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번째 이야기
다이안 세터필드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열세번째 이야기’는 불어 선생이던 다이안 세터필드가 마흔한살에 내놓은, 5년 동안 노력한 결과물이다. 562쪽이란 엄청난 두께가 날 두렵게 했지만, 이걸 빌려가서 읽은 조교 선생이 “이거 아주 재미있었어요. ‘사라진 마술사’보다 더요.”라고 말해준 덕분에 용기를 냈다. 초반부가 지루하기에 조금만 더 읽으면 재미있어질거야,라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면서 계속 읽었는데, 뒷부분으로 가도 그저 그렇다. 읽고 나서 아쉬움보다는 해방감을 느꼈으니 나와는 코드가 안 맞나보다.


여자가 주인공인 소설을 읽을 때, 난 무조건 주인공을 미녀라고 단정하고 그녀에게 공감해 버린다. 이번에도 그랬다. 소설 속에는 주인공의 미모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지만, 난 내 마음대로 주인공을 니콜 키드먼처럼 생겼다고 생각했다. 책의 분위기가 <디 아더스>와 비슷해서 그랬을 것이다. 그랬는데 의문에 싸인 베스트셀러 비다 윈터의 흔적을 추적하던 주인공이 폐가에서 한 남자를 만난다. 사람이 있다고는 상상하지 못했던 터라 주인공은 놀라 자빠지는데, 그걸 빌미로 남자는 살갑게 접근해 온다.

“이런! 저 때문에 놀라셨습니까?”

남자는 여자에게 차와 케이크를 건넨다. 니콜 키드먼은 준다고 그걸 먹는다. 대화도 나눈다.

“맛있네요. 집에서 만든 건가요?”


니콜은 그 남자와 다시 만날 약속을 한다. 두 번째 만남에서 니콜은 남자와 친해졌고, 남자는 자기 집으로 가자고 꼬신다. 수작이 뻔하건만 니콜은 기꺼이 응한다. 혀를 끌끌 찼다.

“하여간 얘네들은 눈만 마주치면 한다니까.”

하지만 다음 대목을 읽고는 조금 놀랐다.

“60년 전... 이 가방 속에 그가 들어 있었다(그는 자루에 실려 다른 이의 집에 놓여졌고, 집주인인 할머니 품에서 컸다(319쪽)”

그렇다면 그가 60살? 갑자기 안심이 된 나는 다시금 소설에 집중했다.


하지만 안심하기엔 일렀다. 다음 구절을 보라.

“그가 내 손을 잡는 게 느껴졌다. 나의 두 손이 그의 커다란 한 손 안에 들어갔다. 그의 다른 팔이 나를 가까이 당겼다...나는 그의 따뜻한 가슴을 느낄 수 있었고...(542쪽)”

다시금 혀를 찼다. 나이가 들어도 남자는 짐승이며 경계를 해야 한다고. 오해였다. 그냥 손만 잡고 말았다. 내겐 매우 다행스러운 결말이었다. 혹시 내가 소설에 집중을 못한 게 이래서가 아니었을까?


이 책을 읽는 동안 나한테 <열세번째 이야기>가 어떤 내용이냐고 묻는 애들이 있었다. 이렇게 대답해 줬다.

“이 저자가 <첫번째 이야기>부터 썼거든. <아홉번째 이야기>가 제일 재미있어. 열세번째 이야기를 쓰고 작가가 죽어서 더 이상의 이야기는 없어.‘

이랬더니 다들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혹자는 <아홉번째 이야기>만 읽어야겠다고 하기도 했다. 삶이 각박하다지만 아직은 순진한 사람이 더 많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적오리 2007-03-05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마부교수님..채찍질은 뱃살 빼는데도 좀 사용하심이...=3=3=3

마노아 2007-03-05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후후후훗, 리뷰가 소설 같아요6^^ㅎㅎㅎ

부리 2007-03-05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잘쓴 리뷰라고 생각지 않습니다만, 서재달인 되시라고 추천합니다. 현재 마태님이 25위더군요. 이런 추세라면..... 하지만 명심하세요. 님이 현재 25위인 건 월요일날 복귀했다는 글 때문이구요 발표날인 수요일이면 그게 빠진다는 거...더 분발해야 한다는 거...

미래소년 2007-03-06 0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회시간인데, 저 혼자 낄낄거리고 있습니다. ㅋㅋ
님의 20위권 수성을 위해서라면 무조건 추천이요!!!

stella.K 2007-03-06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그랬지만 재밌는 리뷰라고 생각합니다. ㅋㅋ 마지막 말 동감해요!^^

미즈행복 2007-03-06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진이 아니라 저라도 믿겠는걸요. 정말 너무 그럴싸하잖아요. 개인적으로 리뷰를 이렇게 써도 되는구나 느꼈습니다. 저는 너무 진지모드이군요. 사람이 쉽게 안바뀌는 존재라 말입니다. 하루빨리 마태님같은 유머모드를 익혀야겠어요. -마태님께 과외를?-

마태우스 2007-03-07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즈행복님/님같은 미녀는 유머를 배우기가 아주 쉽습니다. 미녀의 유머는 더 웃겨 보이거든요. 남들이 미녀의 한마디 한마디에 열광하는 것도 다 그런 이유입니다^^
스텔라님/언제나 그랬지만 제가슴을 따뜻하게 해주는 댓글이어요 고마워요!
미래소년님/오오 고맙습니다. 님의 추천 한방이 30위권 진입의 초석이 됩니다^^

마태우스 2007-03-07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래소년님/그, 그런데.... 님의 후원에도 불구하고 30위 안에 못들었어요 ㅠㅠ 제가 너무 방만했어요 흑.
 

 

뭔가를 좋아하게 된다는 건 삶의 일부를 거기다 투자해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영화라고 크게 다르진 않다. 언제 종영할지 모르니 달력을 보면서 언제 시간이 되는지를 따져야 하니까. 그래서 난, 시간 있을 때 몰아서 보는 것도 개의치 않는다. 혹자는 하루에 두편을 보면 어지럽다고 하는 모양인데, 다행히 난 그런 사람이 아니다.


