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음운의 변동 분류
음운은 '말의 뜻을 구분하는 소리의 최소 단위'로 정의되지만, 여기서는 간단히 모음과 자음이라고 생각해도 된다. 한글의 음운은 총 40개로 모음 21개와 자음 19개이다. 음운은 音, 말 그대로 소리다.
음운의 변동이란 40개의 소리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아 소리가 변하는 것이다. 크게 교체, 첨가, 탈락, 축약으로 구분한다.
교체는 하나의 음이 다른 음으로 바뀌는 현상이다. 1:1로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음운 개수에는 변화가 없다. 첨가는 없던 소리가 덧나는 것이다. 음운 개수는 늘어난다. 탈락은 첨가와 반대로 소리가 떨어져 나가는 현상이다. 음운 개수는 줄어든다. 축약은 탈락과 동일하게 음운 개수는 줄어들지만, 그 방법이 다르다. 탈락은 두 소리 중 어느 하나가 없어지는 반면, 축약은 두 소리가 합쳐져 전혀 다른 하나의 소리가 된다.
지금까지 자음에 발생하는 중요한 음운의 변동은 거의 살펴 보았다. 모음은 자음만큼 변동이 많지 않고 비중이 높지도 않은 듯하다. 주요한 모음의 변동을 한꺼번에 모아서 간단히 정리한다.
2. 전설 모음화 ('ㅣ' 역행 동화) : 교체
먼저, 전설 모음화 자체는 표준 발음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도 음운의 변동에 들어가는 것은 몇몇 경우 표준 발음으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특히 일상에서 긴가민가하는 것들이 많아 알아두면 좋을 것 같다.
모음에 대해서는 <문법2. 모음> 에서 정리했다. 단모음 10개는 혀의 위치를 기준으로 후설모음과 전설모음으로 나뉜다. 후설 모음의 기본음은 'ㅡ'이고 전설 모음의 기본음은 'ㅣ' 이다.
앞 음절의 후설 모음이 뒤 음절의 전설모음 'ㅣ'에 의해 전설모음으로 바뀌는 현상을 전설모음화 혹은 'ㅣ' 모음 역행 동화라 한다. 'ㅓ'라는 소리는 'ㅔ'로 'ㅏ'라는 소리는 'ㅐ'로 바뀐다.
한글을 창제할 때 제자원리도 이에 기반한 듯, 'ㅓ'라는 자모에 'ㅣ'를 추가하여 'ㅔ'로, 'ㅏ'라는 자모에 'ㅣ'를 추가하여 'ㅐ'로 표기하도록 하였다. 위 문단의 'ㅓ'나 'ㅏ'는 소리(母音)를, 이 문단의 'ㅓ'나 'ㅏ'는 글자(字母)를 가리킨다. 글자로 쓰면 똑같지만 , 의미상 다르다는 것이다.
남비는 일본어 '나베'에서 왔으므로, 원형을 밝히면 남비이지만 일본어라는 의식이 거의 사라졌으므로, 냄비를 표준어로 인정한다.
'남비 → 냄비 ' : '비'에서 모음 'ㅣ'는 전설 모음이다. '남'에서 후설 모음 'ㅏ'가 'ㅣ'로 인해 전설 모음인 'ㅐ'로 바뀌어 '냄'이 된다. 뒤 음절 'ㅣ'에 의해 앞 음절의 모음이 바뀌었으므로 순서상 '역행' 이다. 전설 모음화를 'ㅣ'모음 역행 동화라고도 하는 이유이다. 남비우동이 아니고 냄비우동 ^^
'-나기' 는 '~로부터 나다' 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서울나기는 서울 태생이라는 의미, 시골나기는 시골 출신이라는 의미이다. 그런데 이런 의미를 가진 다양한 말들이 '-나기'가 아니라 '-내기'로 더 많이 쓰이고 있기 때문에 표준어는 '-내기'로 통일된다. 서울내기, 시골내기 뿐 아니라 새내기, 풋내기, 보통내기, 여간내기 등등.
