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검색을 하다가 이 글로 들어오는 분이 계실지도 몰라 다시 언급해 두자면 나는 국어의 문외한이다. 지난 겨울에 우연히 EBSi 윤혜정의 개념의 나비효과를 수강하게 되었는데, 수십 년만에 배우는 국어 문법은 낯설뿐 아니라 너무 어려웠다.
<한국어 어문 규범>을 참고하다가 문법의 기초를 조금 더 탄탄히 하려고 정리하는 중에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요컨대 이 글이 그다지 믿을 만하지 못하다는 말이다. 완전히 알고서 쓰는 것이 아니라, 알아가면서 궁금해하면서 갸우뚱하면서 쓰는 중이라 틀린 부분이 많을 것이다. 가능하면 오류를 줄이려고 이 글 저 글 참고하고 있지만 전공자가 아니니 이해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
1. 음의 첨가
표준 발음법에서 규정하는 음운의 변동에는 받침의 발음, 동화, 경음화, 첨가가 있다. 수능 교재와는 순서가 다르지만 표준 발음법에 맞춰 글을 써왔다. 이제 7장 음의 첨가이다.
여기가 진짜 어렵다. 첨가인데 첨가가 아닌 것도 같고, ㄴ첨가와 사이시옷이 맞물리는 부분은 특히 그렇다. 7장의 29항은 ㄴ첨가, 30항은 사이시옷의 발음에 관한 규정이다.
2. ㄴ첨가
음운 첨가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은 음운 환경 즉 조건이다. 물론 모든 음운 변동이 그렇긴 하다. 그래도 특히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ㄴ첨가의 조건은 세 가지이다. 첫 째 복합어에서 발생한다. 복합어는 합성어와 파생어로 나뉜다. 합성어는 두 낱말이 합쳐진 말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은 "둘 이상의 실질 형태소가 결합하여 하나의 단어가 된 말" 로 정의한다. 이때 실질 형태소는 어근이다. 어근은 각각 독자적 의미를 갖는다. '꽃잎'에서 '꽃'과 '잎'은 동등한 자격으로 결합한다.
파생어는 합성어에 비해 종속관계가 분명하다. 어근에 접사가 붙은 파생어는 어근에 뿌리를 두고 갈라진 말이다. '바늘'에 '질' 이 붙으면 '바느질'이 되는 식이다. 아무것도 없는 '손'인 '맨손'도 파생어다. 접사는 '질'처럼 뒤에 붙는 접미사, '맨'처럼 앞에 붙는 접두사가 있다.
복합어는 문법의 또 다른 내용이므로 나중에 정리할테니 여기서는 한 낱말이 아니라 결합된 낱말이라는 정도로 이해해 두어도 좋겠다.
둘 째 조건은 앞 음절에 (어근이나 접두사) 종성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음으로 끝나야 한다.
셋 째 조건은 뒤 음절이 (어근이나 접미사) 'ㅣ'나 '반모음 ㅣ'로 시작한다는 것이다.
이 세가지 음운 환경이 만들어지면 뒤 음절의 초성 자리에 'ㄴ'이 첨가된다. 이것이 기본적인 'ㄴ첨가' 현상이다.
'맨입'은 1. 파생어 2. 종성'ㄴ' 3. 모음 'l'로 시작이라는 조건을 갖추었다. 초성 자리에 ㄴ첨가가 되어 맨입〔맨닙〕 이다.
'담요'는 1. 합성어 2. 종성'ㅁ' 3. '반모음 ㅣ'로 시작(ㅛ) 한다. 모음에서 정리했듯이 모음은 10개의 단모음과 11개의 이중모음이 있다. 이중모음은 반모음과 단모음이 결합하여 만들어 지는데, 반모음에는 '반모음 ㅣ'와 '반모음 ㅗ/ㅜ'가 있고, '반모음 ㅣ' 가 결합된 이중모음은 'ㅕ ㅑ ㅠ ㅛ ㅖ ㅒ' 이다. '요'는 '반모음 ㅣ + 단모음 ㅗ' 로 만들어진 이중모음이다. 이런 모음을 반모음 ㅣ로 시작하는 모음이라고 한다. 이런 까닭으로 담요는 〔담뇨〕 로 소리를 낸다.