1.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내가 감독이고,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받았다면 1초도 지체하지 않고 휴 그랜트에게 연락을 했을 것이다. 그 말고 누가 이처럼 로맨틱한 매력이 넘치는 퇴물가수 역을 할 수 있을까? 휴 그랜트가 시간이 안난다면? 답은 ‘그가 시간이 날 때까지 기다린다’이다.


영화를 보면서 생각한 건 남자가 피아노를 치면 참 멋있게 보인다는 거다. 안그래도 멋있긴 하지만, 여자의 작사에 즉석에서 작곡을 하는 휴 그랜트의 모습은 정말 멋있었다. 남자가 피아노를 치는 게 여성에게 어필하는 이유는 피아노를 치면 섬세한 감수성을 가진 것처럼 보여서가 아닐까 싶은데, 그래서 난 피아노 치기를 죽도록 싫어했던 어린 시절을 후회했다. 바이엘을 다 떼었으니 기본이야 있지만, 두손으로 반주를 할 실력은 못된다. 친구도 없어 외로웠던 그 시절, 대체 피아노도 안치고 뭘 한 걸까?


 

휴 그랜트의 매력과 더불어 영화를 빛나게 한 건 드루 배리모와 휴 그랜트가 같이 부른 ‘Way Back into Love’란 노래였다. 다른 노래도 다 좋지만, 이 노래의 멜로디는 특히 아름답다. 지금 그 노래가 내 컴퓨터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2. 훌라 걸스

일본은 무슨무슨 ‘걸스’나 ‘보이스’가 들어가는 영화를 자주 만드는 듯하다. 그저그런 청춘물 중 하나인 줄 알았건만 영화는 의외로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었다. 탄광촌을 다뤘다는 점에서 ‘풀몬티’ 생각이 났고, 스토리 또한 우리에게 익숙한 공식을 따르지만, 보다가 눈물이 절로 흐를만큼 진한 감동을 관객에게 선사한다.


이 영화에서 특히나 인상적이었던 건 훌라댄스를 배우러 온 사람들을 미모 가지고 차별하지 않는다는 것. 미모가 빼어나긴 해도 주인공 격인 두 명의 여인은 키가 작고 어려 보여, 관능적인 매력 이런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다른 한명은 평범한 유부녀였고, 나머지 한명은 남자와 구별이 잘 안갔다. 그래서 난 “너희들은 왜 왔냐?”면서 자르는 걸 예상했지만, 이들은 결국 멋진 훌라 댄서로 성공을 한다. 미녀만 밝히는 내가 이런 말을 할 처지는 아니지만, 아무튼 훈훈한 광경이었다.

 


 

내가 느끼는 이 영화의 미덕 중 하나는 작위적인 장면을 배제했다는 거다. 이제부터 스포일러. 주인공의 친구는 집안 사정으로 훌라댄서를 그만두고 멀리 떠나야 하는데, 다른 영화 같으면 훌라 댄스 첫 공연 때 “나 왔다!”며 저 멀리서 뛰어오는 장면이 있었을 거다. 그랬다면 마음은 훈훈했겠지만 얼마나 비현실적이겠나. 하나 더. 주인공의 오빠는 처음에 훌라댄스 선생을 적대시하는데, 이런 경우 대부분 둘의 로맨스가 꽃피는 장면으로 끝이 나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선 끝까지 그런 일이 없다. 그랬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멋진 영화였겠지만, 오버하지 않아서 더 좋았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해적오리 2007-03-05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들은 훌라걸스의 평은 딱 둘인데 극과 극이군요. ㅋ..
제가 예전에 하와이에 며칠 다녀올 때 저희 엄마가 선물로 훌라댄스를 배워오는 것을 원하셨어요. 결국 댄스는 못배우고-제가 미모는 되는데, 관능미와는 좀 거리가 있어서- 싸구려 훌라댄스 복장만 구입하고 와서 복장을 갖추고 엄마앞에 섰더니 "(남)동생있는 데선 그런 옷차림으로 다니지 마라" 이러시더군요. --;;

way back into love.. 지금 듣는데 음... 이런 류의 멜로디를 좋아하시는군요..음..

비로그인 2007-03-05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바웃 어 보이, 는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중 성공적으로 제작된 단 한 편의 영화같아요. 보통 소설을 영화로 각색할 경우 실망하게 되는데, 어바웃 어 보이는 작가 닉 혼비가 직접 제작을 해서 그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굳이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은, 휴 그랜트가 가장자연스럽게 나온 영화가 어바웃 어 보이 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지요. 휴 그랜트 자신도 `연기할 필요가 없었다'라고 말했다나 봅니다. 아직 마태우스 님이 말씀하신 영화는 예매하고도 시간을 못맞춰서 두 번이나 날려버렸는데,(전화예매여서 다행), 더더욱 보고싶어집니다.

프레이야 2007-03-05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둘다 보고 싶은 영화에요. 피아노 치는 남자 모습, 멋있지요.
Way back into Love, 다음에 귀기울여 들어볼게요^^

나무 2007-03-05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의 작사에 즉석에서 작곡을 한다... 따로 작곡 공부를 해야 가능하지 않을까요? 저란 인간은 엄마의 강요로 체르니50번 들어가다 팔이 부러져서 관두고 말았지만, 악보 한 곡 읽어내려면 삼박사일은 기본이고, 제대로 된 곡 하나 치려면 달달 외워야 겨우 칠까 말까인걸요. 그러니 마태우스님도 너무 아쉬워 마시길... 뭐든 즐겨야 자기 것이 되나 봅니다.
마태우스님, 부리님의 활발한 활동도 독려해 주세요. ^^

다락방 2007-03-05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재밌게 봤어요. [그여자 작사 그남자 작곡]이요. 이 영화에서 굳이 안좋은 것 하나를 꼽자면 한국말로 번역된 제목이 아닐까 싶을정도였어요. 차라리 원제대로 작사,작곡으로 했다면 보면서 더 즐겁지 않았을까요? 번역된 제목은 너무 줄거리가 상상되서 말예요.