'내기'로의 동화 현상은 '기'의 전설모음 'ㅣ'에 의해 '나'의 후설 모음 'ㅏ'가 'ㅐ'로 전설모음화 한 것이다. 따라서 '나기 → 내기' 변한다.
많이 헷갈리는 '아지랭이 vs 아지랑이' 는 아지랑이를 표준어로 삼는다. 전설 모음화는 표준 발음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원칙의 대표적 사례다. 일상에서는 두 발음이 혼용되고 있으므로 구별해서 알아두어야 할 필요가 있다.
전설 모음화는 음운현상이다. 그런데 동화된 발음이 표준어가 되는 경우에는 맞춤법도 동화된 소리에 따른다. 우리가 이때까지 공부한 대부분의 자음 관련 음운의 변동에서는 표기는 형태소를 밝히어 적고, 표준 발음만 음운 변동을 적용한 것과는 다르다. 아지랑이라 쓰고 그대로 〔아지랑이〕, 냄비는 〔냄비〕 등 소리나는 대로 쓴다.
붙임2는 진짜 재미있다. 장이냐? 쟁이냐? 결론은 둘 다 발음한다. 단 장이는 장인 즉 수공업 기술자에게만 붙인다. 미장이, 칠장이, 유기장이 등. 그 외의 것들은 모두 쟁이를 쓴다. 멋쟁이, 개구쟁이 등등.
그러면 점쟁이 ? 점장이? 는 무엇이 표준어일까? 점치는 사람은 존중의 측면에서건 비하의 측면에서건 장인은 아니다. 장인은 물질을 다루는 기술자인 반면 점쟁이는 형이상학의 영역을 다루고 있으니까. 점쟁이.
요즘은 지칭할 경우가 없지만, 갓장이와 갓쟁이는 둘 다 사용할 수 있다. 갓장이는 갓을 만드는 장인, 갓쟁이는 양반티를 낸다고 갓을 쓴 사람을 낮잡아 부르는 소리다. 화가를 낮잡아 부를 때는 환쟁이다.
표준어가 아닌데 'ㅣ'모음 역행동화를 적용하여 발음하는 경우도 많다. 어미와 아비를 〔에미〕〔애비〕로, 고기를 〔괴기〕로 발음하는 것은 교양있는 현대 서울내기의 언어생활이 아니다.
3. 반모음 첨가
모음에서 교체 현상의 대표가 전설 모음화라면, 첨가 현상에서는 반모음 첨가가 대표적이다. 전설 모음화가 'ㅣ모음 역행 동화' 라면 반모음 첨가는 'ㅣ 모음 순행 동화'라고 불렸다. 전설 모음인 'ㅣ'에 의해 후설 모음이 전설 모음으로 바뀌는 것은 마찬가지이나 영향을 주는 방향이 다르다.
두 현상 모두 일반적 법칙이 아니라 특수한 사례에서만 음운 변동으로 인정된다. 단, 전설 모음화는 표준 발음으로 인정되는 경우 맞춤법도 발음에 따라 표기된다. 그러나 반모음 첨가는 표준 발음으로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표준 발음 이외에 허용되는 현상이므로 표기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반모음 첨가는 어간이 전설 모음 ' ㅣ, ㅟ, ㅚ'로 끝나고 'ㅓ'로 시작하는 어미가 뒤이어 올 경우 두 모음의 충돌을 막기 위해 그 사이에 '반모음ㅣ'가 덧붙는 현상이다.
첨가된 '반모음 ㅣ'는 어미의 후설 모음 'ㅓ'와 결합하여 전설 이중 모음인 'ㅕ'가 된다. '반모음 ㅣ'가 전설 모음이므로 이 모음이 결합된 이중 모음도 전설 이중 모음이라고 부른다. 반모음 첨가는 어간의 전설 모음에 의해 어미의 후설 모음이 전설 모음이 되었으니 동화에 해당한다.
'ㅟ, ㅚ'는 'ㅣ'와 동일하게 단모음이지만, 자모상으로는 'ㅣ'로 끝나는 형태이므로 통칭하여 'ㅣ' 모음 순행 동화라고도 불렸다. 제자 원리로 'ㅚ'는 'ㅗ'에 'ㅣ'가 결합한 자모이다. 물론 소리로는 별개의 독자적인 소리다.
