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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안달루시아
전기순 지음 / 풀빛 / 2017년 1월
평점 :
나의 안달루시아/전기순/풀빛/스페인문학 향기가 진한 안달루시아 기행~
여행기는 저자의 관심 분야에 따라 여행기에 담기는 내용도 다르겠죠. 더구나 음식이나 관광지, 문학. 예술, 경제, 정치, 자연 등 저자의 전문 분야가 있다면 글의 맛은 깊어지겠죠. 저자는 스페인 문학과 영화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고 세르반테스에 대한 문학적 전기를 집필하고 있는 전기순인데요. 그렇기에 저자의 스페인 남부 지방인 안달루시아 여행기는 문학과 역사, 예술 등 인문적 향기가 진한 여행이었어요. 스페인 안달루시아에 꽂힌 저자의 애정어린 시선 덕분에 안달루시아의 역사와 문학, 예술과 가까와질 수 있었답니다.
안달루시아는 스페인 남부지방으로 북아프리카와 지브롤터 해협을지중해와 대서양을 동시에 끼고 있는 둔 천혜의 전략지인데요. 해서 안달루시아는 북아프리카 무어인(니그로보다 아랍 요소가 강한 혼혈족)의 이베리아반도 진입의 통로가 되기도 했고, 한때는 로마국의 영토였기에 세네카라는 로마시대 철학자를 낳았고, 이슬람제국의 지배를 받았기에 세계적인 불가사의인 알함브라 궁전이 남겨져 있는 곳인데요.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면 곧장 북아프리카와 만날 수 있기에 아프리카적인 문화, 기독교적 유산, 이슬람 양식이 혼재하는 복합적 문화의 지리적 공간입니다.
저자는 안달루시아,의 말라가에서 시작해 네르하, 코르도바, 세비야, 아르코스텔라 프론테라, 알고도날레스, 론다를 거쳐 그라나다에서 여정을 끝맺는데요. 아름다운 해변가, 비옥하고도 푸른 평원, 미스터리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다문화 궁전인 알함브라 궁전, 세비야의 이발사, 피카소의 고향, 그라나다 침공 등 안달루시아 이야기엔 스페인 문학을 메인 요리로 하고 역사와 예술을 서브 요리로 내놓았기에 어느 여행기보다 스페인 문학 향기가 넘칩니다.
안달루시아의 파란만장한 역사와 문화 유적, 비옥한 평원이 그려낸 멋진 풍경, 피카소에 얽힌 일화들, 예술적 영감을 주는 세비야의 분위기를 통해 안달루시아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었던 책입니다. 아픈 만큼 성숙해지는 건 인간이나 땅이나 매한가지인가 봅니다. 아픈 만큼 마음이 가는 건 인간이나 땅이나 매한가지인가 봅니다. 안달루시아의 역사적 아픔을 알고나니 안달루시아의 풍경이 주는 자연적 아름다움이 더 애잔해 보이고, 안달루시아를 배경으로 한 문학이나 예술이 더 관심이 갑니다. 동화나 문학 속에서 만났던 안달루시아의 평원뿐만 아니라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고지대의 빙하지대도 있음을 알게 되면서 다양한 자연적 조건을 가진 안달루시아의 매력에 빠지고 있습니다. 사진이나 그림이 있었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그래도 스페인 문학 향기를 듬뿍 맡은 독서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