휴 그랜트로 말하자면 저는 그의 영화를 보면 볼수록 그가 좋아지더라구요. 이 영화에서 피아노 치는것도 너무나 근사하고 , 엉덩이를 흔들며 춤추는 것도 압권이었어요. 드류 배리모어도 이 영화에서 참 사랑스럽지요? 후훗 :)

마태우스 2007-03-05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분/흠 멋진 남자는 다리를 거시나보군요 다리가 길어서 걸리지도 않을 것 같은데^^
다락방님/와와님도 보셨군요 저 역시 제목의 임팩트가 떨어진다고 생각해요. 엉덩이 흔드는 춤도 압권이죠. 러브 액츄얼리에서도 그 비슷한 춤을 추지 않았나요^^
나무님/즉석에서 작곡하는 게 그리 어색하진 않았는데요 왜냐면 유명 그룹 시절에 작곡을 도맡아 했다는 설정이 있어서요. 어릴 때 피아노를 잘 몰랐던 게 하여간 아쉽구요 부리한테 말할께요 근데 얘가 좀 게을러서...
배혜경님/꼭 들어 보세요. 제가 한분 좋아하게 만들었답니다^^

마태우스 2007-03-05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드님/앗 닉 혼비가 어바웃 보이 썼군요. 축구만 보는 줄 알았다는... 그 영화도 휴 그랜트가 딱 어울렸죠. 수업시간에 애들하고 봤는데 애들이 조금 지루해하기도 했다는.... 주드님이 어울리는 영화는 미녀삼총사...저는 어떤 영화가 어울릴까요?
해적님/무슨 말씀이십니까 관능미도 좀 됩니다^^

BRINY 2007-03-05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월마지막주까지 상영해야하는데...3월의 학교는 너무나 바쁩니다.

마냐 2007-03-06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저두 '음악영화 두편'으로 글 올리렴다. 휴 그랜트 진짜 좋았고....정말 영화의 처음과 끝을 장식한 뮤직비됴 끝내줬슴다. ㅎㅎ

깐따삐야 2007-03-06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도 보셨구나. Way back into love... 넘넘 좋지요.^^

히피드림~ 2007-03-06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지만 탄광촌을 배경으로 해서 주인공이 댄서가 되고 싶어한다는 설정에서 [빌리 엘리엇]도 생각나고, 초심자가 조금씩 성장해가면서 자기만의 꿈을 이뤄나간다는 측면에서는 [스윙걸즈]도 떠오르더군요.^^

비연 2007-03-07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글 보고, "그 여자 작사..." 봤답니다...^^ 휴 그랜트는 그닥 좋아는 안 해도,
암튼 이런 류의 영화에는 딱 들어맞는 캐릭터인 듯 해요..ㅋ 피아노 치는 모습도
낭만적이었구요..^^ 글고 님이 피아노까지 칠 줄 아신다면, 지나치게 멋져지는 거
아닐까요? 으흐흐~
 

 

“독한 년! 잠깐 바람 피운 거 가지고.”

이른 저녁을 먹으면서 ‘행복한 여자’ 재방송을 보는데, 어머니가 하신 말씀이다.

“그 정도 잘못은 용서하고 살아야지. 잠깐 바람피운 거 가지고.”

난 그제서야 상황을 파악했다. 남편 준호(정겨운 분)가 바람을 피우다 아내 지연(윤정희 분)에게 들켰는데, 남편이 아무리 빌어도 아내가 용서를 안하는 거였다.

“남자는 참 순수하고 착한데, 기집애가 적극적으로 유혹했어.”

남자가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는데 왜 그런 걸 가지고 저 난리를 치냐는 어머니의 말은 “독하고 나쁜 년. 지가 뭔데 준호 어깨를 쳐지게 해?”라고 말하는 극중 시어머니의 태도와 별반 다르지 않다.


결혼은, 서로에게 충실하겠다고 여러 사람 앞에서 약속하는 행위이다. 때문에 결혼 생활에 있어서 가장 큰 범죄는 신의를 저버리는 짓, 그러니까 바람을 피우는 건 어머니 말씀처럼 ‘그 정도 잘못’이 아닌, 혼인이 깨질 만큼 충분히 큰 사건이다.


난 ‘행복한 여자’ 3회째인가를 본 적이 있다. 내 기억이 맞다면 아내 지연은 자신을 반대하는 시어머니로부터 모진 고초를 겪었었다. 지연이 소매치기를 당하는 바람에 시어머니 생신 때 늦게 온 날, 시어머니는 그녀에게 밥도 먹지 못하게 하고, 의자에 앉는 것도 허락 안한 채 내쫓았었다. 동서 역시 별반 호의적이지 않았는데, 그런 상황에서 지연이 믿을 건 남편 준호 뿐이며, 그녀가 결혼한 것도 그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으리라. 그 유일한 믿음은 남편의 바람으로 인해 깨졌다. 남편이 아무리 빌고 눈물로 날을 지새운다 해도 아내가 입은 상처는 메워지지 않는다.

주인공 윤정희. 명세빈하고도 닮은 것 같고...

 

미국에 같이 가자는 준호의 제안을 끝내 거절하는 지연을 보면서 어머니는 여자가 더 독하다고 하신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현실의 많은 남편이 바람을 피운다. 남성들이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성매매 업소가 그리도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아내들은 대부분 남편을 용서하고, 남편은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이 잘 산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미는데도 여자들이 참는 건 이혼으로 인해 잃을 것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반면 남자들은 여자가 바람을 피우면 가차없이 버린다. 거기엔 용서가 없다. 이경실이 야구 방망이로 맞고 입원했을 때, 많은 남성 네티즌들은 “바람 피웠다면 그래도 싸다”고 댓글을 달았다. 우리 친척 형이 이혼한 건 형수가 다른 남자와 잔 걸 들켰기 때문이다. 형 주위의 어느 누구도 남자가 바람폈을 때처럼 “애들 생각도 해야지”라며 친척 형을 말리지 않았다. 오히려 “당연히 이혼해야지!”라며 형수를 욕했다.


그래서 난 보고 싶다. 남자가 바람을 피워 대가를 치루는 광경을. 드라마에서라도 그런 장면을 못보면 어디서 보겠는가. 