반모음 첨가의 사례는 많지 않다. 용언 '피어, 되어' 와 이에 준하여 변동하는 '이오, 아니오' 만 기억해 두어도 충분하다. 이 말들의 표준 발음법과 한글 맞춤법은 음운 변동과 관련이 없다. 그대로 표기하고 그대로 발음하는 것이 원칙이다. 반모음 첨가 현상은 단지 허용되는 음운의 변동일 따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피어' 와 '되어' 는 각각 '피-' 와 '되-'가 어간이다. 어간의 말음인 'ㅣ'와 'ㅚ'에 의해서 어미의 첫소리인 'ㅓ'가 'ㅕ'로 바뀌는 반모음 첨가가 허용된다.
'이오'와 '아니오'는 각각 '이'와 '니'의 모음 'ㅣ'에 의해 뒤 음절의 ' 오'가 '반모음 ㅣ'의 첨가를 받아 '요'가 되는 것을 허용한다.
4. 모음 탈락
두 개의 모음이 만났을 때, 한 개의 모음이 탈락하는 현상이다. 'ㅡ' 탈락과 동음 탈락이 대표적인데, 어간의 끝소리와 어미의 첫소리가 둘 다 모음일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음운 변동이지만, 한글 맞춤법에 관련 항목들이 있다. 모음이 탈락하면 준대로 표기한다는 원칙이다.
문법의 기본에 해당하는 품사에 대해서는 아직 정리하지 않았다. 품사는 "단어를 기능, 형태, 의미에 따라 나눈 갈래" 로 정의된다. 쉽게 말하면 한글의 모든 낱말을 3가지 기준으로 분류해서 낱말마다, 너는 "용언/변화어/동사" 세트야 라고 라벨링을 한다는 것이다. 기능에 따라 나눌 때 낱말은 체언, 용언, 수식언, 관계언, 독립언 중 하나에 속한다.
용언은 문장에서 서술의 기능을 하며 동사와 형용사가 이에 해당한다. 용언은 활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모양이 변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밥'이라는 체언의 경우는 어떻게 쓰여도 '밥'으로만 쓴다. 그런데 '먹다'라는 동사는 '먹어라' '먹자' '먹니' '먹고' '먹어서' '먹지마' 등등.. 다양하게 변화한다. 이때 변하지 않는 부분을 어간이라 하고 변하는 부분을 어미라 한다.
국어표준대사전에서 찾을 수 있는 용언은 기본형이다. 예를 들어 '먹다'만 사전에 등재되어 있고 '먹어라' '먹자' 등은 사전에 오르지 못한다. 이 기본형에서 '먹-'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 어간이고, '-다'는 대신 각종 꼬리들이 붙을 수 있는 어미이다. '-' 표기를 하는 이유는 독립적으로는 쓰일 수 없고 어간과 어미가 결합해야만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먹-' 은 어디에도 단독으로 쓰일 수 없다. '-어'나 '-고' 따위도 마찬가지이다.
용언은 활용되기 때문에 어간에 어떤 어미가 오느냐에 따라 다양한 음운 변동이 일어나고 이에 따라 맞춤법도 규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글 맞춤법 4장 2절 15항~18항은 용언이 활용될 때 어간과 어미에 대한 규정이다.
모음탈락 중 대표인 'ㅡ' 탈락은 규칙적인 탈락이다. 어간의 끝소리가 'ㅡ' 이고 어미의 첫소리가 'ㅓ/ㅏ' 이면 거의 예외없이 규칙적으로 탈락한다.
후설 단모음의 발성기관을 보면 'ㅡ' 탈락이 규칙적으로 이루어지는 이유가 짐작이 갈 듯도 하다. 후설 평순 모음인 ' ㅡ → ㅓ → ㅏ' 는 입술 모양은 평평하게, 혀의 위치는 여린 입천장이 있는 뒤쪽으로 고정시켜 놓고, 입만 점점 크게 벌리면 자연스럽게 소리가 변한다. 'ㅡ'는 가장 약하게 나는 소리다. 자음은 모음없이는 소리를 낼 수 없어 순수한 자음을 발음할 수 없다. 그런데 가장 자음 자체의 소리에 가깝게 소리 내려면 'ㅡ'를 붙인다. 'ㅡ' 가 약한 소리이기 때문이다.
