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음절 끝소리 규칙

 

 

 

 

음절에 관한 내용은 <문법1. 음운과 음절>에서 공부하였다. 음절은 중성을 기본으로 초성과 종성이 결합하여 이루어지는 데, 중성(가운뎃소리)은 모음이고, 초성(첫소리)과 종성(끝소리)은 자음이다. 모음은 21개, 자음은 19개의 소리값이 있다.

 

 

 

 

 

종성에 대부분의 자음을 표기는 할 수 있지만, 실제로 발음될 수 있는 자음은 7개뿐이다. 이것을 음절 끝소리 규칙이라고 한다. 표준 발음법 8항에 규정되어 있다.

 

 

 

 

 

2. 7개 대표음

 

 

음절 끝소리로 발음할 수 있는 7개의 자음은 울림소리인 비음 3개와 유음 1개, 그리고 파열음 중 예사소리인 평파열음 3개이다. 비음 'ㅁㄴㅇ' / 유음 'ㄹ' / 평파열음 'ㅂ,ㄷ,ㄱ' 가 그것이다.

 

울림소리는 표기된 음가 그대로 소리가 난다. 그런데 파열음, 파찰음, 마찰음은 도표에 묶어 놓은 것처럼 끝소리에 표기된 자음이 무엇이든 'ㅂ,ㄷ,ㄱ' 로 바뀌어 발음된다. 이 음운의 변동을 가리켜 음절 끝소리 규칙이라고 한다. 'ㅂ,ㄷ,ㄱ'는 파열음 중 예사소리(평음)에 해당하므로 평파열음화라고도 한다.

 

'ㅍ'이 'ㅂ'으로, 'ㅋ,ㄲ'이 'ㄱ'으로 바뀌는 것은 조음의 위치와 방식이 같으니 자연스러워 보인다. 그런데 'ㄷ'으로 바뀌는 자음의 범위가 상당히 넓은 것은 놀랍다.  'ㅌ'뿐만 아니라 'ㅅ,ㅆ'과 'ㅈ,ㅊ'까지 'ㄷ' 을 대표음으로 삼는다.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조음 위치가 인접해 있기는 하다. 경우에 따라 'ㅎ'도 대표음으로 바뀔 때 'ㄷ'이 된다.

 

'ㅎ'은 종성에 표기 되기는 하지만 제 음가 그대로 발음되지는 않는다. 음운 환경에 따라 다양한 변화를 나타내므로 별도로 다루게 될 것이다. 다만 앞 문단에서 언급한 대로 다른 음운변동이 없을 때, 'ㅎ' 종성의 대표음은 'ㄷ'이다.  

 

 

 

3. 음절 끝소리 규칙의 사례

 

 

 

 

 

 

4. 연음과 절음  

 

 

 

 

연음은 " 앞 음절의 끝 자음이 모음으로 시작되는 뒤 음절의 초성으로 이어져 나는 소리. ‘봄이’가 ‘보미’로, ‘겨울이’가 ‘겨우리’로 소리 나는 것 따위이다."

 

초중종의 형식을 갖추어 한 음절, 한 음절씩 마디가 지는 우리나라 말에서 흐지부지 되기 쉬운 소리가 끝소리다.  말끝을 매듭짓고 다음 음절로 넘어가야 하니 발음상으로 시간이 더 걸리고 힘이 든다. 이때 그 다음 음절에 초성이 없는 경우 즉 모음으로 시작하는 경우 자연스럽게 앞 음절의 종성이 뒤 음절의 초성으로 넘어간다. 발음하기도 쉽고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을 연음이라고 한다.  

 

그런데 연음이 될 때 뒤 음절로 넘어가는 앞 음절의 종성은 음절 끝소리 규칙의 적용을 받을까? 받지 않을까?  사례에서 보듯이 'ㅅ'이 끝소리 대표음인 'ㄷ'으로 바뀌지 않고, 제 소리 그대로 'ㅅ'으로 연음된다. 연음법칙이 적용될 때는 음절 끝소리 규칙을 적용하지 않는다.

 

 

 

 

'옷안'의 경우는 사정이 달라 보인다. 앞 음절의 종성은 'ㅅ'이고, 뒤 음절의 초성이 없는 것은 '옷이'의 경우와 같다. 그런데 종성이 뒤 음절의 초성으로 넘어갈 때 'ㅅ'이 'ㄷ'으로 바뀌었다. 갑자기 'ㄷ'은 어디에서 나타난 것일까?

 

'옷안'을 〔오단〕으로 발음할 때 우리는 모르는 사이에 1음절의 '옷'을 발음할 때 처럼 소리를 한 번 끊어 준다. 음절 끝소리 규칙을 적용한다는 뜻이다. 1차적으로 '옷'이 〔옫〕으로 발음되고, '안'도 〔안〕으로 발음되므로 각각의 의미가 구분된다. 연음은 2차적으로 발생한다. 바뀐 종성 'ㄷ'을 '안'의 비어 있는 초성 자리로 넘겨준다. 최종 발음은 〔오단〕이다. 이렇게 소리가 바뀌는 것을 절음이라고 한다.

