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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가비 해변
마리 헤르만손 지음, 전은경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조가비 해변/마리 헤르만손/밝은세상/북유럽 해안의 풍경과 어울리는 기이한 성장소설~
예나 지금이나 많은 식구들이 복적거리면서 가족들끼리 다정하고 화목한 모습을 보면 괜히 훈훈해지면서 끌립니다. 특히 동생들을 잘 챙기는 언니나 오빠를 둔 친구나 다정다감한 부모님을 둔 친구집이라면 당연히 더 끌리게 돼죠. 그래서 그런 친구집은 방학이 되면 더욱 자주 놀러가곤 했죠.
소설 속 화자인 울리카는 민속학연구소 연구원이자 두 아이를 가르는 싱글맘이 되어 어릴 적 여름을 보내던 조가비해변을 찾게 됩니다. 빙하가 만든 조가비해변엔 하얀 조가비모래와 함께 바윗덩이가 모여 있는데요. 어릴 적 조가비해변 근처에 있던 가족 여름 별장에서 가트만 가족 별장으로 자주 드나들었던 그녀는 예전과 크게 변하지 않은 조가비해변을 보고 다시 추억에 잠기게 됩니다. 그렇게 자신의 아이들과 함께 추억의 조가비 해변을 거닐다가 아이들이 바위 틈새에서 해골을 발견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과거 속으로 들어갑니다.
경찰 조사 결과 해골 주인은 1972년 실종된 크리스티나 린뎅이라는 여자의 유골이라고 하는데요. 문득 울리카는 가트만 가족의 입양딸 인도 아이 마야의 실종과 관계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외동이었던 울리카는 대가족이었던 안네 마리의 가족의 복작거림에 끌렸기에 여름이면 늘 안네 마리 가족과 함께 보내곤 했는데요. 안네와는 서로 다르지만 달콤하고 빛나는 안네 가족의 대가족 분위기에 끌려 달콤한 여름을 기다릴 정도였답니다.
대가족이지만 완벽할 정도로 잘 굴러가던 안네 마리 가족들이 삐걱대기 시작한 건 인도에서 온 여자 아이 마야를 입양하면서입니다. 주변의 반응에 무심한 마야의 행동에 힘겨워하던 가족들은 하지제 때 마야가 실종되면서 극에 달하게 되는 돼요. 마야의 실종 이후로 울리카는 황금빛 꿀과 사과즙의 달콤한 향을 풍기던 안네 마리의 가족과도 멀어지게 됩니다.
칸홀멘 섬에서 보낸 하제제의 밤에 일어난 안네 마리의 여동생 마야의 실종으로 이야기는 미스터리로 변하면서 스릴이 있네요. 산으로 납치된 사람들에 관한 전설을 연구하는 울리카의 직업과 연결되는 이야기들이 북유럽 신화와 민담으로 연결되기에 더욱 전설 같은 비현실적인 이야기로 흐르기에 긴장감을 주네요.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여자 울리카, 그녀의 여름 친구 안네, 안내의 입양아 동생 마야, 정신병자 취급을 받던 자폐 화가 크리스티나 등 모두 미스터리한 인물 같아서 긴장감이 돋네요. 자폐아들의 만남인 자기 세계에 빠진 크리스티나와 주변에 반응하지 않아 이해를 받지 못하는 마야의 만남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안네 마리 가족의 비밀은 무엇인지를 캐는 재미가 솔솔합니다. 산에서 납치된 사람들의 이야기나 전설과 함께 쓰여있기에 더욱 스릴러 같기도 합니다. 조가비해변을 따라 거닐다보면 빙하계곡이 만들어낸 북유럽 해변의 아름다운 모습에 반하게 되는 소설입니다. 무엇보다 작품성과 재미를 함께 선물하기에 읽는 즐거움이 배가 되네요.