직관적으로도 ' ㅡ → ㅓ → ㅏ' 로 갈수록 소리가 뚜렷하고 커진다. 따라서 약한 'ㅡ' 다음에 더 강한 'ㅓ'나 'ㅏ'가 잇따르게 되면 자연스럽게 약한 'ㅡ'는 탈락하기 쉽다.
키가 '크다'의 경우, 용언의 기본형 '크다' 는 어간 '크-' + 어미 '-다' 로 이루어졌다. 문장을 키가 '커서' 좋겠다로 바꾸어 보자. '크다'에서 어간 '크-' 는 그대로 두고 어미를 ' - 어서' 로 바꾸어야 한다. 어간의 끝소리가 모음 'ㅡ' 이고 어미의 첫소리가 모음 'ㅓ' 가 되어, 'ㅡ'와 'ㅓ'는 잇따라 소리를 내게 된다. 입만 조금 더 벌리면 바로 'ㅡ'에서 'ㅓ'로 소리가 바뀜에 따라 약한 소리인 어간의 'ㅡ'가 탈락한다. 어간의 자음 'ㅋ'과 어미의 'ㅓ'가 바로 붙어서 '커'가 된다.
'바쁘다'의 경우는 어간 '바쁘-'에 어미 'ㅏ'가 결합하여 'ㅡ'가 탈락하고 '바빠'가 된다. 어미가 'ㅓ'이냐 'ㅏ'이냐는 대체로 모음 조화에 따른다. 양성 모음은 양성 모음끼리, 음성 모음은 음성 모음끼리 결합한다.
모음 탈락의 두 번째는 동음 탈락이다. 어미 첫소리가 'ㅓ/ㅏ' 일 때 어간의 끝소리도 'ㅓ/ㅏ'가 와서 똑 같은 모음이 두 번 겹치면 당연히 소리는 하나로 날 수밖에 없다.
'가다'의 어간 끝소리는 'ㅏ'이고 '서다'의 어간 끝소리는 'ㅓ'이다. 모음 조화에 의해 어미는 각각 'ㅏ'와 'ㅓ'가 오게 되니 동음이 만나게 된다. '가-' + '-아'를 이어 발음하면 당연히 '가'로 소리난다.
모음 탈락으로 음운이 하나 줄어들면 한글 맞춤법의 표기는 줄어든 대로 쓰는 것이 원칙이다.
5. 모음 축약
두 개의 모음이 연이어 올 때 제 3의 하나로 바뀌는 현상이다.
글을 쓸 때 줄여 쓸까 원래대로 쓸까 조금은 고민을 하는 맞춤법이다. 결론은 줄여 써도 되고 본말대로 써도 된다.
위의 사례는 마치 단모음 2개가 이중모음 1개가 되는 것처럼 보인다. 이때 앞에 오는 단모음 'ㅣ'나' ㅜ'가 마치 반모음처럼 발음되면 자연스럽게 이중모음이 될 수 있다. 모음 축약의 원칙이 그렇다는 것이 아니고 재미있어서 생각해 본 것이다. 이중모음이 만들어지는 것과는 다른 형태의 축약도 얼마든지 있다.
위의 사례들도 줄인 말 중 어느 것이 표준어인지 많이 고심하게 만드는 것들이다. (글을) '쓰다'의 피동형인 '쓰이다' 를 활용하면, 어간 '쓰이-' + 어미 '어'가 결합하여 '쓰이어'가 된다.
'쓰이어'는 재미있게도 모음 3개가 나란히 온다. ' ㅡ+ㅣ+ㅓ' 축약은 두 가지 방식이 가능하다. 앞의 2개를 축약하면 'ㅢ+ㅓ'가 되어 '씌어'로, 뒤의 2개를 축약하면 'ㅡ+ㅕ' 가 되어 '쓰여'로 줄일 수 있다. 어느 것이 맞을까? 둘 다 맞다.