댓글(26)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다락방 2007-03-04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론 저도 보고싶어요. 바람을 피워 대가를 치루는 남자를. 그리고 저는 또 그런 생각도 해요. 가정이 있는 남자라는걸 알면서도 좋다고 유혹하는 여자는 무언가. 결국 여자의 적은 여자인 것인가.

이미 가정이 있다면 유혹하는 여자에게 넘어가지 않는 남자
이미 가정이 있는 남자를 (매력적이라 느껴져도)유혹하지 않는 여자
그런 사람들과 함께 이 세상을 살고 싶습니다.

마태우스 2007-03-04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음, 제가 들은 바로는 먼저 대시하는 건 대부분 유부남들이던데요.... 어쩔 수 없이 결혼했다, 널 만나서 진정한 사랑을 찾았다구요...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은 남자들이 만들어낸 말입니다. 공적 영역에서 여자들 숫자가 워낙 적기 때문에 그들의 갈등은 좀 더 파장이 크기도 하구요. 보통의 싸움을 보면 90% 이상이 남자들의 싸움인데, 얼마 안되는 빈도를 가지고 여자의 적은 여자,라고 하는 게 아닐까요..

kleinsusun 2007-03-04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같은 남자가 많아져야 해요!!!^^

2007-03-04 19: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7-03-04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술님/아, 전혀 아닙니다. 다른 분이죠!! 글구 감사드립니다
수선님/님같은 미녀분이 많아져야 합니다!^^

히피드림~ 2007-03-04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결혼하시면 정말 가정적이고 배려가 넘치는 남편이 되실 것 같아요.^^

깐따삐야 2007-03-04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은 너무 보고 들은 사례들이 많으신데다 너무 정직하세요. 훔... 그래서 솔로이신가 봐요.

LAYLA 2007-03-05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드라마는 안보지만 언뜻 저도 한회봤는데 바람난 남자가 용서받지 못하자 옥상에서 뛰어내리겠다고 너죽고 나죽자고 난리부리는데 윤정희가 끌어안고 울더라구요. 그냥 뛰어내리게 냅두지. 싶었는데. 뛰어내리지도 못하고 혼자 민망해하다가 돌아올터인데 ^.^

딸기 2007-03-05 0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이런건 추천 안할수가 없군요.

얼음장수 2007-03-05 0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 그 광경을 못 보게 되지 않을까요. 엄연히 대한민국의 주말 '홈드라마'일 테니까요.

Mephistopheles 2007-03-05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장난 아니던데...40대 기혼 남성 여성의 애인의 유무 비율에서 애인의 있다는 비율이 엄청나데요..^^ 영화 "바람난 가족" 허구가 아니라잖아요..^^

비로그인 2007-03-05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바람의 정의가 무엇일까요? 어떤 면에서는 저도 바람피고 있는건가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2007-03-05 1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7-03-05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분/저역시 남성들이 아내에게만 만족하는 날이 오리라곤 생각지 않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에 만족하며 회사를 다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다들 참고 사는 거겠지요. 그게 자신없으면 결혼을 안하면 되구요. 그리고 일부일처가 너무하다고 생각한다면, 그래서 남자의 바람이 용서되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여자의 바람에도 좀 관대하게 대해야지 않을까요. 제말은 그말이어요
주드님/바람의 정의야 정하기 나름이겠지만 우리 사회에선 잠자리를 하느냐마느냐로 보고 있는 듯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성매매 역시 바람의 범주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메피님/우리나라에 러브호텔이 그리도 많고, 또 계속 생겨나는 건 바람피는 숫자가 많기 때문이겠지요....
속삭이신 분/그러니까...프로포즈인가요?^^
얼음장수님/아니어요 제가 어제 저녁 그 다음회를 봤는데요 남자가 3년이 지나 돌아오는 시점을 그리고 있더군요. 남자는 중간에 한번 귀국해서 이혼에 합의해 줬어요. 남자는 아직두 여자를 못잊고 있는 듯합니다.
딸기님/어므나 감사합니다. 님의 추천 한방이 수요일날 있을 서재달인 발표에 큰 힘이 될 듯합니다
라일라님/그러게 말입니다. 뛰어내리지도 못할 걸... 바람이 한순간의 실수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렇다면 여성에게도 같은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는 게 제 글의 주장이었어요. 용서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아니라..
깐따삐야님/보고들은 사례가 많은 건 제가 사람 만나는 걸 전공으로 하고 있어서지요 글구 전 글의 힘이 솔직함에서 나온다고 생각하걸랑요.
펑크님/아니어요 글을 쓰는 것과 실제 삶은 많이 다르답니다. 전 결코 바르게 사는 사람이 아니구, 글에서만 그러는 거랍니다.

마태우스 2007-03-05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두님/댓글이 어딥니까^^ 반갑습니다

모1 2007-03-05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남편이 바람피워서 여자가 불쌍하다 싶던데 의외로 주위의 아줌마들은 여자가 독하다는식의 이야기를 많이 하셔서(50대 이상) 놀랐습니다. 전 여자행동이 당연하다 싶었는데..

마태우스 2007-03-05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1님/반갑습니다. 오늘 점심 먹으면서 제가 못본 부분에 대해 얘기를 들었어요. 여자는 한번 남자를 용서했더군요. 다시는 그여자 안만난단 조건을 달구요. 글구 남편은 그 조건을 어겼네요. 바람 피운 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든데, 자신과의 약속도 지키지 않다니 그건 용서의 여지가 없지요. 아무리 울고불고 한다고 해두요.

무스탕 2007-03-05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전 신랑과 이야기중 저는 말했지요.
자기가 돈을 못벌게 되면 내가 나가서 벌면되고 (내가 나고 자란) 도시에서 살 형편이 안되면 (자기가 나고 자란) 시골에 가서 살면 되지만...
" 바람 피우는 것 " 과 " 폭행 " 만큼은 난 절대 안참는다. 그땐 두번도 생각 안하고 " 이혼 " 이다 !!!
동의하더군요. 지금도 그 맘 변함없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마태우스 2007-03-05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스탕님/그렇군요... 갑자기 궁금합니다. 님 역시 그 마음이 변함 없으신지요? 너무 어려운 질문을 드렸나요...