3. ㄴ첨가에 잇따른 2차 음운의 변동
ㄴ첨가는 2차적 음운 변동을 불러오는 경향이 강하다. ㄴ이 뒤 음절의 초성에 들어가면서 앞 음절의 종성을 비음화시킬 수 있는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혹은 앞 음절의 'ㄹ'을 만나면 'ㄴ' 자신이 유음으로 동화될 수도 있다.
'꽃'과 '잎'은 각각의 낱말이 결합하여 합성어 '꽃잎'이 되었다. 둘 다 실질 형태소이니 절음이 되어 〔꼳+입〕이 된다. 여기서 1. 합성어 2. 종성'ㄷ' 3. 'ㅣ'로 시작이라는 'ㄴ첨가'의 환경이 조성된다. 〔꼳닙〕이 된다.
〔꼳닙〕에서 'ㄷ'은 비음'ㄴ'을 만나 비음인 'ㄴ'이 된다. 2차 음운변동인 비음화가 발생하여 최종 발음은 〔꼰닙〕이다. 표면적으로 'ㄴ'이 두 개이지만 실질적으로 첫 번째 'ㄴ'은 첨가, 두 번째 'ㄴ'은 교체이다.
'물약'의 경우는 'ㄴ 첨가'를 간파해 내기가 쉽지 않다. 소리를 내보면 〔물략〕이다. 'ㄹ'첨가인가? 이런 규정은 없다. 먼저 음운 환경부터 따져 보자. 1. 합성어 2. 종성 'ㄹ' 3. '반모음 ㅣ'로 시작 (ㅑ).
1차 음운 변동은 'ㄴ첨가' 로 〔물냑〕이다. '유음ㄹ'과 '비음ㄴ' 이 딱 만났다. 이 두 개의 자음이 1:1로 맞붙으면 대략 ㄹ이 승리하여 유음화가 이루어진다. 〔물략〕 이다. 물약〔물략〕은 표면상 'ㄴ'이 보이지 않지만 ㄴ첨가가 숨어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이런 음운변동 때문에 영등포역〔영등포역〕 , 명동역〔명동녁〕, 서울역〔서울력〕의 '역'은 음운 환경에 따라 제각각 소리를 낸다.
'ㄴ첨가' 조건이 아닌데, ㄴ이 첨가되는 경우도 있다. 수능 관련 시험에 나오는 단어로 '금융'과 '검열'이 대표적이다. 두 단어 모두 단일어이다. 복합어가 아니므로 당연히 연음만 시켜야 한다. 〔그뮹〕과 〔거:멸〕. 그런데 〔금늉〕과 〔검:녈〕로 발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뮹〕과 〔거:멸〕도 허용하기는 한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표준 발음법 29항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한 번 더 연습해 보자. 여기서 문제의 사이시옷이 등장한다. '나뭇잎'은 앞에서 본 '꽃잎'의 사례와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분명히 다르다. 무엇일까?
4. 사잇소리 현상
사잇소리는 "두 개의 형태소 또는 단어가 어울려 합성 명사를 이룰 때 그 사이에 덧생기는 소리" 이다. 여기서 '나뭇잎'을 보자. 문자를 생각하지 말고 소리만 생각해 보면 나무 〔나무〕와 잎〔입〕이 합성명사 〔나문닙〕이 되면서 두 단어 사이에 ㄴ이 두 개 덧생겼다. 〔나무〕는 음운 4개, 〔입〕은 음운 2개로 두 낱말을 합치면 음운이 총 6개인데, 합성어 〔나문닙〕의 음운은 총 8개이다. 이 차이가 ㄴㄴ이고 이때 덧생긴 소리를 사잇소리라고 한다.
사잇소리 현상은 "합성 명사에서, 앞말의 끝소리가 울림소리이고 뒷말의 첫소리가 안울림 예사소리이면 뒤의 예사소리가 된소리로 변하는 현상. 또는 앞말이 모음으로 끝나는데 뒷말이 ‘ㅁ, ㄴ’으로 시작되면 앞말의 끝소리에 ‘ㄴ’ 소리가 하나 덧나고, 모음 ‘ㅣ’나 반모음 ‘ㅣ’로 시작되면 앞말의 끝소리와 뒷말의 첫소리에 ‘ㄴ’이 둘 덧나는 현상을 이르는 말" 이다.