본말과 준말은 구분하여 잘 사용해야 한다. 그런데 흔히 틀리기 쉬운 쌍이 '되어'와 '돼' 이다. '되고'가 맞을까, '돼고'가 맞을까? '됬고'가 맞을까, '됐고'가 맞을까?
표준국어대사전에 '되다'는 있지만 '돼다'는 없다. 기본형이 '되다' 란 뜻이다. 어간은 '되-' 이다.
활용을 위해 다양한 어미가 결합하는데, 어미는 어말 어미도 있고 선어말 어미도 있다. 어미가 하나가 아니라 둘 이상이 올 수 있다는 의미이고, 이때 마지막에 오는 어미는 어말 어미, 그 앞에 오는 어미는 선어말 어미이다. 문장을 완전히 끝내는 종결 어미도 있고, 다른 문장과 연결하는 연결 어미도 있다. 어미에 관한 내용은 품사를 공부할 때 정리할 예정이다.
어미 '-어'는 '밥 먹어' 처럼 종결 어미로 쓰일 수도 있고, '그가 죽어 슬프다' 처럼 연결 어미로 쓰일 수도 있다.
어간 '되-' 와 어미 '-어'가 결합하면 '되어' 가 된다. 모음 'ㅚ'와 모음 'ㅓ'가 잇따르니 제 3의 모음인 'ㅙ'로 축약할 수 있다. '되어 → 돼'
이때 '돼'는 어간에 어미가 붙은 활용형이기 때문에 '돼다'라는 기본형은 없다. '돼다'가 기본형이 되려면 '돼'가 어간이어야 하는데, '돼'는 이미 어간 '되'와 어미 '어'가 결합된 활용형이다.
당연히 어미 '고'는 어간인 '되'에만 붙을 수 있다. '되고'는 맞지만 '돼고'는 틀린 이유가 이 때문이다. '돼'가 들어간 말은 먼저 본말인 '되어'로 바꾼 다음 뒤 음절을 붙여 보면 맞는지 틀린지 확인할 수 있다. '돼고'가 틀린 것은 '되어고' 라고 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어미가 두 개가 오는 경우를 보자. '어간 + 선어말 어미 + 어말 어미' 의 순이다.
'되-' + '-었' + '-고' 는 어간 '되'에 과거 시제를 나타내는 선어말 어미 '었'과 연결 어미 '고'가 이어진 활용형이다. '되었고'를 축약해서 '됐고'로 쓸 수 있다. 혹은 종결 어미 '다'를 붙여 '되었다' 로 활용하면 '됐다'로 축약할 수 있다.
'됬고'가 틀린 이유는 어간 '되' 다음에 붙은 'ㅆ'은 어미가 아니기 때문이다. 과거 시제를 나타내려면 '었'이 와야 한다. '됐고'를 본말로 풀면 '되었고'가 되므로, '됐고'가 맞춤법에 부합한다.
'되겠다' 를 분석해 보자. '되-' + '-겠' + '-다' 에서 '-겠'는 미래 시제를 나타내는 선어말 어미이고 '-다'는 종결 어말 어미이다. '되겠다'는 잇따라 오는 모음의 쌍이 없다. '되'의 'ㅚ'와 '겠'의 'ㅔ' 사이에는 자음이 있다. 자음이 없다 해도 두 모음을 축약해서 만들 수 있는 모음이 없기도 하다. 여하튼 모음 축약이 가능한 음운 환경이 아니다. '돼겠다'로 축약될 수 없다. '되어겠다'로 풀어서 말이 안되니 틀린 말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음운의 변동에 대한 정리는 이것으로 모두 마친다. 빠진 것들도 있지만 주요한 것들은 웬만큼 정리했다. 한글 맞춤법에 관한 내용들은 여럿 남아 있지만, 한꺼번에 맞춤법까지 훑으려면 머리가 너무 아플 듯하다.
다음글은 형태소와 품사로 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