마태우스 2007-03-05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두님/글쎄요. 논쟁이 되려나 모르겠어요. 저 역시 사랑 때문에 같이 산다는 건 믿지 않습니다. 다만 바람은, 애정 유무를 떠나 부부 사이의 신뢰를 깨는 행위기 때문에 나쁘다고 생각하거든요. 일부일처가 문제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가장 합리적인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결혼도 신자유주의처럼 한다면 그리고 신랑신부 숫자에 제한이 없다면.... 능력없는 사람은 절대 결혼 못하죠.

마태우스 2007-03-05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두님/아직은 신자유주의가 결혼에 파급되지 않아서 현재 싱글이란 게 꼭 능력없다는 뜻은 아니지요 흐흐. 미녀분들 중 솔로인 분들도 많지 않습니까^^ 글구.... 구두님한테 형수 소리 듣게 해주는 건 제 결혼의 동기로는 너무 약하지 않을까요 호홋.

건우와 연우 2007-03-05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아빠가 유부남과 애정행각에 들어간 여자동료에게 뭐라고 충고해주면 될까?하고 묻길래 <내남자가 바람났다>를 건네줬습니다. 충고는 개뿔, 뭔 충고 두 범죄자한테. 그런인간은 다양한 방식으로 응징을 당해야된다, 그러면서요...

sweetrain 2007-03-05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중에 결혼해서 남편이 바람 피우거나 폭력을 휘두른다면,
그 즉시 그 남자랑 헤어져서 평생 상종도 안 할 겁니다.
그런 사람하곤 같이 살 수도 없고 상대할 가치도 없다고 생각해요.

주변에, 요즘 바람 피우는건 능력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길래,
그러면 니네 부모님이 바람 피워도 그게 능력이고
니 애인이 바람 피워도 그게 능력이냐고 물어보니
할말 없어 하더군요.

마태우스 2007-03-05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우님/와 정말 좋은 처방이었습니다. 저도 사실 그 책 보고나서 바람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정립했습니다^^
단비님/맞습니다. 당근 그러셔야죠. 바람이 능력으로 대접받는 이상한 풍조는 없어져야죠. 그건 아마 남자들 사이에서만 그럴 걸요.

미즈행복 2007-03-06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 사람이니 실수도 있고 오판도 있겠지요. 나이가 든다고 해서 꼭 현명해지는 것도 아니고 실수나 오판을 하지 않는 것도 아니니까요. 전 한번은 서로가 용서해줘야지 않을까 싶어요. 정말 자식도 있고... 두번째라면? 당근 가차없이 헤어져야죠. 은희경씨가 그랬죠. 없거나 많은거라고. 글쎄, 저라면 한번은 용서., 그다음부터는 끝!!!
저는 매일 신랑한테 얘기해요. 맘대로 하라고. 돈뺏기고 애들 뺏기고 싶으면 말이죠. 저 아님 사람이 없나 뭐. 전 아쉬운거 하나 없어요. -이것도 너무 무서운가?-

마태우스 2007-03-07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즈행복님/얘길 들어보니 윤정희는 오페라극장에서 남편과 바람녀의 키스장면을 목격하고 용서를 해줬답니다. 다시 만나면 그땐 끝이라고요. 근데 남자는 여자와 차를 타고 가다가 사고를 당했고, 그래서 또 만난 걸 알게 됩니다. 그러니 이번 처사는 지극히 옳았습니다. 그리고 님이 자신있으신 건 역시 미모 때문이라고 사료됩니다^^
 

 

 

 

 

“선생님, 왜 그러세요?”

아이스크림을 사려다 뭔가에 홀려 있던 난 조교의 말에 불현듯 정신을 차렸다.

“저기 좀 봐요.”

난 계산대 앞에 서있는 여자를 가리켰다.

“미인이지 않아요?”

“그러네요.”


큰 눈에 긴 생머리의 미녀, 난 출퇴근 길마다 병원 매점에 들러 뭔가를 샀다. 초콜릿, 아이스크림, 신라면.... 근무조가 틀려 다른 사람이 서 있을 때면 매점을 그냥 통과해 갈길을 갔다. 계산을 할 땐 꼭 옆에 있는 나이든 분에게 했는데, 그건 그녀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서였다.


지도학생이 내 방으로 찾아왔을 때, 이렇게 말했다.

“우리 병원매점 가서 뭐 좀 먹죠?”

그는 의아해했다.

“그 먼데까지요? 학교 매점도 있는데.”

“새로 온 아가씨가 미인이거든요.”

내 대답에 그는 상황을 이해했다.

“당장 가요!”

미녀를 본 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예쁘긴 한데 좀 쌀쌀해 보이는데요.”

내 대답은 이랬다.

“나쁜 남자들이 득실거리는 상황에서 미녀로 사는 게 얼마나 힘든데요.”


그녀와 딱 한번 말을 해봤다. 아이스크림을 내밀며 “얼마예요?”라고 물었던 것. 가격표에 다 써있는데 말이다. 그녀는 어여쁜 목소리로 “500원이요.”라고 대답해 주었다.


하지만 난 그녀에게 내 비밀을 들키고야 말았다. 어제, 동료 선생이 모친상을 당했다. 영안실은 대구였다. 다음날 아침 오리엔테이션 때문에 도고로 가는 버스를 타야 했기에 안가려고 했다. 내가 좋아하는 선생이 같이 가자고 꼬셨다. 넘어갔다. 은행에 가서 1200원의 수수료를 내고 돈을 찾았다. 그리고는 병원 매점에 들렀다. 팬티와 양말을 산 뒤 계산대로 가려다 당황했다. 그녀 혼자서 계산대를 지키고 있었다. 난 쭈뼛쭈뼛 물건을 내밀었다. 양말을 위에 놓은 채로. 그녀는 그걸 하나씩 들고 바코드를 찍었다. 그녀는 이제 알 것이다. 내가 105 사이즈란 걸. 100만 되었어도 얼마나 좋았을까. 어젯밤 꿈에서 내가 물건을 줍다가 바지가 찢어지는 꿈을 꾼 것은, 그리고 꿈에 나온 미녀에게 그 사실을 감추려고 몸을 비비 꼬았던 것은 105임을 들킨 자책감 때문이었으리라. 다음에 보면 이렇게 말할까.