사잇소리 현상은 '나뭇잎'의 경우처럼 ㄴㄴ이 덧나는 경우 이외에도 ㄴ이 1개만 덧나는 경우와 경음화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5. 사이시옷 표기
한글 맞춤법에는 사잇소리를 표기하는 규정이 있다. 30항의 사이시옷를 받치어 적는 규정이다.
사이시옷은 "한글 맞춤법에서, 사잇소리 현상이 나타났을 때 쓰는 ‘ㅅ’의 이름" 이다. 두 낱말이 합쳐 합성어가 될 때, 그 사이에 음운의 변동이 있다는 것을 표시해 주는 일종의 기호이다. 그런데 이 'ㅅ'은 음운이 아니라 기호로 정의되면서, 원칙적으로는 소리나지 않는 것으로 치부한다. ... 고 나는 생각한다. 근거는 마지막에 ^^;;
사잇소리가 난다고 해서 모두 사이시옷을 표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이시옷 표기의 조건은 네 가지이다.
첫 째, 합성어이다. 파생어는 안된다. 실질적 의미를 가진 어근 혹은 낱말이 어울려야 한다.
둘 째, 합성어를 이루는 두 낱말 중 적어도 하나는 순우리말이어야 한다. 둘 다 한자어인 경우는 적용되지 않는다.
세 째, 앞 낱말의 종성이 없어야 한다. 그 빈 자리에 사이시옷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네 째, 사잇소리 현상이 있어야 한다. 즉 음운의 변동이 있어야 한다. 가능한 사잇소리는 3가지이다. 1) ㄴ첨가 2)ㄴㄴ첨가 3) 경음화 이다. 사잇소리 현상이라는 이 조건 때문에 사이시옷의 표기에 관한 규정은 표준 발음법의 ㄴ첨가 혹은 경음화 현상과 교집합을 갖게 된다.
한글 맞춤법 30항의 해설을 보면, 사이시옷은 합성어이면서 음운론적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야 표기할 수 있다. 사례를 보면 표기와 음운 사이의 순서를 알 수 있다. 발음이 먼저이다.
'바다〔바다〕'와 '가〔가〕' 를 합성하면 〔바다까〕가 된다. 경음화는 이 두 낱말이 합성어가 되었다는 사실을 소리로서 알려주고 있다면, 사이시옷은 그 사실을 문자 기호로 알려주고 있는 셈이다, 내 생각으로 . ^^;; 사이시옷이 들어가서 결국 '바다+가'는 '바닷가'가 된다.
'코〔코〕'와 '날〔날〕'도 합성어가 되면 〔콘날〕이 된다. 이때는 'ㄴ' 소리가 덧나면서 합성어임을 알린다. 5개의 음운이 6개의 음운으로 늘어나니 'ㄴ첨가' 이다. 이 변화를 맞춤법은 '콧날'로 표기하도록 규정하고.
'예사〔예사〕'와 '일〔일〕' 을 합성하면 〔예산닐〕이 되는데, 이 경우는 말 그대로 예삿일은 아니다. 복잡하다. 5개의 음운이 7개의 음운으로 늘어났고 없던 'ㄴ'이 2개 더 들리니 'ㄴㄴ첨가' 이다. 여하튼 표기는 사이시옷을 넣어 '예삿일'이 된다.
조금 더 연습해 보자. '햇님 달님' 이냐, '해님 달님' 이냐가 더 이상 헷갈리지 않을 수 있다.
'님'은 접미사다. 어근 '해'와 접미사 '님'으로 된 복합어 '해님'은 파생어이다. 파생어는 일단 사이시옷 표기 대상이 아니다.
'해'와 '빛'의 결합은 합성어이다. '해'와 '살'의 결합도 합성어이다. 소리도 모두 〔해삗〕 〔해쌀〕 로 경음화 된다. 사이시옷을 넣어서 '햇빛' '햇살'로 표기한다.
합성어에서 'ㄴ첨가' , 'ㄴㄴ첨가'로 음운 변동이 일어나, 사이시옷이 표기된 '빗물'과 '뒷일' 이다.
