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신의 소리를 내지 않는 자음, ㅎ

 

 

 

 

 

자음 'ㅎ', 특히 받침에 오는 ㅎ은 온전히 자기 소리를 내지 않는다.  표준발음법 12항은 ㅎ이 어떻게 자기 소리를 숨기고 다른 소리를 돋보이게 하는지를 유형별로 설명하고 있다.  

 

 

 

2. 거센소리 되기 (유기음화)

 

 

 

 

목청에서 마찰되어 나오는 소리 'ㅎ'은 매우 거센 소리같지만 자기 스스로를 앞세우지는 않는다. ㅎ은 자신의 앞 뒤에 오는 다른 자음들을 센놈, 격음으로 만들어 준다.  장애음의 예사소리는 'ㅎ'을 만나면 거센소리로 바뀌는 데 이것을 거센소리되기 혹은 유기음화라고 한다.

 

 

 

 

 

 

음운개수의 면에서 보면 거센소리 되기는 축약 즉 -1이다.  두 개의 자음이 만나서 한 개의 자음으로 축약된다.

 

 

좋던이 〔조턴〕으로 발음되면서 'ㅎ'과 'ㄷ'이 'ㅌ'으로 줄어들었다. 많고는 '많'이 겹받침이지만 어차피 'ㅎ'이 뒤 음절의 'ㄱ'과 만나면 축약되니 하나를 탈락시킬 필요가 없다.  'ㄴ'은 앞 음절에 남기고 'ㅎ'만 뒤 음절에 넘겨주면, 'ㅎ'은 'ㄱ'과 만나서 'ㅋ'이 된다.  많고는 〔만코〕다.

 

ㅎ이 평음의 앞에 오든 뒤에 오든 상관없이 거센소리 되기는 일어난다.  맏형도 'ㄷ'과 'ㅎ'이 만나 축약, 〔마텽〕으로 음운 하나가 줄었다.  앉히다는 많고와 환경이 같다. 이번엔 'ㄵ'의 'ㅈ'를 뒤로 넘기면 'ㅎ'과 만나서 'ㅊ'이 된다.  앉히다는 〔안치다〕

 

꽃 한 송이는 주의가 필요하다. '못다핀 꽃 한 송이'라도 제대로 불러 주어야 한다.  앉히다의 '히'는 모음으로 시작하지 않지만 의미상으로는 모음으로 시작하는 형식형태소와 같다. 그대로 연음하기 때문에 'ㅈ'과 'ㅎ'이 만나서 'ㅊ'이 되는 것이다.

 

 

꽃 한송이의 '한'은 실질 형태소이다. 앞 음절 꽃은 연음이 아니라 절음해야 된다. 먼저 음절 끝소리 규칙을 적용하여 꽃이 〔꼳〕으로 음운 변동이 된 이후에 'ㄷ'을 뒤로 넘긴다. 넘겨진 'ㄷ'은 'ㅎ'과 결합하여 'ㅌ'이 된다. 꽃 한 송이는 〔꼬탄송이〕로 불러야 한다.

 

 

조금 어려우면 '옷 한 벌' 을 발음해 보자.  '옷'과 '한' 이 'ㅅ'과 'ㅎ'으로 만났다.  '한'은 뜻이 있는 실질 형태소이다. 앞 음절은 절음하여 대표음 〔옫〕이 된 후 '한 벌'과 만나서 축약된다. 〔오탄벌〕이다.

 

 

3. 기타,  ㅎ + 자음

 

 

 

 

 'ㅎ'과 평음이 결합하면 격음 즉 거센소리가 된다.  평음 5개 중에 격음이 없는 것이 1개 있는데, 'ㅅ'이다. 그렇다면 'ㅎ'과 'ㅅ'이 만나면 어떻게 발음해야 할까?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고 해야 할지.. 여하튼 경음 'ㅆ'이 된다. 닿소가 〔다:쏘〕가 되거나 많소가 〔만:쏘〕가 된다.

 

'ㅎ'과 'ㄴ'이 결합하면 특이한 현상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앞에서 공부해 온 기본적인 음운 변동이 있을 뿐이다. 받침 'ㅎ'은  1. 음절 끝소리 규칙을 받아 'ㄷ'이 된 후, 뒤 음절 초성의 'ㄴ'에 의해 2. 비음화 되는 일반적인 변동을 거친다.  예를 들자면, 놓는 → 〔녿는〕 → 〔논는〕 이다.

 

 

 

 

 

4. ㅎ의 탈락

 

받침 'ㅎ'의 뒤 음절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형식형태소인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다른 받침이라면 당연히 연음하여 뒤 음절 초성의 자리로 넘긴다. 그런데 받침의 'ㅎ'은 제 소리를 내는 법이 없으므로 넘어가지 않는다. 넘어가면 'ㅎ' 의 음가가 날 수밖에 없으니 아예 탈락시켜 버린다.

 

 

 

 

놓아는 〔노아〕이지, 〔노하〕가 아니다.  '놓다' 에서 어간 '놓-'은 활용하면 다양한 어미가 붙는다. '-아'는 어미이므로 모음으로 시작하는 형식 형태소이다. 이 경우 일반적 원칙에 따라 연음시키면 〔노하〕가 되는데, 이렇게 발음하지는 않는다. 'ㅎ'을 탈락시켜 우리는 〔노아〕라고 표준대로 발음한다.

 

 쌓다는 능동사이다. '아버지가 연탄을 쌓다' 로 쓸 수 있다. 이때 어근 '쌓-' 에 접미사 '-이'를 붙이면 피동사, 쌓이다가 된다. '연탄이 쌓이다.'  '-이'와 같은 접미사도 형식 형태소이다. 모음으로 시작하는 형식 형태소가 ㅎ받침 뒤에 왔으니 발음을 해보면 〔싸이다〕가 된다. ㅎ은 탈락 시킨다.  눈이 〔싸히다〕라고 발음하면 안된다. 눈이 〔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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