 

절음은 연음에 비해 발음상 비경제적일지는 몰라도 '옷'과 '안'을 구분하여 의미를 분명하게 전달하는 효과가 있다. 연음과 절음, 연음법칙과 절음법칙은 어떤 경우에 적용되는 것일까?

 

 

 

5. 연음법칙과 절음법칙

 

연음법칙은 "앞 음절의 받침에 모음으로 시작되는 형식 형태소가 이어지면, 앞의 받침이 뒤 음절의 첫소리로 발음되는 음운 법칙" 이다.

 

절음법칙은 "합성어나 단어 사이에서 앞의 받침이 그다음에 있는 모음에 이어져 소리 날 때, 받침이 그 모음에 연음되어 제 음가로 소리 나지 않고 일정하게 바뀐 다른 소리로 발음되는 법칙" 이다.

 

 

 

 

 

정의된 개념은 항상 어려운 법이니 사례를 통해 차이를 찾아 보자. 앞의 사례 '옷이'와 '옷안'의 차이는 뒤 음절 '이'와 '안'에 있다. 

 

표준국어대사전 정의에 적용해 보면, '옷이'의 '이'는 형식 형태소이다. '옷안'의 '옷'과 '안'은 두 개의 단어이다.  한 음절로 된 두 단어는 각각 실질 형태소이다. 사전의 '합성어나 단어 사이' 란 말은 뒤 음절이 모음으로 시작되는 실질 형태소인 경우를 뜻한다. 즉 모음으로 시작하는, '옷이'의 '이'와 '옷안'의 '안'의 차이는 형태소에 있다. 형식형태소인가, 실질형태소인가. 

 

형태소에 관해서는 품사에서 자세히 공부하기로 하고 여기서는 간단히 구분해 보겠다. 형식형태소는 말의 뜻보다는 형식적 역할을 가진 말의 단위이다.

 

 '옷이'에서 '이'는 주격 조사로, '이'는 문장 안에서 '옷'이 주어의 역할을 맡는다는 것을 나타내는 형태소이다. '이'는 '옷'이라는 말의 뜻에는 아무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반면 '옷 안'에서의 '안'은 하나의 단어로서 독자적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옷 안'의 '안'은 '옷'을 '옷의 안쪽'으로 의미상 제한하고 있다. 실질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말의 단위를 실질 형태소라고 한다.

 

간단히, 고유의 의미를 갖고 있으면 실질 형태소, 실질 형태소에 붙어서 그것의 역할을 나타내면 형식 형태소라고 알아 두자.

 

 

 

 

뒤 음절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형식형태소인 경우 연음이 되는 것은 그 음절이 의미를 갖지 않기 때문인 반면, 실질형태소인 경우 절음하는 이유는 실질적 의미를 구분해주기 위해서가 아닐까 싶다.

 

 

 

 

국립국어원의 표준발음법 13항의 연음에 관한 규정에 우리가 공부한 내용이 정리되어 있다.  15항은 절음에 관한 규정이다. 

 

 

 

 

6. 다시 음절 끝소리 규칙으로

 

이제 연음과 절음을 이해했으니 처음으로 돌아가 음절 끝소리 규칙이 적용되는 경우와 적용되지 않는 경우를 정리해 두자. 

 

뒤 음절이 자음으로 시작하는 경우 즉 초성이 있는 경우는 무조건 음절 끝소리 규칙이 적용된다. 연음이 될 수 없으니 종성에서 발음해야 하기 때문이다. 뒤 음절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경우에는 두 가지로 나뉜다.  첫 째,  실질 형태소이면 절음하므로 음절 끝소리 규칙이 적용된다. 둘 째, 형식 형태소이면 음가 그대로 연음하므로 음절 끝소리 규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음절 끝소리 규칙이 적용되는 경우(절음)와 적용되지 않는 경우(연음)를 한 단어 안에서 보여 주는 대표적 낱말이 '헛웃음' 이다.

 

 

 

첫 음절과 둘 째 음절 모두 종성으로 'ㅅ'을 갖고 있는데 각 'ㅅ' 뒤에 오는 음절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실질형태소 (웃)이냐 모음으로 시작하는 형식형태소(음)이냐에 따라 'ㅅ'들의 음가가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헛'은 음절 끝소리 규칙이 적용되어 'ㅅ'이 'ㄷ'으로 바뀐 후에 둘 째 음절의 초성으로 넘어가는 반면, '웃'은 'ㅅ'이 음가 그대로 연음되어 세 째 음절의 초성으로 넘어간다. 최종 발음은 〔허두슴〕 이다.

 

 

그런데 연음과 절음에서 우리가 공부하지 않는 것 중에 종성에 자음군이 올 때이다. 음절 끝소리에는 홑받침과 쌍받침뿐만 아니라 겹받침이 올 수도 있다. 홑받침과 쌍받침은 하나의 소리이지만, 겹받침은 두 개의 소리이다. 현대 국어 맞춤법에는 종성에 겹받침 즉 자음군이 올 수 있다. 그렇다면 발음은 어떻게 해야 할까? 두 소리 모두 내야 하는 걸까? 내용이 많으므로 이 경우는 다음 글로 넘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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