충분히 연습이 되었으면 이제 닭과 계란의 문제를 생각해 볼 때이다.
그전에 예외가 있다. 사이시옷 표기 조건에서 벗어나지만 사이시옷을 표기하는 6개의 2음절 한자어가 있다.
"셋방. 숫자. 찻간. 툇간. 곳간. 횟수"
6. 음운변동이냐? 맞춤법이냐?
말이 문자보다 먼저다. 동서고금을 통틀어 그렇다. 뜻을 혹은 소리를 문자로 바꾸는 것에 문명의 운명이 달려 있었다. 그런데 지금 한국어 표준 발음법의 과제는 쓰인 문자를 어떻게 교양있는 현대 서울말로 소리 내는가에 있다.
'소리 → 표기 → 소리'로 바뀌는 과정에서 닭이 먼저? 계란이 먼저? 와 비슷한 문제가 발생한다. 날 그대로의 소리와 문법으로 다듬어진 소리는 같아야 하지만 다름을 품고 있기도 하다.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한국어 어문 규범의 표준 발음법과 한글 맞춤법의 관계는 이 어려움을 해결해야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ㄴ첨가와 사이시옷의 문제다. ... 라고 나는 생각한다.
앞에서 살펴본 '나뭇잎'으로 다시 돌아가 보자.
첫 째 단계는 소리이다. 〔나무〕와 〔입〕을 붙여서 말하다 보니 아마 〔나문닙〕 이라는 하나의 말이 되었을 것이다.
둘 째 단계는 이 소리를 한글 맞춤법에 따라 정확하게 적는 것이다. 어린 아이들 최대의 난제가 받아쓰기인 것은 소리나는대로 적되 '어법에 맞도록' 써야 하기 때문이다. 〔나문닙〕 의 '어법에 맞도록'은 사이시옷을 표기한 '나뭇잎' 이다. 사이시옷이 들어갈 조건을 충족했기 때문이다. 합성어에 순 우리말 조합, 앞말이 모음으로 끝나고 'ㄴㄴ'이 첨가되었다.
이제 나뭇잎은 소설 속에도, 시험 문제에도, 인터넷 기사에도 '나뭇잎'으로 쓰인다. 셋 째 단계가 되었다. 문자로 된 '나뭇잎'에 대한 음운변동을 따져 보자. 합성어에, 종성 ㅅ, 모음 l 로 시작하는 말이면, ㄴ첨가 조건이다. 나뭇잎〔나묻입〕은 〔나묻닙〕이 된다. 이제 첨가된 'ㄴ'에 의해 앞 음절 'ㄷ'이 'ㄴ'으로 비음화 했다. 〔나문닙〕이다.
소리 〔나문닙〕이 문자 '나뭇잎'을 거쳐 표준 발음법에 따른 〔나문닙〕이 되었다. 달라진 것은 없다. 당연히 없어야 한다. 표준 발음법이라는 것이 나뭇잎을 〔나문닙〕으로 발음하기 위해 만들어 진 것이니까. 그런데 첫 〔나문닙〕은 ㄴ첨가가 두 번인데, 마지막 〔나문닙〕은 ㄴ첨가 1 번에 비음화 1번이다.
문제는 사이시옷 때문이다. 합성어에 사이시옷이 없다면 나무잎이 〔나문닙〕이 되는 것은 +2 즉 음운이 2개 첨가된 것이 맞다. 그런데 나뭇잎이 〔나문닙〕이 되는 것은 +1 즉 음운이 1개 첨가된 것이다.
표준발음법과 한글 맞춤법 어디에서 시작하든 동일한 결과를 얻으려면 사이시옷을 음운으로 취급하지 말아야 한다. 눈으로 보이지만 음운은 아니라고 하면 나뭇잎이 〔나문닙〕으로 음운 변동을 하는 것은 +2 즉 음운 2개의 추가이다.
사이시옷을 소리가 없는 기호로 취급한다는 생각의 근거는 표준발음법 30항이다.
사이시옷을 표기할 때의 전제 조건으로서의 음운변동은 ㄴ첨가 이외에 경음화가 있다. 따라서 역으로 사이시옷이 들어간 합성어를 발음할 때는 ㄴ첨가/ㄴㄴ첨가/경음화 중 하나가 발생한다.