“사실 그때 그 팬티는 지도교수님 심부름이었어요.”

통하든 안통하든 살 좀 빼자. 105는 너무하잖아.  



댓글(15)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쟈 2007-03-03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5인 사건이 105사이즈 팬티와 링크될 줄이야!^^

야클 2007-03-03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언제 110에서 105로? 알라딘 떠나 있을때 맘 고생이 심했구나. ㅋㅋㅋ

진주 2007-03-03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하하하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뱃살을 빼시려면, 일단 주량을 줄이시고 폭식도 삼가하시구요.
유산소운동과 함께 매일 복근운동으로 복근을 만들어주시면 1달 후엔 2인치 줄어있을 거예요. 다음 달엔 그 미녀분이 좀 작아진 빤스에 바코드를 찍길 ㅋㅋㅋㅋ

해리포터7 2007-03-03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남푠도 몇년전부터 105를 입어야 했지만 자신은 100이라고 우기곤 했지요..그치만 몇달전부터는 "105호로 사지? 요즘 사이즈가 제각각이야 좀 여유가 있어야 좋은데 말야.."라고 하더군요.뒤따라나오는 말이 우스웠지만 꾹 참았슴돠^^ㅋㅋㅋ

물만두 2007-03-03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요즘 살찌는 우리집 누구가 생각나 무척 공감가는 글입니다^^ㅋㅋㅋ

클리오 2007-03-03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계산을 할 땐 꼭 옆에 있는 나이든 분에게 했는데, 그건 그녀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서였다 --> 1) '너는 내 운명'이 어째 겹치는... ㅋ, 2) 나이든 분에게 휴식은 더 필요하다구욧.. 버럭... ^^;;
* '백오'라는 제목이 두번째인거 아시죠. 그때 백오에서는 팬티 살 곳이 없다고 한스러워하셨는데 이제는 병원매점에서조차 백오를 파는군요. 근데, 계산이 일상인 그 여자분이 남의 팬티사이즈까지 보면서 계산했을까요, 과연?? ㅎㅎ

Mephistopheles 2007-03-03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마태님이 돌아서서 100 사이즈 팬티로 바꾸셨을까봐 걱정했었습니다..
쬐는 팬티...고통이죠...

실비 2007-03-03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 운동을 해야겠네요. 그 미녀님도 이해할거여요..ㅎㅎ

무스탕 2007-03-03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미녀님은 백오는 물론 백십도 넓은 아량으로 모두 끌어안아(?) 줄거에요 ㅋㅋ
다음에 가셔서는 백을 사면서 '어우.. 이젠 백오가 크네..' 해주세요 ^^

率路 2007-03-03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오파요..-_-;;;(물의를 일으켜 죄송^^;;;;)

미즈행복 2007-03-04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을 빼려면 아침을 먹어야 한다는데 -그래야 점심의 폭식을 예방해서- 아침식사를 하시나요? 경험상 강추! 아침을 드세요. 그래야 살 안찌십니다. 술일기도 좀 이참에 줄이심이 어떠신지? 절대미녀가 아니면 술을 안드시는 것으로 규정을 바꾸세요. 상위 1% 미녀로!! -승진심사도 통과해야 한다면서요!!!-

마태우스 2007-03-04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즈행복님/오오 반갑습니다. 알라딘서 뵈니 더 반가워요^^ 제가 아침을 안먹는 게 폭식의 이유라는 데 동의합니다. 근데 거기엔 슬픈 사연이 있어요 장이 민감해서 아침을 먹으면 설사를 한단 말이어요...그리고..상위 1% 미녀와만 술을 마셔야 한다면...님하고만 마셔야 하나요...^^
率路 님/오오.... 재치 만빵인데요^^
무스탕님/ 105가 가장 큰 사이즈여서 다시 말하면 110이 없어서 할수없이 그걸 샀다는 설이 있어요^^
실비님/운동을 꾸준히 해도 안되는 것 같아 요즘 포기상태입니다
메피님/제가 나이들어 유혹에 흔들리지 않게 되어서 말입니다.... 젊었을 때라면 85로 바꿨겠지요^^
클리오님/맞아요 전에도 105란 글을 썼었지요^^ 그리고...휴식 얘기엔 그저 죄송하단 말밖에...미녀는 사회의 재산이다, 이런 변명을.... 그리고 그녀도 제게 관심이 있는 듯합니다. 증거는 하나도 없지만.
만두님/집집마다 105가 하나씩은 있나 봅니다^^
해리포터님/105도 떳떳하게 자신의 사이즈를 밝히면서 사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부군 참 재치있으세요^^
진주님/님 말씀이 옳습니다만 전 배고픈 건 못참고, 또 음식이 앞에 있으믄 못참아요...ㅠㅠ
야클님/전 110인 적은 없습니다. 혹시님이야말로 110인가요?
로쟈님/사물은 이렇게 보이지 않는 끈으로 얽혀 있지요^^
속삭이신 분/근육질 엉덩이도 있나요??? 제가 그걸지도 모른다는...



다락방 2007-03-04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간까지 읽다가 이거 혹시 소설이 아인가 해서 카테고리를 다시 확인하고 읽었어요. 푸흡~ 사이즈는 문제되지 않아요, 마태우스님. 이땅에 마태우스님께서 차지하는 공간이 100인 사람들보다 조금 넓은것 뿐이죠 :)

마태우스 2007-03-04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금 넓은 거, 그게 너무 슬퍼요 흑흑

2007-03-04 19: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알라딘을 떠난 지 보름 정도 지났을 무렵, ‘알라딘 직원입니다’라는 제목의 메일이 왔다. 자신을 김정아라고 밝힌 그 직원은 내게 다음과 같은 얘기를 해줬다. 내가 나간 후부터 알라딘의 하루 방문객 숫자가 평소 30만명 수준에서 20만명 가량으로 30% 이상 줄어들었으며, 매출액의 감소는 훨씬 더 크다는 것.

