'ㄴ'이 1:1로 붙었는데 유음화가 아니라 오히려 비음화가 되는 이유가 분명하지 않다. 다만 한자어로 된 경우에 ' ㄴ으로 끝난 2음절 한자어 + ㄹ로 시작하는 한자어' 의 사례에서 'ㄹ'이 'ㄴ'이 되는 경향이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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