깃발을 보자. 〔기빨〕이 원칙이나 〔긷빨〕도 허용한다. 이 규정의 의미는 사이시옷을 발음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나 , 음운으로 인정하여 'ㄷ'으로 발음하는 것도 허용한다는 것이다.
'깃발'을 사이시옷이 들어간 합성어라고 생각하지 말고, 이제까지 배운 음운변동을 일반적으로 적용해 보자.
앞음절 종성 'ㅅ'은 음절 끝소리 규칙을 받아 평파열음인 'ㄷ'이 된다. 깃발 →〔긷발〕. 이제 앞 음절 종성 'ㄷ'에 의해 뒤 음절 초성의 'ㅂ'은 'ㅃ'으로 경음화 한다. 가장 강력하고 흔하게 일어나는 경음화이다. 〔긷발〕 → 〔긷빨〕.
만약 'ㅅ'을 음운으로 취급한다면 '깃발'은 〔긷빨〕이 되어야 마땅하다. 표준 발음법이 그렇게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빨〕이 원칙이라는 것은 사이시옷은 음운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런데 왜 〔긷빨〕을 허용하는 것일까?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발음하기 때문이다. 쓰여진 '깃발'을 보면서 'ㅅ'을 음운으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오히려 드물지 않을까? 문자가 발명된 이후 인간은 문자를 통해 세상을 배워왔기 때문은 아닐까?
콧날의 발음법을 보자. 〔콘날〕이다. 코+날이 합성어가 될 때 음운의 변동은 'ㄴ'첨가라고 했다. 그런데 '콧날'로 표기된 후에는 사실상 첨가는 보이지 않는다. '콧날'도 음운이 6개, 〔콘날〕도 6개. 콧날이 〔콛날〕 로 음절끝소리 규칙을 적용 받았다가 〔콘날〕로 비음화 되었다. 두 번의 교체가 있을 뿐이다. 음운 개수의 변동은 없다. 재미있는 것은 표준 발음법 30항도 비음화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도 ㄴ첨가라고 하려면 역시 사이시옷의 음운을 인정하지 않아야 한다. '코날'의 5개 음운이 〔콘날〕의 6개 음운으로 늘어나야 첨가라고 부를 수 있다.
사이시옷 규정인 표준발음법 30항은 7장 음의 첨가의 하위 항목이다. 따라서 사이시옷이 들어간 합성어의 발음은 음운 첨가라는 의미다. 교체가 아니라 첨가이다. ㄴ첨가나 ㄴㄴ첨가의 문제는 사이시옷을 음가없는 기호로 치부하면 그럭저럭 해결이 된다. 물론 음운 첨가의 경로를 문법적으로 설명하려면 부득이 비음화를 인정해야 하는 자가당착에 빠지지만 말이다. 수학이 아니라 국어 문법이니 이 어려움을 이해한다고 하자. 수만년의 세월이 바꾸어 온 것을 인간의 법으로 단기간에 정리하려니 그럴 법도 하다.
그런데 경음화의 경우는 사이시옷을 음운으로 생각하지 않아도 첨가되는 음운이 없다. 경음화는 어떻게 해보아도 그냥 교체이다. 이렇게 생각해도 저렇게 생각해도 참 이해하기 어려운 규정이다. ;;
7. 음운 ㄴ의 첨가 vs 기호 사이시옷의 표기
두 문법을 공부하면서 복잡하고 헷갈리고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으며 나름대로 생각하고 정리한 내용이다. 정확한 지는 모르겠지만.
사이시옷은 ㄴ첨가와 경음화가 맞물려 교집합을 형성하고 있다. 물론 사이시옷과 전혀 관계없는 경음화, ㄴ첨가도 있다. 다만 사이시옷은 경음화나 ㄴ첨가 중 하나와 반드시 연관되어 있다.
경음화는 워낙 광범위하게 발생하므로 그 조건이 사이시옷과 헷갈릴 것은 없다. ㄴ첨가의 경우에는 사이시옷 표기와 비슷하거나 상보적인 조건이 있으므로 구분해서 기억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