“저도 이게 단지 마태우스님 때문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마태우스님의 서재 방문객 숫자가 하루 300명이 못되는 수준인데, 저렇게까지 영향을 미칠 것 같지는 않거든요. 원래 연초에는 책 판매량이 줄어들기도 하고요. 근데 저 통계가 작년 동기와 비교한 것이고, 마태우스님이 나가시고 사흘 후부터 매출액이 떨어져서 다른 이유를 찾지 못하겠어요. 평범하고픈 콸츠님이 나가신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요.”


메일을 읽다가 좀 황당했다. 나한테 이걸 믿으라고? 혹시 돌아오게 하기 위한 계략이 아닐까?

“그래서... 저희들끼리 회의를 한 결과 제가 님한테 메일을 보내는 겁니다. 님이 미녀를 좋아하신다고 하셔서 미모가 좀 되는 저한테 책임을 맡긴 거죠. 마태우스님, 2월도 되고 했으니 이제 돌아와 주세요. 저희가 굶게 생겼어요.”


장고에 장고를 한 끝에 난 이런 답장을 썼다.

“제가 존경하는 로쟈님이 한달에 150만원 내외의 매출을 좌우하신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땡스투로 판단컨대 저는 기껏해야 한달에 열권 내외의 책 판매에 영향을 미칠 뿐이지요. 그래서 전 님이 제시하신 통계를 믿을 수가 없습니다. 더 믿을 수 없는 건 님의 미모 여부입니다. 최소한 사진이라도 제시하시고 그런 말씀을 하셔야지 않겠습니까? 제 복귀 여부는 사진을 보고 판단하겠습니다.”


답장을 하고 후회를 했다. 내가 너무 냉정한 건 아닌지, 진짜 미녀면 어떡해야 하는지 등등. 이따금씩 메일 확인을 했지만 그녀로부터 연락은 오지 않았다. 난 다른 알라디너가 직원을 사칭해 작전을 한 걸로 결론을 내렸다. 그로부터 사흘 후, 다시금 메일이 왔다.

“마태우스님, 사진을 보내려고 몇 번이나 시도하다 관두기로 했어요. 그래요, 님 말씀대로 전 미녀가 아니어요.”

이런이런, 날 속이려고 하다니! 잠시 부르르 떨다가 나머지 글을 읽었다.

“회의를 다시 한 결과 저희 사장님이 나서기로 했어요. 조유식 사장님 아시죠? 그분과 마태우스님이 술 대결을 벌여서 이기는 사람 마음대로 하는 거 어떠세요? 물론 술값은 저희 사장님이 다 부담하고요.”


난 조유식 사장님을 만난 적이 있었다. 목동 어디쯤에서 소주를 마셨었다. 난 한병반을 마셨고, 조 사장님은 두잔인가를 마시고 얼굴이 붉어지셨다. 그리고는 내가 빈 잔을 채우려 할 때 손을 내저으셨다. 난 그때를 떠올리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아무리 지옥훈련을 하셔도 내가 이긴다...


꺼진 불도 다시보자. 내가 늘 마음에 새기는 경구다. 난 그때부터 몸을 만들기 시작했다. 집에 일찍 들어와 저녁을 먹었고, 저녁 식사 후 샤워를 한 뒤 소주 석잔을 원샷으로 들이킨 후 잠자리에 들었다. 그렇게 열흘이 지났다. 난 소주 네병도 거뜬할 정도로 몸이 완성되어 있었다.


종로의 ‘얄리성’이라는 중국집에 도착한 건 약속시간보다 3분이 늦은 후였다. 조사장님은 먼저 와 계셨다. 모자를 푹 눌러쓴 그분은 내 생각보다 몸이 불은 것 같았다.

“안녕하세요? 마태우습니다.”

그가 고개를 들었을 때 난 앗 하고 비명을 질렀다. 그는 조유식 사장이 아니었다. 그가 호탕한 웃음소리를 냈다.

“껄껄껄. 내가 누군지 아느냐?”

“너, 너는... 알코올계의 대부 바람구두? 여긴 웬일이냐?”

바람구두는 다시금 껄껄 웃었다.

“넌...오늘 나와 대결해야 한다.”

속았다는 걸 알고 도망치려는 순간, 여러 명의 사람들이 달려들어 날 결박했다. 메피스토, 울보, 스텔라, 물만두.... 심지어 해적님은 채찍까지 들고 휘둘러 댔다. 난 꼼짝없이 자리에 앉았고, 알코올계의 대부와 고량주로 원치 않는 대결을 해야 했다. 탕수육 몇 개를 집어먹은 것, 그리고 내가 메피스토님한테 혹시 가발 아니냐고 물은 것, 이런 것들 외에 별로 기억나는 게 없다. 잠에서 깼을 때 난 낯선 방에 있었고, 내 옆에는 야클님이 자고 있었다. 머리 위에 있는 쪽지가 눈에 띄었다.

[넌 졌다. 돌아와라 -바람구두-]


2월 26일 오후 한시, 난 떨리는 손으로 카테고리를 하나씩 열었다. 마태우스의 제2기가 시작된 것이었다.

 


댓글(3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해리포터7 2007-02-28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흐흐흐.. 그럼 시즌2 인가요? 언제봐도 정겨운 님의 모습! 오늘따라 더 멋져보이십니다! 전 이카데고리가 술일기인줄 알았어요.

기인 2007-02-28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 작가로서의 컴백. 마태우스님의 진정한 컴백이시군요! ^^

paviana 2007-02-28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이번에 대학 졸업하시나봐요.학사모가 참 잘 어울리시네요.ㅋㅋ

Mephistopheles 2007-02-28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뜨끔....사실...알라딘 직원 사칭 이메일은 제가 계획했던 몇몇 복귀작전 중에
하나였는데.....

얼음장수 2007-02-28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지하게 재미있네요.

다락방 2007-02-28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3류소설이란 카테고리에 속해있단걸 다 읽고나서야 알았습니다. 읽으면서 아, 알라딘이 이런 메일도 보내는구나. 생각했어요. ㅎㅎ

짱꿀라 2007-02-28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의 복귀로 서서히 웃음꽃이 피고 있습니다.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물만두 2007-02-28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마태우스님 3류소설을 읽어야 한다니까요^^ 금단현상 겪은 보상은 어찌하시렵니까~^^

야클 2007-02-28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날 밤 우리 사이에 아무일도 없었겠죠?

2007-02-28 15: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07-02-28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학생은 아니고...그럼 단대 학장님 오아 총장님? 꺅~~~~~

비연 2007-02-28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오랜만에 님의 글을 읽으니 정말 좋슴다!

2007-02-28 17: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을산 2007-02-28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그때 술잔 카운트 담당이었는데, 마태님이 고량주 132잔째에서 뻗으셨어요.
바람구두님과 나머지 사람들은 그 뒤로 또 한바탕 마셨구요. ^^

BRINY 2007-02-28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번에 제가 가르치지는 않았지만, 저희 학교에서 ㄱㅅㅎ군이라고 한명 그쪽으로 갑니다. 잘 부탁드려요, 교수님.

2007-02-28 23: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해적오리 2007-02-28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류소설을 읽을 수 있어서 즐거워요..^^

치유 2007-03-01 0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즐거움을 주시는군요..

sweetmagic 2007-03-01 0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속아요 안 속아 ~ ㅋㅋㅋ

미즈행복 2007-03-01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설인지도 모르고 넘 재밌게 읽었네요. 다른분들의 댓글로 소설임을 알았어요. 하지만 진짜로 알라딘에서 저런 일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지요. 스타신데. -앗, 내눈에 콩깍지?- 근데 이렇게 유명하신 분을 학교에서 연구가 좀 안된다고 자를 수 있나요? 마태님덕분에 학교가 유명세를 치르는데? 총장내지는 이사장에게 현명히 판단할 것을 종용하는 멜을 보내야겠네요 -그러다 이번에도 확인들어가서 저를 곤혹케 하시겠죠?- 그렇담 총장과 이사장의 멜주소도!!! 그리고 아무리 그러셔도 저는 꼭 알아낼거예됴. 뭔지 아시죠?

무스탕 2007-03-01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중국집 앞에 세워논 무스탕 확인하셨나요? 널부러진 마태님 대충 싣고 달리느라 기름좀 태웠습니다 ^^

미래소년 2007-03-01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마태님은 학교 사람이시군요, 새 학기와 함께 컴백~!
반갑습니다, 와락!!! ^^*

진/우맘 2007-03-01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왔슈~ 그동안 컴중독자 연우땜에 거의 독서일지만 연명하던 저도, 이제 개학과 더불어 컴백해볼게요. ㅎㅎㅎ

진/우맘 2007-03-01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혀빡문
ㅋㅋㅋ 저기말유, 서재대가로서....방명록에 답글 정도는 달아줘야 하는 거 아뉴?
뭐, 까잇거 팔구십개 밖에 안 되더만~~~~ㅋㅋㅋㅋㅋㅋ
=3=3=3333

sooninara 2007-03-02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돌아왔습니다.호호
경기도민 되었으니 환영식 해주실거죠?

반딧불,, 2007-03-02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환영합니다!!!

별빛속에 2007-03-03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뒷북이지만.. 정말정말 복귀 축하드립니다! ^ ^!!

커피우유 2007-03-03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오랫만에 들어왔는데 반가운 소식이 있네요. 돌아오셔서 기뻐요 마태우스님 ^0^

Koni 2007-03-03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 반가워요 마태우스님~

마태우스 2007-03-04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냐오님/저두 반갑습니다 냐오님
커피우유님/한달 반 떠나있었는데 제법 오래된 것 같아요^^
햇살박이님/감사드립니다. 글구 뒷북 아니어요. 복귀 후 10일 지날 때까진 뒷북이 아니라는 네이버의 정의도 있습니다
켈님/별일...없었습니다^^
속삭이신 분/정말 그렇죠? 그거 보는 순간 안되겠구나, 돌아가야겠구나 싶었어요.
반딧불님/님의 환영사가 유난히 반갑습니다^^
수니님/당근 그래야죠 일이 잘 풀려서 다행입니다
진우맘님/님이 열심히 한다는 말, 이제 안믿겨요!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세요
미래소년님/본의 아니게 그리 되어 버렸네요^^
무스탕님/아 그렇군요 제가 내릴 때 모르고 진공청소기 가지고 내렸는데 언제 돌려드릴께요
미즈행복님/저도 안잘렸으믄 좋겠는데... 당당하게 연구논문 점수로 안잘리고 싶어요 정상참작 이런 것보다는요... 하여간 예서 뵈니 반갑습니다
매직님/아아 님을 속이려면 얼마나 더 노력해야 하나요..
배꽃님/부끄럽습니다^^
해적님/호호 저두 쓸수 있게 되어 기뻐요
속삭이신 분/카툰 봤어요 그리고 배려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미모에 걸맞는 아름다운 마음씨...
브리니님/잘 알겠습니다. 찾아볼께요!
가을산님/132잔....와, 제가 그렇게 마실 수 있음 정말 좋겠어요 제주량은 너무 약해요 흑.
속삭이신 분/억울하진 않는데요^^ 일찍 맛이 가면 그만큼 건강에 좋은 거 아니겠어요^^
비연님/님도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세,세실님/너무하세요 흑. 우리 서로 돕고 살아야죠...
속삭이신 ㄷㅂ님/제마음 아시죠?^^
야클님/그랬던 것 같습니다아. 아쉽게도!
만두님/지금부터 열심히 하겠습니다 구벅
바람구두님/앞으로 잘할께요 님께 큰 빚을 졌는지라....^^
산타님/헤헤 잘못한 거 지금부터 열심히 일해서 갚아야죠!
다락방님/아아 님의 순수함이란...!!!^^
얼음장수님/고맙습니다 꾸벅.
메피님/어...그렇다믄 제가 속았을지도...^^
파비님/학생같단 얘기죠? 호호호호
기인님/헤헤 부끄럽습니다
해리포터님/아, 시즌 2가 더 멋진 표현이겠네요^^그간 잘 계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